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은 ‘문화가 있는 날’이지만, 정작 우리 동네에서 누릴 수 있는 문화 혜택은 얼마나 되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전국 문화시설의 문턱을 낮추고 국민의 문화 향유 기회를 넓히고자 2014년부터 시작된 ‘문화가 있는 날’은 영화관, 테마파크, 스포츠 경기장 등의 할인 혜택은 물론, 국공립 시설 무료입장 및 연장 운영, 특별 행사 개최, 도서관의 ‘두 배로 대출 서비스’ 시행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혜택이 전국적으로 고르게 분포되지 않고, 특히 지역 소도시나 군 단위의 문화환경 취약 지역에서는 문화 향유 공간과 프로그램이 부족한 실정이다. 서울 지역만 해도 ‘문화가 있는 날’ 관련 혜택을 제공하는 장소가 200곳이 넘는 것으로 파악되었으나, 이는 다른 지역과의 현저한 격차를 보여준다.
이러한 문화 향유 격차 문제를 해소하고 지역 균형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역문화진흥원과 함께 ‘문화가 있는 날, 구석구석 문화배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처음 도입된 이 사업은 문화환경 취약 지역, 혁신도시, 문화지구, 산업단지 등 문화 접근성이 낮은 지역을 대상으로, 해당 지역의 특성과 수요에 맞춘 공연, 전시, 체험, 교육 등 다채로운 문화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올해는 총 55개 지역이 이 사업의 대상지로 선정되었으며, 충남 부여군 역시 그중 한 곳으로 선정되어 지역 주민과 관광객에게 특별한 문화 경험을 선사했다.
충남 부여군의 경우,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 연못으로 유명한 궁남지가 이번 ‘문화가 있는 날, 구석구석 문화배달’ 행사의 장소로 활용되었다. 백제 무왕의 서동요 전설이 깃든 궁남지와 연꽃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진행된 이번 행사는 낭만과 지역 문화예술을 결합한 야외형 복합 문화 축제로 기획되었다. 행사장에는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의 주민과 청년층의 참여가 두드러졌는데, 이는 고령 인구가 많은 부여 지역의 일반적인 풍경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행사는 참여형 체험 프로그램 중심으로 운영되었으며, 특히 백제의 역사와 문화를 담은 행주 인형, 반딧불이 무드등, 자개 보석함 만들기 등은 큰 인기를 끌었다. 또한, 123사비공예마을의 청년 예술인들이 참여하여 주민 체험 공간을 운영했으며, 이는 민간 주도의 농촌재생사업인 ‘자온길 프로젝트’를 통해 활성화된 규암면의 문화적 변화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였다.
뿐만 아니라, ‘문화가 있는 날, 구석구석 문화배달’은 지역의 특색 있는 먹거리와 천혜의 자연환경을 결합한 휴식 공간도 제공하며 참가자들의 만족도를 높였다. 히비스커스, 사과, 코코넛을 블렌딩한 여름 꽃차와 부여 지역 전통한과로 구성된 다과 체험은 참여자들에게 힐링의 시간을 선사했다. 마크라메 팔찌 만들기, 대형 물레 도자기 체험 등 전통 공예와 감성 콘텐츠는 지역성과 예술성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으며, 이는 지역 문화자원의 잠재력과 가치를 재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한 관광객은 부여 지역 고유의 문화예술 콘텐츠를 즐길 수 있어 매우 유익했으며, 이러한 프로그램이 더 자주 개최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문화가 있는 날, 구석구석 문화배달’ 사업은 지역의 문화적 수요와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프로그램 제공을 통해, 국민들이 일상에서 문화를 더욱 쉽게 접하고 지역 간 문화 향유 격차를 줄여나가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