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문화/생활

  • AI 시대, 출판의 미래를 묻다: 인간 고유의 글쓰기 가치 재조명

    9월 독서의 날을 맞아 개최된 출판산업포럼은 인공지능(AI)이라는 거대한 기술적 파고 속에서 책과 글이 지닌 본질적인 의미를 되새기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현장 참석의 기회를 놓쳤지만, 유튜브 생중계라는 온라인 방식을 통해 포럼에 참여하며 예상치 못한 몰입감을 경험할 수 있었다. 실시간 채팅창을 통해 공유되는 참가자들의 뜨거운 반응과 발표자의 핵심 키워드들은 단순한 시청 이상으로 현장의 열기를 전달하며 깊은 참여감을 선사했다.

    ‘AI와 출판, 상상 그 이상의 미래’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번 2025 출판산업포럼은 AI와 오랜 역사를 지닌 출판 산업의 만남이라는 흥미로운 화두를 중심으로 전개되었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은 AI가 텍스트 자동 생성, 편집 과정 효율화, 데이터 기반 독자 분석 및 맞춤형 출판 전략 수립 등 출판 업계에 가져올 혁신적인 변화를 제시했다. 특히 AI를 단순히 인간의 역할을 대체하는 기술로 보기보다는, 출판 업계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확장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은 참석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러나 발표를 경청하는 내내 가장 뇌리에 깊이 박힌 것은, 기술 발전의 속도가 아무리 빠르다 할지라도 독자의 마음을 진정으로 움직이는 글은 결국 인간의 손끝에서 탄생한다는 명제였다. AI가 초고 작성이나 자료 조사 등 작업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는 있겠지만, 인간만이 고유하게 지닌 경험과 감정을 바탕으로 깊이 있는 이야기를 창조하고 독자에게 전달하는 능력은 기계가 모방할 수 없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글 속에 담긴 따뜻한 감성과 복잡한 맥락은 AI가 쉽게 흉내 낼 수 없는 인간 고유의 영역이다. 발표자들 역시 이 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으며, 포럼에 참여한 많은 이들이 이러한 주장에 깊이 공감했다. 이는 글을 쓰는 사람과 읽는 사람 사이의 교감이 출판의 본질이며, AI 시대에도 결코 대체될 수 없다는 사실을 더욱 확고하게 인식하게 했다.

    온라인 참여는 포럼을 더욱 풍요롭게 만드는 또 다른 이점을 제공했다. 발표 을 언제든 다시 돌려볼 수 있었고, 채팅창을 통해 쏟아지는 다양한 질문과 의견들은 혼자만의 학습이 아닌, 함께 토론하고 지식을 나누는 듯한 경험을 선사했다. 더불어 주최 측에서 제공한 온라인 자료는 강의 자료를 직접 내려받아 패드에 필기하며 학습하는 데 유용하게 활용되었다. 비록 현장의 생생한 열기를 직접 느끼지는 못했지만, 온라인 환경은 오히려 더 깊이 몰입하고 기록을 남기기에 최적의 조건을 제공하며 뜻밖의 만족감을 안겨주었다. 무엇보다 시공간의 제약을 넘어 더 많은 사람이 쉽게 참여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출판산업포럼의 의미와 가치가 더욱 넓게 확산될 수 있음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번 포럼은 단순히 출판 산업의 현황을 점검하는 자리를 넘어, 독자와 창작자, 그리고 기술과 산업이 조화롭게 어우러질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탐구하는 장이었다. AI는 출판 산업이 직면한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도 있지만, 동시에 새로운 위협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 하지만 이번 포럼의 논의는 이러한 위기나 기회라는 이분법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인간과 기술이 긴밀하게 협력하여 새로운 미래를 창조해 나갈 수 있다는 가능성에 더 큰 무게를 두었다. 글을 쓰는 사람의 섬세한 감각과 AI의 효율성이 만난다면, 우리는 더욱 풍부하고 깊이 있는 이야기를 더 많은 독자에게 전달할 수 있을 것이다.

