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문화/생활

  • ‘홍익인간’ 정신, 국가 통합과 미래 희망의 메시지로 되살아나다

    국가적 기념일을 앞두고 개최되는 행사는 종종 사회적 통합의 부재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라는 그림자에 가려지곤 한다. 올해 제4357주년 개천절 경축식 또한 이러한 맥락에서, 단순한 기념식을 넘어 국가의 근본 정신을 되새기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공유하려는 행정안전부의 노력이 엿보이는 행사로 평가된다. 오는 3일 오전 10시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이번 경축식은 국가 주요 인사, 정당·종단대표, 주한 외교단, 개천절 관련 단체, 각계 대표, 시민 등 1200여 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행사로 기획되었다.

    이번 경축식은 ‘우리의 빛 더 멀리 더 널리’라는 주제를 통해, 단순한 국가의 탄생을 기념하는 것을 넘어 대한민국이 추구하는 ‘홍익인간’ 정신이 국내를 넘어 전 세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를 바라는 염원을 담고 있다. 이러한 배경 하에, 행사는 공연을 시작으로 국민의례, 개국기원 소개, 주제영상 상영, 경축사, 경축공연, 개천절 노래 제창, 만세삼창 등의 순서로 구성되어, 대한민국의 역사적 뿌리부터 미래 비전까지 포괄하는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다.

    먼저, 개식공연에서는 핸즈 코레오그라피 퍼포먼스와 전통악대 연주를 통해 대한민국의 시작, 비상, 성장, 그리고 미래를 시각적, 청각적으로 표현하며 행사의 서막을 연다. 국민의례는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의 연주로 진행되며, 특히 국기에 대한 맹세문 낭독은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현지 아이를 구한 최재영 씨가 맡아, 국경을 초월한 인류애와 용기를 보여준 시민의 실천을 통해 국민의례의 의미를 더욱 깊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

    주제영상은 ‘홍익인간’ 정신이 현대 사회에서 전통, 상상, 책임, 문화, 연대의 형태로 어떻게 이어지고 있으며,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를 이롭게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 추상적인 정신이 구체적인 실천으로 구현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어서 선보일 다채로운 경축공연은 우리 민족의 뿌리와 희망을 공유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은 고려와 조선 궁중 의식에서 연주된 아악과 민속악을 바탕으로 한 연주곡 ‘단군신화’를 선보여 민족의 역사적 정체성을 고취한다. 우리다문화어린이합창단은 희망과 화합을 주제로 한 노래 ‘무지갯빛 하모니’를 통해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향한 따뜻한 메시지를 전달하며, 인기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OST로 사랑받은 ‘청춘가’를 퓨전국악 아티스트 추다혜 차지스가 열창하며 경축공연을 마무리한다.

    특히, 만세삼창은 일본에서 인천으로 오는 비행기 안에서 뇌전증 환자를 응급 조치하여 목숨을 구한 김지혜 간호사, 지난해 국제정보올림피아드 금메달 수상자인 김은성 학생, 그리고 이건봉 현정회 이사장이 선창함으로써, 위기 상황에서의 헌신, 미래 세대의 성취, 그리고 국가적 정체성을 이끄는 리더십 등 다양한 분야에서 대한민국의 희망을 상징하는 인물들이 함께 참여하여 의미를 더한다.

    이번 개천절 경축식은 세종문화회관에서의 본 행사 외에도, 지방자치단체, 재외공관 등에서도 개천절 관련 자체 경축식, 전통제례행사, 문화공연을 개최하며, 총 3만 8000여 명이 각지에서 참여하는 전국적인 행사로 진행된다. 또한, 행정안전부는 국군의 날, 개천절, 한글날을 맞이하여 각 기관 누리집, 지자체 소식지 등을 통해 ’10월 나라사랑 태극기 달기 운동’을 전개하며 국민적 애국심 고취에도 힘쓸 예정이다. 이러한 전국적인 참여와 다양한 활동들은 ‘홍익인간’ 정신이 현대 사회에서 국가 통합과 미래 희망을 향한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 뮌헨 그륀발트, 한국문화축제 ‘사랑방’ 통해 전통 예술 교류의 새 지평 열다

    전통 문화 예술의 교류가 부족하다는 문제점이 지적되어 왔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지난 10월 18일, 뮌헨 남쪽에 위치한 문화적 품격이 높은 지역 그륀발트에서 <한국문화축제 ‘사랑방’(Korea Kulturfest SaRangBang)>이 처음으로 개최되며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려는 노력을 시작했다. 이 축제는 한독문화플랫폼 사랑방 협회 (Koreanisch-Deutsche Kulturplattform SaRangBang e.V.)가 주최하고 재외동포청이 후원하여, 한국 전통 예술을 매개로 한독 문화 교류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그동안 한독문화플랫폼 사랑방 협회는 뮌헨에서 ‘사랑방 콘서트’ 시리즈를 통해 한국의 전통 음악과 문화를 꾸준히 알려왔으며, 이는 민간 문화 교류의 가교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올해는 이러한 활동을 더욱 확장하여, 공연뿐만 아니라 다양한 체험 부스를 포함한 ‘사랑방 축제’로 발전시키며 문화 교류의 폭을 넓혔다. 축제 현장에서는 한복 체험, 한글 배우기, 민속 놀이, 한국 음식 등 한국 전통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었고, 이는 현지 주민과 교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며 축제에 활기를 더했다. 특히 한복 체험 부스에는 남녀노소를 불문한 많은 관객들이 참여하여 전통 한복을 착용하고 한국 문화를 즐겼으며, 두루마기와 갓을 갖춰 입은 주 뮌헨 인도 총영사관 총영사 가족의 참여는 한국 전통 복식의 아름다움을 돋보이게 했다.

