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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빙수, 한때는 납량의 상징에서 격세지감 겪은 부산 ‘할매 빙수’

    무더운 여름, 시원함을 선사하던 빙수가 단순한 여름철 별미를 넘어 사계절 디저트로 자리 잡으며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특히 부산에서는 ‘할매’라는 이름으로 대표되는 수수하고 담박한 옛날 빙수가 시민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어 주목된다. 과거 여름이면 납량(納凉)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빙수가 어떻게 변화해왔으며, 왜 부산 빙수가 특별한 의미를 갖는지 분석할 필요가 있다.

    과거 1970년대, 여름은 방송사들이 ‘납량특집’ 프로그램을 제작하며 더위를 잊게 하던 시기였다. 텔레비전 시청률이 높았던 만큼, <전설의 고향>과 같은 프로그램은 여름철 인기 장르였고, 한 맺힌 귀신 이야기는 시청자들에게 오싹한 시원함을 선사했다. 음식 문화에서 빙수 역시 이러한 ‘납량’의 역할을 수행했다. 당시 학교 앞 분식집이나 만화가게에서는 에펠탑 모양의 수동 빙수 기계로 만든 얼음 알갱이에 색소를 뿌려낸 10원짜리 빙수를 팔았다. 돈이 없어도 침을 흘리며 그 광경을 지켜보던 기억은 많은 이들에게 생생하게 남아있다. 시내 제과점에서는 우유와 연유를 넣어 곱게 간 얼음을 사용하는, 고급스러운 ‘후루츠칵테일’ 빙수도 맛볼 수 있었다. 산처럼 쌓인 얼음이 무너져 내리는 모습은 마치 마음이 무너지는 듯한 감정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빙수는 큰 변화를 겪는다. ‘눈꽃 빙수’라는 새로운 형태가 등장하며 여름 전용 ‘납량’ 얼음과자에서 벗어나 사계절 별미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빙수 전문 카페가 등장하고, 호텔들은 10만 원에 육박하는 최고급 빙수를 경쟁적으로 선보이며 ‘빙수 왕국’ 시대를 열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 속에서도 진짜 ‘빙수 왕국’으로 불리는 곳은 단연 부산이다. 광복동과 용호동에는 빙수 거리가 형성되어 있으며, 국제시장에서는 빙수 한 그릇을 먹기 위해 줄을 서야 할 정도다.

    부산이 이처럼 빙수의 도시가 된 배경에는 실용적인 이유가 존재한다. 생선을 얼려 보관하기 위해 얼음이 필수적이었고, 더운 날씨 속에서 시원한 빙수에 대한 갈증이 컸기 때문이다. 부산에는 비싸고 화려한 빙수도 있지만, 시민들이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은 ‘할매’라는 이름으로 대표되는 수수하고 담박한 옛날 빙수다. 부산의 국밥집에 ‘할매’라는 상호가 흔히 붙듯, 빙수 역시 그러하다. ‘할매 빙수’라는 이름은 그 자체로 구미를 당기며 푸근한 정서를 느끼게 한다. 부산 빙수는 화려한 고명 대신 푸짐한 팥을 얹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전국을 석권했던 ‘눈꽃 빙수’의 오리지널이 부산이라는 설도 있지만, 많은 이들은 소박하고 투박한 부산식 할매 빙수를 더 선호한다. 너무 달지 않은 팥과 얼음 위에 푸짐하게 담긴 모습은 마치 할머니의 정성을 보여주는 듯하며, 한 끼 식사로도 손색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는 멀리 미국에 사는 한 친구의 이야기에서도 엿볼 수 있다. 그는 여름이면 몇 시간씩 차를 몰아 냉면을 먹으러 갈 정도로 냉면에 대한 애정이 깊지만, 돌아가는 길에 팥빙수도 꼭 한 그릇 사 먹는다고 한다. 그는 팥빙수 앞에 앉으면 겨울이면 한강에 나가 얼음을 나르던 조상들의 부역에 대한 옛 생각이 떠오른다고 말한다. 이는 옛날, 얼음이 얼마나 귀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조선시대에는 겨울이면 한강에서 채취한 얼음을 서빙고와 동빙고에 저장해 두었다가 여름이 되면 궁으로 날라다 왕이 먹는 음식 재료의 부패를 막는 냉장고 용도로 사용했다. 서민들이 얼음을 볼 수 있는 것은 겨울뿐이었고, 여름 얼음은 궁에서나 누릴 수 있는 호사였으며 상상 속의 물체였다. 이처럼 얼음이 귀했던 시절의 이야기를 통해, 지금 우리가 당연하게 누리는 빙수의 존재가 얼마나 큰 변화와 발전을 거쳐왔는지 실감하게 된다. 결국, 얼음으로 만든 최고의 음식인 팥빙수를 맛보기 위해선 여름이 저물기 전에 부산을 방문해야 할 이유가 더욱 분명해진다.

