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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몰 위기 속 ‘반구천 암각화’ 유네스코 등재, 생생한 선사시대 ‘역사의 벽화’ 어떻게 보존하고 전할 것인가

    반구천 암각화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지만, 지난 수십 년간 겪어온 수몰 위협과 향후 관리 방안에 대한 근본적인 과제가 산적해 있다. 1970년 12월 24일, 울산 언양에서 우연히 발견된 최초의 암각화는 1년 뒤인 1971년 12월 25일, 인근 대곡리에서 더욱 생생한 동물 그림이 새겨진 암각화가 추가로 발견되면서 ‘반구천 암각화’라는 이름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초기에는 ‘천전리 암각화’와 ‘대곡리 암각화’로 나뉘었으나, 이제는 ‘반구천 암각화’로 통칭되며 이번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공식 명칭이기도 하다.

    천전리 암각화가 청동기 시대 유적인 반면, 대곡리 암각화는 신석기 시대 유적으로, 발견 순서는 뒤바뀌었지만 나란히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이 암각화들은 선사 시대부터 약 6000년에 걸쳐 이어져 온 인간의 상상력, 예술성, 그리고 자연과의 교감을 바위 위에 고스란히 새겨놓은 ‘역사의 벽화’로 평가받고 있다. 세계유산위원회는 “선사 시대부터 6000여 년에 걸쳐 지속된 암각화의 전통을 증명하는 독보적인 증거”이자, “탁월한 관찰력을 바탕으로 그려진 사실적인 그림과 독특한 구도는 한반도에 살았던 사람들의 예술성을 보여주는 선사인의 창의성으로 풀어낸 걸작”이라며 사실성, 예술성, 창의성을 키워드로 높이 평가했다. 2010년 잠정목록에 오른 지 15년 만에 세계유산으로서 빛을 보게 된 것이다.

    천전리 유적에는 높이 약 2.7m, 너비 10m 바위 면에 각종 도형과 글, 그림 등 620여 점이 새겨져 있다. 청동기 시대에 새겨진 것으로 추정되는 마름모, 원형 등의 추상적 문양과 후대인 신라 시대에 새겨진 명문도 확인된다.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에는 새끼 고래를 이끄는 무리, 작살에 맞아 배로 끌려가는 고래의 모습이 생생하게 새겨져 있으며, 호랑이, 사슴 같은 육지동물과 풍요를 기원했던 제의 흔적도 엿볼 수 있다. 이 놀라운 유적들은 고미술학계에서 ‘크리스마스의 기적’ 혹은 ‘크리스마스의 선물’로 불리기도 한다.

    필자가 1987년 MBC 다큐멘터리 제작팀과 함께 현장을 방문했을 당시, 해 질 녘 햇살이 비치는 암벽에 새겨진 50여 마리의 고래들은 마치 살아 움직이는 듯한 생생함을 선사했다. 이는 단순한 동물의 묘사를 넘어 집단 의례의 도상이자 인류 예술의 기원, 나아가 오늘날 다큐멘터리의 스토리보드에 비견될 만한 것이었다. 6000여 년 전 동해 연안 거주민들이 집단으로 고래를 사냥하고, 뭍으로 올라 반석 같은 바위에 고래를 새긴 행위는 하늘로 띄운 기도이자 공동체 삶의 연대기라 할 수 있다. 이는 프랑스의 라스코 동굴벽화, 스페인의 알타미라 동굴벽화와 비교해도 손색없는 인류 선사 미술의 걸작이다. 고래 옆에 새겨진 호랑이와 사슴, 해석되지 않은 기하문들은 여전히 미지의 코드를 품고 있으며, 천전리 암각화의 다섯 개 다이아몬드 형상은 그 자체로 한 편의 추상시가 된다. 문화유산은 과거의 유물이 아닌, 현재와 끊임없이 대화하고 소통하는 시간의 언어다.

    하지만 반구천 암각화는 지난 반세기 동안 수몰 위협과 싸워왔다. 댐 건설로 인해 바위에 새겨진 고래의 유영이 물에 잠기는가 하면, 박락 현상과 어설픈 탁본으로 인해 원본이 훼손되기도 했다. 최근 잦은 가뭄으로 암각화가 비교적 자주 모습을 드러내고 있지만, 점증하는 기후변화와 댐 운영의 변수 앞에서 ‘반구천’은 언제든 ‘반수천’이 될 수 있다. 물속에 잠긴 유산은 세계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잃을 수 있으며, 등재 이후의 보호·관리 계획이 부실할 경우 유네스코는 등재를 철회할 수도 있다. ‘기적의 현장’이 ‘수몰의 현장’으로 되돌아가는 일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

    이제부터가 진짜 과제다. 울산시는 ‘고래의 도시’를 표방하며 고래 축제를 개최하는 등 암각화 보존 노력을 기울여왔다. 단순한 보존을 넘어 체험형 테마공원, 탐방로, 교육 프로그램, 워케이션 공간을 아우르는 생동하는 문화 공간으로 조성하는 중이다. 또한, 유네스코 문화유산 지정을 계기로 AI 기반 스마트 유산 관리 시스템, 암각화 세계센터 건립 등 미래형 전략도 추진될 예정이다. 그러나 관광 인프라라는 명분 아래 생태 환경이 훼손되거나 과잉 개발이 이루어진다면, 이는 유산의 본질을 배반하는 행위가 될 것이다.