    이번 축제의 핵심적인 솔루션으로서, 독일 각지에서 활동하는 세 명의 예술가가 ‘사랑방 콘서트’ 무대에 올라 각자의 연주와 무용을 통해 한국 전통 예술의 다채로움을 선보였다. 베를린의 무용가 김금선(Kim-Münchow Gum Sun)은 파독 간호사 출신으로 30여 년간 독일 내 한국 무용 보급에 헌신해온 인물로서, 그의 섬세한 춤사위는 관객들에게 한국 전통 무용의 멋을 전달했다. 뉘른베르크의 거문고 연주자 정송미는 국립전통예술중학교 교사로서 거문고의 깊은 울림을 선사했으며, 한독문화플랫폼 사랑방 협회의 회장이자 이번 축제의 총감독인 가야금·아쟁 연주자 박진선은 제17회 전국 국악대제전 문화관광부 장관상 수상자답게 가야금과 아쟁을 연주하며 다양한 한국의 현악기를 선보였다. 박진선 회장은 “사랑방은 단순한 공연 무대가 아니라, 한국과 독일의 문화가 만나고 교류하는 공간”이라며, “학문과 예술을 나누며 지적인 교류가 이루어지던 본래 사랑방의 개방적 문화 교류의 개념을 지향한다”고 밝혔다.

    행사의 마지막 순서로 진행된 ‘아리랑’을 주제로 한 워크숍은 참가자들이 함께 노래를 배우고 춤 동작을 익히며 어울리는 화합의 장을 마련했다. 외국인 청소년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동작과 가락을 함께 따라 했으며, 그륀발트 지역 주민 두아(Duaa) 씨는 “아리랑 선율이 계속 머릿속에 맴돈다”며 한국 전통 음악에 대한 깊은 인상을 전했다. 이처럼 ‘사랑방 축제’는 뮌헨에서도 보기 드문 한독 문화 행사이자, 그륀발트에서 열린 첫 한국문화축제로서 현지 사회 속에서 한국 전통 음악의 교류와 확산 가능성을 성공적으로 보여주었다. 이는 앞으로 한국 문화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고 양국 간의 문화적 유대를 더욱 강화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 건국대학교, 인문학 진흥 위한 80억 발전기금 확보… K-CUBE 개소

    인문학 분야 발전과 공연 시설 조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건국대학교의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다. 건국대학교는 지난 15일 오전 11시, 인문학관 강의동 1층 로비에서 ‘영산 김정옥 이사장 인문학-공연시설 조성기금 약정식’을 개최하며 이 같은 노력을 공식화했다. 이 자리에는 김정옥 이사장이 직접 참석하여, 인문학 발전을 향한 뜨거운 열정을 보였다.

    이번 기금 약정은 김정옥 이사장이 80억 원이라는 거액을 건국대학교에 기부하기로 결정하면서 이루어졌다. 이는 단순한 재정적 지원을 넘어, 우리 사회의 근간을 이루는 인문학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미래 세대에게 풍부한 인문적 소양과 문화 향유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김 이사장의 깊은 뜻을 담고 있다. 특히, 이번 기금은 인문학의 저변을 확대하고 학문적 깊이를 더할 수 있는 연구 및 교육 환경 조성과 더불어, 학생들은 물론 지역사회가 함께 누릴 수 있는 공연 시설 마련에 사용될 예정이다.

    이와 같은 투자를 통해 건국대학교는 인문학관 내에 K-CUBE라는 새로운 공간을 조성한다. K-CUBE는 단순한 강의실이나 연구실을 넘어, 다양한 학술 행사, 강연, 세미나, 그리고 공연 예술 활동이 자유롭게 펼쳐질 수 있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더욱 생동감 넘치는 교육 환경 속에서 인문학적 통찰력을 함양하고, 창의적인 사고 능력을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조성될 공연 시설은 지역 사회의 문화적 갈증을 해소하고, 예술적 교류의 장으로서 기능하며 대학과 지역사회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80억 원의 발전기금 확보는 건국대학교가 인문학 분야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창의적이고 균형 잡힌 인재를 양성하는 데 있어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김정옥 이사장의 통 큰 기부는 앞으로 건국대학교가 인문학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 지역 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문화 예술의 중심지로 발돋움하는 데 든든한 밑거름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익숙함 속의 특별함, 전북 콩나물국밥의 깊은 맛은 어디에서 오는가

    서울살이에서 콩나물국은 흔히 밥상에 오르는 기본 찬에 불과했다. 특별한 맛을 기대하기 어렵고, 값싼 콩나물 외에는 건더기라곤 찾아보기 힘들어 때로는 실망감을 안겨주기도 했다. 하지만 전라북도, 특히 전주는 콩나물국밥이라는 익숙한 음식을 통해 지역만의 특별한 미식 문화를 형성하고 있었다. 이는 단순히 ‘시원하고 감칠맛 나는 국밥’이라는 표면적인 특징을 넘어, 그 배경에 자리한 음식에 대한 깊은 이해와 섬세한 조리 방식에서 비롯된다.

