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경제

  • EU 철강 수입 규제 강화, 국내 철강 산업 ‘수출 2위 시장’ 위기 직면

    유럽연합(EU)이 기존의 세이프가드 제도를 대체하는 새로운 철강 수입쿼터(TRQ) 도입을 제안하면서, 한국 철강 산업이 수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EU 시장에서 새로운 무역 장벽에 직면하게 될 위기에 처했다. 이번 EU의 제안은 쿼터 물량을 47% 축소하고 쿼터 밖 관세율을 20%에서 50%로 대폭 인상하는 을 담고 있으며, 특히 조강 생산 과정에서의 모니터링 도입까지 예고하고 있어 국내 철강 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러한 EU의 움직임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보호무역주의 추세 속에서 나타난 것으로, 한국 철강 수출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EU는 한국의 철강 수출에서 두 번째로 큰 시장이기 때문에, 이번 규제 강화가 확정 및 시행될 경우 국내 철강 기업들의 수출 실적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철강 업계는 이러한 상황에 대해 신속하고 강력한 정부 차원의 대응을 촉구하며, 보호무역 장벽이 상대적으로 낮은 국가로의 ‘밀어내기 수출’ 가능성과 그로 인한 불공정 수입 철강재 유입 차단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나아가,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철강 산업의 체질 개선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저탄소·고부가가치 전환에 대한 범부처 차원의 지원 확대도 강력히 요청했다.

    이에 정부는 EU의 철강 TRQ 강화 제안에 대응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 마련에 착수했다. 산업통상부는 10일 박종원 통상차관보 주재로 철강업계와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EU 동향을 면밀히 공유하고 향후 대응 계획을 논의했다. 정부는 EU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에 대한 쿼터 물량 배분을 고려하겠다고 밝힌 점을 활용하여, 다양한 협의 채널을 통해 국내 업계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고 우리 이익을 최대한 확보해 나갈 방침이다. 또한, 세계무역기구(WTO)와 한-EU FTA상 적절한 채널을 활용하는 방안도 지속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단기적인 수출 기업의 애로 해소를 위해 정부는 철강 수출공급망 강화 보증 상품과 철강·알루미늄·구리·파생상품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이차보전사업 신설을 추진하는 등 다각적인 지원책을 발굴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공급 과잉에 대응한 품목별 지원책 마련, 반덤핑 등 제도를 통한 불공정 수입 대응 강화, 저탄소 철강재 기준 수립 및 인센티브 제공, 수소환원제철 및 특수탄소강 등 철강 산업의 저탄소·고부가 전환 투자 확대 지원, 안전 관리 강화 및 상·하공정 간 상생 협력 확대 등을 포함하는 철강 산업 고도화 방안을 관계 부처 합동으로 이달 중 마련할 예정이다. 정부는 앞으로도 철강업계와 긴밀히 소통하며 주요국의 통상 장벽 강화에 총력 대응하고, 한국 철강 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적극 뒷받침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 소비 진작 위해 ‘복권’까지 활용… 정부, 상생소비복권 등으로 민생 경제 활성화 시도

    정부의 잇따른 소비 진작 정책 발표 속에, 소비 영수증이 곧 복권이 될 수 있다는 파격적인 아이디어를 담은 ‘상생소비복권’이 시행되고 있어 이목이 집중된다. 이는 단순히 소비를 늘리는 것을 넘어, 국민적 참여를 유도하고 탈세 방지 및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다층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을 보여준다. 몇 년 전 대만 여행 경험에 비추어보면, 현지에서는 이미 영수증 고유 번호로 최대 약 4억 원의 상금을 지급하는 복권 제도를 통해 탈세 방지와 소비 촉진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사실은 이러한 정책의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대한민국 정부 역시 국민들이 헷갈리지 않도록 다양한 소비 촉진 정책을 정리하여 발표했다. 가장 먼저, 지난 7월 시작된 ‘민생회복 소비쿠폰’은 1차에 이어 2차 신청을 앞두고 있다. 2차 지원은 소득 상위 10%를 제외한 전 국민에게 1인당 10만 원의 소비쿠폰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회복과 성장의 마중물’이라는 이름 아래 추진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9월부터는 ‘상생페이백’ 제도가 시행되어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본인 명의의 국내 신용·체크카드를 사용하는 국민이 대상이며, 작년(2024년) 대비 올해 9월부터 11월까지 소비가 증가한 금액에 대해 온누리상품권을 환급해 주는 방식이다. 9월 15일부터 신청이 시작되었으며, 2025년 11월 30일까지 신청 가능하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앞서 언급된 ‘상생소비복권’이다. 이 정책은 상생페이백과 연계되어, 상생페이백 신청 시 자동으로 응모되는 방식이다. 8월 1일부터 10월 12일까지의 누적 결제액을 기준으로, 5만 원당 1장의 쿠폰을 지급하며 1인당 최대 10장까지 응모할 수 있다. 정부는 총 2,025명을 추첨하여 1등 10명에게 각 2천만 원, 2등 50명에게 200만 원, 3등 600명에게 100만 원, 4등 1,365명에게 10만 원의 디지털 온누리상품권을 지급할 예정이다. 다만 1등 당첨의 경우 비수도권 지역에서 5만 원 이상 소비 실적이 있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상생소비복권은 내수 및 지역 경제 활성화를 목표로 하므로, 대형마트, 백화점, 유흥업소, 온라인 거래, 프랜차이즈 직영점 등에서의 소비는 인정되지 않는다. 이는 소비가 전통시장이나 동네 식당 등 소상공인 업소로 흘러들어가도록 유도하려는 정책적 의도를 반영한다.

