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국제

  • 54년 세습 독재 몰락한 시리아, 한국과 전격 수교… ‘마지막 퍼즐’ 맞춘 외교 지형

    대한민국이 193개 유엔 회원국 전체와 외교 관계를 수립하는 역사적인 대기록을 세웠다. 2025년 4월 10일, 한국은 마지막 남은 미수교국이었던 시리아와 외교 관계를 맺으며 외교 지형의 마지막 퍼즐 조각을 맞췄다. 이 역사적인 수교는 극비리에 진행된 조태열 외교부 장관의 다마스쿠스 방문을 통해 성사되었으며, 한 편의 외교 첩보극을 방불케 하는 극적인 순간이었다. 조 장관은 “쇠뿔도 단김에 빼라는 말이 있듯, 어렵게 마련된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시리아를 방문했다”며 이번 수교를 ‘끝내기 홈런’에 비유할 정도로 그 의미를 강조했다.

    이번 수교의 배경에는 시리아의 급격한 정치적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2024년 11월 말, 2011년 ‘아랍의 봄’ 민주화 혁명 이후 바샤르 알아사드 독재 정권에 맞서 싸워온 이슬람주의 반군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HTS)이 수도 다마스쿠스를 장악하는 놀라운 사건이 발생했다. 1970년 아버지 하페즈 알아사드 집권 이후 54년간 이어진 부자 세습 독재 체제는 정부군이 이렇다 할 저항 없이 투항하고 ‘시리아의 도살자’로 불리던 알아사드가 후원국 러시아로 도주하면서 허무하게 막을 내렸다. 이러한 시리아의 급변은 한국이 지난해 2월 북한과만 수교해 오던 쿠바에 이어, 시리아와의 수교까지 성사시키는 데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세습 독재의 갑작스러운 몰락은 독재 체제 특유의 구조적 한계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겉으로는 평온해 보이지만, 억압과 통제로 내부 여론을 차단한 결과 체제는 몰락의 징후조차 감지하지 못하고 부패와 불신 속에 한순간에 무너지는 속성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2023년 10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발발과 그 여파로 인한 중동 정세의 급변 역시 시리아 몰락에 영향을 미쳤다. 이스라엘의 ‘새로운 질서’ 작전으로 이란이 후원하던 하마스와 헤즈볼라가 와해되고 이란 혁명수비대가 타격을 입으면서, 시리아의 오랜 후원국인 이란과 러시아가 HTS의 진격 당시 정부군을 제대로 지원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했다.

    시리아 정권의 몰락은 북한에도 실존적 불안감을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김일성 시대부터 혈맹 관계를 이어왔으며 러시아와의 군사 동맹에 생존을 의지하고 있는 북한으로서는, 하루아침에 무너진 알아사드 정권의 사례를 통해 유사시 자동 군사 개입까지 약속한 러시아와의 관계를 더욱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북한은 주요 해외 공작 거점을 또 잃게 되었으며, 외교적 고립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알아사드 정권 붕괴 당시 북한 대사관은 서둘러 철수했다.

    한편, 2025년 1월 HTS 수장 아흐메드 알샤라가 과도정부 대통령으로 취임한 시리아는 전쟁으로 붕괴된 경제와 국가 제도를 복구하는 것을 최대 과제로 안고 있다. 내전 이후 경제가 85% 이상 위축되고 인구의 90%가 빈곤선 이하에 놓인 절망적인 상황에서, 시리아는 한국의 경제 성장 비결에 깊은 관심을 보이며 발전 모델 학습을 위한 실무 대표단 파견 의사를 밝혔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 역시 개발 경험 공유, 인도적 지원, 경제 재건 협력을 제안하며 한국의 성공적인 발전 경험이 새로운 시리아를 꿈꾸는 이들에게 희망과 확신을 줄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한국은 중동 국가들에게 아시아적 가치를 지키면서도 시장경제를 이룬 성공 사례로 주목받고 있으며, 원조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 전환한 한국의 경험은 전통 가치를 중시하는 중동 이슬람 국가들에게 사회주의 체제나 서구식 자유주의 모델보다 더욱 매력적인 발전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외교적 고립 탈출의 시급성, ‘실용외교’ 기조 하 G7 정상회의서 돌파구 모색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국제사회에서 한국 외교가 사실상 실종 상태에 놓이며 국격이 실추되고 외교적으로 고립되는 심각한 문제가 대두되었다. 이는 경제 성장에도 불구하고 민주주의를 실현하며 미국과의 굳건한 동맹을 자랑하던 한국의 위상을 크게 훼손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 11일 만에 캐나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은 침체된 한국 외교를 정상 궤도로 복귀시키고 ‘민주주의 회복력’을 갖춘 모범국으로서의 이미지를 재확립할 절호의 기회로 평가되었다.

