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사회

  • 공직 준비의 막막함, 2025 공직박람회가 제시한 해결책

    대한민국 청년들이 공직 사회 진출을 희망하지만, 정보 부족과 막연함으로 어려움을 겪는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채용 정보부터 구체적인 준비 과정까지, 공직의 길은 때로 높은 벽처럼 느껴지곤 한다. 이러한 청년들의 고민을 해소하고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기 위해 2025년 공직박람회가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이번 박람회는 9월 10일부터 11일까지 수원에서, 그리고 9월 15일부터 16일까지 부산에서 열렸다. 총 72개의 중앙부처, 지자체, 공공기관이 참여하여 청년들에게 방대한 채용 정보와 진로 탐색의 기회를 한자리에 제공했다. “공직, 대한민국의 미래를 여는 첫걸음”이라는 슬로건 아래, 박람회는 참가자들이 공직 사회를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준비할 수 있도록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가장 주목할 만한 솔루션은 공직선배 멘토링, 모의 면접, 모의시험, 그리고 채용 설명회로 구성된 4가지 주요 프로그램이다. 공직선배 멘토링에는 5·7·9급 공채, 지역 인재, 소방·경찰 등 다양한 분야의 현직 공무원들이 참여하여 준비 과정과 실제 경험담을 공유했다. 이를 통해 청년들은 그동안 막연하게만 느껴졌던 공직 생활에 대한 구체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 또한, 모의 면접과 모의시험 프로그램은 9급 공채 국어·영어 문제를 실제 시험장과 유사한 환경에서 풀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으며, PSAT 모의시험 후에는 상세한 해설까지 제공되어 실질적인 시험 준비에 도움을 주었다. 각 부처와 기관의 인사 담당자들이 직접 참여한 채용 설명회에서는 최신 채용 정보와 함께 선발 절차, 진출 경로 등을 상세하게 소개하며 참가자들의 궁금증을 해소했다.

    이러한 종합적인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2025 공직박람회는 단순한 채용 정보 제공을 넘어, 공직 준비 과정 전반을 경험할 수 있는 종합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고등학생부터 대학생, 일반인까지 공직에 관심 있는 누구나 무료로 다양한 정보를 얻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현장을 직접 찾은 참가자들은 책이나 홈페이지에서는 얻기 어려운 생생한 최신 채용 흐름과 현직 공무원들의 실질적인 업무 경험, 경력 경로 등에 대한 상세한 안내를 받을 수 있었다. 이러한 직접적인 소통과 체험은 공직 준비 과정의 방향성을 설정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으며, 막연했던 공직의 길이 구체적인 목표로 다가오는 계기가 되었다.

    이번 박람회는 대학생뿐만 아니라 군인, 고등학생 등 다양한 연령대의 참가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보이며, 단순한 취업 박람회를 넘어 고등학생부터 청년 세대 전반에 열린 기회의 장임을 실감케 했다. 대학 진학보다 공무원 시험 준비를 희망하는 고등학생부터 취업을 앞두고 진로를 고민하는 대학생까지, 다양한 참가자들이 박람회를 통해 구체적인 진로 탐색 및 결정에 도움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처럼 2025 공직박람회는 공직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미래 진로를 고민하는 청년들에게는 ‘누구에게나 열린 기회의 장’으로서 공직 사회 진출의 문턱을 낮추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 저출생, 인구 감소 넘어 국가 존립 위협… 정부·기업·근로자 ‘협력’만이 해법

    저출생 문제가 단순히 출생률 감소를 넘어 경제 생산인구 감소, 고령화, 일자리 감소, 나아가 지역 기능 소멸과 국가 경쟁력 저하, 국방력 약화까지 야기하며 우리 사회의 가장 심각한 위기로 자리 잡고 있다. 제2의 도시로 불리는 부산 중구의 경우, 2025년 2월 기준 3만 7370여 명의 인구로 미래 시나리오상 16년 후 기능 소멸 위험에 직면해 있으며, 부산시에서는 이미 2025년 현재까지 50곳에 가까운 학교가 문을 닫았다. 이러한 전국적인 학령 인구 감소 현상은 2025년 3월 1일자로 전국 49개 초·중·고교가 폐교하는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심각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부, 기업, 근로자 모두가 공동으로 새로운 해법을 모색하고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정부는 일·가정 양립 실현을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에 핵심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대기업에 비해 대체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들을 위해 기업 성장 컨설팅, 대체 인력 지원금, 육아휴직 재정적 인센티브, 세제 혜택 등 다각적인 지원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이를 통해 기업들이 유연근무제, 육아휴직, 대체 인력 제도를 보다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실효성 있게 운영하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기업들이 모성보호제도를 제대로 운영할 수 있도록 벌칙적 요소보다는 기업에 이익이 되는 부분을 강조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며, 이를 위한 정책적 지원을 신설·강화해야 한다.

