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사회

  • 심화되는 사회적 위기, ‘희망의 유전자’를 깨워 회복의 길을 열어야 할 때

    대한민국 사회는 유례없는 복합 위기 속에 놓여 있다. 얼어붙은 경제 상황 속에서 자영업자들은 생존의 위협을 느끼고 있으며, 글로벌 경기 침체, 예측 불가능한 전쟁, 지정학적 불안정, 고물가, 고금리, 청년 실업, 저출산 및 고령화 문제 등 우리 노력만으로는 극복하기 어려운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이러한 상황은 국민 정신건강 전반에 걸쳐 심각한 위기감을 초래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자살률 통계는 이러한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며, 학생들은 입시와 취업 준비로 지쳐 미래에 대한 확신을 잃고 있다. 사회의 예측 불가능성은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이는 작은 자극에도 쉽게 짜증과 분노를 표출하는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한, 노인들은 신체적 질병, 경제적 어려움, 정서적 고립감 속에서 사회로부터 소외되는 문제에 직면해 있으며, 생산 중심의 사회 구조 속에서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이 모든 상황은 마치 끝이 보이지 않는 긴 터널 속에 갇힌 듯한 답답함을 사회 전반에 드리우고 있으며, 많은 이들이 ‘희망’을 이야기하는 것조차 사치로 여기게 만들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우리는 잠시 멈춰 우리 자신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대한민국은 이미 K-pop, K-drama, K-food 등 문화 콘텐츠를 통해 세계인의 일상에 깊숙이 스며들었으며, BTS, 블랙핑크, 영화 ‘기생충’, ‘오징어게임’ 등은 한국 문화를 세계 중심 무대로 이끌었다. 이러한 문화적 성공은 단순한 유행을 넘어 오랜 시간 축적된 창의성과 끈기, 노력의 결실이다. 경제적으로도 대한민국은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으로 자리매김했으며, 정보통신, 의료, 교육, 치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 해외에서는 대한민국의 질서, 시민의식, 안전함에 놀라움을 표한다. 밤늦은 시간에도 거리를 안심하고 걸을 수 있으며, 카페에 노트북이나 핸드폰을 두고 자리를 비워도 될 만큼 안전한 환경은 다른 나라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특별한 일상이다. 이처럼 우리는 물질적 풍요를 이루었음에도 불구하고, 정서적으로는 더 불안하고 고립되었으며 쉽게 지쳐가는 사회가 되어가고 있다. 이는 어쩌면 너무 열심히, 너무 오랜 시간 앞만 보고 달려온 대가일지도 모른다. 따라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한 경제 성장이나 기술 발전이 아니라, 우리가 나아가야 할 삶의 가치를 회복하고, 지나온 삶을 돌아보며 잠시 여유를 갖고 마음을 회복하는 일이다.

    우리는 이미 전쟁의 폐허 속에서 산업화를 이루어냈고, 국민들의 건강한 공분은 민주화를 성취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부모 세대의 찢어지는 가난 속에서도 자녀 교육을 포기하지 않고 모든 것을 희생하여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들어 낸 끈기와 저력은 단순한 운이 아니라 우리 민족 속에 깊숙이 자리한 ‘희망의 유전자’ 덕분이다. 이제 우리는 이 어려운 현실 앞에서 주저앉을 것인가, 아니면 수많은 위기를 이겨낸 그 ‘희망의 유전자’를 다시 꺼내 들 것인가 하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 답은 분명하다. 우리는 이미 수없이 해냈으며, 맞서야 할 것은 외부의 위협뿐 아니라 우리 마음속에 품은 불안과 두려움, 그리고 부정적인 생각이다.

    최근 출범한 새 정부는 특정 지역이나 집단이 아닌 ‘우리의 정부, 우리의 대통령’으로서 많은 국민들이 기대하는 변화와 혁신을 이루어야 한다. 정부는 이 땅을 지켜온 국민의 희생과 열정을 기억하고, 우리가 가진 열정과 에너지가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국민이 가진 창의성, 근면성, 공동체 정신은 이 사회를 다시 한번 도약시킬 소중한 자산이며, 정부와 대통령은 국민을 믿고, 국민은 정부의 진정성과 방향성을 신뢰할 때 진정한 회복이 가능하다. 우리 마음속에 존재하는 ‘희망의 씨앗’이 자랄 수 있도록 토양을 만들고 햇살을 비추는 일이 지금 가장 필요한 일이다. 앞으로도 많은 난관이 있을 수 있지만, 이제는 ‘혼자 버티는’ 시간이 아닌 ‘함께 걸어가는’ 시간이 되어야 한다. 앞만 보고 달려온 길 위에서 잠시 멈춰 옆에 있는 사람을 살피고, 지쳐 있는 누군가를 일으켜 세우며, 나 또한 누군가의 손에 의지해 일어설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건강한 사회이며, 우리 속에 간직한 ‘희망의 유전자’를 다시 꺼내 들 시간이다.

  • 출산율 반등, ‘생활 인프라’ 미비하면 지속 불가능한 ‘희망 고문’