    이번 G7 정상회의 참석은 이재명 정부의 핵심 대외 전략 기조인 ‘실용외교’를 본격적으로 가동하고 그 성공을 위한 기반을 다지는 계기가 되었다. 회의에 참석한 이 대통령은 우선적으로 유사 가치국들인 G7 정상들과의 우호 관계를 재확인하는 데 집중했다. 서방 선진 7개국 정상들은 물론, 회의에 초청된 여러 국가 정상들과의 만남을 통해 에너지 및 정보통신기술(IT) 분야의 국제 협력을 강화하고, 에너지 안보와 핵심 광물 공급망 안정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인공지능(AI) 및 반도체 분야에서의 한국의 국제 협력과 공헌을 약속하며, 국제 질서 운영 거버넌스를 함께 주도하는 책임 있는 강대국의 면모를 보여주었다. 또한, G7 확대 시 회원국으로 가입할 수 있는 최우선국으로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짧은 일정이었지만, 이 대통령은 총 9건의 정상회담을 소화하며 우호 협력을 강화하고 무역 등 다양한 현안에 대한 논의를 진전시켰다.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과는 교역, 투자, 에너지 협력 방안을 모색했으며,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는 방산 및 자원 공급망 확보를 위한 호혜적 협력 증진과 한반도 평화 및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소통 강화를 약속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진솔하고 격의 없는 태도로 각국 정상들과 친근한 관계를 형성했으며, 특히 어려움을 극복한 경험을 공유하며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깊은 공감대를 형성했다. 브라질 대통령은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에 이 대통령을 초청했으며, 인도 총리와는 핵심 기술 및 방산 분야에서의 전략적 협력 강화를 합의했다.

    정권 교체 이후 지속 가능성 여부가 주목받았던 한·일 관계 역시 훈훈한 정상회담을 통해 미래지향적인 발전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이 대통령은 이시바 총리와의 만남에서 양국 우호 관계 지속, 경제 협력 진전, 그리고 수교 60주년 및 광복 80주년을 맞이하는 한·일 관계를 상호 호혜적인 협력 관계로 발전시키기 위한 중요한 발걸음을 내디뎠다. ‘과거 문제는 잘 관리하고 협력의 문제를 더 키워 미래지향적 관계를 구현하자’는 취지 아래 셔틀외교 복원과 한·미·일 공조 유지 및 발전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며 성숙한 한·일 관계의 기반을 조성했다. 또한,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과는 경제 협력을 포함한 양국 관계 강화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는 북핵 문제 해결 협력을 약속했다. 유럽연합(EU) 지도부와는 상호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브뤼셀에서 한-EU 정상회담을 개최하자는 제안을 받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주최국인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는 G7과의 파트너십 강화, 안보, 방산, 에너지 안보 협력을 더욱 심화하는 데 합의하며 공식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처럼 서방 선진국들과의 관계 구축을 통해 ‘실용외교’의 성공적인 첫걸음을 내디뎠지만, 앞으로 한국 외교에는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관세 협상 만료를 앞둔 미국과의 호혜적인 합의 도출, 한·미 동맹 역할 변경, 주한미군 규모, 방위비 분담 등에서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의 신뢰 및 우호 관계 형성 방안을 찾아야 한다. 또한, 윤석열 정부 들어 불편해진 중국과의 관계 정상화, 상호 존중 하 호혜적 협력 증진, 그리고 우크라이나 전쟁 종결 과정에서 악화된 러시아와의 관계 정상화를 통해 대외 관계에서의 균형과 외교적 자율성을 회복하는 것이 시급하다. 특히 한국이 주최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하여 국제 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완전히 단절되고 적대 관계로 변한 남북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자강력 증진과 굳건한 한·미 동맹 공조 강화를 기반으로 남북 간 소모적 대립을 완화하고 소통을 재개해야 한다. 이를 통해 한반도 정세를 안정시키고 평화를 회복하며, 북·미 대화 재개를 지원하고 남북 간 호혜적 교류·협력을 실현하여 북핵 문제 해결에도 진전을 이루는 선순환적 협력 관계를 구축함으로써 평화통일의 기반을 다져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

  • 한미 정상회담, ‘신뢰 구축’이라는 난제 해결…평화와 협력의 새 지평 열리나

    이재명 대통령의 최근 한미 정상회담 결과를 두고 국내외적으로 ‘성공’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지만, 일부에서는 성과를 폄훼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는 단순한 안도감을 넘어선 ‘성공’이라는 평가의 실체를 점검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과제를 제시할 필요성을 보여준다. 이번 정상회담은 미국 측의 초기 불확실성과 한국의 안보 취약성을 활용한 압박 시도라는 어려운 배경 속에서 이루어졌으며, 이러한 난관 속에서 이재명 정부는 국익 수호라는 강력한 의지와 철저한 준비, 그리고 외교적 지혜를 발휘하여 극적인 반전을 이끌어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회담 결과에 대한 논란 중 하나는 의전 문제였다. 이재명 대통령이 미국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했을 때 미 국무부 의전장이 아닌 부의전장의 영접을 받은 것을 두고 일부에서 ‘의전 홀대’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는 미국 측이 사전에 양해를 구했던 사안으로, 국빈 방문 횟수가 적은 미국에서 부의전장이 영접하는 것은 통상적인 관행으로 볼 때 부자연스럽지 않다는 분석이다. 또한, 이번 방미는 ‘공식 실무방문’이었으며, 이재명 정부의 외교 기조가 국익 중심의 실용 외교인 만큼 의전 자체보다는 회담 이 중요시되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과거 문재인 전 대통령 역시 2017년 첫 방미 당시 의전장 대리의 영접을 받았으며, 이는 역대급 홀대라는 주장이 사실과 다를 수 있음을 시사한다. 대통령 숙소가 영빈관 격인 ‘블레어하우스’가 아닌 인근 호텔로 정해진 것 역시 8월 한 달간의 정기 보수공사 때문이며, 이는 이전 정부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있었다는 점에서 비난을 위한 비난이라는 지적이다.

