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문화/생활

  • 지역 문화 향유 기회 확대… 2차 공연·전시 할인쿠폰, 비수도권 집중 혜택 제공

    문화 향유의 기회가 수도권에 집중된다는 지적 속에서, 전국 단위의 2차 공연·전시 할인쿠폰 발행이 시작되었으나 이번에는 비수도권 지역 주민들에게 더욱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전용 할인권이 함께 배포된다. 이는 문화 불균형 해소와 지역 문화 활성화를 목표로 하는 정책적 시도로 해석된다.

    이번 2차 할인쿠폰은 11월 27일까지 사용 가능하며, 네이버 예약, 클립서비스, 타임티켓, 티켓링크 등 일부 예매처를 통해 발급받을 수 있다. 특히 비수도권 전용 할인권은 전국 단위 할인권보다 높은 할인율을 적용하여, 공연의 경우 1매당 15,000원, 전시는 5,000원의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공연·전시 유형별로 각 2매씩 지급되는 이 할인권은 매주 목요일마다 재발행되며, 발급 다음 주 수요일 자정까지만 사용할 수 있다. 이 정책은 추석 연휴 기간 동안 지방에 머무르는 주민들이 문화생활을 더욱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비수도권 전용 할인권을 활용하여 대구 북구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 펙스코에서 진행된 ‘처음 만나는 뱅크시 사진전’을 관람한 한 시민은 결제 시 5,000원의 할인이 자동으로 적용되어 정가보다 저렴하게 예매를 마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 전시는 뱅크시의 대표적인 석판화 작품들을 비롯해, 그의 사회 비판적 메시지를 담은 작품들을 사진과 영상으로 구성하여 선보였다. 특히 2018년 소더비 경매에서 그림이 분쇄되는 퍼포먼스로 화제를 모았던 <풍선을 든 소녀> 작품의 분쇄 과정 영상과, 뱅크시의 익명성을 보여주는 작품들은 관람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또한, 10년 전 운영되었던 디즈멀랜드의 발자취와 난민 수용소 건설에 대한 기여, 우크라이나 전쟁 지역에 남긴 작품 등 뱅크시의 예술 활동 전반을 조명하며 사회 문제에 대한 그의 메시지를 되새기게 했다.

    이번 2차 공연·전시 할인쿠폰, 특히 비수도권 전용 할인권의 확대 배포는 지방 문화 거점의 활성화를 촉진하고,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예술을 접하고 소통하는 기회를 넓히는 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도권 외 지역에서도 기획력 있는 전시와 공연이 다수 개최되고 있음을 이번 정책이 다시 한번 환기시키며, 지역 문화 콘텐츠에 대한 관심을 제고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 산업화 시대의 애환을 품은 장생포, 고래고기에 담긴 과거의 기억

    울산 장생포의 고래고기 식당은 단순한 음식점을 넘어, 격동의 산업화 시대를 살아온 이들의 애환과 향수를 담고 있다. 사라진 포경 산업과 고된 생업, 추억 속 포경선의 기억은 고기 한 점에 녹아들어 과거를 애도하고 회상하는 특별한 의례로 이어진다. 장생포의 고래는 더 이상 볼 수 없지만, 고래고기는 여전히 이곳의 역사를 증언하며 도시의 기억을 되새기고 공동체의 미래를 준비하는 매개체 역할을 하고 있다.

    바다는 예로부터 장생포를 고래들의 풍요로운 보금자리로 만들어 주었다. 수심이 깊고 조수차가 적으며 다양한 강에서 흘러오는 풍부한 먹이는 고래들에게 안성맞춤인 환경을 제공했다. 특히 ‘귀신고래’라 불리던 고래들이 이곳을 자주 찾아오며 장생포는 명실상부한 고래들의 천국이 되었다. 이러한 천혜의 자연 조건 덕분에 장생포는 수심 깊은 바다에 대형 선박을 접안하기 용이했으며, 이는 곧 포경 산업의 번성으로 이어졌다. 당시 장생포의 경제적 풍요로움은 ‘개가 만 원 지폐를 물고 다녔다’는 말로 표현될 정도로 대단했다. 수출입 물품을 실어 나르는 대형 선박들이 즐비했으며, 6~7층 높이의 냉동 창고들이 도시의 스카이라인을 형성했다.

    이러한 번영의 이면에는 산업화의 그림자도 존재했다. 1973년 양고기 가공 업체인 남양냉동이 들어섰고, 이후 1993년에는 명태, 복어, 킹크랩 등을 가공하는 세창냉동으로 바뀌었으나, 경영 악화로 10년도 채 안 되어 문을 닫았다. 폐허가 된 냉동 창고는 2016년 울산 남구청에 의해 매입되었고, 주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여 2021년 ‘장생포문화창고’로 새롭게 개관했다. 6층 규모의 문화창고는 소극장, 녹음실, 연습실 등 지역 문화 예술인들의 거점 공간이자, 특별 전시관, 갤러리, 미디어 아트 전시관 등을 갖춘 복합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이곳에서는 ‘에어장생’이라는 고래 캐릭터를 활용한 체험 프로그램과 ‘조선의 결, 빛의 화폭에 담기다’와 같은 미디어 아트 전시를 통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문화 경험을 제공한다. 특히, 수십 년 된 냉동 창고의 문을 그대로 살려 신진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갤러리로 활용하는 것은 폐허를 예술 공간으로 재탄생시킨 업사이클링의 좋은 예시이다.