    기업 역시 저출생 문제 해결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기업 내에서 육아휴직과 유연근무제 등 일·가정 양립 제도를 도입하고 활성화하는 것은 근로자 복지 향상과 기업 생산성 증대로 이어질 수 있다. 롯데그룹이 남성 육아휴직 1개월 의무화 정책을 통해 조직 내 동료들이 대체 인력을 지원하도록 한 사례는 이러한 변화가 기업 문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직원들의 육아휴직 사용 심리적 장벽을 낮추는 데 기여함을 보여준다.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육아휴직 의무화를 성과 평가에 반영하는 방식으로 참여하고, 이를 통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며 직원 만족도와 이직률 감소 효과를 얻는 것은 장기적으로 인건비 절감, 생산성 향상, 인재 확보에도 기여할 것이다.

    기업의 이러한 노력은 근로자들의 변화를 이끌어낸다. 특히 남성들의 육아휴직 평등 사용은 가정 내 역할 분담 개선과 여성의 경력단절 방지에 중요한 요소다. 2005년 200여 명에 불과했던 남성 육아휴직자는 현재 4만 명을 넘었고, 전체 육아휴직자의 30% 이상을 차지하며 정부 지원, 사회적 인식, 기업 문화 변화의 복합적인 성과를 보여준다. 남성 육아휴직 증가는 사회 전반의 평등한 노동 분배를 촉진하며, 여성들이 경력을 유지하며 노동 시장에 계속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 2025년 민주노동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여성의 경력 단절률은 61.9%인 반면 남성은 40.6%이며, 특히 여성은 출산·육아로 인한 경력단절이 20%인 반면 남성은 4.5%에 불과하다는 점은 남성 육아휴직 사용이 경력단절을 줄이는 데 큰 기여를 한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롯데그룹과 같이 육아휴직 의무화 정책은 아빠들의 육아 참여를 늘려 가정 내 역할 분담을 공평하게 만들고, 보건복지부 100인의 아빠단 활동을 통해 다자녀 가정에서 아빠 육아 참여 증가는 엄마의 사회 진출 활성화로 이어졌다. 2024년 둘째아 출산자가 전년 대비 2.1% 증가한 약 7만 5900명에 달한 것은 아빠들의 육아 참여가 출산율 증가에 기여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여성가족부 통계에서도 남성 육아휴직자 증가와 함께 여성의 경력 단절이 줄어드는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났다.

    결론적으로 저출생 문제는 단순히 인구 감소를 넘어 경제, 사회, 교육, 국가 전반에 걸쳐 나와 내 가족, 이웃에게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문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는 기업과 근로자에 대한 파격적인 혜택을 강화하고, 기업은 일·가정 양립을 실현하는 조직 문화를 개선하며, 근로자는 육아휴직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등 정부, 기업, 근로자 간의 긴밀한 협력과 인식 변화를 통한 새로운 해법 모색이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남성들의 적극적인 육아휴직 사용은 가정과 기업 모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궁극적으로 사회 전체의 발전에 기여하는 길이다.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는 길은 한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하며, 모든 사회 구성원이 함께 협력할 때 비로소 희망을 찾을 수 있다.

  • 겨울철 호흡기 질환, 백신 동시 접종으로 안전하게 대비한다

    다가오는 겨울철, 인플루엔자와 코로나19 재유행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고령층과 면역 저하자 등 건강 취약계층은 감염 시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위험이 높아 예방접종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질병관리청은 65세 이상 어르신과 면역저하자 등 코로나19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2025~2026절기 인플루엔자 및 코로나19 예방접종을 시작하며 이중고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했다.

    이번 접종은 두 가지 질병에 대한 예방 효과를 동시에 높이고자 하는 취지로 마련되었다. 65세 이상 어르신은 인플루엔자와 코로나19 백신을 모두 무료로 접종받을 수 있다. 접종 시기는 연령대별로 구분되어, 75세 이상 어르신은 15일부터, 70~74세는 20일부터, 65~69세는 22일부터 순차적으로 접종이 이루어진다. 이로써 고령층은 한 번의 방문으로 두 가지 백신을 편리하게 맞을 수 있게 되었다.

