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문화/생활

  • 한글, K-문화의 심장부에서 세계로 뻗어나가는 ‘소프트 파워’의 원천

    외국인 14만 명이 한국어를 배우며 한국 문화를 접하고 있다는 사실은 한국어와 한글이 더 이상 우리만의 문자가 아님을 명확히 보여준다. 이는 곧 K-문화의 강력한 확산세를 증명하는 지표이며, 한국 문화의 세계적인 위상이 높아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이러한 긍정적인 흐름 속에서도 한국어와 한글의 올바르고 쉬운 사용 문화 확산,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한 문화 콘텐츠의 세계적인 경쟁력 강화라는 과제가 남아있다. K-문화의 원천으로서 한글의 역할을 더욱 공고히 하고, 세계인이 한국어를 통해 한국 문화를 더욱 깊이 이해하도록 돕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추진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에 정부는 한국어와 한글을 K-문화의 원천이자 미래를 이끌어갈 언어와 글로 만들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발표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제579돌 한글날 경축식에서 “한국어와 한글은 K-문화의 원천”이라고 강조하며, 현재 세계 87개국 세종학당에서 14만 명이 넘는 외국인이 한국어와 함께 한국 문화를 배우고 있음을 언급했다. 이는 한글이 단순한 문자를 넘어 문화 전파의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정부는 이러한 흐름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바르고 쉬운 우리말 쓰기 문화’ 확산을 추진한다. 이를 통해 더 많은 세계인이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배우고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또한, 세종학당을 더욱 확대하고 한글을 활용한 상품 개발, 전시, 홍보를 적극 지원하여 한글의 문화적 가치를 높이고 산업적 활용도를 증대시킨다는 방침이다. 특히 인공지능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 한국어 기반의 언어 정보 자원을 구축하는 데에도 힘쓸 예정이다. 더 나아가, 이번 APEC을 ‘초격차 K-APEC’으로 만들기 위한 막바지 준비에 총력을 기울이는 동시에, 한글을 비롯한 한국 문화의 우수성과 창의성을 세계에 널리 알릴 다양한 프로그램도 함께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과거 일제의 탄압 속에서도 주시경 선생과 조선어학회 회원들이 목숨을 걸고 한글을 지켜낸 것처럼, 이제는 그 정신을 이어받아 한글과 한국 문화의 세계화를 가속화해야 할 때이다. 한글은 창제 원리와 시기가 명확히 알려진 세계 유일의 문자로서, 그 우수성과 인류애는 이미 세계 학자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유네스코가 ‘유네스코 세종대왕 문해상’을 수여하는 것 또한 이러한 한글의 위대함을 방증한다. 이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국민들의 관심이 더해진다면, 한국어와 한글은 K-팝 가사, 드라마, 영화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전 세계 팬들과 소통하고 감동을 전하는 ‘소프트 파워’의 핵심 동력으로서 그 역할을 더욱 확대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한글을 활용한 상품 개발 및 홍보 지원 강화는 한글의 산업적 가치를 높이고, 한국 문화 콘텐츠의 글로벌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릴 것이다.

  • 글로벌 문화 전용의 새 지평을 연 애니메이션 ‘케데헌’: 한국 디아스포라의 서사를 담다

    최근 전 세계 언론의 문화 비평란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는 기존 한류 현상에 새로운 차원을 더하며 기록적인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이 작품의 성공 이면에는 단순히 K-콘텐츠의 인기를 넘어, 글로벌 문화가 어떻게 로컬 문화를 창의적으로 전용하고 확장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로서의 의미가 담겨 있다. 또한, 이는 한국인 디아스포라와 그들의 역사적 경험이라는 귀중한 서사 자원의 존재를 일깨우고 있다.