    이러한 정책들이 실제로 소비 분위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도 들린다. 최근 복학한 동생과 함께 장을 보러 나선 기자는 지역 전통시장에서 상인과 대화를 나눴다. 한 전통시장 상인은 “쿠폰 지급 초기에는 손님이 늘어난 것 같았지만, 월말 정산 시 큰 차이는 없었다”며 “9월부터 시행되는 새 정책(상생페이백 및 상생소비복권)을 통해 추석을 전후로 경기가 살아나길 바란다”고 전했다.

    정부는 짧은 기간에 집중적인 투자를 통해 어려운 경제 상황을 타개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9월에 시작되는 2차 소비쿠폰과 더불어 상생페이백, 상생소비복권이 대한민국 경제에 실질적인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올 가을, 국민들의 마음과 대한민국 경제 모두 풍성한 한가위를 맞이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 대한민국, ISO 기술이사회 연임 성공…글로벌 표준 주도권 강화

    국제 표준화 무대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이 더욱 공고해졌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지난 6일부터 10일까지 르완다 키갈리에서 열린 국제표준화기구(ISO) 총회에서 우리나라가 기술이사회(TMB)에 연임하는 쾌거를 달성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는 대한민국이 2028년까지 기술이사국으로서 ISO의 기술 정책 결정 과정에 지속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음을 의미한다.

    이번 연임은 국제 사회로부터 대한민국의 국제 표준화 역량이 다시 한번 인정받았음을 보여준다. 특히 TMB는 ISO 내에서 신규 표준위원회 설립 및 해산, 기존 표준위원회 간의 업무 조정, 의장국 임명 등 ISO의 전반적인 표준 활동을 실질적으로 조정하는 핵심적인 의사결정 기구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즉, 대한민국의 참여는 앞으로 ISO가 나아갈 기술 표준의 방향 설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대한민국은 이번 총회에서 단순히 연임을 넘어, 미래 핵심 기술 분야인 ‘GPS 기반 개인 위치 서비스 기술’에 대한 표준위원회 설립을 적극 제안했다. 또한, 이에 대한 ISO 회원국들의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한 워크숍을 직접 주관하며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이는 대한민국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미래 시장을 선점하고 관련 국제 표준을 선도하려는 전략적인 행보로 풀이된다.

    뿐만 아니라, 캐나다, 이탈리아 등 주요국의 표준화 기관들과 협력 MOU를 체결하며 국제적인 연대를 강화했다. 더불어 오는 12월 개최될 ‘국제 AI 표준 서밋’에 주요 인사들의 참여를 요청하는 등, 글로벌 표준화 이슈에 대한 논의를 더욱 확장하고 대한민국의 리더십을 부각하려는 노력을 기울였다.

    김대자 국표원장은 이번 연임을 “국제 표준화 무대에서 우리나라의 영향력을 더욱 확고히 하는 계기”라고 평가하며, “앞으로도 국제표준화기구에서 리더십을 가지고 국제사회가 신뢰하는 표준 강국으로서 위상을 공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다각적인 노력은 국제 표준화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는 가운데, 대한민국의 기술 경쟁력을 글로벌 시장에서 확고히 하고 미래 기술 생태계를 주도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 ‘가격 띄우기’ 의심 거래 8건, 경찰 수사 의뢰… 부동산 시장 질서 확립 시급

    최근 서울 아파트 거래 시장에서 부동산 거래 신고법을 악용한 ‘가격 띄우기’가 의심되는 정황이 다수 포착되면서 부동산 시장의 투명성과 공정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진행한 기획조사 중간 점검 결과, 8건의 의심 사례를 확인하고 경찰청에 수사 의뢰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사 확대의 배경에는 부동산 실거래가 제도를 악용한 허위 신고 행위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지난 2023년 3월부터 8월까지 서울시 부동산 거래 해제 건 가운데 높은 가격으로 신고한 뒤 계약금을 몰취하지 않고 거래를 해제하는 방식의 ‘가격 띄우기’가 의심되는 거래 425건을 대상으로 기획 조사를 실시했다. 이 중 최근 논란이 된 올해 의심 거래를 우선적으로 조사했으며, 그 결과 8건에서 의심 정황을 포착했다. 이에 따라 8건 중 2건은 이미 지난 10일 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했으며, 나머지 6건에 대해서도 다음 주까지 수사 의뢰를 완료할 예정이다.

