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명의도용

  • 대한민국 관문, 인천공항이 한국 문화의 물결을 일으킨다

    대한민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수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고 있으며, 다가오는 10월 연휴에는 역대 최대 규모의 이용객이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가운데 인천국제공항은 단순한 교통 허브를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 콘텐츠를 선보이며 ‘대한민국의 관문’으로서 그 역할을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공항을 오가는 수많은 여행객들이 쾌적하고 현대적인 시설뿐만 아니라 한국 고유의 아름다움과 문화를 경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인천국제공항을 방문한 여행객들은 공항 곳곳에서 한국의 전통미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조형물과 예술 작품들을 쉽게 접할 수 있다. 현재 인천국제공항 내외부에는 국내외 작가 14명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으며, 이 작품들은 여행, 한국의 미, 그리고 인천공항의 특성을 담아내고 있다. 특히 이종경, 박종빈, 최종원 작가의 ‘하늘을 걷다’와 같은 작품들은 공항이라는 공간적 특성과 어우러져 여행객들에게 떠나고 싶은 설렘을 선사한다.

    단순한 전시 관람을 넘어 생동감 넘치는 한국 문화를 체험하고 싶다면 인천국제공항에서 정해진 시간마다 펼쳐지는 공연 프로그램을 활용할 수 있다. 매주 수요일부터 토요일 오전 10시, 11시, 오후 1시에는 전통 예술 공연이 열리며, 매주 일요일부터 화요일 오전 11시와 오후 2시에는 왕가의 산책이라는 특별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왕가의 산책은 조선시대 궁중 생활을 재현한 것으로, 왕과 호위군관들이 전통 복장을 갖추고 등장하여 생동감 넘치는 볼거리를 제공한다. 최근에는 K-pop 아이돌의 퍼포먼스를 패러디한 ‘왕가 보이즈’, ‘공항 보이즈’ 영상이 화제를 모으며 공항 내 문화 콘텐츠에 대한 관심을 더욱 높였다.

    가장 확실하게 한국의 전통문화를 체험하고 싶다면 한국전통문화센터를 방문하는 것을 강력히 추천한다.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과 2터미널에 각각 두 곳씩 총 네 곳에 마련된 한국전통문화센터는 탑승동에 위치해 있어 출국을 위해 탑승동에 진입한 경우에만 이용 가능하다. 이곳에서는 우리 전통 공예품과 문화상품을 감상하고 구매할 수 있으며, 한복과 족두리 등 전통 의상을 직접 입어볼 수 있는 체험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특히 단연 인기 있는 ‘전통문화체험 프로그램’은 내외국인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으며, 전통 문양으로 매듭 장신구를 만들어 캐리어 네임택으로 활용하는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 관광객들에게 특별한 추억을 선사한다. 체험은 선착순으로 진행되며, 비행기 탑승 시간과의 충분한 여유를 고려해야 한다. 방문 시기에는 전통 팽이를 만드는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되었으며, 어린이들이 팽이를 만들며 여행의 특별한 기억을 쌓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직원의 설명에 따르면, 두 터미널에 위치한 한국전통문화센터는 프로그램 과 일부 전시, 공예품 등에서 차이가 있어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두 곳 모두 둘러보는 것이 좋다. 한 미국인 관광객은 한국 여행 중 한국의 전통문화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공항에서도 관련 콘텐츠를 만나 반가웠다고 전했다. 또한, 한국전통문화센터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된 한 여행객은 공항을 방문하는 내·외국인에게 이 센터가 더 널리 알려지고 홍보가 활발해지기를 바란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대한민국의 관문인 인천국제공항에서 만난 한국전통문화센터는 여행과는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했다. 다가오는 추석 연휴, 해외 출국길에 조금 더 특별한 기억을 남기고 싶다면 인천국제공항 속 숨겨진 다양한 전통 공연, 전시,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의 멋을 경험해보는 것은 어떨까. 현대적인 즐거움과 함께 한국 고유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인천공항의 다채로운 콘텐츠는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다.

  • 조선왕릉, 단순한 무덤 아닌 ‘시대의 문제’ 담은 역사 교육의 장으로 거듭나다

    UNESCO 세계유산인 조선왕릉과 궁궐을 연계한 여행 프로그램 「2025년 하반기 왕릉팔경」이 운영된다. 11월 10일까지 총 22회에 걸쳐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은 단순히 과거의 유적을 둘러보는 것을 넘어, 우리가 직면한 역사적 문제점을 되짚고 미래를 고민하게 하는 교육적 장으로 기능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귀중한 역사 교육의 기회가 모든 국민에게 공평하게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왕릉이라는 유산이 지닌 복잡하고 다층적인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고 전달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고 더 많은 국민들이 조선왕릉의 역사적 가치를 깊이 이해하도록 돕기 위해,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는 「2025년 하반기 왕릉팔경」 프로그램을 다채롭게 운영한다. 이번 프로그램은 8월 21일(9월 예약), 9월 25일(10월 예약), 10월 16일(11월 예약)에 걸쳐 진행되며, 매회 오전 11시부터 네이버 예약을 통해 선착순으로 참여할 수 있다. 회당 25명(1인당 최대 4명)으로 참가 인원이 제한되지만, 이는 왕릉 답사라는 프로그램의 특성을 고려한 불가피한 조치이며, 어르신, 장애인, 국가유공자는 전화(02-738-4001)로도 예약이 가능하다.

