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육아휴직으로 인한 인력 공백이다. 특히 5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에서는 핵심 인력 한 명의 부재가 사업 전체에 큰 부담으로 작용해, 직원들이 육아휴직 제도를 사용하는 것 자체를 꺼리는 문화가 고착화되기 쉬웠다. 이는 남성 육아휴직 활용률이 저조한 핵심 원인으로 지적돼 왔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용노동부와 신한금융그룹이 민관협력 모델을 가동했다. 육아휴직으로 결원이 생긴 중소기업이 대체인력을 처음 채용할 경우, 정부의 ‘대체인력지원금’ 최대 1680만 원에 신한금융이 출연한 ‘대체인력 문화확산지원금’ 200만 원을 더해 연간 총 1880만 원의 인건비를 지원하는 구조다.
이 제도는 즉각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지난해 7월부터 올해 1월 말까지 7개월간 2199개 사업장에 총 35억 5000만 원이 지급됐다. 인천의 한 기어 제조업체는 생산 라인 핵심 인력인 30대 남성 직원이 1년간 육아휴직을 신청하자 이 제도를 활용했다. 회사는 인건비 부담을 크게 줄였고, 채용된 대체인력은 실무 경험을 쌓은 뒤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선순환 효과도 나타났다.
제도 도입 후 남성 직원도 부담 없이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는 현장 평가가 나온다. 인력 공백을 메울 수 있다는 확신이 생기면서 기업이 먼저 제도를 권장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지원 대상은 50인 미만 기업 중 최근 3년간 정부의 대체인력지원금을 받은 이력이 없는 곳으로, 고용24 사이트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다만 이 지원이 소규모 사업장에 집중되어 있어, 사각지대에 놓인 중견기업이나 3년 내 지원 이력이 있는 기업을 위한 추가적인 정책 설계는 과제로 남는다. 정부 역시 남성 육아휴직 활성화를 국정 과제로 삼고 현장 의견을 수렴하는 등 후속 방안을 모색하고 있어 정책 확대가 예상된다.
이번 민관협력 모델은 재정적 지원이 기업의 조직 문화를 바꾸는 구체적 사례를 데이터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일과 가정의 양립이 저출생 문제의 핵심 해법으로 떠오르는 가운데, 기업의 실질적 부담을 더는 솔루션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