    이번 정상회담의 가장 큰 성과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재명 대통령을 전격적으로 신뢰하고, 한반도 평화와 미래지향적인 상호협력을 격의 없이 논의할 파트너로 인정했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을 ‘스마트한 한국의 위대한 지도자’라고 여러 차례 평가하며, “당신은 미국으로부터 완전한 지원을 받게 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직접 전달하기도 했다. 이는 과거와는 다른 차원의 신뢰 관계 구축을 의미하며, 향후 한미 관계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 통상 문제에 있어서도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제거되었다. 또한, 원자력 협정 개정에 대해서도 정상 간에 논의가 이루어져 일부 진전이 도출되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다만, 미국이 요구하는 ‘동맹 현대화’의 구체적인 , 특히 한국의 국방비 인상 및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는 한국의 재정적 부담을 가중시키고 한중 관계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이 대통령은 회담에서 ‘전략적 유연성’ 수용 불가 입장을 명확히 하고, 대신 한국군의 인공지능 첨단 정예화, 북한 감시·정찰 능력 향상, 드론 및 정밀타격 능력 확보 등을 통해 자강력을 증강하고 전작권 전환을 추진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이는 미국의 요구를 전적으로 수용하기보다는 국익을 지키면서 필요한 부분을 얻어내는 외교적 성과로 평가될 수 있다.

    공동 발표문이 부재했던 점은 아쉬움으로 남지만, 이는 미국이 대미 투자 관련 세부 합의를 서둘러 발표하려 한 반면, 한국은 국익을 위해 신중한 처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했기 때문이다. 향후 협상을 통해 합의에 도달하면 발표될 가능성이 있으며, 오히려 시간을 벌어 더 나은 합의를 이끌어낼 기회를 얻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이재명 정부 대외 정책의 주축인 한미동맹 기반은 튼튼히 마련되었다. 이제는 김정은 위원장의 방중과 북중러 협력 강화 가능성에 대비하여 한중 및 한러 관계 정상화, 전략적 동반자 관계 회복, 양강대국의 한반도 평화 지지 유도, 그리고 남북 관계 정상화를 추진하는 동시에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을 활용하여 한반도 평화를 정착시켜야 하는 중요한 과제를 안고 있다. 정부는 이전보다 갑절의 노력을 기울여 우호 협력 및 균형적 실용 외교를 통해 한반도 평화 회복과 번영을 구축해 나가야 할 것이다.

  • 캄보디아 취업사기·감금 피해 급증, 외교부 ‘여행경보 4단계’ 발령 등 대책 강화

    캄보디아 현지에서 급증하는 취업 사기 및 감금 피해 사례가 대한민국 외교부의 긴급 대응을 촉발했다. 캄보디아 일부 지역은 이제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며, 해외 취업을 희망하는 국민들은 극심한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심각한 문제는 캄보디아 시하누크빌 등 범죄 단지로 추정되는 건물 인근에 3m가 넘는 담벼락이 서 있는 물리적인 현실로도 뒷받침된다.

    이러한 심각한 문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외교부는 16일 00시를 기해 캄보디아 일부 지역에 대해 최고 수준의 여행경보인 4단계를 발령하고, 여타 지역에 대해서도 기존에 발령된 여행경보를 상향 조정하기로 결정했다. 구체적으로 현재 특별여행주의보가 발령된 지역 중 캄폿주 보코산 지역, 바벳시, 포이펫시는 이제 여행금지 지역으로 지정되어 해당 지역으로의 여행이 전면 금지된다. 또한, 시하누크빌주는 3단계인 출국 권고 조치가 발령된다. 이 외에도 특별여행주의보가 발령되었던 지역들은 현 효력이 유지되며, 기존 1단계 여행유의 지역들은 2단계 여행자제 경보가 발령될 예정이다. 이는 캄보디아 내에서 국민들이 겪고 있는 심각한 취업 사기 및 감금 피해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이다.