    코로나19 고위험군인 면역저하자 및 감염취약시설 입원·입소자 역시 연령과 관계없이 15일부터 코로나19 예방접종을 받을 수 있다. 이번 접종에는 인플루엔자 3가 백신과 코로나19 LP.8.1 백신이 사용된다. 접종은 주소지와 관계없이 가까운 위탁의료기관이나 보건소에서 가능하며, 위탁의료기관 정보는 관할 보건소 또는 예방접종도우미 누리집(http://nip.kdca.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접종 기관 방문 시에는 신분증을 반드시 지참해야 하며, 접종 후에는 20~30분간 이상 반응 관찰 후 귀가하여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권장된다.

    질병관리청 임승관 청장은 “해마다 유행하는 변이가 달라지기 때문에 올겨울을 안전하게 보내기 위해서는 인플루엔자와 코로나19에 대한 해마다의 접종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특히 65세 이상 어르신들은 한 번의 방문으로 편리하게 두 가지 백신을 동시 접종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당부하며, 이번 접종을 통한 겨울철 호흡기 질환 예방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번 접종 사업을 통해 겨울철 발생할 수 있는 두 가지 주요 호흡기 질환의 확산을 효과적으로 억제하고, 특히 건강 취약계층의 건강을 보호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 추석 연휴, 사회적 약자 보호와 의료 공백 방지를 위한 빈틈없는 비상진료체계 구축

    다가오는 추석 명절을 맞아 사회적 약자들의 보호와 의료 서비스 이용에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가 철저한 비상진료체계 구축에 나선다. 이번 대책은 특히 명절 기간 동안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전국적인 의료기관의 24시간 운영을 통해 국민들이 안심하고 연휴를 보낼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번 대책의 근본적인 배경에는 명절 기간 동안 발생할 수 있는 의료 서비스의 사각지대와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지원 부족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명절은 많은 국민들에게 휴식의 시간이지만, 소외되기 쉬운 노인, 아동, 노숙인 등에게는 오히려 고립감과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또한, 평소와 다름없이 발생할 수 있는 응급상황이나 질병에도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는 의료 시스템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한 정부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통해 구체적인 비상진료 및 보호 대책을 발표하게 되었다.

    정부는 먼저 전국 413개 응급실을 24시간 운영하여 어떠한 응급 상황에도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체제를 갖춘다. 이는 명절 기간 동안 발생할 수 있는 예기치 못한 사고나 질병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 더불어, 노인 학대 신고 전화 1577-1389와 노인 학대 신고 앱 ‘나비새김’은 평소와 동일하게 365일 24시간 운영된다. 이 앱은 익명성을 보장하며 사진, 동영상, 음성 녹취까지 첨부할 수 있어 학대 피해 노인 보호에 더욱 효과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학대 피해 노인(65세 이상)을 위한 ‘학대피해노인전용쉼터’ 역시 정상적으로 운영되며, 최대 6개월까지 숙식, 상담, 법률 및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여 안정적인 보호를 지원한다.

    아동과 노숙인에 대한 지원 또한 강화된다. 추석 명절 연휴 기간 동안 결식아동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체 급식 수단을 마련하고, 이용 가능한 급식소, 식당, 도시락 및 자원봉사 활용 방안을 사전에 안내할 예정이다. 노숙인의 경우, 급식 이용에 어려움이 없도록 민간 급식 단체와 연계하여 실내 무료 급식을 확대하고, 노숙인 무료 진료소 및 현장 상담반을 운영하여 건강 관리에도 소홀함이 없도록 할 계획이다. 이러한 다각적인 지원을 통해 정부는 명절이라는 특수한 상황 속에서도 모든 국민이 소외되지 않고 안전하고 건강하게 연휴를 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번 추석 연휴 비상진료체계와 사회적 약자 보호 대책이 성공적으로 이행된다면, 국민들은 응급 의료 서비스에 대한 불안감 없이 명절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노인, 아동, 노숙인 등 우리 사회의 가장 취약한 구성원들이 명절 기간 동안에도 인간다운 삶을 보장받고 적절한 보호를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는 단순히 명절 기간의 불편을 해소하는 것을 넘어, 사회 전체의 안전망을 강화하고 인간 존중의 가치를 실현하는 중요한 발걸음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 충장축제의 ‘착한 소비’ 플랫폼, 지역 사회적기업의 가치를 잇다

    광주광역시 최대 축제인 충장축제가 지역 가치를 담은 ‘착한 소비’ 확산을 위한 새로운 시도를 선보인다.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은 오는 15일부터 개최되는 충장축제와 연계하여 사회적기업 ‘온마켓(On Market)’ 팝업 스토어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번 팝업 스토어는 지역의 빈 점포를 활용하여 축제의 문화적 활기와 사회적경제의 가치를 결합한 시민 참여형 플랫폼으로 기획되어 그 의미를 더한다.