    전라북도 콩나물국밥의 차별성은 주문 방식부터 시작된다. “수란으로 할까요, 날계란으로 할까요?”, “오징어를 넣을까요, 말까요?”, “밥은 토렴해서 드릴까요, 따로 드릴까요?” 와 같은 질문들은 콩나물국밥이 단순한 메뉴가 아닌, 개인의 취향과 지역의 방식을 반영하는 하나의 ‘경험’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마치 지역마다 조금씩 다른 짜장면이나 짬뽕처럼, 고유의 습속과 변주가 음식에 고스란히 녹아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미묘한 차이는 고객의 경험을 풍부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 각 식당과 지역의 개성을 드러내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특히 전주 남부시장의 콩나물국밥집은 이러한 특별함을 더욱 극명하게 보여준다. 주문을 받으면, 주방장은 손님을 마주하고 도마 위에 마늘과 매운 고추, 파를 즉석에서 다지기 시작한다. 이 과정은 단순히 양념을 준비하는 것을 넘어, 음식에 신선한 향을 더하고 맛의 깊이를 끌어올리는 ‘퍼포먼스’와 같다. 미리 썰어둔 양념과는 비교할 수 없는 생생한 풍미는, 콩나물국밥이 단순한 한 끼 식사를 넘어 정성과 예술이 결합된 음식임을 증명한다. 이러한 세심한 과정은 콩나물이 이쁘고 물이 좋아 맛있을 수밖에 없는 전북 지역의 훌륭한 식재료와 만나 시너지를 창출하며, 지역 최고의 음식이라는 명성을 뒷받침한다.

    전북 지역에는 익산, 군산을 포함하여 세 집 건너 하나가 콩나물국밥집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많은 노포와 명가들이 즐비하다. 비록 과음하는 문화가 줄고 먹을거리가 풍부해진 시대라 예전 같은 폭발적인 인기는 아닐지라도, 전북을 방문했을 때 콩나물국밥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는 이유는 바로 이러한 독특한 문화와 섬세한 조리 방식에 있다. 종종 택시기사들도 최고의 콩나물국밥집을 추천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정도로, 이 지역의 콩나물국밥은 전통의 강호와 신흥 강자들이 공존하며 끊임없이 발전하는 매력적인 음식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 30년 이상 된 주택도 안전하면 외국인 관광 도시민박업 등록 가능해진다

    방한 관광객 증가세에 맞춰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 관련 규제가 대폭 완화된다. 특히 30년 이상 경과한 노후 주택에 대해서도 안전성을 확보하면 관광객 숙박업 등록이 가능해져, 이는 민박업계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것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에게 더 다양한 숙박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에는 사용승인 후 30년이 지난 건축물은 안전성을 입증하더라도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 등록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했다. 하지만 이번 지침 개정으로 이러한 노후·불량 건축물에 대한 규정이 삭제되면서, 건축물 안전성에 대한 실질적인 판단을 통해 등록 여부가 결정될 수 있게 되었다.

    이번 규제 개선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 협회 및 지방자치단체 등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수렴한 결과이다. 개정된 지침에 따라, 지방자치단체 담당자는 등록 대상 건축물이 건축물대장상 위반건축물로 명시되어 있는지 확인하고, 건축물관리법에 따른 안전상의 우려가 있을 경우 건축사 등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 주택의 안전도를 판단하게 된다. 즉, 30년 이상 된 주택이라 할지라도 건축법 및 건축물관리법에 부합하는 안전 기준을 충족하면 관광객 숙박업소로 운영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또한, 외국어 서비스 평가 기준도 현실에 맞게 조정되었다. 과거에는 사업자 본인의 외국어 유창성을 중심으로 평가했으나, 이제는 통역 애플리케이션과 같은 보조 수단을 활용하여 외국인 관광객에게 시설, 서비스, 한국 문화 등에 대한 실질적인 안내와 편의를 제공할 수 있다면 ‘외국어 서비스 원활’로 인정받게 된다. 이는 외국어 능력이 부족한 사업자들도 보조 기술을 통해 충분히 외국인 관광객을 응대할 수 있다는 점을 반영한 것이다. 더불어 관광통역안내사 합격 기준점이었던 토익 760점과 같은 공인 시험 점수 기준도 폐지되었다. 대신 외국인 관광객에게 실질적인 안내와 편의를 제공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고 있는지가 주요 판단 기준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이번 지침 개정은 지난달 25일 제10차 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 논의된 ‘정책·산업기반 혁신’의 핵심 과제 중 하나로 추진되었다. 문화체육관광부 정책담당자는 “현장의 의견을 반영하여 건축물 기준을 완화하고 외국어 서비스 기준을 현실화했다”며, “이번 지침 개정이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외국인 관광객들이 민박 숙소에서 더욱 풍성한 서비스를 경험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 K-문화의 원천 ‘한글’, 전 세계로 뻗어나가는 문자와 문화의 힘

    한국어와 한글이 단순한 언어를 넘어 K-문화의 근간이자 전 세계와 소통하는 중요한 매개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제579돌 한글날 경축식에서 이러한 한글의 위상을 재확인하며, 앞으로 더욱 많은 세계인이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배울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현재 전 세계 87개국에 설치된 세종학당에는 14만 명이 넘는 외국인이 한국어를 배우고 있으며, 이를 통해 한국 문화를 자연스럽게 접하고 있다. 이는 한글이 더 이상 대한민국만의 문자가 아닌, 세계적인 문화 교류의 도구가 되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김 총리는 이러한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 바르고 쉬운 우리말 쓰기 문화 확산을 지원하고, 세종학당을 더욱 확대할 계획임을 발표했다. 또한, 한글의 창의성을 활용한 상품 개발, 전시, 홍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 글로벌 시장에서의 한글 활용도를 높여나갈 방침이다.