    이번 「왕릉팔경」 프로그램은 특히 대한제국 황실 관련 유적을 중심으로 다루며, 조선 시대 왕릉 문화와 대한제국 시기의 변화를 비교하며 역사적 맥락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기자가 직접 참여한 ‘순종황제 능행길’ 여정은 구리 동구릉에서 시작하여 남양주 홍릉과 유릉까지 이어지며, 왕릉과 왕릉을 잇는 길 위에서 근대 전환기의 역사와 문화를 몸소 체험하게 했다. 동구릉에는 태조 이성계의 건원릉을 비롯하여 9기의 능이 모여 있으며, 각 능마다 담긴 역사적 사연과 제향의 의미, 그리고 왕릉 제도 변화의 역사가 흥미롭게 펼쳐졌다.

    특히 동구릉의 건원릉 봉분을 덮은 억새는 태조 이성계의 유언에서 비롯된 전통으로, 60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는 점이 인상 깊다. 또한, 표석에 ‘대한 태조 고황제 건원릉’이라 새겨진 것은 태조의 위상이 황제로 격상되었음을 보여주며 왕릉 제도와 예제 변화를 증명하는 중요한 사료로 기능한다.

    한편, 순종 황제 능행길에서는 1908년 순종이 반포한 「향사리정에 관한 건」 칙령을 통해 제사 횟수가 축소된 역사적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는 조선 시대의 전통적인 제사 문화가 대한제국 시기를 거치며 변화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점이다. 홍릉과 유릉은 기존 조선 왕릉의 형식을 벗어나 대한제국 황릉의 양식을 따르며, 석물의 배치, 봉분의 규모 등에서 황제의 권위를 강조했지만, 그 화려함 속에는 주권을 빼앗긴 민족의 아픔이 깃들어 있었다.

    이처럼 「왕릉팔경」 프로그램은 단순히 과거의 유적을 보는 것을 넘어, 각 시대의 사회적, 정치적 맥락과 함께 역사적 문제점을 자연스럽게 탐구하게 한다. 한 참가 학생이 “역사를 좋아해 아버지와 함께 참여했다”며 “앞으로 문화유산을 보존하는 역사학자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 것처럼, 이 프로그램은 미래 세대가 역사를 어떻게 기억하고 이어갈 것인가를 묻는 중요한 교육적 의미를 지닌다. 오늘날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왕릉은 그 자체로 아름답지만, 그 뒤에 담긴 역사를 외면하지 않고 기억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오늘의 의미를 되새기게 할 것이다.

  • 스포츠 브랜드와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의 만남, ‘FULL THROTTLE’ 컬렉션으로 도시적 감각을 입다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푸마(PUMA)가 라이프스타일 의류 브랜드 산산기어(San San Gear)와 함께 두 번째 협업 컬렉션 ‘FULL THROTTLE’을 공개하며 새로운 패션 트렌드를 제시한다. 지난해 첫 협업 이후 1년 만에 다시 손을 잡은 양사는 이번 컬렉션을 통해 더욱 강화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컬렉션은 단순한 의류 출시를 넘어, 도시의 역동적인 움직임과 현대적인 라이프스타일을 패션으로 재해석하려는 시도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이번 ‘FULL THROTTLE’ 컬렉션은 푸마의 대표적인 모델인 ‘탈론(Talon)’과 ‘모스트로 케이지(Mostro Cage)’를 핵심 실루엣으로 삼아 재탄생시켰다. 특히 산산기어의 독창적인 디렉션이 반영된 ‘모스트로 케이지’는 기존 벨크로 스트랩 대신 비대칭 레이싱 시스템과 혁신적인 신소재를 적용하여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을 완성했다. ‘탈론’ 모델 또한 올 블랙 컬러로 통일하여 절제된 도시적인 세련미를 부각시켰다. 함께 출시되는 어패럴 및 액세서리 라인은 아웃도어와 스포츠웨어의 기능적인 요소를 차용하면서도, 블랙 컬러 팔레트를 통해 도시적인 감각을 극대화했다.

