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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년, 정책 수혜자 넘어 ‘정책 설계자’로…’청년인재DB’가 여는 새로운 가능성

    20대 초반, 정책은 단순히 ‘주어지는 것’으로 인식되곤 했다. 장학금, 취업 지원, 문화 혜택 등 ‘받는’ 영역에 국한되어 있었다. 하지만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활동을 통해 현장에서 정책을 직접 경험하고 기사로 풀어내는 과정은 이러한 인식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았다. 정책이 누군가의 기획과 실행으로 탄생하는 결과물이라는 사실을 체감하게 된 것이다. ‘내가 경험한 문제와 목소리가 정책 과정에 반영된다면 더 나은 제도가 만들어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자연스럽게 커졌다.

    이러한 고민 속에서 국무조정실 청년정책조정실이 운영하는 ‘청년인재DB’를 알게 되었다. 이 누리집은 청년들이 단순한 정책 수혜자에 머무르지 않고 직접 정책을 제안하거나 집행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개인의 이력과 관심사를 등록하면 정책위원회, 자문단, 기자단 등 다양한 활동 기회로 연결되는 구조는 청년을 ‘정책을 받는 사람’에서 ‘정책을 만들어가는 사람’으로 전환시키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

    ‘청년인재DB’ 서비스를 접한 나는 호기심과 사명감을 가지고 회원 가입을 진행했다. 기본 정보 입력 수준을 넘어 자기소개서 작성 단계에서는 기자단 활동 경험, 현장 정책 체험 사례, 청년 당사자로서 정책에 바라는 점 등을 차근차근 정리하며 깊은 고민을 거쳤다. 문장을 써 내려가는 과정에서 단순히 지원을 넘어, 나 역시 정책 과정의 한 축이 될 수 있다는 현실감을 느낄 수 있었다.

    이후 ‘청년인재DB’를 통해 국무조정실 청년정책조정위원회 실무위원회 위촉직 청년위원에 지원했다. 이 자리는 명예직이 아닌, 청년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다양한 정책 의제에 대한 논의와 자문을 맡는 실질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지원 버튼을 누르는 순간, 그동안의 활동과 관심이 구체적인 참여로 이어지는 듯한 뿌듯함을 느꼈다. ‘청년인재DB’의 가장 큰 장점은 ‘내가 직접 지원할 수 있다’는 점뿐만 아니라, 프로필 등록 후 관련 담당자가 먼저 연락을 주고 참여를 제안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기회를 찾아다녀야 하는 수고를 덜고, 정책과 청년을 연결해 주는 든든한 매개체가 있다는 사실은 매우 고무적이다.

    현재 나는 지원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비록 당장 위촉이 성사되지 않더라도, ‘청년인재DB’라는 통로를 알게 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미 큰 의미를 얻었다. 중요한 것은 청년들이 더 이상 정책의 수동적인 수혜자로 머물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프로필을 등록하고 관심사를 드러내며 정책에 목소리를 보탬으로써 제도 개선 과정에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 이는 곧 청년 스스로가 사회 변화를 만드는 동력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많은 청년들이 정책을 멀게 느끼고 자신과 무관한 영역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취업, 주거, 교육, 문화생활 등 청년의 삶과 가장 밀접한 제도들이 바로 정책에서 비롯된다. 그렇기에 청년이 직접 참여해 의견을 개진하고, 제도를 감시하며,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것은 매우 필요하다. ‘청년인재DB’는 이러한 가능성을 열어주는 관문이며, 앞으로 더 많은 또래 청년들이 이 제도를 인지하고 활용하기를 바란다.

    정책을 ‘받는 것’에만 머물지 않고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에 참여하는 청년이 늘어날수록, 정책은 더욱 현실적이고 실효성 있게 발전할 것이다. 나 역시 이번 경험을 시작으로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필요한 자리에 참여하며, 청년 당사자의 관점에서 정책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고 싶다. 정책은 결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서 있는 자리에서 문제를 발견하고, 목소리를 내고, 직접 참여하는 순간 정책은 우리 곁에서 살아 움직이는 것이 된다. ‘청년인재DB’는 바로 그 출발선이며, 이제는 더 많은 청년이 그 문을 두드리고 함께 사회를 바꿔나가는 주체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

  • ‘편가르기 외교’ 넘어 국민 이익 극대화할 ‘실용 외교안보’로 전환해야 할 시점

    이념 중심의 외교 정책 추진으로 국제사회에서 국가적 고립을 자초하고 국민의 이익을 침해받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윤석열 정부의 외교 기조가 국제사회를 편으로 가르고 미국의 이익을 우선시하며 일본에 일방적인 양보를 하면서, 남북 관계는 파탄 나고 중국 및 러시아와의 관계 또한 심각하게 악화되었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외교 실패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이라는 국익을 외면하게 만들었고, 국민들의 불안감을 증폭시켰으며 해외에 진출한 기업과 교민들의 이익 또한 침해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시정하고 합리적인 외교 노선을 구축하기 위해 ‘국민이 주인인 나라’를 건설하겠다는 기치 아래, 국민의 권익 증진을 최우선 목표로 하는 ‘실용 외교안보’ 추진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는 10여 년 전부터 미국이 ‘미국 우선주의’를 넘어 ‘미국 유일주의’를, 중국이 ‘중국 우선주의’를 표방하며 자국 이익을 극대화해온 국제적 흐름에도 부합한다. 세계 4위 경제 대국이자 2050년 이전 세계 3위 경제 대국이 될 것으로 전망되는 인도가 글로벌 사우스의 맹주를 자처하며 국익 증진에 매진하는 상황에서, 선진국 대열에 합류한 한국 역시 ‘한국 우선주의’를 당당하게 추구해야 한다는 논리다.

