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문화/생활

  • K-문화 확산의 원천, 한글의 세계적 위상과 정부의 미래 전략

    우리 고유의 문자이자 K-문화의 근간을 이루는 한글이 세계적으로 그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보존하고 발전시키려는 적극적인 정책 추진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어와 한글이 단순히 우리 민족만의 유산을 넘어, 세계 87개국 세종학당에서 14만 명 이상이 배우고 있는 K-문화의 핵심 동력이라는 사실은 이미 명확히 드러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문화적 파급력을 더욱 공고히 하고 미래를 선도하는 언어 및 문화 자원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정부의 노력이 더욱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과제가 남았다.

    이에 김민석 국무총리는 제579돌 한글날 경축식에서 한글의 역사적 의의와 세계적 가치를 재조명하며, 미래 사회에서 한글의 역할을 강화하기 위한 정부의 구체적인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김 총리는 한글이 창제 원리와 시기, 창제자가 분명한 세계 유일의 문자로, 인류의 가장 빛나는 지적 성취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한글 창제 정신에 담긴 세종대왕의 백성을 향한 사랑과 혁신의 정신이 오늘날 유네스코 세종대왕 문해상을 통해 인류애 실천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언급하며, 민족의 혼을 지켜낸 선조들의 숭고한 노력 또한 기억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러한 한글의 위대함은 단순히 문자적 우수성을 넘어, K-팝의 노랫말, 한국 드라마와 영화의 섬세하고 풍부한 표현력을 통해 전 세계 팬들과 감동을 공유하는 K-문화의 원천이 되고 있다. 유튜브와 소셜 미디어를 통해 한국어를 배우고 콘텐츠를 즐기는 세계 청년들의 모습은 이러한 현상을 여실히 보여준다. 정부는 이러한 흐름을 더욱 가속화하기 위해 다양한 매체를 통해 바르고 쉬운 우리말 쓰기 문화를 확산하고, 세종학당을 더욱 확대하여 더 많은 세계인이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한글을 활용한 상품의 개발, 전시, 홍보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며, 인공지능 시대를 선도하기 위한 한국어 기반 언어 정보 자원 구축에도 힘쓸 예정이다. 더 나아가, 곧 개최될 APEC에서 ‘초격차 K-APEC’을 실현하고 한글을 포함한 우리 문화의 우수성과 창의성을 세계에 널리 알리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민석 총리의 발언은 한글이 단순한 문자를 넘어, 문화를 공유하고 미래를 이끌어가는 강력한 소프트 파워로서의 역할을 더욱 강화해야 함을 시사한다. 정부의 이러한 정책적 노력은 한글의 세계적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고, K-문화의 지속적인 확산과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 100만 년 전 제주, 용머리해안의 태곳적 비밀과 고사리해장국의 영양학적 깊이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의 인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봄꽃이 만발한 제주를 향한 그리움이 깊어진다. 하지만 최근 제주 관광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해외여행 수요 증가로 예전 같지 않은 상황에 직면했다. 국내 여행 1번지로 불리던 제주는 높은 물가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관광객 감소라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제주의 독보적인 매력 중 하나인 ‘용머리해안’은 여전히 그 가치를 빛내고 있다.

    용머리해안은 100만 년 전, 얕은 바다에서 일어난 화산 폭발로 형성된 제주에서 가장 오래된 땅이다. 이곳은 단 한 번의 분출이 아닌, 간헐적인 수성화산 분출이 여러 차례 반복되며 형성된 독특한 지질학적 특징을 보여준다. 화산재가 쌓이고 깎여나가는 과정을 거치며 형성된 용머리해안의 다양한 지층은 과거 제주가 겪었던 격변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파도에 깎여나간 화산체와 수증기를 타고 날아온 화산재가 다시 쌓인 결과물로서, 이곳의 풍경은 마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듯한 경이로움을 선사한다. 검은 현무암과 옥색 바다가 어우러진 이곳에서 마주하는 100만 년 세월의 무게는 직접 경험하지 않고서는 온전히 이해하기 어렵다.

    용머리해안은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와 화순리 경계에 위치하며, 바위가 용의 머리처럼 생겼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이곳의 영험함에 대한 옛 이야기도 전해진다. 진시황이 이곳의 기운을 끊기 위해 보낸 사자가 산방산의 영기를 끊고 용의 허리와 꼬리를 잘랐다는 전설은, 용머리해안과 산방산이 지닌 신비로운 분위기를 더욱 깊게 한다. 절규와 눈물을 밟고 서 있는 듯한 오묘함 속에서, 작열하는 용암의 증기가 빠져나가며 생긴 구멍 뚫린 자국과 시루떡처럼 층층이 쌓인 지층은 제주가 품은 태곳적 속살을 만나는 듯한 황홀경을 안겨준다.

    이처럼 억겁의 시간을 견뎌온 용머리해안을 제대로 경험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유의할 점이 있다. 바닷물이 빠지는 물때에 맞춰 방문해야 하며, 날씨가 좋지 않으면 출입이 제한될 수 있어 관광안내소에 입장 시간을 확인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미끄럽지 않은 편안한 신발을 착용하고, 1시간 남짓 걸리는 용머리해안을 탐방하며 거대한 자연 앞에서 겸손함을 느낄 수 있다.

