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수출’ 속 가계소비 회복, 경제 성장률 견인했으나…지속 가능성에 ‘물음표’

올해 3분기 경제 성장률 1.2%는 표면적으로 202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며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하지만 이 수치가 가지는 진정한 의미는 단순히 최고치라는 수치 자체를 넘어선다. 이번 성장은 역대 최대 규모의 수출액 달성과 더불어 가계소비 및 내수의 강한 회복이라는, 질적으로 다른 요인들의 복합적인 결과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제 성장률의 반등은 그동안 한국 경제가 직면해왔던 구조적인 문제점, 특히 내수 부진이라는 고질적인 어려움을 해결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한국 경제는 1992년 이후 두 자릿수 성장률 시대의 막을 내린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여왔다. 이러한 침체의 핵심 원인으로는 내수 성장 기여도의 꾸준한 하락이 지목된다. 예를 들어, 외환위기 직전 6년간(1992~1997년) 연평균 성장률 7.8%를 기록했을 당시, 내수 기여도는 92%에 달했다. 그러나 외환위기 이후부터 팬데믹 직전까지의 22년간(1998~2019년) 연평균 성장률은 4.1%로 하락했으며, 내수 기여도 역시 78%로 감소했다. 팬데믹 이후 5년간(2020~2024년)에는 연평균 성장률이 2.0%로 더욱 하락했고, 내수 기여도 비중도 70%로 떨어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번 3분기 성장률에서 내수 기여도 비중이 94%로 급등했다는 점은 매우 주목할 만하다. 내수의 중심에는 가계소비가 있으며, 이는 가계 소득 증가율 둔화로 인해 가계 소비 증가율이 빠르게 둔화되었던 기존의 문제점을 극복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물론, 이번 3분기 성장률이 내수에만 의존한 것은 아니다. 순수출 역시 윤석열 정부 3년 평균 대비 2.5배 높은 성장 기여도를 보였다. 특히 3분기 수출액 1850억 달러는 분기 수출액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이며, 3분기 무역흑자 226억 달러 역시 팬데믹 이후 분기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는 트럼프 리스크 속에서도 수출 경쟁력을 상당 부분 유지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러한 긍정적인 성과에도 불구하고,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존재한다. 3분기 가계소비와 내수의 회복에 소비 쿠폰 지급과 같은 정책적 지원의 효과가 분명 있었지만, 경제학적으로 볼 때 일시적인 소득 증가는 소비에 제한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제로 소비자심리지수와 기업심리지수가 9월 이후 하락세로 전환되었으며, 전월 대비 소매판매 증가율 또한 8월과 9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는 가계 소비의 취약성이 근본적으로 개선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취약성의 근본적인 원인은 대다수를 차지하는 급여생활자의 실질임금이 회복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8월 기준 급여생활자의 평균 실질임금은 2021년 8월보다 낮으며, 지난 5년간 연평균 –0.8% 감소하는 등 사실상 정체를 넘어선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영세 자영업자 및 임시·일용직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급여생활자와 자영업자의 소득이 실질적으로 개선되지 않는 한, 가계소비와 내수의 회복세는 지속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 쿠폰과 같은 일회성 정책 효과가 사라질 4분기에는 성장률이 다시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이재명 정부가 민생과 성장률 회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는 가계소득 강화가 필수적이다. 이는 단순히 소비를 촉진하는 것을 넘어, 산업 역량 강화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통해 가능하다. 현재 반도체와 AI 중심의 수출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지만, 이러한 산업만으로는 단기적으로 양질의 청년 일자리를 충분히 창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조업 일자리가 감소하는 추세 속에서 새로운 산업의 성장이 더디고, 이로 인해 청년층 일자리가 크게 줄어들고 있는 현실을 감안해야 한다.

미국과 비교했을 때 한국은 산업 체계의 다양화 및 고부가가치화가 상대적으로 미흡하며, 이는 일자리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과거 30년의 산업 정책 실패를 교훈 삼아 산업 생태계 전반을 재편하려는 노력이 필요하지만, 이러한 과정은 시간이 소요될 뿐만 아니라 불평등을 야기할 수도 있다. 따라서 가계소득과 소비 강화, 그리고 불평등 완화를 위해서는 사회소득 강화를 통한 구조적인 뒷받침이 절실한 상황이다.

Comments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