    실용 외교안보 정책의 성공적인 실행을 위해서는 국내 질서 확립과 국민 통합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인재 육성, 첨단 기술 개발, 경제력 향상과 더불어 자주 국방의 각오로 자강력과 국방력을 증진하여 정예 강군을 건설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구체적으로는 12·3 비상계엄에 동원되었던 군을 개혁하여 문민 통치를 확립하고, 인공지능(AI) 기술과 첨단 장비로 무장시켜 국민의 신뢰를 받는 군대로 육성해야 한다. 또한, ‘우리나라는 우리가 지킨다’는 자주 국방 정신을 바탕으로 정찰 감시장비와 작전 기획 및 지휘 능력을 조속히 갖추어야 한다. 견고한 한미 동맹을 유지하면서도 북한의 도발을 확고히 억제하는 국가 안보 태세를 유지하는 것은 물론, 미국의 부담을 줄여준다는 취지에서 전시 작전 통제권을 국군이 행사해야 한다.

    이러한 확고한 안보 태세를 기반으로, 그간 강경 일변도의 기조로 단절되고 무너진 남북 관계를 우리 국익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인내심을 가지고 정상화하여 화해 및 협력 관계로 재정립하고 평화 공존을 제도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인도적 문제를 해결하면서 가능하다면 호혜적인 공동 성장을 추구하는 평화 경제 구축에도 힘써야 한다. 외교적으로는 경제 외교 역량을 강화하고 실용 외교를 통해 주변 4강국과의 관계를 최적화하며, 북핵 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을 모색해야 한다. 나아가 세계 질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기여하며, 재외국민과 동포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전방위적인 실용 외교를 지향해야 한다.

    물론 이러한 전략 목표와 수립된 전략을 현실에 적용하는 과정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군과 검찰은 과거의 잘못을 성찰하고 개혁을 성공적으로 수행해야 하며, 한미 동맹 발전과 자강력 증진, 확고한 국가 안보 태세 구축을 통해 성공적으로 전시 작전 통제권을 전환받아야 하는 과제가 놓여 있다. 체제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북한이 남북 대화 재개와 관계 정상화 요청에 쉽게 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정부는 인내심을 가지고 단계적인 신뢰 구축 조치를 밟아가며 ‘나쁘지 않은 관계’부터 만들어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북미 대화가 우선 시작될 경우, 한미 공조를 강화하여 북핵 문제 해결과 남북 대화 재개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동시에 한미 동맹을 더욱 공고히 하고 한반도 평화와 안정 구축에 대한 주변 강대국들의 협력을 이끌어내어 북한이 결국 대화와 화해를 거쳐 호혜적 협력에 응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외교적으로는 한미 동맹 관계를 대외 전략의 주축으로 유지하며 첨단 기술 및 우주 동맹으로 발전시키고, 개선된 자강력을 기반으로 미국의 동맹 관계 조정 요구에 슬기롭게 대응해야 한다. 미국이 동북아에 신냉전 구도를 구축하려 하더라도 이에 순응하기보다는 21세기 평화와 공동 번영의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국제 및 지역 협력 공동체 구축을 함께 추구하자고 설득해야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한미일 안보 협력은 국익에 입각하여 유지하되, 한일 관계는 영토 및 과거사 문제에 대해서는 원칙에 입각하여 대응하고 안보, 경제, 사회, 문화 등 미래지향적인 협력을 추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불편했던 한중 관계는 시진핑 주석의 APEC 참석 등을 계기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회복하고, 비우호 관계로 전락한 한러 관계 역시 진출 기업과 교민의 이익을 보호하면서 전쟁 종료 후 관계 정상화와 호혜적 협력 재개를 추진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기후·환경 등 신안보 의제 논의에 적극 참여하고 공적 개발 원조(ODA) 사업을 충실히 증진하며, 다양한 다자 협력 외교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의 교량국 역할 수행, 그리고 해외 교민 및 동포 이익 증진 지원 등 전방위적인 우호 협력을 도모하는 실용 외교야말로 국민의 이익을 최대한 증진할 수 있는 대외 전략이 될 것이다.

  • 복합 위기 속 대한민국, 민주주의 회복력·평화 정착·유연 외교로 도약 모색

    대한민국이 복합 위기의 시대를 맞아 도약을 위한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제80주년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분단 체제가 야기한 민주주의 억압과 외교적 난맥상을 진단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향성을 제시했다. 대통령은 ‘우리 안의 장벽을 허물고, 분열과 배제가 아닌 포용과 통합, 연대와 상생의 정치로 분단 체제를 극복하자’고 선언하며, 국내적으로는 ‘민주주의의 회복력’을, 남북 관계에서는 ‘평화의 정착’을, 외교적으로는 ‘유연한 실용 외교’를 강조했다.

    이번 경축사의 핵심은 분단 체제가 가진 근본적인 문제점을 직시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다층적인 접근을 제시했다는 점이다. 대통령은 안중근 의사의 동양 평화 꿈과 김구 선생의 높은 문화의 힘 강조가 분단 체제로 인해 실현되지 못했다고 지적하며, 분단 자체가 아닌 분단 체제가 민주주의를 억압하고 남과 북을 갈라놓았음을 분명히 했다. 이는 민주주의의 회복이 곧 분단 체제 극복의 시작임을 시사한다.

    대통령은 ‘평화’를 안전한 일상의 기본이자 민주주의의 토대, 그리고 경제 발전의 필수 조건으로 규정하며 평화 구축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역사적으로 독재가 전쟁을 출구로 삼는 반면, 민주주의는 평화를 선호한다는 점을 들어 평화와 민주주의의 상관관계를 강조했으며, 나아가 평화가 튼튼해야 경제라는 꽃이 필 수 있다는 점을 들어 평화와 경제의 선순환을 강조했다. 남북 관계에서는 ‘신뢰는 말이 아니라 행동’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전단 살포 중단,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 등 선제적인 긴장 완화 조치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접경 지역에 일상의 평화가 찾아왔다는 점은 이러한 노력의 일단을 보여준다.

    물론 남북 관계 개선에는 깊은 불신과 복잡한 주변 환경이라는 난관이 존재한다. 지난 정부의 적대 정책으로 인한 불신은 인내심을 갖고 차근차근 풀어가야 할 과제이며, 북한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참전으로 인한 남쪽으로의 문 닫힘 현상은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한 국제 환경 조성이 쉽지 않음을 보여준다.