    ‘가격 띄우기’는 부동산거래신고법 제26조에 따라 공인중개사는 물론 일반인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는 명백한 불법 행위다. 이러한 행위는 의도적인 시세 조작으로 이어져 부동산 시장 질서를 교란하고,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기회를 박탈하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한 국토교통부는 경찰청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부동산 범죄 근절에 나서고 있다. 이상경 국토교통부 1차관은 지난 10일 박성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과 간담회를 갖고 ‘가격 띄우기’를 포함한 부동산 범죄 행위 근절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상경 차관은 “주거 안정을 위해 부동산 시장 질서 확립이 매우 중요하며, 부동산 불법행위에 대해 두 기관이 긴밀히 협력해 엄정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박성주 국가수사본부장 역시 “의도적인 시세 조작 등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해 철저하고 신속하게 수사하고 관계 부처와 긴밀히 협력해 공정하고 투명한 부동산 시장 질서 확립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국토부는 앞으로도 기획조사를 통해 ‘가격 띄우기’와 같이 부동산 시장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저해하는 불법 정황을 확인하면 즉시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등 법과 원칙에 따라 엄중히 처리할 방침이다. 더 나아가 탈세와 편법 증여 등과 관련된 사안에 대해서는 국세청 등 관계기관과 신속하게 정보를 공유하여 철저한 조사와 조치를 이끌어낼 계획이다. 이상경 차관은 “악의적인 집값 허위 신고는 부동산 시장을 교란하고 내 집 마련 의욕을 꺾는 범죄 행위”라며 “경찰청, 국세청과 공조해 투기 세력을 반드시 뿌리 뽑겠다”고 다시 한번 의지를 피력했다. 이번 경찰 수사 의뢰와 관계부처와의 협력을 통해 부동산 시장의 불법 행위가 근절되고 실수요자들이 안심하고 거래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 쿠팡이츠, ‘할인 전 가격’ 수수료 부과 관행에 제동… 입점업체 부담 완화 기대

    소상공인 및 중소기업의 핵심 사업 채널로 자리 잡은 배달 애플리케이션 시장에서 입점업체에 대한 불공정 약관 관행이 개선될 전망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소비자가 실제 결제한 금액이 아닌, 할인 전 가격을 기준으로 수수료를 부과해 입점업체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쿠팡이츠의 약관 조항에 대해 시정을 권고했다. 이는 약관법 위반으로 판단되었으며, 이와 더불어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의 노출 거리 제한, 부당한 면책 조항 등 총 10개 유형의 불공정 약관 조항 역시 시정 권고 대상에 포함되었다.

    이번 공정위의 조치는 배달앱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주요 사업자들이 입점업체와 체결한 이용 약관을 대상으로 불공정 조항이 있는지 점검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졌다. 특히 쿠팡이츠는 입점업체에 중개수수료와 결제수수료를 부과하는 기준을 소비자가 실제 결제한 금액이 아닌 ‘할인 전 판매가’로 규정하고 있었다. 이러한 약관은 입점업체가 자체적으로 쿠폰 발행 등 할인 행사를 진행할 경우, 할인 비용으로 인한 손해뿐만 아니라 실질적으로 발생하지 않은 매출인 할인액에 대해서도 수수료를 부담하게 되는 불합리한 결과를 초래한다.

    공정위는 중개수수료는 거래 중개 서비스에 대한 대가이므로 실제 거래된 금액을 기준으로 부과하고, 결제수수료는 실제 결제된 금액을 기준으로 부과하는 것이 거래의 실질에 부합한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입점업체가 할인 쿠폰 등을 발행하여 할인을 제공하는 경우, 소비자가 최종적으로 지불한 금액인 할인 후 가격을 기준으로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입장이다. 가격 인하 또는 할인 행사와 같이 경제적으로 실질이 동일함에도 불구하고 수수료 부과 기준 금액이 달라지는 것은 서로 같은 것을 다르게 취급하는 부당한 처사로 지적되었다.

    더불어, 배달앱에서 가게 노출은 입점업체의 매출과 직결되는 핵심적인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악천후나 주문 폭주와 같은 비상 상황에서 배달 거리 제한 조치가 이루어질 경우 입점업체에 대한 사전 통지 절차가 보장되지 않아 예측 가능성이 저해되는 문제도 시정 대상에 포함되었다. 특히 쿠팡이츠의 경우, 노출 거리 제한 사유 자체를 구체적으로 규정하지 않아 플랫폼의 자의적인 판단에 따라 제한이 발생할 우려가 제기되었다. 이에 대해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는 제한 사유를 구체화하고, 입점업체의 이익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경우 주문 접수 채널 등을 통해 통지하도록 약관을 시정하기로 했다.

    이 외에도 대금 정산 보류·유예 등과 관련하여 불가피한 경우로 한정하고 구체적이며 명확하게 규정해야 할 사유가 추상적으로 규정되어 있거나, 이의 제기 절차를 충분히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었다. 양사는 대금 정산 유예 사유를 구체화하고, 입점업체의 소명 기간을 연장하는 등 이의 제기 절차 보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약관을 시정할 예정이다. 또한, 계약 종료 시 사업자가 입점업체 판매 대금의 일부를 예치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을 삭제하고, 플랫폼의 귀책 사유로 정산 절차가 조정되는 경우 지연 이자 지급 의무를 명시하는 등 전반적인 약관 개선 작업에 착수했다.

    이번 공정위의 시정 권고를 통해 주요 배달앱 사업자들의 불공정 계약 관행이 개선되고 사업자의 책임이 강화되어, 입점업체가 부당한 약관으로 인해 입게 될 피해와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쿠팡이츠는 수수료 부과 기준 조항에 대해 60일 이내 삭제 또는 수정할 것을 권고받았으며, 양사는 약관 개정 절차를 거쳐 신속히 시행할 예정이다. 공정위는 향후에도 국민 생활과 밀접한 분야의 불공정 약관을 적극 점검하고 시정하여 공정한 거래 질서를 확립해 나갈 방침이다.

