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문화/생활

  • 강화, 잊혀진 직물 도시의 영광과 향수를 소창으로 되살리다

    강화는 종종 역사와 호국으로 기억되는 섬이지만, 계절마다 풍미를 더하는 식도락의 땅이기도 하다. 이러한 강화에서 최근 ‘강화소창체험관’과 ‘동광직물 생활문화센터’가 주목받으며 잊혀진 직물 산업의 역사를 되살리고 있다. 이는 단순한 관광지가 아닌, 지역의 과거를 재조명하고 미래를 열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강화는 과거 수원과 더불어 대한민국 3대 직물 도시로 불릴 만큼 찬란한 직물 산업의 역사를 자랑했다. 1933년 ‘조양방직’ 설립 이후 1970년대까지 60개가 넘는 방직공장이 성업했으며, 4000명에 달하는 직공들이 이곳에서 일하며 지역 경제를 견인했다. 이러한 역사를 보존하고 계승하기 위해 폐 소창공장 ‘동광직물’은 생활문화센터로, 1938년에 지어진 ‘평화직물’ 터는 ‘소창체험관’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이 두 공간은 과거 강화직물의 영광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방문객들에게 직접 체험할 기회를 제공하며 깊은 감동과 쾌감을 선사한다.

    소창은 목화솜으로 만든 천으로, 예부터 옷, 행주, 기저귀 등 다용도로 사용되었다. 특히 일제강점기부터 면화 수입에 의존해왔으며, 강화의 직공들은 낯선 원사를 다루며 복잡한 과정을 거쳐 뽀얗고 부들부들한 실을 만들어냈다. 이는 가마솥 표백, 옥수수 전분 풀 먹이기, 자연 건조 등 오랜 시간과 정성이 담긴 수작업의 결과였다. 과거 강화 여인들은 이렇게 만들어진 직물을 직접 메고 삼삼오오 전국을 누비며 판매했는데, 중간상인을 거치지 않아 높은 마진을 얻을 수 있었다. 배를 타고 북한 개풍까지 가서 판매하기도 했으며, 먼 길을 떠날 때는 앞치마에 강화 새우젓을 싸 갔다고 한다.

    이러한 강화의 역사는 ‘새우젓’과도 깊은 연관을 맺고 있다. 전국 물량의 70~80%를 차지하는 강화 새우젓은 드넓은 갯벌과 한강, 임진강이 만나는 지리적 이점으로 인해 타 지역보다 월등한 맛을 자랑한다. 짠맛보다는 들큼하면서도 담백한 맛은 늦가을 김장철이면 섬을 들썩이게 할 정도다. 더 나아가 강화 새우젓은 ‘젓국갈비’라는 독특한 향토 음식으로 탄생했다. 젓국갈비는 돼지고기, 채소, 두부 등 다양한 재료가 어우러지지만, 그 중심에는 새우젓이 자리 잡고 있다. 새우젓 특유의 감칠맛은 재료들의 맛을 하나로 묶어주며, 슴슴하면서도 깊은 맛을 자아낸다. 이는 ‘대미필담(大味必淡)’이라는 말처럼, 진정한 맛은 담백함 속에 숨어있음을 보여주는 예시다.

    소창 체험관과 동광직물 생활문화센터는 단순히 과거의 유물을 전시하는 공간을 넘어, 강화의 직물 산업 역사와 그 속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삶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역할을 한다. 억척스러운 강화 여인들의 땀과 눈물, 그리고 새우젓 한 점에 담긴 애환을 떠올리게 하며, 이는 시인 함민복의 시처럼 우리네 인생의 애잔함을 되새기게 한다. 강화의 소창 이야기는 잊혀져가던 지역의 소중한 가치를 발굴하고, 이를 통해 현재와 미래를 잇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 사라진 산업의 애도와 향수, 장생포 고래고기는 과거와 현재를 잇는 다리

    장생포 고래고기 식당을 단순한 식사 장소로 치부할 수 없는 이유가 있다. 이곳에는 사라진 산업과 생업, 그리고 포경선에 대한 애도와 향수의 정서가 깃들어 있다. 고기 한 점을 음미하는 행위는 단순히 맛을 즐기는 것을 넘어, 과거를 기리고 회상하는 의례로서 과거와 현재, 그리고 공동체의 내일을 연결하는 의미를 지닌다.

    장생포는 예로부터 고래의 보고였다. 선사시대부터 고래가 모이는 깊은 바다였으며, 반구대암각화의 고래잡이 그림은 이를 증명한다. 지리적으로 동해와 남해가 만나는 교차점에 위치하며 태화강, 삼호강, 회야강 등에서 유입되는 풍부한 부유물과 플랑크톤은 새우를 비롯한 작은 물고기들을 모이게 했고, 이는 고래의 서식지로 최적의 조건을 제공했다. 특히 귀신고래가 자주 출몰하며 장생포는 중요한 보금자리 역할을 했다. 또한, 수심이 깊어 대형 선박 접안이 용이했으며, 이러한 자연적 이점은 장생포를 번성하는 항구 도시로 만들었다.

    과거 장생포는 여수 못지않은 경제적 번영을 누렸다. 수출입 대형 선박이 빼곡했으며, 6~7층 규모의 냉동 창고가 즐비했다. 1973년 남양냉동이 설립된 이후 1993년에는 세창냉동으로 바뀌었으나, 경영난으로 문을 닫으며 냉동 창고는 주인을 잃었다. 하지만 폐허가 된 냉동 창고는 2016년 울산 남구청이 건물과 토지를 매입하고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한 끝에 2021년 장생포문화창고로 재탄생했다.

