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문화/생활

  • 한류의 태동, ‘사랑이 뭐길래’ 28년 만에 돌아보는 의미

    최근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이 토니상 6관왕이라는 쾌거를 달성하며 한류의 성공 스토리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 에미상, 그래미상, 오스카상, 토니상을 아우르는 EGOT라는 말이 익숙해진 시대, 한국 콘텐츠가 세계 최고 권위의 시상식에서 인정받는 현상은 이제 현실이 되었다. 이러한 눈부신 성과를 목도하는 지금, 28년 전 한국 대중문화가 세계로 뻗어 나가는 첫걸음을 내디뎠던 순간을 되짚어보는 것은 한류의 현재를 더욱 깊이 이해하는 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문제는 한국 대중문화가 지금과 같은 국제적인 위상을 갖게 되기까지, 그 시작점을 어디로 보아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분분하다는 점이다. 학계에서는 한류의 기원에 대해 여러 설이 존재한다.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시점은 1997년 6월 15일, 중국 CCTV에서 MBC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가 방영된 날이다. 1991년부터 1992년까지 국내에서 64.9%라는 경이로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던 이 드라마는 중국에서도 시청률 4.2%, 평균 시청자 수 1억 명이라는 기록적인 반향을 일으키며 한류의 불씨를 지폈다. 당시 최고 시청률 2위를 기록했던 <사랑이 뭐길래>는 중국에서 역대 2위의 시청 기록을 남기며, 종영 후 재방송 요청이 쇄도했고 2차 방영권까지 판매될 정도였다.

    그러나 <사랑이 뭐길래>의 방영 시점을 한류의 원년으로 볼 경우, 한류의 역사가 아직 30년이 채 되지 않았다는 점이 일부에서는 치명적인 약점으로 지적되기도 한다. 1993년 드라마 <질투>의 중국 방영, 1994년 영화 <쥬라기 공원>의 아젠다 등장, 1995년 SM 기획사 출범 및 CJENM의 영상 산업 진출, 뮤지컬 <명성황후> 초연, SBS 드라마 <모래시계> 방영 등 다양한 사건들을 한류의 기원으로 보는 학설도 만만치 않다. 또한, 중국 언론이 ‘한류’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한 1999년 11월 19일을 기점으로 보아야 한다는 주장도 존재한다.

    이러한 여러 논쟁 속에서도 <사랑이 뭐길래>가 한류의 시작점으로 강력하게 자리매김하는 이유는 그 상징성과 영향력 때문이다. 비록 ‘한류’라는 용어가 등장하기 이전이었지만, ‘실행으로서의 한류’, ‘현상으로서의 한류’는 이미 시작되고 있었던 것이다. 이는 한국 대중문화가 겪어온 28년의 역사 동안 ‘0.7퍼센트의 반란’, ‘단군 이래 최대 이벤트’를 이뤄냈다는 한국인의 자긍심과 더불어, 가난과 부정적 이미지를 극복하고자 하는 열망이 녹아 있는 결과로 해석될 수 있다.

    당시 중국이 한국 드라마와 K팝을 수용한 배경에는 서구 문화에 대한 경계심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안전하게 여겨졌던 한국 문화가 대체재로 소비된 측면이 있다. 한국 문화콘텐츠에 대한 ‘문화 할인율’이 낮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도 중국 당국은 일정 수준 이상의 한류에 제동을 걸었고, 결국 사드(THAAD) 사태를 빌미로 ‘한한령’이라는 강력한 조치가 내려지기도 했다.

    하지만 놀랍게도 한한령에도 불구하고, 혹은 어쩌면 그 덕분에 한류와 K-콘텐츠는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했다. BTS, 블랙핑크, <기생충>, <오징어 게임> 등은 중국 시장과 무관하게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며 한류의 킬러 콘텐츠로 자리매김했다. 이는 중국의 ‘한류 잘 되라고’ 내린 조치가 아닌, 한국 문화콘텐츠 현장의 창작자들과 제작자들이 치열하게 노력한 결과임을 보여준다.

    결론적으로, 1997년 6월 15일 <사랑이 뭐길래>의 중국 방영은 한국 대중문화의 가능성을 발견하는 결정적인 계기였다. 당시에는 폄하하는 분위기도 없지 않았으나, K-콘텐츠의 완성도와 보편적인 소구력, 그리고 내부 경쟁 속에서 형성된 뛰어난 제작 역량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후 <겨울연가>, <대장금>부터 <기생충>, <오징어 게임>에 이르기까지 영상 콘텐츠의 발전과 K팝의 세계적인 확장은 모두 이 시작점에서 비롯되었다. 28년이라는 시간 동안 한국은 ‘넘사벽’이라 여겨졌던 국제적인 문화 예술의 영역에서 EGOT 달성이라는 성과를 이뤄내며, 한류의 끊임없는 진화를 보여주고 있다.