    이번 컬렉션은 한국의 독특한 배달 문화를 캠페인의 배경으로 설정하여 시각적인 흥미를 더한다. 도심 속에서 전기 바이크와 오토바이, 그리고 도보를 이용해 끊임없이 움직이는 두 명의 배달 기사를 통해 현대인의 역동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잿빛 고층 빌딩 숲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들의 여정은 ‘움직임과 전환’이라는 캠페인의 핵심 메시지를 시각적으로 직관적으로 전달하며, 이는 곧 컬렉션의 디자인 철학과도 일맥상통한다. 특히 배달 기사의 복장에서 영감을 받은 포켓 디테일의 재킷과 팬츠 셋업은 실용성과 스타일을 동시에 잡은 핵심 아이템으로 주목받는다. 또한, 인체 해부학적 절개 라인을 적용한 니트 롱슬리브는 기능성과 디자인을 겸비한 아이템으로 컬렉션의 완성도를 높인다.

    이번 컬렉션의 출시를 기념하여 10월 31일부터 3일간 서울 한남동에 위치한 팝업 이벤트 공간 ‘BYPASS’가 운영된다. 3층 규모로 조성된 이 공간은 협업 캠페인의 연장선상에서 ‘우회’를 상징하는 독특한 동선 구조를 따라 다양한 전시를 체험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방문객들은 이곳에서 협업 컬렉션 전 제품을 직접 만나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푸마의 오리지널 아카이브 전시와 디자이너 Ray Horacek의 인터뷰 영상도 관람할 수 있다. 푸마 x 산산기어 컬렉션은 10월 31일부터 글로벌 동시 출시되며, 푸마 공식 온라인 스토어 및 일부 매장, 산산기어 공식 온라인 스토어, 합정 스토어, 더현대 서울, CASESTUDY, KASINA 등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번 협업은 스포츠 브랜드와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간의 성공적인 결합을 통해 패션계에 새로운 영감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 한강 작가 노벨상 수상 이후 높아진 문학 관심, ‘2025 대한민국 문학축제’가 사회적 연대와 정서적 치유의 가치로 확산시킨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우리 문학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증폭된 가운데, 문학이 가진 사회적 연대와 정서적 치유의 가치를 확산시키기 위한 ‘2025 대한민국 문학축제’가 올해 처음으로 개최되었다. 이 축제는 ‘서울국제작가축제’, ‘문학주간’, 국립한국문학관 특별전, ‘문학나눔’ 사업 등 기존의 주요 문학 행사를 아우르는 통합적인 자리로 마련되었으며, 서울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의 문학관, 도서관, 서점에서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동시에 진행되며 문학의 저변을 넓히고 있다.

    이번 축제의 핵심 중 하나인 ‘문학주간 2025’는 ‘도움―닿기’라는 주제 아래, 문학이 우리 삶의 균열을 비추고 서로의 삶에 닿을 수 있는 ‘작은 구름판’이 되기를 희망하는 의미를 담았다. 이는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잠시 멈춰 숨을 고르고, 타인의 삶에 기대어 함께 도약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자는 메시지로 해석될 수 있다. 특히 ‘읽고 만나고 쓰는 마음’이라는 주제 스테이지에서는 글쓰기에 대한 작가들의 진솔한 경험담이 공유되었다. “때로는 가장 수치스러운 것을 써야 글이 살아난다”거나 “문장이 삶으로 증명 가능한지 자문해 보라”는 조언은 글쓰기가 곧 자기 고백이자 용기라는 점을 일깨웠다. 또한 “예술가가 아니라 전달자라는 위치에서 글을 써 보라”는 충고는 글쓰기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는 현실적인 지침으로 다가왔다. 이러한 경험과 조언들은 글쓰기가 개인의 자기 울타리를 넘어 다른 세계와 만나는 통로임을 명확히 보여주었다.

    축제는 체험 프로그램 또한 풍성하게 마련하였다. 비로 인해 일부 야외 프로그램이 취소되는 아쉬움도 있었지만, ‘포켓 실크스크린 책갈피 만들기’와 같은 체험을 통해 방문객들은 직접 작품을 만들며 문학을 즐기는 새로운 방식을 경험했다. 특히 ‘2025 고양독서대전’과 같이 지역별로 특색있는 행사들이 연이어 개최되면서, ‘2025 책 읽는 대한민국’ 캠페인과 연계하여 9월 말에는 서울어린이대공원에서 북토크, 공연, 전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선보일 예정이다. 이러한 행사들은 문학이 단순히 책장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읽고, 만나고, 쓰며 함께 즐길 때 더욱 큰 힘을 발휘한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2025 대한민국 문학축제’는 첫 회라는 상징성과 더불어 전국 곳곳에서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문학을 즐길 수 있는 ‘생활 속 문학축제’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다양한 전시, 공연, 체험 프로그램과 국내외 작가 초청 행사, 토크 및 낭독 무대, 독서대전 등 풍성한 문화 일정이 이어지면서, 이 축제가 더 많은 시민이 가까운 도서관과 문학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책 읽는 즐거움 속에서 서로의 삶을 나누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 아티스트 태연, 솔로 데뷔 10주년 기념 케이스티파이와 협업… 과거 음악과 이야기 담은 컬렉션 선보여