    지난 1년간 이어져 온 출생아 및 혼인 증가세는 33년 만에 찾아온 반가운 소식이다. 2025년 4월 기준으로 출생아 수는 2만 717명으로 8.7% 늘었고, 혼인 건수도 1만 8921건으로 4.9% 증가하며, 특히 30~34세 여성의 출산율이 34년 만에 최대 폭으로 상승하는 등 결혼과 출산이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는 긍 C. 하지만 이러한 긍정적인 흐름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반등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부모들이 일상에서 ‘아이를 낳길 잘했다’고 진정으로 느낄 수 있는 양육 친화적인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 사소한 불편함이 누적되면 통계상 나타난 상승세는 언제든 꺾일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이야말로 이러한 기본 장치들을 촘촘하게 마련할 ‘골든타임’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화장실 내 기저귀 교환대 설치 부족 문제는 더 이상 단순한 편의 시설의 문제가 아니라 ‘생활 인권’의 영역으로 접근해야 한다. 2024년 11월 27일 기준, 서울시 전체 개방·공중화장실 3708곳 중 기저귀 교환대가 설치된 곳은 1123곳, 즉 30%에 불과하다. 더욱이 이마저도 대부분 여성 화장실에만 편중되어 있으며, 남성 화장실에는 23곳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는 아이를 데리고 외출한 아버지가 기저귀 교환대를 찾아 헤매거나, 변기 위에서 기저귀를 갈아야 하는 등의 불편을 겪게 하는 근본적인 원인이 된다. 또한, 5세 딸과 함께 스포츠 시설을 찾은 아버지가 남성 탈의실의 할아버지 민원으로 인해 복도에서 옷을 갈아입혀야 했던 사례는 성평등 돌봄 환경 구축의 중요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처럼 물리적인 성평등 설비의 부족은 인식 개선 노력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명확한 한계를 드러낸다.

    정책적 노력은 앞서 나아가고 있으나, 이를 뒷받침할 인프라 구축은 더디다는 지적도 나온다. 올해 국가공무원 남성 육아휴직자 비율이 처음으로 50%를 넘어섰고, 아빠 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만족도 또한 5점 만점에 4.8점이라는 높은 수치를 기록하며 긍정적인 변화를 시사하고 있다. 하지만 2025년에는 가족센터 등 공공·위탁 기관들이 예산 삭감 및 부족 문제로 가족 프로그램 기획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기저귀 교환대나 유아 세면대 설치 예산은 ‘부대비’로 분류되어 삭감 대상 1순위가 되기 쉬운 현실이다. 이러한 문제는 수도권과 지방, 신도시와 동네 상가 간 인프라 격차를 더욱 심화시켜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라는 이상이 특정 지역에만 국한되는 불평등을 야기하고 있다.

    다행히도, 아빠들의 육아 참여에 대한 긍정적인 에너지는 이미 행동으로 증명되고 있다. 과거에 비해 아버지 역할, 소통, 놀이 교육 등에 순수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비율이 30~40%에 달하고 있다. 2025년 5월 서울시에서 진행된 ‘유아차 런’과 6월 ‘탄생응원 서울축제’는 건강한 양육 문화와 탄생의 기쁨을 함께 나누며 새로운 양육 문화 패러다임을 제시하여 부모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또한, 서울시 100인의 아빠단 50가족을 대상으로 진행된 서울대공원 캠핑장 1박 2일 공동 양육 체험은 “양육 스트레스가 줄고 관계가 깊어졌다”는 후기를 쏟아내며, 더 많은 양육 프로그램의 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로 이어졌다. 이러한 부모들의 열정을 일상적인 편의로 이어주는 것은 정책 당국의 적극적인 행동을 통해 증명되어야 할 몫이다.

    출산율 반등을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지금 당장 네 가지 기본 장치를 시급히 채워야 한다. 첫째, 성평등 인프라의 표준화다. 국공립 시설, 대중교통 환승 거점, 대형 민간시설에 가족 화장실 설치를 법적으로 의무화하고, 남녀 화장실 모두 유아 거치대, 교환대, 유아 세면대, 벽면 발판을 동일한 비율로 갖추도록 ‘생활 SOC 가이드라인’을 개정해야 한다. 둘째, 아버지 교육 프로그램 예산 증액 및 주말 자녀 동반 프로그램의 확대다. 공공 및 위탁 시설의 성 평등 교육 예산을 늘리고, 자녀 돌봄 프로그램을 확대하며, 시설 및 인프라 개선을 통해 아빠들이 자연스럽게 육아에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셋째, 문화와 정책의 선순환 구조를 확립해야 한다. 교육·체험 프로그램에서 얻은 만족도를 인프라 개선 요구로 연결하여 ‘정책 → 행동 → 문화 → 정책’으로 이어지는 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돌봄 시민권’ 캠페인을 확산해야 한다. 체험형 행사와 연계하여 ‘아이를 돌보는 사람을 존중하는 문화’가 자연스럽게 확산되고 인식 개선으로 이어지도록 노력해야 한다.

    일상적인 양육 과정에서의 불편함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출산율 반등이라는 희망적인 신호는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아이를 낳으면 진심으로 축하받고, 어디서든 편하게 기저귀를 갈 수 있는 도시와 나라라는 기본이 갖춰질 때, 출산율 그래프보다 훨씬 더 의미 있는 ‘행복지표’가 우리 삶을 채울 수 있다. 거창한 구호가 아닌, 화장실의 작은 교환대, 스포츠 시설의 가족 탈의실처럼 우리의 눈높이에 맞춘 ‘생활 장치’야말로 지속적인 반등을 이끌어낼 핵심 열쇠이며, 지금 이 골든타임을 놓쳐서는 안 된다.

  • 세대 간 단절 심화, ‘연령통합사회’ 구축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

    우리 사회는 현재 저출산과 고령화라는 거대한 변화의 물결 속에 놓여 있다. 아이들의 울음소리가 줄어드는 동안, 동네 어르신들의 수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인구 구조의 변화는 단순히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세대 간의 관계를 더욱 멀어지게 만드는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기존의 정책들은 아이 돌봄, 청년 주거, 노인 복지와 같이 각 세대를 개별적으로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춰왔다. 이러한 방식은 같은 동네에 살더라도 세대 간의 교류 기회를 줄이고,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공간을 축소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이제는 이러한 분리된 접근 방식에서 벗어나, 나이에 상관없이 누구나 자연스럽게 어울리고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연령통합사회’를 만들어가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연령통합사회는 복잡하게 들릴 수 있지만, 그 본질은 명확하다. 어린이, 청년, 중장년, 어르신 등 모든 세대가 한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교류하고 서로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도시와 동네를 설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공원 옆 벤치에서 어르신이 책을 읽고, 청년들이 지역 마을카페에서 주민들과 함께 일하는 풍경이 낯설지 않은 사회를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연령통합사회 구축을 위한 노력은 이미 해외에서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OECD는 ‘모든 세대를 위한 도시(Cities for All Ages)’라는 정책 방향을 제시하며 도시 공간에서의 세대 간 만남과 연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안전한 보행 환경 조성, 세대를 잇는 공동체 공간 마련, 공공 서비스 접근성 강화 등이 이러한 노력의 중요한 부분이다. 실제로 다양한 연령대가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카페, 유치원, 시니어케어 시설 등이 한 주거 단지에 배치되는 설계 방식도 시도되고 있다.

