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문화/생활

  • 청년들의 ‘취향 탐색’과 ‘고민 공유’를 위한 문화 행사, 왜 필요한가?

    청년의 날과 청년주간을 앞둔 시점에서, 청년들이 겪는 근본적인 어려움은 바로 자신만의 취향을 발견하고 그를 통해 사회와 연결되는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이러한 문제 인식 속에서 지난 8월 29일부터 이틀간 서울 성수동 복합문화공간 더블유젯 스튜디오에서는 ‘청년문화사용법: 네 개의 방’이라는 특별한 행사가 개최되었다. 이 행사는 청년들이 자신의 내면을 탐색하고, 고민을 나누며, 나아가 서로의 취향을 공유하고 영감을 얻을 수 있는 다각적인 기회를 제공했다.

    행사의 첫 번째 단계인 ‘탐색의 방’은 청년들이 각자의 오래된 취미와 최근의 관심사를 되돌아보며 다양한 문화 성향을 발견하도록 유도했다. 이 과정은 오롯이 자신의 경험에 집중하며, 바쁜 일상 속에서 잊고 지냈던 자신만의 문화 취향을 수집하는 시간이었다. ‘낯섦의 설렘’, ‘쾌감’과 같은 감각적인 표현과 ‘야구’, ‘일러스트’, ‘서점’과 같은 청년들이 공감할 수 있는 선택지들은 MBTI 성격 유형 검사처럼 흥미롭게 자신을 탐색하는 경험을 선사했다. 체험 후 제공되는 청량한 슬러시 음료는 이러한 탐색의 여정에 여유로움을 더했다.

    다음으로 ‘고민 전당포’ 코너는 청년들이 마음 편히 자신의 고민을 나눌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을 마련했다. 자신의 생각을 담은 종이를 전당포에 맡기면, 다른 사람이 작성한 답변이 담긴 종이를 받는 방식으로 운영되었다. “뭘 해도 의욕 없는 날이 자꾸 길어져서 두려워요. 이런 경험이 있으신가요?”라는 질문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담아 작성하는 과정에서, 참여자들은 의욕 저하 시기를 어떻게 극복하고자 했는지 성찰하는 시간을 가졌다. 또한, 타인의 고민을 마주하는 순간, ‘나만 힘든 것이 아니다’라는 안도감을 느끼며 낯선 이의 답변을 통해 조언을 얻는 듯한 경험을 했다.

    2층 ‘연결의 방’에서는 청년들이 자신의 취향을 직접적인 활동으로 연결할 수 있는 현장이 펼쳐졌다. 독서 모임, 잡지 커뮤니티, 체육 기반 협동조합 등 다양한 단체가 자신들의 취미를 타인과 공유하는 부스를 마련했다. 특히 문화체육관광부가 운영하는 ‘청년소리의 정원’ 부스에서는 청년들이 ‘청년 재테크 교육’과 같은 정책 아이디어를 즉석에서 제안하며, 다양한 배경의 청년 의견을 통해 우리가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 고민하는 기회를 가졌다.

    3층 ‘영감의 방’에서는 취향이 직업이 된 사람들과 함께하는 다양한 강연이 진행되었다. 출판계 현직자들과의 토크콘서트에서는 책과 독자를 연결하는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실제 경험에서 우러나온 이야기들은 책을 좋아하는 청년이라면 누구나 숨죽여 듣게 될 만큼 흥미로웠으며, 이러한 현직자와의 만남은 청년들의 꿈을 현실로 만드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처럼 ‘청년문화사용법: 네 개의 방’ 행사는 청년들의 현실적인 고민과 개성 넘치는 취향이 어떻게 문화로 연결되는지를 생생하게 느끼게 했다. 특히 청년의 날과 청년주간을 앞두고 이러한 경험은 더욱 큰 의미를 지녔다. 이번 행사는 청년 정책이 단순히 경제적 지원뿐만 아니라 청년들의 문화적 욕구와 정체성 탐구까지 아우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앞으로도 청년의 날을 전후하여 더 많은 청년의 눈높이에 맞춘 문화 행사와 정책 소통의 장이 지속되기를 기대한다. 이러한 기회들은 청년들이 서로를 격려하며 진정한 힘을 얻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 삿포로 눈축제 속 K팝 루키들의 열정, 팬덤 투표로 빛나다

    글로벌 팬덤 플랫폼 마이원픽(MY1PICK)은 최근 일본 파트너사 ‘팬커뮤니케이션즈 글로벌’과의 협력을 통해 ‘제76회 삿포로 눈축제 17th KPF(K-POP FESTIVAL) 루키 챌린지컵’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이 프로젝트는 삿포로 눈축제라는 독특한 문화 행사 속에서 K팝 루키들의 가능성을 조명하고, 팬덤의 직접적인 참여를 통해 아티스트를 지원하는 새로운 방식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이 프로젝트가 추진된 배경에는 신인 K팝 아티스트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인지도를 쌓고 팬덤을 확장하는 데 직면한 어려움이 존재한다. 특히, 짧은 시간 안에 대중적인 관심을 끌고 고정 팬층을 확보하는 것은 신생 아티스트들에게는 큰 도전 과제다. 이러한 상황에서 마이원픽은 공식 투표 플랫폼인 ‘JK fandom’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팬들이 직접 참여하는 투표 이벤트를 기획, 아티스트들에게 실질적인 지지와 관심을 모을 기회를 제공하고자 했다.

