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사회

  • 현금 전달의 어려움, ‘우체국 현금배달 서비스’로 해결한다

    현금으로 마음을 전하거나 필수 자금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편함과 어려움이 사회 곳곳에서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금융 접근성이 낮은 지역이나 금융 거래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에게는 계좌이체 방식이 오히려 접근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또한, 직접 얼굴을 보고 마음을 전달하고 싶은 경우에도 물리적 거리나 시간 제약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빈번하다. 이러한 상황은 단순히 편의성의 문제를 넘어, 정서적 교류의 단절과 사회적 소외로 이어질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우체국 현금배달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다. 이 서비스는 우체국 집배원이 신청인이 지정한 수신자에게 직접 현금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기존의 계좌이체 방식이 가진 한계를 보완한다. 예를 들어, 8년 전 이재우 강원지방우정청 주무관은 주말부부 생활 중 남편이 지갑을 두고 출근하는 긴급 상황에 직면했다. 차로 2시간 거리에 있는 직장까지 되돌아가 지갑을 찾아오는 것은 시간적, 경제적 비효율이 컸으며, 택배로 보내기에는 분실 위험이 높은 신분증, 신용카드 등이 포함되어 있어 마땅한 해결책이 없었다. 당시 금융 결제 앱 사용이 보편화되지 않았던 상황에서 지갑 없이 무일푼 신세가 된 남편을 염려한 그는 ‘우체국 현금배달 서비스’를 통해 긴급하게 현금을 보냈고, 이는 신속하고 효과적인 문제 해결로 이어졌다. 이 사례는 금융 접근성이 낮은 상황이나 예상치 못한 긴급 상황에서 현금 전달의 중요성과 그 어려움을 잘 보여준다.

    ‘우체국 현금배달 서비스’는 단순히 현금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다양한 상황에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계좌이체만으로는 부족한 정성을 담고 싶을 때, 즉 경조사 참석이 어려운 상황에서 경조금을 보내야 할 때 ‘현금배달’ 옵션을 선택하면 현금과 경조 카드를 함께 전달하여 마음을 대신할 수 있다. 또한, 은행 창구 방문이 어렵거나 은행 점포가 드문 시외 지역에 거주하는 고령의 부모님께 매월 용돈을 보내드리는 ‘부모님 용돈 배달 서비스’는 2018년부터 시행되어 한 번의 약정으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복지 정책의 일환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우정사업본부는 지난 3월 12일, 경남 산청, 함양, 거창, 합천군 등 4개 지역 지방자치단체의 지원금을 ‘현금배달 서비스’를 통해 전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금융기관 접근이 어려운 주민, 거동이 불편한 고령자 및 장애인 등 소외계층에게 지원금이 효율적으로 전달될 수 있도록 돕는다.

    이처럼 ‘우체국 현금배달 서비스’는 받는 이에게 진심 어린 마음을 전하는 동시에, 금융 소외 계층의 편의를 증진시키는 실질적인 솔루션을 제공한다. 다가오는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통장 잔고가 아닌 따뜻한 현금 한 장과 함께 부모님께 특별한 감동을 전하는 방법으로 이 서비스를 고려해 볼 수 있다. 이는 숫자로만 존재하는 금융 거래를 넘어, 직접 손으로 전달되는 온정을 통해 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 중학교 학부모들의 ‘깜깜이’ 학교생활 궁금증, ‘나이스 학부모서비스’로 해소

    사춘기 자녀를 둔 중학교 학부모들은 학교생활 전반에 걸쳐 ‘깜깜이’ 상태에 놓이기 쉽다. 초등학교와 달리 담임교사가 모든 교과목 및 학교생활을 전반적으로 관리하지 않기 때문에, 자원봉사활동 실적이나 수행 평가 등 아이가 먼저 말하지 않으면 알기 어려운 정보들이 존재한다. 이러한 학부모들의 정보 접근성 부족이라는 문제는 중학교 교육 현장에서 발생하는 흔한 어려움 중 하나다.

    이러한 학부모들의 궁금증과 답답함을 해소하기 위해 교육부는 ‘나이스 학부모서비스'(parents.neis.go.kr)라는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이 누리집에 접속하면 학부모들은 자녀가 재학 중인 학교 정보는 물론, 자녀의 수업, 생활, 평가, 지원 등 다양한 메뉴를 통해 학교생활을 상세하게 파악할 수 있다. 특히 ‘자녀생활’ 메뉴를 통해 그동안 누구에게 물어봐야 할지 막막했던 봉사활동 실적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연간 20시간 봉사활동 목표 달성까지 남은 시간을 파악하고, 이미 달성했는지 여부를 미리 알 수 있다. 또한, 자유학기제 기간 동안의 학교생활 충실도를 ‘학교생활 통지표’를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초등학교와 달리 학기 말에 별도의 통지표가 발송되지 않아 아이의 학교생활에 대한 정보 부족으로 인한 학부모의 걱정을 덜어준다.

