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문화/생활

  • 사라져가는 ‘우표 수집’의 매력, 다시 한번 즐거움으로 되살릴 방법은?

    5월의 변덕스러운 날씨만큼이나, 우리 삶 속에서 점차 잊혀가는 취미가 있다. 바로 ‘우표 수집’이다. 한때는 누구나 즐기는 대중적인 취미였지만, 오늘날에는 그 위상이 크게 퇴색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초등학생 시절, 방학 숙제를 위해 ‘우표 수집’을 주제로 책받침을 만들었던 이재우 강원지방우정청 주무관의 경험은, 1990년대 우표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의미를 주었는지를 엿볼 수 있게 한다. 당시에는 기념우표가 발행되는 날이면 새벽부터 우체국 앞에 길게 줄을 서는 진풍경이 펼쳐질 정도로 우표 수집의 인기는 대단했다. 마치 최근 유행했던 캐릭터 스티커 모으기와 같이, 1990년대의 ‘우표’는 그만큼 많은 이들의 일상 속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시대가 흐르면서 손으로 쓴 편지가 점차 사라지고, 그에 따라 우표를 접하거나 우표 수집가를 만나는 일 또한 더욱 어려워졌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우표 수집이 가진 본질적인 매력을 다시금 조명하고 이를 통해 사람들이 즐거움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우표는 부피가 작아 보관이 용이하고,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매년 다양한 디자인의 기념우표가 발행되어 모으는 재미를 더하며, 국내 우표만으로는 충족되지 않는 수집욕을 해외 우표로 확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매력의 폭이 무궁무진하다.

    우표는 크게 ‘보통우표’와 ‘기념우표’로 구분된다. ‘보통우표’는 우편요금 납부를 주목적으로 발행되며, 소진된 만큼 지속적으로 발행되는 반면, ‘기념우표’는 특정한 사건이나 인물, 자연, 과학기술, 문화 등 다양한 주제를 기념하기 위해 발행된다. 이러한 기념우표는 정해진 발행 기간과 수량으로 인해 보통우표보다 희소성이 높다. 대한민국에서는 우정사업본부가 매년 약 10~20회에 걸쳐 기념우표를 발행하며, 2025년에는 총 21종 발행이 계획되어 있다. 최근에는 가정의 달을 맞아 ‘사랑스러운 아기’ 기념우표가 발행되기도 했다.

    기념우표 발행은 우정사업본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각 지방우정청이나 우체국,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자체적으로 기념우표를 기획 및 제작하며 지역의 특색을 담아내고 있다. 지난해 강원지방우정청과 강원일보사가 협력하여 발행한 ‘찬란한 강원의 어제와 오늘’ 우표첩은 강원의 역사와 문화를 담아내며 큰 호평을 받았다. 또한 태백우체국의 ‘별빛 가득한 태백 은하수 기념우표’와 양구군의 ‘양구 9경 선정 기념우표’ 등은 지역의 아름다움을 홍보하는 수단으로서도 가치를 인정받았다.

    이처럼 다채로운 매력을 지닌 우표가 예전의 명성을 잃어가는 현실은 안타까운 일이다. 한때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던 우표가, 변화된 시대 속에서도 여전히 누군가에게 소중한 즐거움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하며, 우표 수집의 매력을 다시 한번 널리 알리는 노력이 필요하다.

  • 얼음의 역사와 여름날의 추억: 빙수가 사라진다는 상상

    오래전 여름, 더위를 쫓는 유일한 방법은 시원한 얼음 알갱이가 부서지는 소리뿐이었다. 십 원짜리 슈퍼 앞 빙수부터 고급 호텔의 화려한 디저트까지, 빙수는 여름의 상징이자 어린 시절의 추억을 담고 있는 존재였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빙수 시장은 격변을 겪으며, 더 이상 빙수가 여름의 전유물이 아닌 시대가 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빙수 소비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드러내며,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형태의 빙수 문화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요구한다.