    용머리해안 탐방 후, 이 땅과 가장 잘 어울리는 음식으로는 고사리해장국을 빼놓을 수 없다. 화산섬 제주는 물과 곡식의 부족으로 척박한 환경이었으나, 고사리와 메밀은 이러한 환경 속에서 제주를 오랫동안 먹여 살린 귀한 작물이었다. 다년생 양치식물인 고사리는 척박한 화산암에서도 뿌리를 단단히 내리고 빗물을 저장하는 강인함을 지녔으며, 이는 제주의 생태계와 식재료의 시작이라 할 수 있다. 독성이 있는 고사리는 예부터 삶아 말려 독성과 쓰린 맛을 제거한 뒤 일 년 내내 즐겨온 귀한 식재료였다.

    제주 사람들의 ‘소울푸드’인 고사리해장국은 돼지고기 육수를 기반으로 만들어진다. 돔베고기를 만들고 남은 뼈로 곤 육수에 고사리를 넣어 끓이면 고사리해장국이 되는 것이다. 육개장의 고사리가 소고기를 대신하는 것처럼, 제주에서는 메밀가루를 더해 걸쭉하면서도 감칠맛 나는 고사리해장국을 만들어냈다. 겉보기에는 메밀가루 때문에 약간 갈색빛을 띠지만, 한 숟갈 떠먹으면 구수한 고사리와 메밀의 조화로운 맛이 혀를 부드럽게 자극한다. 메밀 전분이 풀어져 걸쭉해진 국물은 자극적이지 않고, 제주 사투리로 ‘베지근하다’고 표현되는 깊으면서도 담백한 맛을 자랑한다. ‘베지근하다’는 말은 기름진 맛이 깊으면서도 담백할 때 쓰는 표현으로, 속을 든든하게 채워준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밥 한 공기를 말아먹으면 더욱 걸쭉해지는 고사리해장국은 입에 걸리는 것 없이 술술 넘어가 마치 죽처럼 부드럽다. 가난과 통한의 역사를 살아온 제주 사람들이 결국 이토록 담백하고 유순한 맛을 낳았다는 점은 깊은 울림을 준다. 용머리해안을 품은 제주의 풍경 속에서 고사리해장국은 단순한 음식을 넘어, 그 땅의 역사와 사람들의 삶을 고스란히 담아내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 100만 년의 세월을 간직한 제주의 땅과, 그 속에서 피어난 고사리해장국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깊은 감동과 성찰을 선사한다.

  • 강화, ‘방직’의 역사 속에서 발견한 짠맛의 비밀과 삶의 감동

    과거 강화도에서 방직으로 생계를 유지했던 여성들의 고된 삶을 떠올리면 쉰밥과 찬밥에 곁들였을 새우젓의 짠맛이 깊은 울림을 준다. 어린 시절 어머니가 소창으로 기저귀를 삶아 키우던 기억, 그리고 함민복 시인의 시 구절처럼 우리네 인생의 애잔함과 맞닿아 있는 이 짠맛의 근원은 무엇일까. 강화지역의 풍부한 역사와 문화를 탐방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단순히 관광지가 아닌, 삶의 고단함과 지혜가 녹아든 진한 이야기들을 발견할 수 있다.

    서울에서 다리 하나 건너면 닿는 강화도는 흔히 역사의 섬, 호국의 섬으로 불린다. 제주도, 거제도, 진도에 이어 네 번째로 큰 섬인 강화도는 선사시대 고인돌부터 대몽항쟁, 서구 열강의 침략을 막아낸 역사의 현장이 고스란히 서려 있다. 하지만 강화는 이 모든 역사적 아픔을 뒤로하고 계절마다 입맛을 돋우는 식도락의 땅이기도 하다. 봄의 숭어회, 여름의 병어회, 가을의 대하와 갯벌장어 등 풍성한 해산물은 물론, 특산물인 순무와 고구마 또한 강화의 미식 경험을 더욱 풍요롭게 한다.

    이러한 강화에서 ‘강화소창체험관’과 ‘동광직물 생활문화센터’가 로컬100에 선정된 사실은 흥미로운 지점이다. 국내 자본으로 설립된 최초의 방직공장을 카페로 탈바꿈시킨 명소를 이미 경험했기에, 강화직물의 숨겨진 이야기들이 과연 어떤 감동을 선사할지 기대를 모았다. 1933년 강화 최초의 인견 공장인 ‘조양방직’ 설립 이후 1970년대까지 강화에는 60여 개의 방직공장이 성행했으며, 현재까지도 6개의 소창 공장이 옛 방식 그대로 소창을 직조하고 있다는 사실은 놀랍다.