    이재명 대통령은 남북 관계를 남북기본합의서 전문에 나오는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의 특수 관계’로 정의하며, ‘흡수통일을 추구하지 않으며, 모든 적대행위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남북기본합의서, 6·15, 10·4, 판문점 선언, 9·19 공동선언 등 모든 남북 합의를 관통하는 핵심이다. ‘특수 관계’라는 이중적 개념은 두 개 국가의 현실을 인정하면서도 분단 극복이라는 역사적 과제를 잊지 않는 유연한 접근을 가능하게 하며, 이는 통일 문제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기반이 된다. 과거 노태우 정부 시절 ‘민족공동체 통일방안’ 역시 여야 총재 합의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통일 문제에 대한 분열을 경계하며 다수의 합의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함을 시사한다.

    북핵 문제에 대해서는 ‘핵 없는 한반도’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북한의 핵 능력 고도화와 변화된 국제 환경으로 인해 매우 어려운 과제임을 인정했다. 남북 관계뿐만 아니라 북미 대화를 포함한 국제사회와의 협력이 북핵 문제 해결의 중요한 열쇠임을 시사한다. 현재 북한이 남북 및 북미 대화를 거부하고 북러 관계에 집중하는 상황이지만, 고정되지 않는 국제 질서 속에서 새로운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

    국제사회와의 협력은 한반도 문제의 외교적 해결에 있어 필수적이다. 이 대통령이 한일 관계에서 ‘과거를 직시하면서도 미래를 위한 협력’을 강조한 것은 현재의 보호무역주의와 공급망 혼란 속에서 한일 양국의 상생협력이 불가피한 선택임을 보여준다. 서로 신뢰를 쌓아간다면 안보 분야에서도 협력이 가능하다는 점은 유연한 실용 외교의 중요성을 뒷받침한다.

    남북 관계 개선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9·19 군사합의 복원을 포함한 한반도 긴장 완화는 북한에게도 필요하며, 지속 가능한 평화를 위해서는 남북대화가 필수적이다. 북한의 북방 전략만으로는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루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할 때, 복합 위기 시대에 대한민국이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고 다시 도약하기 위해서는 민주주의의 회복력, 평화의 정착, 그리고 유연한 실용 외교라는 세 가지 축이 조화롭게 작동해야 할 것이다.

  • 가계 소득 억압의 늪, 불공정 조세 체계 개혁으로 돌파구를 찾아야

    경제 성장 둔화와 소비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한국 경제의 근본적인 취약성이 드러나고 있다. 기획재정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연이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0.8~0.9%로 낮춰 잡으며, 이는 금융위기 시기 수준에 근접한 낮은 수치이다. 소비 쿠폰 지급 등으로 일부 소비 개선 조짐이 보이지만, 건설 투자 부진과 수출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우리 경제가 녹록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건설 투자 부진은 우리 경제 내부의 문제로, 정부 정책과 의지에 따라 개선의 여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속되고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러한 경제 상황의 근본적인 배경에는 90년대 초반부터 시작된 소득 분배 악화와 그로 인한 가계 소비 역할의 하락이 자리 잡고 있다. 당시 기업들은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고용 및 임금 인상 억제, 비정규직 선호, 생산 자동화, 해외 생산 기지 이전 등으로 대응했으며, 이 과정에서 발생한 충격의 비용이 가계, 특히 저소득층과 중산층에게 전가되었다. 그 결과, 외환위기 이전 5년간 연평균 4.8%와 7.1%였던 가계의 실질 처분 가능 소득 및 실질 가계 소비 지출 증가율이 외환위기 이후 27년간은 각각 0.7%와 0.8%로 급감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지난 30년 이상 지속된 가계 소득과 소비의 억압은 그 공백을 가계 부채로 메우는 악순환을 낳았다. 가계의 처분 가능 소득이 1139조 원 증가하는 동안, 부동산 자산은 그 7.4배가 넘는 8428조 원이 증가했다. 이는 소비와 성장 둔화를 가속화하는 요인이 되었다. 설상가상으로 성장 둔화와 인구 감소, 고금리까지 겹치면서 생계 위기에 직면한 저소득층과 중산층은 더 이상 가계 부채를 통한 부동산 투기에 나서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실제로 2021년 4분기부터 가계 부채가 감소세로 전환하고, 지방 주택 및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침체하며 건설 투자 성장 기여도가 3년 6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배경에는 바로 가계 소득 억압으로 인한 가계 소비의 구조적 취약성이 자리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민생회복 소비 쿠폰 지급은 일시적인 산소호흡기 역할에 그칠 뿐, 늪에 빠진 경제를 살려내기에는 역부족이다. 더구나 국가 재정 부담으로 인해 반복적인 지급 또한 어렵다. 따라서 재정 부담을 최소화하면서도 정기적인 가계 소득 지원과 함께, 그 일정 비율을 지역 화폐로 지급하는 방안 도입이 시급하다. 정기적인 가계 소득, 즉 ‘사회 임금’ 또는 ‘사회 소득’의 중요성은 여기에 있다.

    국제적인 사회 지출 규모를 비교해 보면, 2024년 기준 OECD 평균(21.229%)에 비해 우리나라(15.326%)는 하위 그룹에 속하며, 이는 GDP 대비 5.903% 포인트, 금액으로는 약 151조 원이 부족한 수치이다. 이를 국민 1인당으로 환산하면 연간 약 300만 원, 4인 가족 기준으로는 연 1200만 원에 해당하는 사회 소득을 OECD 평균보다 적게 받고 있는 셈이다. 이는 우리나라 가계 소비 지출의 구조적 취약성이 사회 소득의 절대적 부족, 시장 소득에 대한 과잉 의존, 그리고 시장 소득의 불평등한 분배에서 비롯됨을 명확히 보여준다.