    연령통합사회는 단순히 여러 세대가 한 공간에 모여 사는 것을 넘어선다. 이는 세대 간의 경계가 지나치게 두드러지지 않고, 일상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공존할 수 있는 사회 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말한다.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모두가 이용 가능한 동네 공간, 나이와 관계없이 접근 가능한 교통 및 서비스, 그리고 세대 간의 어울림을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커뮤니티 설계가 그 핵심 요소이다.

    나아가 연령통합은 단순히 복지 정책의 한계를 넘어, 생활 환경 전반의 설계 및 운영 방식 변화를 요구한다. 예를 들어, 청년 주택과 고령자 주거 시설을 분리하는 것이 아니라, 같은 단지 안에서 서로의 삶의 리듬을 공유할 수 있는 구조로 설계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물리적인 공간의 공유를 넘어 세대 간의 ‘상호작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는 단순히 같은 공간에 존재하는 것을 넘어, 세대가 서로를 이해하고 돕는 관계 구조를 형성하고, 이를 가능하게 하는 서비스와 프로그램, 그리고 심리적 거리를 좁히는 디자인이 통합적으로 작동해야 진정한 연령통합이 가능하다.

    현행 대통령 선거 공약 등에서 나타난 저출생 대응은 보육, 양육비, 주거 지원에, 고령사회 대응은 돌봄 및 의료체계 강화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정책들은 분명 필요하지만, 여전히 세대별 지원을 분리해서 바라보는 시각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금 우리 사회에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세대를 분리해서 접근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함께 살아가는 방식으로의 전환이다. 이는 연령에 따라 정책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전 생애 주기를 포괄하고 연결하는 정책의 틀을 마련하는 것을 의미한다.

    새 정부는 이러한 연령통합의 필요성을 깊이 인식하고, 공간, 정책, 서비스 설계 전반에 이 원리를 적극 반영해야 한다. 단순히 복지 정책의 확장을 넘어, 세대 간의 관계를 회복하고 연결하는 도시와 사회를 만드는 것이 앞으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중요한 과제이다. 누구나 태어나고, 나이를 먹으며, 언젠가는 노인이 된다는 당연한 사실을 도시와 정책은 잊지 않아야 한다. 현재 출산율 감소와 고령 인구 증가라는 통계는 위기이자 동시에 기회이다. 나이와 세대를 가르는 경계를 허물고, 서로의 삶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공간과 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전환의 시간이 바로 지금이다. 세대는 나눌 대상이 아니라, 함께 살아갈 방식이며, 이제는 세대를 잇는 도시, 나이를 넘어 함께 살아가는 연령통합사회를 그려나가야 할 때이다.

  • 싱글 노인 급증, ‘나 홀로 노후’를 행복하게 맞이하기 위한 준비는

    누구에게나 예기치 않게 찾아올 수 있는 ‘나 홀로 노후’의 현실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과거에는 특정 계층의 문제로 치부되었던 싱글 노인 증가는 이제 우리 사회 전반의 심각한 과제로 떠올랐다. 이는 부부 중 한 명이 사망하거나, 이혼 후 재혼을 하지 않거나, 혹은 평생 결혼하지 않고 살아온 결과로 나타난다.

    이러한 사회적 변화는 객관적인 통계로도 명확히 드러난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4년 전체 노인 인구 627만 7천 명 중 18.4%인 115만 2천 7백 명이 싱글 노인이었으나, 2024년에는 노인 인구 993만 8천 명 중 22.1%에 해당하는 219만 6천 명으로 급증했다. 이는 불과 10년 만에 1.9배 증가한 수치로, 이미 고령 사회를 앞서 경험한 일본의 지난 10년간 싱글 노인 증가율(1.4배)과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의 증가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짐작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은 지난해 12월 20%를 넘어서며 초고령사회에 진입했으며, 통계청 장래인구 추계에 따르면 2036년에는 30%, 2045년에는 37%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서구 선진 사회는 일찍이 혼자 사는 노인 문제에 직면해 왔다. 스웨덴의 경우, 2023년 현재 우리나라 1인 가구 비율 35.5%를 훨씬 상회하는 전국 평균 57%, 수도 스톡홀름은 60%에 달하는 1인 가구 비율을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코노미스트지 조사에서 스웨덴은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살기 좋은 나라로 알려져 있다. 이는 혼자 사는 삶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에서 벗어나, 이를 지원하는 사회적 환경이 잘 갖추어져 있다면 충분히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혼자 사는 노후를 행복하게 만들기 위한 적극적인 준비가 시급하다. 노후의 3대 불안으로 꼽히는 돈, 건강, 외로움에 대한 체계적인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준비는 경제적인 안정이다.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으로 구성된 3층 연금을 통해 최저생활비를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다. 여기에 주택연금이나 농지연금을 활용하고, 남편 사망 시 아내의 노후 생활비를 충당할 수 있도록 남편이 종신보험에 가입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 더불어 불의의 사고나 질병에 대비한 의료실비보험 역시 필수적이다.

