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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매출 20억 식당 상속세 0원 만드는 ‘가업승계’ 제도

    서울의 한 골목에서 25년간 운영해 연매출 20억 원을 올리는 순대국밥집이 있다. 창업주인 어머니의 뒤를 이어 딸이 가게를 물려받고자 하지만, 수십억 원에 달하는 사업 가치에 부과될 상속·증여세가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현행법상 일반 상속·증여세 최고 세율은 50%에 달해, 준비 없이 가업을 승계할 경우 사업 자산의 절반을 세금으로 내야 할 수도 있다.

    이러한 문제는 개별 소상공인을 넘어 국가 경제의 연속성을 저해하는 구조적 장벽으로 지적돼왔다. 정부는 오랜 기간 지역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해 온 가게들이 다음 세대로 원활히 이전되는 것이 국가 경제에 유익하다고 판단, ‘가업승계’를 위한 세제 지원 제도를 마련해 운영 중이다.

    핵심 해결책은 ‘가업상속공제’와 ‘증여세 과세특례’ 두 가지다. 우선 가업상속공제는 부모가 10년 이상 운영한 사업체를 자녀가 상속받을 때, 사업용 자산 가치 중 최대 600억 원까지 과세 대상에서 제외해 주는 제도다. 예를 들어 25년간 운영한 가게의 사업 가치가 30억 원일 경우, 일반 상속 시 약 10억 원의 세금이 부과되지만 이 제도를 적용하면 상속세는 ‘0원’이 된다.

    생전에 사업을 넘겨주는 증여 방식도 가능하다. ‘증여세 과세특례’는 자녀에게 법인 주식을 증여할 때 최고 50%의 일반 세율 대신 10~20%의 낮은 세율을 적용한다. 개인사업자는 법인으로 전환해야 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20억 원 규모의 주식을 증여할 경우 일반 증여세는 약 7억 원에 달하지만, 특례를 적용하면 약 1억 9000만 원으로 3분의 1 이하로 줄어든다.

    다만 이 제도를 활용하기 위한 전제 조건은 까다롭다. 부모는 최소 10년 이상 사업을 운영해야 하며, 상속받는 자녀는 상속 개시일 2년 전부터 해당 사업에 종사한 기록이 있어야 한다. 증여세 특례를 받으려면 5년 내 대표이사로 취임해야 하는 등 구체적인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는 점은 과제로 남는다. 주점이나 카페 등 일부 업종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어 사전 확인도 필수다.

    결국 가업승계 제도는 성실하게 사업을 일군 소상공인의 노력이 세금 문제로 단절되지 않도록 설계된 구조적 안전장치로 풀이된다. 단순한 절세를 넘어, 한 세대의 땀과 노하우가 다음 세대로 이어져 ‘백년가게’로 성장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사회적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