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사회

  • 고령화 사회의 그늘, 치매 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 정책과 현장의 노력

    급속한 고령화 사회 진입으로 인해 치매가 사회 전체에 던지는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내 치매 환자는 이미 약 100만 명에 달하며, 2030년에는 15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치매는 개인의 기억을 지워가는 질병이자, 그 가족의 일상까지 흔드는 무거운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는 “치매국가책임제”를 기치로 내걸고 치매로 인한 사회적 부담을 완화하고 환자와 가족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의 치매 문제 해결 노력은 크게 치료비 부담 경감, 돌봄 서비스 확충, 예방 교육 및 프로그램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매년 9월 21일은 ‘치매극복의 날’로 지정되어 치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높이고 환자와 가족을 위한 연대를 다짐하는 의미 있는 날이다.

    이러한 정책의 최전선에는 각 지역에 설치된 치매안심센터가 있다. 전국 256곳에서 운영 중인 치매안심센터는 무료 검진, 인지 재활, 가족 상담, 환자 돌봄 지원 등 치매 환자와 가족이 가장 먼저 의지할 수 있는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올해부터는 개인의 생활 방식, 가족 구조, 소득 수준 등을 고려한 맞춤형 사례 관리 모델이 전국적으로 확대되어 보다 세밀하고 효과적인 관리가 가능해졌다. 또한, 센터 내 ‘쉼터’ 운영 대상을 확대하여 장기요양 5등급 환자까지 이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보호자들이 돌봄 부담에서 잠시나마 벗어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는 24시간 돌봄에 대한 가족들의 고통을 고려할 때 매우 의미 있는 변화라고 할 수 있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치매 관리 노력 또한 주목할 만하다. 최근 도입된 ‘오늘건강’ 앱은 약 복용 알림, 인지 퀴즈, 두뇌 훈련, 걸음 수 및 수면 패턴 기록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며, 필요시 치매안심센터와 데이터 연동도 가능하다. 이 앱은 고령층의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는 데 기여하며, ‘기억을 지킨다’는 목표와 맞물려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다만, 농촌 지역이나 독거노인의 경우 사용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어 교육과 보급이 병행되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치매는 환자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들에게도 엄청난 부담을 안겨주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보호자들이 직장을 그만두고 간병에 매달리거나 우울증을 겪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족들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정부는 치매 치료 관리비 지원 대상을 중위소득 140% 이하로 확대했으며, 일부 지자체에서는 소득 기준을 아예 폐지하기도 했다. 또한, 장애인을 위해 설문형 평가 도구를 도입하는 등 기존 인지검사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위한 지원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재정 여력이 부족한 농어촌 지자체의 경우 서비스 접근성이 떨어지고 돌봄 인력 부족 문제가 심각하여 지역 간 격차가 여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치매안심센터 관계자는 “우리 지역에서도 등록 환자가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조기 검진과 인지 강화 프로그램이 발병 억제에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하며, “보호자들의 부담을 덜기 위해 상담·심리 치유 프로그램과 가족 휴식 제도를 강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치매는 단순 건망증과 달리, 힌트를 주어도 기억이 되살아나지 않고 점차 기능이 저하되는 질환이다. 따라서 조기 발견과 꾸준한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근 기억력이 자주 사라지거나 언어·판단력 저하로 일상생활이 불편할 때, 혹은 우울·무기력과 성격 변화가 장기간 이어질 때는 조기 검진이 권고된다. 기자가 직접 경험한 경도인지장애 전 단계 관리 과정은 초기 발견과 제도적 지원망 연결이 치매를 관리 가능한 상태로 유지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결론적으로, 치매는 더 이상 개인이나 가족만의 문제가 아닌 사회 전체가 함께 나서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정부의 치매국가책임제, 전국 치매안심센터의 활약, ‘오늘건강’ 앱과 같은 디지털 도구들은 기억과 삶을 지키는 사회적 안전망으로서 기능하고 있다. 치매는 개인이 감당할 수 없는 질환이지만, 가족, 지역사회, 국가가 함께 힘을 모은다면 “치매와도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다. 기억을 지키는 일은 곧 인간다운 삶을 지키는 일이기에, 치매극복의 날은 우리 사회가 함께 연대해야 함을 일깨우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 죽음 뒤에 숨겨진 절규, ‘심리부검’으로 본 사회적 애도와 자살 예방 전략