    이 팝업 스토어는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지역 사회적기업들이 성장하고 판로를 확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광주, 전남, 전북, 제주 지역의 10여 개 사회적기업이 참여하여 직접 개발한 식품, 굿즈, 체험 행사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방문객들은 ‘온마켓’을 통해 사회적기업 제품의 우수성을 직접 경험하고, 따뜻한 가치를 나누는 열린 공간으로서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다.

    ‘온마켓(On Market)’이라는 이름은 따뜻함, 시작, 열림을 상징하는 ‘온(溫)’과 ‘On’의 중의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이는 지역 사회적기업 성장지원센터를 상징하며, 충장축제를 찾는 모든 방문객에게 사회적기업이 추구하는 따뜻한 가치를 나누는 열린 장이 되고자 하는 바람을 나타낸다. 또한, 팝업 스토어 운영을 기획한 ㈜디자인 숨은 체험과 공유를 통한 판매 활동을 이웃 사회적기업들과 함께하며, 축제 종료 후에도 릴레이 스토어 형식으로 운영을 이어갈 계획을 밝혀 지속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높인다.

    이번 팝업 스토어 운영은 지역 축제와 사회적경제를 성공적으로 연결하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다.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정재민 서남권총괄본부장은 “충장축제라는 대표 지역 문화 행사와 연계한 이번 활동은 사회적기업 판로 확대와 지역 경제 활성화에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지역과 긴밀히 소통하며 지속 가능한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주요 주체로 활동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시민과 관광객은 축제를 즐기면서 동시에 사회적 가치를 실천하는 ‘착한 소비’를 경험하고, 지역 사회적기업은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

  • 중증장애인 생산품 박람회, ‘낯섦’을 넘어 ‘일상’으로의 소비 전환 시도

    9월 9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2025 중증장애인생산품 박람회—낯섦에서 일상으로’가 개최되었다. 행사장에는 공공기관 관계자, 일반 시민, 그리고 생산자들이 모여들었다. 이들의 발걸음은 각기 다른 목적을 가지고 있었지만, ‘낯섦에서 일상으로’라는 주제 아래 중증장애인 생산품이 보호나 시혜의 대상이 아닌, 일상에서 당연히 소비되는 제품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공유하고 있었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의 기업 지원 사업 안내 부스와 직업재활 체험 부스가 함께 운영되며, 이곳은 단순한 전시장을 넘어 종합 시장이자 정책 현장의 역할을 했다.

    박람회장의 직업재활 체험 부스는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곳에서는 종이 쇼핑백 만들기, 꽃 만들기 등 간단한 체험 활동이 진행되었다. 참가자들은 종이를 접고 끈을 꿰는 과정을 통해 제품 하나가 완성되기까지 필요한 노동의 무게와 세심함을 직접 느꼈다. 체험 중 실수를 연발하는 참가자에게 작업장 선생님이 옆에서 손을 맞잡고 도움을 주는 모습은 가르침이라기보다 동료의 지원에 가까웠으며, 이는 모두에게 뿌듯함을 선사했다. 완성된 쇼핑백에는 ‘일상으로’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이는 중증장애인 생산품이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소비되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한 어머니는 직접 체험하며 제품 하나가 나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손길이 필요한지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32세 금천구 박O광 씨는 쇼핑백 손잡이를 꿰매는 과정의 어려움을 언급하며, 선생님의 도움으로 마지막 매듭을 완성했을 때 성취감이 컸다고 밝혔다. 그는 장애인 생산품을 특별히 구매하는 물건이 아닌, 정직하게 만든 생활 속 제품으로 받아들여지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27세 강서구 이O도 씨 역시 자신이 만든 제품을 누군가 실제로 사용한다고 생각하니 뿌듯했고, 이번 경험이 일자리로 이어져 더 많은 청년 장애인이 안정적인 일터에서 일상을 이어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낯섦에서 일상으로’라는 주제가 자신의 삶과도 맞닿아 있음을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시장 안쪽에서는 다양한 중증장애인 생산품들이 관람객을 맞이했다. ‘래그랜느 쿠키’ 부스에서는 달콤한 향이 퍼졌으며, 작업장의 위생과 공정, HACCP 인증 문구가 신뢰를 더했다. ‘쌤물자리’ 부스에는 누룽지와 국수, 곡물 가공품이 진열되어 있었고, 합리적인 가격에 제품의 장점을 설명하는 직원의 차분한 안내가 이어졌다. 구립강서구직업재활센터는 제설제와 세정제를 선보이며 ‘장애인 생산품=소품’이라는 고정관념을 깼다. 이러한 제품들은 산업 현장에서도 사용될 수 있는 품질을 갖추고 있었으며, 시민과 기업 관계자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제품 앞에 선 생산자들의 표정에서는 제값을 받을 수 있다는 당당함이 묻어났다. 관람객들은 구매 여부와 상관없이 제품 설명을 경청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곳에서의 경쟁력은 동정이 아닌 ‘맛·품질·가격’으로 증명되었다.

