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항공 부문의 탄소 배출량 감축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국내 출발 항공편이 2027년부터 지속가능항공유(SAF)를 혼합하여 운항하게 된다. 이는 국제항공 탄소중립 목표 달성과 함께 미래 신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중요한 발걸음으로 평가된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국토교통부는 업계 및 유관기관과 공동으로 ‘SAF 혼합 의무화제도 로드맵’을 마련하고, ‘SAF 얼라이언스’를 출범하며 제도 이행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2050년까지 항공 부문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2030년까지 SAF 사용을 통해 국제항공 부문 탄소 배출량을 5%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에 발맞춰 유럽연합(EU)과 영국은 이미 SAF 혼합 의무화 제도를 선제적으로 도입하며 국제 항공 탈탄소화 및 SAF 초기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지난해 SAF 확산 전략을 발표하고 현재 9개 국적 항공사가 일부 단거리 노선에 국산 SAF를 1% 혼합 급유하는 방식으로 운항 중에 있었다. 이번에 마련된 로드맵은 이러한 흐름에 맞춰 연도별 SAF 혼합 의무 비율과 종합적인 지원 방안을 구체화한 것이다.
로드맵의 주요 은 다음과 같다. 먼저, 2027년부터 SAF 혼합 의무 비율을 1%로 시작하여 2030년에는 3~5%, 2035년에는 7~10% 범위 내에서 국내 생산 능력, 해외 의무 수준, 글로벌 시장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될 예정이다. 공급 의무 대상은 항공유 공급자인 석유정제업자 및 석유수출입업자로, 연간 국내 공항의 국제선 항공유 공급량 대비 국내 SAF 공급량을 기준으로 의무 이행을 인정한다. 혼합 의무 미이행 시 과징금 부과는 일정 기간 유예될 예정이며, 천재지변 등 불가피한 사유 발생 시 의무 비율 하향 조정 제도도 검토된다. 또한,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탄소 감축을 달성한 연료를 SAF로 인정하고, 2030년 이후에는 탄소 감축률이 높은 원료에 대해 가중치를 부여하는 방안도 검토될 예정이다.
국내 공항에서 출발하는 모든 국제선 항공편은 2028년부터 연간 급유량의 90% 이상을 SAF가 혼합된 항공유로 출발 공항에서 급유해야 한다. 다만, 급유 의무 이행 실적 관리 시스템 구축 및 시범 운영, 국제적 공감대 형성 등을 거쳐 적용 시기가 결정된다. 신생 항공사에 대해서는 3년간 적용이 유예되며, 안전상의 이유나 불가피한 사유로 의무량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에도 의무 적용에서 제외된다. 또한, 전체 이행량의 20% 범위 내에서 최대 3년간 이월할 수 있는 유연성 제도도 도입된다.
정부는 SAF 산업 육성을 위한 지원도 강화한다. 국가 전략 기술로 지정된 바이오 기반 SAF의 연구개발 및 시설 투자에 대한 세액 공제가 지속 지원되며, 향후 재생합성 SAF 등 차세대 생산 기술에 대한 인센티브 지원도 검토될 예정이다. SAF 신규 투자에 대한 정책 금융 지원과 주요 원료의 경제 안보 품목 지정 추진을 통해 시설 투자 및 원료 구매 자금을 지원한다. 미세조류 등 신원료에 대한 기술 개발 강화 및 FTA 미양허 바이오 원료에 대한 국내 수입 관세 양허도 추진된다. 또한, 2027년까지 석유관리원 내 석유대체연료센터를 설치하여 전담 지원 조직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SAF 생산 과정에서 함께 나오는 바이오 연산품의 가격 손실을 방지하기 위해 지속가능성 국제 인증 기준의 상호 호환을 위한 제도 개선을 ICAO에 공식 요청할 예정이다. SAF 혼합 의무 비율을 초과하여 급유 및 운항하는 국적 항공사에 대해서는 국제 항공 운수권 배분 시 가점을 확대 적용하여 SAF 사용을 촉진한다. SAF 추가 비용에 따른 항공업계의 경영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항 시설 사용료 감면 혜택을 2027년부터 항공사에 직접 보조금 형태로 전환하여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승객이 자발적으로 SAF 기여금을 낼 경우, 항공사는 라운지 이용, 선호 좌석 배정, 기념품 제공 등 다양한 편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러한 로드맵의 차질 없는 이행을 위해 ‘SAF 얼라이언스’가 출범했으며, 산업부, 국토부, 한국교통안전공단, 한국석유관리원, 항공업계, 정유업계를 대표하는 기관들이 참여하여 상호 소통과 정책 지원을 통해 로드맵 이행에 힘쓸 예정이다. 이원주 산업부 에너지정책실장은 “SAF 혼합 의무화 제도는 기후 위기 대응과 항공유 수출 경쟁력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중요한 제도적 기반”이라며, “정부는 민관 협력으로 SAF 생산 역량을 조속히 확충하고 글로벌 시장 선점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강희업 국토부 제2차관은 “이번 로드맵 마련은 국제 항공 탄소중립의 서막을 열고, 우리나라 항공 운송의 위상을 한 단계 더 도약시키는 역사적인 순간”이라며, “로드맵이 차질 없이 이행되고 실질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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