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이 건네는 따뜻한 위로, ‘제2회 인문문화축제’가 열어준 다정한 일상

복잡하고 빠른 세상 속에서 잠시 멈춰 서서 나 자신과 타인을 깊이 이해하는 시간, 인문학이 그 해답을 제시하며 시민들의 삶 속에 스며들고 있습니다. 최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제2회 인문문화축제’는 이러한 인문학의 힘을 다채로운 프로그램과 전시를 통해 생생하게 보여주었습니다. ‘내가 나를 일으키는 순간’, ‘우리가 서로 기대어 서는 시간’, ‘나란히 나아가는 사람들’이라는 세 가지 주제로 진행된 이번 축제는, 인문학이 단순한 지적 유희를 넘어 우리 사회의 고립과 단절을 치유하고 공동체를 잇는 따뜻한 다리가 될 수 있음을 증명했습니다.

올해 축제는 청년들의 고립 경험을 솔직하게 담아낸 ‘고립과 은둔의 방’ 전시로 시작해, 참여자들이 커피값 대신 글을 주고받으며 타인의 삶을 엿보는 ‘필사 카페’까지, 시민들의 일상과 맞닿아 있는 공간에서 인문학을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습니다. 특히, 청년재단과 협력하여 마련된 ‘고립과 은둔, 고독과 외로움의 방’ 전시는 통계로만 접하던 사회 문제를 ‘생활 속 현실’로 체감하게 하며 깊은 울림을 주었습니다. 관람객들이 직접 남긴 응원 메시지는 서로를 향한 따뜻한 마음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필사 카페: 돈 대신 글을 받습니다’는 더욱 특별한 방식으로 시민들을 연결했습니다. 교정시설, 노숙인, 자활센터 등에서 인문학 과정을 수료한 이들의 시와 수필을 시민들이 직접 필사하며, 타인의 삶과 감정에 깊이 공감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다시 삶을 시작하고 싶은 간절함과 지난날에 대한 아쉬움이 담긴 글귀들은, 참여자들에게 삶의 성찰과 따뜻한 위로를 선사했습니다.

전시장 곳곳에서는 ‘길 위의 인문학’, ‘지혜학교’, ‘디딤돌 인문학’, ‘청년인문교실’ 등 전국에서 진행된 다양한 인문 사업들의 성과를 소개하는 전시도 마련되었습니다. 이러한 사업들은 지역 도서관, 박물관 등 시민들의 일상 공간과 인문학을 연결하고, 성인 대상의 심화 교양 과정으로 인문학의 저변을 넓히고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함께 여는 다정한 시간’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성과 공유회였습니다. 정책 입안자와 기획자들이 인문 사업을 시작하게 된 문제의식과 현장의 변화를 직접 공유하며, 인문학이 고립, 세대 단절, 지역 문제 등 사회적 문제 해결에 어떻게 기여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했습니다. 인문 사업이 단순히 강의를 듣는 수동적인 참여를 넘어, 시민 스스로 삶을 질문하고 행동으로 옮기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점은 인상 깊었습니다.

발표자들은 인문 사업이 단기간에 효과를 보기 어렵기에 긴 호흡의 프로그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지역민들이 단순한 수강자가 아닌, 지역의 인문 주체로 성장하도록 돕는 방식은 인문학이 지역 사회에서 지속 가능한 문화로 자리 잡는 과정을 보여주었습니다. 또한, 용인 상현도서관의 사례처럼 긴 호흡으로 시민들과 함께하는 인문 심리 프로그램은 인문학을 ‘천천히 삶을 다시 읽어보는 과정’으로 바라보는 관점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번 축제에서 가장 깊은 인상을 남긴 것은 세 팀의 발표 모두 ‘질문’에서 출발했다는 점입니다. “우리는 왜 감정의 존재로서의 나를 이해해야 할까?”, “한 사람의 삶은 어떻게 인문학이 될 수 있을까?”, “퇴근 후 이 도시에서 우리는 어떻게 연결될 수 있을까?” 와 같은 질문들은, 인문학이 결국 인생에 관한 질문을 품고 그 답을 함께 찾아가는 과정임을 현장에서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제2회 인문문화축제’는 인문학이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고 공동체를 단단히 연결하는 문화적 기반임을 실천적으로 보여주었습니다. AI 시대일수록 인문학의 가치는 더욱 중요해질 것이며, 이러한 인문 축제들이 우리 사회에 다정함과 깊은 성찰의 시간을 지속적으로 선물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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