    ‘케데헌’은 원본에 대한 집착 없이 극강의 소통 능력을 위해 창조된 캐릭터들의 매력을 통해 글로벌 시장과의 성공적인 소통 가능성을 제시한다. 한국 문화산업이 제작했더라면 실현하기 어려웠을 이러한 캐릭터 디자인과 서사 구성은 로컬의 을 글로벌로 어떻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교본과도 같다. 예를 들어, 넘어뜨린 화분을 일으키느라 임무를 잊어버린 캐릭터 ‘호랑이 더피’와 같은 장면은 북미의 한인 2세 원작자 및 제작자들의 독특한 한국 문화 경험과 애정이 녹아들어 있음을 보여주며, 이는 글로벌 문화와 효과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문화적 중재’의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러한 ‘케데헌’의 형식적, 서사적 가능성은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의 특성과 결합하여 더욱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소니의 스파이더맨 애니메이션 기술을 활용한 역동적인 움직임 재현, 시청자의 수용 즐거움을 극대화하는 텍스트 전략, 디테일에 강한 일러스트레이션, 그리고 케이팝이 지닌 고유한 힘은 ‘케데헌’의 성공 요인으로 작용했다. 무엇보다 애니메이션이라는 표현 양식은 탈식민적 세계화의 장벽인 비서구인의 몸을 벗어날 수 있게 해주었다. 과거 케이팝이 ‘아이돌의 아시아성’이라는 장벽에 갇혀 팬덤의 영역에 머물렀던 측면이 있다면, 애니메이션은 이러한 장벽을 낮추거나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그림으로 표현된 ‘헌트릭스’와 ‘사자보이즈’는 인종주의적 복잡함 없이 전 세계 시청자가 호감을 느끼고 코스프레하기에도 용이하다. 이는 플레이브나 이세계 아이돌과 같은 버추얼 아이돌 그룹의 해외 투어 성공 사례와 맥락을 같이하며, ‘케데헌’을 통해 세계관을 갖춘 캐릭터들이 글로벌 케이팝 무대에 데뷔한 것과 같은 효과를 창출한다.

    케이팝 문화에서 세계관, 즉 그룹의 서사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는 유사해 보이는 그룹들에게 변별적인 정체성을 부여하고, 팬들의 적극적인 활동을 유도하는 동력이 된다. 현대 글로벌 문화 환경에서 가치 지향성이 중요해짐에 따라, ‘케데헌’이 제시하는 인간적이고 공동체적인 세계관은 기존 디즈니의 자아 발견 이야기, 일본 애니메이션의 개인 성장 모험, DC 및 마블 유니버스의 세계 구원 서사와 비교했을 때 이국적이고 매력적인 대안으로 부상한다. 인간 세계를 보호하려는 이중 정체성 주인공이 등장하는 ‘케데헌’의 걸그룹 및 보이그룹 서사는 이러한 맥락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케데헌’은 수많은 프리퀄과 시퀄로 확장될 수 있는 개방된 구조를 지니고 있으며, 동시대적으로도 ‘헌터스’의 세계 투어 중 로컬 ‘귀마’들과 싸우는 스토리 라인을 통해 다양한 로컬 버전의 콘텐츠를 무궁무진하게 만들어낼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형식적, 서사적 가능성은 더 나아가 한국인 디아스포라와 그들의 역사적 경험이라는 새로운 서사 자원의 활용 가능성을 보여준다. 한국 근현대사의 굴곡은 세계사를 한국인의 경험으로 포용할 수 있는 광범위한 디아스포라의 역사를 만들어냈으며, 이는 한류를 넘어 한국의 미래가 한인 디아스포라와 어떻게 연결될지에 대한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케데헌’은 바로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여정의 시작점이자, 한류가 또 다른 세계로 나아가는 문이 열리는 순간을 포착하고 있다.

    ◆ 홍석경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한류연구센터장

  • 푸마, 산산기어와의 두 번째 협업 통해 도시적 감각과 기능성 결합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푸마(PUMA)가 라이프스타일 의류 브랜드 산산기어(San San Gear)와 두 번째 협업 컬렉션 ‘FULL THROTTLE’를 출시하며 두 브랜드의 시너지를 다시 한번 증명했다. 이번 협업은 지난해 첫 만남 이후 1년 만에 성사되었으며, 패션과 기능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기획되었다.

    이번 컬렉션은 푸마의 상징적인 두 가지 모델인 ‘탈론(Talon)’과 ‘모스트로 케이지(Mostro Cage)’를 핵심 실루엣으로 활용하여 디자인되었다. 특히 산산기어의 독창적인 디렉션이 반영된 ‘모스트로 케이지’는 기존의 벨크로 스트랩 대신 비대칭 레이싱 시스템과 새로운 소재 구성을 적용하여 완전히 새롭게 재해석되었다. 또한 ‘탈론’ 모델 역시 동일한 디자인 언어를 공유하며 올블랙 컬러와 미래적인 실루엣을 강조했다. 여기에 아웃도어 및 스포츠웨어의 기술적인 요소에서 영감을 받은 절제된 블랙 컬러 팔레트는 컬렉션 전반에 걸쳐 도시적인 감각을 더한다.

