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급증에 은행 문턱 높인 까닭은? ‘고액 이체’ 앞 고객들의 불편과 금융사기 예방 방안

추석을 앞둔 은행 창구에서 이체 경험이 많지 않은 어머니는 다소 불안해하셨고, 결국 자녀인 필자와 함께 은행을 방문하게 되었다. 평소 모바일뱅킹을 주로 이용하기에 은행 방문 자체가 필자에게도 오랜만이었다. 은행에 들어서자 어머니는 강화된 문진 제도 시행 안내문을 읽으며 금융사기 예방을 위한 절차의 변화를 인지하셨다. 어머니의 거래를 돕는 과정에서 예전과는 사뭇 달라진 이체 절차의 까다로움이 느껴졌다.

은행 직원은 이러한 절차 강화의 배경으로 최근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한 보이스피싱 사례가 급증하고 있음을 설명했다. 실제로 은행권 공동으로 시행되는 강화된 문진 제도는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을 위한 조치로, 창구를 통해 고액 인출 및 이체 거래를 하는 고객은 반드시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 홍보 동영상을 시청해야 한다. 또한, 실제 발생한 최신 보이스피싱 사례도 안내받게 된다. 이러한 강화된 절차에 어머니께서는 “점점 내 돈 찾기도 힘들어진다”는 볼멘소리를 내셨지만, 은행 직원은 “요즘 보이스피싱이 점점 더 지능화되고 피해 금액도 계속 커지고 있다”며, “조금 불편하시더라도 고객님의 소중한 자금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함”이라고 거듭 설명하며 고객의 이해를 구했다.

어머니와 함께 ‘영화 같은 작전, 그 주인공은 당신일 수도!’라는 의 보이스피싱 예방 동영상을 시청하는 동안, 정부 기관을 사칭한 가해자가 통화 대상자의 공범 또는 피해자임을 확인해야 한다며 주민번호, 계좌번호, 비밀번호 등을 요구하는 사기 수법이 생생하게 그려졌다. 이러한 영상은 실제 자금 이체 상황이 영상과 유사할 경우 이체를 멈출 수 있는 중요한 방편이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서는 이 외에도 다양한 보이스피싱 예방 동영상을 다시 시청할 수 있으며, 신종 금융사기 유형 안내 및 예방 방법, 피해 구제 관련 정보도 제공하고 있다.

은행 방문을 마친 후에도 어머니와 보이스피싱 관련 이야기는 계속 이어졌다. 특히 추석 이후에는 교통 범칙금, 명절 선물, 대출, 택배 등 명절 관련 정보를 사칭한 보이스피싱이 급증한다는 은행 직원의 설명이 어머니의 걱정을 더했다. 필자는 어머니께 출처 불분명한 문자와 링크를 클릭하지 않도록 재차 당부했으며, 어머니는 이상한 문자를 보면 즉시 삭제하는 습관을 들이셨다고 말했다. 또한, 금융감독원과 범금융권에서 제작한 보이스피싱 제로(Zero) 캠페인 ‘그놈 목소리 3Go!’를 소개하며, ‘보이스피싱 의심하Go, 주저 없이 전화 끊Go, 해당 기관에 확인하Go’라는 수칙을 강조했다. 금전 선입금을 요구하는 경우는 무조건 의심하고, 자녀에게 전화해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때마침 주로 이용하는 금융권에서도 보이스피싱 관련 안내문이 전송되었다. 안내문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1~7월) 보이스피싱·문자 결제 사기 범죄 피해액은 7,992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7월에는 월별 피해액 기준 ‘역대 최대’인 1,345억 원을 기록하며 보이스피싱 사기의 심각성을 여실히 드러냈다. 보이스피싱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최우선 방안은 의심되는 링크를 절대 클릭하지 않는 것이다. 발신 번호는 금융사기 통합 신고 대응센터(1566-1188)에서 24시간 확인 가능하며, 112에 신고해도 즉시 연결된다. 만약 악성 앱을 설치했다면 경찰서를 방문해 전용 제거 앱을 받을 수 있다. 이러한 대응 체계는 피해 확산을 막는 최소한의 방어선이며, 사전에 정보 공유와 확인 절차를 거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9월 24일부터 10월 31일까지 ‘보이스피싱 정책, 홍보 아이디어’ 공모전을 실시하며, 총 상금 1,600만 원을 걸고 대국민 공모를 진행한다. 공모 주제에는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 사후 구제 관련 신규 제도 제안, 현행 제도 개선 방안, 빅데이터, AI, FDS 활용 등 탐지 기법 등이 포함된다. 이상한 문자가 전송됐을 때 바로 삭제하는 어머니의 습관을 영상으로 제작하는 아이디어도 잠시 고민해 보았다. 길었던 추석 연휴가 끝나고, 허전하실 부모님께 안부 전화를 드리며 보이스피싱 예방법을 꼭 알려드려야겠다. 보이스피싱을 의심하고, 주저 없이 전화를 끊고, 해당 기관이나 자녀에게 확인하는 습관이 우리 사회의 금융 안전망을 더욱 튼튼하게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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