    과거 1970년대, 학교 앞 무허가 분식집이나 만화가게에서 에펠탑 모양의 수동 빙수 기계로 만든 팥빙수는 단돈 십 원에 맛볼 수 있는 여름철 최고의 간식이었다. 주물로 만든 기계에서 쉴 새 없이 돌아가는 얼음 알갱이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더위가 가시는 듯했다. 손잡이를 돌려 깎아낸 얼음 위에 색소를 뿌리고 숟가락으로 떠먹던 그 풍경은 많은 사람들에게 생생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시내 제과점에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우유와 연유를 사용해 곱게 간 얼음으로 만든 팥빙수와 과일이 듬뿍 올라간 ‘후루츠칵테일’ 빙수를 팔았는데, 이는 동네 빙수와는 차원이 다른 고급스러운 맛을 선사했다. 산처럼 쌓아 올린 얼음이 무너질 때마다 느껴지던 아쉬움은 어린 시절의 소소한 슬픔으로 자리 잡았다.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빙수는 한 단계 더 진화했다. 얇게 깎아 사르르 녹는 부드러운 식감의 ‘눈꽃 빙수’가 등장하며 빙수는 더 이상 여름에만 즐기는 음식이 아닌, 사계절 별미로 자리 잡았다. 빙수 전문 카페가 생겨나고, 호텔들은 경쟁적으로 십만 원에 육박하는 최고급 빙수를 선보이며 빙수 왕국을 이루었다. 그중에서도 부산은 빙수의 도시로 불릴 만한 특별한 위상을 지닌다. 광복동, 용호동 등 부산 곳곳에는 빙수 거리가 조성될 정도로 빙수에 대한 시민들의 사랑이 각별하다. 부산의 빙수 문화는 ‘할매’라는 이름을 단정하게 붙여 과거의 정서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화려하고 요란한 고명 대신, 푸짐하게 얹어진 팥은 마치 할머니의 정을 느끼게 한다. 너무 달지 않은 팥과 곱게 갈린 얼음의 조화는 단순한 간식이나 디저트를 넘어, 든든한 한 끼 식사로 손색이 없다는 평을 받는다. 전국을 석권한 눈꽃 빙수의 오리지널이 부산이라는 설이 있지만, 많은 이들은 여전히 소박하고 투박한 부산식 할매 빙수를 더 그리워한다.

    빙수의 역사는 조선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겨울이면 한강에서 얼음을 채취하여 서빙고, 동빙고에 저장했다가 여름철에 궁으로 날라 냉장고 역할을 하게 했다. 당시 얼음은 왕실에서나 볼 수 있는 귀한 것이었으며, 서민들에게는 상상 속의 존재나 다름없었다. 얼음을 이용해 만든 최고의 음식이자 여름날의 추억을 담고 있는 빙수는, 이러한 역사적 배경 속에서 더욱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이제 빙수는 단순히 더위를 식히는 여름 음식을 넘어, 개인의 취향과 추억을 담는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 자리 잡았다. 부산의 할매 빙수처럼 과거의 맛과 정서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메뉴들이 꾸준히 사랑받는 것은, 빙수가 단순한 유행을 넘어 우리 삶 속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앞으로 빙수가 어떤 모습으로 진화할지, 그리고 우리의 여름날 추억과 어떻게 조화를 이룰지 주목해야 할 시점이다.

  • AI 시대, 출판의 위기론 속 ‘인간만의 글쓰기’가 희망으로 떠오르다

    9월 독서의 날을 맞아 열린 ‘2025 출판산업포럼’은 인공지능(AI)이라는 새로운 기술 앞에서 출판 산업이 직면한 근본적인 고민을 드러내는 자리였다. ‘AI와 출판, 상상 그 이상의 미래’를 주제로 진행된 이번 포럼은, 오래된 산업인 출판과 가장 새로운 기술인 인공지능의 만남이 가져올 파장에 대한 다양한 전문가들의 시각을 공유하는 데 집중했다. 이는 단순한 기술 동향을 넘어, 출판의 미래와 그 본질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을 요구하는 현실적인 문제 제기라 할 수 있다.

    포럼에서는 AI가 텍스트를 자동으로 생성하거나 편집 과정을 효율화하는 방안이 논의되었으며, 데이터 기반의 독자 분석과 맞춤형 출판 전략 사례도 공유되었다. 이러한 기술적 접근은 출판 산업의 효율성을 높이고 새로운 시장을 열 수 있는 도구로서 AI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적 진보 속에서도 발표자들이 거듭 강조한 것은, 아무리 기술이 발전하더라도 독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글은 결국 사람이 써 내려간다는 사실이었다. AI가 초고 작성이나 자료 정리에 도움을 줄 수는 있지만, 인간만이 가진 경험과 감정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독자에게 전달하는 영역은 대체할 수 없다는 점이 분명히 했다. 글 속에 담긴 온기와 맥락, 그리고 글을 쓰는 사람과 읽는 사람 사이의 교감은 AI가 흉내 낼 수 없는 출판의 본질로서, 이번 포럼의 핵심적인 문제 해결 방향을 제시했다.

    이번 출판산업포럼은 특히 온라인 생중계라는 비대면 방식을 통해 더욱 많은 사람들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현장 참석 기회를 놓친 이들도 유튜브를 통해 포럼에 참여하며 열기와 진지한 분위기를 공유할 수 있었다. 실시간 채팅창을 통한 참가자들의 즉각적인 반응과 키워드 공유는 단순한 중계를 넘어선 참여감을 선사했으며, 발표 을 다시 돌려보거나 강의 자료를 내려받아 필기하는 등 온라인 참여만의 장점 또한 부각되었다. 이는 시공간의 제약을 넘어 출판 산업에 대한 관심을 확산시키고, 더 많은 사람이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포럼의 의미를 넓히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왔다. 결과적으로, 기술의 발전과 사람의 노력이 결합될 때 출판 산업은 위기를 넘어 새로운 가능성을 열 수 있으며, 사람의 감정과 경험이 담긴 글쓰기의 본질을 지켜나갈 때 풍부한 이야기가 더 많은 독자에게 전달될 수 있다는 기대 효과를 보여주었다.

