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경북 산불은 토갓마을을 잿더미로 만들고 주민들에게 깊은 상실감과 트라우마를 안겼다. 일회성 지원에 지쳐가던 마을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한 구조적 해법이 필요했다. 행정안전부의 ‘산불재난지역대상 지역청년공동체 활성화사업’을 통해 ‘로컬그라피 오월’ 청년들이 토갓마을을 꾸준히 방문하며 사진과 그림으로 상처를 치유하고, 공동체 재건의 ‘이음’을 만들어 마을에 희망을 선물한다.
2025년 봄, 경북 안동시 원림2리 토갓마을은 거대한 산불로 마을 전체가 소멸되는 아픔을 겪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주민들은 삶의 터전을 잃고 깊은 상실감에 빠졌다. 마을은 복구 작업의 막막함 속에 침체된 분위기였다. 전국 각지에서 자원봉사자들이 몰려왔지만, 대부분 일회성 방문에 그치며 주민들의 마음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행정안전부는 2025년 9월부터 ‘산불재난지역대상 지역청년공동체 활성화사업’을 추진했다. 이는 산불 피해 지역의 주민 일상 회복과 마을 공동체 재건을 돕고, 청년들의 지역 정착 기반을 마련하려는 취지다. 이 사업에 선정된 10개 팀 중 하나인 안동 지역 청년 동호회 ‘로컬그라피 오월’은 2025년 늦여름부터 토갓마을을 방문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주민들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몰라 조심스러웠다. 하지만 청년들은 주말마다 시간을 쪼개 마을을 꾸준히 찾아 밥을 함께 먹고 살갑게 인사하며 마음의 문을 두드렸다. 주민들은 한두 번 오다 말겠거니 했던 청년들이 계속해서 발걸음 하는 모습에 점차 마음을 열었다. 조순자 이장은 “큰 기대를 안 했는데 이 청년들은 꾸준하더라”며, 이제는 누가 누구인지 다 알 만큼 가까워졌다고 말한다.
청년들은 사진 촬영과 그림 그리기로 주민들의 상처를 치유했다. 불타버린 집을 그림으로나마 되살리고, 마을 복구 과정을 카메라에 담아 기록했다. 사라진 집을 떠올리며 그린 그림은 주민들에게 치유의 시간이 되었다. 특히 “집에 두고 나온 것 중 가장 아까운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값비싼 물건 대신 ‘영감님 베트남 참전 사진’, ‘아들 돌 사진’, ‘딸 결혼 사진’ 등 소중한 추억을 담은 물건들을 꼽으며 삶에서 진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다시금 깨닫게 했다.
또한, 마을회관 앞에서 임시 촬영 세트를 만들고 한복을 빌려와 어르신들의 얼굴 사진을 찍었다. 곱게 차려입고 모델이 된 어르신들은 즐거워하며 오랜만에 웃음을 되찾았다. 최민지 활동가는 “어르신들 얼굴에 웃음이 살아나는 것을 보며 보람을 느꼈다”고 말한다. 청년들의 활기찬 목소리가 마을에 채워지면서 침체되었던 분위기는 생동감으로 바뀌었다.
3개월여간 토갓마을과 함께한 청년들은 11월 마지막 주말, 주민들과 함께 그린 그림과 사진으로 안동 시내에서 전시회를 열었다. 주민들은 전시장 벽에 걸린 자신의 그림과 사진을 보며 신기해하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 전시는 산불 피해를 잊지 말고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달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행정안전부의 사업은 공식적으로 마무리되었지만, 로컬그라피 오월과 토갓마을 주민들의 ‘이음’은 계속된다. 청년들은 2026년에도 토갓마을을 포함한 산불 피해 마을을 찾아다니며 기록을 남기고 더 큰 전시회를 열 계획이다. 마을을 떠나면서 “또 오겠습니다!”라고 외치는 청년들의 약속은 산불 상흔을 넘어 마을 공동체가 다시 일어서는 희망의 메시지가 된다.
기대효과:
재난으로 붕괴된 마을 공동체가 청년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활동으로 활기를 되찾는다.
주민들은 사진과 그림을 통한 정서적 치유와 유대감 형성을 통해 일상 회복을 앞당긴다.
산불 피해 지역의 이야기가 기록되고 전시되어 사회적 관심이 지속적으로 유지된다.
지역 청년들은 마을 재건에 주체적으로 기여하며 지역과 상생하는 기반을 마련한다.
지속 가능한 청년과 마을의 연대 모델을 구축하여 재난 극복의 성공 사례를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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