  • 여름 더위 속 ‘추억’이 된 십 원짜리 빙수, ‘정’ 담은 부산 할매 빙수에 되살아나다

    무더운 여름, 사람들은 시원함을 갈망하며 다양한 방법을 찾는다. 과거에는 납량특집 프로그램과 더불어 빙수가 여름 더위를 쫓는 대표적인 음식이었다. 1970년대, 학교 앞 분식집이나 만화가게에서는 십 원이면 수동 빙수기계로 만든 빙수를 맛볼 수 있었다. 에펠탑 모양의 주물 빙수기계로 갈아낸 얼음에 색소를 뿌려주던 풍경은 지금도 생생하다. 당시에는 돈이 없어 침을 흘리며 구경만 해야 했던 사람들도 많았다.

    좀 더 고급스러운 빙수는 시내 제과점에서 맛볼 수 있었다. 우유와 연유를 넣어 곱게 간 얼음으로 만든 팥빙수나 후루츠칵테일 빙수는 동네 빙수와는 격이 다른 부드러운 맛을 선사했다. 산처럼 쌓아 올린 얼음이 금세 녹아내리는 것을 보며 마치 자신의 마음이 무너지는 듯한 아쉬움을 느끼기도 했다. 1990년대 이후 눈꽃 빙수가 등장하며 빙수는 계절 음식을 넘어 사계절 별미로 자리 잡았다. 이제는 빙수 전문 카페와 호텔에서 경쟁적으로 고급 빙수를 선보이며 ‘빙수 왕국’이라 불릴 만한 시대가 되었다.

    하지만 진짜 빙수의 맥을 잇는 곳은 단연 부산이다. 부산의 국제시장, 광복동, 용호동에는 빙수 거리가 형성될 만큼 빙수에 대한 시민들의 애정이 깊다. 부산 사람들에게 빙수는 ‘할매’라는 이름과 함께 서민적인 정서를 담고 있다. 부산 빙수는 불필요한 고명 대신 푸짐하게 얹은 팥이 특징이다. 팥빙수의 원조 격으로 알려진 ‘눈꽃 빙수’보다도, 부산 시민들은 소박하고 투박한 ‘할매 빙수’를 더 사랑한다. 너무 달지 않은 팥은 마치 할머니의 정을 담은 듯 푸짐하게 얼음 위에 얹혀 나온다. 한 그릇을 다 비우고 나면 단순한 간식이 아닌 든든한 한 끼 식사를 한 듯한 만족감을 준다.

    이러한 빙수에 대한 향수는 멀리 해외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미국에 거주하는 한 지인은 여름이면 몇 시간씩 차를 몰아 냉면을 먹으러 갈 뿐 아니라, 팥빙수도 한 그릇 사 먹곤 한다. 그는 과거 서울 동빙고동에 살았던 추억을 떠올리며, 할아버지 대에는 겨울이면 한강에서 얼음을 부역했던 조상들을 생각한다고 전한다. 이는 과거 얼음이 얼마나 귀한 존재였는지를 보여준다.

    조선 시대에는 여름철 얼음이 귀해 궁궐에서나 귀하게 다루어졌으며, 서민들은 겨울에 얼음을 볼 수 있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왕실에서는 한강에서 채취한 얼음을 서빙고, 동빙고에 저장해 두었다가 음식 재료의 부패를 막는 냉장고 용도로 사용했다. 여름 얼음이 궁의 호사였던 시절, 지금 우리가 즐기는 팥빙수는 상상조차 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이제는 얼음이 흔해져 최고의 음식이 된 팥빙수를 맛보기 위해 여름이 저물기 전에 부산으로 향할 때이다.