    본 프로젝트의 핵심은 삿포로 눈축제라는 이색적인 무대와 K팝 루키들의 퍼포먼스를 결합하고, 이를 팬덤 투표라는 직접적인 참여 방식으로 연결한 것이다. 마이원픽과 JK fandom은 이번 챌린지컵을 통해 신인 K팝 아티스트들에게 자신의 매력을 선보일 기회를 제공했으며, 팬들은 좋아하는 아티스트에게 투표함으로써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기여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아티스트는 팬들의 응원을 실감하며 동기 부여를 얻고, 팬들은 아티스트와 더욱 깊은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었다.

    이번 ‘제76회 삿포로 눈축제 17th KPF(K-POP FESTIVAL) 루키 챌린지컵’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마무리로, K팝 루키들은 삿포로라는 낯선 환경 속에서도 자신들의 음악과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글로벌 팬덤과의 접점을 확대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는 향후 유사한 글로벌 문화 행사와의 협력을 통해 K팝의 영향력을 더욱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며, 신인 아티스트 발굴 및 지원 시스템에 대한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 10월 단풍철, 연중 최다 등산사고 발생 ‘실족·조난’ 위험 경고

    가을 단풍이 절정을 이루는 10월,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하기 위한 등산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지만, 이 시기는 연중 등산사고가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시기라는 점에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실족과 조난 사고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어, 안전한 산행을 위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최근 3년간(2021~2023년) 발생한 등산사고 현황을 살펴보면, 10월에는 총 3445건의 사고가 발생하여 인명피해가 1370명에 달했다. 이는 연중 다른 달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이다. 사고 원인별로는 전체 사고의 32%를 차지하는 실족이 가장 많았으며, 뒤이어 26%의 조난 사고, 18%의 지병 등으로 인한 신체 질환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되었다. 이러한 통계는 10월 단풍철이 산행의 즐거움과 더불어 심각한 안전 위험을 동시에 안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이에 행정안전부는 10월 가을 단풍철을 맞아 산행 시 발생할 수 있는 실족 및 조난 등 각종 안전사고 예방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단풍은 이달 초 설악산을 시작으로 중순 이후에는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감상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안전한 산행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철저한 사전 준비가 필수적이다. 먼저, 산행 계획 시 등산 소요 시간, 대피소 위치, 예상 날씨 등 관련 정보를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또한, 자신의 체력 수준에 맞는 등산로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며, 산행 중 몸에 무리가 느껴진다면 즉시 하산하는 결단력이 필요하다. 특히 산행 경험이 많지 않은 경우, 체력 관리에 각별히 유의하고 출입이 통제된 위험·금지 구역은 절대 진입해서는 안 된다.

    산행 중에는 등산로를 벗어나 샛길로 이탈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며, 가능하면 일행과 함께 산행하는 것이 사고 발생 시 도움을 주고받는 데 유리하다. 만약 길을 잃었을 경우에는 당황하지 않고 왔던 길을 따라 아는 지점까지 되돌아가야 한다. 구조를 요청해야 할 상황이 발생하면, 등산로 곳곳에 설치된 산악위치표지판이나 국가지점번호 등을 활용하여 정확한 자신의 위치를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가을철에는 해가 일찍 저물어 조난 등 사고 위험이 높아지므로, 아침 일찍 산행을 시작하여 해가 지기 1~2시간 전에는 산행을 마치는 것이 안전하다.

    황기연 행정안전부 예방정책국장은 “10월 단풍철에는 평소 산을 찾지 않던 사람들도 단풍을 즐기기 위해 산에 오르는 경우가 많아 사고 예방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고 강조하며, “가까운 산을 가더라도 행선지를 주변에 미리 알리고, 기본적인 안전수칙을 반드시 숙지하여 안전하게 가을 단풍을 즐기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 할로윈데이 앞두고 수입 캔디·초콜릿·과자 안전성 ‘집중 점검’

    다가오는 31일 ‘할로윈데이’를 맞아 수입 캔디류, 초콜릿류, 과자에 대한 소비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민들의 먹거리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잠재적 위험 요소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정 기간 동안 집중되는 소비량 증가세에 편승한 안전 관리 소홀은 곧바로 소비자들의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과거 명절이나 특별한 기념일을 앞두고 발생했던 식품 안전 사고 사례들을 통해 그 위험성이 명확히 드러난 바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오는 13일부터 17일까지 해당 수입 식품들에 대한 통관 단계 검사를 대폭 강화하는 방안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히 정기적인 검사를 넘어, 특정 기간 동안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는 품목들을 선제적으로 파악하여 면밀히 기획 검사함으로써 수입 식품의 전반적인 안전성을 확보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다.