    더 나아가 ‘나이스 학부모서비스’는 자녀의 초등학교 시절부터의 건강 기록 및 예방접종 현황 확인 기능도 제공한다. 또한, 출결신고서 및 교외학습신청서 작성 기능까지 갖추고 있어 학부모들이 학교 관련 행정 업무를 편리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예를 들어, 10월 중간고사 이후 예정된 여행을 위해 교외학습신청서도 이 서비스를 통해 작성할 수 있다. 법륜 스님의 말처럼 아이의 독립적인 삶을 존중하며 간섭하고 싶은 마음을 억제하는 사랑이 필요한 시기에, 학부모들은 ‘나이스 학부모서비스’를 통해 아이의 학교생활에 대한 필요한 정보를 얻음으로써 직접적인 개입 대신 간접적인 지원과 믿음을 보여줄 수 있게 된다. 결국 ‘나이스 학부모서비스’는 학부모들이 자녀의 학교생활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고, 자녀의 성장에 대한 믿음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효과적인 해결책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 공무원, 주민 상생 위한 ‘다리’ 역할론… 김윤서 주무관의 7년 간의 성찰

    지난 4월 5일, 국가공무원 공개채용 시험이 치러졌다. 이날 시험장의 뜨거운 열기 속에서 한 공무원은 7년 전, 자신의 치열했던 공무원 시험 준비 시절을 떠올렸다. 당시 출구가 보이지 않는 어두운 동굴 속에서 더듬거리며 나아가는 듯한 고된 시간을 보냈지만, 합격만 한다면 어떤 어려움도 웃으며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라 다짐했던 시절이었다. 경기도 고양과 충청북도 청주에서 두 차례의 면접을 거치며 긴장 속에서 준비했던 답변과 떨리는 마음을 마주했던 순간들을 기억했다. 당시 면접관에게 “처음의 마음을 잊지 않는 공무원이 되겠습니다”라고 호기롭게 말했던 그 응시자는 이제 충주시 주덕읍 행정복지센터에서 민원 업무를 담당하는 주무관이 되었다.

    7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지금, 김윤서 주무관은 자신이 내뱉었던 ‘처음의 마음’이라는 말이 얼마나 지키기 어려운 다짐이었는지 뒤늦게 깨닫고 있다. 수많은 민원인을 마주하며 증명서를 발급하고 전입신고를 받는 일상 속에서, 때로는 아기의 출생신고를 받으며 훈훈함을 느끼고, 때로는 사망신고를 받으며 슬픔을 공유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그는 자신이 담당하는 업무가 단순한 행정 처리를 넘어, 주민들의 삶과 깊이 연결되어 있음을 체감한다. 처음 공무원이 되기로 결심했던 당시의 순수한 열정이 민원 업무의 분주함 속에서 다소 무뎌졌음을 느끼기도 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경험이 그의 마음을 다시금 일깨웠다. 국가적 재난 상황인 산불이 ‘심각’ 단계로 격상되면서, 일요일에도 읍장과 직원들이 산불 근무에 투입되었다. 김 주무관은 팀장들과 함께 마을을 순찰하며 주민들에게 산불 예방 홍보지를 전달했다. 벚꽃이 만개하지 않아 한산했던 공설묘지에서 성묘객들에게 산불 예방을 당부하며, 국가적 재난 상황에 작은 힘이라도 보태는 것이 공무원의 본분임을 다시 한번 느꼈다. 이처럼 예상치 못한 상황 속에서 발휘되는 노력과, 전국 각지에서 이어진 산불 피해 복구를 위한 성금 기부는 지역사회가 서로 돕고 보듬는 공동체임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경험들을 통해 김윤서 주무관은 7년 간 공직 생활을 하면서 깨달은 공무원의 역할을 ‘다리’에 비유한다. 주민들이 서로 상생하며 안전하게 건너편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함께 돕고 살아갈 수 있도록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다하는 존재라는 것이다. 그는 이제 벽을 더듬으며 한 걸음씩 느릿하게 걷던 과거를 벗어나, 튼튼한 ‘다리’가 되어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며 분명한 목적지를 향해 빠르게 나아가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다. 김 주무관은 앞으로도 자신이 건네는 한마디가 누군가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믿음으로 민원 업무에 임하며, 매일의 성장통과 글감을 통해 더욱 성숙해나가고자 한다.