    외교부는 이러한 긴급 상황에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캄보디아 취업사기·감금 피해 대응 TF’를 공식적으로 발족했다. 이 TF는 지난 14일 박일 전 주레바논대사를 팀장으로 임명했으며, 영사안전국, 아세안국, 개발협력국 등 외교부 내 관련 실·국이 참여하여 총체적인 대응 역량을 결집한다. 박일 팀장은 캄보디아에 체류하며 주캄보디아대사관 신임 대사 부임 전까지 취업 사기 및 감금 피해 대응 업무를 총괄하고, 캄보디아 당국과의 긴밀한 소통과 협력을 이끌어 나갈 예정이다. 박 팀장은 과거 중동 정세 악화 속에서 레바논 체류 우리 국민 97명의 안전한 귀국을 성공적으로 지원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캄보디아 사태 해결에도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외교부의 발빠른 대응과 TF 발족은 캄보디아에서 발생하는 취업 사기 및 감금 피해라는 심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다. 앞으로 외교부는 캄보디아 내에서 발생하는 유사 피해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역량과 자원을 총동원하여 총력 대응해 나갈 방침이다. 이러한 노력들이 결실을 맺어 캄보디아 현지에서 우리 국민들이 겪는 어려움이 해소되고 안전한 해외 활동이 보장되기를 기대한다.

  • 전환기 한국 외교·안보, ‘신뢰 구축’과 ‘국민 통합’으로 난제 돌파해야

    급변하는 국제 질서는 한국 외교·안보에 전례 없는 복잡성과 예측 불가능성을 안겨주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북-중-러 삼각 협력 강화, 그리고 국제 무역 질서의 급격한 재편 등 과거와는 차원이 다른 환경에 직면해 있다는 점이 분명하다. 기존의 국제 질서는 무너졌으나 새로운 질서는 아직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 ‘궐위의 시대’를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외교·안보 분야의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

    이러한 난제 속에서 이재명 정부는 취임 초부터 다자 정상 무대인 G7 정상회의에 무난히 데뷔했으며, 한미 정상회담과 한일 정상회담을 통해 실용 외교의 기틀을 다지려는 노력을 보였다. 특히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미국의 관세를 무기로 한 요구에 대해 지속 가능한 동맹 발전을 위해 원칙을 갖고 유연하게 협상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는 일방적인 요구보다는 상호 이익을 바탕으로 한미 관계를 발전시키겠다는 기조를 명확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급변하는 무역 질서에 대응하기 위해 한일 양국의 공동 대응이 필요하다는 인식하에 한일 관계에서도 실용 외교의 유연성을 발휘하고 있다. 보호무역주의와 일방주의가 팽배한 국제 환경에서 소지역 협력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음을 고려한 행보다. 비록 역사 문제와 같은 공통의 이해만큼 차이가 존재하며, 일본 총리의 교체와 같은 새로운 변수가 등장했지만, 일본이 달라진 국제 질서에 대응하기 위한 한일 협력의 중요성을 인식하기를 바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다가오는 경주 APEC 정상회의는 이러한 외교적 노력을 한층 강화할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속 가능한 한미 관계의 기반을 다지고, 한중 관계 발전의 기회를 모색하며, 미중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더 나아가 베트남, 칠레 등 동남아시아 및 라틴아메리카 국가들과의 외교 다변화는 급변하는 국제 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선택의 폭을 넓히는 중요한 전략이 될 수 있다.

    한반도를 둘러싼 한미일 남방 삼각과 북중러 북방 삼각의 진영 대립 구도 역시 한국 외교가 극복해야 할 과제다. 과거와 달리 한국의 국력이 외교, 경제, 군사적으로 크게 발전한 현 상황에서 이 구도를 냉전 시대로 단순화하여 접근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특히 북핵 문제 해결 과정에서 중국의 역할은 여전히 중요하며, 한중 관계 회복과 미중 대화 중재를 통한 북핵 협상 재개 노력이 필요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한러 관계 회복 역시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이재명 정부는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과 같은 선제 조치를 포함하여 접경 지역의 평화 회복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9·19 군사합의 복원을 위한 단계적인 조치도 계획하고 있으나, 북한의 비무장지대 방벽 건설과 대남 비난 지속은 여전히 신뢰 구축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협상은 시기가 중요하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북한이 북방 정책의 한계를 인식하고 남방의 수요를 느낄 때까지 인내심을 갖고 대북 정책을 추진하며, 경주 APEC을 통해 한반도 평화를 확인하는 기회로 삼기 위한 남북 관계의 안정적 관리가 필수적이다.

    국제 질서의 변화는 일시적인 국면이 아닌 구조적인 변화를 의미하며, 이러한 위기 극복의 핵심은 결국 ‘국내적 통합’에 있다. 강대국 틈바구니에 놓인 지정학적 위치 때문에 한국의 내부 분열은 언제든 국제화될 수 있으며, 이는 대외 위기 극복에 큰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따라서 정부는 직면한 국면의 복잡성을 국민과 공유하고, 위기 의식을 함께 나누는 노력이 필요하다. 정치적 양극화 현상이 세계적인 추세이지만, 외교·안보 분야에서만큼은 초당적인 협력을 통해 국민적 지지 기반을 넓히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재명 정부의 100일은 성공적이었지만, 앞으로 험난한 산을 넘기 위해서는 외교·안보 부처의 지속적인 혁신, 민관 협력의 제도화, 그리고 국민적 지지 기반 확대 노력이 더욱 절실하다.