    김 총리는 한글이 가진 독보적인 가치를 강조하며, “한글은 창제 원리와 시기, 창제자가 분명히 알려진 세계에서 유일한 문자이며, 세계의 학자들은 한글을 인류의 가장 빛나는 지적 성취의 하나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한글의 우수성은 세종대왕의 백성을 향한 깊은 사랑과 혁신의 정신에서 비롯되었다는 점도 언급했다. “말하고자 하는 바가 있어도 제 뜻을 펴지 못하는 사람이 많아 새로 스물여덟 글자를 만든다”는 훈민정음 머리글에 담긴 세종대왕의 인간적인 마음은 유네스코의 ‘유네스코 세종대왕 문해상’ 수여로 이어져 전 세계 문맹 퇴치에 기여하고 있다.

    또한, 일제 강점기라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주시경 선생의 한국어 연구와 조선어학회 회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한글이 민족 정신의 버팀목이 될 수 있었던 선조들의 노력을 기억해야 함을 강조했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 위에서 한국어와 한글은 K-팝의 가사, 드라마와 영화의 섬세하고 풍부한 표현력을 통해 전 세계 팬들과 소통하는 K-문화의 핵심 동력이 되고 있다. 유튜브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한국어를 배우고 한국 문화를 즐기는 세계 젊은이들의 모습은 이제 매우 익숙한 풍경이 되었다.

    앞으로 정부는 한국어와 한글이 문화를 공유하고 미래를 이끄는 말과 글이 되도록 다양한 매체를 통해 바르고 쉬운 우리말 쓰기 문화를 확산시킬 계획이다. 특히 인공지능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 한국어 기반의 언어 정보 자원 구축을 확대하고, 다가오는 APEC에서도 한글을 비롯한 한국 문화의 우수성과 창의성을 세계에 널리 알리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러한 노력들은 한글이 가진 고유한 가치와 문화적 힘을 바탕으로 미래 사회에서 더욱 빛나는 역할을 수행하도록 만들 것이다.

  • 명절 음식물 쓰레기 문제, 남은 명절 음식으로 해결하는 ‘푸드 리사이클링’ 요리법

    매년 명절이 지나고 나면 남는 음식물 쓰레기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된다. 명절 음식은 푸짐하게 차리지만, 모두 소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갈비찜, 잡채, 각종 전 등이 냉장고에 남아 데워 먹을 수도 있겠지만, 다른 요리로 재탄생시켜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고 풍성한 명절의 여운을 이어가는 방법이 필요하다.

    박찬일 셰프는 명절 음식이 남는 상황에 주목하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창의적인 요리법 두 가지를 제안한다. 첫 번째는 ‘갈비찜 잡채볶음밥’이다. 명절 음식의 대표 격인 갈비찜과 잡채가 남았을 경우, 이 두 가지를 활용해 간편하면서도 맛있는 볶음밥을 만들 수 있다.

    방법은 간단하다. 남은 갈비찜에서 뼈와 물러진 채소 등은 추려내고, 갈비찜의 양념 소스는 볶음밥의 베이스로 활용한다. 여기에 잡채와 밥 한 공기를 더하고, 고추장 반 큰 술과 김가루를 첨가하여 볶아내면 된다. 식용유는 갈비소스와 잡채에 이미 기름기가 충분하기 때문에 따로 넣지 않아도 된다. 만약 단맛과 매운맛을 더하고 싶다면, 고추장 대신 다진 신김치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 볶음밥은 남은 재료를 활용하여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동시에, 특별한 한 끼를 선사한다.

    두 번째 요리법은 ‘전 두루치기’다. 명절에 빠지지 않는 전 역시 남기기 쉬운 음식 중 하나다. 박 셰프는 남은 전을 활용해 ‘두루치기’라는 새로운 요리를 제안한다. 두루치기는 조림이나 볶음과 유사하지만 즉석 요리의 느낌이 강한 요리다.

    전 두루치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남은 전과 함께 잘 익은 김치, 파, 고춧가루, 다진 마늘, 캔 참치, 치킨스톡이 필요하다. 먼저 냄비에 식용유를 두르고 다진 마늘과 파를 볶아 향을 낸다. 여기에 캔 참치를 넣고 물과 치킨스톡을 조금 부어준 뒤,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 김치와 남은 전을 넣고 고춧가루를 넣어 바글바글 끓이면 완성된다. 특히 두부전이 남았다면 두루치기와의 궁합이 더욱 좋다. 전에서 우러나오는 기름기가 국물을 진하고 깊게 만들어주며, 마지막에 간을 맞추면 밥과 함께 먹기 좋은 ‘짜글이’ 스타일의 두루치기가 완성된다.