  • 급증하는 보이스피싱, 은행권 ‘고강도’ 예방책에도 시민 불안감은 여전

    최근 보이스피싱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증가하며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명절을 앞두고 가족들의 금융 거래를 돕기 위해 은행을 찾았던 시민들은 강화된 이체 절차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에 은행권은 전면적인 ‘고강도’ 예방책을 가동하며 금융사기 피해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강화된 금융 거래 절차는 최근 급증하고 있는 보이스피싱 범죄로부터 고객의 소중한 자산을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로 풀이된다. 실제로 창구를 이용해 고액을 인출하거나 이체하는 고객은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 홍보 동영상을 필수적으로 시청해야 하며, 실제 발생한 최신 보이스피싱 사례에 대한 안내도 함께 제공받고 있다. 일부 은행은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기 전담 창구를 설치하는 등 예방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단순히 절차를 까다롭게 만드는 것을 넘어, 금융 소비자들이 보이스피싱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도록 돕는 데 목적이 있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kfb.or.kr)에서는 신종 금융사기 유형 안내, 사기 유형별 예방 방법, 보이스피싱 피해 구제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며, 보이스피싱 예방 동영상도 다시 시청할 수 있도록 했다.

    한편, 2025년 상반기(1~7월) 보이스피싱 및 문자 결제 사기 범죄 피해액은 7천 992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7월에는 월별 피해액 기준 역대 최대치인 1천 345억 원을 기록하며 그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금융감독원은 9월 24일부터 10월 31일까지 ‘보이스 피싱 정책, 홍보 아이디어’ 공모전을 실시하며, 대국민 아이디어를 통해 실효성 있는 예방 및 구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처럼 은행권의 강력한 대응과 정부 및 금융당국의 다각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은 여전히 명절을 전후로 급증하는 보이스피싱 범죄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보이스 피싱 의심하Go, 주저 없이 전화 끊Go, 해당 기관(또는 자녀)에 확인하Go’라는 캠페인 구호를 되새기며, 의심되는 문자나 링크는 절대 클릭하지 않고, 발신 번호는 금융사기 통합 신고 대응센터(1566-1188)를 통해 즉시 확인하는 등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만약 악성 앱을 설치했다면 경찰서 방문을 통해 전용 제거 앱을 설치받는 등 신속한 대응이 필수적이다.

  • ‘자부심’이라는 자양분, 군인과 소방관의 헌신을 지탱하는 힘은 무엇인가

    나라를 지키는 군인이나 위험을 무릅쓰는 소방관과 같이 숭고한 직업을 가진 이들이 겪는 내면의 혼란과 불안은 어떠한 문제점에서 비롯되는가. 이들은 대개 정치와 무관하게 오직 나라를 지킨다는 자부심 하나로 헌신해 왔지만, 때로는 여론이나 대중의 부정적인 시선에 상처 입고 좌절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 이러한 어려움의 배경으로 지적된다. 이러한 현실은 본의 아니게 그들의 헌신에 대한 가치를 퇴색시키고, 스스로의 자부심에 대한 깊은 고민을 안겨주기도 한다.

    이러한 근본적인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나아가 그들은 왜 목숨을 걸고 위험한 임무를 수행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중요하다. 단순히 높은 보상이 따르기 때문이라고 치부하기에는, 군인과 소방관이 받는 보상이 그들이 감수하는 위험에 비해 적다는 사실은 누구나 인지하고 있다. 그렇다면 그들을 움직이는 동력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이는 바로 ‘가치 인정’이라는 핵심 솔루션과 연결된다. 아폴로 11호 프로젝트 당시 NASA의 청소부가 “저는 사람을 달에 보내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라고 답했던 것처럼, 자신이 하는 일이 단순히 허드렛일이 아니라 인류 역사에 남을 위대한 임무의 일부라는 자부심을 느꼈을 때, 그 프로젝트의 성공은 예정된 것이나 다름없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마찬가지로, 세상, 국가, 그리고 국민들이 군인과 소방관의 숭고한 희생과 헌신에 진심으로 존경을 표하고 그 가치를 인정할 때, 비로소 그들은 ‘자부심’이라는 강력한 자양분을 얻게 된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 소방관이 가장 존경받는 직업 1위로 꼽히는 것은 그들이 선한 가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숭고함에 국민들이 존경을 표하기 때문이다. 이는 곧 군인들에 대한 국민들의 태도 역시 마찬가지로, 국가와 사회, 국민들이 마음에서 우러나는 존경을 표할 때 그들의 헌신은 더욱 의미를 갖게 된다는 것을 시사한다.

    만약 군인과 소방관과 같은 숭고한 임무를 수행하는 이들에 대한 사회 전반의 존경심과 가치 인정이 더욱 강화된다면, 그들이 겪는 내면의 혼란과 불안은 크게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나라를 지킨다’거나 ‘국민의 생명을 구한다’는 일의 중요성과 숭고함이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깊이 각인될 때, 이들은 단순히 임무를 수행하는 사람을 넘어, 그 자체로 존경받는 존재로서의 자부심을 확고히 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이러한 긍정적인 사회적 분위기는 그들의 헌신을 더욱 공고히 하고, 어떠한 어려움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자부심을 바탕으로 맡은 바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따라서 우리 사회는 이들에게 ‘당신은 무슨 일을 하고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저는 인류에게 봉사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와 같이, 혹은 ‘저는 수많은 생명을 지키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와 같이, 자부심 넘치는 답변을 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지지하는 환경을 조성해야 할 것이다.