  • 미래 사회 필수 역량, ‘바다 문해력’ 함양 위한 K-오션MOOC 디지털 전환 가속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대한민국은 예로부터 바다를 삶의 터전이자 문명의 중요한 통로로 여겨왔다. 수산업, 해운물류, 관광산업은 국가 경제의 핵심 축을 이루고 있지만, 기후변화, 해양오염, 해수면 상승과 같은 복합적인 위협이 현실화되면서 바다를 깊이 이해하는 것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필수 지식이 되었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여 해양수산부가 운영하는 ‘K-오션MOOC(한국형 온라인 해양 공개강좌)’가 주목받고 있으며, 특히 2025년 들어 플랫폼 개편과 강좌 확대를 통해 디지털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K-오션MOOC는 해양수산부의 정책 총괄 아래 한국해양재단이 플랫폼 운영 및 강좌 개발 실무를 담당하며, 국민 누구나 무료로 바다의 역사, 과학, 산업, 문화, 진로 등 다채로운 분야를 학습할 수 있는 공공 교육 인프라로 기능하고 있다. 2023년 처음 선보인 이후 2025년에 본격적인 플랫폼 개편과 강좌 확대가 이루어진 배경에는 기후 위기 대응, 해양 안보, 탄소 중립 등 국제 사회의 핵심 의제가 해양을 중심으로 부상하면서 국민들의 학습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는 점이 자리한다. 또한, 해양수산부의 정책 전환 논의와 맞물려 온라인 학습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 것도 K-오션MOOC가 재조명되는 이유다.

    해양수산부는 이러한 흐름에 맞춰 신규 강좌를 대폭 확대하고, 모바일 환경에서의 자막 제공, 교안 다운로드, 재생 속도 조절 기능 등 사용자 편의성을 대폭 개선했다. 이를 통해 K-오션MOOC는 단순한 교육 플랫폼을 넘어, 국민 누구나 해양을 이해하고 참여할 수 있는 디지털 평생학습 채널로의 도약을 이루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는 정부가 추진하는 평생교육 디지털 전환 정책과 맥을 같이하며, ‘바다를 국민의 일상 속 교과서로 만든다’는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기자가 직접 K-오션MOOC를 경험한 결과, 회원가입 절차는 매우 간단하고 직관적이었다. 회원가입 후 즉시 강의에 접속할 수 있었으며, 강좌 이수 후에는 자동으로 디지털 수료증이 발급되는 등 과정 전반이 사용자 친화적으로 설계되어 있었다. 특히 새롭게 추가된 「해양 네트워크의 발전과 해양의 미래」(주경철 교수) 강의는 인문학적 깊이를 더하며 흥미를 유발했다. 이 강의는 19세기 세계화 과정에서 기술 발전이 해운 혁신을 이끌고, 제국주의 팽창이 바다를 ‘기회의 공간’에서 ‘패권의 전장’으로 변화시킨 역사를 조명했다. 주경철 교수는 “바다는 인류의 연결이자 갈등의 무대였다”고 언급하며, 과거의 제해권 경쟁을 성찰하고 오늘날 인류가 지향해야 할 ‘공존의 바다’에 대한 깊은 울림을 전달했다.

    K-오션MOOC의 진정한 가치는 강의의 다양성에 있다. 주경철 교수의 역사 강의 외에도 바다를 과학, 문화, 예술 등 다양한 언어로 풀어낸 강좌들이 폭넓게 마련되어 있다. 「인류 생존의 열쇠, 극지 연구 이야기」(이원영 박사) 강의는 극지 연구를 통해 기후 위기 속 해양의 역할을 짚으며, 「바다를 지키는 플라스틱 재활용」(김정빈 연구원) 강의는 해양 쓰레기 문제를 ESG 실천 사례로 풀어내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또한 「수산 식품 명인이 들려주는 멸치액젓 이야기」(김헌목 명인) 강의는 전통 수산 식품의 과학적 원리와 지역 공동체의 지혜를 보여주며, 「제주 해녀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현재」(이유정 연구자) 강의는 바다를 삶으로 살아낸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이처럼 K-오션MOOC는 과학, 예술, 산업, 역사, 지역, 환경을 아우르는 주제를 통해 국민들이 바다를 다각적으로 이해하고 사유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K-오션MOOC는 단순한 교육 사이트를 넘어 국민과 정책을 잇는 공공 소통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 국민들이 온라인을 통해 해양 지식을 습득하고 환경, 산업, 문화적 맥락을 이해할 때, 정부의 해양 정책은 보다 깊은 공감대를 형성하며 실질적인 지지를 얻을 수 있다. 또한, 이 플랫폼은 해양 교육의 지역적 불균형을 해소하고, 해외 체류 국민에게도 동등한 수준의 교육 기회를 제공한다. 강의 주제가 해양 쓰레기 저감, 해양 탄소 중립, 수산 자원 보전 등 정부의 핵심 정책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청년층에게는 해양 분야 진로 탐색의 기회를, 일반 국민에게는 바다를 둘러싼 국가 전략을 이해하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 기후변화 시대, 바다를 이해하는 것은 곧 미래를 준비하는 일이며, K-오션MOOC는 공공 해양 교육의 보편적 진입로로서 해양 문해력 함양, 진로 탐색 지원, 그리고 정책 체감도 향상을 동시에 이끌어내는 중요한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 폭염과 폭우 속, 동네 서점이 ‘길 위의 인문학’으로 문화적 돌파구를 열다