    폐 소창 공장이었던 ‘동광직물’을 생활문화센터로, 1938년에 건축된 한옥과 염색 공장이었던 ‘평화직물’ 터를 ‘소창체험관’으로 새롭게 단장한 이곳들은 강화 직물 역사의 맥을 잇고 있다. 옷, 행주, 기저귀 등으로 널리 쓰였던 소창은 목화솜에서 뽑은 실로 짠 천으로, 일제강점기부터 면화는 인도네시아나 파키스탄 등에서 수입되었다. 문화해설사의 설명에 따르면, 과거 강화는 수원과 함께 우리나라 3대 직물 도시로 꼽혔으며, 강화읍 권에만 60여 개 공장이 운영되고 4000명에 달하는 직공들이 근무할 정도로 활발한 경제 활동이 이루어졌던 곳이다. 당시에는 12시간 주야간 교대 근무 속에서도 먼지 날리는 공장에서 일하는 것이 어린 사람들에게는 꿈이었을 정도로 방직 산업은 중요한 일자리였다.

    강화의 직물 산업 발전에는 서울의 배후 도시라는 지리적 이점과 더불어, 예부터 명성이 자자했던 화문석 제작 기술 또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꽃무늬 자리인 화문석, 특히 강화 왕골로 짠 자리나 돗자리는 기품 있는 문양과 뛰어난 품질로 왕실이나 벼슬아치에게 선물되거나 외국으로 수출될 정도로 귀하게 여겨졌다. 최고 수준의 화문석을 짜던 강화 사람들의 섬세한 손길이 방직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방직 과정은 수작업의 정성이 가득 담겨 있다. 수입된 원사를 풀어 누런 목화실을 옥수수 전분으로 풀을 먹여 표백하고 건조하는 과정을 거친다. 봄, 여름에는 사흘, 겨울에는 일주일가량 자연건조를 통해 뽀얗고 부드러운 실을 만들어낸 뒤, 씨실과 날실을 교차시켜 베틀에서 평직물로 짜내는 이 모든 과정을 직접 볼 수 있다. 이러한 방직의 흔적은 남녘 마산에서 자란 필자에게도 묘한 향수를 불러일으켰으며, 소창이라는 단어를 오랜만에 되뇌게 했다.

    어머니가 삼남매의 기저귀를 소창으로 만들어 늘 부뚜막에서 삶았던 기억, 혹은 지금도 소창 행주를 삶아 쓰는 어머니의 모습은 소창이 우리네 삶과 얼마나 밀접했는지를 보여준다. 발진, 땀띠, 아토피에도 효과가 있는 소창은 현대에도 꾸준한 수요가 있다.

    이러한 소창이 완성되면 강화 여성들은 직접 방직물을 둘러메고 삼삼오오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며 ‘방판’에 나섰다. 중간 상인 없이 직접 판매했기에 마진이 좋았고, 가까운 북한 개풍 지역까지도 방문했다고 한다. 억척스럽고 뻔뻔하다는 말도 들었지만, 앞치마와 함께 강화 새우젓을 싸 가지고 다니며 끼니를 해결해야 했던 그들의 삶은 고단함 그 자체였다. 배고프면 아무 부엌에 들어가 밥 한 덩이를 얻어 신세 지며, 찬으로는 오직 강화 새우젓 하나에 의지해야 했던 당시의 풍경은 짠맛의 의미를 깊게 새기게 한다.

    전국 물량의 70~80%를 담당하는 강화 새우젓은 서해안 전 지역에서 잡히는 젓새우 중에서도 강화만의 넓은 갯벌 환경과 한강, 임진강이 만나는 지리적 특성 덕분에 월등한 맛을 자랑한다. 짠맛보다는 들큼하면서도 담백한 맛으로, 늦가을 김장철이면 강화 새우젓을 사려는 인파로 섬이 들썩일 정도다.

    이 강화 새우젓에서 탄생한 소박한 향토음식이 바로 ‘젓국갈비’다. 이름에는 갈비가 들어가지만, 이 음식의 진정한 주인공은 갈비, 호박, 두부, 배추 등 그 어떤 재료보다 새우젓이다. 돼지고기의 기름기가 더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슴슴하면서도 배추에서 우러난 단맛, 그리고 젓새우가 선사하는 감칠맛의 조화는 도드라지는 재료 하나 없이도 오묘한 맛을 만들어낸다. 육수에 채소를 데치는 샤부샤부 이전에, 강화 사람들은 이 젓국 하나로 멋진 작품을 탄생시켰던 것이다. 호박, 두부 등 어느 재료 하나 튀지 않고 맛이 둥글둥글하며, 먹고 나면 속이 편안하고 부드러워지는 경험을 선사한다.

    강화 창후리는 교동 앞바다와 함께 최고의 새우잡이 터로 꼽히며, 이곳에서 젓국갈비 가게들이 성행하고 있다. 인공 감미료로 흉내 낼 수 없는 새우젓의 미미한 감칠맛이 뛰어난 집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대미필담(大味必淡)’이라, 정말 맛있는 음식은 담백하다는 말처럼, 애호박과 배춧잎의 단맛, 구수한 맛을 끌어올리는 미미한 새우젓이야말로 젓국갈비 맛의 한 끗을 좌우한다.