    ◆ 신영철 정신건강정책 혁신위원회 위원장,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지난 10여 년간 기업정신건강연구소 소장으로 활동하며 직장인들의 정신건강 향상을 위해 노력해 왔다. 진료, 방송, 강연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으며 2024년 대통령 직속 정신건강정책 혁신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국민들의 정신건강 증진을 위해 노력 중이다.

  • ‘달 착륙 청소부’ 일화가 말하는 직업적 자부심 부재, 군인·직장인 상실감 심화

    “당신은 무슨 일을 하고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 자신의 역할에 대한 깊은 고민과 자부심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현실이 직장인과 군인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 신영철 정신건강정책 혁신위원회 위원장(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은 이러한 현상이 구성원 개개인의 ‘일’에 대한 마음가짐 부재에서 비롯된다고 분석한다. 특히 올해 들어 군부대 강연 요청이 부쩍 늘어난 배경에는, 나라를 지킨다는 자부심으로 헌신해온 군인들이 정치적 여론이나 대중의 목소리에 상처받고 좌절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점이 자리하고 있다.

    과거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 성공 사례는, 당시 NASA의 청소부가 “저는 사람을 달에 보내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라고 자부심을 가지고 답했던 일화를 통해 모든 구성원이 자신의 역할에 대한 숭고한 의미를 부여할 때 프로젝트 성공이 가능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하지만 현대 사회, 특히 군인들의 경우, 헌신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한 보상과 사회적 인식 속에서 자신의 역할에 대한 깊은 의미를 찾지 못하고 혼란과 불안을 겪고 있다. 신 교수는 군인이 목숨을 걸고 임무를 수행하는 이유가 단순히 금전적 보상 때문이 아니며, 이는 소방관과 같은 숭고한 직업군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지적한다.

    이는 군인뿐만 아니라 일반 직장인들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는 문제이다. 직장에서 받는 강연 요청에 대해 신 교수가 올해 유독 군부대 강연을 많이 수락한 이유는, 그들이 보내온 메일에서 느껴지는 간절함과 진정성 때문이었다. 군인들이 “군인은 무엇을 먹고 사나요?”와 같은 질문을 던지는 것은, 단순히 생계에 대한 질문이 아니라 자신의 역할과 존재 이유에 대한 깊은 성찰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외부의 보상이나 인정에 앞서, 개인 스스로 자신의 일에 대한 ‘가치’를 인정하고 자부심을 느끼는 데서 시작된다. 미국에서 소방관이 가장 존경받는 직업 1위로 꼽히는 것은, 단순히 위험한 일을 하기 때문이 아니라 선한 가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숭고함에 대한 국민적 존경의 표현이다. 군인들에 대한 태도 역시 마찬가지로, 국가와 사회, 국민들이 그들의 헌신에 대해 마음에서 우러나는 존경을 표할 때 비로소 군인들도 자신의 역할에 대한 깊은 자부심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당신은 무슨 일을 하고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대한 멋진 대답은, 단순히 직책을 나열하는 것을 넘어, 자신의 일에 대한 깊은 의미와 자부심을 담아낼 때 진정한 의미를 갖게 된다. 이러한 개인적 성찰과 더불어 사회 전반의 가치 인정이 동반될 때, 직장인과 군인들이 겪는 상실감과 혼란을 치유하고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자신의 역할을 수행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불편한 벤치에 앉는 어르신들, ‘체감형 정책’ 부재의 그림자

    날씨 좋은 날 공원에 모여 담소를 나누는 어르신들의 모습에서 우리나라가 직면한 정책의 빈틈이 드러나고 있다. 떡과 음료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어르신들이지만, 그들이 앉은 자리에는 낡고 고장 난 등받이 의자가 놓여 있다. 심지어 대형 폐기물 스티커가 붙어 있는 의자까지 동원된 현실은, 어르신들이 처한 일상의 불편함과 정책 대상자의 삶을 세심하게 살피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를 시사한다.