    문화창고 내 2층에 자리한 ‘울산공업센터 기공식 기념관’은 장생포의 또 다른 역사를 보여준다. 정유, 석유화학, 자동차, 조선 등 중화학공업의 중심지였던 울산석유화학단지의 성장은 대한민국 경제 성장을 이끌었지만, 그 과정에서 발생한 환경 문제는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었다. 1980년대 조성된 울산 온산국가산업단지에 집중된 제련소, 석유화학공장 등에서 배출된 중금속은 주민들에게 ‘온산병’이라 불리는 중금속 중독 증상을 야기했다. 이처럼 과거의 산업 발전 이면에는 희생과 아픔이 존재했음을 보여주는 이 전시 공간은, 과거의 잘못에서 배우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가야 함을 강조한다.

    장생포의 고래잡이 산업은 1946년 최초 조선포경주식회사 설립과 함께 시작되었으나, 1986년 국제포경위원회(IWC)의 상업 포경 금지 결정으로 100년도 안 된 역사를 뒤로하고 막을 내렸다. 그러나 장생포에서는 여전히 ‘고래고기는 장생포에서 먹어야 제맛’이라는 말이 회자될 정도로 고래고기가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고래요릿집은 혼획된 밍크고래 등 합법적으로 유통되는 고래고기를 판매하고 있으며,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희소성과 금지의 역설’은 고래고기를 여전히 사람들의 욕망 대상으로 만든다. 12만 원짜리 ‘모둠수육’은 육고기와 흡사한 비주얼을 자랑하며, 삶은 수육과 생회가 어우러진 다채로운 구성은 놀라움을 선사한다. 살코기, 껍질, 혀, 염통 등 다양한 부위는 고래고기 특유의 풍미와 식감을 자랑하며, 특히 ‘우네’라 불리는 가슴 부위와 ‘오배기’라 불리는 배 쪽 기름층과 살코기가 겹겹이 붙은 부위는 고급 별미로 꼽힌다. 비록 과거의 좋지 않은 기억을 가진 이들도 있었지만, 부위마다 다른 조리법과 소스를 곁들여 먹는 재미는 잊을 수 없는 미식 경험을 선사한다.

    장생포의 고래고기 식당은 단순한 식사 공간을 넘어, 사라진 산업과 생업, 포경선에 대한 향수를 담아내는 애도의 공간이다. 고래로 꿈을 꾸었던 어부들, 고래 고기로 단백질을 보충했던 피란민들, 그리고 한강의 기적을 일군 산업 역군들의 이야기가 녹아있는 문화적 지층이 바로 이곳에 존재한다. 장생포의 고래는 사라졌지만, 고래고기는 그 기억을 이어받아 과거를 되짚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힘을 선사한다.

  • 사라진 산업의 향수를 품은 장생포, 고래고기 한 점에 담긴 과거와 현재

    울산 장생포의 고래문화특구가 고래를 활용한 다양한 조형물과 장식으로 도시 곳곳을 채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과거 포경 산업의 쇠퇴와 함께 도시가 겪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점을 먼저 짚어볼 필요가 있다. 번성했던 포경 산업의 흔적은 이제 장생포문화창고라는 복합 예술 공간으로 재탄생했지만, 그곳에서 맛보는 고래고기는 사라진 산업에 대한 향수와 애도의 정서를 담고 있다. 이는 단순한 식사를 넘어 과거를 회상하고 현재를 조명하는 의례로서, 장생포의 고래는 사라졌지만 그 기억과 문화는 고기 한 점에 담겨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장생포는 지리적 이점 덕분에 선사시대부터 고래가 자주 찾는 깊은 바다였으며, 이는 반구대암각화에 새겨진 고래잡이 그림 등으로도 입증된다. 수심이 깊으면서도 조수차가 적은 장생포 앞바다는 염전 조성과 해조류 성장에 유리했으며, 다양한 강에서 유입되는 부유물 덕분에 새우를 비롯한 작은 물고기들이 풍부했다. 이러한 환경은 고래에게 더없이 좋은 서식지이자 산란지가 되었고, ‘귀신고래’는 장생포의 단골손님이었다. 또한, 큰 선박을 대기 쉬운 항구로서 어업이 성행하며 장생포는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시기를 맞았다. 수출입 선박이 빼곡하고 6~7층 규모의 냉동창고가 즐비했던 과거의 모습은 당시 장생포의 경제적 번영을 짐작게 한다. 1973년 남양냉동을 시작으로 1993년 세창냉동까지 냉동 창고 산업이 발달했지만, 경영난으로 문을 닫으며 폐허가 되기도 했다.

    이러한 폐허가 된 냉동 창고는 2016년 울산 남구청이 건물과 토지를 매입하면서 새로운 생명을 얻었다.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2021년 개관한 장생포문화창고는 6층 건물 전체에 다양한 체험장과 전시실을 갖추고 있다. 지역 문화예술인의 거점 역할을 하는 소극장, 녹음실, 연습실부터 특별전시관, 갤러리, 미디어아트 전시관까지 마련되어 있어 방문객들에게 풍성한 문화 경험을 제공한다. 특히, 어린아이들과 가족 단위 방문객을 위한 ‘에어장생’ 항공 체험과 종이 고래 접기 등은 즐거운 놀거리를 제공하며, 오는 8월 24일까지 운영될 예정이다. 또한, 정선, 김홍도, 신윤복 등 조선을 대표하는 화가들의 작품을 미디어 아트로 재현한 ‘조선의 결, 빛의 화폭에 담기다’ 전시는 시민들에게 새로운 감성을 일깨우며 큰 감동을 선사한다. 수십 년 된 냉동 창고 문을 그대로 활용하여 신진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갤러리는 업사이클링의 좋은 예시를 보여준다.

