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사회

  • 충장축제의 ‘온마켓’, 지역 사회적기업 판로 개척과 착한 소비의 장으로

    광주광역시 최대 축제인 충장축제가 지역 사회적 가치를 담은 소비를 확산시키는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지역의 빈 점포를 활용한 ‘온마켓(On Market)’ 팝업 스토어가 운영되면서, 단순한 지역 축제를 넘어 사회적경제의 활기를 불어넣는 플랫폼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는 지역 경제 활성화와 더불어 사회적기업의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중요한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이번 ‘온마켓’ 팝업 스토어는 고용노동부 산하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하 진흥원)의 주도하에 추진된다. 오는 15일부터 시작되는 충장축제 기간 동안, 광주·전남·전북·제주 지역에서 활동하는 10여 개의 사회적기업이 참여한다. ㈜디자인 숨을 비롯한 이들 기업은 자신들이 직접 개발한 제품, 굿즈, 전통 먹거리 등을 선보이며 소비자들과 만날 예정이다. 특히 이번 팝업 스토어는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지역 축제의 문화적 활기와 사회적경제의 가치를 효과적으로 연결하는 착한 소비 플랫폼으로 기획되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온마켓’이라는 명칭은 ‘따뜻함’, ‘시작’, ‘열림’을 의미하는 ‘온(溫, On)’과 지역 사회적기업 성장지원센터를 상징하는 키워드를 결합한 것이다. 이는 충장축제를 방문하는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사회적기업이 제공하는 다양한 제품과 체험을 통해 따뜻한 가치를 나누는 열린 공간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방문객들은 사회적경제 소개존과 기업별 안내 인포그래픽을 통해 사회적기업의 활동과 그 가치를 보다 쉽고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팝업 스토어 운영의 핵심 기획 주체인 사회적기업 ㈜디자인 숨은 단순 판매를 넘어선 새로운 방식을 제안했다. 체험과 공유를 통해 판매 활동을 이웃 사회적기업과 함께 운영하자는 아이디어는 축제 종료 후에도 릴레이 스토어 형식으로 운영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는 지역 사회적기업들이 지속적으로 판로를 확보하고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진흥원은 이번 ‘온마켓’ 운영을 통해 지역 축제를 찾는 많은 사람들에게 사회적경제 제품의 우수성을 알리고, 착한 소비를 실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정재민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서남권총괄본부장은 “충장축제라는 대표 지역 문화 행사와 연계해 추진하는 활동에 큰 의미가 있다”며, “사회적기업의 판로 확대는 물론, 지역과 긴밀히 소통하며 지속 가능한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주요 주체로 활동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온마켓’이 지역 경제 활성화와 사회적 가치 확산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 안전사고 예방, ‘경각심’에서 ‘체험’으로: 2025 대한민국 안전산업박람회 참관기

    우리 주변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안전사고는 개인의 경각심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복합적인 문제다. 특히 3D 프린터기, 용접 기구, 스프레이 실 등 교내 실습 기자재를 대여하고 사용하는 과정에서 안전사고 예방은 필수적인 과제다. 국가연구안전정보시스템(labs.go.kr)에서 주관하는 ‘연구실안전교육시스템’ 누리집을 통해 안전 강의를 수료해야 하는 것도 바로 이러한 잠재적 위험에 대비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이러한 안전 교육이 실제 사고 예방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작용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 제기될 수 있다. 이론 강의만으로는 부족한 실질적인 안전 역량 강화를 위해서는 보다 직접적이고 체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이러한 배경에서 ‘2025 대한민국 안전산업박람회(K-SAFETY EXPO)’는 실질적인 안전 역량 강화라는 문제에 대한 중요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2025년 9월 17일부터 19일까지 킨텍스에서 개최된 이 행사는 행정안전부가 주관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안전산업 전문 전시회로, 국민의 재난 대응력 강화라는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번 박람회는 화재, 산사태, 침수, 지진, 생활안전, 보안 및 치안, 산업안전, 교통 및 해양안전 등 총 8개 분야에 걸친 다양한 재난 관련 기술, 제품, 교육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약 1천 개의 재난 안전 기업 부스가 운영되며, 코레일, 한국도로공사와 같은 우리 주변의 익숙한 기업부터 분말소화기, 화재 대피용 마스크, 응급처치 장비 키트 제조사까지 다양한 업체들이 참여했다. 이는 단순히 제품을 전시하는 것을 넘어, 기업에게는 국내외적 홍보 기회를, 참관객에게는 첨단 기술과 제품을 직접 보고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안전산업 육성에 기여했다.