    아티스트 태연의 솔로 데뷔 1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한 컬렉션이 출시된다.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테크 액세서리 브랜드 케이스티파이(CASETiFY)는 이번 10주년을 맞아 태연과 첫 번째 협업을 진행, 과거 10년간 태연이 선보여온 다채로운 음악과 이야기가 담긴 컬렉션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이번 협업은 단순히 10년이라는 시간을 기념하는 것을 넘어, 태연이 걸어온 음악적 여정과 그 과정에서 팬들과 함께 쌓아온 이야기들을 시각적으로 풀어내는 데 중점을 두었다. 케이스티파이는 이를 위해 태연의 대표곡들과 솔로 데뷔 이후 선보였던 다양한 컨셉들을 컬렉션 디자인에 녹여냈다. 이는 태연의 음악적 스펙트럼과 시간의 흐름을 감각적으로 표현하며, 팬들에게는 추억을 되짚어볼 수 있는 기회를, 새로운 팬들에게는 태연의 히스토리를 경험할 수 있는 매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컬렉션의 등장은 팬들에게 단순한 소장품 이상의 의미를 가질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10년간 태연이 대중에게 선사해 온 음악적 메시지와 감동을 케이스티파이의 감각적인 디자인을 통해 재해석함으로써, 팬들은 태연의 음악 세계를 더욱 깊이 이해하고 공감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케이스티파이와의 협업을 통해 태연은 자신의 10년 역사를 더욱 풍성하고 다층적으로 조명하며, 앞으로 이어질 음악 활동에 대한 기대감을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 더위를 쫓는 여름의 추억, 빙수 위 얹어진 ‘할매’의 정(情)

    무더운 여름, 사람들은 시원함을 찾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한다. 과거에는 텔레비전의 ‘납량특집’ 프로그램이 오싹한 이야기로 더위를 잊게 해주었다면, 음식으로 더위를 이겨내는 대표적인 방법은 바로 빙수였다. 특히 1970년대에는 학교 앞 분식집이나 만화가게에서 에펠탑 모양의 수동 빙수기계로 만든 십 원짜리 빙수가 여름철 서민들의 소중한 간식거리였다. 수북하게 쌓인 얼음 위에 색색의 시럽을 뿌려주는 모습만으로도 더위를 쫓는 듯한 신비로운 경험을 선사했다.

    시간이 흘러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눈꽃 빙수’와 같은 부드러운 식감의 빙수가 등장했고, 이후 빙수 전문 카페와 특급 호텔에서는 경쟁적으로 고급 빙수를 선보이며 빙수는 여름 전용 메뉴를 넘어 사계절 별미로 자리 잡았다. 이제 우리는 그야말로 ‘빙수 왕국’이라 불릴 만한 풍요로운 시대를 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현대적인 빙수 열풍 속에서도 변함없이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곳이 있으니, 바로 ‘빙수의 도시’라 불리는 부산이다.

    부산은 다른 지역과는 달리 ‘할매’라는 이름이 붙은 빙수가 시민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국제시장, 광복동, 용호동 등 부산 곳곳에는 빙수 거리가 형성되어 있으며, 특히 국제시장에서는 옛날 방식의 담박하고 수수한 ‘할매 빙수’를 맛보기 위해 긴 줄을 서는 풍경을 흔히 볼 수 있다. 부산의 빙수가 왜 이렇게 특별한 사랑을 받는지에 대한 질문에 한 상인은 생선 보관을 위해 얼음이 필수적이었던 과거의 맥락을 언급하며, 더위에 지친 시민들에게 빙수가 더 절실했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부산식 ‘할매 빙수’는 화려한 고명보다는 갓 끓여낸 듯한 달지 않은 팥을 푸짐하게 얹어내는 것이 특징이다. 이 푸짐한 팥은 마치 할머니의 넉넉한 정을 느끼게 하듯 얼음 위를 덮는다. 한 그릇을 다 비우고 나면 단순한 간식이나 디저트를 넘어 든든한 한 끼 식사를 한 듯한 만족감을 준다. 비록 전국적으로 ‘눈꽃 빙수’가 유행하며 그 오리지널이 부산이라는 이야기도 있지만, 많은 부산 시민들은 여전히 소박하고 투박한 ‘할매 빙수’를 최고로 꼽는다.