  • 사라진 산업의 향수, 장생포 고래고기 식탁 위에 남긴 애도의 의미

    울산 장생포에서 고래고기를 맛보는 경험은 단순한 식사를 넘어 과거 산업의 흥망성쇠를 되새기는 특별한 행위다. 이 지역은 과거 포경산업의 중심지였으나, 국제적인 상업 포경 금지 조치로 인해 해당 산업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하지만 장생포의 고래고기는 여전히 식탁 위에 남아, 사라진 생업과 포경선에 대한 애도와 향수의 정서를 담아 음미되는 의례가 되었다. 이는 과거를 애도하고 회상하는 행위를 통해 도시의 기억을 되새기며 공동체의 미래를 준비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장생포는 선사시대부터 고래가 모이는 깊은 바다였으며, 반구대암각화의 고래잡이 그림과 각종 유물은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증명한다. 동해와 남해가 만나는 지리적 이점과 태화강, 삼호강 등에서 유입되는 풍부한 부유물 덕분에 장생포 앞바다는 새우를 비롯한 작은 물고기들이 들끓었고, 이는 고래들에게 더없이 좋은 서식지가 되었다. 특히 신출귀몰하게 나타났던 ‘귀신고래’는 장생포의 단골손님이었다. 깊은 수심과 넓은 바다는 대형 선박의 접안을 용이하게 하여 이곳은 어업이 크게 성행하는 지역으로 발전했다. 당시 장생포는 돈 자랑을 할 정도로 경제가 활황이었으며, 수출입품을 실어 나르는 대형 선박과 6~7층 규모의 냉동창고가 즐비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시대의 변화는 장생포의 풍경을 바꾸었다. 1973년 양고기 가공을 시작했던 남양냉동은 1993년 명태, 복어, 킹크랩 가공업체인 세창냉동으로 바뀌었으나, 경영 악화로 10년도 채 되지 않아 문을 닫으면서 냉동창고는 주인을 잃었다. 폐허가 된 냉동창고의 공간은 지자체와 시민의 노력으로 새로운 의미를 부여받았다. 2016년 울산 남구청이 건물과 토지를 매입하고 주민 의견을 수렴하여 2021년 ‘장생포문화창고’를 개관한 것이다. 6층 규모의 이 복합 문화 공간은 소극장, 녹음실, 연습실을 갖추고 지역 문화 예술인들의 거점이 되는 동시에, 특별전시관, 갤러리, 상설 미디어아트 전시관 등을 마련하여 시민들에게 다양한 문화 체험 기회를 제공한다. 어린아이들을 위한 ‘에어장생’ 항공 체험, 조선 시대 화가들의 작품을 미디어 아트로 재현한 ‘조선의 결, 빛의 화폭에 담기다’ 전시 등은 연령대를 불문하고 매력적인 복합 예술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특히 수십 년 된 냉동 창고의 문을 그대로 활용하여 신진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갤러리는 폐허가 된 공간을 문화 예술 작품을 전시하는 공공 공간으로 되살린 대표적인 업사이클링 사례다.

    또한, 장생포문화창고 2층에 상설 전시된 ‘울산공업센터 기공식 기념관’은 과거 울산의 산업 발전사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정유, 석유화학, 자동차, 조선 등 중화학공업이 집약된 울산석유화학단지는 ‘한강의 기적’을 선도하며 대한민국의 산업 심장부 역할을 했다. 하지만 이러한 산업 발전의 이면에는 극심한 환경 오염 문제도 존재했다. 1980년대 조성된 울산 온산국가산업단지에 제련소, 석유화학공장 등이 집중되면서 중금속 배출로 인한 주민들의 ‘온산병’과 같은 중금속 중독 질환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러한 과거의 아픔은 장생포문화창고의 전시를 통해 후대에 전해지며, 과거의 잘못에서 배우는 자세를 강조한다.

    장생포의 고래 산업은 1946년 최초 조선포경주식회사 설립과 함께 시작되었으나, IWC(국제포경위원회)의 결정으로 1986년부터 상업 포경이 전면 금지되면서 100년도 채 되지 않은 영광은 옛이야기가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래고기는 장생포에서 먹어야 제맛’이라는 말처럼, 이곳에서는 여전히 혼획된 밍크고래 등을 합법적으로 유통하며 고래고기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희소성과 금지의 역설’은 고래고기를 더욱 특별한 욕망의 대상으로 만들고 있다. 12만 원짜리 ‘모둠수육’은 육고기와 흡사한 외형을 지니고 있으며, 삶은 수육과 생회가 어우러져 다채로운 맛과 식감을 선사한다. 고래 한 마리에서 나는 최소 12가지 이상의 맛은 ‘일두백미(一頭百味)’라는 말처럼 풍부한 미식 경험을 제공한다. 특히, 턱 아래 부채꼴 모양의 ‘우네’나 지방층과 근육층이 겹겹이 붙은 ‘오배기’와 같은 고급 부위는 고래 특유의 맛과 식감을 극대화한다. 과거 비린 고래고기에 대한 좋지 않은 기억을 가진 이들도 새롭게 맛보는 고래고기에 만족감을 표하며, 부위별, 조리법별로 다양한 소스와 어우러져 풍부한 맛의 향연을 즐긴다.

    결론적으로 장생포의 고래요릿집은 단순히 고래를 먹는 장소를 넘어선다. 이곳은 사라진 산업, 사라진 생업, 사라진 포경선의 향수를 고기 한 점에 담아 음미하는 ‘애도와 향수의 정서’가 깃든 공간이다. 고래로 꿈꿨던 어부들의 삶, 고래고기로 단백질을 보충하며 역경을 헤쳐나간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한강의 기적을 일군 산업 역군들을 기리는 문화적 지층이 장생포에 자리하고 있다. 장생포의 고래는 사라졌지만, 그 기억과 의미는 고래고기를 통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으며, 우리는 이를 통해 과거를 되새기고 공동체의 내일을 준비하는 시간을 갖는다.

