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온라인 해외직구 시장에서의 경쟁 제한 우려가 심각하게 제기되며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의 면밀한 심사가 이루어졌다. 이는 기업집단 신세계와 알리바바 그룹이 합작회사(이하 지마켓-알리 합작회사)를 설립하여 주식회사 지마켓(이하 지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유한회사(이하 알리익스프레스)를 공동으로 지배하는 기업결합에 대한 결정으로, 국내 소비자 정보 차단을 조건으로 최종 승인되었다.
이번 기업결합은 국내 주요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G마켓’, ‘옥션’을 운영하는 지마켓과 해외직구 플랫폼 ‘AliExpress’를 운영하는 알리익스프레스라는 경쟁 사업자 간의 결합이라는 점에서 국내 온라인 해외직구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다. 공정위는 지난해 1월 기업결합 신고 접수 이후 경쟁 사업자, 관련 업계, 국내외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소비자 인식 조사까지 실시하며 심층적인 분석을 진행했다. 특히, 두 사업자가 공통적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국내 온라인 해외직구 시장에서 경쟁이 실질적으로 제한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었다. 이는 해외직구를 제외한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 기업결합 전후 시장점유율 변화가 미미하고, 알리익스프레스의 시장점유율이 0.3%에 불과한 점, 그리고 풀필먼트 및 간편결제 서비스 시장에서도 지마켓의 시장점유율이 낮아 경쟁제한 우려가 크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국내 온라인 해외직구 시장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현재 알리익스프레스는 37.1%의 시장점유율로 1위 사업자이며, 지마켓은 3.9%의 시장점유율로 4위 사업자이다. 기업결합 이후 두 회사의 합산 시장점유율은 41%에 달하며, 이는 1위 사업자로서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하는 결과를 낳는다. 더 나아가 최근 중국발 상품의 온라인 해외직구 비중이 급증하고 알리익스프레스의 국내 사업 확장 추이를 고려할 때, 합작회사의 시장점유율은 41%를 초과하여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공정위는 판단했다. 실제 중국발 해외직구 금액은 2022년 2.1조원에서 2023년 3.2조원, 2024년에는 4.7조원으로 증가했으며, 이 중 알리바바의 비중도 2023년 71%에서 2024년 62%로 높게 유지되고 있다.
이번 기업결합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심사된 부분은 바로 정보 자산, 즉 데이터 결합에 따른 경쟁제한 우려였다. 이커머스 시장에서 데이터는 매우 중요한 경쟁 요소로 작용하며, 지마켓은 20년 이상 사업을 영위하며 확보한 5,000만 명 이상의 회원 정보를 통해 국내 소비자들의 소비 성향 및 패턴에 대한 풍부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반면 알리익스프레스는 전 세계 200여 개국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며 쌓아온 개별 상품별 구매 건수 및 평점 데이터를 통해 소비자 선호에 대한 방대한 정보를 축적하고 있다. 여기에 알리바바 그룹의 최상위 수준 클라우드 및 인공지능(AI) 기술력은 데이터 분석 및 활용 능력을 극대화한다.
결론적으로, 이 기업결합은 알리익스프레스가 이미 높은 네트워크 효과를 누리고 있는 상황에서, 지마켓의 풍부한 국내 소비자 데이터와 알리익스프레스의 글로벌 소비자 데이터 및 분석 기술이 통합되어 소비자 데이터의 양적, 질적 확대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온라인 해외직구 시장은 ‘이용자 데이터 축적 → 맞춤형 광고 및 서비스 향상 → 이용자 유입 증가’라는 선순환 구조가 작동하는데, 여기에 플랫폼 특유의 네트워크 효과가 더해지면 지마켓-알리 합작회사 플랫폼으로의 쏠림 현상이 심화될 우려가 크다. 이는 정밀한 개인화 마케팅 및 사용자 인터페이스 개선을 통해 G마켓과 AliExpress로의 이용자 유입을 급속도로 증가시킬 수 있지만, 경쟁 사업자들은 이용자 이탈이나 막대한 투자 비용에 직면하게 되어 시장 진입 장벽 또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데이터 결합의 경쟁제한 효과는 국내외 전문가들의 경제 분석 결과와 이해관계자들의 우려를 통해 뒷받침되었다. 또한, 소비자 고착 효과의 강화는 합작회사가 개인정보 보호 및 데이터 보안 품질을 유지할 유인을 낮출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이러한 경쟁제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공정위는 ▲ G마켓·옥션과 AliExpress의 상호 독립적 운영, ▲ 두 플랫폼 간 국내 소비자 데이터의 기술적 분리, ▲ 국내 온라인 해외직구 시장에서 상대방의 소비자 데이터 이용 금지, ▲ 해외직구 외 시장에서의 소비자 데이터 이용에 대한 실질적인 선택권 보장, ▲ 개인정보 보호 및 데이터 보안 노력 수준 유지 등을 조건으로 하는 시정명령을 부과했다. 해당 시정명령은 3년간 유효하며, 공정위는 시장 상황 변동을 검토하여 연장할 수 있다. 또한, 지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는 이행감독위원회를 구성하여 시정명령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공정위에 주기적으로 보고해야 한다.
이번 조치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 특히 온라인 해외직구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플랫폼 간 결합이 야기하는 효과를 면밀히 검토하여 경쟁 왜곡 우려와 소비자 피해를 사전에 차단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특히, 디지털 시장에서 중요성이 커지는 데이터 결합의 경쟁제한 효과를 심도 있게 검토하고 시정 조치를 설계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더 나아가 이번 기업결합을 통해 국내 판매자들이 AliExpress와 같은 글로벌 쇼핑 플랫폼을 활용하여 해외 판로를 보다 쉽게 개척하게 되면 역직구 시장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공정위는 앞으로도 기업결합 심사 시 데이터 결합 효과를 꼼꼼히 검토하는 한편, 데이터가 시장 및 소비자 후생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를 지속하여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시장 혁신을 유도하고 소비자 후생 보호에 매진할 계획이다.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