대한민국 경찰이 ‘제80주년 경찰의 날’을 맞이하며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고 국가 안보의 최전선으로서 역할을 재정립해야 하는 중대한 과제에 직면해 있다. 산불, 집중호우 등 재난 상황에서 시민을 구하고, 보이스피싱 범죄를 막아내며, 끊어진 신고 전화에도 생사의 갈림길에 선 피해자를 구하는 등 지난 80년간 경찰은 ‘민중의 지팡이’이자 ‘민생 치안의 최후 보루’로서 국민의 곁을 묵묵히 지켜왔다. 이러한 헌신 덕분에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나라’라는 위상을 굳건히 지킬 수 있었다. 5대 강력범죄 발생 건수 감소와 역대 최고 수준의 범죄 검거율은 이러한 경찰관 한 명 한 명의 사명감이 만들어낸 소중한 결과다.
그러나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경찰에게 주어진 공권력의 유일무이한 근거인 ‘국민의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국민들은 경찰의 권한 확대가 과연 국민의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방향으로 이어질지에 대해 엄중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에 경찰은 현재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는 혁신과 변화를 통해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받는 경찰로 거듭나야 하는 문제에 직면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으로 ‘스마트 경찰’로의 변모가 강조된다. 마약, 보이스피싱, 딥페이크 사이버 범죄와 같이 국경과 기술의 경계를 넘나드는 새로운 위협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국가 간 공조와 관계기관 협업을 강화해야 한다. 더불어 첨단 인공지능 기술을 범죄 예방과 치안 활동에 접목하고, 시민과의 촘촘한 치안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역량 집중이 시급하다. 이러한 ‘스마트 경찰’ 구축을 위한 제도 개선 및 지원책 마련에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이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경찰은 ‘민생 경찰’로서 국민의 삶을 실질적으로 수호하는 유능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자치경찰제 확대와 수사-기소 분리라는 거대한 변화 속에서 경찰은 수사의 책임성, 공정성, 전문성, 신속성을 끊임없이 높여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수사체계를 확립해야 한다. 국민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악질 민생 범죄는 끝까지 추적하고 범죄 수익을 몰수·추징하여 재범 의지를 차단해야 한다. 발생한 범죄에 대한 엄단뿐만 아니라 피해 예방과 재발 방지 노력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 특히 교제 폭력, 스토킹 범죄에 대한 늦장 대응으로 인한 비극을 막기 위해 더욱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대응이 필수적이며, 관련 기관과의 협력 및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범죄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방지에도 힘써야 한다.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른 마약 문제 역시 공급부터 투약까지 유통 과정 전반에 대한 대응을 강화하고, 수사·치료·재활이 연계되는 유기적 협력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에 ‘과잉 대응’이란 없다는 각오로 임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경찰은 오직 국민의 편에 서는 진정한 ‘민주 경찰’로 거듭나야 한다. ‘제복 입은 시민’, ‘민주 경찰’은 민주 대한민국의 근간이다. 4.3 사건 당시 시민을 보호했던 故문형순 경감, 5.18 민주화운동 당시 시민 편에 섰던 故이준규 경무관, 故안병하 치안감과 같은 ‘민주 경찰’의 빛나는 모범을 기억하고, ‘권력자의 경찰’이 아닌 ‘국민의 경찰’임을 몸소 보여준 숭고한 정신과 태도를 계승해야 한다. 경찰의 중립성을 확보하고 민주적 통제를 강화하며, ‘경찰국 폐지’와 국가경찰위원회 권한 강화 등을 통해 ‘국민을 섬기는 민주 경찰’로의 도약을 멈추지 않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중요하다.
이러한 중요한 과업이 일방적인 희생과 헌신만으로 이루어질 수 없음을 인지하고, ‘특별한 희생에는 특별한 보상’이라는 원칙을 14만 경찰 가족에게도 예외 없이 적용해야 한다. 경찰관들이 국가와 공동체를 위한 희생에 합당한 대우를 받고, 헌신이 자긍심과 영예로 돌아올 수 있도록 보상 현실화, 복무 여건 개선, 의료 복지 접근성 향상, 업무 역량 강화 지원 등에 정부는 앞장서야 한다. 국민에게 사랑받고 지지받는 경찰이야말로 가장 강하고 영예로운 경찰이며, 국민께 신뢰받는 민주 경찰로서 시민의 안전과 행복을 지키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다가오는 APEC 정상회의에서도 빈틈없는 대응으로 대한민국의 국격을 전 세계에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며, 14만 경찰 가족 모두의 건승과 행복을 기원한다. 경찰은 이 나라의 주춧돌이며, 국민의 신뢰 회복과 혁신을 통해 국가의 주춧돌 역할을 더욱 굳건히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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