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 정부가 불안정한 글로벌 통상 환경에 대응해 공급망 안정화에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4년 만에 재개된 산업장관회의를 통해 양국 산업 협력의 구조적 전환도 모색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김정관 장관이 지난 18일 중국 베이징에서 왕 원타오 상무부 부장과 한중 상무장관회의를, 리 러청 산업정보화부 부장과는 제5차 한중 산업장관회의를 각각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는 글로벌 물류난과 원자재 수급 위기로 인해 국내 산업계가 겪는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한 정부 차원의 대응이다.
양국 상무장관은 물류 지연이나 원자재 수급 위기 발생 시 ‘공급망 핫라인’을 즉시 가동해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특히 희토류, 영구자석 등 핵심 품목에 대해서는 수출통제대화와 신속 허가 제도를 활용해 공급망의 예측 가능성을 높인다. 양국 교역액의 26%를 차지하는 반도체 산업 역시 정책적 소통을 강화해 중국 내 우리 기업 공장의 원활한 가동을 지원하기로 했다.
또한 상반기 내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공동위원회를 열어 서비스·투자 분야 협상의 실질적 합의점을 도출하고, 지식재산권 이행위원회를 재개해 중국 내 한국 콘텐츠의 저작권 보호를 강화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8년 만에 대면으로 열린 산업장관회의에서는 변화된 양국 산업 구조를 반영한 수평적·호혜적 협력 방안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기존의 상호보완적 관계를 넘어 경쟁 구도가 심화된 현실을 인정하고, 새로운 협력 모델을 찾자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에 따라 양국은 반도체·배터리 등 첨단 분야 협력을 공고히 하는 한편, 기후 변화와 인구 고령화라는 공동 과제에 대응하기 위해 산업의 그린 전환과 실버산업을 새로운 협력 분야로 정했다. 이를 위해 관련 기술을 교류하고, 산업 공급망 데이터 플랫폼 구축 경험을 공유하며 기업과 연구기관 간 협력을 촉진할 계획이다.
이번 합의는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핵심 품목의 공급망 리스크를 정부 간 소통 채널로 관리하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공급망 안정화는 국내 기업의 생산 차질을 예방하고, 나아가 산업 전반의 불확실성을 낮추는 효과로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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