    2023년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소득 창출 활동자의 평균 월수입은 282만 원에 불과하며, 하위 41%는 최저임금 기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심각한 불평등이 존재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기적인 사회 소득 도입은 최저임금 인상 부담을 완화하고, 소득의 일정 부분을 지역 화폐로 지급함으로써 소상공인의 매출 어려움을 해소하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다.

    그렇다면 정기적 사회 소득 재원을 어떻게 확보할 수 있을까. 현행 조세 체계의 불공정성을 수술하는 것이 핵심이다. 한국의 최고 개인 소득세율은 OECD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낮지 않지만, GDP 대비 개인소득세 비중은 하위 그룹에 속한다. 이는 소득세율이 제대로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며, 수많은 공제 혜택으로 인해 소득이 높을수록 세금이 제대로 부과되지 않는 구조 때문이다. 2023년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약 410조 원에 달하는 소득에 공제 혜택이 적용되어 최종적으로 약 101조 원의 세금이 감면되었으며, 소득 상위 0.1%는 1인당 1억 1479만 원의 감세 혜택을 받았다.

    현행 공제 방식을 모두 폐지하고 확보한 세금을 인적 공제만을 기준으로 전체 국민에게 균등하게 배분한다면, 4인 가구 기준 연 860만 원, 월 72만 원의 지급이 가능하다. 이러한 방식은 재정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소득이 낮을수록 순혜택이 증가하여 재분배 효과가 크며, 조세 저항 또한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결론적으로, 불공정한 조세 체계를 개혁하여 정기적인 사회 소득 재원을 마련하는 것은 저소득층과 중산층 가구의 소득과 소비 지출을 강화하는 데 필수적이다. 더 나아가, 이러한 소득 강화는 기본 금융 도입과 결합될 때, AI 대전환 시대에 따른 창업 및 양질의 일자리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 예측 불가능한 외교·안보 환경 속, 이재명 정부의 ‘실용 외교’ 성공 가능성과 과제

    현재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안보 환경은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하고 예측 불가능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장기화되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강화되는 북·중·러 삼각 협력, 그리고 급변하는 국제 무역 질서는 한국이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도전 과제들을 제시하고 있다. 기존의 국제 질서가 무너지고 새로운 질서가 아직 명확하게 자리 잡지 못한 ‘궐위의 시대’를 헤쳐나가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러한 엄중한 상황 속에서 이재명 정부는 출범 이후 G7 정상회의 다자 무대에 무난히 데뷔했으며, 한미 및 한일 정상회담을 통해 실용 외교의 기반을 성공적으로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재명 정부가 넘어야 할 산은 아직도 많다. 특히 미국과의 관계에서는 트럼프 정부의 관세 공세와 같이 한국에 많은 것을 요구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지속 가능한 한미 동맹 발전을 위해서는 상호 이익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 과정에서 미국이 비자 문제 등 투자 환경 개선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조업 기반이 약한 미국에서 제조업 투자는 상당한 비용을 수반하기 때문에, 미국은 한국의 직접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환경 조성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재명 정부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 원칙을 지키면서도 유연성을 발휘하여 대미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한일 관계에서도 이재명 정부는 실용 외교의 유연성을 보여주고 있다. 급변하는 무역 질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한일 양국의 공동 노력이 절실하다. 보호무역주의와 미국의 일방주의 경향 속에서 세계적으로 ‘소지역 협력’이 새로운 외교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한일 관계는 공통의 이해뿐만 아니라 역사 문제와 같은 차이점도 분명히 존재한다. 일본 총리의 교체 또한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일본이 국내 정치의 어려움을 넘어선 국제 질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한일 협력의 중요성을 인식하기를 기대한다.

    다가오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는 지속 가능한 한미 관계의 기반을 더욱 공고히 하고, 한중 관계 발전의 기회를 모색하며, 미·중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계기를 마련할 중요한 무대가 될 것이다. 더 나아가 베트남, 칠레 등 동남아시아 및 라틴아메리카 주요 국가들과의 외교 다변화는 급변하는 외교 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선택의 폭을 넓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한반도를 둘러싼 한미일 남방 삼각과 북·중·러 북방 삼각의 진영 대립 구도는 한국 외교가 극복해야 할 중요한 과제이다. 냉전 시대와 달리 현재 한국의 국력은 외교, 경제, 군사적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기에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진영 내에서 안보와 경제 성장을 확보하기는 어렵다. 또한 현재 북방 삼각의 관계 역시 단순히 이념으로 뭉친 냉전과는 다르며, 경제적 이익이 중요한 작용을 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한중 관계의 회복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북핵 문제 해결 과정에서 중국의 역할은 결정적이다. 중국이 표면적으로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명확히 주장하지 않더라도, 이 핵심 사안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다. 북핵 협상 재개 과정에서 한중 관계는 미·중 대화를 중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으며, 한중 경제 관계 역시 당분간 경쟁과 협력을 병행할 수밖에 없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이 마무리된 후에는 한러 관계의 회복 또한 중요해질 것이다.

    현재 북한은 북방 지역에서 생존을 모색하고 있으며, 남북 관계를 포함한 남방 정책에는 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재명 정부는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과 같은 선제적인 조치를 통해 접경 지역의 평화 회복을 시도하고 있으며, ‘9·19 군사합의’ 복원을 위해 단계적인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비무장지대에 방벽을 건설하고 대남 비난을 지속하고 있어, 정부는 인내심을 가지고 대북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북한이 북방 정책의 한계를 인식하고 남방의 필요성을 느낄 때까지 기다리는 자세가 필요하며, 긴장했던 시기에 쌓인 불신을 해소하고 신뢰를 형성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다. 경주 APEC이 한반도 평화를 확인하는 기회가 되기 위해서는 남북 관계의 안정적인 관리가 필수적이다.

    현재 진행되는 국제 질서의 변화는 일시적인 국면이 아닌 구조적인 변화를 의미한다. 오스트리아가 분단의 위기를 극복하고 통일을 이룬 사례, 네덜란드가 노사정 대타협으로 경제 위기를 극복한 사례의 핵심에는 ‘국내적 통합’이 있었다. 내부 분열은 대외 위기를 극복하는 데 치명적인 걸림돌이 되며, 강대국 사이에 끼어 있는 지정학적 위치에 있는 한반도는 내부 분열이 국제화될 위험이 상존한다. 따라서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반드시 국내적 통합이 선행되어야 한다.