    가장 인상적인 공간은 2층에 상설 전시된 ‘울산공업센터 기공식 기념관’이다. 이 공간은 울산 석유화학단지의 성장 과정과 함께 대한민국의 산업 심장부로서 ‘한강의 기적’을 이끈 울산의 역사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쉼 없이 연기를 내뿜던 굴뚝으로 인한 중금속 중독 질환, 이른바 ‘온산병’의 아픔도 함께 다루며 과거의 개발이 남긴 그림자도 조명한다. 해설사의 설명을 통해 울산의 근현대 개발사가 손에 잡힐 듯 그려지며, 과거의 잘못된 선택에서 배우는 교훈을 되새기게 한다.

    장생포 고래잡이 산업은 IWC(국제포경위원회)의 결정으로 1986년 상업 포경이 전면 금지되면서 100년도 안 되는 짧은 역사 속에서 명맥이 끊겼다. ‘장생포에서 먹어야 제맛’이라는 말이 있듯, 현재 장생포에서는 밍크고래 등 혼획된 고래만을 합법적으로 유통하여 고래고기가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희소성과 금지의 역설’은 고래고기를 더욱 욕망의 대상으로 만들며, 12만 원짜리 ‘모둠수육’은 소고기와 닮은 외형과 다양한 부위의 독특한 식감으로 미식 경험을 선사한다. ‘일두백미’라는 말처럼 고래 한 마리에서도 최소 12가지 이상의 맛이 난다고 전해지며, 특히 ‘우네’와 ‘오배기’ 같은 고급 부위는 고래 특유의 맛과 식감을 극대화한다.

    장생포의 고래요릿집은 단순한 식사 장소를 넘어, 사라진 산업과 생업, 그리고 포경선에 대한 향수를 담아낸다. 고래고기 한 점을 통해 과거를 애도하고 회상하는 의례는 그 자체로 문화적 지층을 형성한다. 장생포의 고래는 사라졌지만, 그 기억과 이야기는 고기, 도시, 그리고 공동체의 내일을 준비하는 현재 속에 살아 숨 쉬고 있다.

  • 농업 현장의 ‘문제’, 박람회가 제시한 ‘해결책’과 ‘미래 전망’

    대한민국 농업은 현재 다양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 농촌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인한 ‘농촌 소멸 위기’는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이며, 기후 변화와 복잡한 유통 과정은 농산물 생산과 소비에도 어려움을 더하고 있다. 또한, 소비자들은 안전하고 품질 좋은 농산물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농업 기술 발전의 속도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고 대한민국 농업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모색하기 위한 중요한 장으로서 ‘2025 대한민국 농업박람회’가 지난 9월 25일부터 28일까지 서울 양재 aT센터에서 개최되었다.

    이번 박람회는 ‘농업과 삶’, ‘농업의 혁신’, ‘색깔 있는 농업’, ‘활기찬 농촌’이라는 네 가지 주제관을 통해 이러한 문제들을 진단하고 구체적인 해결책과 비전을 제시했다. ‘농업과 삶’ 주제관에서는 국민 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된 농업의 가치를 조명했다. 특히 올해의 농산물인 감자의 다양한 품종과 이를 활용한 식품, 화장품 등을 소개하며 감자의 무한한 변신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더불어 공익 직불제와 같이 농업인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정책에 대한 이해를 높였으며, 꿀 등급제와 같이 소비자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고 안심하고 농산물을 구매할 수 있도록 돕는 제도도 소개되었다. 또한, 지역별 쌀 품종의 특징을 상세히 설명하며 소비자들이 각 요리에 맞는 쌀을 선택할 수 있도록 안내한 점은 농산물 소비 촉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농업의 혁신’관은 첨단 기술이 농업과 융합하는 미래를 보여주며 생산성 향상과 품질 개선이라는 숙제를 해결할 방안을 제시했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과일 선별 로봇은 기존 방식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불량 과일을 가려내며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또한, 품종 개발을 위한 과실 특성 조사 프로그램에 직접 참여하며 소비자들이 익숙한 ‘당도’라는 수치가 어떻게 과학적으로 측정되고 분석되는지를 경험하게 하여, 농산물 품질에 대한 신뢰도를 높였다. ‘색깔 있는 농업’관에서는 K-푸드를 중심으로 한 농업의 다양성과 문화적 가치를 선보이며 농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했다. 캔에 담긴 홍어와 같은 기발한 아이디어는 농업 분야에서도 창의적인 시도가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가장 시급한 문제인 ‘농촌 소멸 위기’에 대한 해결책은 ‘활기찬 농촌’ 관에서 집중적으로 다루어졌다. 농촌 빈집은행 정책은 유휴 농가를 활용하여 귀농·귀촌 희망자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는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했다. 빈집 소유자와 희망자를 공적으로 연결하고 관리·운영을 지원함으로써, 낯선 지역의 빈집을 찾는 어려움을 해소하고 노후화된 빈집에 대한 수리비 지원까지 제공한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이는 더 이상 농촌이 떠나는 곳이 아닌, 새로운 기회를 찾아 ‘돌아오는 곳’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2025 대한민국 농업박람회는 각 주제관마다 명확한 문제 제기와 그에 대한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며 대한민국 농업의 현재와 미래를 입체적으로 조망했다. 감자의 다양한 활용법부터 AI 기반의 스마트 농업 기술, 그리고 농촌 빈집을 활용한 귀농·귀촌 지원 정책까지, 농업 현장에서 직면한 난제들을 해결하고 농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려는 노력이 돋보였다. 이러한 박람회를 통해 제시된 솔루션들이 현장에서 성공적으로 적용되고 국민들의 지속적인 관심이 이어진다면, 농업은 더 이상 단순한 1차 산업에 머무르지 않고 기술, 문화, 사람을 아우르는 혁신적인 K-농업으로 자리매김하며 대한민국 농업의 강력한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 수몰 위협 극복한 반구천 암각화, 인류 보편적 가치로 나아가기 위한 과제