    구체적인 검사 항목으로는 캔디류에 대한 허용 기준치를 초과하는 타르색소, 보존료 함유 여부와 컵 모양 젤리의 경우 압착강도 등을 집중적으로 확인할 예정이다. 초콜릿류는 세균수 검사를 실시하며, 과자의 경우 산가(유탕·유처리식품), 세균수, 이산화황, 그리고 곰팡이독소(제랄레논, 총 아플라톡신)와 같이 품목별로 특히 부적합 판정 가능성이 높거나 중점 관리가 필요한 항목들에 대해 제조사별로 최소 1회 이상 철저한 집중 검사가 이루어진다.

    만약 검사 결과 부적합 판정을 받은 제품이 발견될 경우, 이는 즉각적으로 해당 국가로 반송되거나 폐기 조치된다. 더불어, 이러한 부적합 제품이 향후 동일한 제조사로부터 재수입되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식약처는 해당 제품에 대해 5회 이상의 정밀검사를 실시하여 더욱 엄격한 안전 관리를 적용할 방침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번 통관 단계 기획검사를 시작으로, 앞으로도 특정 시기에 소비량이 급증하는 다양한 수입 식품들에 대해 선제적인 기획 검사를 지속적으로 실시하여 수입 식품 전반에 대한 안전 관리 체계를 더욱 굳건히 강화해 나갈 계획임을 밝혔다. 이러한 노력은 결국 국민들이 안심하고 식품을 소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 국립극장의 ‘세계 음악극 축제’, 동아시아 전통 음악극의 현재와 미래를 묻다

    국립극장이 ‘동아시아 포커싱(Focusing on the East)’을 주제로 제1회 <창극 중심 세계 음악극 축제>를 개최하며 국내외 음악극의 현주소를 조망하고 있다. 9월 3일부터 28일까지 열리는 이번 축제는 우리나라 창극을 중심으로 동시대 음악극의 흐름을 살펴보는 자리로, 총 9개 작품 23회의 공연이 펼쳐진다. 축제는 첫 회임에도 불구하고 국립창극단을 주축으로 해외 초청작 3편, 국내 초청작 2편, 그리고 국립극장 제작 공연 4편을 선보이며 풍성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이번 축제 개최의 배경에는 한국 고유의 음악극인 창극에 대한 깊이 있는 탐구와 함께, 이를 세계 음악극의 흐름 속에서 자리매김하려는 국립극장의 노력이 담겨 있다. 창극은 판소리의 주요 요소를 활용하되 여러 배우가 각자의 역할을 맡아 다인극 형태로 공연하는 특징을 지닌다. 1900년대 초 형성되어 오늘날까지 발전해 온 창극은 이번 축제를 통해 그 예술적 가치와 가능성을 재확인하고, 동아시아 국가들의 전통 음악 기반 음악극과 교류하며 시너지를 창출하고자 한다.

    개막작으로는 국립극장 제작 공연인 국립창극단의 신작 <심청>이 무대에 올라 호평을 받았다. <심청>은 고전소설 속 심청의 효심에만 초점을 맞췄던 기존의 해석을 넘어, 억압받았던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인물로 재해석하며 현대적인 시각을 더했다. 2017년 ‘올해의 연출가’로 선정된 요나 김이 극본과 연출을 맡아, 전통 판소리의 깊이는 유지하면서도 오늘의 시선으로 재해석한 작품으로 주목받았다.

    축제는 9월 한 달간 4주에 걸쳐 다채로운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주목할 만한 해외 초청작으로는 중국 월극을 바탕으로 한 <죽림애전기>가 있다. <죽림애전기>는 가면을 쓴 배우들이 서사에 맞춰 노래, 춤, 연기, 무술을 결합한 홍콩의 대표적인 전통극으로, 2023년 홍콩 아츠 페스티벌에서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위나라 말기에서 진나라 초기를 배경으로 죽림칠현의 후손들의 삶을 그리며, 도가 철학과 은둔의 미학을 담아냈다. 이 작품을 관람하기 위해 홍콩에서 온 단체 관광객의 모습은 이번 축제가 문화 관광의 장으로도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국내 초청작으로는 조선 말 여성의 삶을 판소리와 민요로 풀어낸 <정수정전>이 선정되었다. 부모를 여의고 유교 사상이 팽배한 시대에 자신의 이름으로 살아가고자 남장을 하고 과거 시험을 본 정수정의 이야기는, 여성으로서 겪는 고충 속에서도 홀로 서고자 하는 강인한 의지를 보여준다. 판소리와 민요를 통해 다채로운 캐릭터와 서사를 엮어낸 <정수정전>은 작자 미상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며, 공동 창작 방식을 통해 배우들이 작창과 창작에 참여하여 의미를 더했다.