    최근 유명인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은 많은 이들에게 깊은 슬픔과 함께 사회적 충격을 안겨주었다. 특히 한 팬이 SNS에 남긴 “따라가고 싶다”는 글에 달린 “고인은 이런 일을 절대 원치 않을 거예요”, “상담을 받아보면 어떨까요?”라는 댓글들은 도움을 호소하는 절박한 외침에 귀 기울이는 사회적 관심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웠다. 이러한 안타까운 사건들은 개인이 겪는 극심한 고통과 그 이면에 놓인 사회적 문제들을 직시하게 하며, 우리 사회가 자살 문제에 어떻게 보다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지난 9월 11일, 보건복지부와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은 서울 용산역에서 ‘2025 같이 살자, 같생 서포터즈 박람회’를 개최하며 자살 예방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을 높이고 실질적인 지원 방안을 알리는 데 힘썼다. 대학(원)생으로 구성된 ‘같생 서포터즈’는 직접 기획하고 운영하며, 자살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 관련 정보를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는 데 집중했다. 특히 이번 박람회에서는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손을 내밀도록 정보를 제공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현장에서는 ‘온정(溫情) 109’ 부스를 통해 자살 예방 상담 전화 109와 SNS 상담 앱 ‘마들랜’을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109는 ‘한(1) 명의 생명도 자살 없이(0) 구(9)하자는’ 의미를 담은 24시간 전문 상담 전화로, 누구나 부담 없이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마련되었다. ‘마들랜’은 ‘마음을 들어주는 랜선 친구’라는 뜻으로, SNS를 통해 언제 어디서든 편하게 상담받을 수 있는 창구이다. 또한, 자살 사후 대응 서비스의 일환으로 ‘심리부검’이라는 개념을 퀴즈와 게임을 통해 알리는 시간을 가졌다. 심리부검은 고인이 왜 극단적인 선택을 했는지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유족과의 면담 및 기록 검토를 통해 사망에 영향을 미친 다양한 요인을 살펴보는 체계적인 조사 방법이다. 이는 유족이 전문가와 함께 고인의 삶을 되짚어보며 건강한 애도를 돕고, 나아가 미래의 자살을 예방하는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는 과정이다.

    심리학을 전공하는 ‘같생 서포터즈’는 “자살 예방은 단순한 개인의 문제를 넘어 사회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주변 사람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말을 잘 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외부 활동을 피하거나 만남을 거부하는 등 행동 변화가 있다면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는 조언은 우리 주변에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신호를 놓치지 않도록 하는 중요한 지침이 된다.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심리부검 담당자는 심리부검이 자살자의 가족, 동료, 친구 등 가까운 관계의 사람들이 참여하여 사망 전 심리·행동 변화를 검토하고 자살 원인을 추정하는 조사 방법임을 설명했다. 이는 「자살 예방 및 생명 존중 문화 조성을 위한 법률」에 따라 자살 예방 정책 수립의 근거를 마련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참여자는 사망 전 최소 6개월간의 행적에 대한 보고가 가능해야 하며, 사별 기간은 3개월에서 3년 이내로 제한된다. 심리부검은 2~3시간 정도 소요되는 구조화된 면담 방식으로 진행되며, 참여 비용은 없다. 이 과정을 통해 유가족은 심리 정서 평가 및 평가 결과서를 제공받고, 1개월 후에는 애도 지원금(2025년 기준 30만 원/건)을 지원받을 수 있다. 다만, 개별 보고서나 사망 원인에 대한 결과서, 법적 활용은 제공되지 않는다. 수집된 심리부검 데이터는 연간 및 연구 보고서 발간, 교육 자료 및 정책 개발, 자살 예방 시행 계획 등에 활용되어 자살률 감소를 위한 정책 수립에 기여한다.

    한편, 지난 9월 12일 정부는 제9차 자살예방정책위원회를 통해 ‘2025 국가 자살 예방 전략’을 발표했다. 이 전략은 2034년까지 인구 10만 명당 자살률을 현재 28.3명에서 17.0명 이하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자살 시도자뿐 아니라 유족을 포함한 고위험군 집중 관리와 기관 간 연계 체계 구축을 주요 으로 하며, 내년도 관련 예산을 708억 원으로 대폭 증액할 계획이다.