    프랑스 라스코 동굴벽화와 스페인 알타미라 동굴벽화의 보존 사례는 우리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선사 시대의 시스티나 성당’이라 불리는 라스코 동굴은 1948년 일반 공개 이후 관람객 증가로 인한 환경 변화를 막기 위해 1963년 진본 동굴을 폐쇄하고 인근에 재현 동굴을 설치했으며, 2016년에는 디지털 기술로 구현한 복제본을 개관했다. 실제 동굴은 철저히 밀폐 및 감시 상태로 관리되고 있다. 인류 선사 미술의 최고 걸작으로 꼽히는 알타미라 동굴 역시 20세기 중반 이후 관광객 급증으로 벽화 훼손이 발생하자 2002년 전면 폐쇄하고, ‘새 동굴(Neocueva)’이라는 정밀한 복제 동굴을 설치하여 교육 및 관광에 활용하고 있다. 원본 동굴은 2014년 이후 극소수 인원만 추첨제로 관람이 가능하다.

    라스코와 알타미라의 사례는 문화유산의 공개와 보존 간의 긴장 관계를 보여준다. 두 동굴벽화 모두 훼손 문제로 인해 결국 복제품을 통한 ‘간접 관람’ 방식으로 전환해야 했다. 물론 문화유산은 원본이 주는 ‘아우라’가 최상일 수 있다. 하지만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는 후대에 잘 물려주어야 할 책임을 잊지 않아야 한다. 다행히 현대 기술은 3D 스캔, 디지털 프린트, AI 제어 등을 능히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

    문화유산은 그 자체로 우리 상상력에 불을 붙이는 장치다. 반구천 암각화에 새겨진 고래의 꿈은 유네스코의 이름으로 되살아났다. 이제 이 거대한 바위의 장엄한 서사는, 인류와 함께 나누는 이야기로 승화되어야 한다.

  • 과학 지식 보급의 절실함, 축제 속 강연으로 해답 모색

    다양한 과학 지식이 일반 대중에게 효과적으로 전달되지 못하는 문제점은 오랫동안 지적되어 왔다. 특히 복잡하고 난해하게 여겨지기 쉬운 과학 분야의 경우, 대중의 접근성을 높이고 흥미를 유발하는 노력이 더욱 절실한 상황이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아시아태평양이론물리센터(이하 APCTP)는 과학 지식의 보급이라는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APCTP 올해의 과학도서 저자 강연’을 개최한다.

    이번 강연은 경북과학축전과 연계하여 양일간 진행되며, 과학 지식의 대중화라는 분명한 목표를 가지고 기획되었다. 특히 오는 10월 18일(토) 오후 1시, 안동체육관 사이언스 강연장에서 열리는 9회차 강연에서는 ‘한글과 타자기’를 주제로 다루며, 이는 과학적 원리를 일상 언어 및 도구와 연결하여 이해도를 높이려는 시도로 분석된다.

    이처럼 APCTP는 과학도서 저자를 직접 초청하여 강연을 진행함으로써, 과학에 대한 대중의 막연한 두려움을 해소하고 실질적인 이해를 돕고자 한다. 과학도서라는 매개체를 통해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는 과학 이론들을 보다 쉽고 재미있게 풀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강연이 성공적으로 개최된다면, 과학 지식이 특정 전문가들만의 영역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일반 대중과의 거리를 좁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 나아가 과학 축전이라는 행사와 결합함으로써, 과학에 대한 사회 전반의 관심도를 높이고 미래 과학 인재 양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 30년 이상 된 주택도 외국인 도시민박업 등록 허용…방한 관광객 편의 증진 기대

    최근 증가하는 방한 관광 수요에 발맞춰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의 문턱이 낮아진다. 기존의 경직된 건축물 안전 규정과 외국어 서비스 평가 기준이 현실에 맞게 조정되면서, 더 많은 주택이 외국인 숙박 시설로 활용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는 방한 관광객들에게 더욱 폭넓고 편리한 숙박 옵션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관련 산업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에는 사용승인 이후 30년이 경과한 노후·불량 주택은 안전성을 입증하더라도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 등록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했다. 이는 상당수의 잠재적인 숙박 시설이 규제에 막혀 활용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했으며, 외국인 관광객들의 숙박 선택지를 제한하는 요인이 되어 왔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는 현장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여 관련 지침을 개정했다.

