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곰이 머물던 버려진 공간이 이제는 숲의 주인인 다양한 생명체들이 자리 잡는 새로운 정원으로 변모하며, 기후변화 대응과 생물다양성 증진이라는 중대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의미 있는 시도가 시작되었다. 산림청 국립수목원(원장 임영석)은 이러한 문제의식 아래, 과거 국립수목원 산림동물원 곰사육장으로 사용되었던 공간에 새로운 가치와 의미를 부여하는 특별한 정원, “곰이 떠난자리, 숲의 정원”을 조성하였다. 이는 더 이상 활용되지 않는 공간에 생태적 가치를 불어넣어, 버려진 땅이 어떻게 자연의 회복력과 아름다움을 되찾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구체적인 사례이다.
이 새로운 정원은 과거 곰이 머물렀던 콘크리트 구조물의 공간을 곰의 시선에서 재해석하고, 곰이 자유를 찾아 떠난 이후 숲의 진정한 주인인 나무, 풀, 바위, 토양, 미생물 등이 다시 찾아오는 서사적인 공간으로 연출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이러한 공간 구성은 단순히 미관을 아름답게 꾸미는 것을 넘어, 생태계의 복원과 생물 다양성의 증진이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략적인 접근이다. 정원은 실내와 실외 공간으로 나뉘며, 갤러리정원, 회복정원, 숲정원 등 다양한 테마로 구성되어 각기 다른 생태적 특성과 경관을 체험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특히, 정원 조성에는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자생식물이 활용되었으며, 주변에서 수급 가능한 돌과 나무, 그리고 일부 철거된 콘크리트 폐기물을 재활용하여 환경 부담을 최소화하고 지속가능성을 높였다.
더불어, 이번 정원 조성은 광복 80주년을 기념하는 ‘자유와 회복’이라는 주제의 전시와도 연계되어 의미를 더하고 있다. 100여 년 전 한반도의 풍경과 식물을 사진과 영상을 통해 만나볼 수 있는 전시 공간은, 과거의 역사와 현재의 회복 노력을 아우르며 관람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 임영석 국립수목원장은 “단순히 아름다움, 기후변화 대응, 생물다양성을 갖춘 정원을 조성하는 것을 넘어, 곰사육장과 같이 버려진 공간도 얼마든지 가치 있는 정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고 강조하며, “앞으로도 국립수목원은 이와 같은 다양한 모델 정원 연구를 통해 버려진 공간의 재해석과 활용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곰이 떠난자리, 숲의 정원」은 국립수목원 산책로 구간에 위치하며, 수목원 개방 시간 동안 누구나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이는 버려진 공간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함께, 자연의 복원력을 통해 우리가 직면한 환경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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