  • 캄보디아 취업 사기·감금 급증에 외교부, 여행경보 4단계 발령 및 TF 가동

    최근 캄보디아 일부 지역에서 취업 사기와 감금 피해 사례가 급증하며 우리 국민들의 안전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캄보디아 시하누크빌에 있는 범죄 단지로 추정되는 건물 인근에 3m가 넘는 담벼락이 서 있는 모습에서도 엿볼 수 있듯, 현지의 위험성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외교부는 이러한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16일 00시를 기해 캄보디아 일부 지역에 대해 최고 단계인 여행경보 4단계(여행금지)를 발령하고, 기존에 발령된 여행경보 수준도 전반적으로 상향 조정한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조치로 인해 현재 특별여행주의보가 발령된 지역 중 캄폿주 보코산 지역, 바벳시, 포이펫시는 ‘여행금지’에 해당하는 4단계로 지정된다. 또한, 시하누크빌주는 기존 3단계에서 2단계로 한 단계 하향 조정되나, 여전히 ‘출국 권고’ 수준에 해당한다. 이 외에도 특별여행주의보가 발령된 다른 지역들은 현행 효력이 유지되며, 현재 1단계인 ‘여행 유의’ 발령 지역은 2단계인 ‘여행 자제’ 경보로 격상된다. 이러한 여행경보 조정은 캄보디아 내에서 발생하는 취업 사기 및 감금 피해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즉각적인 조치로 풀이된다.

    이와 더불어 외교부는 캄보디아의 취업 사기 및 감금 피해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전담 조직을 공식 발족했다. 지난 14일, 박일 전 주레바논대사를 팀장으로 하고 영사안전국, 아세안국, 개발협력국 등 외교부 내 관련 실·국 인사들이 참여하는 ‘캄보디아 취업사기·감금 피해 대응 TF’가 출범한 것이다. TF팀장으로 임명된 박일 대사는 캄보디아에 체류하며 주캄보디아대사관 신임 대사 부임 전까지 취업 사기 및 감금 피해 대응 업무를 총괄하게 된다. 또한, 캄보디아 당국과의 긴밀한 소통 및 협력을 통해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박 팀장은 과거 중동 정세 악화 속에서 레바논에 체류하던 우리 국민 97명의 안전한 귀국을 성공적으로 지원한 경험이 있어, 이번 TF 운영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외교부의 연이은 조치는 캄보디아를 포함한 해외에서의 취업 사기 및 감금 피해가 더 이상 간과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음을 보여준다. 외교부는 앞으로도 캄보디아 내에서 발생하는 취업 사기 및 감금 피해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보유한 모든 역량과 자원을 총동원하여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갈 방침이다. 이러한 노력들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져 캄보디아에서 우리 국민이 겪는 어려움이 해소되고 안전하게 귀국할 수 있기를 바란다.

  • 2025 APEC 정상회의, 경주의 인프라 부족 우려 딛고 ‘세계의 내일을 여는 첫 문’ 열다

    2025년, 대한민국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통해 세계사의 중심에 서게 된다. 천년고도 경주에서 열리는 이번 회의는 단순한 국제 외교 행사를 넘어, 대한민국과 경상북도의 위상을 전 세계에 각인시킬 역사적 무대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개최 도시의 인프라 부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현장의 준비 상황은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있으며, 체계적이고 빈틈없는 준비가 진행되고 있음이 확인된다.

    개최 도시 선정 이후, 경상북도와 경주시는 외교부 등 중앙정부와의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50여 차례의 현지 실사와 7차례의 준비위원회를 거치며 기본 계획을 확정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인적, 물적 역량을 총동원하여 행사 준비에 만전을 기해왔다. 특히 정상회의의 핵심이 될 시설 인프라 구축은 현재 로드맵에 따라 공사가 한창이다. 정상회의장, 국제미디어센터, 만찬장, 경제전시장 등 주요 시설은 안전과 품질을 최우선으로 하여 인력과 물자를 집중 투입, 9월까지 모든 공사를 완료할 예정이다. 이후 한 달여 간의 최종 리허설을 통해 완벽한 준비 상태를 갖추게 된다.

    정상급 인사들이 머물 숙박 시설 역시 세계적 수준으로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PRS(Presidential Suite) 리노베이션 공사를 포함하여 총 12개 호텔 35개 객실을 최고급 수준으로 준비 중이며, 8월 이전에는 한국의 멋과 아늑함을 담은 세계적인 숙소가 완성될 예정이다. 더불어 수준 높은 케이터링 및 컨시어지 서비스 제공, 숙박업 종사자 대상 서비스 교육 강화 등을 통해 대표단에게 친절하고 편안한 경주의 이미지를 각인시킬 계획이다.