    새롭게 개관한 장생포문화창고는 총 6층 규모에 소극장, 녹음실, 연습실, 특별전시관, 갤러리, 미디어아트 전시관 등 다채로운 문화 예술 공간을 갖추고 있다.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거점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에어장생’ 항공 체험, 종이 고래 접기 등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과 정선, 김홍도, 신윤복 등 조선 대표 화가들의 작품을 미디어 아트로 재현한 ‘조선의 결, 빛의 화폭에 담기다’ 전시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또한, 수십 년 된 냉동 창고 문을 그대로 살린 갤러리에서는 신진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며 업사이클링의 모범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2층의 ‘울산공업센터 기공식 기념관’은 방문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울산 석유화학단지는 대한민국 중화학공업의 심장부로서 한강의 기적을 이끌었지만, 이면에는 굴뚝의 매캐한 연기와 함께 일본의 ‘이타이이타이병’과 같은 극심한 중금속 중독 질환, 즉 ‘온산병’이라는 아픈 역사도 존재했다. 1980년대 조성된 온산국가산업단지에 집중된 제련소와 석유화학공장은 중금속 배출로 주민들의 건강을 위협했다. 이러한 근현대사의 궤적을 보여주는 전시는 울산의 발전 과정과 그 이면의 고통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장생포의 고래 산업은 1986년 국제포경위원회(IWC)의 상업 포경 금지 결정으로 막을 내렸다. 그러나 장생포에서는 여전히 고래고기의 명맥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대부분 밍크고래 등 혼획된 고래만을 합법적으로 유통하지만, 고기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희소성과 금지의 역설’은 고래고기를 더욱 특별한 음식으로 만들고 있다. 12만 원짜리 ‘모둠수육’은 육고기와 흡사한 외관으로, 삶은 수육과 생회가 어우러진 모습은 다채롭다. 살코기, 껍질, 혀, 염통 등 부위별로 맛과 식감이 다르며, 특히 ‘우네’와 ‘오배기’ 같은 고급 부위는 풍부한 맛과 식감을 자랑한다.

    장생포 고래고기 식당은 단순한 음식을 넘어선다. 사라진 산업과 생업, 그리고 포경선에 대한 애도와 향수를 담고 있으며, 고래로 꿈꿨던 어부들, 고래고기로 단백질을 보충했던 피란민들, 그리고 한강의 기적을 일군 산업 역군들을 기리는 문화적 지층을 담고 있다. 장생포의 고래는 사라졌지만, 고래고기는 여전히 존재하며 과거와 현재를 잇는 매개체가 되고 있다. 우리는 고래의 시간을 씹고, 도시의 기억을 삼키며, 공동체의 내일을 준비한다.

  • K-문화 원천, 세계로 뻗는 한글… ‘초격차 K-APEC’으로 문화 확산 총력

    세계 87개국 세종학당에 14만 명이 넘는 외국인이 한국어를 배우며 K-문화를 경험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어와 한글의 세계적인 영향력을 더욱 확대하고 체계적으로 지원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K-팝, 드라마, 영화 등 한류 콘텐츠의 폭발적인 인기가 우리말과 글의 섬세하고 풍부한 표현력에 기인한다는 점은 분명하지만, 이러한 문화적 파급력을 더욱 강화하고 미래 시대에 맞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노력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김민석 국무총리는 제579돌 한글날 경축식에서 한국어와 한글을 K-문화의 원천이자 미래를 이끌어갈 언어이자 글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김 총리는 한글이 창제 원리, 시기, 창제자가 명확히 알려진 세계 유일의 문자로, 인류의 빛나는 지적 성취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음을 강조했다. 또한, 한글이 백성을 향한 사랑과 포용, 혁신의 정신에서 탄생했다는 훈민정음 머리글의 을 언급하며 세종대왕의 숭고한 뜻을 되새겼다. 이는 단순히 문자를 넘어 한국인의 정신과 문화를 담고 있는 한글의 가치를 재확인하는 동시에, 문맹 퇴치를 위한 유네스코 세종대왕 문해상 수여 등 국제사회에서도 그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음을 시사한다.

    김 총리는 정부가 한국어와 한글의 세계화를 위해 다각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임을 천명했다. 우선, 언론과 뉴미디어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바르고 쉬운 우리말 쓰기 문화 확산을 추진하여 내실을 다질 계획이다. 더 나아가, 세계인이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더욱 쉽게 접하고 배울 수 있도록 세종학당을 대폭 확대하고, 한글의 독창성과 우수성을 활용한 상품의 개발, 전시, 홍보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인공지능 시대를 선도하기 위한 한국어 기반 언어 정보 자원 구축 확대는 미래 기술과의 융합을 통해 한글의 활용 범위를 넓히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정부의 정책은 ‘초격차 K-APEC’을 지향하는 막바지 준비와 맥을 같이 한다. 이번 APEC을 통해 한글을 비롯한 우리 문화의 우수성과 창의성을 세계에 널리 알리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은, 문화 외교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한국 문화의 글로벌 확산을 위한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다. 김 총리의 발언은 한글이 단순한 문자를 넘어 한국의 문화적 위상을 높이고 미래 사회를 이끌어갈 핵심 동력임을 강조하며,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을 통해 한국어와 한글이 전 세계인과 소통하는 매개체이자 문화 교류의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 6000년 역사 묻힌 반구천 암각화, 수몰 위기 넘어 ‘세계유산’ 등극… 과거와 현재의 ‘상상력’을 잇다