    오늘 소창의 역사와 강화 여성들의 삶, 그리고 강화 새우젓의 비밀을 알게 되니, 그 짠맛이 더욱 깊고 애잔하게 다가온다. 방직팔이에 나섰던 억척스러운 강화 여인들의 고단한 삶과 그들이 쉰밥, 찬밥에 요긴하게 곁들였을 새우젓을 생각하면 울컥하는 감정이 밀려온다. 또한, 어린 시절 소창 기저귀를 삶아 키우신 어머니, 그리고 함민복 시인의 시 구절처럼 우리네 인생의 애잔함과 짠맛의 근원을 다시금 되새기게 된다. 로컬100 칼럼 작성을 위해 방문한 강화소창체험관과 동광직물 생활문화센터 직원들과 문화해설사들의 친절함에 감사하며, 세상에는 감사할 일이 도처에 있음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 게임산업, ‘몰입’과 ‘보호’ 사이의 균형점을 찾다

    대한민국 게임산업이 ‘세계 3위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중요한 전환점에 섰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5일 게임업체 크래프톤의 복합 문화 공간인 ‘펍지 성수’를 방문해 현장 간담회를 주재하며, 그간 게임 산업이 겪어온 인식의 장벽과 정책적 지원의 필요성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이는 단순히 게임 산업의 성장을 도모하는 것을 넘어, 문화 콘텐츠 강국으로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재정립하려는 정부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이번 간담회는 대한민국 게임 산업이 직면한 복합적인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첫걸음이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간담회 시작에 앞서 인공지능(AI) 기반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인 ‘인조이’를 직접 체험하며 게임의 몰입도와 경제적 파급 효과에 대한 깊은 관심을 드러냈다. “다른 사람의 세계도 볼 수 있는 것이냐”, “이 세계에서 차 하나를 사려면 몇 시간 일해야 되느냐”와 같은 질문들은 게임이 단순한 오락을 넘어 현실 세계의 경제 활동 및 사회 구조와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에 대한 대통령의 진지한 탐구를 보여준다. 이는 게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단순히 ‘시간을 때우는 행위’에서 벗어나, 하나의 거대한 산업 생태계로 재인식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간담회에서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을 세계적인 문화산업 국가로 만들자”는 비전을 제시하며, 그 핵심 동력 중 하나로 게임 분야를 지목했다. “게임에 대한 인식과 마인드 셋이 바뀔 필요가 있다”는 그의 발언은, 게임을 바라보는 사회적 편견을 해소하고 그 잠재력을 산업적 관점에서 재평가해야 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또한, “게임에 대한 몰입도를 산업으로 재인식해 지원할 필요가 있고, 이를 국부 창출과 일자리 마련의 기회로 만들자”는 제안은 게임 산업의 미래 성장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국가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겠다는 정부의 정책 방향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게임 산업의 발전을 논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문제는 바로 노동 환경과 관련된 이슈다. 게임 업계가 요구하는 ‘탄력적 노동시간 운영’에 대해 이 대통령은 “양면이 있다”고 언급하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개발자와 사업자의 효율성을 높이려는 요구와 동시에, “고용된 노동자들이 혹여라도 소모품처럼 여겨져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는 게임 산업의 혁신과 성장이 노동자의 권리 침해로 이어지지 않도록, 정책 결정 과정에서 근로자 보호라는 측면 역시 반드시 고려되어야 함을 분명히 했다. 결국 이 문제는 “정책 판단의 문제로서 양측의 의견을 모두 반영해 지혜롭게 해결해야 한다”는 말처럼, 균형 잡힌 접근을 통해 해법을 찾아야 할 과제다.

    이날 간담회에는 엔씨소프트의 김택진 대표, 넥슨의 김정욱 대표, 인디게임 업체 원더포션의 유승현 대표 등 업계 주요 인사들이 참석하여 각자의 목소리를 냈다. 김택진 대표는 AI 기술을 통한 창의력 증대와 진흥의 필요성을, 김정욱 대표는 전략 품목으로서의 게임 인식 개선과 글로벌 진출을 위한 혁신을 강조했다. 유승현 대표는 소규모 지원이라도 다수의 팀에게 효과적으로 분배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제안하며, 인디게임 생태계 육성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이 대통령은 이러한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며 노동시간, 문화콘텐츠 수출 비중, 미래 성장 가능성, 저작권 문제 등 현실적인 현안들에 대해 깊이 있는 토론을 이어갔다고 강유정 대변인은 전했다. 이러한 논의를 통해 정부는 게임 산업의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을 위한 지원 확대 및 규제 완화의 필요성에 대해 더욱 깊이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보인다.

  • 한일 관계 개선, ‘문화’로 풀어보는 숙제

    최근 한일 양국 관계는 문화 교류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 이는 단순한 외교적 만남을 넘어, 상호 이해와 존중을 바탕으로 한 관계 재정립의 필요성을 시사한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30일 부산 웨스틴조선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부부와 특별한 만남을 가졌다. 이번 만남은 두 정상 간의 개인적인 교류를 넘어, 과거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모색하려는 노력을 보여준다.