  • ‘나는 달에 가는 일을 한다’는 자부심, 우리 일터에도 가능할까

    직장인 강연에서 가장 먼저 던지는 질문은 “당신은 무슨 일을 하고 있습니까?”이다. 이 질문에 대해 사람들은 “인사팀장입니다”와 같이 자신의 직책을 답하지만, 이는 곧 해결해야 할 근본적인 문제점을 시사한다. 구성원들이 자신의 일에 단순한 직책 이상의 의미와 자부심을 부여하지 못한다면, 비록 거대한 프로젝트라 할지라도 성공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1969년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 프로젝트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당시 누구도 상상하기 어려웠던 이 거대한 프로젝트의 성공 배경에는, NASA의 청소부조차 “저는 사람을 달에 보내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었던, 일에 대한 깊은 자부심과 주인의식이 있었다. 이는 감동을 위해 꾸며낸 이야기라 할지라도, 구성원 개개인이 자신의 역할에 부여하는 가치가 프로젝트 성공에 얼마나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준다. 즉, ‘일’에 대한 개인의 마음가짐이 곧 프로젝트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인 것이다.

    최근 들어 군부대 강연 의뢰가 부쩍 늘어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나라를 지킨다는 자부심으로 헌신해 온 군인들이 사회적 여론이나 대중의 목소리에 상처 입고 혼란과 불안을 겪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군인들의 마음을 치유하고 자부심을 회복시키기 위한 힐링 강좌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 비록 시간과 비용 면에서 효율적이지 않더라도, 그들의 간절함과 진정성 때문에 강연을 수락하게 되는 것이다.

    군부대 강연에서도 마찬가지로 “군인은 무엇을 먹고 사나요?”라는 질문으로 시작한다. 이는 군인들이 목숨을 걸고 임무를 수행하는 이유가 단지 보상 때문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높은 보상이 따르지 않는 힘든 일임에도 불구하고 군인과 소방관들이 헌신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그들의 ‘가치’를 세상이 인정해 준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마치 최고급 쇠고기가 한우든 미국산이든 최고 등급이면 맛있는 것처럼, 군인들이나 소방관들 역시 국가와 사회, 국민으로부터 존경과 숭고함이라는 가치를 인정받을 때 진정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소방관이 가장 존경받는 직업 1위인 것은, 그들이 선한 가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숭고함에 국민들이 존경을 표하기 때문이다.

    궁극적으로 “당신은 무슨 일을 하고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단순히 직책이나 업무 을 넘어선다. 이는 자신의 일이 사회에 어떤 기여를 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자신은 어떤 가치를 실현하고 있는지에 대한 깊은 성찰을 요구한다. 구성원 모두가 자신의 일에서 이러한 ‘가치’를 발견하고 자부심을 느낄 때, 비로소 개인의 업무와 조직의 성공이 함께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 퇴직 후 ‘집콕’ 남편이 부부 갈등의 뇌관? 중년·황혼이혼 급증의 그늘

    은퇴 후 안정적인 노후자금 마련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부부간의 화목이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은퇴한 남편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부부 갈등이 심화되고, 이는 중년 및 황혼 이혼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일본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중년·황혼 이혼 비율이 증가하며 사회적 문제로 대두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강창희 행복100세 자산관리연구회 대표의 경험에 따르면, 정년 보장과 연금을 받는 공무원들조차 퇴직 후 ‘절벽 위에 서 있는 기분’이라고 토로한다. 은퇴 후 특별한 활동 없이 집에만 머무는 고위직 공무원 A씨는 3개월 만에 답답함과 함께 아내의 눈치를 보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고 수기를 통해 밝혔다. A씨는 ‘노노(老老) 케어’ 일자리인 주간노인보호센터에서 하루 5~6시간 일하며 월 70만 원과 건강보험료 30만 원을 절약하는 등, 적극적인 사회활동을 통해 무기력함에서 벗어나고 아내와의 관계도 개선되는 경험을 했다.

    이러한 남편의 ‘집콕’ 현상은 부부간의 불편함을 야기한다. 퇴직한 남편이 낮 동안 집에 있으면 아내는 남편의 수발을 들어야 하는 부담감과 속박감을 느끼며, 서투르거나 잔소리하는 남편 때문에 짜증을 느끼기도 한다. 반면 남편은 아내가 힘들어하는 모습에 미안함을 느끼고, 사소한 실수로 핀잔을 들으면 서글픔까지 느끼는 등 서로 불편함을 겪는다.