    대한민국 선사 시대의 놀라운 유산인 반구천 암각화가 오랜 숙원 끝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면서, 6000년에 걸친 인류의 상상력과 예술성이 마침내 세계 무대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게 되었다. 그러나 이번 등재가 단순한 영광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동안 반구천 암각화가 겪어온 수몰 위협과 보존의 어려움을 되돌아볼 때, ‘기적의 현장’이 ‘수몰의 현장’으로 되돌아가는 일은 결코 용납될 수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반구천 암각화가 단순히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현재와 끊임없이 대화하고 소통해야 하는 ‘시간의 언어’라는 점이다. 1970년 12월 24일, 문명대 교수가 울산 언양에서 우연히 발견한 천전리 암각화는 우리나라 암각화 연구의 시작을 알렸다. 그로부터 1년 뒤인 1971년 12월 25일, 인근 대곡리에서는 고래, 사슴, 호랑이 등 생생한 그림이 담긴 또 다른 암각화가 발견되었다. 이 두 암각화를 묶어 ‘반구대 암각화’로 불리다가, 현재는 ‘반구천 암각화’로 통칭하며 이번에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천전리 암각화가 청동기 시대, 대곡리 암각화가 신석기 시대 유적인 점을 감안하면, 발견 순서와 시대적 순서가 뒤바뀐 채 나란히 세계유산이 된 점은 흥미롭다.

    세계유산위원회는 반구천 암각화에 대해 “선사 시대부터 6000여 년에 걸쳐 지속된 암각화의 전통을 증명하는 독보적인 증거”라고 평가하며, “탁월한 관찰력을 바탕으로 그려진 사실적인 그림과 독특한 구도는 한반도에 살았던 사람들의 예술성을 보여준다”고 극찬했다. 또한 “선사인의 창의성으로 풀어낸 걸작”이라는 평가 역시, 암각화에 담긴 사실성, 예술성, 창의성이라는 핵심 키워드를 정확히 짚어낸 것으로 볼 수 있다. 2010년 잠정목록 등재 이후 15년 만에 세계유산으로 빛을 보게 된 것이다.

    천전리 유적에는 높이 약 2.7m, 너비 10m의 바위 면에 마름모, 원형 등 추상적인 청동기 시대 문양과 신라 시대의 명문이 새겨져 있다. 반면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는 새끼 고래를 이끄는 무리, 작살에 맞아 배로 끌려가는 고래의 모습, 그리고 호랑이와 사슴 같은 육지동물, 풍요를 기원했던 제의의 흔적까지 생생하게 담고 있다. 이러한 발견은 고미술학계에서 ‘크리스마스의 기적’ 혹은 ‘크리스마스의 선물’이라 불릴 만큼 감격적인 사건이었다. 필자 역시 1987년 MBC 다큐멘터리 제작 당시, 문명대 교수 연구팀과 함께 현장을 찾아 해 질 녘 햇살에 비치는 50여 마리의 고래 그림이 살아 움직이는 듯한 모습을 잊지 못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동물의 묘사를 넘어, 집단의례의 도상이며 인류 예술의 기원, 나아가 오늘날 다큐멘터리의 스토리보드와도 같은 역할을 한다. 6000여 년 전 동해 연안 거주민들이 집단으로 고래를 잡고, 그 기록을 바위에 새긴 것은 하늘로 띄운 기도이자 공동체의 삶을 기록한 생활 연대기였다. 이는 프랑스의 라스코 동굴벽화, 스페인의 알타미라 동굴벽화와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는 인류 선사 미술의 최고 걸작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반구천 암각화는 지난 반세기 동안 수몰 위협과 싸워왔다. 댐 건설로 인한 수위 상승으로 암각화가 물에 잠기고 박락이 떨어져 나가거나, 어설픈 탁본으로 원본이 훼손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최근 몇 년간 잦은 가뭄으로 암각화가 비교적 자주 모습을 드러내고는 있지만, 기후 변화와 댐 운영이라는 변수 앞에서 ‘반구천’은 언제든 ‘반수천(半水川)’이 될 수 있으며, 물속에 잠긴 유산은 세계유산의 지위를 잃을 수도 있다. 따라서 등재 이후의 보호·관리 계획이 부실하다면 유네스코는 등재를 철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진정한 과제는 지금부터다. 울산시는 ‘고래의 도시’로서 고래 축제 개최 등 꾸준한 노력을 기울여왔으며, 암각화를 단순 보존하는 것을 넘어 체험형 테마공원, 탐방로, 교육 프로그램, 워케이션 공간까지 아우르는 생동하는 문화공간으로 조성하고 있다. 또한 유네스코 문화유산 지정을 계기로 AI 기반 스마트 유산관리 시스템, 암각화 세계센터 건립 등 미래형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 그러나 관광 인프라라는 명분 아래 생태 환경이 훼손되거나 과잉 개발이 이루어진다면, 이는 유산의 본질을 배반하는 행위가 될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프랑스의 라스코 동굴벽화와 스페인의 알타미라 동굴벽화의 보존 사례는 우리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선사 시대의 시스티나 성당’이라 불리는 라스코 동굴은 1963년 일반 공개 이후 발생한 이산화탄소, 습도, 곰팡이 문제로 인해 진본 동굴을 폐쇄하고 인근에 재현 동굴을 설치했다. 알타미라 동굴 역시 20세기 중반 이후 관광객 급증으로 인한 훼손 발생으로 2002년 전면 폐쇄 후 정밀 복제 동굴인 ‘새 동굴’을 설치해 교육 및 관광에 활용하고 있다. 이들 사례는 문화유산의 공개와 보존 사이의 긴장 관계를 보여주며, 결국 복제품을 통한 ‘간접 관람’ 방식으로 전환해야 했음을 시사한다.