    올여름, 기록적인 폭염과 폭우가 이어지며 시민들의 몸과 마음은 지쳐가고 있다. 이러한 이상기후 현상은 일상에 활력을 잃게 만들고, 당장의 여행이나 문화생활조차 부담스럽게 느껴지게 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 인근에 위치한 독립 서점 ‘가가77페이지’가 문화체육관광부 주최의 ‘길 위의 인문학’ 사업에 참여하며 시민들에게 새로운 활력과 사유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길 위의 인문학’ 사업은 본래 전국 곳곳의 공공도서관을 중심으로 운영되어 왔으나, 가가77페이지는 독립 서점이라는 공간의 특성을 활용하여 이 사업을 통해 색다른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가가77페이지는 ‘영화로 보는 인문학’이라는 주제로 7월 21일(월)부터 총 10회에 걸쳐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SNS를 통해 신청자를 모집했다. 이는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시민들이 일상에서 벗어나 깊이 있는 사유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이상명 가가77페이지 대표는 인문학의 궁극적인 목적이 지식 전달에 그치지 않고 ‘생각할 수 있는 밭’과 ‘이해할 수 있는 마음의 밭’을 넓히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인문학적 주제들을 친숙한 영화와 연계하고, 영화와 관련된 철학 및 문학 서적들을 통해 깊이 있는 을 다루는 커리큘럼을 구성했다. 프로그램은 12세 이상(특정 영화는 15세 이상) 관람가를 기준으로 선정되어 폭넓은 참여를 유도하고 있으며, 다양한 주제를 다루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실제로 지난 1회차 프로그램에서는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를 상영한 후, 이지혜 영화평론가와 이인 작가가 공동으로 진행하는 강연을 통해 자아 탐구와 교육의 본질에 대한 인문학적 사유를 나누었다. 참여자들은 영화를 보며 느낀 점과 스스로의 생각을 활동지에 적고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영화 속 키팅 선생의 “카르페 디엠(현재를 즐겨라)”이라는 메시지는 참여자들에게 큰 울림을 주며, 자신의 삶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했다.

    이상명 대표는 ‘길 위의 인문학’ 사업이 매주 월요일 저녁, 많은 사람들과 만날 수 있는 기다림의 시간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인문학이 사고와 마음의 밭을 만드는 학문이기에, 자신이 듣고 싶은 강연을 원하는 방식으로 듣기 위한 좋은 선택지가 ‘길 위의 인문학’이었다고 밝혔다. 또한, 접근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하여 인문학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들도 의미와 재미를 함께 느낄 수 있도록 주제 선정부터 영화, 작가, 책까지 신중하게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인공지능(AI)의 발전으로 인문학의 위기를 이야기하는 시각에 대해 이상명 대표는 오히려 AI 시대에 인문학의 활용 영역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AI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활용하느냐는 구조화된 사고 체계에 달려 있으며, 이러한 사고 체계의 근원이 바로 인문학이라는 것이다. 더 나아가 인문학적 완성도를 갖춘 사고가 AI에 접목될 때, 효율성과 합리성을 넘어 도덕적인 사고까지 가능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출판 및 서점 업계의 어려움 속에서도 가가77페이지는 책방이야말로 다른 어떤 곳보다 복합문화공간으로서 활용할 여지가 많다고 보고 있다. 책만 파는 것이 아닌, 다양한 문화를 담고 즐기며 행할 수 있는 공간으로 남고 싶다는 이상명 대표의 포부는 ‘길 위의 인문학’ 프로그램이 책방을 문화적 중심지로 활성화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프로그램 참여자인 박근주 씨 역시 동네 책방 소식을 SNS를 통해 접하다가 ‘길 위의 인문학’ 프로그램을 알게 되었다고 밝혔다. 그는 단순히 영화와 책을 감상하는 것을 넘어, 속에 담긴 인문학적 사유를 자신의 삶에 연결하고 싶다고 말했다. 반복적인 일상에서 벗어나 강연자와 다른 참여자들과 소통하며 삶의 리듬감을 느끼고 싶다는 그의 바람은, ‘길 위의 인문학’이 제공하는 교류의 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박근주 씨는 프로그램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지속적으로 이어지기를 바라며, 인문학은 꾸준한 성찰과 대화 속에서 깊어지는 분야이기에 장기적이고 연속적인 참여가 배움의 효과를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길 위의 인문학’ 사업은 ‘우리 동네에서 인문학을 만나다’라는 표어 아래, 인문학과 지역문화, 책과 길, 저자와 독자, 공공도서관과 지역 주민이 만나는 새로운 독서 문화의 장을 만들어가고 있다. 가가77페이지에서 확인된 이러한 만남의 장은, 전국 각지에서 펼쳐지는 ‘길 위의 인문학’ 프로그램이 조용했던 동네 책방을 월요일 저녁마다 활기찬 문화 공간으로 변화시키고, 시민들에게는 양질의 프로그램을 무료로 접할 기회를 제공하며, 더 나아가 책방 활성화라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하반기에도 전국 곳곳에서 이어질 인문학 프로그램의 열기가 기대된다.