    오랜 세월 침묵 속에 잠겨 있던 반구천 암각화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며 인류 보편의 유산으로 인정받게 되었으나, 그 영광의 이면에는 수몰이라는 지속적인 위협과 앞으로 풀어가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1970년 12월 24일, 정길화 동국대 한류융합학술원장이 울산 언양에서 처음 마주한 ‘절벽의 이상한 그림’은 신라 마애불로 추정되었으나, 곧이어 1년 뒤인 1971년 12월 25일 인근 대곡리에서 고래, 사슴, 호랑이 등 생생한 동물 사냥 장면이 새겨진 또 다른 암각화가 발견되면서 이 두 유적은 ‘반구천 암각화’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 원래는 ‘천전리 암각화’와 ‘대곡리 암각화’로 불리던 이 두 유적은 각각 청동기 시대와 신석기 시대로 추정되며, 약 6000년에 걸친 인류의 상상력과 예술성, 자연과의 교감을 바위 위에 기록한 ‘역사의 벽화’로서 이번에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최종 등재되었다.

    세계유산위원회는 반구천 암각화에 대해 “선사 시대부터 6000여 년에 걸쳐 지속된 암각화의 전통을 증명하는 독보적인 증거”라고 평가하며, “탁월한 관찰력을 바탕으로 그려진 사실적인 그림과 독특한 구도는 한반도에 살았던 사람들의 예술성을 보여준다”고 역설했다. 이는 ‘사실성, 예술성, 창의성’이라는 키워드로 집약될 수 있으며, 2010년 잠정목록 등재 이후 15년 만에 비로소 세계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게 된 것이다. 천전리 유적에는 높이 약 2.7m, 너비 10m 바위에 새겨진 620여 점의 추상적 문양과 신라 시대 명문이 남아있고,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에는 새끼 고래를 이끄는 무리, 작살에 맞아 배로 끌려가는 고래의 모습, 그리고 호랑이와 사슴 등 육지동물과 풍요를 기원하는 제의 흔적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이 놀라운 유적들은 고미술학계에서 ‘크리스마스의 기적’ 혹은 ‘크리스마스의 선물’로 불리기도 한다.

    필자 역시 1987년 3월 MBC 다큐멘터리 제작 당시 문명대 교수 연구팀과 함께 현장을 찾아 50여 마리의 고래들이 살아 움직이듯 새겨진 암각화를 목격했다. 이는 단순한 동물의 묘사를 넘어 집단 의례의 도상이며 인류 예술의 기원이자, 오늘날 다큐멘터리의 스토리보드와 같은 역할을 한다. 6000여 년 전 동해 연안 거주민들이 집단으로 고래를 사냥하고 뭍으로 올라 반석 같은 바위에 이를 새긴 것은 하늘로 띄운 기도이자 공동체 삶의 기록이었다. 프랑스의 라스코 동굴벽화, 스페인의 알타미라 동굴벽화에 비견될 만한 걸작인 것이다. 고래 옆의 호랑이와 사슴, 해석되지 않은 기하문들은 미지의 코드를 품고 있으며, 천전리 암각화의 다섯 개 다이아몬드 형상은 그 자체로 추상시(詩)로 읽힌다. 문화유산은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현재와 대화하며 소통하는 시간의 언어다.

    그러나 반구천 암각화는 지난 반세기 동안 수몰 위협과 끊임없이 싸워왔다. 댐 수위에 잠겨 박락이 떨어져 나가거나 어설픈 탁본으로 원본이 상실되기도 했다. 최근 잦은 가뭄으로 암각화가 비교적 자주 모습을 드러내고 있지만, 점증하는 기후변화와 댐 운영의 변수 앞에서 언제든 ‘반구천’은 ‘반수천’이 될 수 있으며, 물속에 잠긴 유산은 세계유산이 아니다. 등재 이후 보호·관리 계획이 부실할 경우 유네스코가 등재를 철회할 수도 있기에, ‘기적의 현장’이 ‘수몰의 현장’으로 되돌아가는 일은 절대적으로 막아야 한다.

    진정한 과제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울산시는 ‘고래의 도시’를 표방하며 고래 축제 개최 등 노력을 기울여왔으며, 암각화를 단순 보존을 넘어 체험형 테마공원, 탐방로, 교육 프로그램, 워케이션 공간을 아우르는 생동하는 문화공간으로 조성하고 있다. 이번 유네스코 세계유산 지정을 계기로 AI 기반 스마트 유산관리 시스템, 암각화 세계센터 건립 등 미래형 전략도 병행된다. 그러나 관광 인프라라는 명분 아래 생태 환경이 훼손되거나 과잉 개발이 이루어진다면 이는 유산의 본질을 배반하는 행위가 될 것이다.

    프랑스 라스코 동굴벽화와 스페인 알타미라 동굴벽화의 보존 사례는 우리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라스코 동굴은 일반 공개 이후 발생한 환경 변화로 1963년 진본 동굴을 폐쇄하고 재현 동굴을 설치했으며, 알타미라 동굴 역시 20세기 중반 이후 관광객 급증으로 인한 훼손 발생 후 2002년 전면 폐쇄하고 정밀 복제 동굴을 설치했다. 이들 동굴은 모두 ‘애로(愛老)’로 인해 결국 복제품을 통한 ‘간접 관람’ 방식으로 전환해야만 했다. 물론 원본이 주는 ‘아우라’가 최상이지만,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는 후대에 잘 물려주어야 할 책임이 있다. 현대 기술은 3D 스캔, 디지털 프린트, AI 제어 등을 통해 원본의 감동을 최대한 살리면서도 보존을 강화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할 것이다. 문화유산은 우리 상상력에 불을 붙이는 장치이며, 반구천 암각화에 새겨진 고래의 꿈은 이제 인류와 함께 나누는 이야기로 승화되어야 한다.