    물론 문화유산은 원본이 주는 ‘아우라’가 최상이다. 하지만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은 후대에 잘 물려주어야 할 책임이 있다. 다행히 현대 기술은 3D 스캔, 디지털 프린트, AI 제어 등 다양한 첨단 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 반구천 암각화에 새겨진 고래의 꿈이 유네스코의 이름으로 되살아난 지금, 이 거대한 바위의 장엄한 서사를 인류와 함께 나누는 이야기로 승화시키기 위한 지혜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 명절 소비, ‘착한 소비’로 더 풍요롭게

    풍요로운 결실의 계절, 추석이 다가오지만 모두에게 반가운 명절만은 아닐 수 있다. 명절의 의미를 되새기며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살피고, 더 나아가 우리 사회의 긍정적인 가치를 실현하는 ‘착한 소비’에 대한 관심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단순히 가격이나 실용성을 넘어 사회적 약자 보호, 환경 보호, 공정 거래 등 윤리적 가치를 실현하는 상품이나 기업을 선택하는 ‘착한 소비’는 이러한 사회적 과제를 해결하는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소비자가 이러한 가치를 실현하는 상품이나 기업을 쉽게 선택하기 어려운 현실적인 문제에 직면해 있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정부는 사회연대경제 기업이 생산한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함으로써 취약계층을 지원하고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했다. 사회적기업 육성법(2012년 8월 2일 시행)은 취약계층에 사회서비스 또는 일자리를 제공하거나 지역사회에 공헌하여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면서 영업활동을 하는 기업을 ‘사회적기업’으로 정의하고 있다. 나아가 사회연대경제는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 자활기업, 소셜벤처 등 다양한 조직이 연대와 협력을 통해 공동체 이익과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대안적 경제 모델로 확장되었다.

    국민 누구나 이러한 사회연대경제 기업의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하는 ‘착한 소비’를 통해 취약계층 지원과 지역사회 공헌이라는 긍정적인 효과를 실현할 수 있다. 이러한 ‘착한 소비’를 지원하기 위해 고용노동부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은 두 개의 온라인 쇼핑몰을 새롭게 개장했다. 기존의 사회연대경제 판로 지원 통합 플랫폼이었던 ‘이스토어(e-store) 36.5’를 공공기관 전용 ‘가치장터’와 일반 국민 대상 ‘스토어(STORE) 36.5’로 분리한 것이다.

    특히 일반 국민이 주목할 만한 곳은 ‘스토어(STORE) 36.5’다. 이 온라인 쇼핑몰은 정부가 엄선한 사회연대경제 기업의 제품만을 입점시켜, 국민들이 다양한 사회연대경제 기업에서 생산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안심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한다. ‘스토어(STORE) 36.5’는 단순한 상품 판매를 넘어 친환경, 지역 상생, 서비스 등 소비자의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한다. 최근 이사 경험에 비추어볼 때, 입주 청소나 집수리 등 필요한 서비스를 ‘스토어(STORE) 36.5’에서도 신청할 수 있다는 점은 매우 유용하다.

    또한, ‘스토어(STORE) 36.5’는 ‘지속 가능한 가치 전용관’을 마련하여 약자 보호, 지역 상생, 건강한 삶, 배움의 평등, 행복한 일터, 기술 혁신, 지역 재생과 같이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할 다양한 가치를 담은 상품과 서비스를 선보인다. 소비자는 각 기업의 ‘브랜드스토리’를 통해 기업이 설립될 당시의 감동적인 이야기와 사회적 가치를 확인할 수 있으며, SVI(사회적 가치지표) 및 SPC(사회성과 인센티브)와 같은 지표를 통해 기업의 사회적 성과를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씨튼장애인직업재활센터는 2025년 총 SPC 688,799,395원이라는 상당한 사회적 성과를 달성하며 장애인의 직업 능력 향상과 안정적인 직업 생활을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착한 소비’를 독려하기 위해 ‘스토어(STORE) 36.5’는 추석 기획전을 통해 9월 8일(월)부터 10월 9일(목)까지 다양한 명절 선물 제품을 40% 이상 할인된 가격으로 제공하며, 누리소통망(SNS) 고객 참여 이벤트 등 다양한 혜택도 함께 제공한다. 이미 기자는 추석 기획전을 통해 부모님께 드릴 식자재를 구매하며 기존 상품 할인에 추가 30% 쿠폰 할인까지 적용받아, 총 40% 할인된 가격으로 우수한 상품을 구매하는 기쁨을 누렸다.

    추석 명절 기간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스토어(STORE) 36.5’는 우리 사회의 긍정적인 가치 실현을 위한 ‘착한 소비’를 편리하게 실천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통해 소비자는 경제적 이익과 함께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보람을 얻고, 사회연대경제 기업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 문화와 커피로 좁혀진 17,800km, 공공외교주간이 밝히는 국가 간 상호 이해의 실마리

    한국과 콜롬비아, 직선거리 약 17,800km. 지리적 거리는 멀지만, 문화와 교류를 통해 국민들이 서로에 대한 호감과 신뢰를 쌓아가는 ‘공공외교’의 가치가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특히 올해로 7회를 맞이한 ‘공공외교주간’은 이러한 공공외교를 국민들이 직접 체험하고 이해할 수 있는 폭넓은 기회를 제공하며, 정부 간 외교를 넘어선 국민 중심의 외교 방식을 모색하는 중요한 배경을 제공하고 있다.