    하지만 경제적인 문제 해결만으로는 부족하다. 혼자 사는 노후 대비에서 가장 중요한 준비는 ‘고독력’을 키우는 일이다. 고독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은퇴 후에도 의미 있는 활동에 참여하고, 자신에게 맞는 취미를 개발하며, 새로운 공동체에 편입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고립을 피하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대안 중 하나는 주거 형태의 변화다. 자녀와 함께 사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면, 이웃만큼 좋은 복지 시설은 없다. 일본의 경우, 18~20평의 소형 평수 주택에서 쇼핑, 의료, 취미, 오락, 친교 등 생활 편의시설을 가까이에서 해결할 수 있는 주거 형태를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 노년 세대 역시 대형·고층 아파트 선호에서 벗어나 이러한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특히 우리나라 65세 이상 혼자 사는 노인의 72%, 70세 이상에서는 78%가 여성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혼자 사는 노후는 여성의 문제로도 볼 수 있다. 따라서 아내가 혼자 남겨질 경우를 대비해 연금, 보험 등 경제적 준비를 미리 해두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최근 가족 해체의 흐름 속에서도 가족 회복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는 점 또한 주목할 만하다. 일본에서 3대가 함께 독립적으로 거주할 수 있도록 개축 시 세제 혜택을 부여하거나, 그룹 리빙, 공유 경제 활성화 등 노인 세대와 젊은 세대가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다양한 시도들이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우리 사회도 이러한 관심을 갖고 참고할 만한 사례들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할 것이다.

    ◆ 강창희 행복100세 자산관리 연구회 대표, 전 미래에셋 부회장

  • ‘고령자 지원’을 넘어 ‘함께 나이드는 사회’ 설계, 초고령사회 해법은 ‘동행’과 ‘유연한 환경’

    대한민국 사회는 급속한 인구 고령화로 인해 근본적인 구조 변화에 직면해 있다. 늘어난 평균 수명에도 불구하고, 주거, 지역, 서비스 체계는 여전히 과거 ‘젊고 건강했던 시절’에 머물러 있어 많은 국민이 나이가 들어갈수록 삶의 불편함과 불안감을 체감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고령자’만을 위한 정책적 지원이 부족한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나이 들어가는 과정’에 대한 인식 전환과 환경 설계가 시급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까지의 정책은 ‘고령자’라는 특정 대상을 위한 지원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이는 고령화라는 사회적 현상을 ‘장소에 머무는 상태’로 인식하는 단편적인 접근 방식에 불과하다. 고령화는 시간의 흐름에 따른 ‘과정’이며, 이에 대한 대응 역시 고정된 공간이 아닌, 삶의 변화에 유연하게 반응하는 생활 환경을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즉, ‘살던 집에서 나이 들기(Aging in Place)’라는 이상적인 목표에만 매몰되기보다는, 건강 상태 변화, 돌봄 및 지원 욕구 증대 등 고령자의 삶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다양한 변화에 맞춰 주거와 서비스가 유기적으로 연계되고 조정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고령자 정책’이라는 틀을 넘어서, 모든 국민이 생애주기 전반에 걸쳐 함께 나이 들어가는 사회를 설계하는 것으로 나아가야 함을 시사한다. 현재 우리 사회는 돌봄, 건강, 주거 등 고령화에 따른 복합적인 문제들을 복지, 의료, 부동산 등 개별 영역으로 분절하여 다루고 있으며, 이들 간의 유기적인 연결은 제도적으로 미흡한 실정이다. 초고령사회는 단순히 인구 통계적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정책이 특정 연령대만을 겨냥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과정에 있는 모든 국민의 다양한 욕구에 개별적으로 분절되지 않고 통합적으로 대응할 때, 결국 우리 모두의 미래를 위한 긍정적인 결과로 돌아올 수 있다.

    해외의 경우, 고령화 대응의 방향이 ‘공간에 머무는 것’에서 ‘함께 살아가는 관계망의 재구성’으로 전환되는 사례들을 찾아볼 수 있다. 미국에서 발전한 NORC(Naturally Occurring Retirement Community)는 자연스럽게 고령자가 밀집된 지역을 기반으로 건강관리, 주거관리, 커뮤니티 프로그램 등을 통합적으로 제공하며 ‘어디에 사는가’보다 ‘어떻게 연결되는가’가 중요함을 보여준다. 또한 CCRC(Continuing Care Retirement Community)는 건강 상태 변화에 따라 독립적 거주에서 간병이 필요한 단계까지 연속적인 돌봄을 제공하는 공간으로 구성되며, UBRC(University-Based Retirement Community) 모델은 세대 간 교류와 평생학습, 건강 프로그램을 연계하여 삶의 의미와 소속감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러한 해외 모델들은 고령화라는 과정을 ‘삶의 통합적 변화’로 인식하고, 주거·의료·사회적 자원들을 ‘동선 위에서 엮어내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이는 단순한 복지시설을 넘어, 삶의 전환을 동반하는 인프라로서 기능한다. 대한민국 사회 역시 기존의 ‘시설’과 ‘재택’이라는 이분법적인 고령자 주거복지정책의 틀에서 벗어나, 고령자의 삶의 전환 지점마다 요구되는 환경과 서비스의 연속성을 제도적으로 보장해야 한다. ‘계속 그 집에 살아야 오래 사는 것’이라는 단선적인 접근은 오히려 두려움을 키우고 서비스 미이용이나 방치를 초래할 수 있다.

    이제 필요한 것은 ‘동행’과 ‘삶의 과정에 반응하는 환경’이다. 지원이 아니라, 함께 나이 들어가는 과정에 대한 지지와 연대이다. ‘어디서 나이 들 것인가’라는 질문 대신, ‘어떻게 나이 들 것인가’에 대한 새로운 질문을 던져야 한다. 고령자가 살아가는 공간은 더 이상 단독주택이나 아파트라는 물리적 단위에 갇혀서는 안 되며, 지역의 보건소, 도서관, 마을 식당, 경로당, 복지관, 공원, 골목길 등 지역사회 전체가 고령자의 삶을 지탱하는 네트워크로서 기능해야 한다.