    개정된 지침에 따르면, 앞으로는 30년 이상 경과한 주택이라 할지라도 건축법 및 건축물관리법에 따른 실질적인 안전성이 확보되었다고 판단될 경우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 등록이 가능해진다. 관할 지방자치단체는 등록 대상 건축물이 건축물대장상 위반건축물로 표시되어 있는지 확인하고, 필요시 건축사 등 전문가의 의견을 통해 주택의 안전도를 면밀히 판단하게 된다. 이는 단순히 건축물의 연식에 초점을 맞추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실제적인 안전성을 확보하는 데 중점을 둔 현실적인 접근 방식이라 할 수 있다.

    더불어 외국어 서비스 평가 기준도 대폭 완화된다. 기존에는 사업자의 외국어 구사 능력이 평가의 핵심이었으나, 앞으로는 통역 앱과 같은 보조 수단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시설 및 서비스, 한국 문화 등에 대한 실질적인 안내와 편의를 제공할 수 있다면 ‘외국어 서비스 원활’로 인정받게 된다. 또한, 관광통역안내사 합격 기준점이었던 토익 760점과 같은 공인시험 점수 기준도 폐지된다. 대신 외국인 관광객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안내 체계를 갖추었는지가 중요한 평가 요소로 작용하게 된다. 이러한 변화는 외국어 능력이 다소 부족하더라도 최신 기술과 적극적인 의지를 통해 충분히 외국인 관광객을 만족시킬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지침 개정은 지난달 25일 제10차 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 논의된 ‘정책·산업기반 혁신’의 중요 과제 중 하나로 추진되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번 규제 완화를 통해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외국인 관광객들이 민박 숙소에서 더욱 풍성하고 만족스러운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침체된 관광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한국 관광의 매력을 한층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 ‘창극 중심 세계 음악극 축제’, 동아시아 문화 교류의 장 열어

    국립극장이 9월 3일부터 28일까지 <창극 중심 세계 음악극 축제>를 개최하며 뜨거운 축제의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처음으로 열리는 이 축제는 한국 창극을 중심으로 동시대 음악극의 흐름과 현주소를 조망하는 자리로, ‘동아시아 포커싱(Focusing on the East)’이라는 주제 아래 한국, 중국, 일본 3개국의 전통 음악 기반 음악극을 선보이며 다채로운 문화 교류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

    이번 축제는 국립창극단을 주축으로 기획되었으며, 4주간 해외 초청작 3편, 국내 초청작 2편, 그리고 국립극장 제작 공연 4편까지 총 9개 작품이 23회에 걸쳐 공연된다. 축제의 개막작으로는 국립극장 제작 공연인 국립창극단의 신작 <심청>이 무대에 올랐다. ‘올해의 연출가’로 선정된 요나 김이 극본과 연출을 맡은 <심청>은 효녀 심청의 고전적인 이야기를 넘어,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인물로 재해석하여 전통 판소리의 깊이를 유지하면서도 현대적인 시선으로 관객들에게 신선한 감동을 선사했다.

    축제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인 해외 초청작 <죽림애전기>는 홍콩의 전통극인 월극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중국 위나라 말기에서 진나라 초기를 배경으로, 도가 철학과 은둔의 미학을 좇는 ‘죽림칠현’ 후손들의 삶을 그린 <죽림애전기>는 2023년 홍콩 아츠 페스티벌에서 제작되어 비평가들의 호평을 받았으며, 이번 축제를 통해 국내 관객들에게 처음으로 소개되었다. 홍콩에서 온 단체 관광객을 비롯한 많은 외국인 관람객들은 <죽림애전기> 공연을 통해 중국 월극의 매력을 경험하며 문화관광을 즐기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경희대학교 경영대학원 문화예술경영학과에 재학 중인 중국인 유학생 호곤 씨는 대학원 과제를 위해 <죽림애전기>를 관람하며, 작품이 가정과 국가라는 두 가지 측면을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으며, 문화적 원형과 현대적인 기술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점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 문화정책의 다양성과 포용성을 높이 평가하며, <세계 음악극 축제>가 동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적인 음악극 축제로 확장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국내 초청작으로는 <정수정전>이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조선 말, 자신의 이름으로 살아가고자 남장을 하고 과거 시험에 응하는 정수정의 이야기를 판소리와 민요로 풀어낸 <정수정전>은 유교 사상이 팽배했던 당시 여성으로서 겪는 고충과 홀로서기를 당당하게 그려내며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특히 <정수정전>은 작가, 감독, 배우가 참여하는 공동 창작 방식으로 제작되어, ‘모든 것의 중심에 너를 두거라’라는 메시지를 통해 한 인간이 자신의 이름을 지키며 꿋꿋하게 살아가는 삶의 중요성을 되새기게 했다.