    독서의 달인 9월에 진행된 포럼이라는 점에서 이번 경험은 더욱 특별하게 다가왔다. 책과 글의 가치가 점점 도전받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도 독서와 출판은 여전히 사회를 지탱하는 중요한 축임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AI가 빠르게 보급되는 시대에 우리는 자칫 기계가 생성한 글과 인간이 쓴 글을 동등한 가치로 여기기 쉬우나, 사람의 언어에는 삶의 경험과 진솔한 감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출판 산업의 미래를 논하는 자리에서 오히려 글쓰기의 근본적인 본질과 강력한 힘을 더욱 절감하게 된 것은 아이러니하면서도 매우 소중한 깨달음이었다. 특히 글쓰기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AI의 빠르고 정확한 글쓰기 능력으로 인해 ‘언젠간 글을 쓰는 사람들이 설 자리를 잃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걱정을 하곤 했는데, 이번 포럼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글쓰기’의 영역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앞으로 출판 산업은 끊임없이 기술과 함께 변화해 나갈 것이다. 그러나 어떤 변화 속에서도 글을 쓰고 읽는 사람들의 따뜻한 교감과 진솔한 소통만큼은 변치 않을 것이다. 이번 포럼에서 확인한 가능성과 다짐은 출판의 미래가 단순히 기술 혁신에만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이야기를 지켜내고 더욱 풍성하게 확장해 나가는 과정에 있음을 명확히 보여주었다. 화면 너머에서 만난 이번 시간은 인공지능 시대에도 여전히 살아 숨 쉬는 글쓰기의 힘을 증명하는 순간이었다.

  • 인문학 저변 확대 난항, 건국대 K-CUBE 개소로 돌파구 모색

    최근 대학가에서 인문학 교육 및 연구에 대한 투자가 위축되면서 관련 학과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인문학의 중요성을 재조명하고, 더 나아가 복합문화공간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과제가 대학 교육계에 던져지고 있다. 이러한 문제 의식 속에서 건국대학교가 인문학 분야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구체적인 움직임을 시작했다.

    건국대학교는 지난 15일 오전 11시, 인문학관 강의동 1층 로비에서 문과대학 K-CUBE 개소식을 개최하고 ‘영산 김정옥 이사장 인문학-공연시설 조성기금 약정식’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이번 행사는 김정옥 이사장이 출연하는 80억원의 발전기금을 바탕으로, 인문학 교육과 공연 문화 시설을 동시에 갖춘 혁신적인 공간을 조성하기 위한 약정 체결의 자리였다. K-CUBE는 단순한 강의 공간을 넘어, 인문학적 소양을 함양하고 다양한 문화 예술 활동을 경험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서의 기능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K-CUBE 개소와 김정옥 이사장의 통 큰 기부는 인문학의 위기라는 시대적 난제를 극복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80억원의 조성기금은 앞으로 K-CUBE를 통해 추진될 다양한 인문학 프로그램 개발, 학술 연구 지원, 그리고 학생들의 문화 예술 향유 기회 확대 등에 투입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건국대학교는 인문학 분야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학생들에게는 실질적인 배움과 성장의 기회를 제공하며, 지역사회에는 문화 향유의 장을 넓히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궁극적으로 K-CUBE는 인문학의 가치를 확산하고,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창의적이고 융합적인 인재를 양성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 폭염·폭우 뒤덮인 여름, ‘길 위의 인문학’이 독립서점에 불어온 변화의 바람

    올여름 기록적인 폭염과 폭우가 이어지며 몸과 마음이 지쳐가는 상황에서,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활력을 찾으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한국도서관협회가 공동 주관하는 ‘길 위의 인문학’ 사업이 전국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으며, 특히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 인근에 위치한 독립서점 ‘가가77페이지’는 이 사업을 통해 그간 도서관 중심이던 프로그램을 서점에서 성공적으로 개최하며 주목받고 있다. ‘가가77페이지’는 그동안 복합문화공간으로서의 가능성을 탐색해왔으며, ‘길 위의 인문학’ 사업을 통해 이러한 비전 실현에 한 걸음 더 다가가고 있다.

    본래 ‘길 위의 인문학’ 사업은 전국 도서관을 중심으로 운영되어왔으나, ‘가가77페이지’는 SNS 홍보를 통해 <영화로 보는 인문학> 프로그램을 신청받으며 서점에서도 이러한 인문학 교육 프로그램이 가능하다는 점을 인지시켰다. 해당 프로그램은 7월 21일(월)부터 총 10회에 걸쳐 진행되며, 참여자들은 이상명 대표의 말처럼 “단순 지식을 전달하기보다 생각할 수 있는 생각의 밭과 이해할 수 있는 마음의 밭을 넓히는 것”을 목표로 하는 인문학의 진정한 의미를 탐색할 기회를 얻는다. 이는 ‘인문학이 소중한 학문인 가장 큰 이유는 우리의 사고와 마음의 밭을 만드는 학문이어서’라는 이상명 대표의 철학과도 맥을 같이 한다.

    <영화로 보는 인문학> 프로그램은 이지혜 영화평론가와 이인 작가가 공동으로 진행하며, 영화와 관련된 철학, 문학 서적들을 통해 인문학적 주제를 깊이 있게 다룬다. 특히, 12세 이상(일부 영화는 15세 이상) 관람 가능한 영화를 선정하여 인문학의 접근성을 높이고자 노력했다. 1회차에서는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를 상영한 후, 자아 탐구와 교육의 본질이라는 주제에 대해 참여자들이 직접 활동지에 자신의 생각을 적고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참여자들은 영화 속 ‘카르페 디엠(현재를 즐기라)’이라는 메시지를 통해 자신의 삶에 대한 성찰을 깊게 하고, “당신이 진정 원하는 삶은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앞으로의 삶의 방향을 고민하기도 했다.