    이번 <세계 음악극 축제>는 첫해 주제인 ‘동아시아 포커싱’을 통해 동아시아 3개국의 전통 음악극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탐구하는 데 집중했다. 국립극장 공연 외에도 광주아시아문화전당, 국립민속국악원 등 전국 각지에서 한·중·일 공연이 연계 프로그램으로 진행되며, 이를 통해 관객들은 다채로운 문화 교류의 장을 경험하고 있다. 중국인 유학생 호곤 씨는 “한국 문화정책의 다양성과 포용성을 잘 보여주었으며, 창극 중심의 주제 아래 중국의 월극, 한국의 창극, 일본의 노극이 함께 어우러져 다채로운 문화 교류의 장을 이루어내어 매우 풍성하고 흥미롭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그는 한국 문화 콘텐츠 제작자들이 세계화된 시각과 문화 수출 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하며, 한국 문화 콘텐츠의 우수한 접근성을 강조했다.

    국립극장은 축제 기간 동안 관람객들을 위한 ‘부루마블’ 이벤트 등 다양한 즐길 거리를 제공하며 축제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세계 음악극 축제>는 앞으로 해외 작품 초청과 국공립 및 민간 작품의 협업을 통해 전 세계 다채로운 음악극 형태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글로벌 축제로 확장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국립극장은 한국 창극의 위상을 높이고, 동아시아 나아가 세계 음악극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 조선왕릉, 단순한 유적을 넘어 근대사의 아픔과 희망을 잇는 길

    대한민국 문화유산의 정수를 담고 있는 조선왕릉이 단순한 과거의 유적을 넘어 근대사의 격동 속에서 국가의 정체성과 주권을 지키려는 노력을 되새기는 특별한 여정으로 관람객을 맞이한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조선왕릉과 궁궐을 잇는 여행 프로그램 「2025년 하반기 왕릉팔경」은 11월 10일까지 총 22회에 걸쳐 운영된다. 이 프로그램은 과거의 제도를 넘어 대한제국 시기를 거치며 변화된 왕릉의 양식과 그 안에 담긴 역사적 의미를 깊이 있게 탐색할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올해 하반기 프로그램은 조선 왕실 중심의 탐방에서 벗어나 대한제국 황실 관련 유적을 조명함으로써 근대 전환기의 복잡한 역사와 문화를 생생하게 체험하도록 구성되었다.

    이번 「왕릉팔경」 프로그램은 과거의 잊혀진 역사를 발굴하고 현대적 의미를 부여하려는 노력을 보여준다. 8월 21일, 9월 25일, 10월 16일에 예약이 가능한 이번 프로그램은 오전 11시부터 네이버 예약을 통해 선착순으로 신청받으며, 회당 25명으로 참여 인원이 제한된다. 이는 능침 답사를 포함하는 프로그램의 특성상 불가피한 조치이지만, 동시에 높은 경쟁률을 예상케 한다. 어르신, 장애인, 국가유공자는 전화 예약(02-738-4001)으로 참여 가능하다.

    이 프로그램은 구리 동구릉에서 시작해 남양주 홍릉과 유릉까지 이어지는 여정을 통해 조선 왕릉의 다층적인 역사와 의미를 조명한다. 조선 최대 규모의 능역인 동구릉은 태조 이성계의 건원릉부터 헌종의 경릉까지, 1408년부터 19세기 후반까지 다양한 시대의 왕릉 9기를 품고 있다. 이곳에서 탐방객들은 능역의 구조, 제향의 의미, 그리고 능묘에 담긴 정치적 배경을 해설사의 설명을 통해 깊이 있게 이해하게 된다. 특히, 조선 전기에는 없던 표석이 송시열의 상소로 설치되기 시작한 역사와, 전서체로 표석의 글씨체가 정착된 과정은 기억을 보존하고 예의 엄격함을 반영하는 제도적 변화를 보여준다.

    순종황제 능행길은 대한제국 황실의 비극적인 역사와 제사 제도의 변화를 여실히 드러낸다. 1908년 순종은 「향사리정에 관한 건」 칙령을 통해 제사 횟수를 줄이는 결정을 내렸다. 이 결정은 제사 제도의 간소화를 가져왔으며, 이는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왕릉 제사의 전통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이러한 제사의 연속성은 조선왕릉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는 데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동구릉의 건원릉 봉분을 뒤덮은 억새는 태조 이성계의 유언과 후손들의 효심이 깃든 특별한 전통이다. 태조는 생전 고향의 억새를 무덤에 심어달라는 유훈을 남겼고, 아들 태종은 이를 실현하여 600여 년간 이어져 온 독특한 전통을 만들었다. 건원릉의 표석에 ‘대한 태조 고황제 건원릉’이라 새겨진 것은 조선에서 대한제국으로 변화하는 시대상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료이다.

