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도시 침수 참사, ‘한발 앞선 시스템’ 부재가 근본 원인

전 세계적인 기후변화와 급격한 도시화는 자연재난을 대형화, 다양화, 복합화시키고 있지만, 이에 대한 대응 및 예방 대책은 여전히 미흡한 실정이다. 특히 국지성 폭우의 발생 빈도가 일상화되고 극단적인 집중호우로 인한 침수 피해가 가중되는 상황에서, 과거와 같은 방식의 재난 관리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음을 보여주는 사례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2023년 발생한 오송 지하도 침수 참사는 이러한 문제점을 극명하게 드러냈으며, 이후 여름 우기 때마다 반복되는 침수사고는 재발 방지를 위한 사전 대비의 절실함을 시사한다.

오송 지하도 참사는 제방 붕괴 및 침수 위험 경고에 대한 신속하고 유기적인 대응이 이루어졌다면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사고로 평가된다. ‘제방이 무너졌다’는 보고 후 30분 뒤 미호강 물이 궁평2지하차도까지 밀려왔음에도 불구하고, 안전 책임을 맡은 관련 기관들의 대응은 미흡했다. 관할 기초자치단체는 금강홍수통제소로부터 침수 위험 정보를 전달받았음에도 광역지자체에 전달하지 않았고 자체 대응도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도로 통제 권한이 있는 광역지자체 역시 관련 기관들로부터 여러 차례 홍수 위험 정보를 받았으나 지하차도를 통제하지 않았으며, 경찰 또한 지하차도 침수 위험 관련 112 신고를 받았음에도 현장 출동 여부가 불투명하다. 더욱이 미호강 둑이 터지기 1시간 40분 전, 굴삭기 작업 없이 인부 6명이 삽질로만 보수 공사를 하는 수준의 임시방편적인 대응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궁평2지하차도 침수 사고가 재난안전 관련 기관들의 신속하고 체계적인 행정 조치가 유기적으로 이루어졌다면 미연에 방지하거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던 사고였음을 보여준다. 임시 제방 보강 공사가 치밀하게 이루어졌고, 홍수 경보 발령 시 재난관리책임기관 등에서 지하차도를 미리 통제했더라면 사고는 막을 수 있었다.

이러한 반복되는 지하차도 침수 사고를 근본적으로 막기 위해서는 폭우와 홍수 경보가 발령되면 지하차도의 차량 진입을 자동 차단하는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 자동차단 시스템 구축이 어려운 상황이라면, 경찰 또는 지방 정부의 차량 통제가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작동될 수 있도록 매뉴얼화하는 작업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는 현대 사회가 직면한 기후변화로 인한 국지성 폭우의 일상화와 그로 인한 집중호우 피해 가중이라는 현실에 대한 적극적인 재난 대응 및 대비책 강구의 일환이다.

한편, 도시화로 인한 인구 집중은 지하시설 활용도를 극대화하며 침수 취약성을 점차 높여가고 있다. 2050년 이후 전 세계 및 한국 인구의 67% 이상이 도시 지역에 거주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도시의 재난·안전 취약성은 점차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도심 침수에 대한 사전 대비가 이루어져야 한다. 극단적·국지성 폭우로 인해 유출이 증가하면서 발생하는 도시 지하 시설물 및 인명 피해는 갈수록 늘고 있으며, 도시 집중으로 인한 공간 부족으로 교통, 주거, 전기 설비 등의 시설물들이 침수에 취약한 지하 및 저지대에 설치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펌프 시설의 지상화, 배전 시설의 지상화 등 전반적인 침수 대비 설비 역시 미흡한 상태로, 이에 대한 개선 및 보강이 요구된다. 재난관리책임기관 등은 여름철 폭우에 대비하여 풍수해 방재 시설에 대한 점검, 보수·보강을 강화하고, 재난재해 발생 대비 비상대처 계획 수립 여부를 진단해야 한다. 하천 시설, 농업 생산 기반 시설, 공공 하수도시설, 하수 저류시설, 빗물 펌프장, 항만 시설, 어항 시설, 도로 시설, 산사태 방지 시설, 재난 예·경보 시설 등 주요 시설물에 대한 철저한 점검과 관리가 필요하다.

현대의 풍수해 피해를 경감시키기 위한 방안으로는 첫째, 중앙 정부 차원의 기후 위기 시대에 걸맞은 사전 대책 수립과 운영, 그리고 지방 자치 단체 차원의 재난 역량 강화가 중요하다. 둘째, 재난관리기관은 침수 위험 예상 지역에 대한 예방, 대비, 대응 전략을 체계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셋째, 이러한 시스템 구축을 위해 지속적인 하드웨어적 물 관리뿐만 아니라,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을 활용한 정보 전달 시스템 구축 및 운용과 같은 소프트웨어적 접근이 병행되어야 한다. 넷째, 궁극적으로 이러한 자연재해에 대한 최선의 대응책은 한발 앞선 대응 시스템을 마련하고 현장에서 효과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대비하는 것이다. 미리 준비하면 안전을 확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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