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 질서의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가운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는 협력의 새로운 동력을 모색해야 하는 중대한 과제에 직면해 있다. 자유무역의 후퇴, 공급망 분절, 국가 간 경쟁 심화라는 복합적인 도전 과제들은 APEC이 그간 추구해온 개방적이고 통합된 다자 질서를 위협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올해 APEC은 그 실질적인 역할과 나아갈 방향을 재정립해야 하는 중대한 시험대에 올라섰다.
이러한 맥락에서 한국이 2025 APEC 정상회의 의장국을 맡은 것은 더욱 큰 의미를 지닌다. 과거 규범 기반의 자유무역 질서 속에서 괄목할 만한 경제 성장을 이루었던 한국의 경험은 APEC이 추구하는 가치와 목표에 대한 적실성을 부여한다. 한국은 발전 단계가 상이한 회원국들 간의 입장을 조율하고 협력의 접점을 찾아내는 데 가장 적합한 균형적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또한, 첨단 기술과 문화 혁신 역량은 이러한 리더십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으며, 국내외 다양한 위기를 극복하며 다져온 회복탄력성은 어려운 대외 여건 속에서 국제사회의 소통과 협력의 방향을 재조명하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APEC의 주제인 ‘우리가 만들어가는 지속가능한 내일: 연결, 혁신, 번영’은 불확실한 시대에도 APEC의 근본적인 정신과 가치를 계승하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더 나아가, 급변하는 미래 과제인 인공지능(AI)과 인구구조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함으로써 APEC의 협력 지평을 한층 더 넓히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지난 1년간 네 차례의 고위관리회의(SOM)와 열네 차례의 장관급 회의를 거치며 회원국 간의 이견은 존재했으나, 호혜적 협력과 APEC의 변함없는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는 폭넓게 형성된 것으로 평가된다.
앞으로 한국은 다가오는 정상회의에서 이러한 협력 공감대를 재확인하고, 인공지능과 인구구조 변화와 같은 미래 과제에 대한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모색함으로써 APEC의 실질적인 성과를 이끌어낼 것이다. 이는 2025 APEC 정상회의가 불확실한 국제 환경 속에서도 아태지역의 공동 번영과 지속가능한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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