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기술탈취, ‘피해 입증 곤란·낮은 손해배상’ 문제 해결된다

중소기업이 겪는 기술탈취 문제의 고질적인 원인으로 지목되어 온 ‘피해 입증의 어려움’과 ‘낮은 손해배상액’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제시된다. 중소벤처기업부(장관 한성숙, 이하 중기부)는 공정거래위원회, 특허청 등 관계부처와 합동으로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을 위한 중소기업 기술탈취 근절 방안’을 발표하며, 그동안 기업 현장에서 절감해온 고충을 해소하기 위한 구체적인 대책을 내놓았다.

그간 기술탈취 피해를 입은 기업들은 소송 과정에서 자신의 피해 사실을 입증하는 데 막대한 어려움을 겪어왔다. 또한, 승소하더라도 배상받는 금액이 실제 피해액에 크게 못 미쳐 실질적인 보상이 이루어지지 못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실제 벤처기업 대상 설문조사(25년, 특허청·벤처기업협회)에 따르면, 기술침해 소송 과정에서의 애로사항 중 증거수집 곤란이 73%에 달했으며, 판결문 분석 결과(24년, 중소벤처기업부) 법원이 인용한 평균 손해배상액은 피해기업이 청구한 평균 금액 8억원의 17.5% 수준인 1.4억원에 불과했다. 이러한 현실은 중소기업이 기술혁신에 대한 의지를 꺾고, 시장 질서의 공정성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해왔다.

이에 이번 대책은 ▲피해 기업이 불리하지 않은 소송 환경 조성, ▲침해 기업이 회복할 수 있는 충분한 보상 제공, ▲기술탈취를 효과적으로 막는 든든한 보호망 구축을 기본 방향으로 설정했다. 이를 위해 4대 중점 추진 과제가 마련되었다.

첫째, 기술탈취 피해사실 입증 지원을 강화한다. ‘한국형 증거 개시 제도’를 도입하여 정보 불균형을 해소하고, 전문가 사실조사 제도와 자료보전명령 제도를 마련하여 피해 기업의 소송 부담을 덜고 신속한 재판을 유도한다. 또한, 법원이 중기부, 공정위 등 행정기관에 행정조사 자료 제출을 명령할 수 있는 ‘자료제출 명령권’을 신설하고, 제출 자료의 범위도 디지털 증거자료까지 확대한다. 자료 제출 거부 및 방해 시에는 5천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행정조사 단계에서는 익명 제보 시스템을 도입하고, 중기부의 직권 조사, 공정위의 기술탈취 빈발 업종 중심 직권 조사 강화 등을 통해 침해 행위 적발 및 제재를 강화한다. 중기부의 시정권고 수준을 시정명령으로 개선하고, 과징금 부과도 추진한다. 신종 기술유출 수법 및 국가핵심기술 해외 유출에 대한 처벌도 강화하여 브로커 행위, 미신고 수출 등을 포함하고 벌금을 최대 65억원으로 상향한다.

둘째, 손해배상액 현실화를 추진한다. 침해당한 기술 개발에 투입된 비용도 손해배상 소송에서 기본적인 손해로 인정될 수 있도록 손해액 산정 기준을 개선한다. 또한, 피해 기업의 연구개발비 정보를 정부 R&D 과제와 연계하여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한다. 법원이 손해액 산정을 위해 전문기관에 촉탁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기술보증기금 중앙기술평가원을 ‘중소기업 기술손해 산정센터’로 확대 운영하여 전문성을 제고한다. 손해액 산정에 필요한 판례, 기술개발비용, 기술거래 정보 등은 ‘기술보호 울타리’ 플랫폼으로 통합 관리하고, 영업비밀의 경제적 가치 평가 모델 개발도 추진한다.

셋째, 기술탈취 예방 실효성을 강화한다. 부처 합동 기술보호 설명회 횟수를 확대하고, 찾아가는 기술보호 교육, 지하철 전광판 및 라디오 광고 등 홍보 수단을 다각화하여 정책 인지도 제고에 나선다. AI를 활용한 자동화된 영업비밀 분류 및 유출방지 시스템 구축 지원, 국가핵심기술 보유 중소기업의 보안설비 구축 지원 등 중소기업의 기술보호 역량을 강화한다. 기술임치 건수를 2030년까지 3만건으로 확대하고, 특허청 원본증명서비스를 아이디어까지 확대 적용한다. 또한, 물리적·전산적 보호 시스템 구축 지원 및 정기 구독형 디지털 포렌식 지원 사업을 신설한다.

넷째, 기술탈취 근절 추진체계를 효율화한다. ‘기술탈취 근절 범부처 대응단’과 ‘중소기업 기술분쟁 신문고’를 신설하여 피해 중소기업의 혼란을 해소한다. 기술경찰 조직 및 인력을 확충하고, 첨단산업, 제조업 분야 중심의 기획·인지 수사 및 집중 단속을 실시한다. 특허청의 기술자문, 수사기관 이관 패스트트랙, 현장 밀착형 초동 지원 등 수사체계를 고도화하고 공조를 강화한다. 법원·검찰 사건에 대한 조정 연계 범위를 확대하고, 기술분쟁 조정제도에 1인 조정부 신설, 직권 조정 도입, 비대면 원격 조정 확대 등을 통해 효율성을 높인다.

한성숙 중기부 장관은 “이번 대책의 궁극적인 목표는 공정과 신뢰에 기반한 공정성장 경제 환경을 실현하는 것”이라며, “부처 간 긴밀한 협업을 통해 정책이 현장에 실효성 있게 안착되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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