    민관이 협력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직면한 현실의 복잡성을 국민들이 인식해야 하며, 정부 역시 위기의식을 국민과 공유해야 한다. 정치적 양극화는 전 세계적인 현상이지만, 외교·안보 분야만큼은 국회 차원의 협치를 포기하지 않는 노력이 필요하다. 초당적 협력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지만, 정부의 끊임없는 노력하는 자세는 언제나 중요하다. 이재명 정부의 출범 100일은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지만, 앞으로 험난한 산을 넘기 위해서는 외교·안보 부처의 지속적인 혁신, 민관 협력의 제도화, 그리고 국민적 지지 기반을 넓히기 위한 노력이 더욱 절실하다.

  • ‘보이는 통일’에서 ‘체감되는 통일’로: 2026년 통일부 예산안, 국민 공감대 확산에 방점

    가을의 문턱에 들어서며 찾은 오두산 통일전망대는 굽이진 길과 경비 초소, 철조망으로 둘러싸인 풍경 속에서 ‘휴전국’이라는 현실을 다시금 각인시키는 장소였다. 임진강과 한강이 만나는 푸른 하늘 아래, 망원경으로 바라본 북한 개성의 일상은 분단의 아픔과 통일의 간절함을 동시에 느끼게 했다. 이는 단순한 나들이를 넘어 ‘안보 견학’으로서, 통일 문제가 더 이상 나와 무관한 먼 이야기가 아님을 생생하게 증명하는 순간이었다.

    전망대 1층과 2층의 전시실은 분단 역사를 돌아보고 현재를 짚으며 통일의 미래를 제시한다. 특히 2층 ‘그리운 내 고향’ 전시실에는 실향민들이 그린 5,000여 점의 고향 그림이 전시되어 북녘 땅에 대한 그리움을 섬세하게 담아냈다. 3층으로 향하는 길목에 놓인 ‘통일의 피아노’는 2015년 광복 70주년을 기념하여 DMZ 철조망을 피아노 현으로 제작한 작품으로, 분단의 상징을 예술로 승화시킨 의미를 지닌다. 전시실 곳곳에는 분단 역사, 6.25 전쟁 자료, 남북 교류 관련 전시가 소개되어 있으며, 영상실에서는 통일 교육 다큐멘터리가 상영되어 관람객들의 이해를 돕는다.

    야외 전망대에 서면 개성 시내와 북한 마을의 논밭, 건물이 육안으로 선명하게 보인다. 멀리 떨어진 듯해도 불과 몇 킬로미터 되지 않는 거리에서 주민들의 일상을 엿볼 수 있다는 것은 ‘가깝지만 먼 나라’라는 분단의 아이러니를 실감하게 한다. 서울 도심에서 차로 약 한 시간 남짓이면 도착할 수 있어 접근성이 뛰어나며, 연간 약 100만 명의 국내외 관광객이 방문하는 인기 있는 안보 견학지이다. 이러한 오두산 통일전망대가 단순한 장소를 넘어, 분단의 현실과 통일의 가능성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살아있는 현장으로 기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보이는 통일’의 중요성을 더욱 확산시키기 위해, 최근 발표된 2026년 통일부 예산안은 주목할 만한 변화를 보여준다. 지난해보다 약 20% 이상 증액된 1조 2,378억 원 규모의 예산은 남북협력기금 1조 25억 원을 포함하여 인도적 지원, 경제 협력 사업, 문화 교류 및 국민 공감 프로젝트에 배분된다. 특히 체험 사업, 민간 통일운동, 통일 문화 교육 등이 신규로 포함되면서, 국민들이 통일 관련 정책을 더욱 ‘보고, 느끼는’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2026년 예산은 크게 네 가지 분야로 나뉜다. 첫째, <인도적 문제 해결>에 약 6,810억 원이 책정되어 이산가족 지원과 구호 활동에 집중한다. 둘째, <경제협력 기반 조성>은 교류 협력 보험, 경제협력 대출 등을 포함하여 남북 교류 재개 시 활용될 토대를 마련한다. 셋째, <사회문화 교류>는 남북 간 문화·체육 교류, 민간 교류 사업 등을 소규모로 반영한다. 마지막으로 <국민 공감 확대> 분야는 통일 문화 체험, 민간단체 지원, 사회적 대화 프로그램 등을 통해 통일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주력한다.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예산 항목들이 단순한 ‘정책 사업’에 그치지 않고, 국민들의 ‘체감’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국민 공감 사업은 오두산 통일전망대나 DMZ 탐방과 같은 현장 체험과 직접적으로 연결될 수 있으며, 정부 예산이 곧 국민이 통일 문제를 ‘체험’할 기회를 넓히는 자원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더불어 오두산 통일전망대 이용객에게 DMZ 생생누리 방문 시 입장료를 반액 할인해주는 ‘DMZ 연계할인’은 이러한 체험 연계를 더욱 강화하는 요소이다.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너머의 풍경은 통일·안보 정책이 단순한 정부 문서 속 숫자가 아님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었다. 2026년 통일부 예산안은 증액된 규모와 신규 사업들을 통해 국민의 삶 속에서 통일에 대한 생각을 어떻게 형성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한다. 그러나 예산이 책상 위에서만 머무르지 않고 실질적인 ‘체감 정책’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집행 가능성, 남북 관계의 흐름, 주민과 민간단체의 참여, 지역 인프라 정비 등 다각적인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화창한 날씨 속 청명한 하늘 아래 통일의 가능성을 상상하게 하는 오두산 통일전망대처럼, 예산이 이러한 공간들을 지원하는 힘이 되어 ‘보이는 통일’을 넘어 ‘체감되는 통일’로 나아가기를 기대한다.