    경주엑스포 대공원 광장에는 경제전시장이 조성되어 APEC 기간 동안 대한민국 경제 산업 발전의 역사와 첨단 미래 산업을 선보이는 상징적인 무대로 변모할 것이다. 이 전시장에는 대기업뿐만 아니라 경상북도의 주력 산업을 이끌고 있는 중견·중소기업들이 참여하여, 세계 10대 경제 강국으로서의 대한민국과 경상북도의 역량을 참가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알릴 계획이다. 또한, ‘세일즈 코리아’, ‘세일즈 경북’의 장으로 활용하여 투자유치 설명회, 1:1 기업 미팅, 한-APEC 비즈니스 파트너십, 미래 신산업 현장 시찰 등 실질적인 경제 교류 프로그램을 운영함으로써, 우리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해외 진출을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APEC 정상회의는 대한민국 문화 외교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과 신라 천 년의 역사와 문화를 간직한 경주는 K-컬처의 뿌리를 세계에 알릴 절호의 기회를 맞고 있다. 이를 위해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역사상 최초로 신라 금관 6점이 한자리에 모이는 ‘신라금관특별전’, 유명 예술가들이 참여하는 ‘K-아트 특별전’, ‘보문단지 멀티미디어 아트쇼’, ‘한복패션쇼’ 등은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한국의 아름다움을 세계에 선보일 것이다. 더불어 세계유산축전, 대릉원 미디어아트, 5한(한복, 한옥, 한글, 한식, 한지) 체험관, 확장현실(XR) 버스, K-POP 뮤직 페스타 등은 최첨단 기술과 한류 콘텐츠의 결합을 통해 세계인에게 무한한 감동을 선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문화적 역량은 경주가 가진 문화의 힘을 기반으로 지속 가능한 K-컬처 관광 콘텐츠를 개발하고, 경북과 경주의 아름다움, 그리고 한국의 미를 세계에 알려 10대 글로벌 문화 도시로 도약하는 발판이 될 것이다.

    APEC 개최의 경제적 파급 효과 또한 상당할 것으로 분석된다. 대한상공회의소 분석에 따르면, APEC 개최로 약 7조 4,000억 원의 경제적 파급 효과와 2만 4,000명의 고용 창출이 예상된다. 각국 대표단과 글로벌 기업, 외신 기자들의 방문은 관광, 숙박, 문화, 서비스 전반에 걸쳐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다. 또한, 경주의 전통문화와 산업이 소개되고 지역 기업들이 해외로 진출하는 계기가 마련되면서 경제 활성화는 물론, 국제사회에 경주의 존재감을 알리고 도시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효과도 기대된다.

    특히 21개국 정상들의 ‘경주선언’이 채택된다면, 경주는 세계인의 기억 속에 오래도록 남게 될 것이다. 나아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처음으로 세계 정상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이번 무대는 통합과 평화, 경제적 연대, 그리고 아시아-태평양 지역 내 공존과 공영을 향한 실질적인 협력을 이끌어내는 중대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평화와 번영의 APEC’이라는 구호가 현실로 구현되는 순간이 될 것이다.

    하지만 APEC은 단발성 이벤트로 끝나서는 안 된다. 이번 행사를 지속 가능한 성장의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 경주는 APEC 개최 도시라는 브랜드를 기반으로 해외 관광객을 유치하고, 글로벌 MICE 산업의 거점으로 도약해야 한다. 이를 위해 지역의 역사와 문화, 인프라, 그리고 시민의 참여가 하나로 어우러져야 한다. 시·도민이 함께 만들어가는 경주 APEC은 ‘지방도 세계를 움직일 수 있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 세계에 보여줄 것이다. 2025년,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는 단지 회의를 여는 것을 넘어 세계의 내일을 여는 첫 문을 열 것이다. 경상북도의 행정력을 총동원하여 경주만이 보여줄 수 있는 역대 최고의 APEC을 완성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고, 신라 천 년의 찬란한 유산을 품은 경북을 세계에 각인시키는 길이 될 것이다.

  • 17년 만의 정상 합의, ‘한일 파트너십 선언 2.0’으로 미래 관계 재정립

    한국과 일본이 17년 만에 발표한 정상 간 합의는 향후 양국 관계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며 주목받고 있다. 이는 지난 1998년 김대중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 총리가 선언했던 ’21세기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을 계승하는 ‘한일 파트너십 선언 2.0’의 밑그림을 구체화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러한 합의가 이루어지기까지는 현재 국제 정세와 양국이 직면한 복합적인 문제들이 배경으로 작용했다. 특히, 미국과 중국 간의 패권 경쟁 구도 속에서 한국과 일본은 안보 및 경제적 측면에서 전략적 이해와 이익을 공유하는 ‘동병상련’의 파트너라는 인식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은 역사적인 한미 정상회담을 이틀 앞둔 8월 23일, 이재명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하여 이시바 총리와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절묘한 전략을 구사했다. 이는 한국의 대미 협상력을 끌어올리는 지렛대 역할을 톡톡히 수행했다는 분석이다. 미국이 한미일 공조를 중시하는 태도를 보여왔기에, 한국이 주도적으로 일본과의 협력 체제를 선제적으로 구축한 것은 대미 협상력 강화에 기여했다.

    실제로 8월 25일 개최된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일본 방문 성과 설명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적극적으로 평가하며 한일 협력이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의 토대임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 이는 트럼프 2.0 시대에 한일 간 대화와 협력이 전략적으로 필수 과제가 되고 있음을 방증한다.