    일본의 경우, 우리나라보다 20년 앞서 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남편재택 스트레스 증후군’이라는 용어가 생겨날 정도로 남편 퇴직 후 부부 갈등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부각되었다. 이는 남편이 퇴직 전에는 각자 분단된 세계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배우자의 사정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지만, 은퇴 후 남편이 집에 계속 머물게 되면서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성격이나 생활 습관이 아내에게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스트레스는 우울증, 고혈압 등 다양한 건강 이상 증상으로 나타나며, ‘부원병(夫源病)’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20년 이상 혼인 지속 기간을 가진 중년·황혼 이혼 비율이 1990년 14%에서 2023년 23%로 증가했으며, 퇴직 후 부부 갈등이 이혼의 중요한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이러한 추세에서 자유롭지 않다. 지난 20여 년간 전체 이혼율은 낮아졌지만, 중년·황혼 이혼의 비율은 1990년 5%에서 2023년 36%로 급증했다. 이러한 현상 배경에는 퇴직 후 발생하는 부부 갈등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노후 설계 전문가들은 퇴직을 앞둔 부부들에게 부부 화목을 위한 특별한 노력을 당부하며, 특히 낮 동안은 부부 각자 자기만의 시간을 가질 것을 권유한다. 일본에서는 ‘낮에는 집에 없는 남편’이 가장 인기 있는 남편 유형으로 꼽힐 정도이다.

    따라서 퇴직 후에는 노후자금 마련과 더불어 부부 화목을 위한 인식 전환이 절실하다. 부부 모두 은퇴 후를 대비하여 수입 활동, 사회공헌활동, 취미 활동 등 자기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의식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이다.

  • 아티스트 태연, 10년 음악 여정 기념 컬렉션으로 케이스티파이와 첫 협업

    솔로 데뷔 10주년을 맞이한 아티스트 태연의 다채로운 음악적 여정과 이야기가 담긴 컬렉션이 공개된다.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테크 액세서리 브랜드 케이스티파이(CASETiFY)는 태연과의 첫 번째 협업 컬렉션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이번 협업은 태연이 지난 10년간 걸어온 음악적 발자취와 그 안에 담긴 경험들을 조명하며, 팬들과의 특별한 연결고리를 만들고자 기획되었다.

    케이스티파이는 이번 컬렉션을 통해 태연의 1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쌓아온 음악적 세계관과 활동들을 시각적으로 풀어낸다. 컬렉션에는 태연이 솔로 아티스트로서 선보여온 다양한 음악적 시도와 팬들에게 전해온 메시지들이 디자인 요소로 녹아들어 있다. 이는 단순한 굿즈 출시를 넘어, 태연이라는 아티스트의 성장과 변화, 그리고 그가 걸어온 길을 기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번 컬렉션은 태연의 음악과 팬덤 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제작되었으며, 이를 통해 팬들은 태연의 10년 역사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소장하고 경험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케이스티파이와 태연의 만남은 아티스트와 브랜드의 협업이 단순한 제품 홍보를 넘어, 아티스트의 예술 세계를 확장하고 팬들과의 유대감을 강화하는 새로운 방식을 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 대중적인 콩나물국밥, 전북에서 지역 최고 음식으로 자리 잡은 이유는?

    전라북도는 콩나물국밥이라는 대중적인 음식을 지역 최고의 별미로 자랑한다. 시원하고 감칠맛 나며 흐뭇한 콩나물국밥은 맑은 물에서 자라 신선한 콩과 콩나물을 사용하기에 그 맛이 뛰어나다고 한다. 이러한 명성은 전북 지역의 오랜 노포 상당수가 콩나물국밥 전문점이라는 사실에서도 잘 드러난다. 집에서는 흔하게 접할 수 있어 특별히 주목받지 못하는 이 국밥이 어떻게 지역의 대표 음식이 될 수 있었는지 그 배경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

