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가 위기의 늪에서 벗어나기 위해 ‘민생회복 소비쿠폰’이라는 특단의 대책이 논의되고 있으나, 현재 경제 상황의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은 채 ‘응급처치’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주의 회복과 더불어 경제 심리, 주식시장, 성장률 등이 빠르게 회복되는 듯 보이지만, 이는 실물 경제의 뿌리 깊은 침체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기보다 일시적인 처방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이번 발표의 배경에는 ‘전례 없는 경제 위기’라는 진단이 자리 잡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미국이 기록했던 -2.2%의 성장률과 비교될 정도로 심각한 상황으로, 2020년 한국의 가계 소비지출은 GDP의 3.9% 규모인 79조 3394억 원이 감소했다. 경기가 회복세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2023년에는 소비지출 감소폭이 5.5%까지 확대되었으며, 이는 가계, 자영업자, 중소기업 대출 연체액의 급증으로 이어졌다. 가계의 실질 가처분소득은 2020년 수준으로, 실질 소비지출은 2016년 수준으로 후퇴하며 경제 주체들의 자신감을 잃게 만든 ‘경제 전염병’의 확산을 야기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국내외 기관들은 올해 한국의 성장률이 1% 달성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솔루션’으로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제시되었으나, 그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12.1조 원 규모의 소비쿠폰은 1분기 가계지출 부족분 36조 4099억 원의 3분의 1에 불과하며, 연간 가계소비 부족분 145조 6395억 원에 비하면 ‘언 발에 오줌 누기’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소비쿠폰은 일시적인 ‘산소호흡기’ 역할에 그칠 뿐, 재정 부담으로 지속하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근본적인 민생 회복을 위해서는 정기적인 사회소득 지급과 같이 재정 부담이 없는 제도의 제도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또한, 서민과 중산층의 생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식음료 및 에너지 등 생활물가 안정을 위한 정책 수단 총동원 의지가 중요하지만, 싱가포르의 사례처럼 소득계층별 물가 상승률을 조사하고 관리하는 섬세한 접근이 요구된다.
결론적으로,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이후 경제 심리가 다소 회복되고, 2분기 성장률 0.6%에 가계 소비가 0.2% 포인트를 기여하는 등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심리 개선이 실물 경제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민생회복 소비쿠폰’과 같은 단기 처방을 넘어, 가계 소득 강화와 생활물가 안정을 위한 보다 근본적이고 지속 가능한 정책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전례 없는 위기’ 상황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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