    함께 공개되는 의류 컬렉션은 배달 기사 복장에서 착안한 포켓 디테일의 재킷과 팬츠 셋업을 비롯하여 니트, 티셔츠, 쇼츠 등 다채로운 아이템으로 구성된다. 이 중 니트 롱슬리브는 인체 해부학적 절개 라인을 정교하게 적용하여 디자인과 기능성을 모두 충족시키는 핵심 아이템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FULL THROTTLE’ 컬렉션의 캠페인은 한국의 독특한 배달 문화를 배경으로 흥미롭게 그려졌다. 도심을 배경으로 전기 바이크, 오토바이, 그리고 도보를 넘나들며 활약하는 두 명의 배달 기사들의 모습을 통해 현대적인 움직임과 라이프스타일을 시각적으로 포착했다. 잿빛 고층 빌딩 사이를 누비는 이들의 역동적인 여정은 컬렉션의 핵심 메시지인 ‘움직임과 전환’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며,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것으로 기대된다.

    컬렉션 출시를 기념하여 10월 31일부터 3일간 서울 한남동에서는 ‘BYPASS’를 테마로 한 3층 규모의 오프라인 팝업 이벤트도 진행된다. 이 공간은 협업 캠페인의 연장선상에서 ‘우회’를 상징하는 독특한 동선 구조로 꾸며져, 방문객들에게 자유로운 전시 체험 기회를 제공한다. 팝업 현장에서는 협업 컬렉션의 모든 제품을 직접 만나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푸마 오리지널 아카이브 전시와 디자이너 Ray Horacek의 인터뷰 영상도 공개될 예정이다.

    푸마와 산산기어의 두 번째 협업 컬렉션 ‘FULL THROTTLE’는 10월 31일부터 글로벌 동시 출시된다. 소비자들은 푸마 공식 온라인 스토어 및 일부 매장, 산산기어 공식 온라인 스토어, 합정 스토어, 더현대 서울, CASESTUDY, KASINA 등에서 이번 특별한 컬렉션을 만나볼 수 있다. 이번 협업은 두 브랜드의 만남이 단순한 제품 출시를 넘어, 새로운 문화적 메시지를 전달하며 소비자들에게 다채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성공적인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 국립극장의 ‘세계 음악극 축제’, 창극 중심의 동아시아 문화 교류의 장 열리다

    국립극장이 ‘창극 중심 세계 음악극 축제’라는 이름으로 야심 찬 첫걸음을 내디뎠다. 9월 3일부터 28일까지 한 달간 열리는 이번 축제는 국내 고유의 음악극인 창극을 중심으로 동아시아의 다채로운 음악극을 한자리에서 조망하며, 문화 교류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국 각지에서 다양한 축제가 개최되고 있지만, 올해 처음으로 열리는 ‘세계 음악극 축제’는 그 의미와 규모 면에서 특별함을 더한다.

    이번 축제의 가장 큰 특징은 ‘동아시아 포커싱(Focusing on the East)’이라는 주제 아래, 한국의 창극을 비롯해 중국의 월극, 일본의 노극 등 전통 음악을 기반으로 한 총 9개 작품을 선보인다는 점이다. 국립창극단을 주축으로 해외 초청작 3편, 국내 초청작 2편, 그리고 국립극장 자체 제작 공연 4편이 무대에 오르며, 이는 4주간 총 23회에 걸쳐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이러한 기획은 한국 창극의 현주소를 알리고 동시대 음악극의 흐름을 파악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축제의 개막작으로는 국립극장 제작 공연인 국립창극단의 신작 <심청>이 선정되었다. 연출가 요나 김이 극본과 연출을 맡은 <심청>은 효녀 심청의 이야기를 전통적인 관점에서 벗어나, 억압받던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인물로 재해석하여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 <심청>은 고전소설 <심청전>을 바탕으로 하되, 자기희생적인 효심을 넘어선 심청의 능동적인 면모를 부각하며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축제 기간 중 9월 13일에는 해외 초청작 <죽림애전기>와 국내 초청작 <정수정전>이 연이어 공연되며 관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홍콩에서 온 <죽림애전기>는 중국의 월극을 기반으로, 도가 철학과 은둔의 미학을 추구하는 ‘죽림칠현’ 후손들의 삶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가면을 쓴 배우들의 노래와 춤, 연기, 그리고 무술이 어우러진 공연은 관람객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선사했다. 특히 이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홍콩에서 단체 관광객이 방문하는 등, 문화 관광의 효과를 톡톡히 보여주었다.