  • 수몰 위협 속 6000년 역사, 반구천 암각화의 ‘보존’이라는 근본적 과제

    반구천 암각화가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며 그 가치를 인정받았지만, 이 역사적인 유적은 오랜 시간 동안 수몰 위협과 싸워왔다. 바위에 새겨진 고래의 꿈은 댐 건설로 인한 수위 변화로 인해 박락이 떨어져 나가고, 어설픈 탁본으로 원본이 상실되는 안타까운 상황을 겪었다. 최근 들어 가뭄으로 인해 암각화가 비교적 자주 모습을 드러내고 있지만, 점증하는 기후변화와 댐 운영의 예측 불가능성은 언제든 ‘반구천’을 ‘반수천(半水川)’으로 되돌릴 수 있는 위협으로 상존한다. 물속에 잠긴 유산은 세계유산으로서의 의미를 잃을 수 있으며, 등재 이후의 보호 및 관리 계획이 부실할 경우 유네스코는 등재를 철회할 수도 있다는 경고는 우리에게 근본적인 과제를 던진다. ‘기적의 현장’이 ‘수몰의 현장’으로 되돌아가는 일은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되는 비극이다.

    이러한 보존의 어려움은 반구천 암각화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1970년 12월 24일, 울산 언양에서 발견된 천전리 암각화와 1년 뒤인 1971년 12월 25일 인근 대곡리에서 발견된 또 다른 암각화는 각각 청동기 시대와 신석기 시대의 유적으로, 1년 사이에 크리스마스 전후로 발견되었다는 점에서 ‘크리스마스의 기적’ 또는 ‘크리스마스의 선물’이라 불리기도 한다. 이 두 암각화를 묶어 ‘반구천 암각화’로 통칭하며,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공식 명칭 역시 ‘반구천 암각화’다. 이는 선사 시대부터 6000여 년에 걸쳐 지속된 인간의 상상력과 예술성, 자연과의 교감이 바위 위에 새겨진 ‘역사의 벽화’로서 그 중요성을 방증한다. 세계유산위원회는 이를 “선사 시대부터 6000여 년에 걸쳐 지속된 암각화의 전통을 증명하는 독보적인 증거”이자 “한반도에 살았던 사람들의 예술성을 보여주는 독특한 구도”, “선사인의 창의성으로 풀어낸 걸작”이라고 평가하며, ‘사실성, 예술성, 창의성’이라는 키워드를 강조했다. 2010년 잠정목록에 오른 지 15년 만에 세계유산으로서 빛을 보게 된 것이다.

    천전리 유적에는 높이 약 2.7m, 너비 10m의 바위 면을 따라 620여 점의 각종 도형, 글, 그림 등이 새겨져 있으며, 청동기 시대에 새겨진 것으로 추정되는 마름모, 원형 등의 추상적 문양과 후대인 신라 시대에 새겨진 명문도 발견된다. 반면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에는 새끼 고래를 이끄는 무리, 작살에 맞아 배로 끌려가는 고래 모습, 호랑이·사슴 같은 육지동물과 풍요를 빌던 제의 흔적이 생생하게 새겨져 있어, 당시 선사인들의 생활상과 세계관을 엿볼 수 있게 한다. 필자는 1987년 MBC 다큐멘터리 ‘한국문화의 원류를 찾아서’ 제작 당시 동국대 문명대 교수 연구팀과 함께 현장을 방문하여 해 질 녘 햇살에 비친 50여 마리의 고래들이 살아 움직이는 듯한 모습을 목격한 바 있다. 이는 단순한 동물의 묘사를 넘어 집단 의례의 도상이며, 인류 예술의 기원이자 오늘날 다큐멘터리의 스토리보드와 같은 역할을 한다. 6000여 년 전 동해 연안 거주민들이 바다에서 고래를 잡고 뭍으로 올라 반석 같은 바위에 고래를 새긴 것은 하늘로 띄운 기도이자 공동체의 삶을 기록한 생활 연대기였다. 이는 프랑스의 라스코 동굴벽화, 스페인의 알타미라 동굴벽화와 견줄 만한 인류 선사 미술의 최고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고래 옆에 새겨진 호랑이와 사슴, 그리고 해석되지 않은 기하문들은 여전히 미지의 코드를 품고 있으며, 천전리 암각화의 다섯 개 다이아몬드 형상은 그 자체로 한 편의 추상시다. 문화유산은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끊임없이 현재와 대화하고 소통하는 시간의 언어인 것이다.

    진짜 과제는 유네스코 등재 이후부터 시작된다. 울산시는 ‘고래의 도시’를 표방하며 고래 축제를 개최하는 등 꾸준한 노력을 기울여왔으며, 암각화를 단순히 보존하는 것을 넘어 체험형 테마공원, 탐방로, 교육 프로그램, 워케이션 공간까지 아우르는 생동하는 문화공간으로 조성하고 있다. 이번 유네스코 문화유산 지정을 계기로 AI 기반의 스마트 유산관리 시스템, 암각화 세계센터 건립 등 미래형 전략도 병행될 예정이지만, 관광 인프라라는 명분 아래 생태 환경이 훼손되거나 과잉 개발이 이루어진다면 유산의 본질을 배반하는 일이 될 것이다.