    이날 이재명 대통령은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부부와 함께 이 대통령의 자서전 ‘이재명의 굽은 팔’ 일본어판을 들고 기념 촬영을 하는 등 친목을 다졌다. 이는 단순히 책을 매개로 한 기념 촬영을 넘어, 양국 정상이 서로의 문화와 역사에 대한 관심을 표명하고 이를 통해 관계 개선의 가능성을 타진하는 중요한 상징적 행위였다. 또한, 두 정상 부부는 책을 보며 대화를 나누고, 이후 진행된 문화공연을 함께 관람하며 문화라는 공통분모를 통해 자연스럽게 소통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문화공연 관람 후 연주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는 등 문화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이러한 교류가 양국 간의 긴장 완화와 상호 이해 증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이번 만남은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부부가 공식 일정을 마친 후에도 서로 인사를 나누며 훈훈한 분위기를 이어간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이는 문화적 교류가 단순한 이벤트가 아닌, 국가 간 관계를 보다 인간적이고 따뜻한 차원으로 이끌어낼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임을 보여준다. 향후 이러한 문화적 접근이 한일 관계 개선이라는 더 큰 과제를 해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양국 간의 지속적인 문화 교류를 통해 과거의 그림자를 걷어내고, 미래를 향한 긍정적인 관계를 구축해 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수도권 쏠림 현상 심화…지역 기초 공연예술 생태계의 ‘자생력’ 약화 문제, 해법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서울 외 지역의 공연단체와 공연장을 지원하는 ‘2026년 공연예술 지역유통 지원사업’ 공모를 시작하며 지역 기초 공연예술 생태계의 자생력 약화라는 고질적인 문제 해결에 나섰다. 이 사업은 우수한 기초 공연예술 작품들이 지역에서도 활발히 공연되고, 이를 통해 공연단체는 자생력을 높이고 지역 주민들의 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담고 있다.

    이는 오랜 기간 지속된 문화예술계의 수도권 쏠림 현상에서 비롯된 문제점을 정면으로 마주한 결과다. 상당수의 우수한 공연 작품과 단체들이 서울에 집중되면서, 지방의 공연장은 콘텐츠 부족에 시달리고 지역 관객들은 다양한 공연을 접하기 어려운 구조가 고착화되어 왔다. 이러한 상황은 지방 공연단체들의 성장 기회를 제한하고, 결국 전체 공연예술 생태계의 다양성과 건강성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연예술 지역유통 지원사업’을 통해 구체적인 솔루션을 제시한다. 이번 사업은 무용, 뮤지컬, 연극, 음악, 전통 등 기초 공연예술 5개 분야에 걸쳐, 서울을 제외한 지역의 민간 공연단체와 공공 공연시설을 대상으로 한다. 특히 내년 사업은 지원 사업의 효율성과 투명성을 높이고 참여자의 선택권을 확대하기 위해 기존의 ‘이(e)나라도움’ 시스템 대신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새롭게 개발한 공연예술 전용 기업 간 플랫폼인 ‘공연예술유통 파트너(P:art:ner)’를 통해 신청을 받는다. 이 플랫폼은 공연단체와 공연장이 정보를 공유하고 교류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여, 소규모 공연장이나 인지도가 낮은 신생 예술단체도 교섭 기회를 넓힐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내년 공모는 ‘유형1 사전매칭’과 ‘유형2 사후매칭’을 통합하여 절차를 간소화했으며, 공연단체와 공연시설 모두 균형 있게 지원할 수 있도록 수요를 동시에 반영하는 절차를 마련했다. 신청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별도의 심의 과정 없이 단체, 작품, 시설별 기준에 따라 총예산 범위 내에서 상호 선택한 공연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변경되었다. 이는 공연단체와 공연시설이 직접 협력하여 사업비를 최종 지원받는 구조로, 상호 간의 실질적인 협력과 의사결정을 강화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문체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는 이러한 과정을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한 관리 및 지원 역할을 수행하며, 실제 사업은 공연시설과 공연단체가 공연 계약을 체결해 협의·운영하게 된다.

    이번 사업을 통해 기대되는 가장 큰 효과는 바로 지역 공연예술 생태계의 자생력 강화다. 공연단체는 더 많은 지역에서 공연할 기회를 얻어 관객층을 확대하고 수익 창출을 도모할 수 있으며, 지방 공연시설은 다채로운 공연 유치를 통해 경쟁력을 높이고 지역 문화 허브로서의 역할을 강화할 수 있다. 실제로 올해 사업을 통해 지난 8월 기준 134개 지역에서 714회의 공연이 열려 14만 명이 관람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러한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2026년 사업은 더욱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지원 방식을 통해 지역 기초 공연예술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화체육관광부 예술정책관은 “사업 공모 구조를 효율적이고 투명하게 개편해 더욱 많은 예술인과 국민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하며, 지역 공연예술의 활성화를 통한 문화 향유 확대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 실버마이크, 가을의 정취로 시민들의 일상에 문화적 향기 더한다

    거리 곳곳이 음악으로 물드는 ‘2025 문화가 있는 날 실버마이크 수도·강원권’이 10월에도 어김없이 시민들을 찾아온다. 올해 10월의 주제는 ‘가을의 향기’로, 깊어가는 계절의 감성과 정취를 담아내는 다채로운 음악 무대가 도심 곳곳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이는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시민들이 잠시나마 삶의 여유와 문화적 풍요로움을 누릴 기회를 제공하는 데 목적이 있다.