  • 6000년 역사의 ‘고래 꿈’ 담긴 반구천 암각화, 수몰 위기 극복하고 유네스코 품에 안기다

    오랜 시간 수몰의 위협 속에서 보존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를 낳았던 반구천 암각화가 마침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며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이는 단순한 문화유산의 등재를 넘어, 선사 시대부터 이어져 온 인류의 상상력과 예술성, 그리고 자연과의 깊은 교감이 바위 위에 새겨진 ‘역사의 벽화’가 제대로 평가받게 된 중요한 전환점이다. 반구천 암각화는 6000여 년에 걸쳐 지속된 암각화 전통을 증명하는 독보적인 증거로서, 그 탁월한 사실성과 독특한 구도를 통해 한반도에 살았던 선사인들의 창의성을 보여주는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놀라운 유적은 1970년 12월 24일, 동국대 문명대 교수가 울산 언양에서 처음 발견한 천전리 암각화와 그로부터 1년 뒤인 1971년 12월 25일 인근 대곡리에서 발견된 또 다른 암각화가 묶여 불리게 되었다. 초기에는 ‘반구대 암각화’로 통칭되었으나, 현재는 ‘반구천 암각화’로 공식 명칭이 통일되었으며, 이번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 역시 이 명칭으로 이루어졌다. 천전리 암각화는 청동기 시대, 대곡리 암각화는 신석기 시대 유적으로, 서로 다른 시대의 유적이 나란히 유네스코 유산으로 지정된 것이다.

    천전리 유적에는 높이 약 2.7m, 너비 10m 바위 면을 따라 620여 점의 각종 도형과 글, 그림이 새겨져 있다. 청동기 시대에 새겨진 것으로 추정되는 마름모, 원형 등의 추상적 문양과 함께 후대인 신라 시대에 새겨진 명문(銘文)도 발견된다. 한편,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에는 새끼 고래를 이끄는 무리, 작살에 맞아 배로 끌려가는 고래 모습이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다. 호랑이, 사슴과 같은 육지동물과 풍요를 기원했던 제의(祭儀)의 흔적 또한 엿볼 수 있다. 고미술학계에서는 이 두 암각화의 발견 시점이 크리스마스 전후였다는 점에서 ‘크리스마스의 기적’ 혹은 ‘크리스마스의 선물’이라 불리기도 한다.

    실제로 이 암각화를 직접 목격한 경험자들은 그 웅장함에 깊은 인상을 받는다. 1987년 MBC 다큐멘터리 제작팀과 함께 현장을 찾았던 이들은 해 질 녘 햇살 아래 살아 움직이는 듯한 50여 마리의 고래 형상을 잊지 못한다고 회고한다. 이는 단순한 동물의 묘사를 넘어 집단 의례의 도상이자 인류 예술의 기원, 나아가 오늘날 다큐멘터리의 스토리보드와 같은 역할을 한다고 분석된다. 6000여 년 전 동해 연안 주민들이 집단으로 고래를 사냥하고, 그 경험을 반석 같은 바위에 새겨 하늘로 띄운 기도이자 공동체의 삶을 기록한 생활 연대기였다는 것이다. 이는 프랑스의 라스코 동굴벽화, 스페인의 알타미라 동굴벽화에 비견될 만한 인류 선사 미술의 최고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반구천 암각화는 지난 반세기 동안 수몰이라는 심각한 위협에 직면해왔다. 댐 건설로 인해 암각화가 물에 잠기면서 박락이 떨어져 나가고, 어설픈 탁본으로 인해 원본이 훼손되는 안타까운 일도 발생했다. 최근 잦은 가뭄으로 암각화가 비교적 자주 모습을 드러내고는 있지만, 기후 변화와 댐 운영의 변수 앞에서 언제든 다시 물속에 잠길 위험을 안고 있다. 물속에 잠긴 유산은 세계유산으로서의 지위를 잃을 수 있으며, 등재 이후의 관리 계획이 부실할 경우 유네스코는 등재를 철회할 수도 있다. ‘기적의 현장’이 다시 ‘수몰의 현장’으로 되돌려지는 일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진정한 과제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울산시는 ‘고래의 도시’라는 정체성을 바탕으로 고래 축제 개최 등 꾸준한 노력을 기울여왔으며, 암각화를 단순 보존하는 것을 넘어 체험형 테마공원, 탐방로, 교육 프로그램, 워케이션 공간을 아우르는 생동하는 문화공간으로 조성하고 있다. 이번 유네스코 세계유산 지정을 계기로 AI 기반의 스마트 유산관리 시스템, 암각화 세계센터 건립 등 미래형 전략도 병행될 예정이다. 하지만 관광 인프라라는 명분 아래 생태 환경이 훼손되거나 과잉 개발이 이루어진다면, 이는 유산의 본질을 배반하는 행위가 될 수 있다.

    프랑스 라스코 동굴벽화와 스페인 알타미라 동굴벽화의 사례는 이러한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선사 시대의 시스티나 성당’이라 불리는 라스코 동굴은 관람객 증가로 인한 환경 훼손 문제로 1963년 일반 공개를 중단하고 진본 동굴을 폐쇄했으며, 인근에 재현 동굴과 디지털 복제본을 공개했다. 마찬가지로 알타미라 동굴 역시 관광객 급증으로 벽화 훼손이 발생하여 2002년 전면 폐쇄되었고, 정밀한 복제 동굴을 조성하여 교육 및 관광에 활용하고 있다. 이들 사례는 문화유산의 공개와 보존 사이의 긴장 관계를 보여주며, 결국 복제품을 통한 ‘간접 관람’ 방식으로 전환해야만 했던 현실을 보여준다.