    왕릉 제례 공간인 정자각은 산 자와 죽은 자가 만나는 제사를 통해 소통하는 장소로서, 계단의 구분과 신로·어로의 분리는 이러한 위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추존왕의 능인 수릉은 생전 왕이 아니었으나 아들이 왕위에 오르면서 추존된 경우로, 기본 구조는 같지만 석물 배치에서 정통 왕릉과 차이를 보인다. 건원릉의 신도비에 ‘역신 정도전’과 ‘공신 봉화백 정도전’이라는 상반된 기록이 남아 있는 것은 당시의 복잡한 정치 상황을 엿볼 수 있게 한다.

    동구릉의 삼연릉은 헌종과 두 왕비가 함께 모셔진 유일한 삼연릉으로, 세 기의 봉분이 나란히 조성된 독특한 형태를 띤다. 대한제국 시기에 새겨진 비석이 여러 차례 다시 새겨진 흔적은 당시 석비 제작의 경제적 부담과 시대적 변화를 보여준다. 남양주 홍릉의 비각 표석을 둘러싼 대한제국과 일본 간의 갈등은 일제강점기 주권 상실의 아픔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며, 고영근의 노력으로 ‘대한국종태황제홍릉 명성태황후부좌’라는 비문이 완성되었다.

    홍릉과 유릉은 조선 왕릉의 형식을 벗어나 대한제국 황릉의 양식을 따르며, 화려함 속에 주권을 빼앗긴 민족의 아픔을 담고 있다. 이곳에서 탐방객들은 단순히 위엄을 느끼는 것을 넘어, 주권을 잃은 황제와 황후의 쓸쓸한 이야기에 공감하게 된다. 미래 세대가 역사를 어떻게 기억하고 이어갈 것인가를 묻는 이 프로그램은,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왕릉의 아름다움 뒤에 담긴 역사를 외면하지 않고 기억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오늘의 의미임을 일깨워준다.

  • 조선왕릉, ‘비대면’ 시대의 새로운 탐방 트렌드를 열다

    수많은 정책과 행사는 저마다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를 안고 탄생한다. 최근 국가유산청이 발표한 「조선왕릉대탐미(朝鮮王陵大耽美)」 행사를 들여다보면, 현 시대의 ‘소통의 어려움’과 ‘맞춤형 경험 부족’이라는 두 가지 문제가 그 배경에 깔려 있음을 파악할 수 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비대면 활동이 일상화되면서, 문화유산 접근성 또한 재정의될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이에 「조선왕릉대탐미」는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며, 조선의 아름다움을 탐방하는 새로운 방식을 제안하고 있다.

    이번 「조선왕릉대탐미」는 2025년 5월부터 10월까지 총 8개의 왕릉을 중심으로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었다. 이 행사의 가장 큰 특징은 매달 신청 가능한 행사와 체험 방향이 달라, 참여자의 상황과 필요에 따라 맞춤형 선택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특히 개별 방문객을 위해 마련된 ‘태강릉-왕릉산책 프로그램’은 언제가 어디서든 홀로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이 프로그램은 10월 25일, 퀴즈를 풀며 산책하는 ‘<왕릉산책:특별 회차>‘까지 포함하여 더욱 풍성한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다.

    행사 참여를 위해 방문한 태릉과 강릉에서는 접근성과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태릉 입구에서부터 강릉의 매표소까지, 무인 발권기 설치는 비대면 절차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개인 요금 1,000원, 단체 요금 800원이라는 합리적인 가격 정책과 더불어, 내국인 만 25세부터 만 65세까지는 무료 입장이 가능하다는 점은 문화유산 향유 기회를 넓히려는 의지를 보여준다. 또한, 노원구 주민에게는 50% 할인 혜택이 제공되며, 별도 증빙을 갖춘 무료 관람 대상자에게도 문턱을 낮추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태릉에서 발급받은 표로 강릉까지 입장 가능하며, 관람권 역시 QR코드로 간편하게 입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산책 코스 역시 스마트 기술을 접목하여 몰입도를 높였다. 홍살문 앞에 설치된 QR코드를 스캔하면 조선왕릉에 대한 영상으로 바로 연결되며, ‘왕릉산책’ 참여 시 오디오 가이드를 통해 라디오를 듣듯이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태릉과 강릉 모두 홍살문과 정자각에 QR코드가 비치되어 있으며, 이를 통해 각 유적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오디오 가이드의 은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어, 역사에 대한 사전 지식이 부족한 방문객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태릉은 조선 11대 중종의 계비인 문정왕후 윤씨의 능으로, 수렴청정을 통해 명종의 왕위에 힘을 실었고 불교 진흥에도 기여했다. 강릉은 조선 13대 명종과 그의 비인 인순왕후 심씨의 능으로, 두 왕릉이 나란히 조성된 쌍릉 형태가 특징이다. 태릉과 강릉을 잇는 숲길은 9월 기준 폐쇄 상태였으나, 10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 개방 예정이어서 가을철 나들이 코스로도 적합하다. 두 왕릉은 약 세 정거장 거리로, 버스, 도보, 대중교통, 자차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이동할 수 있다.