    행사장 한쪽 무대에서는 우선구매 유공자 포상이 진행되었다. 수상자들에게는 객석에서 긴 박수가 쏟아졌다. 이어진 협약식에서는 내일의 판로를 약속하는 서명이 오갔다. 포상이 과거의 성과를 기리는 자리라면, 협약은 미래의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다짐이었다. 장애인직업재활시설 스마트 모바일 솔루션 협약식을 비롯해 한국교직원공제회, 한국장애인개발원, 전국장애인생산품판매시설협의회와의 협약식도 열렸다. 통로 곳곳에서는 공공 조달 담당자와 생산 시설 종사자가 납품 조건, 포장 규격, 단가, 납기, A/S 등을 논의하는 모습이 보였다. 무대 위의 박수와 통로에서의 대화는 각기 다른 높이를 가졌지만, 안정적인 수요와 지속 가능한 일자리 창출이라는 동일한 지향점을 향하고 있었다.

    중증장애인생산품 우선구매 제도는 경쟁 고용이 어려운 중증장애인의 일자리 창출과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이 제도는 국가기관, 지방자치단체, 지방공기업, 지방의료원 등 대통령령과 관련 법률에 따라 정해진 공공기관이 중증장애인 생산 시설의 제품과 서비스를 연간 총구매액의 일정 비율 이상 의무적으로 구매하도록 하고 있다. 구매 방식으로는 생산시설·판매시설을 통한 직접구매, 한국장애인직업재활시설협회·한국장애인개발원 등의 수의계약 대행, 또는 공공기관 계약 시 중증장애인생산품을 포함하는 간접구매 방식이 있다. 이러한 제도는 단순한 상업적 거래를 넘어 장애인의 자립을 돕고 사회적 신뢰를 구축하는 실질적인 기반을 조성한다. 이번 박람회에서 선보인 제품들은 앞으로도 온라인몰, 직영점, 협동조합 매장, 지역 행사장에서 지속적으로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공공기관의 우선구매는 숫자로 기록되지만, 시민들의 재구매는 신뢰로 축적된다. 중요한 것은 첫 경험을 다음 소비로 연결하는 것이다. 행사장에서 마주한 손끝의 성실함, 무대 위의 약속, 통로에서 오간 대화는 ‘낯섦에서 일상으로’라는 주제를 구호가 아닌 현실로 바꾸어냈다. 쿠키 한 봉지, 누룽지 한 팩, 쇼핑백 하나가 누군가의 내일 출근을 가능하게 한다는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진실이 이번 박람회의 가장 큰 성과였다.

  • ‘다리’로서의 공무원: 민원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과 성찰, 그리고 지역사회 발전의 희망

    공무원직의 본질에 대한 깊은 고민이 제기되고 있다. 충주시 주덕읍 행정복지센터의 김윤서 주무관은 수필을 통해 공무원이라는 직책이 단순히 행정 업무를 처리하는 것을 넘어, 지역사회 구성원들이 서로 돕고 살아가는 ‘다리’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하지만 이러한 이상적인 역할 수행 과정에서 겪는 현실적인 어려움과 그에 대한 성찰이 기사 전반에 걸쳐 드러난다.