    매년 가을, 외교부와 한국국제교류재단(KF)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공공외교주간’은 올해 9월 8일부터 27일까지 KF 글로벌 센터, 각국 대사관, 서울광장 등 다채로운 장소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 행사는 한국의 공공외교 현장과 문화를 한자리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워크숍, 포럼, 전시, 공연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는 국민들이 일상 속에서 문화를 통해 다른 나라와 자연스럽게 소통하고, 궁극적으로는 국제사회의 협력에 기여할 수 있는 긍정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러한 공공외교의 실제적인 면모를 체험하고자, 필자는 딸과 함께 ‘제7회 공공외교주간’ 프로그램 중 하나인 ‘콜롬비아 스페셜티 커피의 놀라운 세계’ 워크숍에 참여했다. 커피를 즐기기 시작한 딸은 성인이 된 후 콜롬비아 사람에게 직접 커피 이야기를 듣는 특별한 기회에 큰 기대를 나타냈다. 워크숍이 진행된 19층 세미나실에는 참가자들을 위해 콜롬비아의 전통 모자가 준비되어 있었으며, 이는 행사의 시작부터 이국적인 분위기를 더했다.

    알레한드로 주한 콜롬비아 대사는 워크숍에서 커피의 역사와 콜롬비아 커피의 중요성, 그리고 커피 여행에 대한 흥미로운 설명을 이어갔다. 그는 콜롬비아가 세 개의 산맥과 화산재 토양 덕분에 연중 커피 재배가 용이하며, 손으로 직접 수확하고 100% 아라비카 원두를 사용하여 부드러운 맛을 낸다고 설명했다. 또한, 전통적으로 천으로 된 필터에 커피를 걸러 마시며 ‘파넬라’라는 콜롬비아 설탕으로 단맛을 더한다고 했다. 커피가 일반 가정에서 시작되어 전문 시설로 확산되었고, 1·2차 세계대전을 거치며 인스턴트 커피 개발과 함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는 역사적 배경은 커피가 단순한 음료를 넘어 문화와 역사의 일부임을 시사했다. 더 나아가, 현재 해외에서 커피 관광객이 몰려들고 있으며, 광활한 커피 재배 경관이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될 정도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는 사실은 콜롬비아 커피 문화의 위상을 짐작하게 했다.

    이어서 진행된 커피 전문가는 콜롬비아 커피의 다양한 제조 과정, 특히 습한 기후로 인해 빠른 발효와 부패 위험을 줄이기 위해 ‘워시드’ 방식을 주로 채택한다는 점을 설명했다. 또한, 간단한 커피 추출 과정을 시연하며 참가자들이 원두 향을 맡고 두 종류의 커피를 시음하도록 했다. 필자와 딸은 서로의 선호하는 커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고, 다른 참가자들 역시 자신에게 맞는 커피 맛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교환하며 커피라는 매개체를 통해 서로 다른 취향을 공유하는 즐거운 경험을 했다.

    흥미롭게도, 커피 전문가는 콜롬비아가 6·25 전쟁 당시 한국을 파병으로 도왔던 역사적 사실을 언급하며 커피 외에도 양국이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음을 강조했다. 무비자로 상호 방문이 가능하다는 점 또한 양국 국민 간의 친밀감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한다고 덧붙였다. 콜롬비아 모자를 쓰고 환하게 웃으며 함께 기념사진을 찍는 참가자들의 모습을 보며, 지리적 거리감은 더 이상 국가 간 교류의 제약이 되지 않는다는 확신을 얻을 수 있었다.

    지난 8월 29일 외교부가 발표한 내년도 예산안에서 국민 참여형 공공외교 사업 확대와 신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공공외교 강화 계획은 이러한 민간외교의 중요성을 더욱 부각시킨다. 올해 우리나라에서 다수의 국제 행사가 개최되거나 예정되어 있고, 특히 APEC 회의 개최국으로서의 위상 또한 고려할 때,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공공 외교의 주체로서 활동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공공외교주간’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국민들이 공공외교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고, 스스로가 국가를 알리는 외교관이라는 인식을 함양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필자는 스페인 행사에도 참여할 계획을 밝히며, 국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지속 가능한 외교의 끈끈한 기반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거듭 강조했다.

  • 한국 문화, 해외에서 빛나 다시 돌아오는 ‘문화 역수입’ 현상 심층 분석

    문화가 진정한 생명력을 얻는 시점은 외부에서 한 차례 순환하여 다시 본국으로 돌아올 때라는 분석이 나온다. 되돌아온 문화를 수용하고 정체성을 재확인할 준비가 되어 있다면, 문화는 끊임없이 살아 숨 쉬게 된다. 이는 단순히 해외에서 성공한 문화를 받아들이는 차원을 넘어, 우리 문화의 본질적 가치를 내면화하고 발전시키는 과정으로 이해해야 한다. 외부의 평가에 의존하기보다, 내부에서부터 가치를 발견하고 키워나가는 노력이 중요함을 시사한다.