    <죽림애전기>를 관람한 중국인 유학생 호곤 씨는 이번 축제가 한국 문화 정책의 다양성과 포용성을 보여주는 훌륭한 행사라고 평가했다. 그는 “창극 중심의 주제 아래 중국의 월극, 한국의 창극, 일본의 노극이 함께 어우러져 다채로운 문화 교류의 장을 이루어내어 매우 풍성하고 흥미롭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한국의 문화 콘텐츠 제작자들이 세계화된 시각과 문화 수출 의식을 가지고 있으며, 유럽 및 미국 등 선진국의 장점을 흡수하여 전 세계로 확산시키고 있다는 점을 한국 문화의 특징으로 꼽았다. 그는 내년에는 동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로 확장되는 세계적인 음악극 축제가 되기를 기대하며, 향후 한중 문화 교류 관련 사업에 참여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국내 초청작 <정수정전>은 조선 말, 자신의 이름으로 당당하게 살아가고자 했던 여성 정수정의 삶을 판소리와 민요로 풀어낸 작품이다. 유교 사상이 팽배했던 시기에 여성으로서 겪는 고충을 극복하고 남장을 한 채 과거 시험에 도전하는 정수정의 이야기는, 당시 여성들의 애환과 홀로서기를 시도하는 용기를 보여준다. 공동 창작 방식으로 제작된 <정수정전>은 “모든 것의 중심에 너를 두거라”라는 메시지를 통해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이번 <세계 음악극 축제>는 ‘동아시아 포커싱’이라는 첫 번째 주제를 시작으로, 앞으로 전 세계의 다양한 음악극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글로벌 축제로 확장될 계획이다. 국립극장에서 열리는 프로그램 외에도 광주아시아문화전당, 국립민속국악원 등 여러 기관과의 연계 공연이 준비되어 있으며, 다양한 해외 작품 초청과 국공립 및 민간 단체의 협업을 통해 더욱 풍성한 축제를 만들어갈 예정이다. 국립극장은 관람객들을 위한 ‘부루마블’ 이벤트 등 다채로운 즐길 거리도 제공하며 축제의 흥미를 더하고 있다. 이번 축제를 통해 한국 창극의 우수성을 알리고, 동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문화 교류의 장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 조선왕릉, 단순한 유적을 넘어선 ‘문제 해결’의 산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조선왕릉과 궁궐을 연계한 여행 프로그램 「2025년 하반기 왕릉팔경」이 오는 11월 10일까지 총 22회에 걸쳐 운영된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의 근본적인 배경에는 조선 왕릉이 단순히 과거의 유적을 넘어, 시대적 문제 해결의 장으로서 기능해왔다는 역사적 의미를 재조명하려는 노력이 담겨 있다.

    이 프로그램의 핵심은 조선 왕릉에 담긴 다양한 역사적 문제와 그 해결 과정, 그리고 근대 전환기 대한제국의 황실 유적을 탐방하며 역사의 맥락을 이해하는 데 있다. 조선 왕릉은 오랜 기간 동안 예법, 정치적 상황, 그리고 시대 변화에 따른 제도적 문제들을 해결해 온 산물이다. 예를 들어, 동구릉에 위치한 아홉 기의 왕릉은 태조 이성계의 건원릉부터 시작하여 조선 전기부터 후기까지 다양한 시대의 무덤이 한곳에 모여 있다. 이러한 집단 릉역은 왕실의 권위를 상징하는 동시에, 각 시대의 정치적 상황과 왕위 계승 문제를 반영한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표석의 기원과 관련된 문제 해결 과정이다. 조선 전기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표석이 송시열의 상소로 만들어지기 시작한 것은 왕릉의 제도를 정비하고 후손들이 능을 명확히 구분할 수 있도록 하려는 노력의 일환이었다. 송시열은 예법에 엄격한 학자로서, 시간이 흘러도 왕릉을 명확히 인지할 수 있도록 표석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이는 결국 효종의 영릉에 최초의 표석이 세워지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표석의 서체를 전서체로 정한 것 역시 제왕과 일반인을 구분하고 예법을 강조하려는 의도가 반영된 결과다.