    프랑스 라스코 동굴벽화와 스페인 알타미라 동굴벽화의 보존 사례는 우리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선사 시대의 시스티나 성당’이라 불리는 라스코 동굴은 1948년 일반 공개 이후 관람객 증가로 인한 환경 악화로 1963년 진본 동굴을 폐쇄하고, 인근에 재현 동굴을 설치했으며 2016년에는 디지털 기술로 구현한 복제본을 개관했다. 실제 동굴은 철저히 밀폐 및 감시 상태로 관리되고 있다. 알타미라 동굴 역시 20세기 중반 이후 관광객 급증으로 인한 훼손 발생으로 2002년에 전면 폐쇄되었고, 이후 정밀한 복제 동굴인 ‘새 동굴(Neocueva)’을 교육 및 관광용으로 사용하며 원본 동굴은 2014년 이후 극소수 인원만 추첨제로 관람이 가능하다. 이들 사례는 문화유산의 공개와 보존 간의 긴장 관계를 보여주며, 결국 복제품을 통한 ‘간접 관람’ 방식으로 전환하게 된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문화유산은 원본이 주는 ‘아우라’가 최상이지만,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는 후대에 잘 물려주어야 하는 책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다행히 현대 기술은 3D 스캔, 디지털 프린트, AI 제어 등을 통해 이러한 보존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 반구천 암각화에 새겨진 고래의 꿈이 유네스코의 이름으로 되살아난 만큼, 이제 이 거대한 바위의 장엄한 서사는 인류와 함께 나누는 이야기로 승화되어야 하며, 이를 위한 ‘보존’이라는 근본적인 과제 해결에 더욱 집중해야 할 때다.

  • 비수도권 지역 문화 향유 기회 확대, 2차 공연·전시 할인권으로 가능해지나

    추석 연휴 기간 동안 문화생활을 즐기려는 이들에게 기대감을 안겨주었던 2차 공연·전시 할인권 배포가 시작되었으나, 이 제도가 본래 목표했던 문화 향유 기회의 확대와 지역 문화 활성화에 실질적인 기여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지난 9월 25일(목)부터 발행된 이번 할인권은 1차 때와 마찬가지로 전국 단위 할인쿠폰을 제공하지만, 주목할 만한 점은 비수도권 지역 주민들을 위한 전용 할인권이 함께 제공된다는 것이다. 이는 그동안 수도권 중심의 문화 접근성 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고, 지역 주민들의 문화 향유 기회를 넓히려는 취지에서 마련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러한 의도와 달리, 할인권이 제공되는 예매처가 ▲네이버 예약 ▲클립서비스 ▲타임티켓 ▲티켓링크로 제한되어 있다는 점은 아쉬움을 남긴다. 또한, 1차 때와 달리 ‘매주 목요일’마다 재발행되는 방식으로 변경되었으며, 발급받은 뒤 다음 주 수요일 자정까지 사용해야 하는 유효기간 제한은 이용자들에게 다소 번거롭게 느껴질 수 있다. 특히 비수도권 전용 할인권은 전국 할인권보다 더 많은 할인 혜택을 제공하며, 공연 15,000원, 전시 5,000원의 할인이 적용되지만, 이러한 조건들이 실제 문화 소비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실제로 본 자료에서 소개된 뱅크시 사진전 사례는 비수도권 지역에서도 충분히 기획력 있는 전시가 개최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대구 북구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 펙스코에서 열린 이 전시는 뱅크시의 대표작뿐만 아니라 그의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작품들과 디즈멀랜드 관련 자료까지 다루며 관람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이러한 전시가 비수도권 전용 할인권의 혜택을 통해 더 많은 지역 주민들에게 알려지고 경험될 수 있다면, 이는 단순한 할인 혜택 제공을 넘어 지역 문화 생태계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결론적으로, 2차 공연·전시 할인권은 비수도권 지역 주민들의 문화 접근성을 높이고 지역 문화 소비를 촉진할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제한적인 예매처와 유효기간, 그리고 홍보 방식 개선 등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남아있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보완하고, 지방 문화예술 행사 활성화라는 본래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지속적인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비수도권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예술을 향유하고 소통하는 풍요로운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

  • 고교 수행평가, ‘암기식 부담’ 벗고 ‘과정 중심’으로 대전환

    2025년 2학기부터 중ᐧ고등학교의 수행평가 방식에 상당한 변화가 예고되며 학생들의 과도한 학습 부담이 줄어들 전망이다. 기존의 외부 사교육 의존과 암기식 평가에서 벗어나, 수업 시간 내 이루어지는 ‘과정 중심 평가’로 전환되는 이번 제도 개편은 학생들의 학습 부담을 줄이고 교육의 본질적인 목표에 다가가려는 취지에서 마련되었다.

    이전까지 수행평가는 지필평가와 더불어 학생들의 성적 변별력을 높이기 위한 중요한 평가 항목으로 자리매김해왔다. 그러나 때로는 자잘한 과제가 다수 포함되거나, 학원 등 외부의 도움을 통해 답안지를 미리 작성하는 등 편파적인 준비 과정이 난무하며 학습 과정 자체보다는 결과물에 집중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이러한 문제점은 학생들에게 과도한 부담감을 안겨주었고, 오히려 학습의 효율성을 저해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이러한 배경에서 교육부는 2025년 2학기부터 중ᐧ고등학교 수행평가를 수업 시간 내에서만 이루어지도록 개정하는 중요한 결정을 내렸다.