    새롭게 출범하는 정부는 초고령사회 대응 정책을 ‘고령자 지원’을 넘어, ‘모두가 나이 들어가는 사회’를 설계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 진정한 고령친화도시는 고령자만을 위한 도시가 아니라, 누구나 존엄하게 늙어갈 수 있도록 함께 준비하고, 주거와 서비스, 커뮤니티가 유연하게 대응하며 삶의 유연성을 지켜주는 도시이다. 늙음이라는 생애 과정을 ‘견뎌야 할 일’이 아니라 ‘함께 준비할 일’로 받아들이고, 지원이 아닌 동행을 위한 체계, 정책이 아닌 삶의 과정에 반응하는 환경 조성을 통해 초고령사회의 도전을 기회로 바꾸어야 한다.

  • ‘일하는 아빠’에서 ‘돌보는 아빠’로: 한국 사회가 직면한 양육 부담 해소 과제와 기업·국가 차원의 해법

    현재 한국 사회는 남성 육아 참여 증가라는 긍정적 변화 속에서도 ‘일하는 아빠’와 ‘돌보는 아빠’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는 개인의 진심 어린 노력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기업, 사회, 그리고 국가의 적극적인 개입이 절실히 요구되는 상황이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새로운 아빠상’은 유아교육 현장, 놀이터, 그리고 재택근무 중인 가정 등 일상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으며, 남성 육아휴직자 수는 2024년 기준 4만 명을 넘어섰다. 또한, 주요 기업의 교육 프로그램과 지역 커뮤니티에서는 ‘아빠 육아 교실’이 빠르게 확산되는 추세이다. 이 변화의 중심에는 디지털 정보 접근성이 높고 아버지 세대의 육아 부재 경험을 반복하지 않으려는 MZ세대 아빠들이 자리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개인적인 결단만으로는 지속 가능한 변화를 이끌어내기 어렵다는 점이 분명해지고 있으며, 아이를 돌보는 아빠가 당연한 일상이 되는 사회 구조를 만드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K-아빠(K-DADDY, 케이-대디)’라는 한국형 양육 문화의 출발점이 마련되고 있다.

    앞서 제기된 양육 부담이라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솔루션으로, 기업 차원에서는 유연근무 및 재택 기반의 돌봄 균형을 통해 실질적인 성과를 창출할 수 있다. 근로시간 단축이나 재택 기반 유연근무를 보장하는 기업일수록 이직률이 낮고 직원 만족도가 높으며, 성과 지표 역시 높게 나타나는 데이터는 이를 뒷받침한다. 예를 들어, 파르나스호텔의 경우 최근 3년간 육아기 단축근무제 사용률이 2배 이상 증가했고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도 60% 이상 증가하는 등 가족친화적인 근무 환경을 조성하여 자발적 퇴사율이 2023년 기준 8%에서 2025년 상반기 3%로 감소했으며, 이직률 감소와 신입사원 지원자 증가라는 긍정적인 결과를 보였다. 더불어, 기업 내에서 돌봄 문화가 실질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제도 마련과 더불어 ‘실행 구조’ 구축이 중요하다. 육아휴직 전후 복귀자를 1:1로 연결하는 ‘Care Buddy(케어 버디)’ 제도는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고 팀워크를 유지하는 데 효과적이다. 또한, 조직의 OKR(Objectives and Key Results)에 ‘휴가 사용률’이나 ‘돌봄 균형 지표'(Care KPI, 케어-케이피아이)를 포함시킨다면, 상사가 먼저 실천하고 팀원들이 자연스럽게 이를 따르는 조직 문화 전환이 이루어질 수 있다. A 대기업에서 상급자가 2주간 육아휴직을 먼저 사용하자 팀 전체 휴가 사용률이 약 18%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으며(기업 내부 보고 기준), 이는 리더의 행동이 조직 문화 전환의 실질적인 계기가 된다는 조직심리학적 관점에서도 주목할 만한 결과이다.

    정부는 ‘K-아빠’ 생태계 구축을 위한 구체적인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특히, 가족친화기업 인증 마크를 받은 중소기업에 대해 R&D, 세제, 해외 진출 투자 우선 지원, 해외 투자 유치 설명회(예: KOTRA, 산업부 주관)에서 K-아빠 인증 기업에 대한 우대 투자 모델 제시, ‘Care ESG’ 개념을 반영한 공공조달 및 정부 위탁 사업 우선 선정 등의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 또한, ‘100인의 아빠단’과 같은 프로그램을 UNESCO, OECD 가족정책 센터, 아세안 국가들과 협력하여 아빠 육아 참여 확산 프로그램으로 수출하고, 아빠 대상 리더십 워크숍을 개최하는 등 글로벌 연계 전략도 필요하다. 이러한 제도들은 단순한 복지 정책을 넘어 국가 경쟁력과 경제 생태계 구조 혁신에 기여하는 방식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나아가, 돌봄은 ‘감정’과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문화 영역으로서, 한국 아빠들이 일상에서 보여주는 아이와의 애착, 성장, 협력의 이야기는 케이-팝(K-POP)처럼 세계적으로 공감을 얻을 수 있다. 소셜미디어(SNS)에서 공유되는 아빠들의 육아 챌린지 중 100인의 아빠단 콘텐츠의 누적 노출 조회수가 1800만 회에 달하는 것은 이러한 가능성을 보여준다. 따라서 기업 주도의 아빠 육아 일기 스토리텔링 마케팅, 유튜브·OTT 기반의 아빠 육아 웹시리즈, 브랜드 협업 육아 콘텐츠, 한국 활동 외국인 아빠와 국내 아빠들의 글로벌 육아 교류 콘텐츠 제작 등 ‘K-아빠’ 기반의 공공외교형 플랫폼 구축이 필요하다. 이러한 일상의 문화 콘텐츠는 한국 문화의 인식을 제고하고 세계와 연결될 수 있으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넘어 브랜드 신뢰도와 글로벌 경쟁력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한국 아빠들의 변화는 개인의 진심에서 출발했지만, 그 여정을 지속 가능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기업, 사회, 그리고 국가의 주체적인 노력이 필수적이다. 현재 우리는 ‘일하는 아빠’와 ‘돌보는 아빠’ 사이에서 균형을 만들어가는 중요한 전환점에 서 있다. 이 균형을 사회 전체가 지지하고 확장할 때, ‘K-아빠’는 단순한 캠페인을 넘어 한국의 새로운 사회 혁신 모델이자 세계가 주목할 기준이 될 것이다. 이제는 아이를 돌보는 아빠가 세상을 움직이는 주체가 될 때이다.