    ‘실버마이크’는 단순히 음악 공연을 선보이는 것을 넘어, 지역 주민들이 일상 속에서 문화예술을 쉽게 접하고 향유할 수 있도록 기획된 사업이다.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이 포함된 주간에 진행되는 이 행사는, 시민들이 특별한 노력 없이도 다채로운 문화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이번 10월은 ‘가을의 향기’라는 주제 아래,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계절의 흐름과 어우러지는 감성적인 무대들을 선보이며 시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가을의 향기’ 테마는 음악이 가진 보편적인 힘을 통해 시민들의 감성을 자극하고, 각박한 현실 속에서 잊고 지냈던 여유와 낭만을 되찾아주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 또한, ‘실버마이크’는 거리 예술가들에게는 자신들의 재능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시민들에게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만나는 예술적 경험을 선사하며 도시 전체를 문화적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역할을 한다.

    ‘2025 문화가 있는 날 실버마이크 수도·강원권’이 ‘가을의 향기’를 주제로 펼쳐내는 이번 공연들은 시민들에게 깊어가는 가을의 정취와 함께 잊지 못할 문화적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문화 행사의 지속적인 개최는 시민들의 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하고, 지역 사회의 문화적 활력을 증진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궁극적으로, ‘실버마이크’는 시민들의 일상에 문화적 윤택함을 더하며 도시 전체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 충장축제, ‘착한 소비’ 플랫폼으로 변신… 지역 사회적기업 판로 확대 신호탄

    광주광역시 최대 축제인 충장축제가 단순한 즐길 거리를 넘어 지역 가치를 담은 ‘착한 소비’ 확산을 위한 중요한 플랫폼으로 거듭난다. 사회적기업 ‘온마켓(On Market)’ 팝업 스토어 운영은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서 있다. 이는 지역 축제의 문화적 활기와 사회적경제의 가치를 효과적으로 연결하여 시민과 관광객 모두가 참여하는 새로운 형태의 소비 문화를 제안하는 것으로, 지역 사회적기업들이 겪는 판로 개척의 어려움을 해결하려는 시도로 분석된다.

    고용노동부 산하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하 진흥원)은 오는 15일부터 시작되는 충장축제와 연계하여 ㈜디자인 숨을 비롯한 광주, 전남, 전북, 제주 지역의 10여 개 사회적기업이 참여하는 ‘온마켓(On Market)’ 팝업 스토어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팝업 스토어는 지역 내 빈 점포 상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공간적 의미를 더했다. 이는 지역 경제 활성화와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동시에 추구하는 전략적 접근으로 평가받는다. ‘온마켓(On Market)’이라는 명칭에서 ‘온(溫)’은 따뜻함, 시작, 열림을 상징하며, 동시에 지역 사회적기업 성장지원센터의 역할을 함축적으로 나타낸다. 즉, 충장축제 방문객들에게 사회적기업이 생산한 식품, 굿즈, 체험 행사 등을 통해 따뜻한 가치를 나누고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을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이번 팝업 스토어에서는 광주, 전남, 전북, 제주 지역 10여 개 사회적기업이 직접 개발한 다양한 제품과 굿즈, 전통 먹거리 등이 전시 및 판매될 예정이다. 방문객들이 사회적경제의 가치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사회적경제 소개존과 기업별 안내 인포그래픽도 함께 운영된다. 팝업 스토어 운영을 기획한 사회적기업 ㈜디자인 숨은 단순 판매 방식을 넘어, 체험과 공유를 통해 판매 활동을 확장하고 이를 이웃 사회적기업들과 함께하고자 하는 독창적인 기획 의도를 제안했다. 이 덕분에 이번 충장축제 이후에도 릴레이 스토어 형식으로 운영을 지속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러한 노력은 지역 축제를 찾은 시민과 관광객에게 사회적경제 제품의 우수성을 알리고 ‘착한 소비’를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사회적경제 생태계 확장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재민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서남권총괄본부는 “충장축제라는 대표 지역문화 행사와 연계해 추진하는 이번 활동에 큰 의미를 부여한다”며, “사회적기업의 판로 확대는 물론, 지역과 긴밀히 소통하며 지속 가능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주요 주체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이번 ‘온마켓’ 팝업 스토어 운영이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으로 지역 사회적기업의 성장과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진흥원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준다.