    이상명 대표는 ‘길 위의 인문학’ 사업에 참여하는 것에 대해 “매주 월요일 저녁이 기다려진다. ‘길 위의 인문학’에 참여하는 많은 분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하며, 이는 동네 책방이 단순한 물건 판매 공간을 넘어 사람들과 교류하고 문화를 나누는 살아있는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인공지능 시대에 인문학의 중요성에 대해 “AI가 발전할수록 인문학을 활용할 수 있는 영역은 커진다”며, 인문학적 사고 체계가 AI 활용의 효율성과 합리성을 넘어 도덕적인 사고까지 가능하게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인문학이 단순히 과거의 지혜를 담는 것을 넘어, 미래 사회의 중요한 기반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참여자 박근주 씨는 SNS를 통해 ‘가가77페이지’의 ‘길 위의 인문학’ 프로그램을 알게 되었다며, “영화와 책을 감상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속에 담긴 인문학적 사유를 제 삶에 연결해 보고 싶었다”고 프로그램 참여 이유를 밝혔다. 그는 또한 “동네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책방이나 도서관과 연결하여 다양한 인문학 수업이 진행되면 좋겠다”며, 프로그램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했다. 이는 ‘길 위의 인문학’ 사업이 지역 문화와 공공 도서관, 그리고 서점을 잇는 새로운 독서 문화의 장을 만들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우리 동네에서 인문학을 만나다’라는 표어처럼, ‘가가77페이지’에서의 ‘길 위의 인문학’ 프로그램은 전국 곳곳에서 펼쳐지는 인문학 열기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이 사업은 책방이라는 일상적인 공간에서 인문학을 만나고, 책과 길, 저자와 독자, 그리고 지역 주민들이 함께 소통하며 새로운 지혜와 통찰을 얻는 귀중한 기회를 제공한다. 하반기에도 이어질 ‘길 위의 인문학’ 프로그램은 우리 동네에서 만날 수 있는 인문학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며, 조용했던 동네 책방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 한글, K-문화 원천이자 미래를 이끄는 언어…정부, 확산 지원 나선다

    세계적인 K-문화 열풍 속에서 한국어와 한글의 중요성이 재조명되고 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제579돌 한글날 경축식에서 “한국어와 한글은 K-문화의 원천”이라며, 더 이상 우리만의 문자가 아닌 세계인이 배우고 공유하는 언어가 되었음을 강조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발맞춰 정부는 바르고 쉬운 우리말 쓰기 문화 확산과 함께, 더 많은 세계인이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접할 수 있도록 세종학당 확대 및 한글 활용 상품 개발 지원에 나선다.

    이번 발표는 한국어와 한글이 가진 잠재력과 글로벌 영향력 증대라는 ‘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으로 풀이된다. 김 총리는 “케이팝의 노랫말로 전 세계 팬들과 연결되고 한국 드라마와 영화가 감동을 전하는 데에는 우리 말과 글의 섬세하고 풍부한 표현력이 큰 역할을 했다”고 언급하며, 유튜브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한국어를 배우려는 세계 청년들의 증가를 예로 들었다. 이는 한국어와 한글이 문화적 교류와 확산의 핵심 동력임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이에 정부는 이러한 흐름을 더욱 강화하고 K-문화의 지속 가능한 확산을 지원하기 위한 구체적인 솔루션을 제시했다. 첫째, 언론과 뉴미디어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바르고 쉬운 우리말 쓰기 문화 확산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는 한국어의 명확성과 접근성을 높여 내·외국인 모두에게 더욱 친숙한 언어로 자리매김하게 할 것이다. 둘째, 현재 14만 명이 넘는 외국인이 수강 중인 세종학당을 더욱 확대하여 한국어 학습 기회를 넓힐 계획이다. 셋째, 한글을 활용한 상품의 개발, 전시, 홍보를 적극 지원하여 한글의 실용성과 문화적 가치를 높인다. 더 나아가 인공지능 시대에 필수적인 한국어 기반 언어 정보 자원 구축 확대도 예고하며 미래 지향적인 지원책을 선보였다.