    조선시대만 해도 얼음은 귀한 존재였다. 겨울이면 한강에서 얼음을 캐 강가에 위치한 서빙고, 동빙고에 저장해 두었다가 여름에 궁으로 옮겨 왕실의 음식 재료 보관을 위한 냉장고 용도로 사용했다. 일반 서민들이 얼음을 접하는 것은 겨울철에 한정되었고, 여름 얼음은 왕족만이 누릴 수 있는 호사 혹은 상상 속의 사치품이었다. 이렇게 얼음이 귀했던 시절을 생각하면, 오늘날 우리가 마음껏 즐기는 시원한 빙수는 참으로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여름이 저물기 전에, 그 옛날 얼음 부역의 추억까지 불러일으키는 부산의 ‘할매 빙수’를 맛보러 가야겠다.

  • 인문학 연구·문화 향유 공간 부족, 건국대 K-CUBE 개소로 해소 기대

    최근 대학가에서는 인문학 연구를 심화하고 학생들의 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할 수 있는 독립적인 공간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건국대학교는 인문학 연구와 공연 활동을 통합적으로 지원하는 새로운 공간, K-CUBE를 개소하며 돌파구를 마련하고자 나섰다.

    이러한 배경 속에 건국대학교는 지난 15일 오전 11시, 인문학관 강의동 1층 로비에서 문과대학 K-CUBE 개소와 함께 ‘영산 김정옥 이사장 인문학-공연시설 조성기금 약정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김희경유럽정신문화장학재단의 김정옥 이사장이 건국대학교에 80억 원의 발전기금을 약정하면서 성사되었다. 이는 단순한 재정 지원을 넘어, 인문학 연구 환경 개선과 문화 예술 접근성 확대라는 대학의 오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솔루션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기금 약정을 통해 건국대학교는 K-CUBE라는 복합적인 공간을 조성하게 된다. 이 공간은 인문학 연구를 위한 최신 시설과 더불어, 학생들이 다양한 공연을 접하고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문화 예술 시설을 통합적으로 갖추게 된다. 이는 학문적 깊이를 더하는 연구 활동과 더불어, 학생들이 풍부한 문화적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창의적이고 균형 잡힌 인재 양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건국대학교 관계자는 이번 K-CUBE 개소가 단순히 물리적인 공간 확장을 넘어, 대학 내 인문학 연구의 위상을 제고하고 학생들의 문화 향유 기회를 획기적으로 증진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80억 원의 약정된 기금이 성공적으로 조성 및 활용된다면, 인문학 연구의 침체라는 사회적 우려를 불식시키고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통찰력 있는 인재를 배출하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궁궐·왕릉 연계 프로그램 ‘왕릉팔경’, 근대 전환기 역사 체험 기회 제공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조선왕릉과 궁궐을 잇는 여행 프로그램 「2025년 하반기 왕릉팔(八)경」이 오는 11월 10일까지 총 22회에 걸쳐 운영된다. 이 프로그램은 단순한 역사 유적 탐방을 넘어, 특히 대한제국 황실과 관련된 유적을 중심으로 근대 전환기의 역사와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왕릉 답사가 포함되어 회차당 참가 인원이 25명으로 제한된다. 지난 8월 21일, 9월 25일, 10월 16일에 예약 일정이 있었으며, 오전 11시부터 네이버 예약을 통해 선착순으로 신청할 수 있다. 어르신, 장애인, 국가유공자는 전화 예약도 가능하다.

    최근 ‘순종황제 능행길’ 코스에 참여한 기자는 늦여름의 변덕스러운 날씨 속에서도 조선왕릉이 가진 또 다른 매력을 발견했다. 이미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소중한 유적이지만, 직접 걸으며 배우고 느끼는 경험은 깊은 감동을 선사했다. 이번 여정은 구리 동구릉에서 시작하여 남양주 홍릉과 유릉까지 이어지며, 왕릉과 왕릉을 잇는 길 위에서 역사의 숨결을 따라가는 특별한 경험으로 구성되었다.

    특히 이번 ‘왕릉팔경’ 프로그램은 조선 왕실 중심의 탐방에서 벗어나 대한제국 황실 관련 유적을 중심으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이를 통해 조선과 대한제국의 왕릉 문화를 직접 비교하며 역사적 맥락을 이해하고, 근대 전환기의 격변하는 역사와 문화를 몸소 체험할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 될 것이다.

    구리 동구릉은 태조 이성계의 건원릉을 비롯하여 선조의 목릉, 인조의 휘릉, 문종의 현릉, 경종의 혜릉, 영조의 원릉, 추존왕 문조의 수릉, 현종의 숭릉, 헌종의 경릉 등 총 9기의 왕릉이 모여 있는 조선 최대 규모의 능역이다. 이곳에서는 1408년 조성된 건원릉부터 현종의 숭릉까지 다양한 시대의 무덤이 자리하고 있으며, 해설사를 통해 능역의 구조, 제향의 의미, 그리고 능묘에 담긴 정치적 배경을 상세히 들을 수 있다.