    특히 이번 박람회의 가장 큰 의의는 ‘체험’을 통한 학습 효과 극대화에 있다. 평소 안전 관련 강의를 꾸준히 듣던 학생의 입장에서, 재난 안전이라는 다소 진중하고 딱딱할 수 있는 주제를 부담 없이 접할 수 있도록 참여형 행사와 다양한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이 마련되었다. ‘안전체험마을’에서는 완강기 사용법, 소화기 사용법, 수상 안전, 비상구 대피 방법, 재난 예방 안전, 가스 안전 등 실질적인 재난 대응 방법을 눈으로 보고 직접 체험할 수 있었다. 큼직한 그림과 함께 비치된 응급처치 매뉴얼, 비상구 탈출법, 화재 대피 체험 등은 위기 상황에서 공황 상태에 빠지지 않고 침착하게 대응할 확률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어린이 참관객들이 화재 상황을 연출한 자욱한 연기 속에서 비상구 탈출을 체험하며 느꼈던 두려움과 막막함은, 역설적으로 이러한 체험 교육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상기시켰다. 남녀노소 누구나 안전 대책을 직접 참관하고 경험할 수 있었던 이번 행사는, 실생활 속 안전 제품의 중요성을 되돌아보고 위급 상황에 대한 실질적인 대처 능력을 함양할 수 있는 값진 기회를 제공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다가오는 환절기, 갑작스러운 날씨 변화로 인해 발생하기 쉬운 안전사고에 대한 예방책을 미리 알아두고, 우리 주변의 안전 제품들을 점검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 캄보디아 취업 사기·감금 범죄, 국민 안전 위협하는 ‘문제’ 해결 시급

    최근 캄보디아에서 우리 국민을 대상으로 한 취업 사기 및 감금 피해가 잇따르면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러한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사건 연루자들의 신속한 국내 송환과 피해자 보호를 정부의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14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제45회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캄보디아에서 발생하고 있는 취업 사기 및 감금 범죄의 실태를 파악하고 이에 대한 정부 차원의 강력한 대응을 주문했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해외에서 체포된 사건 연루자 중 우리나라가 5~6번째를 차지할 정도로 적지 않은 국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으며, 이로 인해 가족 및 주변의 걱정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 대통령은 관계 부처에 캄보디아 정부와의 협의를 통해 치안 당국과의 상시적인 공조 체계 구축에 속도를 낼 것을 지시했다. 또한, 실종 신고 확인 작업의 조속한 진행과 함께, 국민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모든 가용 가능한 방안을 즉시 실행하라고 요청했다. 더불어, 유사 피해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범죄 피해 우려 지역에 대한 여행 제한 강화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들이 재외공관에 도움을 요청했을 때 즉각적이고 상시적인 대응이 가능하도록 관련 제도 정비, 인력 및 예산 편성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특히 예산 문제로 인해 업무에 지장이 발생하지 않도록 가용 자원을 총동원하여 신속하고 확실하게 대응할 것을 거듭 당부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최근 글로벌 무역 갈등 심화로 인한 민생경제의 불확실성 증대 또한 중요한 문제로 지적하며, 비상한 대응을 통해 민생경제 회복의 불씨를 살려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 외풍이 실물 경제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을 차단하고, 특히 국민 생활과 직결된 물가 안정에 정책적 역량을 집중할 것을 지시했다. 아울러, 지속적인 기술 혁신을 통한 세계 시장 경쟁력 강화와 더불어 내수 활성화 및 시장 다변화를 통해 경제 의존도를 낮추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이 대통령은 시장 경제의 정상적인 작동을 위해 정확한 정보 유통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인공지능 기술을 악용한 허위 과장 광고 및 부동산 시세 조작 의심 사례와 같은 시장 교란 행위가 국민경제에 큰 피해를 야기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이러한 시장 질서 일탈 행위에 대해 엄격한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며, 관련 부처가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해 줄 것을 주문했다.

  • 명절 소비, ‘착한 소비’로 사회적 가치 실현한다

    풍요로움의 상징인 추석이 다가오지만, 명절 소비를 통해 사회적 약자를 돕고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착한 소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과거에는 명절을 앞두고 단순히 실용적이고 저렴한 상품을 찾는 데 집중했다면, 이제는 상품이나 기업이 가진 긍정적 가치를 고려하는 소비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정부는 사회적기업 육성법(약칭: 사회적 기업법) 시행(2012년 8월 2일)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들을 지원하고 있으며, 국민들이 이러한 기업들의 상품과 서비스를 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온라인 쇼핑몰을 새롭게 단장했다.