    이러한 정책들은 한글이 가진 고유한 우수성과 정신을 세계에 널리 알리고, 한국어와 한글을 문화 공유와 미래를 이끄는 핵심 언어로 자리매김하게 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 총리가 언급했듯이, “문자를 만든 창제 원리와 시기, 창제자가 분명히 알려진 세계에서 유일한 문자”인 한글은 세종대왕의 백성을 향한 사랑과 혁신의 정신을 담고 있으며, 유네스코 세종대왕 문해상 수여를 통해 그 인류애가 국제적으로도 인정받고 있다. 과거 일제의 탄압 속에서도 주시경 선생과 조선어학회 회원들이 목숨을 걸고 지켜낸 민족의 정신을 담은 한글이 이제는 전 세계와 소통하고 문화를 선도하는 강력한 힘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번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은 한글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고 K-문화의 지속적인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 식민지 시기 왕릉 조성 규범 변화, 대한제국 황실의 역사적 굴곡을 말하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조선왕릉은 수백 년간 이어져 온 왕실 문화와 역사의 보고다. 그러나 2025년 하반기 운영되는 「왕릉팔경」 프로그램은 단순한 역사 탐방을 넘어, 대한제국 시기 왕릉 조성 규범의 변화와 그 안에 담긴 비극적인 역사를 조명하며 새로운 차원의 이해를 제시한다. 특히 이번 프로그램은 그간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았던 대한제국 황실 관련 유적을 중심으로 진행되며, 당시 국가적 위상 변화와 깊은 관련성을 보여준다.

    이번 「왕릉팔경」 프로그램의 하반기 운영은 2025년 11월 10일까지 총 22회에 걸쳐 진행되며, 9월, 10월, 11월 예약이 각각 8월 21일, 9월 25일, 10월 16일에 네이버 예약을 통해 선착순으로 이루어진다. 회당 참가 인원은 25명으로 제한되며, 어르신, 장애인, 국가유공자는 전화 예약도 가능하다. 지난 2025년 9월, 기자는 ‘순종황제 능행길’에 참여하여 조선과 대한제국 왕릉의 역사적 맥락을 직접 체험했다. 변덕스러운 늦여름 날씨 속에서도, 왕릉과 그 길을 잇는 여정은 역사의 숨결을 따라가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했다.

    특히 이번 여정은 구리 동구릉에서 시작하여 남양주 홍릉과 유릉까지 이어지는데, 이는 조선 왕실 중심의 탐방이 아닌 대한제국 황실 관련 유적을 중심으로 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기자에게는 조선과 대한제국의 왕릉 문화를 비교하며 역사적 맥락을 이해하고, 근대 전환기의 역사와 문화를 몸소 체험하는 귀중한 기회였다.

    구리 동구릉은 태조 이성계의 건원릉을 비롯해 총 9기의 능침이 모여 있는 조선 최대 규모의 능역이다. 이곳에서 해설사는 능역의 구조와 제향의 의미, 그리고 능묘에 담긴 정치적 배경을 상세히 설명했다. 특히 표석의 기원이 송시열의 상소로 시작되었다는 설명은 인상 깊었다. 그는 왕릉을 후손들이 구분하지 못할 것을 우려하여 표석 설치를 주장했고, 이는 왕릉 제도 속에서 중요한 기억 보존 장치로 기능하게 되었다. 표석의 전서체 역시 송시열의 주장으로 정착되었는데, 이는 제왕의 특별함을 강조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되었다.

    이번 탐방의 핵심 코스 중 하나인 ‘순종황제 능행길’은 대한제국 시기 제사 제도의 변화를 보여준다. 1908년 순종이 반포한 「향사리정에 관한 건」 칙령은 제사 횟수를 기존의 여러 차례에서 1년에 두 번으로 축소하는 을 담고 있었다. 이러한 제사 횟수 축소는 왕과 왕비의 지위에 따라 다르게 적용되었으며, 명절날 지내는 제사의 날짜 역시 혼선이 있었다. 『대한예전』에는 한식날 제사가 명시되어 있지만, 『조선왕조실록』에는 고종이 청명에 제사를 지낼 것을 언급한 기록이 남아 있어 실제 제사가 청명으로 바뀌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오늘날 명절제 대신 기신제가 중심으로 남아 혼란이 줄어들었고, 이러한 제사의 단절 없는 계승은 조선 왕릉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는 중요한 요인이 되었다.

    태조 이성계의 건원릉 봉분을 뒤덮은 억새 역시 특별한 사연을 담고 있다. 태조의 유훈에 따라 아들 태종이 고향 함흥에서 억새를 가져와 봉분을 덮었고, 이는 60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건원릉의 표석에는 ‘대한 태조 고황제 건원릉’이라 적혀 태조의 위상을 황제로 격상시켜 전하며, 이는 왕릉 제도와 예제 변화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료다. 봉분을 덮은 억새는 태조의 고향에 대한 애정과 후손들의 계승 의지를 보여주는 독특한 조영 방식이다.