    특히 동구릉에서는 표석의 기원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도 접할 수 있다. 조선 전기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표석이 송시열의 상소를 통해 설치되기 시작했다는 설명은 왕릉 제도의 변화를 보여주는 중요한 단서다. 송시열은 왕릉마다 해당 임금을 알 수 있는 표석을 세워 후대에 전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이러한 제안은 효종의 영릉에 최초로 적용된 이후 왕릉 제도에 확산되었다. 또한, 표석에 사용된 전서체 역시 송시열의 주장이 반영된 결과로, 왕릉의 표석 서체가 전서체로 정착되는 계기가 되었다.

    ‘순종황제 능행길’ 코스의 핵심은 순종 황제의 능행길이다. 순종은 대한제국의 제2대 황제이자 일제강점기에 조선의 마지막 황제가 된 비극적인 인물이다. 조선 시대 왕릉 제사는 사계절과 납일에 지내는 오향대제와 명절날 지내는 제사로 이어졌으나, 순종 황제 때인 1908년, 「향사리정에 관한 건」이라는 칙령을 통해 제사 횟수가 1년에 두 번으로 축소되었다. 종묘 정전에 모셔진 왕과 왕비의 능에는 명절제와 기신제를 모두 지냈지만, 정전에 모셔지지 않은 임금과 왕비의 능에서는 명절제 한 번만 지냈다. 명절제의 날짜와 관련해서는 한식날 제사가 원칙이었으나, 대한제국 선포 이후 예제 제도가 정비되면서 청명으로 바뀌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오늘날에는 명절제 대신 기신제가 중심으로 남아있으며, 이러한 제사의 단절 없는 계승은 조선 왕릉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는 데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동구릉에서 가장 높은 자리에 자리한 태조 이성계의 건원릉 봉분을 덮은 억새는 그의 유언에서 비롯된 전통이다. 태조는 생전에 고향의 억새를 가져와 무덤에 심어달라는 유훈을 남겼고, 그의 아들 태종이 이를 이행했다. 이 전통은 60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건원릉의 표석에는 ‘대한 태조 고황제 건원릉’이라 새겨져 태조의 위상을 황제로 격상해 전하며, 이는 왕릉 제도와 예제 변화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료다.

    왕릉의 핵심 의례 공간인 정자각은 제물을 차리고 제사를 지내는 중심 건물이다. 이곳은 정청과 배위청을 합쳐 부르며, 계단은 제물, 제관, 왕이 오르는 길이 구분되어 있다. 정자각 앞에는 혼이 다니는 신로와 제관, 왕이 이용하는 어로가 분리되어 산 자와 죽은 자의 구분을 상징한다.

    추존왕의 능은 생전에 왕이 아니었지만 아들이 왕위에 오르면서 추존된 경우를 말한다. 이들의 무덤도 ‘능’이라 불리지만 정통 왕릉과는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태조 건원릉에는 호랑이와 양 석상이 네 쌍씩 세워져 있지만, 추존왕의 능에는 절반만 배치하여 구분한다. 왕릉은 봉분이 있는 언덕인 망자의 영역과, 그 아래 제향 공간인 산 자와 죽은 자가 만나는 곳으로 나뉜다. 이곳에는 보통 임금의 업적을 기록한 신도비와 무덤의 주인을 알리는 표석이 세워졌다.

    동구릉에는 조선과 대한제국의 왕릉 중 유일하게 세 기의 봉분이 나란히 배치된 삼연릉이 있다. 이곳은 헌종과 두 왕비(효현왕후·효정왕후)가 합장된 능으로, 봉분이 세 기 나란히 조성된 것이 특징이다. 삼연릉의 비석에는 여러 차례 다시 새겨진 흔적이 남아있는데, 이는 효현왕후 서거 후, 헌종과 효정왕후가 잇달아 별세할 때마다 갈아내고 글씨를 다시 새겼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대한제국 선포 이후 ‘헌종성황제’라는 칭호를 새기기 위해 개각이 이루어졌고, 이로 인해 비석 표면이 뿌옇게 보이는 것이다.

    남양주 홍릉과 유릉은 기존 조선 왕릉의 형식을 벗어나 대한제국 황릉의 양식을 따른다. 1897년 고종이 대한제국을 선포하며 왕조에서 황제국으로 체제를 전환한 것처럼, 능의 조영 방식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석물의 배치, 봉분의 규모, 향어로의 장식은 모두 황제의 권위를 강조했지만, 그 화려함 속에는 주권을 빼앗긴 민족의 아픔이 깃들어 있었다. 홍릉 석물은 유릉보다 작고, 화강암 파손을 막기 위한 전통 기법이 반영되었다.