    사회적기업은 취약계층에 사회서비스나 일자리를 제공하고 지역사회에 공헌함으로써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는 기업을 의미한다. 이러한 사회적기업을 포함하여 협동조합, 마을기업, 자활기업, 소셜벤처 등이 연대와 협력을 바탕으로 공동체 이익과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대안적 경제 모델인 사회연대경제가 주목받고 있다. 사회연대경제 기업에서 생산된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하는 것은 곧 ‘착한 소비’로 이어져 취약계층 지원 및 지역사회 공헌에 기여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이를 지원하기 위해 고용노동부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은 기존의 통합 플랫폼이었던 ‘이스토어(e-store) 36.5’를 공공기관 전용 ‘가치장터’와 일반 국민을 위한 ‘스토어(STORE) 36.5’로 분리하여 새롭게 선보였다. ‘스토어(STORE) 36.5’는 일반 국민 누구나 정부가 엄선한 사회연대경제 기업의 상품과 서비스를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는 온라인 쇼핑몰이다. 이곳에서는 단순히 제품 구매를 넘어 친환경, 지역 상생, 사회적 서비스 등 다양한 가치를 담은 상품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스토어(STORE) 36.5’는 ‘지속 가능한 가치 전용관’을 통해 약자 보호, 지역 상생, 건강한 삶, 배움의 평등, 행복한 일터, 기술 혁신, 지역 재생 등 다채로운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상품들을 모아 제공한다. 또한, 각 사회연대경제 기업의 설립 배경과 사회적 가치를 담은 ‘브랜드 스토리’를 통해 소비자들은 기업의 감동적인 이야기와 함께 그들이 창출하는 사회적 성과(SVI, SPC)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씨튼장애인직업재활센터는 장애인의 직업 능력 향상과 안정적인 직업 생활을 지원하며, 2025년 총 SPC 688,799,395원을 기록하는 등 괄목할 만한 사회적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

    추석을 맞이하여 ‘스토어(STORE) 36.5’는 9월 8일(월)부터 10월 9일(목)까지 추석기획전을 진행하며, 다양한 사회연대경제 기업의 명절 선물 제품을 최대 40% 이상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선착순 할인 쿠폰 제공 등 다양한 이벤트도 마련되어 있어, 소비자는 기존 할인에 추가 할인까지 더해 더욱 저렴하게 우수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필자의 경우, 추석 기획전에서 10% 상품 할인과 30% 쿠폰 할인을 적용받아 총 40% 할인된 가격으로 식자재를 구매하는 보람과 기쁨을 동시에 누릴 수 있었다.

    명절 기간 동안 ‘스토어(STORE) 36.5’를 통해 편리하게 선물을 준비하고, 착한 소비를 실천함으로써 사회적 가치 실현에 동참할 수 있다. 물론 추석 명절이 지난 후에도 ‘스토어(STORE) 36.5’는 언제든 방문 가능한 온라인 쇼핑몰로서, 지속적인 착한 소비를 통한 사회연대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중요한 창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 한류의 지속 가능한 미래, ‘차별금지법’ 부재가 야기하는 내적 갈등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K-팝, 드라마, 영화 등 한류의 성장이 눈부시지만, 이러한 성공 뒤에는 해결되지 않은 내부의 문제들이 잠재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특히, ‘차별금지법’의 부재는 한류가 직면할 수 있는 가장 큰 위협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는 단순히 문화 현상을 넘어 대한민국의 미래와도 직결되는 문제로,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

    현재 한류는 BTS, <오징어게임>, <기생충>과 같은 상징적인 성공을 넘어 블랙핑크, 세븐틴, NCT와 같은 그룹들이 BTS의 앨범 판매 기록을 경신하며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스트레이 키즈는 최근 를 포함한 7개 앨범이 연속으로 빌보드 Top 200에서 1위를 차지하는 역사적인 기록을 세웠다. 이와 같은 K-팝 그룹들의 성공은 영어 소통 능력과 군 복무로 인한 공백기 위험을 효과적으로 극복할 수 있는 요건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K-팝의 안정적인 미래를 예견하게 한다. 또한, 이러한 한류의 인기는 연간 2000만 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외국인 관광객 증가로 이어지며 한국 관광 산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긍정적인 흐름 속에서도 간과할 수 없는 문제점들이 드러나고 있다.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거리에서 경험하는 과격한 혐오 시위들은 한류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훼손하고 있다. 특히, 명동, 광화문, 건대 등지에서 상시적으로 벌어지는 혐중 시위는 중국 관광객뿐만 아니라 이를 접하는 다른 외국인들에게도 한국의 이면에 대한 놀라움을 안겨주고 있다. 이러한 현실은 미디어 콘텐츠를 통해 한류를 접했던 이들이 직접적으로 한국의 차별적인 현실과 마주하는 극적인 순간이 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한국 콘텐츠 내부에서 의도되거나 의도되지 않게 표출되는 인종주의적 감수성 또한 세계적인 한류 애호자들의 민감한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오징어게임>에서 파키스탄 참가자에 대한 스테레오타입 재현이나 <청년경찰>에서 연변 범죄자 집단을 묘사하는 방식은 국내 외국인 노동자 문제와도 연결된다. 또한, K-팝 팬덤 내부에서 제기되는 새로운 남성성, 여성성, 젠더 표현 문제, 그리고 K-뷰티와 관련된 피부색주의 문제는 한국 사회의 다양한 차별적 현실과 맞닿아 있다. 이러한 문제들은 현실 속 미투 운동이나 퀴어 퍼레이드를 둘러싼 논란과도 맥을 같이 한다.