    특히 김 주무관은 7년 전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던 시절, 합격하면 어떤 어려움도 웃으면서 해낼 수 있을 것이라 다짐했던 초심과 현재 민원 업무를 수행하며 느끼는 괴리감에 주목한다. 국가공무원 공채 시험일이었던 지난 4월 5일, 감독관으로 참여한 동료 주무관으로부터 응시생들이 빼곡하게 시험에 응시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김 주무관은 자신이 겪었던 치열했던 시험 준비 과정과 면접 당시의 긴장감을 떠올린다. 당시 면접관에게 “처음의 마음을 잊지 않는 공무원이 되고 싶다”고 말했던 자신을 돌아보며, 그는 그 다짐이 얼마나 지키기 어려운 것이었는지 뒤늦게 깨달았다고 고백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어려움은 김 주무관 개인만의 문제일까? 그는 동료 공무원들과의 대화를 통해 자신과 비슷한 어려움을 느끼는 동료들이 많으며, 각기 다른 가치관과 목표 속에서도 신규 공무원 시절에는 나와 같은 마음이었음을 확인한다. 읍행정복지센터의 일상은 분주하다. 매일 수많은 민원인이 방문하고, 때로는 기쁨이 되는 출생 신고, 때로는 슬픔이 전해지는 사망 신고를 접하며 김 주무관은 개인적인 감정이 무너지는 경험을 하기도 한다. 과거 민원을 받고 사실 조사를 나갔던 기억을 떠올리며, 현재의 일상 속에서 자신의 일이 주는 의미와 감정이 희미해져감을 느낀다.

    이러한 무너진 감정을 추스르게 된 계기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찾아왔다. 산불 단계가 ‘심각’으로 격상되면서 직원들과 함께 산불 예방을 위한 마을 순찰 및 홍보 활동에 나선 것이다. 비록 마을 지리에 어두워 꼼꼼하게 마을을 살펴보지 못했지만, 공설묘지를 찾은 성묘객들에게 산불 예방 홍보지를 나누어주며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공무원으로서 작은 노력이라도 보태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는다. 또한, 여러 유관기관에서 이어진 산불 피해 복구를 위한 성금 기부는 지역사회가 서로 돕고 보듬는 공동체임을 확인시켜 주었고, 그 안에서 공무원의 역할에 대한 깊은 성찰로 이어진다.

    결론적으로 김윤서 주무관은 7년 동안 공직 생활을 통해 느낀 바를 ‘다리’라는 상징으로 풀어낸다. 공무원은 주민들이 안전하게 건너편으로 건너가 서로 돕고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존재이며, 자신은 그 다리가 되기를 희망한다. 과거 출구 없는 동굴 속에서 벽을 더듬듯 느릿하게 걸었던 시간을 지나, 이제는 벽을 더듬지 않고 분명한 목적지를 향해 빠르게 뛰어나가는 강하고 튼튼한 돌다리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며,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다진다.

  • 추석 연휴, 위급 상황 발생 시 빈틈없는 국민 생명·안전 지킴이 역할 수행

    전국 119구급상황관리센터가 추석 연휴 기간 동안 비상근무체계를 유지하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연휴 기간 동안 발생할 수 있는 위급상황에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전문 상담 인력을 대폭 보강하고 수보대를 증설하는 등 구급상황관리 역량을 강화했다.

    추석 연휴 동안 위급상황 발생 시 국민이 신속하게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전국 20개 119구급상황관리센터에는 간호사 및 1급 응급구조사 등 총 204명(60.4%)의 전문 상담 인력이 보강되었다. 또한, 하루 평균 29대(34.5%)의 수보대가 증설되어 늘어난 상담 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119구급상황관리센터는 단순히 신고를 접수하는 것을 넘어, 의료기관 병상 정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환자에게 최적의 병원을 선정하는 중추적인 조정 역할을 수행했다. 질병 상담 및 응급처치 지도 서비스를 제공하여, 의료기관 이송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비응급환자에게는 자택에서 할 수 있는 응급 대처 방법을 안내하는 등 맞춤형 의료 정보 제공에도 힘썼다.

    특히 이번 추석 연휴 기간 동안 119 상담 건수는 총 5만 6151건으로, 일평균 8022건에 달해 평시(4616건) 대비 73.8% 증가하는 등 국민의 건강과 안전에 대한 높은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상담 항목별로는 병의원 안내가 59.8%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뒤이어 질병 상담 16.5%, 응급처치 지도 13.2%, 약국 안내 4.1% 순으로 나타났다. 가장 상담이 많았던 날은 추석 당일인 6일이었다.

    또한, 119구급상황관리센터는 의료기관의 당직 현황 및 병상 정보를 구급대에 실시간으로 공유하며 중증응급환자 발생 시 신속한 병원 선정과 연계 대응에 주도적인 역할을 강화했다. 이러한 협력 체계는 20개 구급상황관리센터와 구급대 간의 유기적인 협조를 통해 원활하게 가동되었으며, 이는 생명이 위급한 중증응급환자의 소생에 큰 기여를 했다.

    실제로 경북에서는 진료받을 병원을 찾지 못한 20개월 및 7세 소아 환자가 서울·경기 지역 병원으로 소방헬기를 통해 긴급 이송되었으며, 충북과 전북에서는 조산 위험 임신부 이송과 구급차 내 출산을 지원하여 산모와 신생아의 생명을 지켰다. 전남 흑산도에서는 뇌혈관 질환 의심 환자를 해경과 협력하여 육지 의료기관으로 이송, 골든타임 내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했다.