    ‘죽고 싶다’는 말 속에는 ‘살고 싶다’는 마음과 ‘도와달라’는 간절함이 함께 담겨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이러한 절박한 외침에 ‘희망이 있다’거나 ‘힘내라’는 말 대신, 따뜻한 관심과 진심 어린 다가섬이 필요하다. 이번 행사를 통해 새롭게 알게 된 ‘심리부검’은 죽음의 원인뿐만 아니라 남겨진 이들의 아픔까지 보듬는 중요한 사회적 역할을 수행한다. 이러한 노력들이 널리 알려지고 필요한 사람들에게 온전히 닿아, 더 이상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는 건강한 사회로 나아가기를 간절히 바란다.

  • 노인 돌봄의 패러다임 전환: ‘나’를 위한 집 같은 요양시설, 유니트케어 도입의 빛과 그림자

    급격한 고령화 사회 진입이라는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문제에 직면해, 기존 노인 돌봄 시스템의 한계를 극복하고 어르신들의 존엄성과 삶의 질을 보장하기 위한 새로운 돌봄 모델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특히, 요양시설에서의 획일적이고 공급자 중심의 서비스가 어르신들의 인간다운 삶을 저해한다는 비판과 함께, 이들이 ‘견뎌내는’ 공간이 아닌 ‘생활하는’ 공간으로서 기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는 곧, 어르신들이 익숙한 집과 같은 환경에서 개인의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유니트케어’ 도입의 시급성을 시사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장기요양기관은 주로 의료적 치료와 공급자 편의에 맞춰진 획일화된 서비스 제공에 초점을 맞추어왔다. 이러한 기존의 노인 요양시설은 다인실과 복도형 배치를 중심으로 운영되었으며, 입소 어르신들은 개인의 사생활이나 존엄성이 보장되지 못한 채 정해진 일정에 따라 시간을 보내야 했다. 이는 어르신들이 시설 생활을 “죽을 날을 기다리며 하루하루를 견디는” 현대판 고려장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주요 원인이었다. 이러한 공급자 중심의 환경은 시설 운영의 효율성을 극대화해야 하는 재정적, 제도적 배경에서 비롯되었다. 법적으로 정해진 최소 인력 배치 기준과 수가 산정 방식은 요양 돌봄 행위의 효율성을 우선시할 수밖에 없었고, 이는 다인실 배치, 일정 중심의 식사 및 활동 등 비인간적인 돌봄 환경으로 이어졌다. 미국과 일본 역시 1980년대와 1990년대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와 유사한 문제점을 겪었으며, 이는 노인 거주자의 권리 보장과 인간 중심 돌봄의 중요성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계기가 되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주목받는 것이 바로 ‘유니트케어’ 모델이다. 일본에서 1990년대 후반부터 도입되기 시작한 유니트케어는 10명 내외의 소규모 인원을 하나의 생활 단위(유니트)로 묶어, 각 유니트별로 요양 돌봄을 편성하는 방식이다. 이는 시설에서의 공급자 중심의 돌봄 단위와 이용자인 어르신들의 생활 단위를 소규모로 일치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러한 변화는 기존의 다인실, 복도형 구조를 개인실 및 거실 구조로 개선하고, 시설에서의 ‘지내는’ 행위를 넘어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포함한다. 개인실에 화장실과 세면대 등을 설치하는 것은 물론, 평면 구성과 공간 배치 역시 사생활 보호를 위한 개인실과 공동생활을 위한 거실, 프로그램실이 집처럼 구분되고 연계되도록 설계된다. 이는 어르신이 원하는 시간에 식사하고 활동할 수 있는 등, 짜여진 일정에 어르신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어르신 개개인에게 맞춰진 돌봄을 실현하는 것이다. 일본의 유니트케어 시행 결과, 어르신들의 거실 및 개인실에서의 여가 및 교류 시간이 증가했으며, 요양보호사의 돌봄 근무 강도는 감소하고 보다 세심한 돌봄 제공이 가능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시설 생활 어르신들의 지역 공동체 유대감 향상이라는 긍정적인 효과도 확인되었다.