    겉보기에는 깔끔하게 조성된 공원 내 평상형 벤치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어르신들이 낡고 고장 난 의자를 선호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직접 여쭙자 그들은 공원의 벤치가 불편하다고 답했다. 등받이가 없어 허리를 기대기 어렵고, 딱딱한 좌판은 오래 앉아 있으면 엉덩이가 배기며, 여름에는 뜨겁고 겨울에는 차가워 앉기 어렵다는 것이다. 반면, 낡고 허름하지만 등받이가 있고 좌판에 쿠션이 있는 의자는 그들에게 편안함과 안락함을 제공한다. 이는 비단 공원 벤치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지자체에서 조성한 정자나 평상 역시 어르신들이 편안하게 이용하기에는 구조적인 불편함이 존재한다는 방증이다.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우리나라에서 모든 세대가 나이 들어가는 과정을 지원하는 집, 마을, 도시, 지역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정책 대상자의 실제 삶과 경험을 면밀히 살피고 개선점을 찾아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국가와 지자체는 국민의 세금으로 조성된 시설이 정작 필요한 이들에게 불편을 초래하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이를 위해 어르신들의 일상적인 하루 삶을 현장에서 자세히 살피고, 그들의 생생한 경험을 국가 및 지자체 정책 수립에 반영하는 노력이 절실하다. 우리나라에는 보건복지부의 ‘노인실태조사’와 국토교통부의 ‘주거실태조사’와 같은 국가승인 통계가 존재하지만, 이 조사들은 주로 “집에 방은 몇 개입니까?”와 같은 사실 확인에 집중되어 있다. 물론 이러한 사실 확인식 조사는 어르신들의 평균적인 삶의 실태를 파악하는 데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그러나 “집 현관은 이용하시는데 무엇이 불편하십니까?”, “공원과 공원 시설물 이용에는 무엇이 불편하십니까?”와 같이 일상에서 반복적으로 경험하는 생활 환경에 대한 인식과 경험을 함께 듣는 ‘경험 체크식 조사’가 결합될 때, 비로소 국민 체감형 지원 정책이 실현될 수 있다.

    실제로 건축공간연구원 고령친화 커뮤니티 정책연구센터가 2021년 발간한 “어르신들이 이야기하는 건축과 도시공간”은 이러한 경험 체크식 조사 결과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좋은 예시이다. 해당 보고서에서는 기존 실태조사에서 다루지 못했던 어르신들의 불편한 주거 공간과 외부 활동 시 겪는 어려움들이 구체적으로 제시된다. 예를 들어, 욕조 높이가 높아 들어가기 불편하고 위험하다는 응답은 어르신에게 적정한 높이와 너비의 욕조, 편안한 변기, 미끄럼 방지 바닥재, 안전손잡이 설치 지원의 시급성을 강조한다. 또한, 고르지 못한 보도블록이나 짧은 보행신호로 인한 낙상 경험은 어르신에게 안전한 보행 환경 조성과 보행신호 조정의 필요성을 시사한다.

    특히 올해는 향후 본격화될 초고령사회 대응 국가 기본계획인 제5차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2026~2030)이 수립되는 중요한 시기이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와 관련 부처, 전문가들이 협력하여 주요 정책과제와 사업추진 방향을 설정하는 과정에서, 일상을 살아가는 어르신들과 지역 주민들의 실태와 경험이 충분히 반영되어야 한다. 이러한 체감형 정책만이 비로소 국민의 삶의 질을 실질적으로 향상시키고, 모두가 편안하게 나이 들어가는 사회를 만드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 어르신들의 ‘낡은 의자’에 담긴 정책의 빈틈, 제5차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에 국민 체감 정책 절실

    따뜻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공원에 모인 어르신들이 낡고 고장난 의자에 앉아 담소를 나누는 모습은, 대한민국이 초고령사회로 진입함에도 불구하고 정책 대상자의 실제 삶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겉보기에는 깔끔하게 조성된 공원의 평상형 벤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르신들은 등받이가 있고 쿠션감이 있는 낡은 의자를 선호한다. 이는 최신 시설보다는 실제 사용자의 편의성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의 한계를 지적하는 단적인 예시이다.

    어르신들이 낡은 의자에 앉는 이유는 간단하다. 지자체에서 조성한 평상이나 벤치는 등받이가 없고 딱딱하여 오래 앉아 있기 불편하며, 여름에는 뜨겁고 겨울에는 차가워 앉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낡은 의자는 비록 허름할지라도 등을 기댈 수 있고 엉덩이를 앉힐 좌판에 쿠션이 있어 차갑지 않다는 점에서 어르신들의 편안함을 제공한다. 이러한 사소하지만 중요한 차이는 정책 수립 과정에서 현장의 목소리와 실제 경험이 얼마나 간과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보건복지부의 ‘노인실태조사’와 국토교통부의 ‘주거실태조사’와 같은 국가승인통계가 존재한다. 노인실태조사는 65세 이상 어르신 1만여 명을 대상으로 건강, 기능 상태, 돌봄 실태, 거주 주택의 종류와 편리성을 조사하며, 주거실태조사는 전국의 가구를 대상으로 자가 보유율, 점유 형태, 주거 부담, 주택 및 주거 환경 만족도 등을 조사한다. 하지만 이러한 조사는 주로 “집에 방은 몇 개입니까?”와 같은 사실 확인에 집중되어 있어, 어르신들이 일상생활에서 겪는 불편함이나 취약점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담아내기 어렵다.