    이번 수행평가 제도 개편은 이러한 기존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담고 있다. 가장 핵심적인 변화는 수행평가가 수업 시간 내에만 진행된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외부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도 학교 수업에 집중함으로써 평가를 준비할 수 있게 된다. 더불어, 과도한 수행평가 부담을 줄이고자 하는 취지에서 암기식 평가 방식은 지양되며, 과정 중심 평가로의 전환이 이루어진다. 교육청은 학교 자체 점검표를 활용한 평가 계획 개선을 지원하고, 매 학기 시작 전 학교의 평가 계획을 점검하여 외부 요인의 개입 가능성이 높은 과제형 및 암기형 수행평가가 운영되지 않도록 방침을 세웠다. 대신, 과제 중심이 아닌 토론을 통해 자유로운 발상을 도모하는 수행평가가 확대될 예정이다.

    이러한 정책 변화는 실제 학교 현장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보이고 있다. 국어 교과의 경우, 단순한 외우기식 작문이나 과제 중심의 평가에서 벗어나 조를 이루어 토론하는 방식이 크게 늘어났다. 학생들은 수업 시간에 주어진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생각을 나누고, 이를 논리적인 글로 정리하는 활동에 참여하며 능동적으로 학습에 임하고 있다. 수학 교과의 경우에도, 이전처럼 단순한 답을 맞히는 것을 넘어 문제 해결 과정을 중점적으로 평가한다. 학생들은 문제를 탐구하고 질문을 작성하며, 과정을 모으는 포트폴리오식 평가를 통해 깊이 있는 학습 경험을 쌓고 있다.

    변화된 수행평가 방식에 발맞추어 학생들은 ‘평상시 공부’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1학기까지 밤샘 공부에 의존했던 학생들도 2학기부터는 이러한 방식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평상시 수업 태도와 수업 시간 내 모든 활동에 집중하고 경청하는 자세가 몸에 배면서, 오히려 집에서 급하게 몰아서 공부하는 일이 줄어드는 효과를 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 중심 평가는 국어, 수학뿐만 아니라 사회, 과학, 미술 등 다양한 교과로 확대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행평가의 본래 취지는 학생의 성장과 변화 과정을 면밀히 지켜보고, 부족한 부분에 대한 개별화된 교육을 제공하는 데 있다. 2학기부터 시행되는 새로운 수행평가 제도를 통해 학생들이 암기식 공부의 부담에서 벗어나, 더욱 적극적이고 주체적인 학습자로 성장해 나가기를 기대해 본다.

  • 농업의 위기, 혁신과 기회로 바꾸는 ‘2025 대한민국 농업박람회’

    기후변화와 지역 소멸 위기 등 복합적인 어려움에 직면한 한국 농업의 현주소와 미래 가능성을 조망하는 ‘2025 대한민국 농업박람회’가 서울 양재 aT센터에서 9월 25일부터 28일까지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단순히 농산물을 전시하는 것을 넘어, 농업이 직면한 문제들을 어떻게 혁신적인 정책과 기술, 그리고 국민적 관심으로 해결해 나갈 수 있는지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하며 미래 농업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번 박람회는 ‘농업과 삶’, ‘농업의 혁신’, ‘색깔 있는 농업’, ‘활기찬 농촌’이라는 네 가지 주제관으로 구성되어 관람객들에게 다채로운 경험을 선사했다. ‘농업과 삶’ 주제관에서는 국민 생활과 깊숙이 연결된 농업의 가치를 재조명했다. 특히 올해의 농산물인 감자는 ‘서홍’, ‘골든에그’ 등 다양한 품종뿐만 아니라 감자로 만든 수제 맥주와 화장품 등 변모된 모습을 선보이며 감자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감자 수확 체험과 감자탑 쌓기 등은 아이들에게는 놀이를, 어른들에게는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는 교육의 장이 되었다. 또한, 농업인의 소득을 안정시키는 공익 직불제에 대한 설명은 정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계기가 되었다. 축산물품질평가원 부스에서는 꿀 등급제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신선도, 저장성 등 8가지 항목으로 국내산 천연 벌꿀의 등급을 판정하고 QR코드와 유통관리 번호로 소비자가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이 제도는 소비자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안심하고 구매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각 지역별 쌀의 특징을 소개하는 코너에서는 강원도 오대산 쌀, 충남 삼광 쌀, 전남 새청무쌀 등 다양한 품종이 각기 다른 요리에 적합하다는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도정 일자와 단일 품종 확인이라는 작은 실천이 쌀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보여주었다.

    ‘농업의 혁신’관에서는 첨단 기술이 농업과 결합하여 만들어낼 미래 먹거리의 모습을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었다. 인공지능(AI) 기반의 선별 로봇은 0.1초 만에 상처 난 과일을 감별해내는 놀라운 속도를 자랑했다. 사람이 17개의 불량 과일을 골라낼 때, AI 로봇은 43개를 선별하는 효율성을 보여주며 농산물 품질 관리의 혁신을 예고했다. 셰프의 손맛을 재현하는 조리 로봇 또한 관람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특히 ‘품종 개발을 위한 과실 특성 조사’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직접 과일의 당도를 측정하는 경험은 참가자들에게 농업에 대한 깊은 이해와 흥미를 더했다. 동양 배와 서양 배를 교배하여 육성한 ‘그린시스’ 품종 배의 특징과 당도 측정 과정을 통해, 최신 기술이 어떻게 더 나은 품질의 농산물 생산으로 이어지는지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색깔 있는 농업’관은 K-푸드를 비롯해 도시농업, 화훼 등 농업의 다채로운 매력을 소개했다. 캔에 담긴 홍어와 같은 기발한 아이디어는 농업의 창의적 가능성을 엿볼 수 있게 했다. ‘활기찬 농촌’관에서는 농촌 소멸 위기에 대한 대안으로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정책과 아이디어가 소개되었다. 각 지자체의 특산물 판매장은 물론, 귀농·귀촌 희망자들을 위한 홍보가 활발히 이루어졌다. 특히 ‘농촌 빈집은행’ 정책은 전국 7만 8천 95곳에 달하는 농어촌 빈집을 활용하여 귀농·귀촌 희망자와 연결하고 기관이 관리와 운영을 돕는 혁신적인 방안을 제시했다. 노후화된 빈집의 수리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는 점과 낯선 지역을 일일이 방문하기 어려운 현실을 고려할 때, 이 정책은 농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더 이상 농촌이 떠나는 곳이 아닌, 새로운 기회를 찾아 ‘돌아오는 곳’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주었다.