    소방청은 앞으로 환자 상태에 따라 119구급대 또는 119구급상황관리센터에서 병원을 직접 선정할 수 있도록 병원 선정 주체를 명확화하는 제도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현장 구급대원의 신속한 병원 이송을 지원하고, 의료기관은 환자를 우선 수용하여 평가 및 응급처치 후 필요시 다른 병원으로 전원하는 체계로 개선함으로써 신속하고 효율적인 응급 이송 시스템을 마련할 예정이다.

    김승룡 소방청장 직무대행은 “많은 의료기관이 문을 닫은 긴 연휴 기간에도 지자체와 유관기관의 협력으로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다”고 밝히며, “불안을 줄이고 국민들이 신속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응급 이송 체계 고도화와 관련 정책 추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 은퇴 후 ‘평온한 일상’ 위협하는 부부 갈등, ‘각자의 시간’ 확보로 해결 가능할까?

    은퇴 후 재정적 안정만큼이나 부부의 화목이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퇴직 이후 남편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발생하는 부부 갈등은 이제 한국에서도 사회적 문제로 대두될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일본의 경우 이미 ‘남편재택 스트레스 증후군’이라는 용어가 생겨날 정도로 심각한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이러한 갈등은 심한 경우 중년·황혼이혼으로까지 이어지고 있어, 은퇴 후 삶의 질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로 부부 화목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이러한 부부 갈등의 근본적인 원인은 부부가 현역 시절 서로 다른 삶의 영역에서 살아왔다는 점에 있다. 남편은 직장생활에, 아내는 가사와 육아에 집중하며 각자의 세계를 구축해왔다. 그러나 퇴직으로 인해 남편이 일상을 집에 들이게 되면서, 이전에는 인지하지 못했던 남편의 성격이나 생활 습관이 아내에게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20년 이상 혼인 생활을 유지한 부부의 이혼 비율이 1990년 14%에서 2023년 23%로 증가했으며, 이혼 사유 중 성격차이, 경제 문제, 외도 등과 더불어 퇴직 후 부부 갈등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다. 이는 한국에서도 유사한 패턴으로 나타나, 1990년 5%였던 20년 이상 혼인 부부의 이혼 비율이 2023년에는 36%로 급증한 배경에 퇴직 후 부부 갈등이 자리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전문가들은 은퇴 후 ‘각자의 시간’ 확보를 강조하고 있다. 이는 낮 동안 부부 각자가 수입을 얻는 활동, 사회공헌활동, 취미 활동 등 자신만의 시간을 갖도록 의식적으로 노력하는 것을 의미한다. 일본의 한 노후설계 전문가는 가장 인기 있는 남편의 조건으로 ‘낮에는 집에 없는 남편’을 꼽을 정도로, 부부 간의 물리적 거리감이 오히려 관계 유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과거 퇴직한 고위직 공무원의 사례에서도, 낮 시간 동안 주간노인보호센터에서 일하며 월 100만 원의 수입과 함께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자 아내와의 관계가 개선되는 경험을 했다는 수기는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한다.

    따라서 은퇴 후에는 단순히 노후 자금 마련에 집중하는 것을 넘어, 부부 간의 조화로운 관계 유지를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부부가 각자의 삶을 존중하며 독립적인 시간을 확보할 때, 퇴직 후 찾아오는 변화 속에서도 갈등을 최소화하고 서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동반자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각자의 시간’ 확보를 통한 부부 화목 증진은 행복한 노후를 위한 필수적인 요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 강창희 행복100세 자산관리연구회 대표, 전 미래에셋 부회장

    대우증권 상무, 현대투신운용 대표, 미래에셋 부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행복100세 자산관리 연구회 대표로 일하고 있다. 대우증권 도쿄사무소장 시절, 현지의 고령화 문제를 직접 마주하면서 노후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품격 있는 노후를 보낼수 있는 다양한 설계방법을 공부하고 설파하고 있다.