    우리 정부 역시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제3차 장기요양기본계획(2023~2027)’을 통해 한국형 유니트케어 도입을 제시하고, 2024년 3월 ‘제1차 유니트케어 시범사업 시행계획’을 공고하며 적극적인 도입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025년 7월 제2차 시범사업 운영을 위한 공모 절차 또한 진행될 예정이다. 이러한 국가적 지원은 어르신들의 삶의 질 향상과 초고령사회 진입에 대비한 필수적인 정책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모든 장기요양기관이 유니트케어를 즉시 도입하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존재한다. 특히 상가 건물 등에 임차하여 운영되는 소규모 공동생활가정이나 개별 건물을 건축하여 운영되는 대규모 요양시설의 경우, 기존의 편복도형 내부 평면 구성을 개인실 중심으로 변경하고 유니트 구성 및 케어를 위한 충분한 인력을 배치하는 것이 쉽지 않다. 제한된 공간 내에서 집과 같은 생활 환경을 조성하면서도 시설 운영의 수익성을 유지하거나 증대시키는 것 또한 상당한 도전 과제이다. 이는 “내가 원할 때 밥 먹고, 내가 원할 때 활동하는 게 좋다”는 어르신들의 목소리가 시설 운영의 현실적인 제약과 충돌하는 지점을 보여준다. 따라서 전국에 확산된 기존 장기요양기관이 유니트케어 도입에 직접적인 어려움을 겪는 상황을 고려하여, ‘준유니트케어’와 같은 단계적 적용 방안을 지원하고 시설 운영자와 이용자가 유니트케어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궁극적으로는 우리나라 장기요양시설이 재택 요양 돌봄과 연계·확장된 개념으로 안착하여, 어르신들이 익숙한 지역사회 안에서 자신의 집처럼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는 ‘Aging in Place’ 실현을 견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청년 거주 대학가 원룸 매물, 절반 이상이 허위·과장 광고…국토부, 대대적 실태 조사

    청년층이 밀집한 대학가에서 부동산 매물 광고의 상당수가 허위·과장되거나 필수 정보가 누락된 것으로 드러났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7월 21일부터 8월 22일까지 20대 청년층의 거주 비율이 높은 대학가 1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터넷 허위매물 광고 모니터링 결과, 전체 1100건의 부동산 매물 표시·광고 중 321건이 위법 의심 사례로 선별되었다. 이는 전체 조사 대상의 약 29%에 해당하는 높은 비율이다.

    이번 조사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는 허위·과장 광고였다. 전체 위법 의심 사례의 51.7%인 166건은 가격, 면적, 융자금 등 실제 정보와 다르게 기재되어 있었다. 예를 들어, 전용면적을 실제보다 부풀리거나, 실제 존재하지 않는 옵션(냉장고 등)을 포함시키는 행위, 융자금이 없음에도 근저당권이 설정된 경우, 이미 계약이 완료되었음에도 광고 삭제를 지연하는 경우 등이 적발되었다. 이는 청년 구직자 및 대학생들이 주거 공간을 구할 때 가장 많이 접하는 온라인 플랫폼인 네이버 부동산, 직방, 당근마켓뿐만 아니라 유튜브, 블로그, 카페 등 SNS 매체에서도 광범위하게 나타났다.

    또 다른 문제점은 명시의무 위반이었다. 전체 위법 의심 사례의 48.3%인 155건은 중개대상물의 소재지, 관리비, 거래금액 등 공인중개사법 시행규칙에 따라 의무적으로 표시해야 할 사항을 누락한 경우였다. 이는 매물에 대한 정확한 정보 확인을 어렵게 만들어 소비자들이 피해를 볼 가능성을 높인다. 조사 대상 대학가는 서울의 관악구 청룡동, 광진구 화양동, 서대문구 신촌동, 동작구 상도제1동, 성북구 안암동, 성동구 사근동과 대전 유성구 온천2동, 부산 금정구 장전제1동, 남구 대연제3동, 경기도 수원 장안구 율천동 등이다.

    국토교통부는 이번 조사에서 적발된 321건의 위법 의심 광고를 해당 지자체에 통보하여 행정처분 등 후속 조치가 이루어지도록 할 계획이다. 더불어, 앞으로도 인터넷 허위 매물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과 기획조사를 지속적으로 실시하여 허위·과장 광고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고 건전한 부동산 거래 질서를 확립해 나갈 방침이다. 이는 단순히 허위 매물 광고 단속을 넘어, 집값 담합 및 시세 교란 등 부동산 거래 질서를 교란하는 행위 전반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국토부 관계자는 “부동산 매물의 왜곡된 정보를 차단하여 소비자에게 억울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투명하고 공정한 부동산 시장 거래 질서 확립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적극적인 조치는 청년층의 주거 안정을 도모하고 안전한 부동산 거래 환경을 조성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 근로자의 ‘쉼’을 ‘성장’의 동력으로: 여가친화경영 기업·기관 149개사 인증, 기업 문화 혁신 움직임

