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재해, ‘사각지대’와 ‘책임 분산’ 문제 해결 나선다

국가 경제에 막대한 손실을 야기하는 산업재해가 근본적인 해결책 없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그동안의 산업재해 감소 대책들이 사고의 근본 원인을 규명하지 못한 채 결과에만 집중해왔다는 분석에서다. 이러한 문제 의식은 결국 노동자 누구나 안전하게 일할 권리가 있으며, 일터에서 다치거나 죽지 않도록 하는 것이 정부의 기본 책무라는 인식으로 이어졌다.

이번에 발표된 노동안전 종합대책은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핵심은 산업재해가 빈발하는 영세사업장 및 취약 노동자 등 안전 사각지대에 대한 예방 지원을 강화하는 것이다. 소규모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추락, 끼임, 부딪힘 등 재래형 사고가 전체 사고의 60%를 차지하는 현실을 감안해, 안전한 일터를 위한 예산이 올해보다 4,733억 원 증액된 2조 723억 원으로 편성되었다. 특히 10인 미만 사업장의 사고 예방을 위한 안전 설비 지원에 433억 원이 신규로 투입된다. 또한, 안전·보건관리자 선임 대상 사업장을 확대하고, 소규모 사업장이 밀집한 지역 산업단지에서는 안전관리자를 공동으로 채용할 수 있도록 현장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더불어 외국인 노동자, 특수형태근로종사자, 고령 노동자에 대한 맞춤형 지원도 강화된다. 외국인 사망사고 발생 사업장은 3년간 외국인 고용이 제한되며, 역량 있는 외국인 노동자를 안전 리더로 지정하여 안전 교육 및 작업 노하우를 전수하도록 한다.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대한 산업안전보건법 보호 범위가 확대되고, 고령자 친화 작업환경 개선을 위한 비용 지원도 이루어진다. 지방자치단체, 민간과 협력하여 2028년까지 총 61만 개소 사업장을 점검·감독하며, 감독 역량 및 경험이 있는 퇴직자 1,000명을 안전지킴이로 채용하여 영세사업장에 투입할 예정이다.

안전 주체로서 노사의 역할과 책무 또한 확립된다. 도급 계약 시 적정한 비용과 충분한 공사 기간을 보장하여 안전을 확보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공공·민간 발주자에게 적정한 공사비 산정 의무가 부여되며, 산업안전보건 관리비 계상 의무 주체가 원청까지 확대된다. 민간 공사 설계서에는 공사 기간 산정 기준이 포함되고, 건설 공사 기간 연장 사유에 폭염 등 기상재해가 추가된다. 또한, 건설 현장 불법 하도급 합동 단속을 정례화하고, 안전관리 능력을 갖춘 수급인 선정·계약을 위한 법 개정을 추진한다.

위험 요인이 많은 대규모 사업을 수행하는 공공기관부터 안전 경영 원칙을 위반하여 중대재해 발생에 책임 있는 기관장은 해임을 건의할 수 있도록 관련 법률 개정이 추진된다. 공공기관 경영평가 시 산재 예방 배점을 대폭 상향하고, 원청으로서 안전관리 책임을 다하도록 관련 지표도 변경될 예정이다. 사고 경위와 원인을 담은 재해조사보고서를 공개하고, 기업의 재해 현황 및 재발 방지 대책 등을 공시하는 ‘안전보건공시제’도 도입된다. 산업안전보건위원회를 원·하청 노사가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확대하여 자체 안전 규범을 수립하고 이행토록 할 방침이다. 노동자가 직접 작업 중지 또는 시정 조치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도 신설되며, 작업 중지 행사 요건도 완화된다.

이와 함께 산업안전감독관의 양적·질적 제고를 통해 인프라를 확대한다. 지자체에 근로감독 권한을 부여하여 3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감독을 수행하도록 하고, ‘근로감독관 직무 및 사무 위임에 관한 법률’ 제정을 통해 전국적 통일 집행 기준을 마련할 예정이다. 산업안전감독관을 대폭 충원하고 기술직군 채용을 70%까지 확대하며, 임용 직후부터 촘촘한 멘토링 및 교육을 강화한다. 민간 재해 예방 기관의 평가 체계도 고도화하여 우수 기관을 육성하고 부실 기관은 퇴출시킨다.

안전 예방을 촉진하는 제재 수단도 도입된다. 중대재해가 반복 발생하는 경우 경제적 제재를 부과하여 안전 투자가 더 이익이 되는 구조를 만든다. 3명 이상 사망사고 법인에 대한 과징금이 신설되며, 부과된 과징금은 산재 예방에 재투자된다. 건설사 영업정지 요청 요건이 ‘동시 2명 이상 사망’에서 ‘연간 다수 사망’으로 확대되고, 사망자 수에 따라 영업정지 기간도 강화된다. 중대재해 반복 사업장은 공공입찰 제한을 강화하고, 공공 조달 전 분야에서 낙찰자 결정 시 중대재해 발생 여부에 대한 평가를 강화한다. 급박한 위험에 대한 고용노동부 장관의 긴급 작업 중지 명령 제도도 신설된다.

이러한 종합대책을 통해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산재율이라는 불명예를 반드시 끊어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정부는 즉시 이행 가능한 과제들을 신속히 추진하고, 입법·예산 과제에 대해 재정 당국 및 국회와 긴밀히 협의해 나갈 예정이다. 또한, ‘노사정 대표자 회의’와 ‘안전한 일터 특별위원회’를 설치·운영하여 ‘산재 예방 5개년 계획’을 수립하고 현장을 모니터링하며 대책을 이행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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