    문화유산은 그 자체로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다. 반구천 암각화에 새겨진 고래의 꿈은 유네스코의 이름으로 다시 살아났다. 이제 이 거대한 바위의 장엄한 서사는, 단순히 과거의 유물이 아닌, 끊임없이 현재와 대화하며 미래 세대와 함께 나눌 이야기로 승화되어야 할 것이다. 현대 기술을 적극 활용하여 원본의 ‘아우라’를 보존하면서도 많은 사람이 그 가치를 공유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하며, 이는 후대에 잘 물려주어야 할 우리의 책임이기 때문이다.

  • 지갑은 가볍게, 문화생활은 풍요롭게… 정부, 공연·전시 할인권 2차 배포로 침체된 문화 향유 기회 확대

    긴 연휴가 방학처럼 느껴지는 요즘, 많은 이들이 문화생활을 통해 여유를 찾고자 하지만 만만치 않은 티켓 가격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문화 향유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침체된 문화예술계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정부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9월 25일부터 2차 공연·전시 할인권 배포를 시작한 것은 바로 이러한 배경 때문이다.

    이번 2차 할인권 배포는 지난 1차 발행 때와는 다른 전략을 가지고 운영된다. 1차 발행 당시 6주의 사용 유효기간 설정으로 인해 발급 후 미사용 비율이 높았던 점을 개선하여, 실사용률을 높이기 위해 일주일의 사용 유효기간을 설정하고 남은 할인권은 매주 목요일마다 재발행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이는 연말 성수기를 고려하여 12월 31일까지 관람 예정인 공연 및 전시에 할인권을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더욱 적극적으로 할인 혜택을 활용할 수 있도록 유도하려는 취지다.

    구체적으로, 9월 25일부터 매주 목요일 오후 2시에 할인권이 발급되며, 발급받은 할인권은 해당 주차 수요일 자정까지 사용해야 한다. 기간 내 사용하지 못한 할인권은 자동 소멸되지만, 매주 목요일마다 새로운 할인권이 발행되므로 사용 기회를 다시 얻을 수 있다. 할인권은 네이버예약, 놀티켓, 멜론티켓, 클립서비스, 타임티켓, 티켓링크, 예스24 등 7개 온라인 예매처를 통해 발급받을 수 있다.

    온라인 예매처별로 공연은 1만 원, 전시는 3천 원의 할인권이 매주 인당 2매씩 발급되며, 결제 1건당 할인권 1매가 적용된다. 개별 공연 및 전시 상품 가격이 아닌 총 결제 금액을 기준으로 할인이 적용되기 때문에, 티켓 가격이 할인권 금액보다 낮더라도 여러 장의 티켓을 구매하여 최소 결제 금액 이상을 충족하면 할인권을 적용할 수 있다. 특히, 서울, 경기, 인천을 제외한 지역에서 사용할 수 있는 할인권은 공연 1만 5천 원, 전시 5천 원으로, 비수도권 지역 관람객에게 더욱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한다.

    다만, 할인 적용 대상은 명확히 규정되어 있다. 공연 분야는 연극, 뮤지컬, 서양음악(클래식), 한국음악(국악), 무용 등이며 대중음악과 대중무용 공연은 제외된다. 전시 분야는 전국 국·공립, 사립 미술관 등에서 진행되는 시각예술 분야 전시와 아트페어, 비엔날레에 적용 가능하며 산업 박람회 등은 제외된다.

    이번 2차 할인권 배포는 단순히 문화생활 비용 부담을 줄여주는 것을 넘어, 그동안 가격 때문에 문화 향유를 망설였던 많은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공연과 전시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주변에서 자주 듣는 ‘취미 생활을 즐기고 싶지만 티켓 가격이 부담된다’는 이야기처럼, 이번 할인권은 이러한 문화 향유의 문턱을 낮추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흐린 하늘이 계속되는 요즘, 실내에서 공연이나 전시를 즐길 계획이 있다면 정부가 제공하는 공연 및 전시 할인권 혜택을 잊지 말고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풍요로운 문화생활을 누리기를 바란다.

  • ‘홍익인간’ 정신, 우리를 넘어 세계로… 개천절 경축식, 그 의미와 과제

    국경일을 기념하는 각종 행사가 으레 축제 분위기 속에서 치러지지만, 올해 제4357주년 개천절 경축식은 단순한 기념을 넘어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행정안전부가 주최하는 이번 경축식은 ‘우리의 빛 더 멀리 더 널리’라는 주제 아래, 민족의 근간이 되는 홍익인간 정신이 어떻게 우리 사회와 세계를 이롭게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깊은 고민을 담고 있다. 이는 곧, 우리 사회가 당면한 복잡한 문제들을 해결하고 나아가 국제사회에 기여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번 경축식은 10월 3일 오전 10시, 세종문화회관에서 국가 주요 인사, 정당 및 종단 대표, 주한 외교단, 개천절 관련 단체, 각계 대표, 시민 등 1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된다. 행사는 공연을 시작으로 국민의례, 개국기원 소개, 주제영상 상영, 경축사, 경축공연, 개천절 노래 제창, 만세삼창 등의 순서로 진행된다. 이처럼 짜임새 있는 구성은 우리 민족의 역사와 정신을 되새기고, 나아가 미래 사회가 나아가야 할 비전을 제시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