    박람회에 함께 참여한 정책기자단 역시 다양한 관점에서 박람회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허민 SNS 기자는 친환경 농산물 자조금 관리위원회의 유기농·무농약 마크 사용 장려 노력을 인상 깊게 보았으며, 정아람 영상 기자는 꿀 등급제가 소비자에게 안심하고 꿀을 구매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윤경 기자는 스마트 농업의 발전과 지역 특색을 살린 농촌 산업화를 통한 농촌의 밝은 전망을 강조했다.

    ‘2025 대한민국 농업박람회’는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먹거리에 대한 애정이 K-농업의 강력한 성장 동력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농업이 더 이상 과거에 머무르지 않고, 기술과 문화, 사람을 아우르며 끊임없이 혁신하는 역동적인 현재와 미래를 명확히 제시했다. 관람객들의 작은 관심들이 모여 대한민국 농업의 긍정적인 변화와 발전을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된다.

  • 세계 3위 게임 강국 도약, 인식 전환과 정책 지원이 관건

    대한민국을 세계적인 문화산업 국가로 만들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게임 산업의 위상 제고와 발전을 위한 중요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15일 게임업체 크래프톤의 복합 문화 공간인 ‘펍지 성수’를 방문해 ‘세계 3위의 게임강국으로 레벨업’이라는 주제로 현장 간담회를 개최하며, 현재 게임 산업이 직면한 도전 과제와 미래 발전 방향에 대한 깊이 있는 진단에 나섰다.

    이번 간담회는 이 대통령이 주재한 첫 번째 게임 간담회라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이번 행사가 “게임사 대표, 게임 음악·번역 전문가, 청년 인디게임사 대표, 게임인재원 학생 등 업계 관계자들을 만나 현장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이는 게임 산업이 단순한 오락을 넘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중요한 문화 콘텐츠로 인식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대통령은 간담회 시작 전 인공지능(AI) 기반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인 ‘인조이’를 체험하며 게임의 몰입도와 현실적인 구현 가능성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였다. 그는 “‘인조이’에 대해 ‘다른 사람의 세계도 볼 수 있는 것이냐’, ‘이 세계에서 차 하나를 사려면 몇 시간 일해야 되느냐’라며 상세히 물었고, 이는 게임이 만들어내는 가상 세계와 현실 경제 간의 연관성에 대한 고민을 드러낸다.

    이재명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게임에 대한 인식과 마인드 셋이 바뀔 필요가 있다”며, 게임에 대한 몰입도를 산업으로 재인식하고 적극적인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게임 산업의 잠재력을 국부 창출과 일자리 마련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다. 또한, 게임 업계가 오랫동안 요구해 온 ‘탄력적 노동시간 운영’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표명했다. 대통령은 “양면이 있다”고 언급하며, 개발자와 사업자의 요구뿐만 아니라 고용된 노동자들이 소모품처럼 여겨져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를 “정책 판단의 문제”로 규정하며, 양측의 의견을 모두 반영하여 지혜롭게 해결해야 할 과제임을 강조했다.

    이날 비공개 토의에서는 업계 관계자들의 다양한 목소리가 나왔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주변국과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AI 기술 등이 작은 회사의 창의력을 증대시킬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며, 산업으로서의 게임 진흥 필요성을 역설했다. 김정욱 넥슨 대표는 게임이 전략 품목으로 지정되어야 하며, 혁신을 통한 글로벌 진출을 위해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인디게임 업체 원더포션의 유승현 대표는 “작은 규모의 지원이라도 보다 많은 팀들에게 제공되면 효과적일 수 있다”는 현실적인 제안을 했다. 이 대통령은 참석자들과 함께 노동시간 집약적인 작업의 특성, 문화콘텐츠 수출에서의 게임의 비중, 미래 성장 가능성, 원작 저작권 및 멀티 유즈 문제 등을 꼼꼼히 짚어가며, 지원 확충과 규제 완화의 필요성에 대해 심도 깊은 토론을 벌였다.

    이번 간담회는 게임 산업에 대한 정부의 인식이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계기다. 인식 개선과 더불어 현실적인 정책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대한민국 게임 산업은 세계 3위 강국이라는 목표를 넘어 글로벌 문화 콘텐츠 산업을 선도하는 핵심 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문화 향유 기회 확대, 공연·전시 할인권 2차 배포 통해 ‘문화 소비 장벽’ 낮춘다

    긴 연휴가 이어지면서 문화생활을 알차게 즐기고자 하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9월 25일부터 ‘공연·전시 할인권’ 2차 배포를 시작하며 문화 향유의 문턱을 낮추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그동안 높은 티켓 가격으로 인해 문화생활을 망설였던 많은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문화 소비를 촉진하고 국민들의 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하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보여주는 정책이다.