  • 한류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는 내부의 적, 차별 금지법 도입 지연

    최근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한류 현상이 외형적인 성공을 거듭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미래는 뜻밖의 ‘내부의 적’에 의해 위협받고 있다. BTS, <오징어게임>, <기생충>을 넘어 블랙핑크, 세븐틴, NCT가 앨범 판매 기록을 경신하고, 특히 스트레이 키즈가 빌보드 Top 200 차트에서 7개 앨범 연속 1위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우며 케이팝의 위상은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 이러한 문화적 성공은 2024년 외국인 관광객 2000만 명 돌파라는 기록적인 수치로 이어지며 한국 관광 산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눈부신 성공의 이면에는 한국 사회 내부의 뿌리 깊은 문제점들이 존재하며, 이는 한류의 지속 가능성을 심각하게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수많은 외국 관광객들은 거리에서 마주치는 과격한 혐오 시위와 같은 차별적인 현실에 놀라움을 표하고 있다. 명동, 광화문 등 도심에서 상시적으로 벌어지는 이러한 시위는 한국 미디어를 통해 한류를 접한 전 세계 팬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중국 관광객들이 이러한 혐오 발언에 직접 노출되는 경우, 한류의 긍정적인 이미지는 심각하게 훼손될 수밖에 없다.

    더욱이 한국 미디어 콘텐츠에 대한 전 세계 팬들의 민감성이 높아지면서, 콘텐츠 내부에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표출되는 인종주의적 감수성이나 차별적인 표현들이 논란의 중심에 서고 있다. <오징어게임>에서의 파키스탄 참가자나 <청년경찰> 속 연변 범죄자 집단에 대한 스테레오타입 재현은 국내 외국인 노동자 문제와 맞닿아 있으며,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과도한 미적 기준이나 드라마 속 여성 및 성소수자 재현에 대한 팬들의 비판은 현실 속 미투 운동이나 퀴어 퍼레이드 논란과도 연결된다. 이는 한국 사회가 안고 있는 인종차별 및 성차별 문제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홍석경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한류연구센터장은 이러한 문제점을 지적하며, 한류의 위기가 외부 시장의 축소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 내부의 차별이라는 적과의 싸움에서 이기지 못할 때 올 것”이라고 경고한다. 그는 특히 지난 십수 년간 제자리걸음인 ‘차별금지법’의 도입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차별금지법은 단순히 소수자 보호를 넘어, 한국 사회가 직면한 차별적 현실을 개선하고 한류가 추구하는 ‘밑에서부터의 세계화’라는 긍정적인 가치를 더욱 확산시키기 위한 필수적인 조건이라는 분석이다.

    한류는 한국이라는 작은 나라가 만들어낸 비주류의 아름다움이며, 따라서 차별과 배제의 담론은 한류의 최대 적이라고 할 수 있다. 차별금지법의 도입은 한국 사회 내부의 갈등을 봉합하고, 세계 각국에서 한국을 긍정적인 가치를 배우고 실천하려는 젊은 세대들에게 더욱 건강하고 포용적인 한국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이는 곧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투자이자, 한류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절실한 과제이다.

  • 구직자들의 막막함, ‘고용24’ 개편으로 걷힌다

    정부의 고용 서비스 플랫폼 ‘고용24’가 개통 1주년을 맞아 전면 개편되었다. 이번 개편은 단순한 기능 추가가 아닌, 지난 1년간 축적된 데이터와 국민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반영하여 사용자 중심의 고용 서비스로 거듭나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담고 있다. 구직자와 재직자, 기업 회원 모두가 겪었던 불편함을 줄이고, 필요한 정보와 서비스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사용자 경험을 혁신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개편된 고용24는 무엇보다 ‘문제 해결’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전에는 방대한 정책 정보 속에서 자신에게 맞는 정보를 찾기 어려웠다는 불만이 제기되어 왔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용24는 불필요한 정보는 과감히 줄이고 자주 찾는 서비스는 전면에 배치하는 직관적인 구성을 택했다. 특히, 생애주기별 맞춤형 화면을 통해 취업, 재직, 휴직, 은퇴 등 각 단계별로 필요한 정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114개의 복잡한 정책 제도를 아이콘과 키워드로 단순화하여 가독성을 높였으며, 밝고 간결한 색상과 반응형 UI를 적용하여 접근성까지 강화했다.

    사용자들이 가장 체감할 수 있는 변화 중 하나는 구직자 역량 강화 프로그램의 신청 방식이다. 개편된 고용24에서는 구직자가 원하는 프로그램을 별로 주제, 날짜, 시간, 장소 등을 비교하여 본인의 상황에 가장 적합한 과정을 직접 선택하고 신청할 수 있다. 이전보다 훨씬 직관적으로 바뀐 화면을 통해 다양한 교육 과정을 간편하게 비교하고 신청하는 것이 가능해졌으며, 온라인 신청 이후 현장에서 교육을 들을 수 있는 온·오프라인 연계 경험 또한 제공된다.