    ◆ 오두산 통일전망대 정보

    위치: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필승로 369

    입장료: 무료 (2024.1.1.부터 시행)

    관람 시간: 10:00~17:00 (입장 마감 16:30 / 평일, 토, 일, 국공휴일)

    7~9월 (하절기 기간) 관람 시간 연장: 09:30 ~17:30 (입장 마감 :17:00)

    매주 월요일 휴관, 2025 추석 연휴 기간 10월 3일 (금) ~12일 (일) 휴관일 없이 정상 운영

    오두산 통일전망대는 개관 시간 중 출입은 자유로우나 민통선 북방 군사 작전지역으로 기상 및 기타 상황에 따라 종료 시간이 유동적일 수 있으니, 종료 직전 방문 시 전화 문의가 권장된다.

    주간, 개관 시간: 031-956-9600

    야간, 휴관일 등: 031-956-9661

    자세한 사항은 오두산 통일전망대 누리집(jmd.co.kr)을 참고하면 된다.

  • AI와 국제 평화, 그리고 한국의 새로운 위상: 이재명 대통령의 유엔 외교를 분석하다

    대한민국이 9월 유엔안보리 의장국으로서 전례 없는 외교적 행보에 나섰다. 이재명 대통령은 한국 최고지도자로서는 최초로 안보리 회의를 직접 주재했으며, ‘AI와 국제평화·안보’라는 핵심 주제를 선정하여 회의를 이끌었다. 이는 급변하는 국제 질서 속에서 한국이 직면한 안보 문제와 미래 산업의 중요성을 동시에 조명하며, 한국의 외교적 위상을 한 단계 높이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이번 이재명 대통령의 3박 5일 유엔 외교는 국민들에게 미래에 대한 희망과 한국인으로서의 자부심을 심어주고 국위를 선양하는 성공적인 성과를 거두었다. 그 배경에는 여러 복합적인 국제 정세와 한국의 국가적 과제들이 자리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 기술의 폭발적인 발전은 국제 평화와 안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를 선제적으로 논의하고 규범을 마련하려는 노력은 시의적절하다는 평가다.

    먼저, 대통령은 세계 최고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과의 만남을 통해 최첨단 미래산업인 인공지능(AI) 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AI 인프라 구축을 통해 한국을 아태지역 허브로 만들고자 하는 의지를 확고히 했다. 이는 한국 국민의 미래 먹거리를 챙기고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구체적인 행보다. 또한, 유엔총회 연설에서는 한국 민주주의의 회복과 발전을 선언하며, 민주주의 여정을 함께하는 모든 이들에게 ‘빛의 이정표’가 될 것임을 약속했다. 이는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민주주의 가치를 수호하는 책임 있는 국가로서의 위상을 강화하는 계기가 되었다.

    적대와 대립으로 경색된 남북 관계를 정상화하기 위한 노력도 중요한 과제로 제시되었다. 이 대통령은 상대 체제 존중, 흡수 통일 및 적대 행위 금지를 3원칙으로 제시하며, 교류(Exchange), 관계 정상화(Normalization), 비핵화(Denuclearization)를 포함하는 ‘END 이니셔티브’를 제안했다. 이를 통해 한반도에서 적대와 대결의 시대를 종식하고 ‘평화공존과 공동 성장’의 새 시대를 열어가자고 제창한 것은, 비핵화 진전과 직접적으로 연결하지 않고 북·미 간 관계정상화를 수용한다는 점에서 창의적이고 진취적인 제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만남을 촉진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다.

    또한, 유엔 무대가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인 비판과 자국이기주의 연설로 인해 혼란스러운 가운데, 이 대통령은 자유, 인권, 포용, 연대의 가치를 수호하는 책임 강국으로서 대한민국이 거주하는 내외국인 모두를 동등한 구성원으로 존중할 것임을 선언했다. 더불어 기후·환경 문제 해결에 모범을 보이며 ‘원조하는 나라’로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실현하고 ‘함께하는 더 나은 미래(Better Together)’ 건설에 앞장설 것을 약속했다.

    한국이 9월 유엔안보리 의장국으로서 ‘AI와 국제평화·안보’를 주제로 회의를 주재한 것은 한국의 신장된 외교력을 여실히 보여준 사례다. 이 대통령은 AI가 가져올 파괴적 혁신과 함께, 국제 협력과 다자주의 연대를 통해 적절한 규범을 마련하지 않으면 인류를 위협하고 불평등을 심화시킬 수 있음을 지적하며, 공동의 대응 방안 모색과 국제 규범 형성에 있어 한국이 중심적인 역할을 자임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이는 안보리 회의 주재 이상의 의미를 가지며, 한국의 글로벌 책임 강국으로서의 면모를 부각시켰다.

    이와 더불어, 이 대통령은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의 지지를 확보하고, 여러 양자 정상회담을 통해 국익 증진을 위한 세일즈 외교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폴란드와의 방산 협력 확대 논의, 체코와의 관광 및 원전 사업 협력, 이탈리아와의 방산, AI, 청정에너지, 우주항공 분야 협력 확대, 우즈베키스탄과의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 격상 및 인프라·핵심광물 공급망 협력 논의 등은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졌다.

    마지막으로,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처음으로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대한민국 투자 서밋’을 개최하며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정책과 해법을 제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행보였다. 국방비 증액을 통한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기업 불공정 지배구조 시정 및 시장 투명성 제고, 세금 제도 개혁, 확장 재정 정책을 통한 신산업 육성 등은 투자를 유치하고 한국 금융 및 증시 부흥을 모색하려는 구체적인 의지를 보여주었다.