    근로자의 일과 여가 생활의 조화를 통해 기업의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확산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와 지역문화진흥원(이하 진흥원)은 근로자의 여가 활동을 적극 지원하는 기업 및 기관 149개사를 ‘2025년 여가친화기업·기관’으로 신규 및 재인증했다고 밝혔다. 이는 2012년 제도 도입 이후 총 700개사가 인증받는 성과로,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조직 문화 구축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에 선정된 149개 기업·기관은 근로자의 자율적인 여가 사용을 보장하고 만족도를 높이는 다양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분·시간 단위 연차 사용, 연차 이월 및 당겨쓰기, 보상휴가제와 같은 유연한 휴가 제도는 물론, 근무시간선택제 등 유연근무제도를 통해 근로자가 업무와 여가를 효과적으로 병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한, 연차촉진제와 자율사용제를 운영하여 근로자의 휴가 사용을 독려하며, 동호회 및 문화 활동 지원, 자격증 취득 등 자기개발비 지원을 통해 개인의 성장을 장려하는 문화도 조성하고 있다. 더불어 휴가비 및 휴양시설 지원은 근로자들이 업무 외 시간을 통해 재충전할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문체부는 뛰어난 여가친화경영 사례를 보인 기업·기관 10개사에 대한 포상도 진행했다. 문체부 장관상에는 롯데백화점, 종로구시설관리공단, 토마스, 한국발전인재개발원이 선정되었으며, 이들 기업은 생애주기에 따른 특화된 육아휴직 제도, 기관 특성에 맞는 복지 제도, 유연한 근무 및 차별화된 자기개발 지원 제도 등을 운영하며 모범을 보였다. 롯데백화점은 최대 4.6년에 이르는 육아휴직과 함께 다양한 생애주기별 지원 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종로구시설관리공단은 공단 성격에 맞는 맞춤형 복지 제도를 마련하여 근로자의 만족도를 높였다. 토마스는 높은 유연근무 활용률과 맞춤형 연차 제도를 운영하며, 한국발전인재개발원은 전문 자격증 취득 지원 및 다양한 사내 교육을 통해 직원의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이 외에도 지역문화진흥원 원장상 4개사, 여가친화인증위원회 특별상 2개사가 선정되어 포상받았다. 이들 기업·기관은 2026년 1월부터 2028년 12월까지 3년간 여가친화인증마크를 사용할 수 있으며, 인증사와 우수사례, 특전 등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여가친화인증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여가친화기업·기관 인증 사업은 근로자의 창의성을 고취시키고 조직 차원의 성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여가와 일이 조화로운 조직문화가 기업 및 기관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핵심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며, 정부 차원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통해 여가친화적 조직문화가 더욱 확산될 것으로 기대된다.

  • 현금 없는 시대, ‘우체국 현금배달 서비스’의 재발견

    계좌이체가 보편화된 시대에 현금을 직접 주고받는 행위는 점차 낯설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우체국 현금배달 서비스는 단순한 금전 전달 수단을 넘어, 특별한 의미와 편리함을 제공하는 복합적인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서비스는 받는 이에게 진심을 전하거나, 물리적인 제약으로 인해 금융 거래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며 그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이러한 우체국 현금배달 서비스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빛을 발하기도 한다. 8년 전, 주말부부로 지내던 이재우 강원지방우정청 주무관은 남편이 근무지로 향하는 도중 지갑을 두고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차로 2시간 거리에 있는 근무지로 되돌아가기 어렵고, 신분증, 신용카드, 보안카드 등이 담긴 지갑을 택배로 보내기에도 부담스러웠던 상황에서, 그는 우체국 현금배달 서비스를 떠올렸다. 당시에는 현재와 같이 모바일 결제 앱이 보편화되지 않아 지갑 없이는 일상생활에 큰 어려움이 따랐기에, 그는 우체국 앱을 통해 10만 원을 급하게 보내는 묘안을 발휘했다. 수신인을 남편으로 지정하고 “신랑이 지갑을 두고 갔어요. 살려주세요”라는 긴급 메시지를 남겨, 남편은 무사히 현금을 전달받을 수 있었다. 이는 직접적인 금전 지원을 넘어, 긴급한 상황에서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의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이다.