    <세계 음악극 축제>는 ‘동아시아 포커싱’이라는 첫 주제를 통해 동아시아 3개국의 전통 음악극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탐구하는 의미 있는 시간을 마련했다. 이는 국립극장 프로그램 외에도 광주아시아문화전당, 국립민속국악원 등에서 연계 프로그램으로 진행되는 한·중·일 공연과 더불어, 향후 다양한 해외 작품 초청과 국공립 및 민간 단체와의 협업을 통해 전 세계 다채로운 음악극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글로벌 축제로 발돋움할 전망이다. 국립극장은 또한 예매 관객들에게 ‘부루마블’ 판을 제공하며 관람한 공연에 도장을 찍어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관객들에게 즐길 거리를 더하고 있다. <세계 음악극 축제>는 앞으로 한국 창극을 중심으로 동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음악극 축제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 80억원 기금 약정, 건국대 ‘K-CUBE’ 개소… 인문학-공연 시설 확충으로 ‘본질적 문제’ 해결 나선다

    최근 대학가의 인문학 교육 및 문화 향유 공간 부족 문제가 대두되는 가운데, 건국대학교가 이러한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한 구체적인 행보에 나섰다. 건국대학교는 지난 15일 오전 11시, 인문학관 강의동 1층 로비에서 문과대학 K-CUBE 개소와 더불어 ‘영산 김정옥 이사장 인문학-공연시설 조성기금 약정식’을 개최하며, 인문학 및 문화예술 분야의 융합적 발전을 위한 새로운 기반 마련에 착수했다.

    이번 약정식의 핵심은 영산 김정옥 이사장이 약정한 8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기금이다. 이 기금은 건국대학교 내에 인문학 교육과 공연이 유기적으로 결합될 수 있는 복합 문화 공간인 K-CUBE 조성에 전액 사용될 예정이다. 이는 단순히 물리적인 공간 확충을 넘어, 학생들이 학문적 깊이를 더하고 창의적인 예술 활동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인문학의 역할과 가치를 재조명하려는 대학의 의지가 담긴 결정으로 해석된다.

    K-CUBE는 인문학 강연, 세미나, 토론회 등 학술 활동은 물론, 연극, 음악, 전시 등 다양한 공연 및 전시 예술 프로그램을 수용할 수 있는 다목적 공간으로 설계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이론적인 학습과 실질적인 문화 예술 체험을 병행하며 융합적 사고 능력을 함양하고, 인문학적 소양을 바탕으로 한 창의적인 인재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지역 사회와의 연계를 통해 인문학 및 문화예술 저변을 확대하는 역할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80억원이라는 규모의 기금 약정을 바탕으로 건국대학교에 새롭게 조성될 K-CUBE는 인문학 교육의 질적 향상과 문화 예술 활동 증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중요한 계기가 될 전망이다. 이는 궁극적으로 대학이 직면한 인문학 위기론을 극복하고, 사회 전반의 인문학적 토대를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며, 나아가 미래 사회를 이끌어갈 창의적이고 균형 잡힌 인재 양성의 산실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 조선왕릉, ‘집단 방문’만이 답인가? ‘홀로’ 떠나는 깊이 있는 탐미 경험 제안

    다가오는 2025년 5월부터 10월까지 「조선왕릉대탐미(朝鮮王陵大耽美)」 행사가 전국 8개 왕릉을 무대로 펼쳐진다. 다양한 문화 체험과 탐방 프로그램이 마련되었지만, 누구와 함께하느냐에 따라 프로그램 선택의 폭이 달라진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특히 ‘홀로’ 방문객을 위한 섬세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번 행사의 ‘태강릉-왕릉산책 프로그램’은 혼자서도 조선의 아름다움을 깊이 있게 탐미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주목받고 있다.

    태강릉 일대는 1,000원의 개인 요금으로 입장이 가능하며, 만 25세부터 65세까지의 내국인은 무료로 둘러볼 수 있다. 노원구 주민에게는 50% 할인 혜택도 제공된다. 태릉에서 발급받은 입장권으로 강릉까지 이동이 가능하다는 점은 효율적인 관람을 돕는다. QR코드를 활용한 입장 방식은 현대적인 편리함을 더한다. 다만, 9월 기준 태릉과 강릉을 잇는 숲길이 폐쇄되어 있어 10월 1일(수)부터 11월 30일(일)까지 개방되는 해당 시기에 맞춰 방문하는 것이 좋다. 대중교통, 자가용 등 다양한 이동 수단으로 접근 가능하며, 휠체어 및 유모차 대여 서비스는 어린 자녀를 동반한 가족 방문객에게 편의를 제공한다.

    이번 왕릉산책 프로그램은 전문 해설사 없이도 조선 왕릉의 역사와 문화를 깊이 있게 경험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홍살문과 정자각 등 주요 지점에 비치된 QR코드를 스캔하면, 라디오처럼 가볍게 들을 수 있는 오디오 가이드가 재생된다. 이러한 방식은 마치 과거로 시간 여행을 떠난 듯, 오롯이 왕릉의 정취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태릉은 조선 11대 중종의 세 번째 왕비인 문정왕후 윤씨의 능으로, 아들 명종의 수렴청정을 도왔던 역사적 인물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강릉은 조선 13대 명종과 인순왕후 심씨의 쌍릉으로, 독특한 왕릉 배치를 통해 역사적 의미를 되새길 수 있다.