    이번 유엔 외교 이후에도 몇 가지 중요한 과제가 남아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일방적인 관세 공세와 투자 요구는 가장 큰 난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국은 외환 위기 가능성을 경계하며 한미 간 무제한 외환 스와프, 투자 대상 결정 참여, 이익 배분 조정, 한국인 입국 비자 문제 해결 등 합리적인 합의를 도출해야 할 것이다. 또한, 10월 말 경주에서 개최될 APEC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준비하고, 북·중 관계 진전 추이를 주시하며 남북 관계 개선 및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빈틈없는 준비가 필요하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간의 회담 가능성에 대비하여 한미 공조 강화와 이를 활용한 북핵 문제 해결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 변호인 조력권 대폭 강화, 경찰 수사 투명성과 신뢰도 높인다

    형사 절차가 전자화되면서 변호인이 사건 정보에 접근하고 의견을 제출하는 과정에서 겪었던 어려움이 점차 사라질 전망이다. 그동안 변호인 조력권 강화는 국민의 기본권 보장과 경찰 수사의 신뢰도 향상을 위한 숙원 과제였다. 과거에는 수사기관의 정보 접근에 제한이 있어 변호인이 피의자를 효과적으로 조력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한 경찰청은 ‘변호인 조력권 강화 방안’을 마련하여, 변호인이 사건 정보에 보다 쉽게 접근하고 신속하게 의견을 제출 및 검토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대폭 개선한다.

    이번 방안의 핵심은 형사 절차에서의 전자문서 이용 확대로 인한 변화에 맞춰 변호인 지원 체계를 강화하는 것이다. 지난 10일 시행된 ‘형사절차에서의 전자문서 이용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형사 절차 전반에서 종이 서류가 사라지고 전자 문서 형태로 모든 기록이 관리된다. 이에 발맞춰 변호인은 앞으로 변호인 선임계, 의견서 등 수사기관에 제출해야 하는 문서를 형사사법포털(www.kics.go.kr)을 통해 온라인으로 편리하게 제출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체포·구속 통지서, 수사 결과 통지서 등 각종 통지 서류에 대한 열람도 가능해진다.

    나아가, 선임 변호인이 형사사법포털에 제출한 선임계의 연락처 정보는 수사기관이 사용하는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과 연동된다. 이를 통해 수사기관은 변호인이 등록한 연락처로 각종 통지를 신속하게 전달할 수 있으며, 변호인은 통지받은 정보를 바탕으로 형사사법포털에서 자신이 선임된 사건의 정보에 훨씬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된다. 이 외에도 시·도 경찰청과 지방 변호사회의 간담회를 정기적으로 개최하여 수사 과정에서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개선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경찰관서 내 수사민원상담센터에서는 변호사의 무료 법률 상담을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더불어, 2021년부터 서울변호사회에서 시행 중인 사법경찰평가제도를 전국으로 확대하기 위해 대한변호사협회 등 변호사 단체와 협력하며, 평가 결과를 경찰 수사 제도 개선 및 수사관 교육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경찰청은 이번 변호인 조력권 강화 방안이 헌법상 보장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중요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국민의 권리가 더욱 두텁게 보장될 뿐만 아니라, 경찰 수사의 공정성과 신뢰도가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개선은 수사 과정의 투명성을 증대시키고, 변호인의 적극적인 법률 조력을 통해 억울한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지원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 정책 수혜자 넘어 ‘정책 생산자’로…청년인재DB, 청년 참여의 새 지평을 열다

    청년들이 정책을 단순히 ‘받는 것’으로만 인식하며 정책 과정에서 소외되는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대학생 시절, 정책은 장학금, 취업 지원, 문화 혜택 등 자신에게 주어지는 수혜의 형태로만 다가왔다. 그러나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활동을 통해 정책이 누군가의 기획과 실행으로 만들어지는 결과물임을 체감하면서, 청년 당사자의 목소리가 정책 과정에 반영되어야 한다는 인식이 점차 커졌다.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국무조정실 청년정책조정실이 운영하는 ‘청년인재DB’가 청년을 정책의 수동적인 수혜자에서 능동적인 참여자로 전환시키는 중요한 해결책으로 떠올랐다.

    청년인재DB는 청년들이 단순한 정보를 받아보는 창구를 넘어, 개인의 이력과 관심사를 등록하면 정책위원회, 자문단, 기자단 등 다양한 정책 활동 기회와 연결될 수 있도록 설계된 누리집이다. 이는 곧 청년들을 ‘정책을 받는 사람’에서 ‘정책을 만들어가는 사람’으로 전환시키는 혁신적인 시스템이다. 이 서비스를 접한 청년들은 회원가입 후 자신의 경험과 정책에 대한 바람을 담아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수 있다. 이 과정을 통해 청년들은 정책 과정의 한 축으로서 자신이 기여할 수 있다는 현실감을 느끼게 된다.

    특히, 청년인재DB의 두드러진 장점은 청년 스스로가 기회를 찾아 지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등록된 프로필을 바탕으로 관련 담당자가 먼저 연락하여 참여를 제안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이는 기회를 찾아다니는 수고를 덜어주고, 정책과 청년을 효과적으로 연결해 주는 든든한 매개체 역할을 한다. 실제 필자는 청년인재DB를 통해 국무조정실 청년정책조정위원회 실무위원회 위촉직 청년위원에 지원하는 경험을 했다. 이 자리는 명예직이 아닌, 청년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다양한 정책 의제에 대한 논의와 자문을 맡는 실질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청년인재DB를 통해 지원하는 과정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크다. 중요한 것은 청년들이 더 이상 정책의 수동적인 수혜자로 머물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프로필을 등록하고 관심사를 드러내며 정책에 목소리를 보탬으로써 제도 개선 과정에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 이는 곧 청년 스스로가 사회 변화를 만드는 동력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많은 청년이 정책을 자신과 무관한 영역으로 여기지만, 취업, 주거, 교육, 문화생활 등 삶의 모든 영역이 정책의 영향 아래 놓여 있다. 따라서 청년이 직접 참여해 의견을 개진하고 제도를 감시하며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것은 매우 필요하다.

    청년인재DB는 이러한 청년 참여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관문으로서, 앞으로 더 많은 청년이 이 제도를 인지하고 활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책을 ‘받는 것’에 머물지 않고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에 참여하는 청년이 늘어날수록, 정책은 더욱 현실적이고 실효성 있게 발전할 것이다. 필자 역시 이 경험을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필요한 자리에 참여하며, 청년 당사자의 관점에서 정책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 나갈 계획이다. 정책은 멀리 있지 않다. 우리가 서 있는 자리에서 문제를 발견하고 목소리를 내며 직접 참여하는 순간, 정책은 우리 곁에서 살아 움직이게 된다. 청년인재DB는 그 출발선이며, 이제 더 많은 청년이 그 문을 두드리고 사회를 바꿔나가는 주체로 자리 잡기를 바란다.