    한류 연구자들은 한류 현상을 ‘밑에서부터의 세계화’, 즉 힘없는 일반 수용자들이 만들어낸 버텀업 문화 현상으로 분석한다. 그렇기에 선한 영향력, 배려와 연대의 태도, 돌봄과 겸손의 제스처, 그리고 공동체의 가치가 중요하게 부각된다. K-팝 그룹과 팬들의 관계, 그리고 콘텐츠 속 인물들이 추구하는 가치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한류는 비주류의 아름다움이기에 차별과 배제가 가장 큰 적이 될 수밖에 없다.

    결론적으로, 한류의 미래는 시장의 축소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 내부의 차별이라는 적과의 싸움에서 이기지 못할 때 위기가 도래할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지난 십수 년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차별금지법’의 제정이 시급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차별금지법의 제정은 한류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담보하는 동시에, 궁극적으로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필수적인 발걸음이 될 것이다.

  • 추석 연휴, 119구급상황관리센터의 빈틈없는 대응으로 국민 생명 지켰다

    명절 연휴는 가족과 함께하는 즐거운 시간이지만, 갑작스러운 질병이나 응급 상황 발생 시 의료 공백은 큰 불안 요인이 된다. 특히 추석 연휴는 많은 의료기관이 휴무에 들어가면서 위급 환자들에게는 더욱 취약한 시기였다. 이러한 의료 공백 속에서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전국 119구급상황관리센터는 비상근무체계를 가동하며 빈틈없는 구급상황 관리에 나섰다.

    이번 추석 연휴 동안, 119구급상황관리센터는 신속한 도움을 제공하기 위해 총체적인 역량을 강화했다. 전국 20개 119구급상황관리센터에는 간호사와 1급 응급구조사 등 전문상담 인력이 204명(60.4%) 증원되었으며, 상담 전화를 받는 수보대 역시 하루 평균 29대(34.5%)가 늘어나 운영되었다. 이러한 증원은 연휴 기간 폭증하는 구급상황에 대한 신속하고 정확한 대응을 위한 필수적인 조치였다.

    119구급상황관리센터의 핵심 역할은 의료기관 병상 정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구급 현장과 의료기관 간의 중추적인 조정자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었다. 이를 통해 질병 상담 및 응급처치 지도 서비스를 제공했으며, 의료기관 이송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비응급 환자들에게는 가정에서 할 수 있는 응급대처 방법을 안내하여 불필요한 의료기관 방문을 줄이고 의료 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데 기여했다.

    실제로 추석 연휴 기간 동안 119 상담 건수는 총 5만 6151건으로, 일평균 8022건에 달해 평시(4616건) 대비 73.8% 증가하는 등 높은 수요를 보였다. 특히 상담이 가장 많았던 추석 당일에는 병의원 안내가 59.8%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뒤이어 질병 상담 16.5%, 응급처치 지도 13.2%, 약국 안내 4.1%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연휴 기간 동안 국민들이 겪는 의료 관련 불편함과 궁금증이 얼마나 많았는지를 보여주는 수치이다.