    홍릉의 비각 표석은 대한제국과 일본 간의 갈등을 보여주는 역사적 맥락도 담고 있다. 일본은 비문 서두에 ‘前大韓(전대한)’이라는 표현을 넣자고 주장했으나, 대한제국은 ‘前’ 자를 용납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대했다. 결국 이 논쟁으로 표석은 수년간 방치되었으나, 홍릉 참봉 고영근이 일본의 눈을 피해 ‘大韓高宗太皇帝洪陵 明成太皇后附左(대한고종태황제홍릉 명성태황후부좌)’라는 비문을 완성했다.

    홍릉과 유릉을 돌아보며 마주한 화려한 석물과 질서정연한 배치는 분명 위엄을 풍겼지만, 그 속에는 주권을 잃은 황제와 황후의 쓸쓸한 이야기가 함께 잠들어 있었다. 초등학생 참가자가 “역사학자가 되어 문화유산을 지키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 것처럼, 이 길은 단순히 과거를 되짚는 시간을 넘어 미래 세대가 역사를 어떻게 기억하고 이어갈 것인가를 묻는 자리임을 상기시킨다. 오늘날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왕릉은 그 자체로 아름답지만, 그 뒤에 담긴 역사를 외면하지 않고 기억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오늘의 의미일 것이다.

  • 대한민국 관문, 인천공항, 전통문화 체험 공간으로 ‘한국의 멋’ 알리나

    다가오는 10월 연휴를 앞두고 인천국제공항 이용객이 역대 최대 규모로 늘어날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공항은 단순한 이동 공간을 넘어 한국의 전통문화를 체험하고 경험할 수 있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최근 다시 불고 있는 한류 열풍으로 인해 대한민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인천국제공항은 ‘대한민국의 관문’으로서 한국의 첫인상을 결정짓는 중요한 장소로 부각되고 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인천국제공항은 쾌적하고 세계적인 수준의 시설뿐만 아니라, 한국적인 아름다움과 전통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며 여행객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공항 곳곳에 전시된 국내외 작가 14명의 작품들은 여행, 한국의 미, 인천공항의 특성을 담고 있으며, 특히 이종경, 박종빈, 최종원 작가의 ‘하늘을 걷다’와 같은 작품은 공항이라는 공간의 특성과 어우러져 떠나고 싶은 설렘을 자극한다.

    정적인 전시물을 넘어, 인천국제공항은 직접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공연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매주 수요일부터 토요일까지는 전통 예술 공연이, 매주 일요일부터 화요일까지는 조선시대 궁중 생활을 재현한 ‘왕가의 산책’이 펼쳐진다. 이 프로그램들은 왕과 호위군관들이 전통 복장을 갖추고 등장하여 생동감 넘치는 볼거리를 제공하며, 최근에는 K-pop을 패러디한 ‘왕가 보이즈’, ‘공항 보이즈’ 영상이 뜨거운 관심을 받기도 했다.

    무엇보다 여행객들이 한국의 전통문화를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도록 마련된 ‘한국전통문화센터’는 인천국제공항의 핵심적인 문화 콘텐츠로 손꼽힌다. 1터미널과 2터미널에 각각 두 곳씩, 총 네 곳에 마련된 센터는 탑승동에 위치하여 출국객만이 이용할 수 있다. 이곳에서는 전통 공예품과 문화상품을 감상하고 구매할 수 있으며, 한복과 족두리를 직접 입어볼 수 있는 체험 공간도 제공한다.

    특히 ‘전통문화체험 프로그램’은 내외국인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어 이미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에게도 입소문이 난 인기 코스다. 지난 8월 한국을 방문했던 한 미국인 관광객은 전통 문양으로 매듭 장신구를 만들어 캐리어 네임택으로 활용했다며 높은 만족감을 표현하기도 했다. 체험 프로그램은 선착순으로 운영되며, 비행기 탑승까지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있는 경우에만 참여 가능하다. 방문 당시에는 전통 팽이를 만드는 체험이 준비되어 있었으며, 아이들이 팽이를 만들며 여행의 특별한 추억을 쌓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각각의 한국전통문화센터는 내부 전시와 공예품, 체험 프로그램에 다소 차이가 있어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두 곳 모두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전시장을 둘러본 한 미국인 관광객은 “한국 여행을 하며 전통문화에 관심이 생겼는데, 공항에서도 이를 만날 수 있어 반가웠다”고 전했으며, 또 다른 방문객은 “공항 방문객에게 한국전통문화센터가 더 널리 알려지고 홍보가 활발히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인천국제공항에서 만난 한국전통문화센터는 여행과는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하며, 대한민국의 관문으로서 한국의 멋과 매력을 세계에 알리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다가오는 추석 연휴, 해외 출국길에 조금 더 특별한 기억을 남기고 싶다면 인천국제공항 속 현대적인 즐거움과 함께 우리의 전통 공연, 전시, 체험을 경험해 보는 것을 고려해 볼 만하다.