    이번 정상회담은 한국과 일본 양자 관계 차원에서도 큰 성과를 거두었다. 올해는 ‘한일수교 60주년’을 맞이하는 역사적인 해로, 지난 60년간의 관계를 성찰하고 글로벌 질서 변화에 걸맞은 대일 관계 설정이 요구되는 시점이었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이번 방일은 이재명 정부의 대일 외교 방향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하는 중요한 행보로 기록되었다.

    17년 만에 발표된 정상 간 합의문은 향후 한일관계의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한다. 여기에는 ▲정상 간 셔틀 외교 복원을 포함한 대화 채널 활성화 ▲워킹홀리데이 확대 등 젊은 세대 교류 촉진 ▲사회·경제 정책 분야 협력 틀 수립 ▲북한·안보 문제 공조 ▲국제 무대에서의 긴밀한 협력 등이 포함된다.

    더불어, 이번 정상회담은 일본 국내 정치 상황을 고려할 때 매우 시의적절했다. 현재 일본 정국은 혼돈과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으며, 이시바 총리는 실각 위기 속에서도 역사 문제에 대해 긍정적인 견해를 가진 인물로 평가된다. 이시바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통해 역사 인식 문제에 대한 공감대를 바탕으로 상생 협력의 청사진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이번 회담은 또한 한국이 주도권을 잡고 정상 간 셔틀 외교를 복원하며 개선된 한일 관계를 지속 가능한 것으로 만들어 가는 데 크게 기여했다. 잦은 지정학적 위기와 미·중 패권 갈등 구도 속에서 공통의 고민을 안고 있는 한일이 전략적 협력을 추구하는 것은 매우 당연한 선택이다. 이번 정상 간 만남은 이재명 정부가 표방하는 실용 외교와 ‘이웃’과의 전략적 협력을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정상회담으로 자리매김했다.

    또한, 도쿄와 워싱턴 일각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반일·친중 성향을 지니고 있다는 의심과 오해가 존재했으나, 이번 전격적인 방일과 미래 협력 상생 합의는 이러한 오해를 불식시키고 이 대통령이 대일 실용 외교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계기가 되었다. 일본 언론 역시 이 대통령 취임 후 첫 정상회담 방문국으로 일본을 선택한 것에 상당한 의미를 부여하는 논평을 쏟아냈다. 특히, 요미우리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 대통령이 위안부 합의와 징용 합의 등에 관한 과거 국가 간 약속을 이행하겠다는 의사 표명은 한일 관계의 신뢰와 안정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시바 총리는 이번 대화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경험을 이 대통령과 공유하며 대미 협상의 지혜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상호 간의 지혜 공유는 향후 양국이 복잡한 국제 정세 속에서 더욱 긴밀하게 협력해 나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결론적으로, 17년 만에 발표된 정상 간 합의는 과거의 어려움을 뒤로하고 미래 지향적인 ‘한일 파트너십 선언 2.0’으로 나아가기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한다. 이는 양국 관계의 새로운 장을 열고, 동북아시아 지역의 안정과 번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 갈등으로 인한 불안정 속 ‘안전망’ 구축 시급… 루마니아·우크라이나 국경 넘어 구호활동 확대

    러시아-우크라이나 무력 충돌이라는 예측 불가능한 상황 속에서 발생한 피난민, 특히 아동과 여성의 안전과 안정적인 삶을 보장하기 위한 긴급 구호 활동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2022년 3월, 굿 네이버스는 루마니아에서 미션 활동을 시작하며 이러한 긴급한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나섰다. 갈등 발생 초기, 굿 네이버스는 루마니아의 수체아바(시렛), 갈라치(이사크차), 콘스탄차 지역에 긴급 대응팀을 신속하게 파견했다. 이 팀은 분쟁 지역을 탈출하는 이들에게 교통편 제공, 현금 지원, 그리고 심리사회적 지원을 제공하며 기본적인 안전망을 구축하는 데 주력했다. 특히, 국경을 넘는 아동들의 심리 회복을 돕기 위해 유니세프와 협력하여 유엔난민기구(UNHCR)의 블루 도트 허브(Blue Dots Hubs) 내 아동 친화적인 공간을 마련하는 데 기여했다.