    「조선왕릉대탐미」 행사는 ‘음악과 함께하는 조선왕릉 이야기길’ 등 다양한 연령층을 위한 프로그램도 마련하고 있다. 초등학교 4학년 이상 어린이를 위한 음악회, 노리개 만들기 체험 등이 포함된 사릉 행사와 광릉 행사가 예정되어 있다. 또한, 청소년 자녀를 둔 가족을 위한 의릉 토크콘서트와 헌인릉 창작뮤지컬 <드오:태종을 부르다> 등도 준비되어 있다. 모든 행사는 국가유산청 국능유적본부 누리집에서 통합 예약 시스템을 통해 신청 가능하다. 특히, 10월 25일에 개최될 <왕릉산책:특별 회차>는 퀴즈를 풀며 왕릉을 탐방하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혼자서도 조선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며 역사적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조선왕릉대탐미」 행사는 10월 말까지 계속된다. 이번 기회를 통해 자녀와 함께 뜻깊은 체험을 하고, 왕릉 산책을 즐기며 조선 시대로 떠나는 특별한 시간을 가져볼 것을 권한다.

  • K-문화 원천으로서 한글의 위상 강화, 정부, 세종학당 확대 및 한글 상품 개발 지원 약속

    한국어와 한글이 K-문화의 근간으로서 세계적으로 그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이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한 정책 추진 의지를 밝혔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지난 9일 열린 제579돌 한글날 경축식에서 한국어와 한글이 단순한 문자를 넘어 세계인이 공유하는 문화의 원천임을 강조하며, 세종학당 확대와 한글 활용 상품 개발 지원을 약속했다.

    정부가 이러한 정책을 추진하는 배경에는 한국어와 한글을 배우는 외국인의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이 더욱 필요하다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 현재 세계 87개국에 운영 중인 세종학당에는 14만 명이 넘는 외국인이 한국어를 배우며 한국 문화를 접하고 있다. 이는 한글이 더 이상 한국만의 문자가 아님을 명확히 보여주는 지표이다. 김 총리는 이러한 현황을 언급하며, “말하고자 하는 바가 있어도 제 뜻을 펴지 못하는 사람이 많아 새로 스물여덟 글자를 만든다”는 훈민정음 머리글에 담긴 세종대왕의 백성을 향한 사랑과 혁신의 정신을 되새기고, 이를 현대 사회에 맞게 계승하려는 정부의 의지를 피력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정부는 한국어와 한글을 ‘미래를 이끄는 말과 글’로 만들기 위한 구체적인 솔루션으로 ‘바르고 쉬운 우리말 쓰기 문화 확산’과 ‘세종학당 확대’, 그리고 ‘한글을 활용한 상품 개발, 전시, 홍보 지원’을 제시했다. 특히, 인공지능 시대의 도래를 대비하여 한국어 기반의 언어정보 자원 구축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은 미래 기술 환경에서 한글의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다. 또한, 이번 APEC을 ‘초격차 K-APEC’으로 만들겠다는 포부와 함께 한글을 비롯한 우리 문화의 우수성과 창의성을 세계에 널리 알릴 다양한 프로그램 준비 계획도 밝혔다.

    이러한 정부의 정책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경우, 한국어와 한글을 배우는 세계인이 더욱 증가하고, 한국 문화의 글로벌 확산에 더욱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K-팝, 드라마, 영화 등에서 우리 말과 글의 섬세하고 풍부한 표현력이 전 세계 팬들과의 소통을 강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듯이, 앞으로는 더욱 다양한 분야에서 한글의 위상이 강화될 것이다. 이를 통해 한국어와 한글은 단순한 의사소통 수단을 넘어, 문화를 공유하고 미래를 선도하는 강력한 문화 콘텐츠로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된다. 더 나아가, 유네스코 세종대왕 문해상을 통해 세계 문맹 퇴치에 기여해 온 역사처럼, 한글은 앞으로도 인류애와 함께 발전하는 문자로서의 역할을 다할 것으로 기대된다.

  • 도심 한복판에서 펼쳐지는 예술의 향연, 국립극단의 ‘한낮의 명동극’으로 시민들의 문화 갈증 해소

    바쁜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문화 향유의 기회가 부족하다는 문제는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 특히 문화 예술을 접하기 위해 시간을 따로 내는 것이 어려운 시민들에게는 더욱 그러하다. 이러한 문화적 소외감을 해소하고, 도심 속에서 쉽고 편안하게 예술을 만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움직임이 시작되었다. 국립극단은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여, 8월 20일부터 10월 29일까지 매주 수요일 정오, 명동예술극장 야외마당에서 ‘한낮의 명동극’이라는 이름으로 거리예술 공연을 선보인다.