    이번 2차 할인권 배포는 기존 1차 발행 시의 문제점을 개선하여 실사용률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1차 발행 시 6주로 설정되었던 사용 유효기간 동안 사용되지 않는 할인권이 다수 발생했던 점을 감안하여, 2차 할인권은 일주일의 사용 유효기간을 설정하고 매주 목요일마다 잔여 할인권을 재발행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구체적으로는 9월 25일부터 매주 목요일 오후 2시에 할인권이 발급되며, 발급받은 할인권은 해당 주 수요일 자정까지 사용해야 한다. 기간 내에 사용하지 않은 할인권은 자동 소멸되며, 사용하지 못했더라도 다음 주 목요일에 새로운 할인권을 발급받아 사용할 수 있도록 하여 사용자의 편의성을 높였다.

    이 할인권은 네이버예약, 놀티켓, 멜론티켓, 클립서비스, 타임티켓, 티켓링크, 예스24 등 7개 주요 온라인 예매처를 통해 발급받을 수 있다. 온라인 예매처별로 공연은 1만 원, 전시는 3천 원 할인권이 매주 1인당 2매씩 제공되며, 결제 1건당 1매의 할인권이 적용된다. 특히, 개별 상품 가격이 아닌 총 결제 금액을 기준으로 할인이 적용되기 때문에, 할인권 금액보다 낮은 가격의 공연이나 전시라도 여러 장의 티켓을 구매하면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더욱이 서울, 경기, 인천을 제외한 전국 지역에서 사용할 수 있는 할인권의 경우, 공연은 1만 5천 원, 전시는 5천 원으로 더 높은 할인율을 제공하여 지역 간 문화 격차 해소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할인 적용 대상 공연 분야는 연극, 뮤지컬, 서양음악(클래식), 한국음악(국악), 무용 등이며, 대중음악과 대중무용 공연은 제외된다. 전시의 경우 전국 국·공립 및 사립 미술관 등에서 진행되는 시각예술 분야 전시와 아트페어, 비엔날레가 대상이며, 산업 박람회 등은 적용되지 않는다.

    이번 공연·전시 할인권 2차 배포는 높은 티켓 가격이라는 ‘문화 소비 장벽’을 실질적으로 낮추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정책은 취미 생활로서 공연과 전시 관람을 즐기고 싶지만 경제적인 부담 때문에 망설였던 많은 국민들에게 문화 향유의 기회를 넓혀줄 것이다. 매주 새로운 할인권이 발급되는 시스템은 보다 유연하고 접근성 높은 문화 소비 환경을 조성하며, 국민들의 마음속에 풍요로움을 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 K-콘텐츠의 새로운 지평: ‘케데헌’이 촉발한 글로벌 문화의 로컬 전용과 디아스포라 서사

    전 세계적으로 기록적인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가 기존 한류 현상에 새로운 차원을 더하며 문화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케데헌’은 한국 문화산업의 역량만으로는 실현하기 어려웠을 글로벌 소통 능력을 보여주며, 단순한 인기 현상을 넘어선 문화적 의미를 창출하고 있다. 이는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공식 굿즈 매장에서 품절 사태를 일으킨 까치 호랑이 배지가 재판매되는 현상과 맞물려 K-콘텐츠의 높아진 영향력을 방증한다.

    ‘케데헌’이 이러한 문화적 파급력을 얻게 된 배경에는 글로벌 문화가 로컬 콘텐츠를 성공적으로 전용한 사례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기존의 한류가 한국 대중문화의 해외 인기를 중심으로 한국 문화산업의 창작물을 통해 이루어졌다면, ‘케데헌’은 한국이 직접 제작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문화로서의 면모를 갖추었다. 이는 홍석경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한류연구센터장의 지적처럼, ‘뮬란’이나 ‘쿵푸팬더’와 같이 이미 세계적으로 성공한 문화 콘텐츠가 각 지역의 특색을 반영하여 재창조되는 과정과 유사하다.

    더욱이 ‘케데헌’은 북미의 한인 2세 정체성을 지닌 원작자와 제작자들이 대거 참여했다는 점에서 애플 TV의 2022년작 ‘파친코’와 맥을 같이 한다. ‘파친코’가 실사 드라마로서 일제강점기 조선과 일본을 배경으로 3대에 걸친 가족사를 그려냈다면, ‘케데헌’은 한국 문화의 고유한 무당 서사와 케이팝이라는 현대 대중문화를 결합하여 서울의 상징적인 장소들을 배경으로 애니메이션을 구현했다. ‘파친코’가 세트장으로 구현된 과거 한국을 보여주며 여행객을 유치하는 데 한계를 보였던 것과 달리, ‘케데헌’이 그려낸 서울의 모습은 노스텔지어와 호기심을 동시에 자극하며 실제 서울로의 여행을 촉진하는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케데헌’의 성공에는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적 특성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소니는 스파이더맨 애니메이션 제작에 활용된 기술을 ‘케데헌’에 적극 적용하여 캐릭터들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구현했으며, 제작진은 시청자들이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즐길 수 있도록 텍스트 전략을 면밀히 구성했다. 디테일이 살아있는 일러스트레이션과 케이팝이 가진 에너지는 시너지 효과를 일으켰다. 특히 애니메이션이라는 표현 양식은 비서구 문화의 진입 장벽이었던 ‘몸’에 대한 인종주의적 제약을 넘어설 수 있게 했다. 기존 케이팝이 아이돌의 ‘아시아성’이라는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팬덤 영역에 머무르는 경향이 있었으나, 애니메이션은 이러한 장벽을 낮추거나 완전히 제거했다. 그림으로 표현된 ‘헌트릭스’와 ‘사자보이즈’는 인종적 복잡성 없이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으며 코스프레 또한 용이하다. 이는 현재 플레이브나 이세계 아이돌과 같은 버추얼 아이돌 그룹이 해외 투어를 진행하며 캐릭터 중심의 케이팝 문화가 진전되고 있음을 보여주며, ‘케데헌’의 캐릭터들이 세계관을 갖추고 글로벌 케이팝 무대에 데뷔한 것과 같은 효과를 낳고 있다.