    더 나아가 119구급상황관리센터는 의료기관의 당직 현황 및 병상 정보를 구급대에 실시간으로 공유하며 중증 환자 발생 시 이송 병원 선정과 연계 대응에 주도적인 역할을 강화했다. 이러한 유기적인 협력 체계는 생명이 위급한 중증응급환자의 소생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경북에서는 진료 가능한 병원을 찾지 못한 소아 환자들을 서울·경기 지역 병원으로 소방헬기를 통해 긴급 이송했으며, 충북과 전북에서는 조산 위험이 있는 임신부를 이송하고 구급차 내 출산을 지원하여 산모와 신생아의 생명을 지켰다. 전남 흑산도에서는 뇌혈관 질환 의심 환자를 해경과 협력하여 육지 의료기관으로 신속히 이송하며 골든타임 안에 치료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성공적인 사례들을 바탕으로 소방청은 환자 상태에 따라 119구급대 또는 119구급상황관리센터에서 병원을 직접 선정할 수 있도록 병원 선정 주체를 명확화하는 제도 개선을 추진 중이다. 또한 현장 구급대원의 신속한 병원 이송을 지원하고, 의료기관은 환자를 우선 수용하여 평가 및 응급처치 후 필요한 경우 다른 병원으로 이송하는 체계로 개선하여 더욱 신속하고 효율적인 응급 이송 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다. 김승룡 소방청장 직무대행은 “많은 의료기관이 문을 닫은 긴 연휴 기간에도 지자체와 유관기관의 협력으로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다”며, “불안을 줄이고 신속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응급이송체계 고도화와 관련 정책 추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낯섦’에서 ‘일상’으로, 중증장애인 생산품 박람회, 자립의 희망을 쏘아 올리다

    9월 9일 서울 양재동 aT센터 제2전시장에서는 ‘2025 중증장애인생산품 박람회—낯섦에서 일상으로’가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이 박람회는 중증장애인 생산품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보호나 시혜의 대상’에서 ‘일상에서 당연히 소비되는 제품’으로 전환하려는 중요한 시도를 보여주었다. 행사장은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공간을 넘어, 중증장애인의 직업 재활과 경제적 자립이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적 현장이자 종합 시장으로 기능했다.

    박람회 입구부터 분주한 발걸음이 이어졌다. 공공기관 관계자들은 상담장을 향해 서둘렀고, 시민들은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제품을 살펴보았다. 중증장애인 생산자들은 자신이 만든 물건 앞에 서서 또렷하게 설명을 덧붙이며, ‘낯섦에서 일상으로’라는 주제를 몸소 증명하고 있었다. 특히 직업재활 체험 부스는 방문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종이 쇼핑백 만들기, 꽃 만들기 체험을 통해 참가자들은 제품 하나가 완성되기까지 필요한 노동의 무게와 세심함을 직접 느끼며, 중증장애인 생산자의 손끝에서 피어나는 자립의 가치를 체감했다. 한 참가자가 연이어 실수를 하자, 작업장 선생님이 옆에서 손을 맞잡아주며 마지막 매듭을 함께 완성했다. 이 순간, 참가자의 얼굴은 환하게 빛났고, 이는 가르침이 아닌 동료의 도움으로 모두에게 뿌듯함을 선사했다. 완성된 쇼핑백 위의 ‘일상으로’라는 문구는 단순한 브랜드를 넘어, 중증장애인 생산품이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소비되어야 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로 다가왔다. 체험에 참여한 청년 장애인 금천구 박O광 씨(32)는 “쇼핑백 손잡이를 꿰매는 과정이 생각보다 어렵더라고요. 마지막 매듭을 완성했을 때 제 손으로 끝까지 해냈다는 성취감이 크게 다가왔습니다”라며, “장애인 생산품을 특별히 사주는 물건으로 보기보다, 정직하게 만든 생활 속 제품으로 받아들여졌으면 합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강서구의 이O도 씨(27) 또한 “제가 만든 쇼핑백이나 조화를 누군가 실제로 사용한다고 생각하니 뿌듯했습니다. 이번 경험이 일자리로 이어져 더 많은 청년 장애인이 안정적인 일터에서 일상을 이어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낯섦에서 일상으로’라는 주제가 제 삶과도 맞닿아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전시장 안쪽에서는 ‘맛·품질·가격’으로 승부하는 다채로운 제품들이 관람객을 맞이했다. ‘래그랜느 쿠키’ 부스에서는 HACCP 인증을 받은 위생적인 공정을 내세웠고, ‘쌤물자리’ 부스의 누룽지와 국수는 합리적인 가격과 담백한 품질로 신뢰를 얻었다. 구립강서구직업재활센터가 선보인 제설제와 세정제는 ‘장애인 생산품=소품’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뜨리며 산업 현장에서도 쓰이는 제품의 경쟁력을 증명했다. 제품 앞에 선 생산자들의 단정한 표정에서는 제값을 받을 수 있다는 당당함이 묻어났다. 이곳에서의 경쟁력은 동정이 아닌 ‘맛·품질·가격’으로 증명되었고, 관람객들은 진정한 가치를 인정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한편, 무대 위에서는 우선구매 유공자 포상과 더불어 내일의 판로를 약속하는 협약식이 이어졌다. 장애인직업재활시설 스마트 모바일 솔루션 협약식을 비롯해 한국교직원공제회, 한국장애인개발원, 전국장애인생산품판매시설협의회 간의 협약은 생산 시설에 안정적인 수요와 지속 가능한 일자리 창출의 희망을 불어넣었다. 통로 곳곳에서는 공공 조달 담당자와 생산 시설 종사자가 납품 조건을 논의하는 현장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러한 무대 위의 약속과 통로에서의 대화는 ‘안정적인 수요와 지속 가능한 일자리 창출’이라는 박람회의 심장을 뛰게 하는 동일한 지향점을 보여주었다.

