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23일, 역사적인 한미 정상회담을 이틀 앞두고 열린 한일 정상회담은 향후 한일 관계의 나아갈 방향을 명확히 제시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방미 직전 도쿄에서 이시바 총리와 정상회담을 개최한 것은 절묘한 전략적 선택이었으며, 이는 한국의 대미 협상력을 효과적으로 끌어올리는 지렛대 역할을 했다. 특히 중국과의 패권 경쟁 구도 속에서 한미일 공조를 중시하는 미국의 태도를 감안할 때, 한국이 선제적으로 일본과의 협력 체제를 구축한 것은 대미 협상력 강화에 크게 기여했다고 분석된다.
이번 정상회담은 단순히 양자 관계 개선을 넘어, 공고한 한일 관계 구축이 한미 관계 및 한미일 관계와 선순환 구조를 이룬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방일 성과 설명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적극적으로 평가하며 한일 협력이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의 토대임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 이는 트럼프 2.0 시대에 한일 간의 대화와 협력이 전략적으로 필수과제가 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그동안 도쿄와 워싱턴 일각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반일·친중 성향을 지니고 있다는 의심과 오해가 존재했으나, 이번 전격적인 방일과 미래 협력 상생 합의는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이 대통령이 대일 실용 외교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계기가 되었다. 일본 언론 역시 이 대통령 취임 후 첫 정상회담 방문국으로 일본을 선택한 것에 상당한 의미를 부여하며, 요미우리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위안부 합의와 징용 합의 등 과거 국가 간 약속 이행 의사를 표명한 것은 한일 관계의 신뢰와 안정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한일 정상회담은 ‘한일수교 60주년’을 맞이하는 역사적인 해에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지난 60년간의 한일 관계를 성찰하고 변화하는 글로벌 질서에 걸맞은 대일 관계 설정을 요구하는 시점에서, 이번 방일은 이재명 정부의 대일 외교 방향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하는 행보로 기록될 것이다.
17년 만에 발표된 정상 간 합의문은 향후 한일 관계의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한다. 여기에는 정상 간 셔틀 외교 복원을 통한 대화 채널 활성화, 워킹홀리데이 확대 등 젊은 세대 교류 촉진, 사회·경제 정책 분야 협력 틀 수립, 북한·안보 문제 공조, 국제 무대에서의 긴밀한 협력 등이 포함된다. 이는 지난 1998년 김대중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 총리가 선언한 ’21세기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을 잇는 ‘한일 파트너십 선언 2.0’의 밑그림으로 평가된다.
또한, 현재 일본 정국이 혼돈과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역사 문제에 긍정적인 견해를 지닌 이시바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통해 역사 인식 문제에 대한 공감대를 바탕으로 상생 협력의 청사진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한국이 주도권을 잡고 셔틀 외교를 복원하며 개선된 한일 관계를 지속 가능한 것으로 만들어 가는 데 이번 회담은 크게 기여했다. 잦은 지정학적 위기와 미·중 패권 갈등 속에서 공통의 고민을 안고 있는 한일이 전략적인 협력을 추구하는 것은 당연한 선택이며, 이번 정상 간 만남은 이재명 정부가 표방하는 실용 외교와 ‘이웃’과의 전략적 협력을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정상회담으로 자리매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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