  • 노년층 불편 외면한 도시 정책, ‘낡은 의자’에 앉은 현실

    날씨 좋은 날 공원에 모여 담소를 나누는 어르신들의 모습 뒤편에는 씁쓸한 현실이 숨어 있었다. 떡과 음료를 나누는 즐거운 모습과 달리, 어르신들은 출처를 알 수 없는 낡고 고장 난 등받이 의자에 둘러앉아 있었다. 멀쩡하게 설치된 평상형 벤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르신들은 낡은 의자를 선호했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공원 벤치는 딱딱하고 등받이가 없어 오래 앉아 있기 불편했으며, 여름과 겨울에는 뜨겁거나 차가워 앉기 싫다는 것이었다. 반면, 낡고 허름한 의자는 등을 기댈 수 있고 좌판의 쿠션 덕분에 차갑지 않아 안락함을 제공했다. 운이 좋으면 팔걸이까지 있는 의자에 앉을 수 있었다. 이러한 어르신들의 경험은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우리나라의 도시 정책이 근본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이는 단순히 공원 벤치의 문제가 아니다. 지자체에서 멋있고 깔끔하게 조성한 시설물들은 정작 정책 대상자인 어르신들의 실질적인 불편함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었다. ‘집과 마을, 도시와 지역을 만들어가는 과정은 절대적으로 정책 대상자의 삶을 살펴보고 개선점을 찾아야 함’을 반증하는 일화이다. 국민의 세금으로 조성된 시설물 대신 재활용 쓰레기장에서 가져온 듯한 의자에 앉을 수밖에 없는 어르신들의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국민의 일상적 하루 삶을 현장에서 자세히 살펴보고, 국가와 지자체가 해야 할 일을 명확히 확인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어르신들의 일상적 삶을 확인할 수 있는 주요 조사로 보건복지부의 ‘노인실태조사’와 국토교통부의 ‘주거실태조사’가 존재한다. ‘노인실태조사’는 3년마다 65세 이상 어르신 1만여 명을 대상으로 건강, 기능 상태, 돌봄 실태, 거주 주택의 종류와 편리성을 조사한다. ‘주거실태조사’는 매년 전국의 가구를 대상으로 주택 및 주거환경 만족도를 조사한다. 이러한 조사는 “집에 방은 몇 개입니까?”와 같은 사실 확인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어르신들의 평균적 삶의 실태를 확인할 수 있는 대표적인 국가승인통계로서 활용가치가 높지만,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어르신들의 일상적 삶의 부족과 불편에 대한 진정한 지원을 위해서는 “집 현관은 이용하시는데 무엇이 불편하십니까?”, “공원과 공원 시설물 이용에는 무엇이 불편하십니까?”와 같이 일상에서 반복적으로 경험하는 생활환경에 대한 인식과 경험에 대한 이야기에 귀 기울여야 한다. 실태조사와 같은 사실 확인식 조사와 경험 체크식 조사가 결합될 때, 비로소 우리 마을과 지역의 부족하고 불편한 부분에 대한 국민 체감형 지원 정책이 이루어질 수 있다.

    건축공간연구원 고령친화 커뮤니티 정책연구센터가 2021년 발간한 “어르신들이 이야기하는 건축과 도시공간” 보고서는 이러한 경험 체크식 조사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좋은 예시이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어르신들은 욕조의 높은 높이로 인해 화장실 이용에 불편함과 위험을 느끼고 있었다. 또한, 고르지 못한 보도블록과 짧은 보행 신호로 인해 낙상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어르신에게 적정한 높이와 충분한 너비의 욕조, 앉고 서기에 편안한 변기, 미끄럼 방지 바닥재와 안전 손잡이 설치 지원의 시급성을 시사한다. 더불어, 어르신들이 많이 이용하는 장소의 건널목 보행 신호 조정 필요성도 제기되었다.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우리나라는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어르신을 위한 다양한 정책과 사업을 추진 중이다. 특히 올해는 향후 우리나라의 초고령사회 대응 국가 기본계획인 제5차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2026~2030)이 수립되는 중요한 시기이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보건복지부, 국토교통부 등 관계부처와 전문가들이 협력하여 정책 방향을 설정하고 있다. 국민 체감적 정책 개선은 곧 우리의 일상적 경험이 나아짐을 의미한다. 부디 일상을 살아가는 어르신들과 지역 주민들의 하루 삶이 비추어 내는 실태와 경험이 제5차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에 충분히 반영되어, 진정으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이 수립되기를 소망한다.

    ◆ 고영호 건축공간연구원 연구위원, 저출산고령화사회위원회 민간위원

    고영호 연구위원은 건축공간연구원 고령친화정책연구센터장, 기획재정부 인구위기대응 TF 고령사회 대응반 위원 등으로 활동했으며, 현재 대통령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민간위원, 국토교통부 인구대응협의체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고령자 주거와 복지의 연계, 고령친화 공동체마을 등에 대한 고령친화 건축도시공간 정책연구 전문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