  • 분단의 현실을 마주한 ‘통일안보 견학’, 2026년 통일부 예산안 확대가 열어갈 미래는?

    선선한 가을 바람이 불어오는 9월, 굽이진 길을 따라 철조망과 경비초소, 경고문을 지나 마주한 경기도 파주시의 오두산 통일전망대는 ‘휴전국’이라는 현실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는 장소이다. 이곳은 푸른 하늘 아래 임진강과 한강이 만나는 지점에서 망원경을 통해 북한 땅을 바라볼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며, 어린 자녀를 동반한 가족에게는 단순한 가을 나들이를 넘어선 ‘안보 견학’의 기회를 제공한다.

    오두산 통일전망대 입구에서부터 느껴지는 분단의 현실은 전망대 내 전시실에서 더욱 생생하게 다가온다. 1층과 2층에 마련된 전시실에서는 분단 역사를 되돌아보고 현재를 짚어보며 통일의 미래를 제시하는 다양한 전시가 진행된다. 특히 1년에 2~3차례 열리는 특별기획전시실에서는 새로운 주제의 전시를 만나볼 수 있다. 이날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던 것은 2층의 ‘그리운 내 고향’ 전시였다. 실향민들이 그린 북에 두고 온 고향 그림 5,000여 점은 북한의 풍경을 섬세하게 담아내며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고스란히 전해준다. 또한, 2층과 3층 사이에 자리한 ‘통일의 피아노’는 2015년 광복 70주년을 기념하여 제작된 것으로, 분단의 상징인 DMZ 철조망을 피아노 현으로 사용하여 상징적인 의미를 더한다. 전시실 곳곳에 배치된 분단 역사, 6.25 전쟁 자료, 남북 교류 관련 전시물들은 물론, 영상실에서 상영되는 통일 교육 다큐멘터리는 관람객들에게 통일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돕는다.

    야외 전망대에서는 불과 몇 킬로미터 떨어지지 않은 북한 개성 시내와 마을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다. 날씨가 맑은 날에는 개성 시내(송악산, 개성 공업지구 일대), 개풍군 마을 일대, 그리고 북한 주민들의 생활 모습까지 망원경을 통해 관찰 가능하다. 서울 도심에서 차로 약 한 시간 남짓이면 도착할 수 있는 뛰어난 접근성을 자랑하며, 연간 약 100만 명이 방문할 정도로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인기 있는 안보 견학 명소이다. 이날 기자는 망원경을 통해 자전거를 타고 논두렁 사이를 이동하는 개성 주민의 일상을 엿보며 ‘가깝지만 먼 나라’의 현실을 생생하게 느꼈다. 오두산 통일전망대는 단순한 나들이 장소를 넘어, 분단의 현실과 통일의 가능성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살아있는 현장이다.

    이러한 현장 경험은 최근 발표된 2026년 통일부 예산안을 통해 더욱 구체적인 정책으로 연결된다. 2026년 통일부 예산은 지난해보다 약 20% 이상 증액된 1조 2,378억 원 규모로 편성되었으며, 남북협력기금은 1조 25억 원으로 확대되었다. 이 예산은 인도적 지원, 경제 협력 사업, 문화 교류 및 국민 공감 프로젝트 등 다양한 분야에 배분된다. 특히 체험 사업, 민간 통일운동, 통일 문화 교육 등이 예산안에 신규로 포함되면서, 국민들이 통일 관련 정책을 ‘보고, 느끼는’ 기회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2026년 통일부 예산안은 크게 네 가지 분야로 나뉜다. 먼저 ‘인도적 문제 해결’에는 약 6,810억 원이 책정되어 이산가족 지원과 구호 활동에 집중된다. ‘경제협력 기반 조성’ 분야에서는 교류 협력 보험, 경제협력 대출 등이 포함되어 남북 교류 재개 시 활용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다. ‘사회문화 교류’ 분야에서는 남북 간 문화·체육 교류, 민간 교류 사업 등이 소규모로 반영되었으며, ‘국민 공감 확대’ 분야에서는 통일 문화 체험, 민간단체 지원, 사회적 대화 프로그램 등이 추진된다.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예산 항목이 단순히 ‘정책 사업’으로만 머무르지 않고, 국민들의 ‘체험’과 직접적으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국민 공감 사업은 오두산 통일전망대나 DMZ 탐방과 같은 현장 체험과 밀접하게 연계될 수 있다. 이는 곧 정부 예산이 국민들이 통일 문제를 ‘체험’할 기회를 넓히는 자원으로 작동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더불어, 오두산 통일전망대 이용객은 DMZ 생생누리 방문 시 입장료의 반액 할인을 받을 수 있는 ‘DMZ 연계할인’ 혜택도 제공된다.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마주한 북한 너머의 풍경은 통일·안보 정책이 단순한 정부 문서 속 숫자가 아님을 분명히 보여준다. 2026년 통일부 예산안의 증액과 신규 사업들은 상당한 기대를 갖게 한다. 특히 인도적 지원, 경제협력, 통일 문화 및 국민 체험 사업이 국민들의 삶 속에서 통일에 대한 어떠한 생각을 불러일으킬지가 주목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러한 예산이 책상 위에만 머무르지 않고 실제 집행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노력이다. 집행 가능성, 남북 관계의 흐름, 주민과 민간단체의 참여, 지역 인프라 정비 등이 함께 작동해야만 예산은 비로소 ‘체감되는 정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화창한 날씨 속에서 청명한 하늘과 함께 풍경을 바라보았던 오두산 통일전망대처럼, 눈앞의 풍경이 통일의 가능성을 상상하게 하는 공간들이 더욱 많아지고, 정부 예산이 그러한 공간들을 지원하는 강력한 힘이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