    중증장애인생산품 우선구매 제도는 경쟁 고용이 어려운 중증장애인의 일자리 창출과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는 중요한 제도이다. 국가기관, 지방자치단체, 지방공기업 등 대통령령과 관련 법률에 따라 정해진 공공기관은 중증장애인 생산 시설의 제품과 서비스를 연간 총 구매액의 일정 비율 이상 의무적으로 구매해야 한다. 이러한 제도는 단순한 상업적 거래를 넘어 장애인의 자립을 돕고 사회적 신뢰를 쌓는 실질적 기반을 조성한다. 이번 박람회에서 선보인 제품들은 온라인몰, 직영점, 협동조합 매장, 지역 행사장에서 소비자들과 지속적으로 만날 기회를 이어갈 것이다. 공공기관의 우선구매는 숫자로 기록되지만, 시민들의 재구매는 신뢰로 축적된다. 중요한 것은 첫 경험을 다음 소비로 연결하는 것이다. 행사장에서 마주한 손끝의 성실함, 무대 위의 약속, 통로에서 오간 대화는 ‘낯섦에서 일상으로’라는 주제를 구호가 아닌 현실로 바꾸어냈다. 쿠키 한 봉지, 누룽지 한 팩, 쇼핑백 하나가 누군가의 내일 출근을 가능하게 한다는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진실, 그것이 바로 이번 박람회의 가장 큰 성과였다.

  • 양성평등교육, ‘부담’ 넘어 ‘자연스러운 수업’으로: 현장 맞춤형 자료 발간

    빠르게 변화하는 양성평등교육 환경과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는 교육자료 부족이라는 현장의 목소리가 교육부의 새로운 교육자료 개발 추진 배경이 됐다. ‘교육기본법’ 등에 따라 모든 학교는 연간 15차 이상 양성평등교육을 실시해야 하는 의무가 있지만, 실제 교육 현장에서는 이러한 의무를 효과적으로 이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교육부는 교사들이 양성평등교육 수업 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초·중등 학교 양성평등 교수학습자료’를 새롭게 발간하고 각급 학교에 배포했다.

    이번에 발간된 자료는 총 5종으로 구성된다. 여기에는 ▲초등학생을 위한 양성평등교육 워크북 ▲중학생을 위한 양성평등교육 워크북 ▲고등학생을 위한 양성평등교육 워크북 ▲교사가 만드는 양성평등교육 레시피 ▲학교양성평등교육 콘텐츠 모음집이 포함된다. 특히 ‘양성평등교육 워크북(초·중·고)’ 시리즈는 별도의 양성평등교육 시간을 편성하지 않더라도, 국어, 사회, 과학, 체육 등 다양한 교과 수업 시간에 해당 교사가 자연스럽게 양성평등과 존중, 배려의 가치를 가르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수업안 예시를 제공한다. 또한, 수업에 즉시 적용 가능한 교수학습 지도안, 활동지, 시청각 자료(PPT) 등도 함께 포함되어 있어 교사들의 준비 부담을 크게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

    새로운 학습자료 중 ‘교사가 만드는 양성평등교육 레시피’는 현직 교사들의 실제 교육 활동 사례를 공모 방식으로 선정하여 수록한 결과물이다. 이 자료는 학교 현장에서 양성평등교육 실천을 위한 창의적인 수업 아이디어와 생생한 활동 을 담고 있어, 다른 교사들의 고민과 경험을 공유하고 학습하는 양성평등 수업 비법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학교양성평등교육 콘텐츠 모음집’은 국내외 다양한 기관에서 개발한 양성평등교육 관련 자료들을 수집하고 선별하여 수록했다. 이 모음집에는 총 242개의 콘텐츠가 대상 및 별로 구분되어 있으며, 각 콘텐츠가 탑재된 인터넷 주소(URL)도 함께 제공되어 교사들이 필요한 자료를 손쉽게 찾아 활용할 수 있도록 편의성을 높였다.