    이 공연은 서커스, 인형극, 마임, 연희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며 장르의 경계를 허무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다. 남녀노소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접근성을 높였으며, 이는 문화 예술의 문턱을 낮추고 더 많은 시민들에게 예술적 경험을 제공하려는 국립극단의 의지를 보여준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잠시 발걸음을 멈추면 도심 한복판에서 예술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은 시민들에게 특별한 문화적 휴식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립극단은 1950년 창단 이래 우리나라 연극계를 대표하는 기관으로서 꾸준히 질 높은 작품을 선보여 왔다. 올해는 특히 ‘365일 열려있는 극장’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한낮의 명동극’ 외에도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화요일 오후 7시 30분에는 ‘명동人문학’ 강연 프로그램을 통해 인문학적 소양을 넓힐 기회를 제공하며, 매월 넷째 주 토요일 오전 11시에는 명동예술극장의 역사와 연극 제작 과정을 직접 살펴볼 수 있는 ‘백스테이지 투어’를 운영한다. 이처럼 국립극단은 공연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통해 시민들과의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8월 27일, ‘문화가 있는 날’을 맞아 진행된 인형극 <곁에서> 공연 현장은 이러한 노력의 성공적인 단면을 보여주었다. 공연 시작을 알리는 안내 방송이 흘러나오자, 명동 거리를 걷던 시민들의 발걸음이 하나둘 멈추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바라보던 시민들은 점차 이야기에 몰입하는 모습을 보였다. 무대에는 단 한 명의 연주자뿐이었지만, 아름다운 가야금 선율과 다양한 소품들은 야외마당을 순식간에 작은 극장으로 탈바꿈시켰다. 특히 그림을 그리거나 가위로 가야금 현을 자르는 등 과감한 연출은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냈다.

    이 공연은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허무는 새로운 시도를 보여주었다. 연주자는 공연 도중 관객에게 말을 걸고, 때로는 배역을 부여하며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했다. 이는 단순한 수동적인 관람을 넘어, 관객이 공연의 일부가 되는 경험을 선사했다. 일상 속에서 마주한 짧지만 강렬한 예술 경험은 참여한 시민들에게 특별한 기억으로 남을 것이 분명하다. 아이들과 함께 명동을 찾았다가 우연히 공연을 관람하게 된 한 시민은 “예상치 못한 선물을 받은 기분”이라며 만족감을 표현했다.

    ‘한낮의 명동극’은 매월 마지막 수요일에 제정된 ‘문화가 있는 날’의 취지와도 깊이 맞닿아 있다. ‘문화가 있는 날’은 국민이 일상에서 문화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으로, 거리예술 공연은 극장의 문턱을 낮추고 관객층을 확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시간을 내어 극장을 찾기 어려웠던 직장인, 명동을 찾은 관광객, 혹은 우연히 길을 지나던 시민들까지도 자연스럽게 공연을 관람하게 되면서, 예술은 삶 속에 더욱 깊숙이 자리 잡게 된다. 공연 시간은 작품별로 약 20~40분으로 구성되어 있어 점심시간을 알차게 활용하기에도 적합하다. 별도의 예매 없이 누구나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지만, 공연 중 폭우가 예보될 경우에는 공연 중단 또는 취소가 될 수 있다.

    국립극단은 ‘한낮의 명동극’ 외에도 ‘문화가 있는 날’에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안내하고 있다. 남은 일정 중 ‘문화가 있는 날’에 만날 수 있는 공연은 9월 24일과 10월 29일이며, 이는 시민들이 다시 한번 예술을 만날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명동을 방문하기 어려운 시민들을 위해 ‘지역문화통합정보시스템’ 누리집에서는 전국 각지에서 제공되는 ‘문화가 있는 날’ 혜택을 확인할 수 있다. 할인 혜택 정보, 국공립 시설의 무료 및 연장 개방 정보, 도서관의 ‘두배로 대출’ 등 개인의 상황에 맞는 다양한 문화 혜택을 손쉽게 찾을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매월 마지막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을 100% 즐길 콘텐츠를 찾고 있다면 명동으로 발걸음을 옮겨보는 것은 어떨까. 혹은 자신이 있는 곳에서 열리는 문화공연은 무엇이 있는지 ‘지역문화통합정보시스템’을 통해 살펴보는 것은 어떨까. 바쁜 현대 사회를 살아가다 문득 만나는 작은 무대는 일상 속 소중한 쉼표가 되어줄 것이다.

  • ‘케데헌’, 글로벌 문화의 로컬 전용 가능성을 열다: 한국 디아스포라 서사 자원 발굴의 새 지평

    전 세계적으로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가 글로벌 문화가 로컬 콘텐츠를 성공적으로 전용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형식과 서사적 가능성은 한국 디아스포라의 역사적 경험이라는 새로운 서사 자원의 존재를 일깨우며 한류 현상에 새로운 차원을 더하고 있다.

    기존의 한류는 한국 대중문화가 해외에서 인기를 얻는 현상을 넘어, 그로 인해 파생되는 문화 간, 국가 간 커뮤니케이션과 문화적 동력을 의미해왔다. <케데헌> 역시 케이팝을 중심으로 한류 현상의 일부로서 큰 성공을 거두었지만, 한국이 직접 제작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뮬란>이나 <쿵푸팬더>와 같이 글로벌 문화가 로컬 콘텐츠를 차용하는 사례로 볼 수 있다.