    이 프로그램은 조선 시대의 제사 제도 변화라는 문제도 함께 다룬다. 조선 왕릉 제사는 사계절과 납일에 지내는 오향대제, 명절 제사, 그리고 기신제 등 다양한 형식으로 이루어졌다. 그러나 순종 황제 때인 1908년, 「향사리정에 관한 건」이라는 칙령을 통해 제사 횟수가 1년에 두 번으로 축소되는 변화를 겪었다. 이는 당시 국정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려는 시도로 해석될 수 있으며, 오늘날 제사 문화의 기틀을 마련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더 나아가, 이 프로그램은 대한제국 시대로 접어들면서 발생한 새로운 문제와 그 해결 과정을 보여준다. 홍릉과 유릉은 기존 조선 왕릉의 형식을 벗어나 대한제국 황릉의 양식을 따르며, 이는 왕조에서 황제국으로 체제를 전환한 시대적 상황을 반영한다. 석물의 배치, 봉분의 규모, 향어로의 장식 등은 황제의 권위를 강조하고자 하는 의도를 담고 있지만, 그 화려함 속에는 주권을 빼앗긴 민족의 아픔이 깃들어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당시 정치적 갈등과 역사적 상황을 비추는 거울 역할을 한다.

    결론적으로 「2025년 하반기 왕릉팔경」 프로그램은 조선 왕릉과 궁궐이라는 공간을 통해 과거의 문제들이 어떻게 해결되어 왔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어떤 역사적 의미가 형성되었는지를 보여주는 종합적인 분석의 장을 제공한다. 억새로 뒤덮인 건원릉 봉분, 전서체 표석, 그리고 대한제국 황릉의 독특한 양식 등은 단순한 역사적 사실을 넘어, 시대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내려는 끊임없는 노력을 증명한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참가자들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의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그 속에 담긴 깊이 있는 역사적 통찰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조선왕릉, 다채로운 문화 체험 프로그램으로 새로운 매력 발견

    조선왕릉이 단순한 역사 유적을 넘어, 다채로운 문화 체험 프로그램으로 시민들에게 새로운 매력을 선보이고 있다. 2025년 5월부터 10월까지 진행되는 「조선왕릉대탐미(朝鮮王陵大耽美)」 행사는 8개의 왕릉을 탐방하며 조선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매달 달라지는 행사 과 체험 방향은 방문객의 취향과 동반자에 따라 맞춤형 선택을 가능하게 한다.

    이번 「조선왕릉대탐미」 행사의 주요 특징은 각기 다른 프로그램과 체험을 통해 왕릉을 더욱 깊이 이해하고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왕릉산책’ 프로그램은 혼자 방문하는 이들에게도 부담 없이 왕릉을 둘러볼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그중에서도 태강릉(태릉·강릉)에서 진행되는 왕릉산책은 10월 25일, 퀴즈와 함께하는 특별한 방식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태릉·강릉 방문 시, 개인 요금은 1,000원이며 25세부터 65세까지의 내국인은 무료로 입장이 가능하다. 노원구 주민은 50%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무료 관람 대상자는 별도의 증빙 서류를 지참해야 한다. 태릉에서 발급받은 관람권으로 강릉까지 입장할 수 있으며, QR코드를 통해 간편하게 입장한다. 9월 기준, 태릉과 강릉을 잇는 숲길은 공사 중이었으나 10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 개방될 예정이어서, 가을 시즌 방문객들에게는 색다른 산책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태릉과 강릉은 대중교통으로도 쉽게 접근 가능하며, 버스로 약 세 정거장 거리에 위치해 있다.

    왕릉 산책은 홍살문과 정자각에 설치된 QR코드를 통해 스마트폰으로 쉽게 오디오 가이드를 들으며 진행된다. QR코드를 스캔하면 나오는 영상은 어렵지 않은 으로 구성되어 있어, 라디오를 듣듯 편안하게 왕릉의 역사와 의미를 배울 수 있다. 홍살문을 지나 정자각까지 어로를 따라 걷는 동안, 정자각에 대한 상세한 설명과 함께 제례 방식, 구조 등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태릉은 조선 11대 중종의 왕비인 문정왕후 윤씨의 능이며, 강릉은 조선 13대 명종과 그의 비인 인순왕후 심씨의 쌍릉으로 이루어져 있어 각기 다른 역사적 스토리를 간직하고 있다.

