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가 출범 2개월 만에 ‘제2 IMF’에 비견되는 경제 위기 상황에 직면했다. 민주주의 회복에 힘입어 경제 심리와 주식 시장, 성장률 등이 회복세를 보이는 듯했으나, 이는 곧 ‘가계 소비 지출의 급락’이라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 없이는 지속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가 꺼내든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빈사 상태의 소비를 되살릴 ‘불쏘시개’ 역할을 할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새 정부 출범 이후 거시 경제 지표가 일부 개선되는 조짐을 보였다. 소비 심리 지수가 34개월간 지속된 부정적 흐름에서 벗어나 긍정적으로 전환했고, 지난해 2분기부터 4개 분기 동안 지속된 GDP 성장률 부진에서 올해 2분기에 마침내 벗어났다. 특히 2분기 성장률 0.6% 중 가계 소비가 0.2% 포인트를 견인하며, 이전 1년 동안 마이너스 0.2% 포인트를 기록했던 가계 소비의 성장 기여도가 플러스 0.3% 포인트로 급반등했다. 이는 민주주의 회복과 새 정부의 위기관리 능력에 대한 시장의 긍정적인 반응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러한 긍정적 흐름에도 불구하고, 실물 경제의 방향을 확실히 전환시키기 위해서는 가계에 대한 구제 및 지원을 통해 가계 소득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3년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경제 충격을 넘어, 경제 주체들의 자신감 상실이 ‘자발적인 경제 생태계 붕괴’라는 더 심각한 상황을 초래했기 때문이다.
원문 자료에 따르면, 2020년 한국은 전국민 재난지원금으로 GDP의 0.7%에 불과한 14.2조 원을 투입했다. 그 결과 2020년 가계 소비 지출은 GDP의 3.9%에 해당하는 79조 3394억 원이나 감소했다.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던 2022년까지 소비 지출 감소액은 GDP의 3.2%로 줄었으나, 2023년에는 4.0%, 2024년에는 5.1%, 올해 1분기에는 5.5%까지 하락폭이 확대되었다. 이러한 소비 절벽의 결과로 지난 3년간 가계 대출, 자영업자 대출, 중소기업 대출 연체액이 각각 약 2배, 4배, 5배 증가하는 심각한 문제에 봉착했다.
또한, 가계의 실질 가처분 소득은 2020년 수준으로, 실질 소비 지출은 2016년 수준으로 후퇴했다. 이로 인해 코로나19 충격 이전에 미국보다 앞섰던 한국의 성장률은 충격 이후 미국에 뒤처지게 되었다. 정부 채무는 2019년 말 GDP 대비 35.4%에서 2023년 말 46.9%로 증가했으며, 가계 부채 역시 2019년 말 89.6%에서 2023년 9월 99.2%까지 급증했다. 재정 부담을 내세워 고통을 가계에 떠넘긴 결과, 내수 침체, 성장 둔화, 가계 및 정부 재정 악화라는 ‘전례 없는’ 4중고를 겪고 있으며, 국내외 기관들은 올해 한국의 성장률이 1% 달성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가 내놓은 ‘민생회복 소비쿠폰’은 ‘산소호흡기’와 같은 단기적인 처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2.1조 원 규모의 소비쿠폰은 1분기 가계 지출 부족분 36조 4099억 원에 비교하면 1/3 수준에 불과하며, 연간 가계 소비 부족분 145조 6395억 원을 고려하면 ‘언 발에 오줌 누기’라는 평가도 있다.
전문가들은 소비쿠폰이 급한 불을 끄는 데는 도움이 되겠지만, 재정 부담으로 지속하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한다. 따라서 민생 회복을 위한 충분 조건으로는 정기적인 민생 지원금 지급, 나아가 재정 부담이 없는 정기적인 사회 소득 지급의 제도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더불어 서민과 중산층 생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식음료, 에너지 등 생활 물가 안정을 위한 가용한 정책 수단을 총동원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싱가포르처럼 소득 계층별 물가 상승률을 조사하고, 저소득층과 중산층의 물가 상승률이 전체 물가 상승률을 초과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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