    국민 체감형 정책 수립을 위해서는 이러한 사실 확인식 조사와 더불어, 어르신들이 일상에서 반복적으로 경험하는 생활 환경에 대한 인식과 경험을 청취하는 ‘경험 체크식 조사’가 결합되어야 한다. 건축공간연구원 고령친화 커뮤니티 정책연구센터가 2021년 발간한 “어르신들이 이야기하는 건축과 도시공간”은 이러한 경험 체크식 조사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좋은 예시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어르신들은 높은 욕조 높이로 인해 화장실 이용에 불편함과 위험을 느끼고 있으며, 적정한 높이와 너비의 욕조, 편안한 변기, 미끄럼 방지 바닥재와 안전손잡이 설치 지원의 시급성을 제기하고 있다. 또한, 고르지 못한 보도블록과 짧은 보행 신호로 인해 낙상을 경험하는 등 외부 활동에서의 안전 문제도 중요한 개선 과제로 지적되었다.

    이제 우리나라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하여 향후 본격화될 제5차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2026~2030) 수립을 앞두고 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와 보건복지부, 국토교통부 등 관계 부처 및 전문가들이 협력하여 주요 정책 과제와 사업 추진 방향을 설정하는 중요한 시기이다. 부디 일상을 살아가는 어르신들과 지역 주민들의 생생한 실태와 경험이 제5차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에 충분히 반영되어, 국민 누구나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정책이 수립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이는 단순히 정책의 양적 확대가 아닌, 삶의 질적 향상으로 이어지는 진정한 의미의 국민 체감 정책이 될 것이다.

  • 낮은 출산율, ‘통계’ 넘어 ‘행복한 양육 환경’ 조성으로 위기 극복해야

    대한민국이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이라는 심각한 인구 구조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2024년 소폭 상승세를 보였던 출생아 수는 여전히 감소 추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이는 단순히 수치상의 문제를 넘어 지역 소멸, 경제 성장 둔화, 사회복지 부담 증가 등 미래 사회 전반에 걸쳐 심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위기 상황은 이제 ‘한 명이라도 아이를 더 낳게 할 조건’ 마련을 넘어, ‘아이를 낳고도 부모가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구축해야 한다는 사회적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전국의 지방 중 절반 이상이 소멸 위기에 처했으며, 전라북도 고창군, 경상북도 의성군, 강원도 인제군 등은 ‘소멸 고위험 지역’으로 분류되어 20년 내 행정, 교육, 의료 서비스 기능이 무력화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경북 의성군의 경우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50%에 육박하고 학령 인구 감소로 학교 통폐합이 진행되는 등, 지역의 일자리 축소, 청년 유출, 출산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고착화되고 있다. 이러한 지역 소멸 위기는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며, 인구가 많은 수도권 서울과 인천 역시 현실적인 양육 정책을 쏟아내며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수도 서울과 전국 출생률 증가율 1위인 인천의 양육 정책을 비교 분석한 결과, 정책의 총액보다는 시민의 체감도와 접근성이 출산 결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확인되었다. 서울은 출산지원금, 아이돌봄 서비스, 공공보육시설 확충 등에 예산을 투입하고 있으나, 높은 주거 비용과 육아 시설 접근성의 불균형으로 인해 정책 효과가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인천시는 산후조리원 비용 지원, 첫째부터 육아수당 지급, ‘아이 플러스 시리즈’, ‘천사지원금’, 육아종합지원센터 확대 등 시민들이 실질적으로 체감하고 접근하기 쉬운 정책들을 통해 높은 만족도를 이끌어냈다. 인천시의 이러한 성공 사례는 단순한 재정 지원을 넘어,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라는 브랜드화를 통해 육아 지원 정책을 체계화하고 공공 어린이집 비율 확대, 부모 교육 및 심리 지원 확대 등을 유기적으로 연계하는 노력이 중요함을 보여준다.

    서울의 경우, 2024년 출산 의향이 68.5%로 전년 대비 12% 상승하는 성과를 보였으나, 정책이 분산적으로 운영되고 육아가 고립되는 문제, 특히 맞벌이 부부의 돌봄 공백을 해결할 대안 부족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다. 이는 저출생 극복을 위해 서울뿐 아니라 과밀 지역에서도 반드시 해결해야 할 중요한 문제점이다.