    왕릉의 핵심 의례 공간인 정자각은 제물을 차리고 제사를 지내는 중심 건물로, 계단은 제물, 제관, 왕이 오르는 길이 구분된다. 정자각 앞에는 혼이 다니는 신로와 제관, 왕이 이용하는 어로가 분리되어 산 자와 죽은 자의 구분을 상징한다. 영조 때부터는 중국 제도를 본떠 축문을 태우는 방식이 정착되었다.

    추존왕의 능은 생전에 왕이 아니었으나 아들이 왕위에 오르면서 추존된 경우로, 정통 왕릉과 구분되는 특징을 가진다. 태조 이성계의 건원릉에는 호랑이와 양 석상이 네 쌍씩 세워져 있지만, 추존왕의 능에는 절반만 배치된다. 왕릉은 망자의 영역인 봉분 언덕과 산 자와 죽은 자가 만나는 제향 공간으로 나뉜다. 이곳에는 임금의 업적을 기록한 신도비와 무덤 주인을 알리는 표석이 세워졌다. 건원릉의 신도비에는 ‘역신 정도전’과 ‘공신 봉화백 정도전’이 함께 새겨져 당시 정치적 상황을 엿볼 수 있다.

    동구릉의 경릉은 헌종과 두 왕비(효현왕후·효정왕후)가 합장된 삼연릉으로, 세 기의 봉분이 나란히 배치된 유일한 사례다. 왕과 왕비의 위계는 생전과 사후에 달라지며, 삼연릉에는 이러한 위계 원칙에 따라 서열대로 배치되었다. 현재 삼연릉 앞에 서 있는 비석은 대한제국 시기에 새겨진 것으로, 수차례 개각의 흔적을 간직하고 있다. 이는 석비 제작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최소화하려 했던 당시의 사정을 보여준다.

    남양주 홍릉과 유릉은 대한제국 황릉의 양식을 따른다. 1897년 고종이 대한제국을 선포하며 체제가 황제국으로 전환되면서, 능의 조영 방식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석물의 배치, 봉분의 규모, 향어로의 장식은 황제의 권위를 강조했지만, 그 화려함 속에는 주권을 빼앗긴 민족의 아픔이 깃들어 있었다. 홍릉의 비각 표석은 대한제국과 일본 간의 갈등을 보여주는 사례로, ‘前大韓’이라는 표현을 두고 수년간 논쟁이 이어지다가 고영근의 노력으로 비문이 완성되었다.

    홍릉과 유릉을 돌아보며 마주한 화려한 석물과 질서정연한 배치는 위엄을 풍겼지만, 그 속에는 주권을 잃은 황제와 황후의 쓸쓸한 이야기가 함께 잠들어 있었다. 미래 세대가 역사를 어떻게 기억하고 이어갈 것인가를 묻는 자리임을 상기시켰다. 오늘날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왕릉은 그 자체로 아름답지만, 그 뒤에 담긴 역사를 외면하지 않고 기억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오늘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 영화 관람료 6천 원 할인권 추가 배포, 침체된 극장가 활력 되살릴까

    하나뿐인 아들의 생일을 앞두고 사춘기의 까칠함과 중간고사 걱정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던 중, 아들은 엄마 아빠와의 여행 대신 영화 관람을 제안한다. 친구들이 재미있다고 추천한 ‘귀멸의 칼날’을 보기 위해서였다. 영화진흥위원회의 발표에 따르면, 9월 8일부터 영화 관람료 6천 원 할인권 188만 장이 추가 배포된다. 이는 민생 회복과 영화 산업 활성화를 위해 지난 7월 25일부터 배포했던 450만 장의 할인권 중 사용되지 않은 잔여분을 재배포하는 것이다.

    이번 할인권 배포는 단순히 관객 수를 늘리는 것을 넘어, 그간 코로나19 팬데믹과 OTT 서비스의 부상으로 침체되었던 극장 산업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문화체육관광부의 정책적 시도로 해석된다. 실제로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차 할인권 배포 기간 동안 영화관을 찾은 관객 수는 올해 7월 24일까지의 일평균 관객 수 대비 1.8배 증가했다. 또한, 할인권 배포 후 3주간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10명 중 3명이 최근 1년간 극장 발길을 끊었던 신규 또는 기존 고객으로 나타났다. 이는 할인권이 신규 관객 유치와 기존 관객의 재방문 유도에 효과적이었음을 시사한다.