  • 쓰레기 소각장이 예술 공간으로, 가난을 이긴 음식의 재탄생 – 부천의 두 가지 반전

    고도 성장기의 척박한 현실 속에서 가난과 허기를 이겨내며 탄생한 음식들이 이제는 일상이자 가벼운 별식이 되었다. 과거 쓰레기 처리장이었던 공간이 문화예술복합공간으로 재탄생한 것처럼, 어려움 속에서 피어난 지혜로운 결과물들이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오래 견디고 볼 일’이라는 격언을 무색게 하지 않는다.

    이윤희 방송작가는 과거 도시의 짙은 인상과 그 도시를 지탱했던 산업적 기반을 회고하며, 부천이라는 도시가 겪어온 변화를 조명한다. 40년 전 마산은 아버지의 이주처이자, 활기찬 어시장과 한일합섬이라는 거대한 섬유 제국으로 떠받쳐지던 경제 중심지였다. 당시 한일여자실업고등학교에서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공부했던 사촌 언니의 모습은 ‘산업체’ 역군들의 헌신과 ‘잘 살아보겠다’는 꿈을 안고 상경했던 수많은 공돌이, 공순이들의 열악하지만 희망찼던 현실을 보여준다. 수도권의 배후 도시였던 부천 역시 70년대 말부터 80년대 초, 2000여 개의 공장이 들어서며 폭발적인 인구 증가를 기록했고, ‘내 집 한 칸 마련’이라는 서민들의 절박한 꿈을 실현할 수 있는 땅이었다. 양귀자의 소설 ‘원미동 사람들’은 이러한 부천 원미동의 치열했던 삶과 인간애를 그려내며 전국민의 고향처럼 다가왔다.

    이러한 부천에서 약 5km 떨어진 곳에, 예상치 못한 반전의 역사를 지닌 ‘부천아트벙커B39’가 자리하고 있다. 1992년 부천 중동 신도시 건설과 함께 삼정동에 설치된 쓰레기 소각장은 하루 200톤에 달하는 쓰레기를 처리하며 가동되었지만, 1997년 허가 기준치의 20배에 달하는 고농도 다이옥신이 검출되면서 큰 파장을 일으켰다. 주민들과 환경 운동가들의 지속적인 노력 끝에 2010년 대장동 소각장으로 기능이 이전되면서 삼정동 소각장은 폐쇄되었고, 곧 철거될 운명이었다. 하지만 2014년 문화체육관광부의 ‘산업단지 및 폐산업시설 도시재생 프로젝트’에 선정되면서, 2018년 이곳은 33년의 역사를 뒤로하고 복합문화예술공간 ‘부천아트벙커B39’로 재탄생했다. 웅장한 굴뚝과 쓰레기 소각로였던 공간은 ‘에어갤러리’로 변모하여 하늘과 채광을 끌어들이는 전시 공간이 되었으며, 쓰레기 저장조였던 벙커는 ‘B39’라는 이름의 모티브가 되는 핵심 공간으로 재해석되었다. 쓰레기 반입실은 멀티미디어홀(MMH)로, 펌프실, 배기가스처리장, 중앙청소실 등 기존 설비 공간들은 아카이빙실로 리모델링되어, 과거 소각장의 역사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RE:boot 아트벙커B39 아카이브展’이 상설 전시 중이다.

    부천의 또 다른 반전은 ‘조마루사거리’에서 만날 수 있다. 과거 ‘멀뫼’ 또는 ‘조종리’로 불리던 이곳은 이제 ‘청기와뼈다귀해장국’과 ‘조마루뼈다귀해장국’ 본점이 마주 보는 장소로 알려져 있다.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서민들이 애정하는 감자탕은 미군 부대에서 나온 돼지 뼈다귀에서 유래했으며, 정확한 어원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감자탕’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오늘날까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1988년 부천 원미동에서 창업한 한 가게의 뼈다귀해장국은 맑고 깨끗하며 산뜻한 국물 맛으로, 깍두기, 양파, 청양고추 등 밑반찬과의 조화가 일품이다. 수입산 돼지 뼈다귀의 풍성함과 함께, 가난과 허기를 이겨낸 지혜가 담긴 이 음식은 이제 일상적인 별식이자 K-푸드의 매력으로 외국인들의 마음까지 사로잡고 있다.

    과거의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끈질기게 삶을 개척해온 사람들의 지혜와, 버려진 공간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내는 노력은 부천이라는 도시에서 두 가지 놀라운 반전을 만들어냈다. 쓰레기 소각장이 예술 공간으로, 그리고 가난을 이겨낸 음식이 일상적인 별식으로 재탄생한 것처럼,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노력한다면 얼마든지 빛나는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음을 보여준다.

  • 2025년 APEC 정상회의, 경주에서 대한민국 위상 격상 및 글로벌 문화도시 도약 기회

    신라 삼국통일 이후 최대 규모의 국제행사인 202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대한민국 경주에서 개최되는 가운데, 이 행사가 해결하고자 하는 근본적인 문제는 무엇인지, 그리고 그 해결책은 무엇인지 주목해야 할 때이다. 과거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세계적인 경제 강국으로 성장한 대한민국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고, 1500년 역사의 고대 도시 경주를 세계 10대 글로벌 문화도시로 재도약시킬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과제가 우리 앞에 놓여 있다.