    저출생 문제 극복에 있어 실효성이 높았던 육아 정책들의 공통점은 ‘생활 밀착형 정책’과 ‘민간-공공 협력 체계’ 구축이다. 아산시의 ‘100원 택시-산모 전용’, 인천시의 ‘가족친화 인증제’, 광주시의 ‘출산축하용품 패키지 제공’ 등은 비교적 적은 예산으로도 큰 호응을 얻으며 중소도시들이 참고할 수 있는 좋은 정책 모델로 제시되었다. 또한, 아빠 육아휴직 장려, 탄력근무제 의무화, 출산 직후 부모 상담 서비스 등은 단기적인 출산율 개선뿐만 아니라 양육의 지속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재의 효과적이고 실효성 있는 정책이 지속 가능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첫째, ‘제도적 연속성’ 확보이다. 정부와 지자체의 정권 교체에도 출산 정책이 단절되지 않도록 국가 기본법에 근거한 출산-육아 정책 통합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둘째, ‘기업과의 파트너십’ 강화이다. 육아휴직, 유연근무제를 눈치 보지 않고 사용할 수 있도록 가족친화기업 인증 확대, 조직 문화 변화, 정책 사용 인센티브제 도입, 특히 중소기업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시급하다. 셋째, ‘시민 인식 전환’이다. 출산은 더 이상 개인의 책임이 아니라 사회 공동의 책임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며, ‘아이 키우는 것이 손해’라는 인식에서 ‘기쁨’으로 바꾸는 건강한 문화적 전환이 병행되어야 한다.

    우리가 꿈꾸는 도시는 단순히 출산율이 높은 도시가 아니다. 아이 키우는 것이 자랑스러운 도시, 부모가 존중받는 도시, 함께 돌보는 공동체가 살아있는 도시여야 한다.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란 공공 보육, 안전한 양육 환경, 촘촘한 지역사회 커뮤니티가 있는 곳이며, 부모가 행복한 도시란 일과 육아의 균형을 지원하는 기업 문화와 아이 키우는 부모를 지지하고 인정하는 지역사회 문화가 정착된 곳이다. 아이 낳고 살고 싶은 도시란, 출산을 결심하는 순간부터 양육의 전 과정을 함께하는 행정과 미래가 있는 도시이며, 자랑하고 싶은 도시는 부모와 아이가 시민으로서 누릴 수 있는 권리를 안전하고 신속하게 제공받으며 모든 시민이 동등한 위치에서 혜택을 받는 도시이다. 이러한 도시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바로 저출생을 극복하는 길이자,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 과정인 것이다.

    저출생은 분명 우리 사회의 위기이지만, 이 위기를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로의 재설계 기회로 삼을 수 있다. 정부 정책을 바탕으로 각 지자체, 기업, 시민들이 역할을 나누고 현재와 미래의 공동체 회복에 협력한다면, 아이들이 웃으며 자랄 수 있는 사회는 결코 멀리 있지 않다. 이제 우리는 숫자가 아닌, 사람이 살아가는 환경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 집중해야 한다. ‘한 명이라도 아이를 더 낳을 수 있는 조건’을 넘어, ‘아이를 낳고도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우리가 진정으로 꿈꾸는 미래일 것이다.

  • 대한민국, ‘아이 낳기 좋은 조건’ 넘어 ‘함께 행복한 사회’ 만들 적기

    대한민국이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을 기록하며 인구 구조의 근본적인 전환점에 직면했다. 2024년 소폭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으나, 장기적으로 감소하는 출생아 수는 단순한 수치상의 문제에 그치지 않고 지역 소멸, 경제 성장 둔화, 사회복지 부담 증가 등 미래 사회 전반에 걸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위기 상황 속에서 이제는 ‘한 명이라도 아이를 더 낳을 수 있는 조건’ 마련이라는 기존의 접근 방식을 넘어, ‘아이를 낳고도 부모와 아이 모두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구축하는 데 집중해야 할 때이다.

    전국 지방 중 소멸 위기에 놓인 지역이 절반을 넘어섰다는 사실은 저출산 문제가 얼마나 시급한 사안인지 여실히 보여준다. 전라북도 고창군, 경상북도 의성군, 강원도 인제군 등은 이미 ‘소멸 고위험 지역’으로 분류되었으며, 20년 내 행정 기능, 교육, 의료 서비스 등 기본적인 사회 시스템이 무력화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경북 의성군의 경우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50%에 육박하고, 학령인구 감소로 학교 통폐합이 현실화되는 등 지역 소멸의 파고는 이미 현실이 되었다. 이는 곧 지역 일자리 감소, 청년층 유출, 그리고 출산율 저하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심화시킨다.

    이러한 지역 소멸 위협은 인구 밀집 지역인 수도권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과밀화된 도시에서도 현실적인 양육 정책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출생률 증가율 전국 1위를 기록한 인천시의 양육 정책은 이러한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서울시가 출산 지원금, 아이 돌봄 서비스, 공공 보육 시설 확충 등에 예산을 투입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주거 비용과 육아 시설 접근성의 불균형으로 인해 정책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있다. 반면, 인천시는 산후조리원 비용 지원, 첫째부터 육아 수당 지급, ‘아이 플러스 시리즈’, ‘천사 지원금’, 육아종합지원센터 확대 등 시민들이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정책들을 통해 높은 만족도를 이끌어내고 있다. 이는 정책의 총액 규모보다는 시민들의 체감도와 접근성이 출산 결정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이다.