    케이팝 문화에서 그룹의 서사, 즉 세계관은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이는 획일적으로 보이는 케이팝 그룹들 사이에서 차별화된 정체성을 부여하고, 팬들이 적극적으로 콘텐츠를 해석하고 소비하도록 유도하는 동기가 된다. 현금의 글로벌 문화 환경에서 가치 지향성이 중요해짐에 따라, ‘케데헌’의 인간적이고 공동체적인 세계관 속 걸그룹과 보이그룹은 기존의 디즈니 애니메이션이나 일본 애니메이션, DC, 마블 유니버스가 제공하는 이야기와는 다른 이국적이고 매력적인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케데헌’은 수많은 프리퀄과 시퀄로 확장될 수 있는 개방적인 서사 구조를 갖추고 있다. 현재진행형인 ‘헌터스’의 세계 투어 중 로컬 귀신들과 싸우는 스토리 라인은 향후 다양한 로컬 버전을 탄생시킬 잠재력을 내포하고 있다. 이러한 형식적, 서사적 가능성은 ‘케데헌’이 한국인 디아스포라와 그들의 역사적 경험이라는 새로운 서사 자원의 중요성을 일깨운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를 갖는다. 북미 한인 2세 제작자들의 독특한 한국 문화 경험과 애정은 ‘케데헌’을 통해 글로벌 시장과 효과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문화적 중재(mediation)’를 가능하게 했다. 한국 근현대사의 굴곡은 세계사를 한국인의 경험으로 품을 수 있는 광범위한 디아스포라의 역사를 형성했으며, 이는 한류를 넘어 한국의 미래가 한인 디아스포라와 어떻게 연결될지에 대한 새로운 질문을 던진다. ‘케데헌’은 이처럼 한류가 또 다른 세계로 나아가는 중요한 문을 열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 대중문화의 세계적 도약을 위한 ‘대중문화교류위원회’ 출범, K컬처의 새로운 시대 열리나

    대한민국 대중문화가 세계 무대에서 겪는 급격한 성장통 속에서, 이를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기 위한 새로운 조직이 출범했다. 바로 ‘대중문화교류위원회’가 그 주인공으로, 앞으로 대한민국을 진정한 글로벌 문화강국으로 이끌 핵심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위원회의 출범은 K팝, K드라마, K무비, K게임 등 자랑스러운 우리 대중문화가 세계 시장에서 더욱 확고한 입지를 다질 수 있도록 든든한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다.

    대중문화교류위원회는 문화산업계를 선도하는 다양한 리더들과 함께 민관 협력의 틀을 더욱 공고히 하고, 폭넓은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 신설되었다. 이는 그동안 산발적으로 이루어지던 대중문화 지원 정책을 통합하고, 미래지향적인 전략을 수립하여 국가 문화 경쟁력을 제고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하는 것이다. 위원회는 문화 콘텐츠의 기획, 제작, 유통, 해외 진출 등 전 과정에 걸쳐 실질적인 지원을 제공함으로써, 우리 문화가 가진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도울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위원회 출범식은 단순한 기념행사를 넘어 K컬처의 위상을 드높이는 축제의 장으로 마련되었다. 세계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K팝 그룹 스트레이 키즈와 르세라핌이 특별 공연을 펼치며 대중문화의 뜨거운 열기를 더할 예정이다. 이는 곧 출범하는 대중문화교류위원회가 K팝, K드라마, K무비, K게임 등 다양한 장르의 문화 콘텐츠를 아우르며, 이들의 글로벌 확산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대중문화교류위원회의 출범과 함께 대한민국 대중문화의 밝은 미래가 기대되는 가운데, 위원회의 성공적인 운영과 대한민국 문화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국민들의 따뜻한 관심과 성원이 필수적이다. 향후 위원회는 적극적인 소통과 협력을 통해 문화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고, 변화하는 글로벌 트렌드에 발맞춘 정책을 수립하며 K컬처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 것이다.

    한편, 대중문화교류위원회 출범식을 기념하여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참여 신청을 받는다. 신청은 2025년 10월 1일 (수)에 예정되어 있으며, 선착순 270명을 모집한다. 참가 신청은 2025년 9월 24일 (수) 16시부터 네이버폼을 통해 가능하다. 관람석이 한정된 관계로 부득이하게 선착순으로 선정되는 점에 대한 너그러운 양해를 구하며, 선정된 신청자에게는 별도 연락이 이루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