  • K-애니메이션 ‘케데헌’, 로컬과 글로벌 융합으로 한류 새 지평을 열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는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는 기존의 한류 현상에 새로운 차원을 더하며 문화 콘텐츠 소비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기록적인 성공을 이어가고 있는 ‘케데헌’을 둘러싼 언론의 분주한 분석 속에서, 이 작품이 해결하고자 하는 핵심적인 문제는 바로 ‘글로벌 문화가 어떻게 로컬의 가치를 효과적으로 차용하고 재해석하여 전 세계 시청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가’이다.

    ‘케데헌’은 한국의 문화산업이 단독으로 제작했더라면 실현하기 어려웠을 법한 캐릭터 디자인과 세계관을 선보이며, 로컬의 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가능성을 입증했다. 특히, 넘어진 화분을 일으키느라 임무를 잊어버리는 호랑이 캐릭터 ‘더피’와 같이, 원본에 대한 집착 없이 극한의 소통 능력을 위해 동원된 캐릭터들의 매력은 ‘케데헌’의 성공을 예감하게 했다. 이는 단순한 문화 상품 수출을 넘어, 한국 문화의 고유한 정서를 글로벌 트렌드에 성공적으로 접목시킨 모범 사례로 평가받는다.

    이러한 성공은 ‘케데헌’이 가진 개방적인 구조와 서사적 가능성에서도 찾을 수 있다. ‘케데헌’은 수많은 로컬 버전을 만들어낼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으며, 이는 동시대적인 스토리 라인을 통해 더욱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애니메이션이라는 표현 양식이 탈식민적 세계화의 장벽을 낮추는 데 크게 기여했다. 그동안 아이돌 중심의 K-팝이 ‘아시아성’이라는 문화적 장벽에 머물러야 했던 측면이 있었다면, 애니메이션은 이러한 인종주의적 복잡함을 벗어나 전 세계 시청자들이 편하게 접근하고 공감할 수 있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 ‘헌트릭스’와 ‘사자보이즈’와 같은 캐릭터들은 이러한 장벽을 허물고 코스프레를 통해 팬들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유도하며, 이미 버추얼 아이돌 그룹의 성공적인 해외 투어를 통해 증명된 K-팝 문화 속 캐릭터 문화의 진전을 바탕으로 세계관을 가진 채 글로벌 무대에 데뷔한 것과 같다.

    더 나아가 ‘케데헌’은 한국인 디아스포라와 그들의 역사적 경험이라는 새로운 서사 자원의 중요성을 일깨운다. 북미의 한인 2세 원작자 및 제작자들이 참여하여 그들의 독특한 한국 문화 경험과 애정을 작품에 녹여냄으로써, 글로벌 시장과의 효과적인 ‘문화적 중재’를 가능하게 했다. 이는 마치 애플 TV의 ‘파친코’가 3대에 걸친 가족 스토리를 통해 한국 근현대사를 품었던 것처럼, ‘케데헌’ 역시 한국의 오랜 무당 서사와 현대적인 K-팝을 결합하며 한국인 디아스포라의 역사가 만들어낸 광범위한 경험을 세계와 공유하는 새로운 방식이다.

    ‘케데헌’의 성공적인 서울 구현은 단순한 세트 제작에 그친 실사 드라마와 달리, 노스텔지어와 호기심을 자극하며 잠재적 여행객들을 서울로 불러들이는 강력한 힘을 보여준다. 또한, 경쟁자가 없었던 디즈니 애니메이션 및 삽입곡 시장에 ‘케데헌’이 등장하며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했다. 인간 세계를 보호하려는 이중 정체성 주인공을 내세운 ‘케데헌’의 인간적이고 공동체적인 세계관은, 자아 발견, 개인 성장, 우주 대전쟁과 같은 기존의 글로벌 문화 콘텐츠와 비교했을 때 이국적이면서도 매력적인 선택지로 작용한다.