    세상은 각기 다른 삶의 방식을 지니고 있으며, 이는 먹는 방식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난다. 같은 나라 안에서도 지역마다 말씨, 차림새, 습속이 달라 그 다름에서 오는 재미가 세상의 활력이 되기도 한다. 먹는 일은 더욱 그러하다. 비슷한 음식이라 할지라도 미묘한 차이를 보인다. 이는 중국 화교가 시작한 짜장면이나 짬뽕마저도 지역별로 조금씩 다른 모습을 보이는 것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국 화교 중국집 연합회가 모여 메뉴 통일을 결의한다 해도, 각자의 주방에 들어서는 순간 고향의 맛을 잊지 못할 것이다. 설령 결의를 지키려 해도, “요새 왜 이 집 짜장이 달라진 거 같어. 옛날 같질 않어”와 같은 손님들의 평가는 주방장을 다시 자신만의 레시피로 돌아가게 만든다. 음식은 달라야 맛의 일부가 되기도 하기에, 굳이 통일할 필요는 없다. 어쨌든 짜장면을 먹고 싶은 마음은 변치 않는다.

    콩나물국 역시 마찬가지다. 서울에 사는 사람들에게 콩나물국은 ‘요리’라는 인식이 부족하다. 식당에서 기본 백반을 시키면 함께 나오는 국 중 하나로, 어떤 국이 나올까 기대하는 재미로 백반을 즐기기도 했다. 하지만 콩나물국이 나오면 실망감을 느꼈다. 저렴한 가격에 비해 건더기가 부족하고, 미리 끓여둔 국에서는 콩나물이 퍼져버려 별다른 맛을 기대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라북도에서는 콩나물국밥에 대한 인식이 완전히 달라졌다. 오랜 명성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식당에서 주문하는 과정은 예상과 달랐다. 콩나물국밥을 주문하는 것이 단순히 ‘한 상 주세요’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수란으로 할까요, 날계란으로 할까요?’, ‘오징어를 넣을까요, 말까요?’, ‘밥은 토렴할까요, 따로 낼까요?’와 같은 질문들은 가게마다, 동네마다, 지역마다 다른 방식을 보여준다. 이는 마치 프로그램의 성우 목소리가 떠오를 만큼 흥미로운 지점이다. 이 지역 콩나물국밥을 제대로 즐기기 위한 현지인의 조언은 “거, 어렵지 않어. ‘여기는 어떻게 시켜요?’ 하고 물어봐”였다. 그러면 주인은 말이 없고, 옆자리의 손님이 대신 방법을 알려준다. 이러한 방식은 주방장은 매출을 올리고, 안내해 준 손님은 뿌듯함을 느끼며, 주문하는 사람은 제대로 된 식사를 즐길 수 있는 ‘일거삼득’의 상황을 만들어낸다.

    전주 남부시장에서 경험한 콩나물국밥집은 일반적인 국밥집과는 다른 프로세스를 보여주었다. 주문을 받으면 뜨거운 국을 푸고 밥을 토렴하여 반찬과 함께 내는 방식은 비슷하지만, 차가운 새벽 공기 속에서 국솥의 김이 퍼져 나가는 가운데, 주문을 받은 이모가 국을 담은 투가리를 탁자 위에 올리는 모습은 특별했다. 이후 하이라이트는 마늘과 매운 고추, 파를 손님 앞에서 직접 다져 양념을 만드는 과정이었다. 영세한 국밥집에서 한 그릇이라도 더 팔아야 하는 상황에서, 이렇게 천천히 재료를 다져주는 방식은 흥미롭다. 마늘과 고추를 막 다져 올리는 것과 미리 썰어둔 것을 얹는 것은 향의 차원에서 천양지차다.

    전주는 물론 익산, 군산 등 인근 도시에도 콩나물국밥으로 유명한 가게들이 즐비하다. “세 집 건너 하나는 콩나물국밥집”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이 음식은 지역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전날 과음을 하는 사람들도 줄고, 먹을거리가 풍부한 시대이지만, 전북에 가서 콩나물국밥을 빼놓고 무엇을 먹을 것인가.

    추신으로, 다른 음식은 몰라도 잘 하는 콩나물국밥집에 대해서는 택시기사에게 함부로 묻지 않는 것이 좋다. 오랜 전통의 명가뿐만 아니라 동네마다 새로운 강자들이 많아 기사님들이 즉답을 못하고 골머리를 앓을 수 있다. 이는 외지인에게 온정을 베풀려는 마음씨 덕분이기도 하지만, 맛있는 콩나물국밥집이 너무 많기 때문일 것이다.

