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전력망의 미래를 결정할 핵심 국제 표준화 작업에서 한국이 선도적인 역할을 하게 되었다. 최근 인도 뉴델리에서 개최된 제89차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 총회에서 한국이 제안한 ‘중전압직류 배전망(MVDC Grid)’에 관한 표준화 위원회 신설이 최종 확정되었기 때문이다. 이는 단순한 국제 표준 채택을 넘어, 향후 수십조 원 규모로 성장할 미래 전력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중요한 발판이 마련되었음을 시사한다.
이번 위원회 신설은 에너지 인프라의 효율성과 친환경성을 높이는 데 필수적인 MVDC 기술의 중요성이 국제적으로 인정받았음을 보여준다. MVDC 배전망은 기존의 교류(AC) 방식보다 수소연료전지,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원을 더욱 효율적으로 송전할 수 있는 차세대 인프라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아직 국제적으로 통일된 표준이 마련되지 않아 관련 시장의 성장에 제약이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은 지난해 MVDC 기술의 국제 표준화 필요성을 IEC에 제안했으며, 이후 백서작업반과 표준화평가반 의장직을 연이어 맡으며 주도적으로 표준화 논의를 이끌어왔다. 그 결과, 이번 총회에서 한국이 공식 발간한 백서와 표준화평가 보고서를 바탕으로 표준화 관리이사회에서 위원회 신설이 최종 승인되었다.
한국이 제안한 MVDC Grid 위원회 신설은 한국이 해당 분야의 국제 표준화 논의를 주도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앞으로 한국은 이 위원회의 의장국 및 간사국 수임에 유리한 입지를 확보하게 되어, 한국의 기술과 산업계의 의견이 국제 표준에 적극 반영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성과는 LS 일렉트릭의 권대현 박사, 한국전력기술의 김태균 사장 등 산업계 전문가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협력한 결과이다.
MVDC 시장은 2029년 약 15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에서 한국이 국제 표준 제정을 주도하게 됨으로써, 한국 기업들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가기술표준원 김대자 원장은 “MVDC 위원회 신설은 우리 산업계 주도로 국제 표준을 선점함으로써 미래 전력 인프라 혁신을 주도할 기회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첨단 산업 전반에 걸쳐 산업계가 주도하고 정부가 지원하는 방식을 통해 실효성 있는 국제 표준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이며, 미래 에너지 시스템 혁신을 향한 한국의 노력이 더욱 가속화될 것임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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