  • 경기 침체 장기화 속 민생난 해소와 경제 활력 불어넣을 30조 5천억 규모 추경 발표

    심화되는 경기 침체와 민생의 어려움, 그리고 대외적인 통상 마찰 심화 속에서 소비와 건설, 투자 부진이 동시에 나타나며 경제 전반에 드리운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다. 이러한 복합적인 경제 현안에 대응하고 국민과 소상공인의 고통을 경감하며 경제 회복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정부가 30조 5천억 원 규모의 제2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을 신속하게 발표했다. 새 정부 출범 보름 만에 마련된 이번 추경은 특히 내수 진작과 민생경제 활성화에 방점을 찍고 있으며, 실제 지출 증가분 기준 20조 2천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이번 추경의 핵심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이다. 소득 수준에 따라 차등적으로 지급되는 이 쿠폰은 소득 상위 10%에게 15만 원, 일반 국민에게 25만 원, 차상위계층에게 40만 원, 기초생활수급자에게는 50만 원이 지급된다. 더불어 농어촌 인구 소멸 지역 주민에게는 2만 원이 추가 지원된다. 2차 지급까지 고려하면 대부분의 국민이 25만 원에서 52만 원 규모의 소비쿠폰을 받게 될 전망이다. 이 소비쿠폰 지급을 위해 국비와 지방비를 합쳐 총 13조 2천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더불어 지역화폐(지역사랑상품권) 할인 발행에는 6000억 원이 추가 지원되며, 올해 지역화폐 발행 규모는 역대 최대인 29조 원에 달한다. 숙박, 영화, 스포츠 시설, 미술 전시, 공연 예술 등 5대 분야 소비 진작을 위한 할인쿠폰 780만 장도 제공될 예정이다. 이처럼 소비 진작을 위한 예산은 전체 추경 지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현재의 경기 침체를 돌파할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 대한 지원 역시 대폭 강화된다. 고정비용 부담 완화를 위한 다양한 지원책과 함께 금융 지원이 확대되며, 장기 연체 채권 매입 및 소각을 통해 어려움을 겪는 이들의 재기를 돕는다. 소상공인 특별 채무 조정 패키지에 1조 4천억 원이 투입되어 최대 143만 명의 소상공인이 부채 부담에서 벗어나 새롭게 시작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민생회복 소비쿠폰과 지역사랑상품권은 연 매출 30억 원 이하 업체로 사용처가 제한됨에 따라, 대형 마트나 백화점보다는 동네 상점과 전통 시장 등 소상공인 중심의 소비를 촉진하여 지역 경제 활성화와 소상공인 경영 안정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디지털 역량 강화, 안정 자금 지원, 저신용 및 단기 연체자를 위한 특별 경영 안정 자금 지원 등으로 소상공인 지원 정책이 확대된다. 2025년 기준으로 일반 경영 안정 자금은 최대 1조 2200억 원, 특별 경영 안정 자금은 1조 6000억 원까지 지원될 계획이다.

    이번 추경은 고용 안전망 강화에도 중점을 둔다. 고용 안전망 강화를 위해 1조 6천억 원, 소상공인 회복 지원에 1조 4천억 원 등 민생 안정 분야에 총 5조 원 가량의 재원이 투입된다. 정부는 이러한 노력들이 올해 GDP 성장률을 0.1%에서 0.2% 포인트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경제적 취약 계층 지원 또한 강화된다. 7년 이상 연체된 5천만 원 미만의 장기 연체 채권을 매입 및 소각하여, 상환이 완전히 불가능한 경우 채무를 말소함으로써 경제 취약 계층의 재무 건전성 회복과 신용 회복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의 긴급 재난 지원금 지급 경험을 볼 때, 지원금의 70~80%가 신규 소비로 이어졌으며, 특히 준내구재 및 필수재 업종에서 매출 증대 효과가 컸다. 이번에는 대면 소비가 자유로워짐에 따라 소비 진작 효과가 더 클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당시에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소비가 억제되었던 상황과 달리, 현재는 자발적인 소비 위축 상황이기에 소비 증가폭이 제한적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편, 건설 경기 활성화를 위해 2조 7천억 원, 인공지능 등 신산업 투자에 1조 2천억 원이 추가로 투자된다. 에너지 전환 정책의 일환으로 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 확대에도 재원이 배분될 예정이다. 이처럼 이번 추경은 단기적인 경기 부양과 중장기적인 성장 동력 확보를 모두 아우르는 포괄적인 정책 패키지로 구성되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추경이 단기적으로 소비 심리를 개선하고 경기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으나, 성장률 제고 효과는 올해 0.1% 포인트에 그칠 것이라는 신중한 시각을 보이기도 한다. 또한, 확장적 재정 정책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와 재정 건전성 악화 등 부작용에 대한 경계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신속하고 실질적인 정책 대응은 국민과 소상공인에게 희망과 신뢰를 제공하며, 민생경제 활성화, 내수 진작, 소상공인 지원, 고용 안전망 강화라는 다양한 정책 목표를 달성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 급변하는 기술 시대, 한국 산업의 방향을 재설정할 2025년 추경의 의미