  • 서울 예술계, 미래 담론 부재라는 근본적 어려움 직면

    서울 예술계가 세계와 함께 미래를 논의할 장의 부재라는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서울문화재단은 오는 11월 4일(화) 오후 1시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 아트홀 2관에서 ‘서울국제예술포럼(SAFT, Seoul·Arts·Future Talks)’을 처음으로 개최하며 이 문제 해결에 나선다.

    이번 포럼은 ‘서울에서 세계가 함께 이야기하는 예술과 미래’라는 주제 아래, 서울의 예술가와 국내외 전문가들이 한데 모여 예술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누는 자리로 마련된다. 특히, 급변하는 시대 속에서 예술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담론을 형성하고, 이를 통해 서울을 세계 예술의 중심으로 발돋움시키고자 하는 의지를 담고 있다.

    이번 포럼은 예술계의 미래 비전 부재라는 문제를 해결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문화재단은 이번 행사를 통해 예술의 본질적인 가치를 재확인하고, 미래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예술의 역할을 모색하며, 창의적인 담론의 장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 아티스트 태연, 10년 음악 여정 담은 케이스티파이 협업 컬렉션으로 팬들 곁에

    아티스트 태연이 자신의 음악 여정을 기념하는 특별한 컬렉션을 선보인다.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테크 액세서리 브랜드 케이스티파이(CASETiFY)와 함께 기획된 이번 협업 컬렉션은 태연의 솔로 데뷔 1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이는 태연과 케이스티파이의 첫 번째 협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난 10년 동안 태연은 다채로운 음악 세계를 구축하며 팬들과 소통해왔다. 그의 솔로 데뷔 10주년을 기념하는 이번 컬렉션은 이러한 태연의 음악적 발자취와 그가 전달하고자 했던 이야기들을 담아내고자 한다. 케이스티파이는 이러한 태연의 독보적인 음악적 서사와 예술적 감성을 자신들의 제품에 녹여내어 팬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이번 협업을 통해 태연의 음악적 메시지와 케이스티파이의 혁신적인 디자인이 만나 어떤 시너지를 낼지 주목된다. 팬들은 이 컬렉션을 통해 태연의 지난 10년간의 음악적 여정을 다시 한번 되짚어보고, 그의 예술 세계를 더욱 깊이 이해하는 기회를 얻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 대한민국 관문, 인천공항의 ‘전통문화’ 실종 우려

    대한민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꾸준히 증가하며, 다가오는 10월 연휴에는 역대 최대 규모의 이용객이 몰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인천국제공항은 ‘대한민국의 관문’이라는 별명에 걸맞은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하지만 쾌적함과 세계적인 시설을 넘어, 공항 곳곳에 숨겨진 한국 전통문화 콘텐츠의 홍보 및 활성화 부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인천국제공항을 방문한 한 관계자는 공항 내외부에 전시된 국내외 작가 14명의 현대적인 작품들을 언급하며, 이종경, 박종빈, 최종원 작가의 ‘하늘을 걷다’와 같은 작품들이 공항이라는 공간의 특성과 어우러져 떠나고 싶은 느낌을 준다고 평가했다. 또한, 매주 수요일부터 토요일 10시, 11시, 오후 1시에는 전통 예술 공연이, 매주 일요일부터 화요일 11시와 2시에는 왕가의 산책 프로그램이 운영되어 방문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왕가의 산책은 조선시대 궁중 생활을 재현한 것으로, 왕과 호위군관들이 전통 복장을 갖추고 등장해 생동감 넘치는 볼거리를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러한 전통문화 콘텐츠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는 실정이다.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과 2터미널에 각각 두 곳씩 총 네 곳에 마련된 ‘한국전통문화센터’의 경우, 탑승동 안에 자리 잡고 있어 출국을 위해 탑승동에 진입한 경우에만 이용 가능하다. 이곳에서는 우리 전통 공예품과 문화상품을 감상하고 구매할 수 있으며, 한복과 족두리 같은 전통 의상을 직접 입어볼 수 있는 체험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또한, 내외국인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는 ‘전통문화체험 프로그램’은 외국인들에게 매우 인기 있는 코스로 알려져 있다. 석 달 전 한국을 찾았던 한 미국인 친구는 전통 문양으로 매듭 장신구를 만들어 캐리어 네임택으로 활용하며 만족감을 표했다는 경험담도 전해졌다.