    교육부는 이번에 개발된 자료들을 시·도교육청을 통해 각급 학교에 배포했으며, 교원 전용 디지털콘텐츠 플랫폼 ‘잇다(ITDA)’ (itda.edunet.net)에도 게재하여 교사들이 언제든지 자유롭게 접근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교육부 박성민 기획조정실장은 “꾸러미 형태로 배포되는 이번 자료들은 교사들이 양성평등교육을 ‘부담’이 아닌 ‘자연스러운 수업의 한 과정’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기획되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앞으로도 교육부는 현장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반영하여 학생들이 존중과 배려, 평등의 가치를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뒷받침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자료 개발 및 보급은 양성평등교육의 실효성을 높이고, 모든 학생이 존중받는 학교 문화를 조성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 7년 이상 빚에 묶인 113만 명, 정부의 ‘새출발기금’으로 인간다운 삶 재설계 시작

    7년 넘게 빚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 113만 명의 국민이 상환 능력을 상실한 채 경제 시스템 바깥으로 밀려나 고통받고 있다. 이들은 신용불량자로 낙인찍혀 금융거래는 물론 취업과 창업의 기회마저 차단된 삶을 이어가고 있으며, 이는 단순히 개인의 책임으로만 설명할 수 없는 사회 구조적인 문제로 지적된다. 이러한 심각한 경제적 고립 상황을 완화하고 국민들에게 재기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정부가 적극적인 정책을 추진한다.

    새정부는 장기 연체 채권의 채무 조정을 위한 ‘배드뱅크’ 설립을 새롭게 추진하며, 국회는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배드뱅크 운영 예산 4000억 원과 새출발기금 지원 확대 예산 7000억 원을 전례 없는 속도로 추가경정예산으로 편성했다. 이러한 재정적 지원을 바탕으로 정부는 앞으로 장기 연체 채무를 금융회사로부터 일괄 매입하여 채무를 소각할 계획이다. 또한, 새출발기금 지원 대상을 확대하고 취약 소상공인에 대한 채무 조정 감면 폭을 최대 90%까지 강화하는 등 부채 정리를 위한 총력전을 펼친다. 금번 정책을 통해 약 125만 명이 빚의 굴레에서 벗어나 인간다운 삶으로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정책은 단순히 빚을 없애는 행위를 넘어, 경제적으로 한계 상황에 놓인 채무자들이 다시 인간다운 삶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돕는 ‘사회적 리셋 장치’로서의 의미를 갖는다. 일부에서는 빚을 내고도 갚지 않아도 된다는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도덕적 해이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그러나 정의로운 사회는 단순히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이나 개인의 자유 보장을 넘어, 공동체의 가치와 미덕을 함께 추구해야 한다는 마이클 샌델 교수의 지적처럼, 한계 상황에 놓인 채무자에게 재기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공동체의 회복 가능성에 기반한 정의 실현의 과정이다. 더 나아가 구조적 불평등과 경제적 고립의 장기화를 완화하고, 사회 구성원들을 다시 생산적인 활동 영역으로 불러들이는 것은 지속가능한 사회로 나아가는 길이다.

    이러한 사회 구조적 문제에 대한 대응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과제가 아니다. 세계 주요국들 또한 장기 연체 채무 문제를 개인의 책임 혹은 일탈이 아닌 사회 구조적인 문제로 인식하고 제도적으로 대응해왔다. 미국은 ‘챕터 7(Chapter. 7.)’ 개인 파산 제도를 통해 일정 기준 이하의 채무자에게 잔여 채무 소각의 기회를 제공하며, 독일은 ‘개인파산 및 채무조정제도(Verbraucherinsolvenz)’를 통해 일정 기간의 변제 노력을 거친 채무자에게 잔여 채무 탕감과 금융 회복의 기회를 부여한다. 영국 또한 ‘부채 구제 명령(Debt Relief Order, DRO)’을 통해 일정 기준 이하의 소득과 자산을 가진 채무자의 채무를 법적 절차에 따라 소각하고 있다. 이러한 해외 사례들은 정당한 채무 조정을 통해 경제에 복귀한 인력이 사회 전체의 생산성과 소비 증진에 긍정적으로 기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우리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다만, 단순한 채무 감면에 그치지 않고 엄격한 선별 과정과 책임 있는 기회 제공이 수반되어야 한다. 지원 대상자는 금융 정보, 소득, 부동산 보유 내역 등을 면밀히 확인해야 하며, 재산 은닉 시에는 처벌 조항을 명확히 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 또한, 채무 조정과 병행하여 일정 기간 내 취업 활동, 직업 훈련, 금융 교육 이수 등 ‘맞춤형 회복 프로그램’을 연계함으로써 채무자의 책임 있는 사회 복귀를 유도해야 한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케네스 애로우는 “시장은 실패할 수 있으며, 그 실패를 교정하는 것은 정부의 정당한 역할”이라고 말한 바 있다. 7년 이상 장기간 지속되는 연체는 시장 실패를 의미하며, 이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은 정당하다. 개인의 경제적 실패가 공동체 전체의 생산성 저하로 이어지는 상황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 장기 연체 채무자의 경제 활동 복귀는 단순히 개인의 구제를 넘어, 사회 전체의 복원력 회복에 기여하는 중요한 과정임을 인식해야 한다. 이제 우리 사회는 채무자의 삶을 재설계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사회와, 끊임없이 낙인찍으며 그들을 배제하는 사회 중 어떤 사회가 더 건강하고 지속가능한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미래의 방향을 선택해야 할 시점이다.