    박찬일 셰프의 제안은 명절 음식물 쓰레기라는 익숙한 ‘문제’를 ‘남은 음식을 활용한 새로운 요리’라는 ‘솔루션’으로 해결하려는 시도다. 이러한 ‘푸드 리사이클링’ 요리법은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효과적인 방법일 뿐만 아니라, 명절 음식의 풍미를 새롭게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러한 방식이 확산된다면 명절을 더욱 풍성하고 의미 있게 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독립서점, ‘길 위의 인문학’으로 지역 문화 활성화의 새 지평 열다

    최근 급변하는 사회 환경 속에서 인간 본연의 가치와 성찰을 탐구하는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인문학은 종종 어렵고 멀게 느껴지기 쉬우며, 특히 젊은 세대에게는 더욱 그러하다. 이러한 간극을 좁히고, 일상 속에서 인문학적 소양을 함양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한국도서관협회가 공동 주관하는 ‘길 위의 인문학’ 사업이 전국 도서관을 넘어 독립 서점으로까지 확산되며 주목받고 있다.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독립 서점 ‘가가77페이지’는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영화로 보는 인문학>‘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지역 문화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이번 ‘길 위의 인문학’ 프로그램은 인문학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친숙한 매체인 영화를 적극 활용하는 방식으로 기획되었다. 가가77페이지의 이상명 대표는 “인문학의 궁극적인 목적은 단순 지식 전달이 아닌, 생각할 수 있는 밭과 이해할 수 있는 마음의 밭을 넓히는 데 있다”고 강조하며,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인문학적 주제들을 영화와 철학, 문학 서적을 통해 깊이 있게 다루고자 했다. 특히, 선정된 영화의 연령 제한을 12세 이상(일부 영화 15세 이상)으로 낮춰 폭넓은 연령층이 참여할 수 있도록 배려했으며, 이는 인문학이 특정 계층만을 위한 학문이 아니라 누구나 향유할 수 있어야 한다는 철학을 반영한다.

    프로그램은 7월 21일(월)부터 총 10회에 걸쳐 진행되며, 이지혜 영화평론가와 이인 작가가 공동으로 강연을 이끌고 있다. 1회차에서는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를 상영한 후, ‘자아 탐구와 교육의 본질’이라는 주제로 참여자들과 함께 깊이 있는 사유의 시간을 가졌다. 영화의 명대사 ‘카르페 디엠(현재를 즐겨라)’처럼, 참여자들은 각자의 삶에서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성찰하며 자신만의 ‘Carpe Diem 선언문’을 작성하는 등 적극적인 참여를 보였다. 이러한 활동은 참여자들이 영화를 단순한 오락으로 소비하는 것을 넘어, 작품 속 메시지를 자신의 삶에 투영하고 성찰하는 계기를 제공한다.

    이상명 대표는 ‘길 위의 인문학’ 사업이 도서관뿐만 아니라 서점에서도 열린다는 점을 인지하게 된 것이 사업 신청의 계기였다고 밝혔다. 그는 “제가 듣고 싶은 선생님들의 강연을, 제가 원하는 방향으로 듣고 싶은 방법이 없을까 고려했을 때 ‘길 위의 인문학’이 좋은 선택지가 되어주었다”고 말하며,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또한, 인공지능 발전으로 인문학이 위기를 맞고 있다는 세간의 우려에 대해 오히려 AI 시대일수록 인문학적 사고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다고 역설했다. “AI가 발전할수록 인문학을 활용할 수 있는 영역은 커진다. 얼마나 잘 구조화된 명령 체계로 AI를 활용하느냐에 따라 효용성은 달라질 수 있는데, 이러한 사고 체계를 구조화하는 근원이 인문학이다”라고 설명하며, 인문학적 사고가 AI와 접목될 때 효율성과 합리성을 넘어 도덕적 사고까지 가능하게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길 위의 인문학’ 프로그램 참여자인 박근주 씨는 SNS를 통해 동네 서점의 소식을 접하다 가가77페이지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알게 되었다고 밝혔다. 그는 “단순히 영화와 책을 감상하는 것을 넘어, 그 속에 담긴 인문학적 사유를 제 삶에 연결해보고 싶었다”며, “일상의 반복적인 흐름에서 벗어나 강연자 및 다른 참여자들과 소통하며 삶의 리듬감을 느끼고 싶다”고 프로그램 참여 의사를 전했다. 그는 또한 ‘길 위의 인문학’ 프로그램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지속적으로 이어져, 짧은 기간의 지식이 아닌 꾸준한 성찰과 대화를 통해 깊어지는 인문학의 특성을 살릴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길 위의 인문학’ 사업은 ‘우리 동네에서 인문학을 만나다’라는 표어 아래, 인문학과 지역 문화, 책과 길, 저자와 독자, 공공도서관과 지역 주민을 잇는 새로운 독서 문화의 장을 만들어가고 있다. 가가77페이지와 같은 독립 서점에서의 프로그램 운영은 동네 책방을 단순한 책 판매 공간을 넘어 복합 문화 공간으로 활성화하는 가능성을 보여주며, 지역 사회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이러한 프로그램들이 전국 곳곳에서 꾸준히 이어진다면, 우리는 더욱 풍요로운 인문학적 삶과 건강한 지역 문화를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왕릉 팔경, 조선과 대한제국 황실의 애환을 걷다

    조선왕릉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이후에도 그 가치를 온전히 느끼고 경험하기는 쉽지 않았다. 직접 발걸음을 옮겨 역사 속 현장을 배우고 느끼는 여행은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하지만, 능침 답사를 포함하는 특성상 참가 인원 제한은 높은 신청 경쟁률로 이어지며 많은 이들의 참여 기회를 어렵게 만들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는 2025년 하반기, 기존의 왕릉 중심 탐방에서 대한제국 황실 유적까지 아우르는 새로운 여행 프로그램 「2025년 하반기 왕릉팔(八)경」을 선보이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나섰다.