    우체국 현금배달 서비스는 다양한 상황에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첫째, 계좌이체만으로는 부족한 정성을 표현하고 싶을 때, 특히 바쁜 일정으로 경조사에 직접 참석하지 못하는 경우 경조금과 함께 카드를 현금으로 전달하여 미안한 마음을 대신 전할 수 있다. 둘째, 은행 방문이 어려운 고령층이나 은행 점포가 드문 지역에 거주하는 부모님께 매월 용돈을 ‘현금’으로 전달하고 싶을 때 ‘부모님 용돈 배달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2018년부터 시행된 이 서비스는 한 번의 약정으로 매월 지정된 날짜에 현금을 배달해 주어 편의성을 높였다. 셋째, 복지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는 데도 기여하고 있다. 우정사업본부는 지난 3월 12일, 경남 산청, 함양, 거창, 합천군 지역의 지방자치단체 지원금을 현금배달 서비스를 통해 전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금융기관 접근이 어려운 주민, 거동이 불편한 고령자 및 장애인 등 소외계층이 지원금을 더욱 손쉽게 수령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이처럼 우체국 현금배달 서비스는 마음을 전하는 따뜻함과 편리함을 동시에 제공하며, 금융 소외 계층을 포함한 다양한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다가오는 5월 가정의 달에는 계좌이체 대신 현금을 직접 배달하는 서비스를 통해, 숫자 이상의 감동을 부모님께 전달하는 것도 의미 있는 선택이 될 수 있다. 손으로 직접 받아보는 용돈은 숫자로 찍힌 통장 잔고보다 훨씬 특별한 의미를 지닐 것이다.

  • 임신 중 안전한 의약품 사용, 정보 부족으로 인한 불안감 해소될까

    임신 중 안전한 의약품 사용에 대한 임산부와 가족의 불안감이 여전히 높은 가운데,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구체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10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과 함께 ‘임산부의 날’을 기념하여 전문가용 ‘임부에 대한 의약품 적정사용 정보집’의 개정·발간을 발표했다. 이는 현장에서 의약 전문가들이 임산부와 가족에게 안심하고 치료받을 수 있는 최신 의약품 허가사항과 진료지침을 제공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실무 지침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정보집은 임신 중 흔하게 발생하는 감기, 입덧, 변비, 속쓰림 등 다양한 증상에 대한 안전한 의약품 선택 방법부터 최근 관심이 높아진 비만 치료제 등의 최신 안전 정보까지 폭넓게 담고 있다. 또한, 고혈압, 심장병, 갑상선 질환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여성이 임신을 계획할 때 복용하는 의약품 조정 방안에 대한 최신 의약학 정보도 수록하여 임신 전부터 임신 기간 동안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건강 문제에 대한 대비책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임신 기간 동안 임부에게 많이 사용되는 250개 약 성분에 대한 최신 안전성 정보가 상세하게 제공된다. 성분별 효능·효과, 용법·용량, 임부 관련 주의사항 등이 표로 구성되어 의약품 사용 전 필요한 정보를 쉽고 빠르게 확인하고, 환자와의 복약 상담 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임신으로 인한 생리적 변화가 약물의 흡수, 분포, 대사, 배설에 큰 영향을 미치며, 시기별 약동학·약력학 변화를 고려한 신중한 약물 선택이 중요함을 강조하는 맥락에서 비롯된 조치이다.

    임신 중 감기 치료 시 충분한 휴식과 수분 섭취를 우선 권장하며, 고열이 지속될 경우 태아 신경계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아세트아미노펜 성분 해열진통제 복용이 가능함을 안내한다. 콧물·코막힘에는 세티리진, 클로르페니라민, 기침에는 덱스트로메토르판 성분 의약품을, 증상 완화를 위해 필요 시 아세트아미노펜을 하루 4000mg 이하로 복용할 수 있다는 구체적인 지침도 제공한다.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는 임신 20~30주에는 최소량·최단기간만 사용하고, 30주 이후에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점도 명확히 했다. 변비 증상 개선을 위한 수분 섭취와 생활습관 개선 후에도 지속될 경우 락툴로즈 또는 차전자피 성분 의약품 복용이 가능하며, 임신 중 체중 감량을 목표로 하는 다이어트는 태아 저성장을 유발할 수 있고, 토피라메이트 등 일부 성분 의약품은 태아 기형 유발과 관련될 수 있어 다이어트 보조제 사용을 권장하지 않는다는 도 포함되었다.