    인천시의 성공적인 정책 사례에서 주목할 점은 단순한 현금성 지원을 넘어 지속 가능한 양육 환경 조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이다.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라는 브랜드화를 통해 육아 지원 정책을 체계적으로 연계하고, 공공 어린이집 비율 확대, 부모 교육 및 심리 지원 확대 등을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부모들의 양육 불안감을 해소하고 있다. 비록 서울시가 2024년 출산 의향률 68.5%로 전년 대비 12% 상승이라는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으나, 정책들이 분산되어 작동하고 육아가 고립되는 문제는 여전히 존재한다. 특히 맞벌이 부부의 돌봄 공백을 해결할 대안 부족은 과밀 지역에서도 반드시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이다.

    저출생 문제 극복에 있어 실효성을 보인 육아 정책들의 공통점은 ‘생활 밀착형 정책’과 ‘민간-공공 협력 체계’ 구축에 있다. 아산시의 ‘100원 택시-산모 전용’, 인천시의 ‘가족친화 인증제’, 광주시의 ‘출산축하용품 패키지 제공’과 같은 정책들은 소규모 예산으로도 큰 호응을 얻으며 중소도시들의 좋은 정책 모델이 되고 있다. 또한, 아빠의 육아휴직 장려, 탄력근무제 의무화, 출산 직후 부모 상담 서비스 제공 등은 단기적인 출산율 개선뿐만 아니라 양육의 지속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현재의 효과적인 정책들이 지속 가능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 과제가 반드시 해결되어야 한다. 첫째, ‘제도적 연속성’ 확보이다. 정부 및 지자체의 정권 교체에도 출산 정책이 단절되지 않도록, 국가 기본법에 근거한 출산-육아 정책 통합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 둘째, ‘기업과의 파트너십’ 강화이다. 육아휴직, 유연근무제를 눈치 보지 않고 사용할 수 있도록 가족친화기업 인증 및 조직 문화 변화를 유도하고, 정책 사용에 대한 인센티브제를 도입해야 한다. 특히 중소기업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 셋째, ‘시민 인식 전환’이 필수적이다. 출산은 더 이상 개인의 책임이 아닌 사회 공동의 책임이라는 인식이 확산되어야 하며, ‘아이 키우는 것이 손해’라는 인식을 ‘기쁨’으로 바꾸는 건강한 문화적 전환이 병행되어야 한다.

    우리가 궁극적으로 지향해야 할 도시는 단순히 출산율이 높은 도시가 아니다. 아이 키우는 것이 자랑스러운 도시, 부모가 존중받는 도시, 함께 돌보는 공동체가 살아 숨 쉬는 도시여야 한다.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는 공공 보육 시스템, 안전한 양육 환경, 촘촘한 지역사회 커뮤니티를 갖춘 곳이다. 부모가 행복한 도시는 일과 육아의 균형을 지원하는 기업 문화와 아이 키우는 부모를 지지하고 인정하는 지역사회 문화가 정착된 곳이다. 아이를 낳고 살고 싶은 도시는 출산을 결심하는 순간부터 양육의 전 과정을 함께하는 행정적 지원과 미래에 대한 희망을 제시하는 곳이다. 자랑하고 싶은 도시는 부모와 아이가 시민으로서 누릴 수 있는 권리를 안전하고 신속하게 제공받으며, 모든 시민이 동등한 위치에서 주어지는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곳이다.

    이러한 도시를 만들어가는 과정이야말로 저출생 문제를 극복하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 길이다. 저출생은 분명 우리 사회의 위기이지만, 동시에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를 재설계할 기회로 삼을 수 있다. 정부 정책을 기반으로 각 지자체, 기업, 시민들이 역할을 분담하고 현재와 미래의 공동체 회복을 위해 협력한다면, 아이들이 웃으며 자랄 수 있는 사회는 결코 멀리 있지 않다. 이제는 숫자에 집착하기보다, 사람이 살아가는 환경을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가에 집중해야 할 때이다. ‘한 명이라도 아이를 더 낳을 수 있는 조건’을 넘어, ‘아이를 낳고도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바로 우리가 꿈꾸는 미래일 것이다.

    ◆ 김기탁 가치자람 아빠육아문화연구소장, 저출산고령화사회위원회 자문위원

    김기탁 소장은 저출산고령화위원회 자문위원이자 가치자람사회적협동조합에서 아빠육아문화연구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100인의 아빠단 활동을 통해 세 아이와 함께 소통하는 아빠로서, 아빠 육아와 남성 육아휴직 인식 문화 확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