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산암과 퇴적암의 특별한 만남, 그리고 신비로운 암석 내부 구조가 국내 최초 또는 보기 드문 규모로 발견되어 천연기념물 지정이 예고되었다. 국가유산청은 「부안 격포리 페퍼라이트」와 「부안 도청리 솔섬 응회암 내 구상구조」를 국가지정유산 천연기념물로 지정하기 위한 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는 국내 지질 유산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보존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이번에 천연기념물 지정이 예고된 「부안 격포리 페퍼라이트」는 변산반도 서쪽 끝, 아름다운 적벽강 해안가 절벽을 따라 형성된 독특한 지층이다. 이곳에서 발견되는 페퍼라이트는 두께 약 1m 내외의 층으로, 상부의 화산암층인 곰소유문암층과 하부의 퇴적암층인 격포리층 경계에 자리 잡고 있다. 페퍼라이트란 뜨거운 용암이 습기를 머금은 퇴적물과 만나 격렬하게 뒤섞이며 생성되는 암석을 지칭한다. 용암의 열에 의해 퇴적물 속 수분이 끓어올라 폭발하면서 마치 후추(pepper)를 뿌린 듯한 독특한 외관을 형성하는 것이 특징이다. 부안 격포리 지역의 페퍼라이트는 일반적으로 얇은 띠 형태로 나타나는 것과 달리, 국내에서는 보기 드물게 두꺼운 규모로 산출되어 그 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게 평가된다. 이러한 특징은 페퍼라이트의 전형적인 형성 과정을 직접적으로 관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질학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함께 지정 예고된 「부안 도청리 솔섬 응회암 내 구상구조」 역시 국내외적으로 희귀한 화산암 구조로 주목받고 있다. 부안군 변산면 소재지에서 남서쪽으로 약 6km 떨어진 수락마을 앞바다에 위치한 솔섬은 썰물 때 육지와 연결되는 곳이다. 이 섬은 약 8,700만 년 전 후기 백악기에 발생한 부안 지역의 화산 활동으로 형성되었으며, 섬 상부에 소나무가 우거져 있어 ‘솔섬’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특히 솔섬의 하부 응회암층에서는 마치 포도송이처럼 맺혀 있는 다량의 구상구조가 발견된다. 이 구상구조는 응회암이 아직 완전히 굳기 전, 열수(유용 광물이 녹아있는 뜨거운 용액)가 모암을 뚫고 지나가는 과정에서 내부의 철산화물이 침전되어 형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형태의 화산암 구조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매우 희귀한 사례로, 솔섬 지역의 지질학적 가치를 더욱 높여주고 있다.
국가유산청은 이번 「부안 격포리 페퍼라이트」와 「부안 도청리 솔섬 응회암 내 구상구조」에 대한 천연기념물 지정을 위해 30일간의 예고 기간 동안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이후 자연유산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이번 지정 예고는 우리 땅에 숨겨진 우수한 지질 유산을 발굴하고 체계적으로 보존·관리하려는 국가유산청의 적극적인 의지를 보여준다. 앞으로도 학술적 가치가 높은 지질 유산에 대한 지속적인 발굴과 보존 노력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