    또한, 태강릉에는 휠체어와 유모차 대여소가 마련되어 있어 어린 자녀를 동반한 가족 방문객들도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다. 유모차는 24개월 미만 영아까지 대여 가능하다. 전문 해설사 없이도 충분히 조선의 역사를 탐구하고 배울 수 있다는 점은 <왕릉산책> 프로그램의 큰 강점이다. 어린 자녀들이 야외에서 놀이처럼 학습하며 가족과 소중한 추억을 만들기에 적합하다.

    현재 「조선왕릉대탐미」 행사 중에는 <음악과 함께하는 조선왕릉 이야기길(사릉)>이 모집 중이며, 초등학교 4학년 이상을 대상으로 음악회와 노리개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이 준비되어 있다. 10월 11일에는 <음악과 함께하는 조선왕릉 이야기길(광릉)>이 진행될 예정이며, 댕기 만들기, 향첩 만들기 등 전통적인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되어 있다.

    특히 청소년 자녀를 둔 가족에게는 10월 4일 열리는 <의릉 토크콘서트>와 10월 11일 헌인릉에서 열리는 창작뮤지컬 <드오:태종을 부르다> 등을 추천한다. 이러한 프로그램들은 청소년들이 역사에 대한 흥미를 느끼고 문화적 감수성을 함양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아직 모집 전인 <왕릉산책:특별 회차>는 추후 행사 예약 모아보기에 올라올 예정이며, 별도의 신청 절차가 필요하다.

    「조선왕릉대탐미」는 혼자 방문해도 좋지만, 특히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는 잊지 못할 경험을 선사할 다채로운 행사들로 가득하다. 10월 말까지 이어지는 이 행사를 통해 자녀와 함께 뜻깊은 체험을 하고, 왕릉 산책을 즐기며 조선 시대로 시간 여행을 떠나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행사는 국가유산청 국능유적본부 누리집에서 통합 예약 시스템을 통해 신청 가능하다.

  • 작은 글씨의 답답함, ‘화장품 e-라벨’로 해소된다

    화장품 구매 시 패키지 뒷면에 빼곡하게 적힌 작은 글씨 때문에 정보를 확인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소비자들이 많다. 특히 염색약과 같이 사용법이나 주의사항이 중요한 제품의 경우, 작은 글씨로 된 정보를 놓치기 쉬워 혼란을 겪기도 한다. 이러한 소비자들의 불편함을 해소하고 정보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행정안전부가 ‘화장품 e-라벨’ 사업을 확대 추진하고 있다.

    ‘화장품 e-라벨’은 제품의 필수 표기 정보를 디지털 라벨로 제공하는 혁신적인 정책이다. 과거에는 제품명, 제조 번호, 사용기한 등 소비자가 자주 찾는 정보부터 성분, 사용법, 보관법 등 상세 정보까지 모두 작은 글씨로 패키지에 인쇄되어 가독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이는 소비자들이 필요한 정보를 제대로 확인하기 어렵게 만들 뿐만 아니라, 제조사 입장에서도 패키지 공간 활용에 제약을 주었다.

    이제 ‘화장품 e-라벨’을 통해 이러한 문제점이 개선된다. 제품의 명칭, 영업자 상호, 물 용량, 제조 번호, 사용기한 등 소비자가 주로 확인하는 핵심 정보는 글자 크기를 확대하여 패키지에 명확하게 표기한다. 나머지 기능성화장품 표시, 제조에 사용된 모든 성분, 보관법 등 부가적인 세부 정보는 QR코드를 통해 모바일 기기로 편리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전환된다. 이를 통해 소비자는 휴대폰 스캔만으로도 쉽고 명확하게 제품 정보를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이 정책은 소비자의 편의성 증대뿐만 아니라 친환경적인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인쇄해야 할 정보량이 축소되면서 포장재 사용을 절감할 수 있으며, 이는 곧 포장지 자원 절약으로 이어져 환경 보호에 기여할 수 있다. 또한, 디지털 취약계층을 고려한 음성변환 기능(TTS) 도입도 예정되어 있어 정보 접근성을 더욱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화장품 e-라벨’ 사업은 2024년 3월 1차 시범 사업 실시 이후 소비자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1차 시범 사업에서는 6개사 19개 제품에 대해 진행되었으나, 올해 3월부터 내년 2월 말까지 진행되는 2차 시범 사업에서는 염모제, 탈염 및 탈색용 샴푸 등을 포함한 13개사 76개 품목으로 확대되었다. 이는 곧 소비자들이 더 다양한 제품에서 ‘화장품 e-라벨’을 만나볼 수 있게 됨을 의미한다.