    이번 2차 할인권 배포는 1차 때와 달리 선착순으로 진행된다. 앞서 1차 할인권을 사용했던 사람들도 별도의 다운로드 과정 없이 쿠폰함에 1인 2매가 미리 담겨 있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단, 기존 회원이 아니라면 별도의 회원 가입 절차가 필요하다. 또한, 이번 할인 혜택은 대형 멀티플렉스 극장뿐만 아니라 독립·예술영화전용관, 작은영화관, 실버영화관 등 다양한 형태의 영화관에서도 사용할 수 있어 영화 관람의 선택 폭을 넓혔다. 누리집이나 애플리케이션 이용이 어려운 경우, 종합 안내 창구(☎070-4027-0279)를 통해 예매 방법을 안내받을 수도 있다.

    가족과 함께 오랜만에 찾은 극장은 예상보다 훨씬 많은 관객들로 북적였다. 친구, 연인, 가족 단위의 다양한 관객들이 할인권을 통해 영화를 즐기는 모습은 극장가의 활기를 되찾은 듯한 인상을 주었다. 이제까지 집에서 OTT 서비스를 통해 영화를 소비하는 것이 일반화되었지만, 할인권이라는 경제적 요인이 관객들의 발길을 다시 극장으로 이끈 것이다.

    아들의 경우, 첫 할인권을 사용한 후에도 친구와 영화를 한 번 더 보고 싶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미성년자인 아들 역시 회원 가입 후 할인권을 받을 수 있다는 안내를 받아, 소진되기 전에 서둘러 추가 예매를 진행했다. 이러한 사례는 영화 할인권이 단순히 일회성 소비를 촉진하는 것을 넘어, 영화 관람이라는 문화 활동 자체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가족 간의 소통과 유대감을 강화하는 매개체로 작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6천 원 할인권 추가 배포가 침체되었던 영화 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더 많은 사람들이 극장에서 영화를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 문화도시, 시민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문제 해결’ 플랫폼 되다

    문화도시는 단순히 문화예술 행사를 개최하는 것을 넘어, 지역 고유의 문화자원을 활용하여 도시의 정체성을 높이고 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러나 이러한 문화도시 사업의 실질적인 성과와 시민들의 체감도는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존재한다. 특히 제4차 문화도시로 선정된 지 2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시민들이 해당 사업에 대해 알지 못하거나 지역에 특별한 변화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문화도시 사업이 해결해야 할 중요한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2025 문화도시 박람회>가 마련되었다. 이번 박람회에는 총 37개의 문화도시가 참여하여 각 지역의 고유한 문화도시 사업 성과와 앞으로의 계획을 공유했다. 특히 제4차 문화도시로 선정된 대구 달성군과 경북 칠곡군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문화도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대구 달성군은 문화활동가 양성, 달성문화교실, 문화달성미래포럼, 청년축제 ‘위터스플래쉬’ 등 세대별 맞춤 사업을 통해 지속 가능한 문화생태계를 구축하고 시민 참여를 확대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유휴공간을 예술가의 창작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노력이나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상품 개발 노력 또한 문화도시의 중요한 역할로 볼 수 있다. 칠곡군은 인문학에 초점을 맞춰 칠곡로컬팜투어, 우리 동네 문화카페, 주민기획 프로그램, 칠곡인문학마을축제 등 주민들이 함께 어울리며 인문학을 향유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이러한 구체적인 사업 사례들은 문화도시가 단순히 행사를 넘어 지역 사회의 문제 해결과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박람회 참여를 통해 문화도시 사업이 성공적으로 적용될 경우, 지역은 특색 있는 정체성을 확보하고 인구 유출과 지역 소멸 위기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대구 달성군과 경북 칠곡군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시민들이 주체가 되는 문화 프로그램과 지역 고유의 문화를 활용한 사업은 젊은 세대의 유입을 촉진하고 지역에 대한 자부심을 고취할 수 있다. 또한, 문화도시 박람회와 같은 교류의 장은 각 지역이 가진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며 더 나은 문화도시 모델을 발전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앞으로 문화도시 사업이 시민들의 작은 관심과 참여를 바탕으로 더욱 풍요로운 지역 사회를 만들어나가기를 기대한다.

  • ‘가을의 향기’ 담은 실버마이크, 문화 향유 기회 확대의 과제

    도심 곳곳에서 음악으로 가을의 정취를 선사해왔던 ‘2025 문화가 있는 날 실버마이크 수도·강원권’ 행사가 10월에도 이어지지만, 이러한 문화 향유 기회의 확대라는 긍정적 측면 이면에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실버마이크’는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이 포함된 주간에 열리는 거리 공연 사업으로, 계절의 감성과 깊이를 담아내는 무대를 시민들에게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번 달 ‘실버마이크’의 주제는 ‘가을의 향기’로, 다채로운 음악 공연을 통해 시민들에게 문화적 휴식을 제공하고자 한다. 이는 고령화 사회 속에서 문화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어르신들을 포함한 모든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쉽게 문화를 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중요한 시도라 할 수 있다. 특히, ‘실버마이크’와 같은 사업은 문화 소외 계층에게 문화 향유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사회적 통합을 증진시키고,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크다.