    이후 1년 동안 굿 네이버스는 루마니아에 정식 사무소를 등록하고 ‘Vecinii Buni’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이어갔다. 이는 루마니아에 정착하는 이주민들의 지속적인 필요와 더불어, 우크라이나로의 안정적인 구호품 공급의 중요성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Vecinii Buni’는 다양한 풀뿌리 단체들과 협력하며 인도주의적 필요에 대한 대응 역량을 강화하고, 갈라치 지역을 중심으로 여러 기관 간의 협력을 조율하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굿 네이버스 루마니아(Vecinii Buni)는 루마니아 내 갈라치와 수체아바 지역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의 오데사, 헤르손, 미콜라이우,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 키이우 지역까지 범위를 확장하여 7개 프로젝트 분야에 걸쳐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나가고 있다. 일본 외교부 및 재팬 플랫폼과 같은 파트너들과의 협력을 통해, 사람들의 역량을 강화하고 지역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이들의 구체적인 활동은 전쟁으로 인해 불안정한 상황에 놓인 난민 및 국내 실향민 아동 보호에 집중된다. 굿 네이버스는 난민 아동들의 안전, 복지, 교육 발달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한다. 심리사회적 지원과 아동 친화적인 공간을 제공하며, 방과 후 수업 등을 통해 안전한 환경을 조성하고 교육의 연속성을 증진시키고자 한다. 또한, 전쟁 피해 지역의 정신 건강 및 심리사회적 지원(MHPSS)을 통해 심리적 고통의 발생이나 증가를 예방하거나, 정신 건강 상태를 치료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더 나아가, 우크라이나 내 전쟁 피해 지역의 물 공급 시설을 복구하고 재건축하여 안전한 식수를 제공하는 사업도 진행하며 기본적인 생존 환경을 개선하는 데 힘쓰고 있다.

  • 미국 여권의 위상 추락, 글로벌 이동성 역학 변화의 신호탄

    헨리 여권지수(Henley Passport Index)가 창설된 지 20년 만에 미국 여권이 세계 최강 여권 상위 10위권 밖으로 밀려나는 전례 없는 사태가 발생했다. 과거 2014년에는 부동의 1위를 자랑했으나, 이제는 말레이시아와 함께 공동 12위로 하락하며 전 세계 227개 목적지 중 180곳에만 비자 없이 입국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미국 여권 위상의 급격한 하락은 단순한 순위 변동을 넘어, 글로벌 이동성과 소프트파워의 역학 관계가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중요한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문제 상황은 최근 일련의 ‘입국 허용 변화’로 인해 발생했다. 상호주의 원칙 결여로 인해 올해 4월 브라질이 미국 시민에 대한 비자 면제를 철회한 것이 시작점이었다. 이후 중국이 급속도로 확대되는 무비자 입국 대상국 명단에서 미국을 제외시키면서 하락세는 더욱 가속화되었다. 또한, 파푸아뉴기니와 미얀마가 자국의 입국 정책을 조정하면서 미국의 점수는 추가로 하락했으며, 이는 다른 국가들의 여권 점수가 상승하는 추세와 대비를 이룬다. 결정적으로, 소말리아의 새로운 전자비자(eVisa) 시스템 도입과 베트남이 미국을 최신 무비자 입국 확대 대상에서 제외하면서 미국 여권은 결국 ‘톱 10’ 자리에서 완전히 밀려나는 결과를 초래했다.

    한편, 이러한 미국의 위상 하락과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것은 중국의 부상이다. 지난 10년간 헨리 여권지수에서 가장 큰 상승세를 보인 국가 중 하나로 꼽히는 중국은 2015년 94위에서 2025년 현재 64위로 올라섰으며, 이 기간 동안 비자 없이 입국할 수 있는 목적지가 37곳이나 증가했다. 헨리 오픈니스 지수에서도 중국은 눈에 띄게 상승하여, 지난 1년 동안만 30개국에 추가로 비자 면제 입국을 허용하며 현재 65위에 올라 있다. 중국은 현재 76개국에 입국을 허용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보다 30개국이 더 많은 수치다. 최근 러시아에 대한 무비자 입국 허용을 포함한 일련의 조치들은 베이징이 추진하는 ‘개방 확대 전략’을 명확히 보여준다. 걸프 지역 국가들, 남미, 그리고 여러 유럽 국가들과의 신규 협정을 통해 중국은 세계 이동성의 강자로 자리매김하며, 여행 자유도 측면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지배적 위치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미국 여권의 위상 하락은 국제 사회에서 ‘제2 시민권’ 확보 경쟁에 나서는 미국인들 사이에서 전례 없는 ‘대체 거주권(residence) 및 시민권(citizenship)’ 수요 급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헨리앤파트너스의 크리스티안 H. 케일린 회장은 “지난 10년간 미국 여권의 위상이 하락한 것은 단순한 순위 변동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며 “이는 글로벌 이동성과 소프트파워의 역학 관계가 근본적으로 변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개방성과 협력을 수용하는 국가들은 앞서 나가고 있지만, 과거의 특권에 안주하는 국가들은 뒤처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워싱턴 소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애니 포르자이머 시니어 어소시에이트는 “미국의 후퇴는 정치적 요인에 뿌리를 두고 있다”며 “트럼프의 두 번째 대통령 임기 이전부터 이미 미국의 정책은 내향적으로 변하고 있었다. 이러한 고립주의적 사고방식이 이제 미국 여권의 위력 약화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랜트손턴 차이나의 팀 클랫 박사는 “트럼프의 재집권은 미국의 이동성을 약화시키는 새로운 무역 갈등을 초래했지만, 중국의 전략적 개방은 자국의 글로벌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상반된 경로는 향후 전 세계의 경제 및 여행 질서를 재편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하며, 미국 여권 위상의 하락이 향후 국제 질서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