    “한 달만 지나도 바뀌어 있다.” 산업 현장에서 자주 들리는 이 말은 기술 발전과 산업 경쟁력 강화 속도가 상상 이상으로 빠르다는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러나 우리는 이 속도를 제대로 따라가고 있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직면해 있다. 더 이상 미래의 이야기로만 치부할 수 없는 산업 대전환과 탄소중립은 이미 글로벌 경쟁의 핵심 전략으로 자리 잡았으며, AI 기반 혁신경제, 기후위기 대응, 산업의 녹색전환은 이제 추격이 아닌 선점을 요구하는 시점으로 바뀌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2025년 제2차 추가경정예산안 발표는 한국 산업의 방향과 속도를 결정지을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추경은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구체적인 솔루션을 제시한다. 특히 신산업 분야에 대한 전략적 투자는 혁신의 불씨를 되살리는 희망의 신호탄이다. 정부가 제시한 ‘AX 전환’ 지원은 단순한 기술 보급을 넘어 산업 전반의 구조와 문화를 AI Transformation으로 바꾸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는 인간 중심의 산업 설계를 시작하는 출발점이기도 하다. 국산 NPU(신경망처리장치)의 조기 상용화를 위한 실증 지원(300억 원)은 AI의 산업 내재화를 가속화하고, 중소기업 및 스타트업을 위한 저리 정책자금과 창업패키지 확대는 기술 창업 생태계의 든든한 안전망이 될 것이다. 이는 기술이 사람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가능성을 확장하는 방향으로 활용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다.

    AI는 이제 산업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촉매이자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인프라이다. AI 기반 에너지 최적화, 생산 공정의 자율화, 공정 내 안전 예측 등은 산업 효율성과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강화하며 ‘기술-사람-환경’이 함께 진화하는 구조를 만들어낼 수 있다. 이를 위해 이번 추경에는 AI 확산과 인프라 구축에 1,715억 원이 투입되어 산업 전반에 AI를 내재화할 기반을 마련한다. 또한, 사이버보안, 문화, 제조, 바이오 등 4대 특화 프로젝트를 포함한 1조 원 규모의 AX 전환 지원 사업은 공공, 지역, 민간이 협력하여 실증 기반을 구축하고, 지역 주력산업에 맞춤형 AI 확산을 가능하게 한다. 이러한 AI 투자는 시급하고도 반드시 필요한 것으로, 생산성을 높이고 노동 환경을 개선하며 탄소 배출과 같은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더불어,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위한 1,118억 원의 예산도 포함되었다. 주택과 건물의 자가용 태양광 설치 보조금 확대 및 발전사업용 태양광 설치비용에 대한 저리 융자 지원은 보급 속도를 높일 것이다. AI 기반 에너지 최적화 시스템과 스마트 그리드 기술이 결합될 때 신재생에너지 확대의 효율성은 더욱 높아지고, 산업의 녹색 전환 속도 역시 가속화될 수 있다. AI와 신재생에너지 투자의 결합은 2035년, 2050년 탄소중립 목표 달성의 실질적인 수단이 될 것이다.

    신산업 분야에 대한 전략적 투자는 AI와 신재생에너지에 더해 바이오, K-컬처 분야로도 확대되어야 한다. 긴 호흡이 필요한 바이오 산업은 AI 기반 데이터 분석, 신약 후보물질 발굴, 스마트 진단 시스템을 통해 혁신 속도를 높일 수 있다. K-컬처는 창의성을 산업화하여 수출, 고용, 관광, 국가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한국 특유의 신산업으로, AI 기반 창작 도구, 글로벌 분석, 데이터 기반 마케팅은 그 세계 시장 경쟁력을 강화할 핵심 수단이 될 것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단기 추경을 넘어 장기적인 예산 복원과 R&D 지원을 통해 신산업이 한국 경제를 다시 일으키는 큰 불길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AI미래기획수석실과 같은 구조적 기반 위에서 AI 전환과 녹색 전환이 함께 나아갈 때, 한국 산업은 스스로 성장하는 엔진을 갖춘 구조로 거듭날 것이다. 이번 추경이 우리에게 보내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가장 어려운 순간에 희망의 불씨를 살린다.” 기술과 산업의 변화는 빠르지만, 그 방향은 우리가 선택할 수 있다. 이번 추경이 한국 산업의 방향과 속도를 바꾸는 출발점이 되기를 바라며, 우리 모두의 희망을 사람을 위한 기술로 함께 실현해 나가는 것이 바로 이번 추경이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이다.

  • ‘쉬었음’ 청년 증가와 고령층 일자리 확대, 한국 산업의 ‘일자리 병’ 진단

    통계청의 ‘8월 고용동향’ 발표 이후 청년 일자리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청년 고용률이 16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보도와 함께, “단군 이래 최고 스펙을 가진 청년들이 쉬고 있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까지 나온다. 실제로 학업, 취업 준비, 육아·가사 등 구체적인 사유 없이 구직 활동을 하지 않는 ‘쉬었음’ 청년은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일시적인 하락을 제외하고 40만 명대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이는 노무현 정부 첫해인 2003년 대비 20만 명 이상 증가한 수치이다.

    일부에서는 청년 세대의 나약함을 탓하기도 하지만, ‘쉬었음’ 청년 대다수는 단순한 게으름 때문이 아니라 열악한 노동 환경에서 이탈한 경험이 있는 노동력이다. 최저시급 이하의 급여, 비위생적인 화장실,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냉난방 시설, 사적 심부름 강요, 직장 내 괴롭힘 등 기본적인 노동 환경조차 갖춰지지 않은 곳에서 일을 지속하기 어려웠던 것이다. 이들이 희망하는 일자리는 ‘특별한’ 일자리가 아니라 연봉 2823만 원, 통근 시간 63분 이내, 주 3.14회 이하의 추가 근무, 개인의 성장과 경력에 도움이 되는 업무 등 ‘상식적인’ 일자리이다. 그러나 현재 한국 사회는 이러한 ‘상식적인’ 일자리조차 부족한 실정이다.