    그러나 ‘실버마이크’ 사업이 지속적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요구된다. 우선, ‘실버마이크’와 같은 문화 사업의 안정적인 재원 확보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현재의 지원금 체계만으로는 장기적인 사업 운영에 한계가 있을 수 있으며, 예측 가능한 예산 확보는 공연의 질을 높이고 참여 아티스트들에게 안정적인 활동 환경을 제공하는 데 필수적이다. 또한, ‘실버마이크’ 사업이 단순한 일회성 공연에 그치지 않고, 지역 문화 생태계와 연계되어 발전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지역 예술가들의 지속적인 활동을 지원하고, 시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실버마이크’ 사업의 파급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이러한 과제들이 성공적으로 해결된다면, ‘실버마이크’는 단순한 거리 공연을 넘어 시민 모두가 문화를 통해 소통하고 교감하는 통합의 장으로 더욱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가을의 향기’를 담은 이번 행사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고, 앞으로도 ‘실버마이크’가 더욱 풍성한 문화 향유 기회를 제공하며 지역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를 바란다.

  • 청년의 고민과 취향, 문화로 연결하는 ‘청년문화사용법’

    청년의 날과 청년주간을 앞둔 시점에서, 청년들이 겪는 현실적인 고민과 개성 넘치는 취향을 문화적 경험으로 연결하려는 노력이 주목받고 있다. 서울 성수동 복합문화공간 더블유젯 스튜디오에서 지난 8월 29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청년문화사용법: 네 개의 방’ 행사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청년들의 문화적 욕구와 정체성 탐구를 지원하려는 배경을 가지고 있다. 이 행사는 특히 2030 세대의 취향을 반영한 팝업 스토어 형태로 운영되어, 청년들이 스스로를 탐색하고 자신의 취향을 발견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행사의 첫 번째 공간인 ‘탐색의 방’에서는 참여자들이 자신의 오래된 취미와 최근 관심사를 되돌아보며 다양한 문화 성향을 탐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곳에서는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은 무엇일까?’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이 MBTI 성격 유형 검사처럼 흥미롭게 구성되었다. 질문에 대한 답변은 ‘낯섦의 설렘’, ‘쾌감’과 같은 감각적인 표현이나 ‘야구’, ‘일러스트’, ‘서점’과 같이 청년들이 공감할 수 있는 구체적인 선택지로 제시되었다. 이러한 경험은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춰 서서 자신만의 문화 취향을 수집하는 기회를 제공했으며, 짧은 체험 후에는 청량한 슬러시 음료가 제공되어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탐색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도왔다.

    이어지는 ‘고민 전당포’ 코너는 청년들이 마음 편히 자신의 고민을 나눌 수 있는 공간으로 마련되었다. 참여자는 하나의 질문이 적힌 종이에 자신의 생각을 적어 전당포에 제출하면, 다른 참여자가 작성한 답변이 담긴 종이를 받을 수 있었다. 예를 들어, ‘뭘 해도 의욕 없는 날이 자꾸 길어져서 두려워요. 이런 경험이 있으신가요?’라는 질문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작성하고 제출한 후, 다른 참여자가 직장 내 인간관계로 인해 의욕이 저하되고 있음을 고백한 답변을 마주하며 묘한 안도감을 느꼈다. 이는 낯선 이의 고민을 통해 자신만이 힘든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지하게 하고, 짧은 문장 속 진심과 무게를 통해 타인의 조언처럼 느껴지는 경험을 제공했다.

    2층 ‘연결의 방’에서는 청년들이 자신의 취향을 직접적인 활동으로 연결하는 현장이 펼쳐졌다. 독서 모임, 잡지 커뮤니티, 체육 기반 협동조합 등 다양한 단체들이 부스를 마련하여 자신의 취미를 타인과 나눌 기회를 제공했다. 특히 문화체육관광부가 운영하는 청년정책 제안 온라인 창구인 ‘청년소리의 정원’ 부스에서는 즉석에서 ‘청년 재테크 교육’ 정책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등, 다양한 배경의 청년 의견을 살펴보며 놓치고 있는 부분을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3층 ‘영감의 방’에서는 취향이 직업이 된 사람들과 함께하는 다양한 강연이 진행되었다. 책을 좋아하는 참여자는 출판계 현직자들과 함께하는 ‘작가의 문장이 세상에 닿기까지’ 토크콘서트에 참석하여 민음사 마케팅팀 조아란 부장, 김겨울, 정용문 작가로부터 책과 독자를 연결하는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실제 경험에서 우러나온 이러한 이야기는 책을 좋아하는 청년들에게 꿈을 현실로 만드는 데 도움을 주는 귀중한 영감을 제공했다.