    이처럼 풍성한 전통문화 콘텐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전통문화센터의 존재 자체를 모르는 이용객들이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미국인 관광객은 “한국 여행을 하며 전통문화에 관심이 생겼는데, 돌아가기 전 공항에서도 관련 콘텐츠를 만나 반가웠다”고 말했다. 또한, 함께 출국을 준비하던 지인은 “생각보다 알찬 프로그램들로 구성되어 있어 공항을 방문하는 내·외국인에게 더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다”며 더 활발한 홍보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처럼 인천국제공항은 단순한 쾌적함과 편의성을 넘어, 한국적인 아름다움과 전통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프로그램들이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홍보와 안내가 필요하다. 다가오는 긴 연휴, 해외 출국길에 특별한 기억을 남기고 싶다면 인천국제공항 속 숨겨진 전통문화의 즐거움을 경험해 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 문학, 우리 삶의 균열을 비추는 등불 되나… ‘2025 대한민국 문학축제’의 가능성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우리 문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문학이 가진 사회적 연대와 정서적 치유의 가치를 확산하려는 시도가 본격화되고 있다. 올해 처음으로 열린 ‘2025 대한민국 문학축제’는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며, 단순히 책을 읽는 행위를 넘어선 문학의 확장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이 축제는 ‘서울국제작가축제’, ‘문학주간’, 국립한국문학관 특별전, ‘문학나눔’ 사업 등 국내 대표 문학 행사를 통합하여 서울뿐 아니라 전국 곳곳의 문학관, 도서관, 서점에서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시민들과 만나고 있다.

    이번 축제의 핵심은 문학을 통해 우리 삶의 ‘균열’을 비추고, 이를 통해 서로의 삶에 닿을 수 있는 ‘구름판’ 역할을 하도록 하는 데 있다. 특히 ‘2025 문학주간’의 주제 스테이지 <읽고 만나고 쓰는 마음>에서는 이러한 메시지가 더욱 분명하게 드러났다. ‘도움―닿기’라는 주제 아래, 참여자들은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추어 숨을 고르고, 다른 이의 삶에 기댈 수 있는 시간을 갖도록 독려받았다. 이는 문학이 단지 개인적인 탐구를 넘어, 공동체 안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지지하는 매개체로서 기능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강연에서 ‘글쓰기에 필요한 태도’에 대한 작가들의 경험담은 이러한 문학의 가능성을 더욱 구체화했다. “때로는 가장 수치스러운 것을 써야 글이 살아난다”, “문장이 삶으로 증명 가능한지 자문해 보라”는 말들은 글쓰기가 곧 자기 고백이자 용기임을 강조하며, 예술가로서의 부담을 넘어 ‘전달자’로서의 위치에서 글을 써보라는 현실적인 조언은 글쓰기에 대한 심리적 장벽을 낮추는 효과를 가져왔다. 결국 글을 쓰는 일은 자기 울타리를 넘어 다른 세계와 만나는 통로라는 말은, 문학이 개인의 성장을 넘어 타자와의 연결을 심화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물론 모든 프로그램이 순조롭게 진행된 것은 아니다. 야외 프로그램의 일부는 비로 인해 취소되는 아쉬움도 있었지만, ‘포켓 실크스크린 책갈피 만들기’와 같은 작은 체험 프로그램은 참여자들에게 오래 기억될 만한 즐거움을 선사했다. 이러한 생활 속 문학 프로그램의 확산은 ‘2025 대한민국 문학축제’가 첫 회임에도 불구하고 전국 각지에서 시민들이 쉽게 문학을 접하고 즐길 수 있는 ‘생활 속 문학축제’로서 의미를 갖게 한다. ‘2025 고양독서대전’과 같이 지역 단위의 행사와 ‘2025 책 읽는 대한민국’ 프로그램과의 연계 역시 이러한 축제의 저변 확대를 돕고 있다.

    결론적으로 ‘2025 대한민국 문학축제’는 문학이 책장 속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읽고 만나고 쓰며 함께 즐길 때 비로소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 이번 축제가 더 많은 시민들이 가까운 도서관과 문학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책 읽는 즐거움 속에서 서로의 삶을 나누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이를 통해 문학은 우리 삶의 균열을 비추는 등불이자, 서로에게 닿을 수 있는 따뜻한 구름판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