    특히 <케데헌>은 북미의 한인 2세 정체성을 지닌 원작자와 제작자들이 대거 참여하여 제작되었다는 점에서 애플 TV의 2022년작 <파친코>와 유사점을 보인다. <파친코>가 3대에 걸친 가족 스토리를 실사 드라마로 구현하며 일제강점기 조선과 일본을 배경으로 한국 배우들을 대거 기용했던 것과 달리, <케데헌>은 한국 문화의 오랜 무당 서사와 현대의 케이팝이라는 대중문화를 결합하여 서울의 상징적인 장소들을 배경으로 한 애니메이션이라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또한, <케데헌>이 그려낸 서울의 모습은 실제 세트장에서 촬영된 실사 드라마와 달리, 향수와 호기심을 자극하며 전 세계 시청자들의 서울 여행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효과를 보이고 있다.

    <케데헌>의 성공 요인으로는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의 활용이 크다. 소니는 스파이더맨 애니메이션 제작 기술을 적극 활용하여 캐릭터들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구현했으며, 제작진은 시청자들에게 몰입감 높은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는 텍스트 전략과 디테일이 살아있는 일러스트레이션, 그리고 케이팝이 가진 고유한 힘을 효과적으로 결합했다. 무엇보다 애니메이션이라는 표현 양식은 비서구 문화권에서 느낄 수 있는 ‘몸’에 대한 장벽을 넘어, 탈식민적 세계화를 더욱 용이하게 만들었다. 기존 케이팝이 아이돌의 ‘아시아성’이라는 장벽에 부딪혀 팬덤의 영역에 머무는 측면이 있었으나, 애니메이션은 이러한 장벽을 낮추거나 완전히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그림으로 표현된 캐릭터들은 인종적인 복잡함 없이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호감을 얻을 수 있으며, 코스프레 또한 용이하다. 현재 플레이브나 이세계 아이돌과 같은 버추얼 아이돌 그룹이 해외 투어를 할 정도로 케이팝 문화 내에서 캐릭터 문화가 발전한 만큼, <케데헌>의 캐릭터들은 세계관을 갖춘 채 글로벌 케이팝 무대에 데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케이팝 문화에서 ‘세계관’, 즉 그룹의 서사는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서사는 비슷한 듯 보이는 케이팝 그룹들에게 차별화된 정체성을 부여하며, 동시에 팬들이 깊이 파고들어야 할 ‘케이팝 텍스트’를 풍성하게 만들어 능동적인 팬 활동을 유도한다. 현재 가치 지향성이 중요해진 글로벌 문화 환경 속에서, <케데헌>은 인간 세계를 보호하려는 이중 정체성의 주인공들과 인간적이고 공동체적인 세계관을 가진 걸그룹 및 보이그룹을 등장시킴으로써, 자아 발견 공주 이야기로 반복되는 디즈니, 개인 성장형 모험 스토리를 제공하는 일본 애니메이션, 그리고 세계를 구하는 우주 대전쟁을 다루는 DC와 마블 유니버스 등과 차별화되는 이국적이고 매력적인 세계관을 선보이고 있다.

    <케데헌>의 서사는 수많은 프리퀄과 시퀄로 확장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또한, 헌터스들이 세계 투어 중 지역별 ‘귀마’와 싸우는 스토리 라인을 통해 무궁무진한 로컬버전을 만들어낼 수 있는 개방적인 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러한 형식적, 서사적 가능성과 더불어 <케데헌>은 한국 디아스포라와 그들의 역사적 경험이라는 새로운 서사 자원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 북미 한인 2세 제작자들의 독특한 한국 문화 경험과 애정이 녹아든 <케데헌>은 글로벌과 효과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문화적 중재(mediation)’를 가능하게 했다.

    한국 근현대사의 굴곡은 한국인의 경험을 통해 세계사를 포괄하는 광범위한 디아스포라의 역사를 만들어냈다. 이 주제는 한류를 넘어 한국의 미래가 한인 디아스포라와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필요로 한다. <케데헌>은 이제 한류가 다른 세계로 나아가는 새로운 문이 열리는 것을 목격하게 한다.

    ◆ 홍석경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한류연구센터장은 한류 연구자로 팬덤 온라인 참여 관찰부터 데이터 분석까지 다양한 연구 방법론을 활용해왔으며, 스스로를 세상 속 의미 생산을 묻는 기호학자로 이해하고 있다. 그의 저서로는 <세계화와 디지털 문화 시대의 한류>, <드라마의 모든 것>, 등이 있으며, 넷플릭스의 영향, 한국 문화 산업, 한류 현상의 이론화를 위해 국제적 연구자 네트워크를 운영하며 다년간 연구를 진행해왔다.

  • 청계천 인근 ‘하이커 그라운드’, K-컬처 체험 공간으로 외국인 관광객 유치 난항 속 대안 제시

    서울 도심, 청계천 바로 옆에 자리한 한국 관광 홍보관 ‘하이커 그라운드’가 K-팝 체험과 미디어 아트 관람을 동시에 제공하며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각광받고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는 이 공간은 이미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 유명세를 타고 있으며, 특히 최근에는 K-팝 팬들의 성지순례 장소로도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최근 관광 산업 전반에 걸친 외국인 관광객 유치 난항이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방안 모색이 필요한 시점이다.