    화장품 e-라벨 대상 제품은 패키지 뒷면에서 “화장품 e-라벨 시범 사업 대상 제품입니다” 또는 “QR코드 스캔으로 상세 정보를 확인해 보세요”와 같은 문구를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QR코드만 있다면 시공간의 제약 없이 언제 어디서든 제품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은, 소비자들이 건강을 위해 가급적 숙지해야 하는 화장품 정보를 더욱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작은 글씨로 인한 정보 가독성 문제를 해결한 ‘화장품 e-라벨’은 소비자들의 합리적인 구매 결정을 돕는 효과적인 솔루션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 도심 속 예술 향유 기회 확대, 국립극단 ‘한낮의 명동극’으로 시민 문화 향유 격차 해소

    바쁜 일상에 쫓겨 문화 예술을 접할 기회를 놓치는 시민들이 많다는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특히 문화 시설에 대한 접근성이 낮은 계층이나 시간적 여유가 부족한 직장인들에게는 공연 관람이 먼 이야기처럼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문화 향유 격차를 해소하고 시민들에게 일상 속 문화적 휴식을 제공하기 위해 국립극단이 적극적인 행보에 나섰다.

    국립극단은 8월 20일부터 10월 29일까지 매주 수요일 정오, 명동예술극장 야외마당에서 ‘한낮의 명동극’이라는 이름으로 거리예술 공연을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서커스, 인형극, 마임, 연희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며, 남녀노소 누구나 무료로 즐길 수 있도록 기획되었다. 이는 단순한 공연 개최를 넘어, 예술이 특정 공간에 국한되지 않고 시민들의 삶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도록 하려는 의지를 담고 있다. 특히 ‘문화가 있는 날’의 취지와 맞닿아, 시간적 제약 없이 도심 한복판에서 예술을 만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지난 8월 27일 ‘문화가 있는 날’에 진행된 인형극 <곁에서> 공연은 이러한 취지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공연 시작을 알리는 안내 방송에 명동 거리를 걷던 시민들의 발걸음이 하나둘 멈췄고,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무대를 향했다. 단 한 명의 연주자와 가야금 선율, 그리고 다채로운 소품만으로도 야외마당은 순식간에 작은 극장으로 변모했다. 연주자가 관객에게 말을 걸고 배역을 부여하는 등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허무는 과감한 연출은 관객들에게 단순한 수동적 관람이 아닌, 공연의 일부가 되는 능동적인 예술 경험을 선사했다. 이는 “예상치 못한 선물을 받은 기분”이라는 관객의 소감처럼, 일상 속 짧지만 강렬한 예술적 울림을 선사하며 큰 호응을 얻었다.

    ‘한낮의 명동극’은 극장의 문턱을 낮추고 관객층을 확대하는 데 큰 의미를 가진다. 시간을 내어 극장을 찾기 어려웠던 직장인, 관광객, 그리고 우연히 길을 지나던 시민까지 누구나 관객이 될 수 있다. 20~40분 내외의 짧은 공연 시간은 점심시간을 활용하기에도 적합하며, 별도의 예매 절차 없이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는 점 또한 접근성을 높인다. 이처럼 국립극단은 ‘365일 열려있는 극장’을 표방하며, ‘한낮의 명동극’ 외에도 ‘명동人문학’ 강연, ‘백스테이지 투어’ 등 다양한 무료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시민들의 문화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예술이 삶 속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고, 시민들의 문화적 갈증을 해소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 영화 관람료 6천 원 할인, 더 많은 국민에게 기회 확대

    문화체육관광부와 영화진흥위원회가 8일부터 영화 관람료 6천 원 할인권을 추가 배포하며 더 많은 국민이 영화를 즐길 기회를 제공하고 나섰다. 이는 민생 회복과 침체된 영화 산업 활성화를 목표로 지난 7월 25일부터 시행된 영화 관람료 할인권 사업의 일환이다. 1차 배포에서 사용되지 않은 잔여 할인권 188만 장을 추가로 배포함으로써, 영화 관람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극장 방문을 유도하려는 정책적 의지가 담겨 있다.