    결론적으로, ‘케데헌’은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의 유연성, K-팝 문화의 강력한 팬덤, 그리고 한국인 디아스포라의 독특한 경험을 효과적으로 융합함으로써 로컬 문화가 글로벌 문화와 성공적으로 소통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한류가 단순한 대중문화 인기를 넘어, 한국의 미래가 한인 디아스포라와 어떻게 연결될지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를 촉발하며,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는 중요한 문을 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 쓰레기 소각장에서 문화 공간으로, 폐기물의 예술적 재탄생과 서민들의 든든한 한 끼

    오래된 산업 시설이 문화 예술 공간으로 변모하고, 가난과 허기 속에서 탄생한 음식이 이제는 일상이자 별식이 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도시와 음식 모두에서 ‘오래 견딤’의 가치를 증명한다. 과거 부천의 쓰레기 소각장이었던 부천아트벙커B39가 문화예술복합공간으로 거듭난 것은 폐기물이 예술로 승화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며, 이는 서민들의 든든한 한 끼를 책임지는 뼈다귀해장국의 존재와 맞닿아 있다.

    한때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버려질 운명이었던 부천 삼정동의 쓰레기 소각장은 1990년대 초, 부천 중동 신도시 건설과 함께 시작되었다. 1995년부터 하루 200톤에 달하는 서울과 수도권의 쓰레기를 처리하며 가동되었지만, 1997년 환경부의 조사 결과 허가 기준치의 20배에 달하는 고농도 다이옥신이 검출되면서 심각한 환경 문제로 대두되었다. 마을 주민들과 환경 운동가들의 끊임없는 노력 끝에 2010년 대장동 소각장으로 기능이 이전되면서 삼정동 소각장은 가동을 중단하게 되었다. 폐건물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던 이 시설은 2014년 문화체육관광부의 ‘산업단지 및 폐산업시설 도시재생 프로젝트’에 선정되며 2018년 ‘부천아트벙커B39’라는 이름으로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재탄생하는 극적인 변화를 맞이했다.

    부천아트벙커B39는 과거 소각장의 흔적을 예술적으로 재해석한 공간으로 가득하다. 높이 39m의 콘크리트 벽으로 둘러싸인 쓰레기 저장고였던 ‘벙커(BANKER)’는 이제 ‘B39’라는 이름의 모티브가 되었으며, 과거 쓰레기를 태우던 소각로는 하늘과 채광을 가득 끌어들이는 ‘에어갤러리(AIR GALLERY)’로 변모했다. 쓰레기 수거 트럭이 폐기물을 쏟아내던 쓰레기 반입실은 멀티미디어홀(MMH)로, 펌프실, 배기가스처리장, 중앙청소실 등 기존의 설비 공간들은 아카이빙실로 새롭게 활용되고 있다. 특히 ‘RE:boot 아트벙커B39 아카이브展’에서는 다이옥신 파동과 시민운동의 역사를 생생하게 기록하며, 폐산업 시설이 어떻게 주민들이 즐기는 문화예술공간으로 변모했는지 그 감동적인 과정을 보여준다. 건물을 나서기 전 동네 어린이들의 작품으로 꾸며진 벽화는 미래를 향한 희망과 소중함을 느끼게 한다.

    한편, 도시의 쓰레기가 예술로 재탄생하듯, 개발도상국의 애환 속에서 탄생한 음식이 이제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일상의 별식이 되었다. 부천 원미동의 ‘조마루사거리’에는 1988년부터 시작된 한 뼈다귀해장국 가게의 본점이 있다. 이 음식은 과거 인천 미군 부대에서 나온 돼지 뼈다귀에 알감자가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정확한 어원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서민들의 든든한 한 끼를 책임져왔다. 수입 돼지고기의 발달로 뼈다귀에 붙은 살은 더욱 커지고 풍성해졌으며, 이는 다른 음식들이 시대에 역행하는 가격으로 대결하는 것과 달리, 푸짐함을 유지하며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국산보다 큰 고기를 선호하는 주인장의 말처럼, 때로는 편견을 깨고 실용적인 선택이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이 가게의 뼈다귀해장국은 깍두기의 시원하고 달큼한 맛이 텁텁한 등뼈 살점과 매콤한 국물을 돋우는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뚝배기에서 팔팔 끓여 나오는 화끈하면서도 깊은 맛은 어떠한 산해진미도 따라올 수 없는 만족감을 선사한다. 두툼한 뼈다귀와 푹 익힌 우거지, 그리고 맑고 깨끗하며 산뜻한 국물은 외국인들에게도 K-푸드의 매력으로 다가가고 있다. 가난과 허기를 이겨낸 지혜의 음식은 이제 일상이자 가벼운 별식이 되었으며, 쓰레기 처리장이 문화예술복합공간으로 재탄생한 것처럼, 어떠한 것도 오래 견디고 나면 가치 있는 것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 조선왕릉, 단순 유적 넘어 ‘시간의 숲’으로… 2025 하반기 ‘왕릉팔경’으로 역사 속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 조선왕릉과 궁궐을 연계한 여행 프로그램 「2025년 하반기 왕릉팔경」이 오는 11월 10일까지 총 22회 운영된다. 이는 조선왕릉이 단순한 유적지를 넘어, 걸으며 배우고 느끼는 살아있는 역사 교육의 장으로서 그 가치를 재조명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의 운영 배경에는 왕릉에 담긴 깊은 역사적 맥락과 그 보존의 중요성을 대중에게 효과적으로 알리고자 하는 고민이 담겨 있다.