    실제로 이러한 변화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 필자는 지난 9월 1일 서울고용센터에서 진행된 ‘2025년 新이력서, 자기소개서 작성하기’ 교육에 참여했다. 이날 약 20명의 청년 구직자들이 모여 2025년 채용 시장 변화에 맞춘 이력서 및 자기소개서 작성법을 배웠다. 강사는 실제 채용 사례를 바탕으로 기업들이 중요하게 평가하는 항목과 자주 발생하는 실수들을 설명했고, 참가자들은 자신의 자기소개서와 모집 공고를 분석하며 개선점을 찾았다. 특히 자기소개서 작성에 어려움을 겪던 구직자들에게는 최신 취업 동향에 맞춘 실질적인 도움을 얻는 기회가 되었다.

    이번 교육 과정은 고용24를 통해 신청하고, 실제 고용센터를 방문하는 통합적인 경험을 제공했다. 서울고용센터는 쾌적한 환경과 함께 일반 좌석, 회의실, AI 면접실 등 다양한 시설을 개방하여 구직 활동에 필요한 자원들을 지원했다. 고용24에서 교육을 신청한 후, 필요하다면 센터 내 상담 창구를 통해 현장에서 취업 상담까지 받을 수 있었다. 이는 온라인 신청에서 오프라인 학습 및 상담으로 이어지는 통합적인 고용 지원이 가능하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주는 사례이며, 고용24가 단순한 웹사이트 개선을 넘어 국민 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된 정책 플랫폼으로 진화했음을 입증한다.

    더불어, 이번 달부터는 AI 기반의 맞춤형 기능이 고용24에 도입되어 구직자들에게 더욱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능형 직업심리검사, 데이터 기반 취업 확률 예측, AI 직업훈련 추천, AI 구인 공고 작성 지원 등은 구직자가 정보를 검색하는 단계를 넘어 개인에게 최적화된 추천을 받을 수 있도록 돕는다. 개인의 이력과 선호 직무를 기반으로 채용 공고를 추천받는 것을 넘어, 취업 확률과 적합한 훈련 과정까지 함께 안내받음으로써 구직자들은 더욱 수월하게 진로를 선택하고 취업 준비를 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결론적으로, 국민의 목소리를 반영하여 사용자 중심의 고용 서비스로 재탄생한 고용24는 온라인 플랫폼과 오프라인 현장을 아우르는 통합적인 고용노동 지원을 통해 구직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고용24가 검색 중심의 서비스에서 AI 기반의 추천 중심 플랫폼으로 더욱 발전해 나갈 가능성을 보여주며, 고용 서비스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 교통법규 위반, ‘5대 반칙 운전’ 집중 단속으로 도로 안전 확보 나선다

    도로 위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법규 위반 행위들이 운전자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가수원네거리와 같은 지역에서는 꼬리물기, 새치기 유턴 등 일부 운전자들의 위험한 행동으로 인해 사고 위험에 노출되거나, 다른 차량의 통행을 방해하는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고 더욱 안전한 도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경찰청은 9월부터 ‘5대 반칙 운전’에 대한 집중 단속을 실시하고 나섰다.

    이번 집중 단속의 대상이 되는 ‘5대 반칙 운전’은 비긴급 구급차의 교통법규 위반, 새치기 유턴, 끼어들기, 교차로 꼬리물기, 그리고 12인승 이하 승합차의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 위반 등이다. 이는 이미 지난 7월과 8월 동안 집중 홍보 및 계도 기간을 거치며 운전자들의 인식을 개선하려는 노력을 기울인 결과이다.

    각 항목별로 구체적인 위반 행위와 단속 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비긴급 구급차의 교통법규 위반은 응급의료법상 긴급성이 인정되지 않는 상황에서 경광등을 사용하며 긴급 주행하는 경우 형사입건되거나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단속될 수 있다. 다만, 응급환자 이송, 혈액 및 장기 운반 등 긴급한 용도에 한해서는 <긴급 이송 확인서> 제시 시 단속되지 않는다. 관련 범칙금은 7만 원이며, 응급의료법 위반 시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새치기 유턴의 경우, 유턴 구역선에서 회전하더라도 선행 차량의 유턴을 방해하는 행위는 위반으로 단속된다. 법규에 따라 유턴 구역선에서 차례대로 안전하게 유턴하는 것이 중요하며, 앞 차량이 유턴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단속되지 않는 방법이다. 이 위반 시 승용차 기준 범칙금 6만 원과 벌점 15점이 부과된다.

    끼어들기 또한 정지하거나 서행하고 있는 차량 행렬 사이로 무단으로 끼어드는 행위는 단속 대상이다. 백색 점선으로 표시된 차로 표시 구간에서도 끼어들기 위반 단속이 가능하며, 출발 전 집중 단속 지점을 파악하고 안전하게 차로를 변경하는 것이 필요하다. 운전자는 끼어들기를 위해 진행 차로에서 서행하거나 정지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승용차 기준 범칙금 3만 원과 벌점 10점이 부과된다.

    교차로 꼬리물기는 녹색 신호일지라도 교차로에 진입하여 신호 시간 내에 통과하지 못해 다른 방향의 교통을 방해하는 행위로, 교차로 통행 방법 위반으로 단속된다. 교차로 전방 상황을 면밀히 살피고, 차량 진행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될 경우 무리하게 진입하지 않고 정지선에서 대기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장 단속 시 범칙금 4만 원과 벌점 10점이 부과되며, CCTV 적발 시에는 과태료 7만 원이 부과된다.