  • 전북 콩나물국밥, 대중적 음식이 지역 대표 메뉴로 자리 잡은 비결은?

    전북 지역, 특히 전주를 중심으로 콩나물국밥이 지역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했다. 시원하고 감칠맛 나며 흐뭇함을 주는 이 국밥은 물이 좋아 콩과 콩나물이 모두 맛있다는 배경에 힘입어 지역의 수많은 노포에서 빠지지 않는 메뉴가 되었다. 하지만 집에서는 흔히 접하는, 어찌 보면 평범하기까지 한 이 대중적인 국밥이 어떻게 지역의 최고 음식이라는 위상을 얻게 되었을까.

    세상은 각기 다른 삶의 방식과 식문화를 가지고 있다. 같은 나라 안에서도 말씨, 차림새, 습속이 다르며 이러한 다양성이 세상의 재미를 더한다고 볼 때, 먹는 일 역시 마찬가지다. 비슷한 음식이라 할지라도 지역마다 미묘한 변주가 존재하며, 이는 음식의 본질적인 매력이자 차별점이 된다. 중국 화교가 시작한 짜장면이나 짬뽕조차 지역별로 조금씩 달라지는 것처럼, 음식은 고유의 정체성을 유지하며 발전한다. 만약 전국 화교 중국집 연합회가 통일된 레시피로 음식을 만들기로 결의한다 해도, 각자의 주방에 들어서는 순간 고향의 맛을 잊지 못하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손님들은 “예전 같지 않다”는 평가를 내릴 것이고, 주방장은 결국 자신만의 레시피로 회귀할 것이다. 이는 음식이 달라야 맛을 느낄 수 있으며, 굳이 모든 음식을 획일적으로 통일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서울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에게 콩나물국은 ‘요리’라는 인식 자체가 희박하다. 일반적으로 백반을 시키면 기본으로 제공되는 국 중 하나로, 어떤 국이 나올지 기대하는 재미로 식사를 하지만, 콩나물국이 나올 경우 실망감을 느끼기 쉬웠다. 값싼 재료에 특별한 건더기 없이 미리 끓여두는 국으로 인해 맛에 대한 기대치가 낮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라북도에서 콩나물국밥은 전혀 다른 차원의 음식으로 다가왔다. 명성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막상 식당에서 주문하는 과정은 단순하지 않았다. 수란이나 날계란, 오징어 추가 여부부터 밥을 토렴할지 따로 낼지에 대한 선택지가 제시되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가게마다, 동네마다, 지역마다 콩나물국밥의 조리법과 먹는 방식이 상이했다. 현지인처럼 콩나물국밥을 맛있게 먹는 방법을 묻자, 한 친구는 “여기는 어떻게 시켜요?”라고 되묻는 것이 정답이라고 알려주었다. 이는 콩나물국밥을 주문하는 방식 자체가 그 지역의 문화를 이해하는 열쇠임을 시사한다. 주인은 말없이, 옆자리의 단골 손님이 친절하게 외지인에게 콩나물국밥을 제대로 즐기는 법을 안내하는 풍경은, 주인의 매출 증대와 단골의 보람, 그리고 손님의 만족까지 이끌어내는 ‘일거삼득’의 경험을 선사한다.

    이러한 지역 특색을 가장 잘 보여주는 예 중 하나가 전주 남부시장 국밥집이다. 일반적인 국밥집과는 달리, 이곳에서는 주문이 들어오면 이모가 국이 담긴 투가리를 커다란 탁자 위에 올린다. 이후 하이라이트는 손님 앞에서 직접 마늘과 매운 고추, 파를 도마 위에 올려 다지는 과정이다. 밥을 내는 데 시간이 걸릴지라도, 방금 다진 마늘과 고추를 얹어 완성되는 이 멋진 국밥은 음식의 향을 극대화하며 특별한 맛을 선사한다.

    전주뿐만 아니라 익산, 군산 등 전북권 전역에는 콩나물국밥으로 유명한 가게들이 즐비하다. ‘세 집 건너 하나는 콩나물국밥집’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이 음식에 대한 애정이 깊다. 전날 과음을 하는 사람들의 수가 줄고, 선택할 수 있는 음식이 다양해진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전북을 방문했을 때 콩나물국밥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는 이유는 바로 이러한 독특한 문화와 깊은 맛에 있다.

    한편, 맛있는 콩나물국밥집을 택시기사에게 함부로 묻는 것은 권장되지 않는다.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명가들은 물론, 동네마다 새롭게 떠오르는 강호들이 많아 기사들이 즉답을 내리기 어려워하기 때문이다. 이는 외지인에게 온정을 베풀려는 기사들의 마음과 더불어, 전북 지역에 맛있는 콩나물국밥집이 그만큼 많다는 방증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