    한국의 일자리 현황은 65세 이상 고령층 일자리의 급증과 청년 일자리의 동반 감소로 요약된다. 8월 기준으로 청년 일자리는 1991년부터 2025년 사이에 약 200만 개가 줄어든 반면, 65세 이상 일자리는 368만 개 이상 증가했다. 그 결과, 청년 일자리와 65세 이상 일자리의 비율은 1991년 8.3배에서 올해 0.8배까지 급감했으며, 지난해부터는 65세 이상 일자리가 청년 일자리를 추월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는 OECD 평균과 비교해도 두드러진다. OECD 국가들의 평균은 65세 이상 일자리가 청년 일자리의 59%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며, 고령층 일자리가 증가하는 추세 속에서도 청년 일자리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일자리 문제는 일거리를 만들어내는 산업 구조의 문제와 직결된다. 특히 청년 일자리 부족의 근본 원인은 신산업이 제대로 육성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주력 산업인 제조업의 일자리 비중은 1991년 8월 약 27%에서 올해 8월 15%로 감소했다. 이는 일본이 약 50년에 걸쳐 진행한 탈공업화가 한국에서는 33년 만에 압축적으로 진행되었음을 보여준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한국 제조업이 미국이 구축한 산업 생태계 내에서 생산 부문에만 특화되어 있다는 점이다. 제품 설계, 디자인 등 고부가가치 사업 서비스는 미국 등 선진국에 의존하는 ‘자기완결성을 결여’한 구조이다. 이로 인해 제조업 일자리가 줄어든 자리를 대표적인 저부가가치 서비스 부문인 자영업 증가가 채우고 있다. 1991년 92% 이상이었던 자영업자 평균 소득과 급여 생활자 평균 소득의 비율은 지난해 35% 미만으로 하락하며, 한국형 ‘소득의 초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극심한 소득 불평등은 결혼율과 출산율 저하, 그리고 고령화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자영업자의 고령화는 초고속으로 진행 중이다. 60세 이상 자영업자 비중은 2015년 25%에서 지난해 37%까지 급증했다. 반면, 신산업 육성 실패는 청년 일자리의 감소로 이어졌다. 25~34세 핵심 노동력 취업자 규모는 외환위기 직전인 1997년 8월 606만 명을 정점으로 올해 8월에는 535만 명으로 70만 명 이상 감소했다. 30~34세 일자리조차 1991년 8월 310만 명에서 2025년 8월 294만 명으로 줄어든 반면, 같은 기간 65세 이상 취업자는 339만 명이나 증가했다. 이러한 현실은 한국 산업 생태계가 심각한 ‘일자리 병’에 걸렸음을 시사한다.

    1990년대 후반부터 본격화된 기술 혁명은 산업 체계에 지각 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인터넷 및 IT 혁명으로 ‘디지털 생태계’가 열렸고, 데이터 혁명, 그리고 AI 혁명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 역시 IT 강국, 신성장 동력 육성 등으로 대응해왔지만, 괜찮은 일자리 창출에 실패함으로써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과 혁신 노력이 좌초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배경에서 이재명 정부가 AI 3대 강국, 초혁신 경제로의 대전환에 사활을 거는 이유가 있다.

    AI 대전환이 ‘괜찮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지난 30년간의 산업 정책에 대한 철저한 자기 비판이 요구된다. 특히 ‘AI 3대 강국’을 목표로 하는 것은 과거 ‘한강의 기적’을 만들었던 산업화 경험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당시 ‘식민지형 산업화’와는 달리, AI 시대를 위한 ‘자기완결형, 선진국형 디지털 생태계’ 구축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미국, 중국 등과 달리 한국은 디지털 생태계의 출발점인 플랫폼 및 데이터 경제 인프라가 취약하다는 점이다. 더욱이 획일주의, 줄세우기, 극한 경쟁 속에서 ‘모노칼라 인간형’을 배출하는 현재 교육 시스템 하에서는 AI 모델을 개발하더라도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기 어렵다. 현행 교육 시스템은 과제를 발굴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타인과 협력하여 새로운 답을 만들어내는 인재 양성에 한계를 보인다.

    한국이 미국처럼 플랫폼 사업 모델을 제대로 구축하지 못한 이유도, ‘위계(명령)와 경쟁’에 익숙한 ‘모노칼라 인간형’이 ‘분산과 이익 공유와 협업’을 기반으로 하는 플랫폼 사업 모델의 문화와 이질적이기 때문이다. 또한, 플랫폼 사업 모델을 디지털 생태계의 일부로 인식하지 못해 진화하지 못한 측면도 있다. 이러한 요인들이 한국이 ‘데이터 혁명’ 및 ‘AI 혁명’으로 나아가지 못한 이유이며, 삼성전자와 같은 대표 기업이 제조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반도체 사업마저 AI 대전환 과정에서 2류 기업으로 전락하는 원인이 되었다.