    하이커 그라운드라는 이름은 ‘Hi Korea’의 줄임말인 ‘HiKR’과 ‘놀이터’를 뜻하는 ‘GROUND’를 결합한 것으로, 한국의 다채로운 매력을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1층부터 5층까지 각 층마다 다른 테마로 꾸며져 있어 미디어 아트, K-팝, 전시, 포토존, 그리고 한국의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한 공간에서 즐길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비가 오는 날씨에도 실내에서 알차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점은 궂은 날씨에도 관광을 포기할 수 없는 방문객들에게 큰 장점으로 작용한다.

    1층 로비에 들어서면 역동적인 영상으로 한국 문화를 표현하는 초대형 미디어 아트 월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이곳은 방문 인증샷을 남기기에 최적의 포토존 역할을 하며, 입장 전 한국어, 영어, 중국어 등 다국어 안내서가 비치되어 있어 외국인 방문객들의 편의를 높였다. 또한, 하이커 그라운드는 도슨트 서비스도 제공하며, 정기 및 비정기 도슨트 프로그램을 통해 더욱 깊이 있는 관람 경험을 제공한다. 정기 도슨트는 한국어로만 운영되며, 비정기 도슨트는 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로 희망 시 관광안내센터 문의를 통해 이용할 수 있다.

    2층 ‘케이팝 그라운드’는 하이커 그라운드의 핵심적인 매력 중 하나로 꼽힌다. 이곳은 K-팝 뮤직비디오 및 무대 콘셉트를 재현한 지하철, 무대, 코인세탁소, 우주선 등의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많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이곳에서 사진을 찍고 영상을 촬영하며 K-팝의 높은 인기를 실감케 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3층 ‘하이커 스트리트’에서는 노래 연습장, 스트리밍 스튜디오, DJ 스테이션, 편의점 등 한국인의 일상 문화가 녹아든 공간들을 ‘데일리케이션’이라는 콘셉트로 구현했다. 데일리케이션은 ‘Daily’와 ‘Vacation’의 합성어로, 한국인의 자연스러운 일상생활을 그대로 경험하고 이를 관광 콘텐츠로 활용하는 새로운 관광 트렌드를 반영한 것이다. 한국인 방문객에게는 익숙한 풍경이지만,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는 신선한 경험을 선사하며, 아이와 함께 온 국내 가족 단위 방문객들에게도 즐거운 체험 공간을 제공한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등장했던 갓을 직접 써보고 사진을 찍는 등 아이들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체험 요소가 마련되어 있다.

    4층 ‘로컬 그라운드’는 각 지역의 관광 콘텐츠를 관람하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다양한 지역의 물품과 특산물 등을 전시하여 ‘뉴트로 파인더’, ‘차향 유랑자’ 등 테마별로 구성된 스테이션을 통해 지역 관광 정보를 제공한다. 특히 차(茶)에 관심 있는 방문객들을 위해 보성, 제주, 하동 등 차 생산지의 찻잎과 관련 축제 정보를 담은 안내판이 준비되어 있어 구체적인 국내 여행 계획 수립에 도움을 준다. 또한, ‘국내 여름 여행지를 추천해 주세요’라는 안내와 함께 방문객들이 직접 추천 여행지를 포스트잇으로 붙일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어, 서울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의 관광 콘텐츠를 아우르는 4층의 구성은 하이커 그라운드의 큰 장점이라 할 수 있다.

    마지막 5층 ‘하이커 라운지’는 카페와 테라스 등 휴식을 취하며 청계천을 조망할 수 있는 공간으로, 1층부터 4층까지의 다채로운 체험 후 차분히 쉬어갈 수 있도록 마련되었다. 3층과 4층을 잇는 ‘하이커 타워’ 등 숨겨진 볼거리 또한 풍부하다.

    하이커 그라운드는 기대 이상으로 다채로운 전시와 체험 요소를 갖추고 있어, 한국 문화를 집약적으로 경험하고 싶은 외국인 관광객이나 아이와 함께 특별한 추억을 만들고 싶은 국내 관광객에게 훌륭한 ‘놀이터’가 될 수 있다. 혼자 방문해도 충분히 즐거운 문화 체험이 가능할 만큼, 외국인 친구에게도 적극 추천할 만한 장소이다. 하이커 그라운드의 주소는 서울시 중구 청계천로 40 한국관광공사 1-5층이며, 1층과 5층은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10:00부터 19:00까지 운영되고, 2층부터 4층은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같은 시간 동안 운영된다. 매주 월요일은 휴무이며, 운영 시간 종료 20분 전까지 입장이 가능하다. 모든 관람은 무료이며, 문의는 전화번호 02-729-9497~9 또는 이메일 hikr@knto.or.kr을 통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