  • 치매, 더 이상 먼 이야기가 아니다: 고령화 사회의 그림자, 국가적 관리체계 구축 시급

    ‘치매’라는 단어는 듣는 이에게 깊은 불안감을 안겨준다. 개인의 기억력과 인지 능력을 점진적으로 앗아가며, 당사자뿐만 아니라 가족 전체를 고통 속으로 몰아넣는 무서운 질병이기 때문이다. 사회 전체의 급속한 고령화는 치매 문제를 개인의 질병을 넘어 국가적 차원에서 해결해야 할 시급한 과제로 만들고 있다. 2025년 현재, 97만 명에 달하는 노인 치매 환자는 앞으로 20년 뒤 2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등, 치매는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 모두의 현실이 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 인식 하에, 치매 관리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범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2011년 「치매관리법」이 제정되었으며, 이를 기념하는 ‘치매극복의 날’이 매년 9월 21일로 지정되었다. 올해로 제18회를 맞은 치매극복의 날은, 국가가 치매 문제를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관리해야 하는 필수적인 시점임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

    치매 극복을 위한 국가의 노력은 지역 곳곳에 설치된 256개의 치매안심센터를 통해 구체화되고 있다. 이들 센터는 치매를 개인이나 가족의 문제를 넘어 지역 공동체, 나아가 국가가 함께 풀어야 할 과제로 인식하고, 치매 환자와 그 가족들을 위한 통합적인 지원 체계를 구축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중앙치매센터 누리집(nid.or.kr)은 ‘치매가 있어도 살기 불편하지 않은 나라, 치매로부터 가장 먼저 자유로워지는 대한민국’이라는 비전을 제시하며, 치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고 치매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이러한 국가적 노력의 일환으로, 제18회 치매극복의 날을 맞아 전국 지자체 치매안심센터에서는 치매 인식 개선과 예방, 그리고 극복을 위한 다양한 기념행사가 개최되었다.

    특히, 지역 거점 치매안심센터에서 시민들이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도록 마련된 ‘기억을 톡톡(talk talk) 토크콘서트’와 ‘치매극복 4행시 짓기 이벤트’는 치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환기하고 긍정적인 인식을 확산하는 데 기여했다. ‘치매, 혼자는 두렵지만 함께라면 극복할 수 있습니다’라는 4행시 수상작은 치매를 개인의 고통으로만 여기는 대신, 가족, 공동체, 그리고 국가의 지원을 통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 또한, 지역 공공병원 협력 의사가 참여한 토크콘서트에서는 치매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는 유익한 정보가 제공되었다. 강연자는 드라마 등에서 보여지는 심한 치매 사례와 달리, 실제 치매 환자의 대다수는 경증이며 약물 치료를 통해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더불어 치매 진행 과정이 시간, 장소, 사람 순서로 나타난다는 점, 건망증과 치매의 차이점, 그리고 치매가 암보다 흔하다는 사실 등은 치매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줄이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계기가 되었다.

    치매안심센터는 이러한 교육과 더불어 치매 관련 상담, 조기 검진, 그리고 치매 환자 등록 시 치료 관리비 지원 등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한다. 따라서 치매가 의심되는 가족이 있다면, 당황하기보다는 지역 치매안심센터를 최우선으로 방문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매는 더 이상 개인이나 가족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 사회 전체가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이다. 치매안심센터와 같은 국가적 관리체계를 더욱 강화하고, 개인의 정확한 정보 습득과 인식 개선 노력을 병행한다면, 치매로부터 자유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은 더 이상 꿈이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