    AI 기반 산업체계의 대전환에서 인재는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AI 모델을 활용하여 미국이나 중국에 비해 뒤처진 플랫폼 사업 모델을 활성화하고, 새로운 가치와 일거리를 창출하는 것은 결국 인재의 몫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AI 3대 강국’은 인재의 뒷받침 없이는 달성 불가능하다. 구윤철 기획재정부 장관이 ‘전 국민 맞춤형 AI 교육’을 제공하고, ‘쉬었음’ 청년들에게 AI 교육과 함께 생활비까지 지원하겠다는 ‘AI 전사 육성’ 정책을 청년 고용 부진 대책으로 제시한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하지만 역대 정권의 실패한 산업 정책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는 기존 시스템이나 기득권과의 ‘결별’이 필수적이다. ‘AI 전사’는 획일주의, 줄세우기, 극한 경쟁 환경에서 배출되는 모노칼라 인재를 만들어내는 현행 교육 시스템과 양립하기 어렵다. 과거 영국이 근대 산업 문명을 주도할 수 있었던 것은 교육 혁명을 통한 새로운 인재 육성, 사회 지배 세력 교체, 그리고 근대 은행 시스템과 유한 책임제 도입 등 사회 혁신을 통해 19세기를 대영제국 시대로 만든 산업 혁명을 이끌었기 때문이다.

    새로운 인재를 육성하는 교육 혁명 없이는 성공적인 AI 대전환이 어렵다는 점은, AI 인프라와 모델 분야에서 2대 강국임에도 불구하고 20%에 가까운 청년 실업률(8월 18.9%)을 기록하고 있는 중국의 청년 일자리 문제에서도 확인된다. 또한, AI 전사들에 의한 새로운 시도들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가 ‘부동산 모르핀’ 투입을 중단하고 ‘부동산 카르텔’과 결별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AI 교육을 받은 전 국민이 AI 모델을 활용하여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도록 경제적 여유를 보장하기 위해, ‘쉬었음’ 청년뿐만 아니라 전 국민이 생계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정기적인 사회 소득 제도의 도입이 시급하다. 사회 소득의 제도화는 초혁신 경제를 만들기 위한 필수적인 ‘시드머니’가 될 것이다.

  • ‘잃어버린 10년’ 가계 소비 침체, 민생지원금으로 선순환 출발점 만들까

    한국 경제가 1년 동안 -0.3%의 누적 성장률을 기록하며 주요국 중 유일하게 역성장의 늪에 빠졌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성장률 1.8%와 비교했을 때 심각한 상황이다. 이러한 경제 침체의 근본적인 배경에는 ‘잃어버린 10년’이라 불릴 만큼 지속된 가계 소비지출 침체가 자리 잡고 있다. 올해 1분기 가계 당 실질소비지출은 361만 원으로, 이는 2016년 1분기와 동일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가계 소비지출 감소는 특히 자영업 관련 소매판매 부문에 치명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 실질 소매판매 변화율은 지난 2022년 2분기부터 1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으며, 최근 4월과 5월 소매판매 역시 전년 동월 대비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외환위기 당시에도 네 개 분기가 지난 후에는 플러스로 반등했던 점을 고려하면, 현재 자영업 부문은 전례 없는 침체를 겪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수출 상황 또한 녹록지 않다. 올해 상반기 수출액 3347억 달러는 2022년 상반기 수출액 3505억 달러 수준에 미치지 못하며 ‘잃어버린 4년’을 이어가고 있다. 세계 시장에서 한국의 수출 비중 역시 2021년 2.92%에서 올해 2월 기준 2.66%까지 하락했다. 올해 1분기 성장률에서 내수가 –0.5%p, 수출이 –0.3%p를 기록할 정도로 내수와 수출이 동반 추락하고 있어, 주요 기관들은 올해 우리나라의 성장률이 1% 달성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경제적 어려움은 민주주의 수준의 하락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스웨덴의 ‘민주주의 다양성 연구소(V-Dem)’ 발표에 따르면, 한국의 민주주의 수준 지수는 2021년 17위에서 지난해 41위로 하락하며 1등급 국가군에서 3등급 국가군으로 전락했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민주주의 회복의 신호가 감지되자 시장은 긍정적으로 반응하기 시작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100을 회복했으며, 특히 이재명 정부 출범 첫 달인 6월 수출액은 6월 기준 역대 최고인 598억 달러를 기록하는 등 청신호가 켜졌다. 경제 주체의 심리가 가장 빠르게 반영되는 주가 또한 윤석열 정부 출범 때부터 대선 직전까지 최하위를 기록했으나, 대선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이며 코스피 지수 3000포인트를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시장의 긍정적 반응은 이재명 정부의 국정 기조에 대한 신뢰의 결과로 해석된다. ‘국민주권정부’를 표방하며 국민의 삶을 최우선으로 하는 정책들이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경제 철학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민생지원금’을 중심으로 한 추가경정예산(추경)의 신속한 편성은 현재 침체된 경제에 산소호흡기 역할을 넘어 선순환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30년 이상 역대 정부들은 대외 환경 변화로 인한 충격 발생 시 가장 취약한 일반 국민의 삶을 방치해왔다. 그 결과, GDP 대비 가계소비지출 비중은 외환위기 이전 60%를 상회했으나, 지난해부터는 46%에도 미치지 못하며 내수 취약성이 구조화되었다. 이는 GDP 대비 50%를 넘는 주요 선진국들과 비교되는 지점이다.

    최근의 충격인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인해 2020년 가계 소비지출은 예상 규모보다 79조 3000억 원, 올해 1분기에는 125조 5000억 원이 줄어들며 자영업, 내수, 성장이 곤두박질치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는 미국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미국의 경우, 바이든 행정부가 ‘미국 구조 계획’을 통해 GDP의 8% 규모인 1조 9000억 달러를 투입하여 2021년 2분기부터 개인소비지출이 예상 규모를 초과하며 경제 성장을 견인했다. 또한, 금융위기 이후 가계부채 비율을 낮추는 데 성공하며 가계 소비를 억압하는 요인을 제거했다. 반면, 한국은 가계부채 비율이 급증하며 가계 소비를 억압하고 성장을 둔화시키는 핵심 원인이 되었다.