    이러한 ‘문화 역수입(Cultural Reimportation)’ 현상은 본국에서 잊혔거나 주목받지 못했던 문화가 해외에서 먼저 인정받고 재조명된 후, 다시 본국으로 돌아와 새로운 생명력을 얻는 과정을 말한다. 이는 단순한 인기 반전을 넘어, 문화적 정체성을 되찾고 문화 정책의 방향성을 재고하는 중요한 계기가 된다. 문화 역수입 사례는 세계 곳곳에서 발견되며, 특히 한국의 경우에도 드라마, K팝 등 대중문화 콘텐츠를 통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아르헨티나의 탱고는 문화 역수입의 대표적인 예다. 19세기 말 부에노스아이레스 항구의 하층민 문화에서 시작된 탱고는 초기에는 저속한 오락으로 치부되었다. 그러나 강렬한 감정과 억눌린 열망을 담고 있던 이 춤은 20세기 초 유럽, 특히 프랑스 상류층의 주목을 받으면서 극적인 전환점을 맞았다. 관능적인 리듬과 감정의 밀도가 예술로 승화되면서, 외국에서 먼저 예술성을 인정받은 탱고는 자국 내에서 재평가되었다. 결국 탱고는 남미를 대표하는 문화유산으로 자리매김하며 2009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일본의 우키요에 또한 유사한 과정을 거쳤다. 프랑스 파리 만국박람회에서 도자기 포장재로 사용되었던 우키요에는 이를 접한 유럽 인상파 화가들에게 큰 영감을 주었다. 파격적인 구도와 과감한 색채는 고흐, 모네, 드가 등 당대 거장들에게 영향을 미쳤고, ‘자포니즘(Japonisme)’이라는 흐름을 만들어냈다. 이러한 해외에서의 예술적 재평가는 일본 내부에서도 우키요에의 가치를 재인식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후 체계적인 보존과 전시, 학술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우키요에는 일본의 중요한 문화유산으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

    한국에서도 판소리, 막걸리, 그리고 최근의 한류 콘텐츠들이 유사한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해외에서 먼저 호평을 받은 후 국내에서 그 진가를 다시 인식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동남아와 중남미에서 큰 반향을 일으킨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는 한국 고유의 정서와 가족주의, ‘K-신파’적 감수성을 전면에 내세워 ‘감성 중심의 한국형 정서 서사’로서의 가치를 해외에서 먼저 인정받았다. 눈물, 헌신, 어머니, 고향, 세대 간의 화해 등 보편적인 서사가 K-가족주의라는 이름으로 재조명되었고, 강인한 여성 서사로도 주목받았다. 이러한 ‘정서의 수출’은 한국적 정체성을 다시 확인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K-팝과 드라마의 성공 과정은 대체로 해외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은 후, 국내에서 ‘국가 브랜드’로서 인식되기 시작하는 패턴을 따른다. ‘한류’라는 용어조차 K-콘텐츠의 인기를 보도한 중화권 언론에서 시작되었다는 점은, 한국 문화가 해외에서 ‘수용’되는 과정을 거쳐 비로소 자국 내에서 의미화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는 외부의 평가를 통해 가치를 확인하려는 한국 사회의 인정 욕구와 문화적 자기 확인 방식이 일정 부분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문화 역수입 현상의 밑바탕에는 때로는 자국 문화에 대한 집단적인 콤플렉스나 자신감 부족이 작용하기도 한다. ‘우리 것’을 스스로 충분히 인정하지 못하다가 외부의 찬사를 통해 비로소 가치를 깨닫는 현상은 한국 근현대사의 맥락과도 무관하지 않을 수 있다. 이는 외부의 거울을 통해 내부 자산을 재해석하고 구조화하는 과정으로도 볼 수 있다.

    결론적으로, 문화는 외연의 확장만으로는 지속될 수 없다. 순환과 회귀의 과정, 그리고 그 속에서 이루어지는 정체성의 재구성이 문화의 지속가능성을 결정한다. 문화 역수입은 이러한 순환의 한 국면이며, 문화의 미래는 그 회귀를 어떻게 맞이하고 내면화하느냐에 달려 있다. 우리 문화를 외부의 시선으로만 바라보지 않고, 우리 스스로 가치를 발견하고 육성하는 노력이 중요함을 정길화 동국대 한류융합학술원장은 강조하고 있다.

  • 임신 중 안전한 의약품 사용, 최신 정보 담은 ‘정보집’ 개정·발간으로 해결한다

    임신 기간 동안 발생하는 생리적 변화와 함께 의약품의 안전한 사용에 대한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임신부와 태아의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의약품 사용은 신중한 접근을 요구하지만, 현장의 의료 전문가들이 활용할 수 있는 최신 정보가 부족하다는 문제가 제기되어 왔다. 또한, 임신 중 흔하게 발생하는 감기, 입덧, 변비, 속쓰림 등의 증상과 최근 관심이 높아진 비만 치료제, 그리고 만성 질환을 가진 여성 환자의 임신 계획 시 복용하는 의약품 조정 방안 등에 대한 구체적이고 최신화된 안전 정보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과 함께 ‘임산부의 날’을 맞아 임신 중 안전한 의약품 사용을 돕기 위한 전문가용 ‘임부에 대한 의약품 적정사용 정보집’을 개정·발간하며 이러한 문제 해결에 나섰다.

