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충북대, 벨기에 IMEC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우주 방사선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AI 뉴로모픽 반도체 기술을 세계 최초로 검증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반도체 공정 재료 과학 저널’ 3월호에 게재되며 기술적 신뢰성을 확보했다.
우주 탐사 기술이 발전하면서 탐사선이나 인공위성에 탑재된 AI 시스템이 방대한 데이터를 현장에서 직접 처리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우주의 강력한 방사선은 기존 반도체 소자를 손상시켜 오작동을 유발하거나 수명을 단축시키는 근본적인 한계로 작용해왔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차세대 반도체 물질로 주목받는 인듐-갈륨-아연 산화물(IGZO)을 기반으로 인간의 뇌 신경망을 모방한 시냅틱 트랜지스터를 제작했다. 이후 원자력연구원의 양성자가속기를 이용해 33MeV급 고에너지 양성자 빔을 조사하는 방식으로 극한의 우주 환경을 구현했다.
조사된 방사선량은 인공위성의 평균 수명(5~15년)을 훌쩍 넘는 20년 이상 지구 저궤도에 머물렀을 때 받게 되는 양과 동일한 수준이다. 실험 결과, 소자의 구동 전류는 일부 감소했으나 반도체의 핵심인 스위칭 동작과 뉴런 연결 강도를 조절하는 시냅스 가소성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방사선에 노출된 상태에서 AI 연산 효율을 검증한 결과가 주목된다. 손글씨 이미지를 인식하는 뉴로모픽 컴퓨팅 시뮬레이션에서 92.61%라는 높은 패턴 인식 정확도를 기록했다. 이는 방사선 피폭 후에도 AI 반도체가 실질적인 임무를 수행할 수 있음을 데이터로 증명한 것이다.
연구팀은 향후 성능 저하 문제를 보완하는 기술을 추가 연구하고, 방사선 영향 평가 시스템을 고도화해 칩과 회로 수준에서 검증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번 성과는 대한민국이 우주·항공용 AI 반도체 분야의 핵심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기술 자립을 이루는 중요한 발판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