    이번 프로그램은 11월 10일까지 총 22회에 걸쳐 운영되며, 8월 21일(9월 예약), 9월 25일(10월 예약), 10월 16일(11월 예약)에 예약이 시작된다. 오전 11시부터 네이버 예약(https://naver.me/xB43M7q0)을 통해 선착순으로 참여 가능하며, 회당 참가 인원은 25명(1인당 최대 4명)으로 이전보다 소폭 확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높은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어르신, 장애인, 국가유공자는 전화 예약(02-738-4001)도 가능하다.

    기자는 2025년 9월 초, ‘왕릉팔경’ 프로그램의 새로운 여정인 ‘순종황제 능행길’에 직접 참여하여 이 프로그램이 해결하고자 하는 근본적인 문제와 그 가치를 탐색했다. 이번 여정은 구리 동구릉에서 시작하여 남양주 홍릉과 유릉까지 이어지며, 왕릉과 왕릉을 잇는 길 위에서 역사의 숨결을 따라가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했다. 특히 이번 여정은 조선 왕실 중심의 탐방이 아닌 대한제국 황실 관련 유적을 중심으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조선과 대한제국의 왕릉 문화를 직접 비교하며 역사적 맥락을 이해하고 근대 전환기의 역사와 문화를 몸소 체험할 수 있는 귀중한 기회가 되었다.

    ◆ 구리 동구릉, 아홉 왕릉이 모인 거대한 시간의 숲

    구리 동구릉은 이름 그대로 아홉 개의 왕릉이 모여 있는 조선 최대 규모의 능역이다. 1408년 태조의 건원릉을 시작으로 현종의 숭릉까지, 조선 전기에서 후기까지 다양한 시대의 무덤이 자리하고 있어 역사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해설사는 능역의 구조와 제향의 의미, 그리고 능묘에 담긴 정치적 배경을 차근차근 풀어냈다. 특히 조선 전기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표석이 송시열의 상소로 만들어지기 시작했다는 설명은 인상 깊었다. 예법에 엄격했던 송시열은 세월이 흐른 뒤 후손들이 왕릉을 구분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 표석 설치를 주장했으며, 이는 왕릉 제도 속에 기억을 보존하는 장치로 기능하게 되었다. 왕릉 표석에 사용된 전서체 역시 송시열의 주장으로, 제왕의 존재를 일반인과 구분하기 위한 것이었다.

    ◆ 순종황제 능행길, 1908년 제사 기록을 따라가다

    이번 탐방의 핵심은 대한제국의 제2대 황제이자 일제강점기에 조선의 마지막 황제가 된 비극적 인물인 순종 황제의 능행길이었다. 조선 시대 왕릉 제사는 사계절과 납일에 지내는 오향대제, 명절날 지내는 제사 외에 기신제까지 이어졌으나, 1908년 순종은 「향사리정에 관한 건」이라는 칙령을 반포하여 제사 횟수를 1년에 두 번으로 축소했다. 종묘 정전에 모셔진 왕과 왕비의 능은 명절제와 기신제를 모두 지냈지만, 정전에 모셔지지 않은 임금과 왕비의 능에서는 명절제 한 번만 지냈다. 명절제의 날짜 또한 혼선이 있었으나, 오늘날에는 기신제가 중심으로 남아 제사가 단절되지 않고 이어져 왔다. 바로 이러한 제사의 연속성이 조선 왕릉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는 데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 건원릉 봉분의 억새, 태조의 유언에서 비롯된 전통

    동구릉의 가장 높은 자리에는 태조 이성계의 건원릉이 자리하고 있다. 봉분을 뒤덮은 억새는 태조가 생전에 남긴 “사후에는 고향의 억새를 가져와 무덤에 심어 달라”는 유훈에 따라 태종이 고향 함흥에서 억새를 옮겨와 봉분을 덮으면서 시작된 전통이다. 60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이 독특한 조영 방식은 태조의 고향에 대한 애정과 후손들의 성실한 계승 의지를 드러낸다. 건원릉의 표석에는 ‘대한 태조 고황제 건원릉’이라 적혀 있어 태조의 위상을 황제로 격상해 전하며, 이는 왕릉 제도와 예제 변화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료다.