    개정된 정보집은 식품의약품안전처 누리집(www.mfds.go.kr)과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 누리집(www.drugsafe.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식약처는 임신 중 약물 사용 시 반드시 의사·약사 등 전문가와 상담해야 하며, 모체와 태아에게 기대되는 유익성과 위해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번 정보집 발간이 임신부의 안전하고 효과적인 의약품 사용을 돕고, 의약 전문가에게 최신 복약 정보를 제공하는 데 기여함으로써 임신한 여성과 태아의 건강 보호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 어린이집 식중독 예방 ‘긴급 위생 점검’ 강화… 안전한 급식 환경 조성 박차

    식중독 발생 위험이 높은 환절기를 맞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전국 어린이집의 위생관리 실태를 집중 점검한다. 오는 13일부터 31일까지 3주간 진행되는 이번 점검은 3800여 곳의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하며, 지방자치단체와의 합동으로 이루어진다. 이는 단순히 개별 어린이집의 위생 상태를 확인하는 것을 넘어, 우리 아이들이 이용하는 급식 시설 전반의 안전성을 확보하려는 정부의 의지를 보여준다.

    이번 점검은 올해 상반기에 이미 6536곳의 어린이집 집단급식소를 대상으로 실시된 점검에 이은 추가적인 조치다. 식약처는 이번 점검까지 포함하여 총 1만 300여 곳에 대한 전수 점검을 마무리함으로써, 어린이집 급식 시설의 위생 관리 수준을 전반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상반기 점검에서 이미 11곳의 식품위생법 위반 업체를 적발하여 관할 지자체에 행정처분을 요청한 바 있어, 이번 점검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점검의 주요 은 소비기한이 경과한 제품의 사용 및 보관 여부, 식중독 발생 시 중요 증거가 되는 보존식의 올바른 보관 상태, 그리고 식품 자체와 급식 시설의 전반적인 위생 관리 상태 등이다. 단순히 눈에 보이는 위생 상태 점검에 그치지 않고, 조리된 식품과 급식 조리 도구 등을 수거하여 식중독균 오염 여부를 과학적으로 검사하는 한편, 노로바이러스 식중독 예방 및 확산 방지를 위한 교육도 병행한다. 어린이집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올바른 손 씻기 방법과 노로바이러스 환자의 구토물 처리 방법 등 실질적인 예방 및 대처 요령을 교육하고 홍보함으로써, 실제 발생 가능성을 낮추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식약처는 이번 집중 점검과 교육을 통해 어린이집 집단급식소의 위생 수준을 한 단계 높이고, 식중독 발생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위생 점검과 교육 강화로 어린이들에게 안전하고 건강한 급식이 제공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이는 결국 우리 아이들의 건강을 지키는 가장 기본적인 약속을 이행하는 길이라 할 수 있다.

  • 현장의 목소리 반영한 ‘양성평등 교육자료’ 발간… 교사들의 부담 덜고 학생 눈높이 맞춘다

    초·중등 학교 현장에서 양성평등 교육을 더욱 효과적으로 실시하기 위한 새로운 교수학습자료가 발간·배포됐다. 교육부는 ‘교육기본법’ 등에 따라 연간 15차 이상 양성평등교육 실시 의무가 있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교육 환경과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는 교육 자료가 부족하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여 이번 자료 개발을 추진했다.

    이번에 발간된 자료는 총 5종으로 구성된다. ▲초등학생을 위한 양성평등교육 워크북 ▲중학생을 위한 양성평등교육 워크북 ▲고등학생을 위한 양성평등교육 워크북 ▲교사가 만드는 양성평등교육 레시피 ▲학교양성평등교육 콘텐츠 모음집이다. 특히 ‘양성평등교육 워크북(초·중·고)’은 별도의 시간을 내지 않아도 국어, 사회, 과학, 체육 등 다양한 교과 수업 시간에 해당 교사가 자연스럽게 양성평등과 존중, 배려의 가치를 가르칠 수 있도록 수업안 예시를 담고 있다. 또한, 수업에 즉시 활용할 수 있는 교수학습 지도안, 활동지, 시청각 자료(PPT)도 함께 제공하여 교사들의 수업 준비 부담을 줄였다.

    ‘교사가 만드는 양성평등교육 레시피’는 현직 교사들의 실제 교육 활동 사례를 공모 방식을 통해 선정하여 수록한 자료다. 학교 현장에서 양성평등 교육 실천을 위한 창의적인 수업 아이디어와 생생한 활동 을 담고 있어, 다른 교사들과의 경험 공유 및 고민 해결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학교양성평등교육 콘텐츠 모음집’은 국내외 다양한 기관에서 개발한 양성평등 교육 자료들을 수집·선별하여 총 242개의 콘텐츠를 제공한다. 대상과 별로 구분되어 있으며, 각 콘텐츠가 포함된 인터넷 주소(URL)도 함께 실어 교사들이 필요한 자료를 손쉽게 찾아 활용할 수 있도록 편의성을 높였다.

