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동산 뱀장어, 국제 거래 규제 위기 속 대응책 모색

국내 내수면 양식 산업의 근간을 이루는 극동산 뱀장어가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 부속서 Ⅱ 등재 압박에 직면하며 비상이 걸렸다. 유럽연합(EU) 등 일부 국가들은 유럽산과 타 지역 종 간의 구별이 어렵다는 이유로 뱀장어 전체 종을 CITES 부속서 Ⅱ에 등재하자는 제안을 2025년 6월 제출할 예정으로, 이는 향후 국제 거래에 상당한 제약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러한 위기 상황 속에서 해양수산부는 10월 23일(목) 부산에서 열린 ‘제3차 실뱀장어 자원관리 민·관 협의체 회의’를 통해 뱀장어 종의 CITES 부속서 Ⅱ 등재 저지를 위한 구체적인 대응 전략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이번 회의는 오는 11월 우즈베키스탄에서 개최되는 제20회 CITES 총회를 앞두고, 뱀장어의 국제 거래 규제 가능성에 대한 정부와 업계, 전문가들의 공동 대응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2024년 현재 614개소의 뱀장어 양식장에서 1만 6천 톤, 5,139억 원 규모의 생산을 기록하며 국내 내수면 양식 산업의 핵심 자원으로 자리매김한 뱀장어가 국제적인 규제 대상이 될 경우, 관련 산업 전반에 막대한 타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5월 구성된 민·관 협의체를 중심으로 정부, 지자체, 전문가, 업계의 의견을 수렴하며 뱀장어 종의 CITES 부속서 Ⅱ 등재에 대한 반대 입장과 과학적 논거를 마련해왔다. 또한, 극동산 뱀장어 종을 양식에 활용하는 동북아 국가들과의 공동 대응을 합의하고, 등재 반대를 위한 우호국 확보에 외교 역량을 집중해왔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자문단은 뱀장어 전체 종을 CITES 부속서 Ⅱ에 등재하는 것이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리기도 했다.

정부는 CITES 부속서 Ⅱ 등재 저지를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9월 30일에는 외교부와 협력하여 장관 명의의 외교 서한을 CITES 회원국에 송부하였으며, 현지 대사관을 통해 등재 반대에 대한 지지를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다. 또한, 이번 협의회에서는 ‘현장용 신속 종판별 키트’ 시연이 진행되었다. 국립수산과학원이 개발하여 상용화를 앞둔 이 키트는 극동산 뱀장어를 20분 이내에 신속하고 정확하게 판별할 수 있는 기술로, 유럽연합(EU) 등이 제안한 뱀장어 종 간 구별의 어려움이라는 명분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중요한 과학적 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해양수산부는 이 키트 관련 자료를 CITES 사무국, FAO 자문단 등에 제출했으며, 장관 명의 서한에도 첨부하는 등 회원국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아울러, CITES 등재 여부와는 별개로 극동산 뱀장어 자원의 지속 가능한 관리와 양식 산업의 발전을 위해 실뱀장어 입식량 관리, 자원회복 방안 등에 대한 논의도 이루어졌다.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은 “실뱀장어는 국내 내수면 양식산업의 핵심 자원이기에 민·관 협의체를 통해 CITES 부속서 Ⅱ 등재 논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중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자원관리 체계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하며, “이번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방류 효과 조사, 유전자 기반 종 판별 기술 보급 등의 후속 정책을 구체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협의회를 통해 모색된 다각적인 대응 전략과 과학 기술 개발 노력이 극동산 뱀장어의 국제 거래 규제라는 위기를 극복하고 국내 양식 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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