    ◆ 정자각과 제사의 공간, 추존왕의 능과 신도비·표석의 의미

    왕릉의 핵심 의례 공간인 정자각은 제물을 차리고 제사를 지내는 중심 건물이다. 계단은 제물, 제관, 왕이 오르는 길이 구분되며, 정자각 앞에는 산 자와 죽은 자의 구분을 상징하는 신로와 어로가 분리되어 있다. 추존된 왕의 능은 정통 왕릉과 차이가 있었으나, 이들의 무덤 또한 ‘능(陵)’이라 불렀다. 대표적으로 태조 이성계의 건원릉에는 호랑이와 양이 네 쌍씩 세워져 있지만, 추존왕의 능에는 절반만 배치하여 구분했다. 왕릉은 봉분이 있는 언덕인 망자의 영역과 그 아래 제향 공간인 산 자와 죽은 자가 만나는 곳으로 나뉜다. 이곳에는 임금의 업적을 기록한 신도비와 무덤의 주인을 알리는 표석이 세워졌는데, 건원릉의 신도비에는 정도전에 대한 당시 정치적 상황을 엿볼 수 있는 기록이 남아 있다.

    ◆ 삼연릉, 유일한 합장 형식의 사례

    동구릉에는 조선과 대한제국의 왕릉 가운데 유일하게 세 기의 봉분이 나란히 배치된 삼연릉이 있다. 이곳은 헌종과 두 왕비(효현왕후·효정왕후)가 합장된 능으로, 봉분이 세 기 나란히 조성된 것이 특징이다. 삼연릉 앞에 서 있는 비석은 대한제국 시기에 새겨진 것으로, 여러 차례 다시 새겨진 흔적을 간직하고 있다. 이는 석비 제작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최소화하려 했던 당시의 사정을 보여준다.

    ◆ 순종황제 능행길, 대한제국의 황릉과 합장릉의 의미

    홍릉과 유릉은 기존 조선 왕릉의 형식을 벗어나 대한제국 황릉의 양식을 따랐다. 1897년 고종이 대한제국을 선포하며 왕조에서 황제국으로 체제를 전환한 것처럼, 능의 조영 방식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석물의 배치, 봉분의 규모, 향어로의 장식은 모두 황제의 권위를 강조했지만, 그 화려함 속에는 주권을 빼앗긴 민족의 아픔이 깃들어 있었다. 홍릉 석물은 유릉보다 작고 동물 다리가 막힌 형태로, 화강암 파손을 막기 위한 전통 기법이 반영되었다.

    ◆ 역사를 이어가는 발걸음

    홍릉과 유릉을 돌아보며 마주한 화려한 석물과 질서정연한 배치는 위엄을 풍겼지만, 그 속에는 주권을 잃은 황제와 황후의 쓸쓸한 이야기가 함께 잠들어 있었다. 앞서 만난 초등학생 참가자가 “역사학자가 되어 문화유산을 지키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 모습은, 이 길이 단순히 과거를 되짚는 시간이 아니라 미래 세대가 역사를 어떻게 기억하고 이어갈 것인가를 묻는 자리임을 상기시켰다. 오늘날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왕릉은 그 자체로 아름답지만, 그 뒤에 담긴 역사를 외면하지 않고 기억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오늘의 의미일 것이다. 역사 속 숨결과 함께 호흡한 하루의 여정은 탐방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 작은 글씨의 답답함, ‘화장품 e-라벨’로 해소되나

    평소 엄마의 염색을 돕기 위해 염색약을 구매하는 과정에서 작은 궁금증이 생겼다. 염색약 패키지를 뒤집어 유의사항과 소비기한을 확인하려다 우연히 발견한 QR코드 때문이었다. 얼마 전 엄마 염색을 도와드리다가 같은 경험을 했던 터라, 이 QR코드가 무엇인지 자세히 알아보기로 했다. 알고 보니 이는 ‘화장품 e-라벨’이라는 모바일 화장품 정보 제공 사업으로, 작은 패키지에 깨알같이 담겨 있던 화장품 상세 정보를 QR코드 속 누리집으로 옮겨 놓은 것이었다. 화장품 매장을 자주 방문하는 편이기에, 특정 회사의 제품에서 이와 유사한 마크를 본 기억이 떠올랐다. 하지만 염색약에서는 처음 보는 것 같아 좀 더 자세한 정보 파악이 필요했다.

    이 ‘화장품 e-라벨’은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행정안전부에서 운영하는 정책으로, 제품의 필수 표기 정보를 디지털 라벨로 제공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이제부터는 화장품의 주요 정보를 제품 패키지에서 더욱 명확하게 확인하고, 세부적인 정보는 스마트폰 스캔만으로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포장 면적을 차지하던 작은 글씨를 줄여 소비자에게는 정보를 쉽게 읽을 수 있도록 하고, 제조사에게는 패키지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가져온다. 과거에는 대형마트에서 염색제 제품을 고르는 소비자들이 뒷면을 뒤집어 상세 정보를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이제는 이러한 번거로움이 줄어들 전망이다. 소비자에게 편리함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포장지 자원 절약에도 기여하며 친환경적인 측면까지 고려한 정책이다.