    지난 11월 16일 페루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에서 의장국 페루의 디나 볼루아르테 대통령이 차기 의장국인 윤석열 대한민국 대통령에게 페루 전통양식의 의사봉을 전달함으로써, ‘APEC 정상회의 경주의 시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APEC은 전 세계 인구의 40%, GDP의 60%, 교역량의 50%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의 지역 경제 협력체로, 국가 경제 리더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중요한 회의이다. 이러한 APEC 정상회의를 경주에서 개최하는 것은 대한민국을 세계 무대에 다시 한번 각인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이번 정상회의 개최는 대한민국과 경주를 세계에 알릴 수 있는 메가 이벤트로서, 대한민국이 초일류 국가로 자리매김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1500년 전 고대 4대 도시 중 하나이자 대한민국 관광 산업의 시작점이었던 경주가 세계 10대 글로벌 문화도시로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것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뜨거운 한류 열풍은 대한민국의 문화적 위상이 얼마나 높아졌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와 같은 한국어 인사가 세계 공용어처럼 사용되고,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오징어게임 등 K-콘텐츠에 전 세계가 열광하는 현상은 이러한 위상을 더욱 증명하고 있다.

    2025년 경북 경주 개최는 이러한 대한민국의 문화적, 경제적 위상을 보여줄 최적의 장소라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윤석열 대통령은 페루 정상회의에서 “대한민국은 2000년 역사를 간직한 지붕 없는 박물관인 문화도시 경주에서 2025년 APEC 정상회의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경상북도지사 이철우는 “내년 APEC은 경주의 찬란한 문화와 역사, 그리고 한국 경제의 뿌리와 미래 산업을 마주할 최고의 선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으며,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역시 경주를 “한국의 고대 역사와 문화를 간직한 도시”라고 소개했다.

    경상북도는 신라와 가야 문화를 비롯해 선비정신의 유교문화 등 3대 민족문화의 본산이자, 호국, 화랑, 선비, 새마을의 대한민국 대표 4대 정신 발상지로서 역사의 중심에서 대한민국을 지키고 민족의 미래를 이끌어왔다. 한글, 한복, 한옥, 한지, 한식 등 5한(韓)으로 대표되는 한류의 뿌리가 경상북도에 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으며, 그 중심에 경주가 있다. 신라 천년 고도로서 찬란한 역사와 전통이 살아 숨 쉬는 경주는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유산도시이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가장 한국적인 도시이다.

    나아가 경주는 대한민국의 경제 발전과 미래 산업 공유의 장으로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한국원자력발전과 SMR 국가산업단지, 양성자가속기센터, e-모빌리티 연구단지 등 대한민국의 대표 첨단 과학 산업 도시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으며, 인접한 울산의 자동차·조선, 포항의 철강·이차전지, 구미의 전자·반도체 산업, 안동의 바이오 산업까지, APEC 정상들이 대한민국의 미래 산업을 가까이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이다.

    이에 따라 APEC 준비지원단은 비장한 각오로 경상북도와 경주시가 원팀이 되어 철저한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2025 APEC 정상회의 경주, 경북을 넘어 대한민국을 초일류 국가로’라는 비전 아래, ① 완벽한 기반 시설 조성, ② 경제 APEC, ③ 문화 관광 APEC, ④ 시도민과 함께하는 APEC, ⑤ APEC 레거시 미래 비전의 5가지 추진 전략을 수립하여 대형 국제행사에 적합한 품격과 격조를 갖춘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제회의 진행을 위한 품격 있는 정상회의장과 한국 전통미를 선보일 공식 만찬장, 최첨단 IT 기술과 한국미를 갖춘 미디어센터 건립 등 완벽한 기반 시설을 조성할 계획이다. 또한, 21개국 정상과 글로벌 CEO가 편안하게 머무를 수 있는 월드 클래스 수준의 고품격 PRS(Presidential Suite)와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으며, 대한민국의 경제 산업 발전 DNA를 공유하고 미래 신산업을 보여줄 전시장을 조성할 예정이다.

    더불어 대한민국 문화의 품격을 보여줄 문화 APEC, K-컬처를 관광 콘텐츠화하는 관광 APEC, 그리고 APEC 이후 글로벌 문화와 경제 중심지 랜드마크 조성을 위한 포스트 APEC도 준비하고 있다. 내년 가을, 세계유산도시인 경주의 불국사, 동궁과월지, 월정교, 대릉원에 물든 단풍을 병풍 삼아 21개국 정상들이 함께하는 모습은 감동 그 이상의 환희를 선사할 것이다. 1500년 전 시안, 로마, 이스탄불과 함께 세계 4대 도시였던 경주가 다시 세계 문화도시로 도약하는 ‘미래 천년을 향한 꿈’이 이제 곧 실현될 것이다. 세계인의 찬사를 받을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여 역대 가장 성공적인 정상회의를 만들어갈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