    특히, 개식공연에서는 핸즈 코레오그라피 퍼포먼스와 전통악대 연주를 통해 대한민국의 시작, 비상, 성장, 미래를 표현한다. 이는 단순히 과거를 회상하는 것을 넘어, 현재의 성취를 바탕으로 미래를 향한 도약을 다짐하는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다. 국민의례에서는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의 연주에 맞춰, 인도네시아 발리 수영장에서 현지 아이를 구한 최재영 씨가 국기에 대한 맹세문을 낭독한다. 이는 국가를 넘어 세계 시민으로서의 책임과 헌신을 보여주는 사례이며, 홍익인간 정신이 구체적인 행동으로 구현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주제영상은 홍익인간 정신이 우리의 삶 속에서 전통, 상상, 책임, 문화, 연대의 형태로 어떻게 이어지고 있는지, 그리고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를 이롭게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낼 예정이다. 이는 홍익인간 정신이 추상적인 이념에 머무르지 않고, 우리의 삶과 사회 전반에 걸쳐 실천될 수 있음을 보여주려는 노력이다. 더불어,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은 고려와 조선 궁중 의식에서 연주된 아악과 민속악을 바탕으로 한 연주곡 ‘단군신화’를 선보이며, 우리 민족의 뿌리를 되새길 것이다. 우리다문화어린이합창단은 희망과 화합을 주제로 한 노래 ‘무지갯빛 하모니’를 통해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향한 따뜻한 메시지를 전한다. 인기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OST로 사랑받았던 ‘청춘가’를 퓨전국악 아티스트 추다혜 차지스가 열창하며 경축공연의 대미를 장식할 것이다.

    이날 만세삼창은 일본에서 인천으로 오는 비행기 안에서 뇌전증 환자를 응급 조치해 목숨을 구한 김지혜 간호사, 국제정보올림피아드 금메달 수상자인 김은성 학생, 그리고 이건봉 현정회 이사장이 선창한다. 이들은 각자의 분야에서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인물들로, 개천절 경축식이 단순한 국가적 기념일을 넘어 사회 구성원들의 헌신과 노력을 조명하는 자리가 될 것임을 보여준다.

    한편, 지방자치단체, 재외공관 등에서도 개천절 관련 자체 경축식, 전통 제례 행사, 문화 공연을 개최하는 등 전국 각지에서 3만 8000여 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이는 개천절이 전국적으로 확산되어 국민적 화합을 도모하는 계기가 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또한, 행정안전부는 국군의 날, 개천절, 한글날을 맞아 ’10월 나라사랑 태극기 달기 운동’을 벌이며 국민적 애국심 고취에도 힘쓰고 있다.

    결론적으로, 이번 개천절 경축식은 홍익인간 정신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이를 통해 우리 사회가 직면한 문제들을 해결하며 세계에 기여할 수 있는 가능성을 탐색하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의 빛 더 멀리 더 널리’라는 주제처럼, 대한민국의 빛이 국내에만 머무르지 않고 전 세계를 이롭게 하는 미래를 그려나가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 ‘케데헌’의 성공, 한국 문화의 글로벌 소통 능력과 디아스포라 서사의 새로운 지평 열다

    전 세계적인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가 기존 한류 현상에 새로운 차원을 더하며 주목받고 있다. ‘케데헌’의 성공은 단순히 기록적인 인기를 넘어, 한국 문화가 어떻게 글로벌 문화와 효과적으로 소통하며 로컬의 매력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로 분석된다. 이러한 배경에는 한국 문화산업의 제작 방식으로는 구현하기 어려웠을 캐릭터의 매력과 글로벌 소통을 위한 치밀한 전략이 녹아 있다.

    ‘케데헌’은 원본에 대한 집착 없이 극강의 소통 능력을 발휘하는 캐릭터들을 앞세워 전 세계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특히, 넘어뜨린 화분을 일으키는 데 정신을 팔려 자신의 임무를 잊어버린 호랑이 캐릭터 더피의 모습은 ‘케데헌’의 성공을 확신하게 하는 상징적인 장면으로 꼽힌다. 이러한 캐릭터의 매력은 한국 문화산업이 제작했다면 실현하기 어려웠을 만큼, 로컬의 을 글로벌하게 소통하는 방법을 보여주는 교본과도 같다. 실제로 ‘케데헌’의 흥행은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공식 굿즈 매장 ‘뮷즈샵’에서 품절 사태를 일으켰던 까치 호랑이 배지가 다시 판매되는 현상으로 이어지며, K콘텐츠의 파급력을 실감하게 한다.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의 선택 또한 ‘케데헌’의 성공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소니는 스파이더맨 애니메이션 기술을 적극 활용하여 귀마 사냥꾼들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재현했고, 제작진은 적극적인 시청자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는 텍스트 전략과 디테일에 강한 일러스트레이션, 그리고 케이팝의 힘을 결합했다. 무엇보다 애니메이션이라는 표현 방식은 비서구인의 몸이라는 탈식민적 세계화의 장벽을 낮추거나 제거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아이돌의 아시아성이라는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던 케이팝이 애니메이션을 통해 인종주의적 복잡함 없이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미 플레이브나 이세계 아이돌과 같은 가상 아이돌 그룹이 해외 투어를 진행할 정도로 케이팝 문화 속 캐릭터 문화가 발전한 상황에서, ‘케데헌’의 캐릭터들은 세계관을 갖춘 채 전 세계 케이팝 무대에 데뷔한 것과 같은 효과를 누리고 있다.

