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맛 끝에 단맛이 온다는 ‘고진감래’라는 말이 있다. 전라도 별미 홍어야말로 이 사자성어에 딱 들어맞는 음식이다. 처음에는 코를 찌르는 강렬한 냄새와 맛에 고통스럽지만, 그 맛을 이겨내면 진정한 묘미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홍어의 제철은 지방이 풍부해지는 11월부터 3월까지다.
홍어는 가오릿과에 속하는 생선으로, 체내에 요소 성분을 많이 품고 있다. 이 요소가 분해되면서 암모니아를 만들어내 특유의 톡 쏘는 맛과 향을 낸다. 과거 냉장 시설이 없던 시절, 흑산도에서 잡은 홍어를 목포나 나주까지 운반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삭혀지며 지금의 삭힌 홍어가 탄생했다. 현재 홍어 유통의 중심지는 목포이며, 흑산도산 홍어를 최고로 친다.
삭힌 홍어를 가장 대중적으로 즐기는 방법은 ‘홍어삼합’이다. 잘 익은 김치의 산성이 홍어의 강한 염기성 암모니아 향을 중화하고, 돼지고기 수육의 지방과 단백질이 맛의 균형을 잡아준다. 김치 위에 홍어와 수육을 한 점씩 올려 한입에 먹는 것이 정석이다. 막걸리 한 잔을 곁들이면 그 풍미가 배가된다.
홍어회 외에도 다양한 요리가 존재한다. 삭힌 홍어를 가열하면 암모니아 향이 더욱 강해지는 홍어전과 홍어튀김은 마니아들이 즐겨 찾는다. 고소한 맛이 일품인 홍어의 간, 즉 ‘홍어애’는 기름장에 찍어 먹거나 탕으로 끓여 먹는다. 이 외에도 매콤새콤한 홍어무침, 이색적인 홍어라면 등 다채롭게 홍어를 맛볼 수 있다.
홍어의 강한 맛이 부담스러운 입문자에게는 대안이 있다. 숙성 과정을 거치지 않아 차진 맛이 좋은 생 홍어나, 어린 홍어 또는 가오리를 무친 ‘간자미무침’으로 시작하는 것을 추천한다. 이들은 톡 쏘는 맛이 거의 없어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진정한 홍어의 맛을 경험하고 싶다면 홍어의 본고장 목포를 방문하는 것이 가장 좋다.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