    이번 「조선왕릉대탐미」는 전문 해설사 없이도 조선의 역사를 깊이 탐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특히 ‘왕릉산책’ 프로그램은 유치원생부터 초등학생까지 야외에서 놀이처럼 학습하며 가족 간의 추억을 쌓기에 이상적이다. 태릉·강릉에 별도로 마련된 휠체어 및 유모차 대여소는 어린 자녀를 동반한 가족 방문객에게 큰 편의를 제공한다.

    더불어, 「조선왕릉대탐미」는 다양한 연령층을 아우르는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현재 모집 중인 ‘<음악과 함께하는 조선왕릉 이야기길(사릉)>‘은 음악회와 노리개 만들기 체험을 포함하여 초등학교 4학년 이상 어린이에게 적합하며, 10월 11일에는 ‘<음악과 함께하는 조선왕릉 이야기길(광릉)>‘이 진행된다. 이 외에도 ‘청소년 자녀’를 둔 가족을 위해 10월 4일 <의릉 토크콘서트>와 10월 11일 헌인릉의 창작뮤지컬 <드오:태종을 부르다> 등 다채로운 행사가 준비되어 있다. 모든 행사 예약은 국가유산청 국능유적본부 누리집에서 통합 예약 시스템을 통해 가능하다.

    결론적으로, 「조선왕릉대탐미」는 단순한 역사 탐방을 넘어, 현대 사회의 소통 방식 변화와 개인 맞춤형 경험에 대한 요구를 성공적으로 충족시키는 행사로 평가될 수 있다. 특히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는 교육적 효과와 더불어 소중한 추억을 만들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제공하며, 10월 말까지 이어지는 만큼 자녀와 함께 뜻깊은 시간을 보내기에 충분하다. 이러한 행사는 조선왕릉이라는 풍부한 문화유산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더 많은 국민들이 그 가치를 향유할 수 있도록 하는 좋은 선례가 될 것이다.

  • 지방 공연예술계 ‘자생력’ 약화, 문체부 ‘지역 유통 지원’으로 해법 모색

    전국적으로 기초 공연예술 분야의 고질적인 자생력 약화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특히 서울 외 지역의 공연단체와 공연장은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한 유통망과 지원 시스템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는 지역 주민들의 문화 향유 기회 축소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고 공연예술 생태계의 균형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가 ‘2026년 공연예술 지역유통 지원사업’을 새롭게 개편하고 참여 단체 공모에 나섰다.

    이번 사업은 무용, 뮤지컬, 연극, 음악, 전통 등 기초 공연예술 5개 분야의 다양한 작품들이 전국적으로 원활하게 유통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문예회관과 같은 공공 공연장과 민간 공연예술 작품 간의 연결을 강화하고, 공연단체와 공연시설의 상호 간 협력 및 사업비 지원을 통해 공연예술의 지역적 접근성을 높이고자 한다. 문체부는 예술경영지원센터와 함께 내달 25일까지 서울 외 지역에 소재한 민간 공연단체 및 공공 공연시설을 대상으로 이번 사업 참여자를 모집한다.

    지난 8월 기준으로 올해 사업을 통해 전국 177개 공연시설에서 203개 공연단체가 참여한 223개 작품을 지원했으며, 그 결과 134개 지역에서 714회의 공연이 개최되어 14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지역 공연예술계는 재정적 어려움과 유통망 부재라는 근본적인 문제에 직면해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문체부는 2026년 사업의 공모 구조를 대폭 개편하며 참여자의 선택권을 확대하고 절차를 간소화하는 데 집중했다. 특히 올해는 공연단체와 공연시설 모두에게 균형 있는 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양측의 수요를 동시에 반영하는 신청 절차를 마련했다. 공연단체와 공연시설이 신청 요건을 충족하면, 별도의 복잡한 심의 과정 없이 각 기준에 따라 총예산 범위 내에서 서로 선택한 공연에 대한 사업비를 최종 지원하는 방식으로 변경된다. 이는 사업의 효율성과 투명성을 제고하고, 공연단체와 시설 간의 실질적인 협업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또한, 신청 방식 또한 획기적으로 개선되었다. 기존의 ‘이(e)나라도움’ 시스템 대신,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새롭게 개발한 공연예술 전용 기업 간 플랫폼인 ‘공연예술유통 파트너(P:art:ner)’를 통해 신청을 접수받는다. 이 플랫폼은 공연단체와 공연장이 정보를 공유하고 활발하게 교류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며, 특히 소규모 공연장이나 인지도가 낮은 신생 예술단체에게는 자신들의 정보를 노출하고 교섭 기회를 넓힐 수 있는 중요한 통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올해 별도로 진행되었던 ‘유형1 사전매칭’과 ‘유형2 사후매칭’은 내년에는 통합 공모로 전환되어 절차를 더욱 간소화했으며, 예산 잔여 발생 시에는 추가 공모를 진행하여 사업의 폭을 넓힐 계획이다.