    케이팝 문화에서 세계관, 즉 그룹의 서사는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이는 그룹들에게 변별적인 정체성을 부여하고, 팬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동력이 된다. 현금의 글로벌 문화 환경에서는 가치 지향성이 중요해지고 있으며, 이러한 맥락에서 ‘케데헌’은 인간적인 공동체적 세계관을 가진 걸그룹과 보이그룹을 등장시키며 이국적이면서도 매력적인 서사를 제공한다. 이는 디즈니의 공주 이야기, 일본 애니메이션의 개인 성장형 모험 스토리, DC와 마블의 우주 대전쟁 서사와는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케데헌’은 수많은 프리퀄과 시퀄로 확장될 수 있는 개방된 구조를 지니고 있으며, 헌터스의 세계 투어 중 로컬 귀마들과 싸우는 스토리를 통해 무한한 로컬 버전 제작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이러한 형식적, 서사적 가능성은 ‘케데헌’이 한국인 디아스포라와 그들의 역사적 경험이라는 새로운 서사 자원을 발굴하고 활용할 수 있게 해주었다. 북미 한인 2세 제작자들의 독특한 한국 문화 경험과 애정이 녹아든 ‘케데헌’은 글로벌과 효과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문화적 중재’의 성공 사례라 할 수 있다.

    한국 근현대사의 굴곡은 세계사를 한국인의 경험으로 포용할 수 있는 광범위한 디아스포라의 역사를 만들어냈다. ‘케데헌’은 이러한 디아스포라의 서사를 글로벌 콘텐츠로 확장하며, 한류를 넘어 한국의 미래가 한인 디아스포라와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에 대한 새로운 질문을 던진다. ‘케데헌’은 한류가 또 다른 세계로의 문을 열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 ‘케데헌’, 로컬의 글로벌화 가능성을 열다 – K-콘텐츠의 새로운 지평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가 전 세계적인 호평 속에 K-콘텐츠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단순한 인기 현상을 넘어, 글로벌 문화가 로컬 문화를 어떻게 성공적으로 차용하고 재해석할 수 있는지에 대한 중요한 사례로 분석된다. 특히 ‘케데헌’이 담고 있는 한국적인 정서와 이야기들이 세계인의 공감을 얻으며 문화적 동력을 생성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케데헌’의 성공 배경에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무엇보다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적 특성이 큰 역할을 했다. 소니는 스파이더맨 애니메이션 제작에 활용된 기술을 ‘케데헌’에 적극 도입하여 캐릭터들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생생하게 구현해냈다. 이는 시청자들에게 몰입감과 즐거움을 선사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또한, 제작진은 시청자의 적극적인 수용을 이끌어내는 텍스트 전략과 디테일이 살아있는 일러스트레이션의 힘을 효과적으로 활용했으며, K-팝이 지닌 고유한 매력을 더했다.

    특히 애니메이션이라는 표현 방식은 ‘탈식민적 세계화’의 장벽을 허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기존 K-팝이 ‘아이돌의 아시아성’이라는 한계를 완전히 극복하지 못하고 팬덤 영역에 머무르는 측면이 있었던 반면, 애니메이션은 이러한 인종적, 문화적 장벽을 낮추거나 제거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그림으로 표현된 캐릭터들은 인종주의적 복잡성을 피해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사랑받기 용이하며, 코스프레와 같은 팬 활동을 촉진하기도 쉽다. 최근 플레이브, 이세계 아이돌 등 버추얼 아이돌 그룹의 해외 투어가 가능할 정도로 K-팝 문화 속 캐릭터 문화가 진전된 상황에서, ‘케데헌’의 캐릭터들은 세계관을 구축하며 글로벌 K-팝 무대에 성공적으로 데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K-팝 문화에서 ‘세계관’, 즉 그룹의 서사는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이는 유사해 보이는 수많은 K-팝 그룹들에게 차별화된 정체성을 부여할 뿐만 아니라, 팬들이 탐구하고 해석해야 할 텍스트를 두껍게 만들어 적극적인 팬 활동을 유도한다. 오늘날의 글로벌 문화 환경에서는 ‘가치 지향성’이 중요해지고 있으며, 이러한 맥락에서 ‘케데헌’이 제시하는 인간적이고 공동체적인 세계관은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이는 자아 발견 이야기를 반복하는 디즈니, 개인 성장 모험 스토리를 제공하는 일본 애니메이션, 세계를 구하는 거대한 우주 전쟁을 다루는 DC와 마블 유니버스와 비교했을 때, 인간세계를 보호하려는 이중 정체성을 가진 주인공들이 등장하는 ‘케데헌’의 걸그룹 및 보이그룹 이야기가 신선하고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이유다.

    ‘케데헌’의 가장 큰 강점 중 하나는 그 개방된 구조다. 수많은 프리퀄과 시퀄로 확장될 수 있는 서사는 동시대적으로도 헌터스들이 세계 투어 중 로컬의 ‘귀마’들과 싸우는 스토리 라인을 통해 다양한 로컬 버전의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다. 이러한 형식적, 서사적 가능성과 더불어, ‘케데헌’은 한국인 디아스포라와 그들의 역사적 경험이라는 새로운 서사 자원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 ‘케데헌’의 경우, 북미 지역의 한인 2세 제작자들이 참여하여 그들의 독특한 한국 문화 경험과 애정을 녹여냈기 때문에 글로벌 시장과 효과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문화적 중재’가 가능했다.

    한국 근현대사의 굴곡은 세계사를 한국인의 경험으로 품어낼 수 있는 광범위한 디아스포라의 역사를 만들어냈다. ‘케데헌’은 이러한 디아스포라의 역사를 K-팝이라는 대중문화와 결합하여 글로벌 팬들에게 선보임으로써, 한류 현상이 단순한 문화 소비를 넘어 한국의 미래와 한인 디아스포라가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에 대한 새로운 질문을 던진다. ‘케데헌’은 K-콘텐츠가 또 다른 세계로 나아가는 문을 활짝 열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