    마지막으로, 12인승 이하 승합차의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 위반은 승차 인원 6명 이상을 준수하지 않고 버스전용차로를 이용하는 경우 단속된다. 6명 미만 탑승 시에는 버스전용차로가 아닌 지정차로를 이용해야 하며, 고속도로 과태료 6만 원과 벌점 30점, 일반도로에서는 4만 원의 과태료와 벌점 10점이 부과된다.

    이러한 5대 반칙 운전에 대한 집중 단속은 CCTV, 무인 장비, 암행 순찰차, 현장 경찰관 단속, 그리고 공익 신고까지 다각적으로 이루어진다. 경찰청은 “국민 불편을 만들고 공동체 신뢰를 깨는 작은 일탈 행위부터 지켜나간다면 큰 범죄와 사고를 막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운전자들의 적극적인 법규 준수를 당부했다.

    더불어, 최근 제동장치가 없는 픽시 자전거를 타는 청소년들의 사고가 잇따르고 있어 경찰청은 안전운전 의무 위반으로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픽시 자전거는 법률상 차에 해당하며 제동장치를 정확하게 조작해야 할 「도로교통법」 제48조 제1항을 위반한 것으로 간주된다. 단속된 18세 미만 운전자는 부모에게 통보 및 경고 조치되며, 반복될 경우 아동 학대 방임 행위로 보호자가 처벌받을 수도 있다.

    궁극적으로 이러한 정책들은 도로 위에서 발생하는 불필요한 사고와 불편을 최소화하고, 모든 도로 이용자가 서로를 배려하며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그 목표가 있다. 운전자들이 교통법규를 철저히 준수하고, ‘나 하나쯤이야’라는 안일한 생각에서 벗어나 안전 운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 ‘정책 수혜자’에서 ‘정책 주체’로: 청년인재DB, 청년들의 목소리를 담는 통로 열다

    정부가 새로운 정책을 발표할 때마다, 많은 청년들은 이를 자신들과는 무관한 먼 이야기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인식은 청년들이 정책 결정 과정에서 소외되고, 정작 자신들의 삶에 깊숙이 영향을 미치는 제도에 대해 목소리를 낼 기회를 놓치게 만드는 근본적인 문제로 지적된다. 특히 장학금, 취업 지원, 문화 혜택 등 ‘받는 것’에 국한되었던 정책 경험은 청년을 정책의 수동적인 수혜자로 머물게 하는 한계를 드러낸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무조정실 청년정책조정실이 운영하는 ‘청년인재DB’는 청년들이 정책의 주체로 나서도록 이끄는 중요한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청년인재DB는 청년들이 단순히 정책의 수혜자에 머무르지 않고, 직접 정책을 제안하거나 집행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설계된 온라인 플랫폼이다. 이 누리집은 개인의 이력과 관심사를 등록하면 정책위원회, 자문단, 기자단 등 다양한 활동 기회로 연결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는 청년을 ‘정책을 받는 사람’에서 ‘정책을 만들어가는 사람’으로 전환시키는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실제 정책기자단 활동을 통해 정책이 단순 수혜가 아닌 기획과 실행의 결과물임을 체감한 한 청년은, 자신의 경험과 목소리가 정책 과정에 반영된다면 더 나은 제도가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되었다. 이러한 계기로 청년인재DB를 알게 된 그는 회원가입 후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며 기자단 활동 경험, 현장 정책 사례, 그리고 청년 당사자로서 정책에 바라는 점들을 차근차근 정리했다. 이 과정을 통해 그는 단순히 지원을 넘어, 정책 과정의 한 축이 될 수 있다는 현실감을 느꼈다.

    특히 이 DB의 가장 큰 장점은 ‘내가 직접 지원할 수 있다’는 점뿐만 아니라, 프로필을 등록해두면 관련 담당자가 먼저 연락을 주고 참여를 제안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즉, 기회를 찾아 헤매는 것이 아니라, 정책과 청년을 연결해주는 매개체가 스스로 존재한다는 사실은 든든함을 제공한다. 실제로 그는 청년인재DB를 통해 국무조정실 청년정책조정위원회 실무위원회 위촉직 청년위원에 지원하는 구체적인 행동으로 이어갔다. 이 자리는 명예직이 아닌, 청년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다양한 정책 의제에 대한 논의와 자문을 맡는 실질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지원 버튼을 누르는 순간, 그동안의 활동과 관심이 구체적인 참여로 이어지는 느낌을 받으며 뿌듯함을 느꼈다.

    만약 당장의 위촉이 성사되지 않더라도, 청년인재DB라는 통로를 알게 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의미가 크다. 중요한 것은 청년들이 더 이상 정책의 수동적인 수혜자로 머무를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프로필을 등록하고, 관심사를 드러내며, 정책에 목소리를 보탬으로써 제도 개선 과정에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청년 스스로가 사회 변화를 만드는 동력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다. 취업, 주거, 교육, 문화생활 등 청년의 삶과 가장 밀접한 제도들이 정책에서 비롯되는 만큼, 청년이 직접 참여해 의견을 개진하고 제도를 감시하며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것은 매우 필요하다. 청년인재DB는 이러한 가능성을 열어주는 관문이기에, 앞으로 더 많은 또래 청년들이 이 제도를 인지하고 활용하기를 기대한다. 정책을 ‘받는 것’에만 머물지 않고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에 참여하는 청년이 늘어날수록, 정책은 더욱 현실적이고 실효성 있게 발전할 것이다. 이 경험을 시작으로 더 많은 청년들이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필요한 자리에 참여하며, 청년 당사자의 관점에서 정책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책은 더 이상 멀리 있지 않다. 우리가 서 있는 자리에서 문제를 발견하고, 목소리를 내고, 직접 참여하는 순간 정책은 우리 곁에서 살아 움직이게 되며, 청년인재DB는 그 출발선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