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경제의 침체라는 묵직한 문제가 공공 부문 조달 정책의 근본적인 개편을 요구하고 있다. 지역 업체들이 공공 사업 수주에서 소외되는 현상이 지속되면서,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새로운 해법 마련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정부는 150억 원 미만 규모의 지방 공사에 지역 업체만을 입찰 대상으로 제한하는 ‘지역제한경쟁입찰’ 제도를 전면 확대하는 파격적인 조치를 단행한다. 이는 단순히 입찰 범위를 넓히는 것을 넘어, 지역 경제의 자생력 강화와 균형 발전을 도모하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다.
이번 정책의 핵심은 150억 원 미만의 지방 공사에 지역 업체만 참여할 수 있도록 입찰 대상을 확대하는 것이다. 현재 88억 원(국가 발주 기준) 또는 100억 원(지자체 기준) 미만 공사에 적용되던 지역제한경쟁입찰의 상한선이 150억 원으로 대폭 상향 조정되면서, 더 많은 지방 공사가 지역 업체들의 수주 기회를 제공하게 된다. 정부는 이 조치를 통해 비수도권 지역 업체들의 수주액이 연간 2조 6000억 원 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단순히 입찰 금액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입찰 및 낙찰 평가 방식에도 지역 업체 참여를 우대하는 을 담았다. 종합심사낙찰제의 경우, 지역 경제 기여도 평가의 만점 기준을 20%에서 30%로 높이고 가점도 확대하여 지역 업체 참여율을 실질적으로 견인할 계획이다. 또한, 적격심사낙찰제와 기술형 입찰제에는 지역 업체 참여율을 평가할 수 있는 신인도 항목 및 배점 항목을 신설하여 평가 체계를 더욱 촘촘하게 만들었다. 이러한 평가 제도 개선을 통해 총 7000억 원의 비수도권 지역 업체 수주액 증가를 기대하고 있으며, 이는 지역 제한 경쟁 입찰 허용 금액 상향과 합쳐져 총 3조 3000억 원의 수주 물량 증대로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제도의 취지를 악용하여 형식적인 본사 이전 등으로 혜택을 받는 사례를 막기 위해 본사 소재지 유지 의무 기간을 늘리고, 사무실 및 자본금 요건을 포함한 사전 점검제를 강화하여 실질적인 지역 업체만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옥석을 가릴 방침이다.
더불어, 지방정부가 의무적으로 조달청을 통해 구매해야 했던 단가 계약 물품을 자율적으로 구매할 수 있는 ‘지방정부 의무조달 단가계약 자율구매제’도 도입한다. 이는 내년 경기도와 전북특별자치도를 시작으로 2027년까지 전국 지방정부로 확대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지방정부의 조달 자율성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며, 부정부패와 불공정 조달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도입 및 나라장터 계약 정보 전면 공개 등 투명성 강화 방안도 함께 마련했다. 또한, 민간의 혁신을 정부가 구매하는 ‘혁신제품’의 조달 규모를 2030년까지 현재 1조 원에서 2조 5000억 원 이상으로 대폭 확대하여 미래 산업 분야의 성장을 지원한다. AI, 기후테크, 로봇 등 미래 산업 분야에 대한 혁신 조달 규모 확대와 함께 AI 적용 제품·서비스의 첫 구매자로서 정부가 나서 산업 활성화를 견인하고, 조달 행정 전반에 AI 혁신(AI Transformation)을 추진하여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다. 이러한 다각적인 정책 추진을 통해 정부는 지방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지역 업체들의 성장을 실질적으로 지원하며, 나아가 경제 회복의 불씨를 전국 방방곡곡으로 확산시켜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