    이번에 개정·발간된 정보집은 임신부와 가족이 안심하고 치료받을 수 있도록 의약 전문가가 현장에서 즉시 활용할 수 있는 최신 의약품 허가사항과 진료지침을 포함한 실무 지침서의 역할을 수행한다. 정보집에는 임부의 약리학적 특성, 주요 질환 및 약물요법, 국내 의약품 허가사항 등 기초 정보부터 시작하여, 감기, 입덧, 변비, 속쓰림과 같이 임신 중 흔하게 겪는 증상에 대한 안전한 의약품 선택 방법까지 상세하게 담았다. 또한, 최근 관심이 높아진 비만 치료제 등 최신 의약품의 안전 정보와 고혈압, 심장병, 갑상선 질환 등 만성 질환을 가진 여성 환자의 임신 계획 시 복용 의약품 조정 방안에 대한 도 폭넓게 수록되었다. 특히, 임신부에게 자주 사용되는 250개 약 성분에 대한 최신 안전성 정보를 상세히 제공하며, 성분별 효능·효과, 용법·용량, 임부 관련 주의사항을 표로 구성하여 의약품 사용 전 필요한 정보를 의료 전문가들이 손쉽게 확인하고 환자 복약 상담에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임신 기간 동안에는 혈장량, 심박출량, 자궁 혈류 증가 등 다양한 생리적 변화가 나타나며, 이는 약물의 흡수, 분포, 대사, 배설에 큰 영향을 미친다. 또한, 임신 시기별로 약동학·약력학적 변화가 상이하므로, 각 시기의 특성을 고려한 적절한 약물 선택과 투여 방법 결정이 필수적이다. 정보집은 이러한 복잡성을 고려하여 투여 시기, 투여 방법, 위해성-이익 균형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하며, 태아 위험도는 약물 성분, 투여 용량, 기간, 병용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명확히 안내한다. 감기 치료의 경우, 충분한 휴식과 수분 섭취, 습도 유지를 우선 권장하며, 임신 초기 38℃ 이상 고열 지속 시 태아 신경계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필요시 아세트아미노펜 성분 해열진통제 복용이 가능함을 제시한다. 콧물·코막힘에는 세티리진, 클로르페니라민, 기침에는 덱스트로메토르판 성분 의약품 복용을, 증상 완화를 위한 휴식과 수면을 우선 권장하면서도 필요시 아세트아미노펜 복용 시 하루 4000mg을 넘지 않도록 주의를 당부한다. 이부프로펜, 나프록센 등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는 임신 20~30주에는 최소량·최단기간만 사용하고, 30주 이후에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명시했다. 변비 증상 개선을 위해서는 수분 섭취와 생활 습관 개선이 우선이며, 증상 지속 시 락툴로즈 또는 차전자피 성분 의약품 복용을 제시한다. 임신 중 체중 관리가 만성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되지만, 체중 감량 수준의 다이어트는 태아 저성장을 유발할 수 있으며, 특히 토피라메이트 등 일부 성분 의약품은 태아 기형 유발과 관련이 있어 이러한 성분이 포함된 다이어트 보조제는 권장하지 않는다는 점도 강조한다.

    이 정보집은 식약처 대표 누리집(www.mfds.go.kr)의 ‘법령정보 → 자료실 → 안내서/지침’과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 누리집(www.drugsafe.or.kr)의 ‘교육·홍보 → 자료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식약처는 임신 중 약물 사용은 반드시 의사·약사 등 전문가와 상담 후 결정해야 하며, 사용하고자 하는 의약품의 안전성 정보를 충분히 확인하고 모체와 태아에게 기대되는 유익성과 위해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번 정보집 발간이 임신부의 안전하고 효과적인 의약품 사용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의약 전문가들이 최신의 복약 정보를 제공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식약처는 앞으로도 임신한 여성과 태아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안전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 서울 도심의 새로운 문화 놀이터, ‘하이커 그라운드’가 외국인 관광객과 국내 가족 단위 방문객을 사로잡는 이유

    서울 중심부, 청계천 바로 옆에 위치한 한국관광 홍보관 ‘하이커 그라운드’가 외국인 관광객뿐만 아니라 국내 가족 단위 방문객들에게도 매력적인 문화 체험 공간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는 이곳은 K-POP 체험과 미디어 아트 관람을 동시에 제공하며, 특히 최근에는 K-POP 팬들 사이에서 ‘성지순례’ 장소로 각광받고 있다. ‘Hi Korea’와 ‘놀이터’를 의미하는 ‘GROUND’를 결합한 ‘HiKR GROUND’라는 이름처럼, 이곳은 한국의 다채로운 매력을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져 있다. 1층부터 5층까지 각 층마다 차별화된 테마를 적용하여 방문객들은 미디어 아트, K-팝, 전시, 포토존, 그리고 한국의 일상 문화를 아우르는 폭넓은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이러한 실내 공간은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알찬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점에서 방문객들에게 큰 만족감을 제공한다.

    하이커 그라운드의 1층은 ‘하이커 월’로 꾸며져 있으며, 초대형 미디어 아트 월에서 역동적인 영상으로 한국 문화를 표현한다. 이곳은 방문 인증샷을 남기기에 이상적인 포토존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한국어, 영어, 중국어 등 다양한 언어로 비치된 안내서를 통해 외국인 방문객의 편의성을 높였다. 더불어, 정기 및 비정기 도슨트 서비스를 제공하여 방문객들이 하이커 그라운드를 더욱 깊이 있고 풍부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운영되는 한국어 정기 도슨트는 특정 시간에 맞춰 참여할 수 있으며,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다양한 언어로 진행되는 비정기 도슨트는 관광안내센터에 문의하면 이용 가능하다.

    기념비적인 공간으로 꼽히는 2층 ‘케이팝 그라운드’에서는 K-POP 뮤직비디오와 무대에서 사용되는 콘셉트의 공간들을 만날 수 있다. 지하철, 무대, 코인세탁소, 우주선 등 다양한 테마로 꾸며진 공간에서 방문객들은 마치 K-POP 뮤직비디오 속에 들어온 듯한 경험을 할 수 있다. 특히 이곳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적극적으로 사진을 찍고 영상을 촬영하며 한류 콘텐츠를 즐기는 모습은 K-POP의 세계적인 인기를 실감하게 한다.