    신은향 문체부 예술정책관은 “이번 공연예술 지역유통 지원사업은 우수한 기초예술 작품이 지역에서도 활발하게 공연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공연단체의 자생력을 높이고, 궁극적으로는 지역 주민들의 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앞으로도 사업 공모 구조를 지속적으로 효율적이고 투명하게 개편하여 더 많은 예술인과 국민이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하며, 이번 사업을 통해 지방 공연예술계의 실질적인 변화와 성장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 ‘케데헌’ 현상, 글로벌 문화 전용의 새로운 지평을 열다

    최근 전 세계 언론의 문화비평란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는 단순히 기록적인 흥행을 넘어선 새로운 차원의 한류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케데헌’의 성공은 글로벌 문화가 로컬 문화를 어떻게 전용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흥미로운 사례를 제시하며, 한국 문화산업이 풀어야 할 숙제를 안겨준다.

    ‘케데헌’이 등장하기 전, 한류는 한국 대중문화가 해외에서 인기를 얻는 현상 그 자체로 이해되어 왔다. 그러나 ‘케데헌’은 한국이 직접 제작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뮬란’이나 ‘쿵푸팬더’와 같은, 글로벌 문화가 로컬 문화를 전용한 사례로 분류된다. 이러한 현상은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한류연구센터장인 홍석경 센터장의 분석을 통해 더욱 깊이 이해될 수 있다. 홍 센터장은 ‘케데헌’의 성공 요인으로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의 매력과 북미의 한인 2세 원작자 및 제작자들의 참여를 꼽았다.

    특히, ‘케데헌’은 한국 문화산업이 스스로 제작하기 어려웠을 법한, 극강의 소통 능력을 갖춘 캐릭터들을 통해 글로벌 시장과의 연결고리를 성공적으로 만들어냈다. 영화의 초반 ‘무당 헌터스’ 영상에서부터 시작된 한국적 요소의 변주는, 국립중앙박물관 공식 굿즈 매장 ‘뮷즈샵’에서 품절 사태를 일으킨 까치 호랑이 배지가 여름방학 기간과 맞물려 다시 판매되는 현상과 같은 로컬에서의 반응으로 이어졌다. 이는 ‘케데헌’이 단순히 해외에서 인기를 얻는 것을 넘어, 한국 문화 자체에 대한 새로운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음을 보여준다.

    홍 센터장은 ‘케데헌’이 북미의 한인 2세들이 참여했다는 점에서 애플 TV의 ‘파친코’와 유사하다고 지적한다. ‘파친코’가 3대에 걸친 가족 스토리를 실사 드라마로 구현했다면, ‘케데헌’은 한국 문화의 오랜 무당 서사와 현대적인 케이팝을 결합한 애니메이션이다. ‘파친코’의 실사 세트가 한국으로의 여행을 직접적으로 유도하지 못했던 반면, ‘케데헌’이 그려낸 서울의 모습은 향수와 호기심을 자극하며 잠재적인 관광객을 서울로 이끌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더 나아가 ‘케데헌’은 디즈니의 가족용 뮤지컬 영화와 비교되며, 반복 시청과 싱어롱(sing-along)을 유도하는 매력으로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독주에 대안으로 떠올랐다. 이는 ‘케데헌’이 단순히 콘텐츠를 넘어, 적극적인 시청자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텍스트 전략’을 성공적으로 구사했음을 의미한다. 소니가 스파이더맨 애니메이션 기술을 활용하여 역동적인 움직임을 구현하고, 일러스트레이션의 디테일과 케이팝의 힘을 적극 활용한 결과다.

    애니메이션이라는 표현 양식은 ‘케데헌’이 탈식민적 세계화의 장벽, 즉 비서구인의 몸이라는 한계를 벗어날 수 있게 해주었다. 이전까지 케이팝은 ‘아이돌의 아시아성’이라는 장벽에 갇혀 팬덤 영역에 머물러왔지만, 애니메이션은 이러한 장벽을 낮추거나 제거하며 인종주의적 복잡함 없이 전 세계 시청자가 공감하고 코스프레하기 쉬운 캐릭터들을 탄생시켰다. 플레이브나 이세계 아이돌과 같은 버추얼 아이돌 그룹의 해외 투어가 가능할 정도로 한국 문화 속 캐릭터 문화가 발전한 상황에서, ‘케데헌’의 헌터스와 사자보이즈는 세계관을 갖춘 채 글로벌 케이팝 무대에 데뷔한 것과 같은 효과를 낳고 있다.