    이처럼 ‘청년문화사용법: 네 개의 방’ 행사는 청년들의 현실적인 고민과 개성 넘치는 취향이 어떻게 문화로 연결될 수 있는지 생생하게 보여주었다. 청년의 날과 청년주간을 앞두고 진행된 이번 행사는 청년 정책이 단순히 제도적 지원을 넘어 청년들의 문화적 욕구와 정체성 탐구까지 포괄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앞으로도 청년의 날을 전후하여 청년들의 눈높이에 맞춘 다양한 문화 행사와 정책 소통의 장이 지속적으로 마련되어, 청년들이 서로를 격려하고 지지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되기를 기대한다.

  • 지역 공연예술 생태계의 ‘고립’ 문제, 정부 지원으로 해법 모색

    서울 외 지역의 공연단체와 공연장이 겪는 자생력 약화 문제는 오랫동안 문화예술계의 주요 과제로 지적되어 왔다. 다양한 기초 공연예술 작품들이 수도권에 집중되면서 지역 예술가들의 활동 기회가 제한되고, 지역 주민들의 문화 향유 기회 역시 축소되는 현상이 지속되어 왔다. 이러한 문제 인식하에, 문화체육관광부는 무용, 뮤지컬, 연극, 음악, 전통 등 기초 공연예술 5개 분야의 공연예술 생태계 자생력 강화를 목표로 서울 외 지역의 공연단체와 공연장을 지원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는 ‘2026년 공연예술 지역유통 지원사업’을 통해 이러한 문제 해결에 나선다. 이 사업은 다양한 기초예술 공연이 전국 곳곳으로 유통될 수 있도록 문예회관과 같은 공공 공연장과 민간 공연예술 작품을 효과적으로 연결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올해 사업을 통해 전국 177개 공연시설에서 203개 공연단체가 223개 작품을 선보였으며, 지난 8월 기준 134개 지역에서 714회의 공연이 개최되어 14만 명의 관객을 맞이했다.

    내년도 지원사업의 신청 대상은 올해와 동일하게 민간 공연단체, 이미 제작 완료 후 유료로 상연된 공연작품, 그리고 서울 외 지역에 소재한 공공 공연시설이다. 지원 분야 역시 무용, 뮤지컬, 연극, 음악, 전통 등 기초 공연예술 5개 분야로 동일하게 유지된다. 특히 내년 사업은 공연단체와 공연시설 간의 균형 잡힌 지원을 위해 신청 절차를 개편했다. 공연단체와 공연시설의 수요를 동시에 반영할 수 있도록 구성하여, 지원 한도와 예산 범위 안에서 서로 선택하는 방식으로 사업비를 최종 지원할 계획이다.

    신청 방식 또한 크게 개편되어 참여자의 선택권을 확대하고 절차를 간소화했다. 공연단체와 공연시설이 신청 요건을 충족하면 별도의 심의 과정 없이 단체, 작품, 시설별 기준에 따라 총예산 범위 내에서 상호 선택한 공연을 지원받게 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는 단체, 작품, 시설의 자격 요건을 검토하고 예산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으며, 실제 사업은 공연시설과 공연단체가 공연 계약을 체결하여 협의·운영하게 된다. 이 모든 과정을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 관리와 지원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더불어, 신청 방식은 기존 ‘이(e)나라도움’ 시스템에서 벗어나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새롭게 개발한 공연예술 전용 기업 간 플랫폼인 ‘공연예술유통 파트너(P:art:ner)’를 통해 이루어진다. 이 플랫폼은 공연단체와 공연장이 정보를 공유하고 교류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며, 소규모 공연장이나 인지도가 낮은 신생 예술단체에게도 자신의 단체, 작품, 시설 정보를 올려 교섭 기회를 넓힐 수 있도록 돕는다. 이를 통해 사업의 효율성과 투명성을 한층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올해는 구분하여 공모했던 ‘유형1 사전매칭’과 ‘유형2 사후매칭’을 내년에는 통합 공모하여 절차를 간소화한다. 또한, 예산이 남을 경우 추가 공모를 진행할 예정으로, 더욱 많은 예술단체와 시설에 기회가 돌아갈 수 있도록 운영될 방침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예술정책관 신은향은 “공연예술 지역유통 지원사업은 우수한 기초예술 작품을 지역에서 공연할 수 있도록 하여 공연단체의 자생력을 높이고 지역민의 문화 향유를 확대하기 위한 사업”이라며, “사업 공모 구조를 효율적이고 투명하게 개편하여 더욱 많은 예술인과 국민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지원 사업은 지역 공연예술 생태계의 고질적인 문제 해결에 기여하고, 나아가 지역 문화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