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자기자본비율 부동산 PF, 시스템 리스크 증폭시킨다… KDI, 자본 확충 효과 및 제도개선 방안 제시

2022년 이후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사태는 금융업과 건설업 전반에 시스템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하며 금융회사와 건설사의 위기를 심화시키고 있다. 이러한 위기의 근본 원인으로 낮은 자기자본비율이 지목되어 왔다. 총사업비 대비 3% 수준의 자기자본만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나머지를 건설사 보증으로 충당하는 구조는 시행사, 시공사, 금융사가 연계된 상태에서 한꺼번에 무너질 수 있다는 시스템 리스크를 야기한다. 이에 작년 말 정부는 중장기적으로 자기자본비율을 20%까지 높이겠다는 목표 아래 다양한 대책을 발표했으나, 자본 확충이 가져올 효과에 대한 구체적인 실증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러한 실증 근거의 필요성에 주목하고, 2013년부터 2025년까지 추진된 약 800개 사업장의 자료를 분석하여 부동산 PF 자본 확충의 효과와 제도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본 연구는 자본 확충이 제반 PF 리스크를 줄이고, 총사업비를 절감하여 공급 비용을 낮추는 두 가지 순기능이 있음을 밝혀냈다.

첫째, 자본 확충은 PF 리스크를 경감시킨다. 특히 분양 리스크는 사업 부실화의 주요 요인인데, 자기자본비율을 현행 3%에서 정부 목표치인 20%까지 높이면 주거용 사업장의 Exit 분양률이 59%에서 46%로 13%p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분양 위험을 크게 줄여 사업 안정성을 높이는 효과를 가져온다. 또한, 미국 1만 5,000개 사업장 분석 결과, 부채 비율이 높을수록 사업 부실 가능성이 높아지며, 일단 부실에 빠진 사업장의 회복 확률도 낮아진다는 점이 확인되었다. 이는 자기자본비율을 높이는 것이 사업의 건전성을 확보하고 부실화 가능성을 낮추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함을 시사한다.

둘째, 자본 확충은 총사업비 감소를 통해 공급 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온다. 자기자본비율을 3%에서 20%로 올리면 총사업비가 7% 감소하며, 주거용 사업장의 경우 11%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비 구성 요소 중 토지비와 공사비는 재무 비율과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적지만, 시공사 보증에 따른 보증 위험 프리미엄이 공사비에 반영되는 우리나라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자기자본비율 확충으로 시공사의 보증 부담이 줄어들면 공사비 또한 절감될 수 있다. 더불어 부채 감소는 금융비용 절감으로 이어져 총사업비 절감 효과를 더욱 강화한다.

물론 자본 조달의 어려움으로 인한 개발 사업 위축 가능성도 존재한다. 따라서 KDI는 규제와 지원책이 균형을 이루는 정책 방향을 제언한다. 우선, 금융기관의 PF 대출 총액 제한 규제 도입 시 모든 대출에 일률적으로 적용하기보다 저자본 사업장에 대한 PF 대출에만 한도를 적용하는 방안을 제안한다. 이는 옥석 가리기를 통해 합리적인 규제를 가능하게 할 수 있다.

둘째, 우선주를 자기자본으로 인정하는 방안을 제언한다. 지분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우선주는 보통주보다 낮은 위험과 유동성 확보 측면에서 유리하며, 이를 통해 금융기관 및 연기금의 투자를 유도하여 자본 확충을 촉진할 수 있다. 이는 국제회계기준에서도 상환 의무가 없는 경우 자기자본으로 인정하고 있어 타당성을 높인다.

셋째, 토지 현물출자에 대한 양도세 과세 이연 제도의 상시화를 제언한다. 현행 3년 일몰 규정으로는 장기적인 PF 구조 개선 과제를 수행하기 어렵다. 토지 현물출자를 통한 자본 확충은 건전성 측면에서 유리하며, 양도세 이연 제도를 상시화하면 토지주의 부담을 줄여 현물출자를 활성화하고, 나아가 세수 측면에서도 개발이익을 반영하여 더 많은 세수를 확보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KDI는 부동산 개발 사업에 주로 사용되는 PFV(Project Finance Vehicle)에 대한 건전성 규제 및 감독 도입을 추가적으로 제언한다. PFV는 법인세 부담으로 인한 이중과세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도입되었으나, 프로젝트 리츠와 달리 규제 차익이 발생하여 낮은 자본 구조로 과도한 위험 추구를 하는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다. 따라서 프로젝트 리츠 수준의 건전성 규제 및 감독을 도입하여 규제 차익을 해소하고 자본 구조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제도 개선을 통해 부동산 PF 시장의 건전성을 강화하고, 잠재적인 시스템 리스크를 예방하며, 궁극적으로는 안정적인 부동산 공급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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