    이번 「2025년 하반기 왕릉팔경」 프로그램은 특히 2025년 9월 초, 기자가 직접 참여한 ‘순종황제 능행길’과 같이 대한제국 황실 관련 유적을 중심으로 한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과거 조선시대 왕릉 중심의 탐방에서 벗어나, 근대 전환기의 역사와 문화를 몸소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는 조선과 대한제국의 왕릉 문화를 직접 비교하며 역사적 맥락을 이해하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서의 조선왕릉이 지닌 현재적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이 프로그램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조선왕릉의 가치를 알리고, 방문객에게는 역사 학습과 함께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고자 기획되었다. 예약은 8월 21일(9월 예약), 9월 25일(10월 예약), 10월 16일(11월 예약)에 오전 11시부터 네이버 예약을 통해 선착순으로 진행되며, 회당 참가 인원은 25명으로 제한된다. 어르신, 장애인, 국가유공자는 전화 예약(02-738-4001)도 가능하다.

    구리 동구릉은 9기의 왕릉이 모여 있는 조선 최대 규모의 능역으로, 1408년 태조 건원릉부터 현종 숭릉까지 다양한 시대의 무덤이 자리한다. 이곳에서 해설사는 능역의 구조, 제향의 의미, 그리고 능묘에 담긴 정치적 배경을 상세히 설명한다. 특히, 송시열의 상소로 시작된 표석 설치의 역사와 전서체 사용의 배경 등은 왕릉 제도가 어떻게 예의 엄격함과 기억 보존이라는 장치로 기능했는지를 보여준다.

    순종황제 능행길은 대한제국의 비극적 역사와 함께한다. 1908년 순종이 반포한 「향사리정에 관한 건」 칙령을 통해 제사 횟수가 축소되고, 한식에서 청명으로 제사 날짜가 변경되는 등 제사 제도의 변화를 엿볼 수 있다. 이러한 제사 전통의 단절 없는 계승은 조선왕릉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는 중요한 요인이 되었다.

    태조 이성계의 건원릉 봉분을 뒤덮은 억새는 그의 유언에서 비롯된 독특한 전통으로, 600여 년간 이어져 왔다. 건원릉의 표석에 ‘대한 태조 고황제 건원릉’이라 새겨진 것은 왕릉 제도의 변화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료이며, 이는 왕의 위상이 황제로 격상되었음을 나타낸다.

    왕릉의 핵심 의례 공간인 정자각은 제물을 차리고 제사를 지내는 중심 건물이며, 이곳의 계단과 신로, 어로 구분은 산 자와 죽은 자의 구분을 상징한다. 축문을 묻는 예감이 쓰였던 고려 시대와 달리, 영조 때부터 중국 제도를 본떠 태우는 방식이 정착된 것도 주목할 만하다.

    생전에 왕이 아니었으나 뒤에 추존된 추존왕의 능 역시 정통 왕릉과는 구분되는 특징을 가진다. 동구릉의 수릉은 익종(효명세자)과 신정왕후의 합장릉으로, 비석에는 두 분이 함께 모셔졌음이 명확히 새겨져 있다. 특히 신정왕후의 지위가 높아 일반적인 왕과 왕비의 배치와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

    조선 왕릉 가운데 유일하게 세 기의 봉분이 나란히 배치된 경릉의 삼연릉은 헌종과 두 왕비가 합장된 경우다. 이곳의 비석이 여러 차례 다시 새겨진 흔적은 석비 제작의 경제적 부담을 최소화하려는 당시의 사정을 보여준다. 홍릉의 비각 표석 또한 대한제국과 일본 간의 갈등 속에서 완성된 역사적 맥락을 담고 있다.