    교육부는 이번에 개발된 자료들을 시·도교육청을 통해 각급 학교에 배포했으며, 교원 전용 디지털콘텐츠 플랫폼 ‘잇다(ITDA)'(itda.edunet.net)에도 게재하여 교사들이 언제든지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박성민 교육부 기획조정실장은 “꾸러미 형태로 배포하는 이번 자료들은 교사들이 양성평등 교육을 ‘부담’이 아닌 ‘자연스러운 수업의 한 과정’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기획되었다”고 밝혔다. 이는 교사들이 양성평등 교육을 어렵고 번거로운 추가 업무로 인식하는 대신, 교육과정의 일부로 자연스럽게 통합하여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교육부의 의지를 보여준다. 앞으로 교육부는 현장의 요구를 지속적으로 반영하여 학생들이 존중과 배려, 평등의 가치를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뒷받침할 방침이다.

  • 남편 퇴직 후 ‘부원병’ 경고음, 노후 부부 갈등 해소를 위한 ‘자기만의 시간’ 절실

    퇴직 후 맞닥뜨리는 ‘절벽 위의 기분’은 단순한 경제적 불안감을 넘어 부부 관계를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정년 보장과 연금 수령이라는 든든한 배경을 가진 공무원들조차 퇴직 후 “갈 곳이 없다”는 허탈감을 호소하는 현실은, 노후의 삶이 단순히 금전적 준비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준다. 특히 퇴직한 남편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발생하는 부부 갈등은 일본에서 ‘남편재택 스트레스 증후군’, 혹은 ‘부원병(夫源病)’이라는 용어가 생겨날 정도로 사회적 문제로 확산되었으며, 우리나라 역시 이러한 문제에 빠르게 직면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이미 20년 이상 앞서 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퇴직한 남편으로 인한 아내의 스트레스가 우울증, 고혈압 등 다양한 건강 이상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했다. 이는 오랜 기간 ‘분단된 세계’에서 살아온 부부가 갑자기 한 공간에 머물게 되면서 발생하는 필연적인 갈등으로 분석된다. 현역 시절에는 남편은 직장 생활에, 아내는 가사 및 자녀 양육에 집중하며 각자의 삶을 살아왔지만, 퇴직 후 남편이 일상적으로 집에 머물게 되면서 그동안 신경 쓰지 않았던 남편의 성격이나 생활 습관이 아내에게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하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1990년 14%였던 혼인 지속 기간 20년 이상인 중년·황혼이혼의 비율이 2023년에는 23%로 증가했으며, 퇴직 후 부부 갈등이 이혼의 중요한 계기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우리나라의 상황 역시 다르지 않다. 지난 20여 년간 전반적인 이혼율은 낮아졌지만, 전체 이혼 건수에서 중년·황혼이혼이 차지하는 비율은 1990년 5%에서 2023년 36%로 무려 7배 이상 급증했다. 이러한 가파른 상승세 뒤에는 퇴직 후 부부 갈등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현장에서는 노후설계 강의를 통해 퇴직 후 부부 갈등에 대한 깊은 고민을 토로하는 사례가 많으며, 이는 남편의 퇴직이 단순한 은퇴를 넘어 가정 내 역학 관계의 근본적인 변화를 야기함을 시사한다.

    이러한 부부 갈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솔루션으로 전문가들은 ‘자기만의 시간’ 확보를 강조한다. 일본의 노후 설계 전문가들은 퇴직 후 부부 화목을 위해 특별한 노력을 기울일 것을 조언하며, 특히 낮 동안에는 가능한 한 부부 각자 자기만의 시간을 가질 것을 권유한다. 인기 있는 남편의 조건으로 ‘낮에는 집에 없는 남편’이 꼽힐 정도라는 일본의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내에서도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퇴직 후 노후 자금 마련만큼이나 부부 화목을 중요한 가치로 인식하는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시급하다.

    따라서 부부 모두 낮 시간을 활용하여 수입을 얻는 일, 사회 공헌 활동, 취미 활동 등 자신만의 시간을 의식적으로 갖고 이를 통해 각자의 삶의 보람을 찾는 노력이 절실하다. 단순히 집에 머물며 서로에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영역에서 독립적인 삶을 영위할 때 비로소 퇴직 후에도 건강하고 행복한 부부 관계를 유지하며 안정적인 노후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개인의 행복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의 건강한 고령화 사회를 위한 중요한 과제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