    케이팝 문화에서 그룹의 서사, 즉 세계관은 매우 중요하며, 이는 고만고만해 보이는 그룹들에게 변별적인 정체성을 부여하고 팬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한다. ‘케데헌’의 인간적이고 공동체적인 세계관 속 걸그룹과 보이그룹은, 디즈니의 공주 이야기, 일본 애니메이션의 성장 스토리, DC와 마블의 우주 대전쟁과는 다른 독특하고 매력적인 이질성을 제공한다.

    수많은 프리퀄과 시퀄로 확장될 가능성을 지닌 ‘케데헌’의 서사는, 헌터스의 세계 투어 중 로컬 귀마들과 싸우는 스토리를 통해 다양한 로컬 버전을 만들어낼 수 있는 개방된 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러한 형식적, 서사적 가능성과 더불어, ‘케데헌’은 한국인 디아스포라와 그들의 역사적 경험이라는 새로운 서사 자원의 중요성을 일깨운다. 북미 한인 2세 제작자들의 독특한 한국 문화 경험과 애정은 ‘케데헌’이 글로벌 시장과 효과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문화적 중재’를 가능하게 했다. 한국 근현대사의 굴곡은 한국인의 경험을 통해 세계사를 포용하는 광범위한 디아스포라의 역사를 만들었고, 이는 한류를 넘어 한국의 미래가 한인 디아스포라와 어떻게 연결될지에 대한 새로운 질문을 던진다. ‘케데헌’은 이처럼 한류가 다른 세계로 나아가는 중요한 문을 열고 있는 것이다.

  • 지역 가치와 따뜻함을 잇는 ‘착한 소비’의 장, 충장축제에서 열린다

    광주광역시의 최대 축제인 충장축제가 지역 가치를 담은 ‘착한 소비’ 확산을 위한 특별한 장으로 꾸며진다. 고용노동부 산하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하 진흥원)은 오는 15일부터 개최되는 충장축제와 연계하여, 사회적기업 ‘온마켓(On Market)’ 팝업 스토어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 팝업 스토어는 광주·전남·전북·제주 지역의 10여 개 사회적기업이 참여하는 플랫폼으로 기획되었다.

    이번 팝업 스토어 운영의 배경에는 지역 사회의 경제적 활력 증진과 사회적 가치의 확산이라는 과제가 자리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지역 내 빈 점포 상가를 활용하여 팝업 스토어를 조성했다는 부분이다. 이는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공간을 넘어, 지역 축제의 문화적 활기와 사회적경제의 가치를 효과적으로 연결하려는 시도이다. 이를 통해 시민과 관광객 모두가 즐겁게 참여하며 ‘착한 소비’를 실천할 수 있는 새로운 플랫폼을 구축하고자 한다.

    ‘온마켓(On Market)’이라는 이름은 ‘따뜻함’, ‘시작’, ‘열림’을 상징하는 ‘온(溫, On)’의 의미를 담고 있다. 이는 지역 사회적기업 성장지원센터를 상징하는 키워드이기도 하다. 충장축제를 방문하는 이들에게 사회적기업이 선보이는 다양한 식품, 굿즈, 체험 행사 등을 통해 따뜻한 가치를 나누는 열린 공간을 제공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참여하는 10여 개 사회적기업들은 직접 개발한 우수한 제품과 전통 먹거리를 전시 및 판매할 예정이다. 또한, 방문객들이 사회적경제의 가치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사회적경제 소개존과 기업별 안내 인포그래픽을 배치하여 운영된다.

    단순한 판매를 넘어선 새로운 시도도 엿보인다. 팝업 스토어 운영을 주도한 사회적기업 ㈜디자인 숨은 체험과 공유를 통한 판매 활동을 이웃 사회적기업들과 함께 운영하자는 제안을 했다. 이러한 협력적인 기획은 이번 축제가 종료된 이후에도 릴레이 스토어 형식으로 지속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이는 사회적기업의 판로 확대뿐만 아니라, 지역 경제 내에서의 상생 협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진흥원은 이번 온마켓 운영을 통해 지역 축제를 찾는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사회적경제 제품의 우수성을 알리고, ‘착한 소비’를 실천할 수 있는 실질적인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자 한다. 정재민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서남권총괄본부장은 “충장축제라는 대표 지역 문화 행사와 연계해 추진하는 활동에 큰 의미가 있다”고 밝히며, “사회적기업의 판로 확대는 물론, 지역과 긴밀히 소통하며 지속 가능한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주요 주체로 활동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