    이번 할인권 배포는 1차 때와 달리 선착순으로 진행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는 더욱 신속하고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주목할 만한 점은 1차 할인권을 이미 사용했던 국민도 이번 2차 할인권을 재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별도의 다운로드 과정 없이 극장 애플리케이션의 쿠폰함에 1인당 2매의 할인권이 미리 담겨 있어 사용자 편의성을 높였다. 다만, 기존 회원이 아닌 신규 이용자는 회원 가입 절차를 거쳐야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이번 영화 할인권은 대형 멀티플렉스 극장에만 국한되지 않고 독립·예술영화 전용관, 작은 영화관, 실버 영화관 등 다양한 형태의 영화관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이는 특정 유형의 영화관에 집중되는 혜택을 넘어, 다양한 영화 관람 문화를 폭넓게 지원하겠다는 정책 방향을 시사한다. 영화 예매 방법이 익숙하지 않은 국민들을 위해 종합 안내 창구(☎070-4027-0279)도 운영되어, 정보 접근성에서도 사각지대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할인권 배포의 효과는 이미 나타나고 있다. 할인권 1차 배포 기간 동안 영화관을 찾은 관객 수는 올해 7월 24일까지의 일평균 관객 수 대비 1.8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할인권 배포 후 3주간의 분석 데이터에 따르면, 극장 방문객 중 10명 중 3명이 최근 1년간 극장을 찾지 않았던 신규 또는 기존 고객으로 파악되었다. 이는 영화 할인권이 그동안 극장 방문을 망설였던 잠재 관객들을 성공적으로 유입시키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이다. 이러한 정책적 개입은 OTT 서비스의 확산으로 인해 점차 위축되었던 극장 산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국민들의 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 전북, 콩나물국밥의 ‘문제 해결’ 방식 분석

    전주를 중심으로 한 전라북도가 콩나물국밥이라는 대중적인 음식을 지역 최고의 음식으로 끌어올린 배경에는,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넘어선 ‘문제 해결’이라는 분석적 관점을 적용해 볼 수 있다. 서울 등 다른 지역에서 콩나물국밥은 종종 기본적인 백반에 딸려 나오는, 별다른 맛을 기대하기 어려운 국으로 인식되곤 한다. 콩나물이 푹 퍼져 있거나 건더기가 부실하여 실망감을 안겨주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에서, 콩나물국밥은 ‘기본 이하의 음식’이라는 문제점에 직면해 있었다.

    하지만 전라북도, 특히 전주는 이 콩나물국밥을 ‘해결해야 할 문제’로 삼아 독특한 방식으로 접근했다. 이는 단순한 조리법을 넘어, 고객 경험과 지역 문화의 결합을 통해 콩나물국밥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주문 시 “수란으로 할까요, 날계란으로 할까요?”, “오징어를 넣을까요, 말까요?”, “밥은 토렴할까요, 따로 낼까요?”와 같은 질문들은, 콩나물국밥을 획일적인 메뉴가 아닌, 고객의 취향과 기호에 맞춰 개별적으로 조리하는 ‘맞춤형 솔루션’으로 제시한 것이다. 더 나아가, 지역 주민들이 외지인에게 콩나물국밥을 맛있게 즐기는 방법을 알려주는 ‘상호 소통 시스템’은 이러한 문제 해결 방식을 더욱 공고히 했다. 이는 마치 주방장이 손님들의 요구에 맞춰 끊임없이 레시피를 수정하듯, 콩나물국밥이라는 음식 자체를 고객의 만족도라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유기적인 대상으로 발전시킨 사례라 할 수 있다.

    또한, 전주 남부시장의 국밥집에서 볼 수 있었던 신선한 마늘과 매운 고추를 손님 앞에서 직접 다져 넣는 방식은 콩나물국밥의 맛을 결정하는 ‘향’이라는 핵심 요소를 살려내어, 음식의 품질이라는 문제를 해결하는 창의적인 방법이었다. 미리 썰어둔 양념과 막 다진 양념의 차이가 만들어내는 풍미는, 콩나물국밥을 단순한 해장국이 아닌, ‘맛의 완성’이라는 새로운 기대치를 충족시키는 결과로 이어진다. 이러한 전라북도의 콩나물국밥은, 대중적이고 평범했던 음식을 지역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재해석하고 발전시켜, ‘지역의 최고 음식’이라는 성공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이는 앞으로 다른 지역 음식 문화 발전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