    하지만 현재의 가계소비지출 붕괴 규모를 고려할 때, 일회성 민생지원금만으로는 민생 회복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생지원금을 정기적인 사회소득으로 제도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일회성 지원금은 소비 진작에 한계가 있으며, 재정 부담 증대라는 문제도 내포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회소득 강화와 조세에 의한 재분배 개선이 필수적이다. 소득 공제 전면 수술을 통해 확보한 추가 세수를 전 국민에게 인적 공제 혜택으로 균등 지급하는 방안이 제안된다. 이를 통해 지역화폐와 연계된 정기적인 민생지원금은 중소상공인의 매출 증대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고, 저임금 노동자의 최저임금 의존도와 노인 빈곤율 해소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더불어 서민의 물가 피해를 줄이는 것도 시급한 과제다. 2020년 이후 전체 물가 상승률 16%보다 훨씬 높은 25%의 식료품 물가 상승은 저소득층에게 더욱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싱가포르와 같이 정부 차원에서 물가 부담을 낮추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민생과 내수 안정화를 바탕으로 반도체+AI 생태계 재구성을 추진함으로써 중장기적인 산업 경쟁력 강화가 가능할 것이다.

  • 배달앱 입점업체 ‘이중 부담’ 논란, 수수료·노출 거리 등 약관 불공정 행위 시정 권고

    최근 배달앱 시장에서 입점업체들이 겪는 과도한 수수료 부담과 예측 불가능한 불이익에 대한 문제가 불거졌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러한 불공정 약관 조항을 바로잡기 위해 주요 배달앱 사업자인 쿠팡이츠와 배달의민족에 대한 시정 권고 조치를 단행했다. 특히 쿠팡이츠의 할인 전 가격을 기준으로 수수료를 부과하는 약관은 입점업체에게 실질적인 손해를 야기하는 불공정 행위로 지목되며, 60일 이내 삭제 또는 수정이 요구됐다.

    이번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 권고는 배달앱 시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사업자들의 입점업체 이용 약관을 면밀히 점검한 결과다. 쿠팡이츠는 소비자가 실제 결제한 금액이 아닌 ‘할인 전 판매가’를 기준으로 중개수수료와 결제수수료를 부과해 왔다. 이는 입점업체가 쿠폰 발행 등으로 할인 행사를 진행할 경우, 실제 발생하지 않은 매출인 할인액에 대해서도 수수료를 부담하게 되는 구조다. 공정위는 중개 서비스에 대한 대가는 거래의 실질에 부합하게 실제 거래 금액을 기준으로 부과되어야 하며, 결제 수수료 역시 실제 결제된 금액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입장이다. 만약 입점업체가 할인을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할인 전 가격을 기준으로 수수료를 부과한다면, 경제적으로 동일한 거래임에도 다른 기준을 적용하는 부당함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공정위는 가격 인하든 할인 행사든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여 실제 거래 금액을 기준으로 수수료를 부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배달앱 플랫폼에서의 가게 노출 제한과 관련한 불공정 약관도 시정 대상에 포함됐다. 가게 노출은 더 많은 주문과 매출로 이어질 수 있는 핵심적인 요소인데도 불구하고,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의 약관은 노출 거리 제한 시 입점업체에 대한 사전 통지 절차를 명확히 규정하지 않아 예측 가능성을 보장하지 않았다. 특히 쿠팡이츠는 노출 거리 제한 사유 자체를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아 플랫폼의 자의적인 판단에 따라 제한이 이루어질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대해 두 회사는 제한 사유를 구체적으로 정비하고, 입점업체의 이익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경우 주문 접수 채널 등을 통해 통지하도록 약관을 시정하기로 했다.

    이 외에도 대금 정산 보류 및 유예, 사업자 책임 면제 등 총 10가지 유형의 불공정 약관 조항에 대해 시정 권고가 이루어졌다. 사업자들은 대금 정산 유예 사유를 구체화하고, 입점업체의 소명 기간을 연장하는 등 절차적 권리를 강화했다. 또한, 계약 종료 시 판매 대금의 일부를 예치하는 조항을 삭제하고, 플랫폼 귀책 사유로 인한 정산 지연 시 지연 이자를 지급하도록 약관을 개정하기로 했다. 고객에게 불리한 약관 변경 시에는 충분한 기간을 두고 개별 통지하도록 하고, 사업자의 고의나 과실이 있는 경우에는 책임을 지도록 약관을 시정할 방침이다.

    이번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 권고는 배달앱 사업자들의 불공정 계약 관행을 개선하고 사업자의 책임을 강화함으로써 입점업체가 겪는 피해와 부담을 줄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는 제출된 시정안을 신속히 약관 개정 절차를 거쳐 시행할 예정이다. 다만, 가게 노출 거리 제한과 관련된 시스템 개선 작업은 기술적 조치를 완료하는 대로 즉시 시행된다. 공정위는 시정 권고일로부터 60일 동안 쿠팡이츠의 수수료 부과 기준 약관 시정 의사를 확인하고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며, 사업자가 시정 권고를 따르지 않을 경우 약관법상 시정 명령 등 추가적인 조치를 검토할 계획이다. 앞으로도 공정위는 국민 생활과 밀접한 분야의 불공정 약관을 적극적으로 점검하고 시정해 나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