    화장품 e-라벨은 통상적으로 패키지 박스 뒷면, 사용방법이나 유의사항이 기재된 부분에서 찾을 수 있다. 제품명, 제조 번호, 소비기한과 같이 소비자들이 자주 확인하는 정보는 글자 크기를 확대하여 제공하며, 안전 정보나 사용법 등 분량이 많은 추가 정보는 e-라벨 QR코드를 통해 전자기기로 확인할 수 있도록 정보를 크게 압축한 형태다. 물론 모든 정보를 QR코드 안에 집어넣는 것은 아니다. 화장품 e-라벨이 표기된 제품의 상세 정보 화면을 살펴보면, e-라벨이 있더라도 패키지 겉면에 반드시 드러나야 하는 정보는 텍스트로 기재되어 있다. 화장품법에서 규정하는 명칭, 영업자의 상호, 물의 용량 또는 중량, 제조 번호, 사용기한 또는 개봉 후 사용기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정하는 바코드 등은 필수적으로 표기되어야 한다. 기능성화장품 표기를 포함한 제조에 사용된 모든 성분까지 이전에 패키지에 필수적으로 기재해야 했던 것들에 비하면, e-라벨 도입으로 패키지에 드러나는 정보량은 현저히 축소되었다. 기존 화장품 패키지는 좁은 면적에 필수 표기 정보를 모두 집어넣어야 해 가독성이 떨어지는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정부혁신 실행계획에 따르면, ‘화장품 e-라벨’ 사업은 2024년 3월 1차 시범 사업을 시작으로, 올해 3월부터 내년 2월 말까지 2차 시범 사업에 돌입했다. 특정 브랜드 6개사의 19개 제품에 대한 1차 시범 운행 결과, 소비자들로부터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아 2025년에는 제품군을 확대하기로 했다. 1차 시범 사업에서 19개 품목이었던 것과 달리, 2차 시범 사업에는 염색약품을 포함한 13개사 76개 품목이 추가되었다. 특히 2024년 1차 시범 사업에서는 포함되지 않았던 ‘염모제’, ‘탈염 및 탈색용 샴푸’ 등 제품들이 이번 2차 시범 사업에 새로 포함되었다. 대형마트나 화장품 매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염색제 제품이 2차 시범 사업 대상에 포함된 것은 많은 소비자들이 e-라벨의 편리함을 직접 경험할 기회가 확대되었음을 의미한다.

    평소 작은 글씨 때문에 필요한 정보도 제대로 읽지 않고 패키지를 버리는 경우가 많았던 소비자들에게, QR코드 스캔만으로 상세 정보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은 매우 편리하게 다가올 것이다. QR코드를 직접 스캔하여 세부 정보를 확인해 보니, 카메라로 간단하게 인식만 해도 큰 글씨로 제품 필수 표기 정보를 읽을 수 있었다. 세부 정보 화면에는 제품명, 영업자 상호 및 주소, 물의 용량 및 중량 등 정보가 깔끔하게 기재되어 있었다. 시력이 좋지 않아 작은 글씨를 읽기 힘들어하는 엄마 역시 e-라벨을 체험해 본 후 매우 만족하셨다는 후문이다. 이용 방식이 간단할 뿐 아니라, 좁은 공간에 몰려 있던 과다한 정보를 적절히 나누어 살펴볼 수 있어 알레르기 성분 등을 확인할 때도 좋겠다는 평가다. 더 나아가 디지털 취약계층을 위해 음성변환 기능(TTS)까지 도입될 예정이라고 하니, 앞으로는 더욱 많은 소비자들이 세부 정보를 쉽게 습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화장품은 피부에 직접 닿는 제품인 만큼 민감할 수밖에 없는데, 혹시 트러블이 일어나지는 않을지, 맞지 않는 성분이 있지는 않은지 확인하느라 고생했던 날들을 떠올리면 e-라벨의 등장이 반갑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주변 친구들에게 화장품 e-라벨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는지 물어보자, 생각보다 많은 친구들이 ‘편리하게 이용 중’이라는 답변을 들려주었다. 자주 사용하는 제조업체가 화장품 e-라벨 시범 대상이라, 패키지를 뒤집어 카메라부터 대어보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는 것이다. 용기에 정보가 적혀 있어도 글자가 너무 작아 잘 읽지 않게 되었는데, e-라벨이라는 간편한 수단이 등장하면서 오히려 더 찾아 읽게 된다는 말에서 정책의 실효성을 체감할 수 있었다. 화장품 e-라벨을 스캔하면 확인할 수 있는 상세 정보 화면은 패키지에서 볼 때보다 훨씬 큰 글자와 명확하게 구분된 인덱스로 가독성을 높여주었다.

    “그런데 내가 사용하는 제품이 e-라벨 시범 사업 대상 제품인지 어떻게 구분할 수 있어?”라는 친구의 질문에, 직접 마트 상품 판매대에 들러 확인해 보았다. 조사 결과, 화장품 e-라벨 대상 제품은 패키지 뒷면에서 “화장품 e-라벨 시범 사업 대상 제품입니다.” 또는 “QR코드 스캔으로 상세 정보를 확인해 보세요.”와 같은 문구를 통해 쉽게 구분할 수 있도록 안내되어 있었다. 제품을 구매할 때 간단히 훑어보는 것만으로도 구분이 가능하여, 시범 사업 대상 제품을 찾는 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였다. 제품을 뒤집어 QR코드나 해당 문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아직 모든 제품에 적용된 것은 아니므로 꼼꼼한 확인이 필요하다.

    화장품 e-라벨은 전자적 정보 제공 방식이므로 유효기간이 없다는 장점 또한 가지고 있다. QR코드만 있다면 시공간의 제약 없이 정보 확인이 가능하며, 화장품 필수 정보는 건강을 위해 가급적 숙지하는 것이 좋다. 생각보다 작은 글씨로 정보 가독성을 해치는 상황에서, 화장품 e-라벨이 새로운 해결책이 되어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