    3층 ‘하이커 스트리트’는 노래연습장, 스트리밍 스튜디오, DJ 스테이션, 편의점 콘셉트의 ‘하이커 익스프레스’ 등 한국인의 일상적인 문화를 ‘데일리케이션(Dailycation)’이라는 테마로 구현했다. ‘데일리케이션’은 일상(Daily)과 휴가(Vacation)의 합성어로, 한국인의 자연스러운 일상생활을 관광 경험으로 삼는 새로운 관광 트렌드를 반영한다. 이러한 골목길 콘셉트의 공간은 실제 한국의 일상 장면들을 생생하게 재현하여, 한국인 방문객에게는 익숙함을, 외국인 방문객에게는 독특하고 흥미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아이와 함께 방문한 국내 가족 단위 방문객들도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나왔던 갓을 직접 써보며 즐거워하는 등, 1층부터 5층에 걸쳐 아이와 어른 모두를 위한 다채로운 체험 요소가 풍부하게 마련되어 있다.

    4층 ‘로컬 그라운드’는 각 지역의 관광 콘텐츠를 관람하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이곳에서는 ‘뉴트로 파인더’와 같은 레트로 음악 감상실, ‘차향 유랑자’와 같은 다실 등 다양한 테마의 스테이션을 통해 지역별 특산물과 문화 정보를 접할 수 있다. 특히 ‘차향 유랑자’ 스테이션에서는 보성, 제주, 하동 등 차(茶)가 유명한 지역의 찻잎과 축제 정보를 얻을 수 있어 구체적인 국내 여행 계획 수립에도 도움을 준다. 또한, ‘국내 여름 여행지를 추천해 주세요’라는 안내와 함께 방문객들이 직접 포스트잇으로 여행지를 추천하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어, 국내 여행지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고 얻을 수 있다.

    마지막 5층 ‘하이커 라운지’는 카페와 테라스가 마련되어 있어 방문객들이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며 청계천을 조망할 수 있는 공간이다. 1층부터 4층까지의 다채로운 체험 후 잠시 쉬어가기에 안성맞춤인 이 공간은 하이커 그라운드 경험의 완성도를 높여준다. 하이커 타워 등 3~4층을 잇는 추가 볼거리도 마련되어 있어, 한국의 문화를 집약적으로 체험하고자 하는 외국인 관광객이나 아이와 함께 다양한 체험을 원하는 국내 관광객 모두에게 ‘하이커 그라운드’는 최적의 놀이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이커 그라운드는 서울시 중구 청계천로 40, 한국관광공사 1-5층에 위치하며, 1층과 5층은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2층부터 4층은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운영된다. 운영 종료 20분 전까지 입장이 가능하며, 모든 관람은 무료이다.

  • 10월 단풍철, 연중 가장 빈번한 등산사고… ‘실족·조난’ 예방 ‘골든타임’ 놓치지 않아야

    가을 단풍이 절정을 이루는 10월은 산을 찾는 인파가 늘어나면서 연중 가장 많은 등산사고가 발생하는 시기라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실족과 조난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어, 이에 대한 각별한 주의와 철저한 대비가 요구된다. 최근 3년(2021~2023년)간의 등산사고 통계를 살펴보면, 10월에는 총 3445건의 사고가 발생했으며, 이로 인해 1370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이는 다른 달과 비교했을 때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로, 10월의 산행이 지닌 위험성을 명확히 보여준다.

    사고 원인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등산로에서 발을 헛디뎌 발생하는 실족 사고가 8188건으로 전체의 32%를 차지하며 가장 큰 비중을 보였다. 뒤이어 길을 잃어 발생하는 조난 사고가 6871건(26%), 기존 지병이나 갑작스러운 건강 악화로 인한 신체질환 사고가 4645건(18%)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10월의 등산사고는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철저한 사전 준비와 산행 중의 주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러한 10월 단풍철 등산사고의 빈발이라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행정안전부는 안전한 산행을 위한 구체적인 예방 지침을 발표했다. 첫째, 산행 전 등산 소요 시간, 대피소 위치, 날씨 등 기본적인 정보를 꼼꼼히 확인하고, 자신의 체력 수준에 맞는 등산로를 선택해야 한다. 산행 중 몸에 무리가 느껴진다면 주저하지 말고 즉시 하산하는 것이 현명한 판단이다. 둘째, 평소 산행 경험이 많지 않은 경우 체력 관리에 더욱 신경 쓰고, 출입이 통제된 위험·금지 구역에는 절대 접근해서는 안 된다. 셋째, 지정된 등산로를 벗어나 샛길 등으로 이탈하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야 하며, 가능하면 일행과 함께 산행하여 고립되는 상황을 방지해야 한다.

    만약 산에서 길을 잃었을 경우에는 당황하지 말고 왔던 길을 되짚어 아는 지점까지 되돌아가도록 노력해야 한다. 구조를 요청해야 할 상황이라면, 산행로 곳곳에 설치된 산악위치표지판이나 국가지점번호를 활용하여 정확한 자신의 위치를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산에서는 해가 일찍 지므로 조난 등 사고 위험이 높아질 수 있음을 인지하고, 가급적 아침 일찍 산행을 시작하여 해가 지기 1~2시간 전에는 산행을 마치는 것이 안전하다.

    행정안전부 예방정책국장은 “10월 단풍철에는 평소 산을 자주 찾지 않던 사람들도 단풍을 즐기기 위해 산을 오르는 경우가 많아, 사고 예방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가까운 산이라 할지라도 반드시 주변에 자신의 행선지를 알리고, 안전수칙을 철저히 숙지하여 안전하게 가을 단풍을 즐기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러한 예방 지침들이 철저히 준수된다면, 10월 단풍철 등산사고 발생 건수와 인명 피해를 크게 줄여, 누구나 안전하고 즐거운 가을 산행을 만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