    홍릉과 유릉은 기존 조선 왕릉의 형식을 벗어나 대한제국 황릉의 양식을 따른다. 이는 왕조에서 황제국으로 체제를 전환한 것처럼 능의 조영 방식에도 변화가 나타났음을 보여준다. 화려함 속에도 주권을 빼앗긴 민족의 아픔이 깃든 이러한 왕릉들은 현재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어 그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지만, 그 뒤에 담긴 역사를 잊지 않고 기억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오늘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 화장품 정보, 작은 글씨의 불편함 딛고 QR코드로 편리하게

    작은 글씨로 빼곡하게 채워진 화장품 패키지의 정보가 소비자들의 불편함을 야기하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제품 뒷면을 꼼꼼히 살피며 유의사항과 소비기한을 확인하려는 소비자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작은 글씨 크기로 인해 필요한 정보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염색약과 같은 제품의 경우, 피부에 직접 닿는 만큼 성분이나 사용법 등 상세 정보를 정확히 인지하는 것이 필수적이지만, 기존의 표기 방식으로는 이러한 요구를 충족시키기 어려웠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고 소비자 편의성을 증대시키기 위해 ‘화장품 e-라벨’ 사업이 본격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화장품 e-라벨’은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행정안전부에서 운영하는 사업으로, 화장품의 필수 표기 정보를 디지털 라벨 형태로 제공하는 정책이다. 소비자는 제품 패키지의 QR코드를 스캔하여 모바일 기기를 통해 화장품의 상세 정보를 편리하게 확인할 수 있다. 제품명, 영업자의 상호 및 주소, 물의 용량 및 중량, 제조 번호, 사용기한 또는 개봉 후 사용기간 등 소비자가 자주 찾는 핵심 정보는 더 큰 글씨로 제공되며, 안전 정보, 사용법, 보관법, 제품의 품질 특성 등 분량이 많은 추가 정보는 QR코드 안의 누리집을 통해 제공된다. 이를 통해 소비자는 작은 글씨로 인한 불편함 없이 정보를 쉽게 읽을 수 있게 되었으며, 제조사 역시 패키지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기존 화장품 패키지는 제품명, 제조 번호, 사용기한 등 필수 표기 정보와 함께 보관법, 제품 품질 특성 등 부가 정보까지 좁은 면적에 모두 집어넣어야 했다. 이로 인해 글자 크기가 작아져 가독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했으며, 소비자들이 필요한 정보를 제대로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화장품 e-라벨’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수 표기 정보는 텍스트로 유지하되, 상세하고 부가적인 정보는 QR코드 속 디지털 라벨로 옮겨 담았다. 기능성화장품 표시를 포함하여 제조에 사용된 모든 성분까지 필수로 기재해야 했던 이전 방식에 비해 패키지에 드러나는 정보량이 크게 축소된 것이다.

    이번 ‘화장품 e-라벨’ 사업은 2024년 3월 1차 시범 사업을 시작으로, 올해 3월부터 내년 2월 말까지 2차 시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1차 시범 사업에서 6개사 19개 제품에 대한 긍정적인 소비자 피드백을 바탕으로, 2차 시범 사업에서는 염모제, 탈염 및 탈색용 샴푸 등 제품군을 확대하여 13개사 76개 품목으로 늘렸다. 시범 사업 대상 제품은 패키지 뒷면에서 “화장품 e-라벨 시범 사업 대상 제품입니다.” 또는 “QR코드 스캔으로 상세 정보를 확인해 보세요.”와 같은 문구를 통해 쉽게 구분할 수 있도록 안내되어 있다. 이는 소비자들이 정책을 쉽게 인지하고 활용하도록 돕는 중요한 장치이다.

    ‘화장품 e-라벨’은 소비자에게 편리함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포장지 자원을 절약하는 데에도 기여하여 친환경적인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디지털 취약계층을 위해 음성변환 기능(TTS)까지 도입될 예정이어서, 더욱 많은 소비자들이 편리하게 화장품 정보를 습득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제 소비자는 스마트폰 하나로 시공간의 제약 없이 화장품에 대한 상세 정보를 정확하고 쉽게 확인할 수 있게 되어, 제품 선택과 사용에 있어 더욱 현명한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고령층 문화 향유 기회 확대, ‘실버마이크’ 가을 정취로 시민 유혹

    문화 향유 기회의 불균형, 특히 고령층의 문화 활동 참여를 저해하는 문제는 지역사회 문화 활성화의 중요한 난제로 남아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2025 문화가 있는 날 실버마이크 수도·강원권’ 사업이 10월에도 변함없이 시민들을 만날 준비를 마쳤다. 이는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이 포함된 주간에 열리는 거리 공연을 통해 고령층에게 문화적 풍요로움을 제공하고, 동시에 도심 곳곳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이번 10월의 ‘실버마이크’는 ‘가을의 향기’라는 주제로 시민들을 맞이한다. 이는 깊어가는 가을의 계절감과 정서를 담아내는 다채로운 음악 공연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단순히 공연을 관람하는 것을 넘어,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고 공감할 수 있는 무대를 선보임으로써 문화 향유의 기회를 확대하고 지역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실버마이크’ 사업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추진될 것이며, 고령층의 문화적 소외감을 해소하고 활기찬 노년 생활을 지원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가을의 향기’를 주제로 한 이번 공연들은 시민들에게 깊은 감동과 즐거움을 선사하며, 문화가 있는 날의 의미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