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27일 본사업이 시작되는 노인 의료·돌봄 통합지원(통합돌봄) 제도가 초고령 산간 지역의 의료 공백을 메우는 핵심 해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강원도 횡성군에서 진행된 시범사업 결과, 보호자의 부양부담이 69.8% 감소하는 등 구체적 성과가 확인되면서 정책의 실효성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횡성군은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40%에 달하고 면적의 72.2%가 산림인 대표적인 초고령 산간 지역이다. 거주지 간 거리가 멀고 교통 접근성이 낮아 거동이 불편한 노인에게 병원 방문은 큰 장벽이었다. 통합돌봄은 의료진이 직접 가정을 방문해 진료·간호·재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한다.
기존 복지 제도가 서비스를 개별적으로 제공해 당사자가 직접 필요한 것을 찾아 신청해야 했다면, 통합돌봄은 전문가들이 모여 대상자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진단하고 필요한 서비스를 먼저 설계해 연결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횡성군 시범사업 참여자 210명 중 87.1%가 방문진료·간호 등 재택 의료 서비스를 선택했으며, 만족도 역시 높게 나타났다. 이는 의료 접근성 개선에 대한 현장의 수요가 매우 크다는 것을 증명한다.
제도의 효과는 부양가족의 삶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와상 상태인 어머니를 돌보는 신영희(62) 씨는 “방문의료가 시작된 후 의료적 판단에 대한 불안감이 해소돼 마음이 훨씬 놓였다”고 밝혔다. 실제 시범사업 참여 보호자의 69.8%가 통합돌봄 이후 부양부담이 줄었다고 응답했다. 제도가 돌봄을 개인과 가족의 책임에서 공적 영역으로 가져오는 역할을 한 것이다.
다만 전국 확대 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있다. 농어촌 지역은 가구 간 거리가 멀어 의료진이 하루에 방문할 수 있는 가구 수가 서너 곳에 그친다. 이는 교통비 등 운영비 부담을 가중시켜 지속 가능한 모델을 구축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지역 의원급 의료기관의 간호 인력 부족 문제도 현실적인 한계로 꼽힌다.
정부는 이러한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의사와 간호사가 원격으로 협진하는 비대면 진료 도입 등을 검토하고 있다. 통합돌봄 제도가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각 지방자치단체의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운영 모델 설계가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병원이 아닌 집에서 건강한 노년을 보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돌봄 방식의 전환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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