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환경

  • 축산분야 저탄소 농업 프로그램, 시범사업 부진에도 예산 증액… 농가 참여율 저조 원인은?

    2024년 축산분야 저탄소 농업 프로그램 시범사업의 실집행률이 0.5%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2025년 예산이 2배 이상 증액된 사실이 드러나며 사업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신문은 10월 13일자 보도를 통해 이 같은 을 지적하며, 지원금보다 농가 부담이 더 커 참여율이 저조하다는 문제점을 짚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에 대해 시범사업 2년 차를 맞아 추진 과정에서 일부 보완 사항을 발굴하였으며, 본 사업 전환 전에 정책의 실효성과 현장 수용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저탄소 농업 프로그램은 축산분야의 대표적인 온실가스 감축 지원 사업으로서,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과정에서 일부 보완이 필요한 사항이 확인되었다는 입장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저메탄사료와 질소저감사료가 출시된 이후 집행 여건이 다소 개선되는 추세라고 밝히며, 현재 시범사업 2년 차로 본 사업 전환 전 단계에서 나타난 보완사항과 농가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관계 부처와 협의를 통해 농가 지원 및 교육 강화, 저탄소 사료 개발 촉진, 홍보 확대 등 개선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농식품부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낮은 예산 집행률과 참여율 저조는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있다. 농가 부담을 실질적으로 완화하고, 정책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구체적인 개선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향후 농식품부가 제시한 제도 개선과 농가 의견 수렴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져, 축산분야의 저탄소 전환이라는 당초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산재 사고 사망률 감소, ‘노사 주체’ 역할 강화로 실질적 환경 조성 시급

    한국의 산재 사고 사망자 수가 1995년 10만명당 34.1명에서 2024년 3.9명으로 크게 감소했으나, 독일, 일본, 영국 등 산업 안전 선진국의 1명 전후 수치와 비교하면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사망 사고가 건설업과 제조업에 집중되고 있으며, 55세 이상 고령 근로자의 비중이 2023년 기준 64.2%에 달하는 등 특정 계층과 업종에 위험이 쏠리는 현상이 두드러진다. 최근에는 외국인 노동자 고용 증가와 함께 외국인 사고 사망자 비중도 꾸준히 늘고 있으며, 대기업의 위험이 중소기업 노동자에게 전가되는 원하청 관계 문제도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고려할 때, 건설업과 제조업을 중심으로 중소사업장의 산재 사고 사망을 줄이는 것이 산재 예방 대책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는 중소사업장의 산재 예방을 위해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지만, 현실적인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사망 사고가 집중되는 중소사업장은 예산과 인력 부족, 잦은 노동자 이직 등으로 인해 정부 지원의 효과가 반감되는 경우가 많다. 2023년 기준 290만여 개에 달하는 50인 미만 중소사업장 중 정부 지원을 받은 곳은 매우 적으며, 지원 대상 중소기업을 늘리면 사업의 질이 떨어지는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다. 많은 중소기업들이 정부 지원 안전보건 프로그램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거나, 알더라도 규제 없이 자체적인 방식으로 운영되기를 희망하는 경향이 강하다.

    수십 년간 전문가와 정부 주도로 산재 예방 사업이 진행되면서 노동자와 사업주는 제도의 ‘대상’으로만 인식되었고, 그 결과 노사 당사자들의 산재 예방 참여가 소극적이었다. 기업은 산재 예방 비용을 부담으로 인식하고 절감하려 했으며, 노동자들은 위험한 업무 수행을 일종의 ‘숙련’으로 여기는 경향도 나타났다. 이러한 상황에서 2025년 9월 15일, 정부는 관계 부처 합동으로 <노사정이 함께 만들어가는 안전한 일터 : 노동안전 종합대책>을 발표하며 새로운 전환점을 모색하고 있다.

    이번 종합대책은 기존 논의들을 집약한 결과물로, 특히 중소사업장 산재 예방 사업의 주체로 지자체를 포함하고, 노동자의 알 권리, 참여 권리, 피할 권리 등 ‘노동안전 3권’을 규정한 점이 눈에 띈다. 또한 산재 사업장에 대한 경제적 제재 강화도 포함되었다. 이 중 가장 주목할 만한 부분은 노사의 역할과 책임을 강조하며 산업안전보건의 주체로 규정한 점이다. 특히 각 기업별 ‘산업안전보건위원회’를 원하청 노사가 공동으로 운영하도록 한 것은 기존의 ‘개별 기업 단위’에서 ‘사업장 단위’로의 방향 전환을 보여준다. 노동계가 요구해 온 작업중지권 확대가 ‘피할 권리’로 정의되고 보장이 강화된 점, 그리고 중소 사업장을 대상으로 스마트 안전 장비와 AI 기술 지원을 통해 자체 역량을 강화하려는 노력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한국의 산업 안전 제도는 선진국 수준에 도달했지만, 현장에서의 실질적인 작동성과 관리 측면에서는 개선이 필요하다. 아무리 좋은 산재 예방 제도라도 당사자인 노사가 이를 실천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이번 <노동안전 종합대책>과 같이 당사자인 노사가 산재 예방을 능동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나아가 이러한 노사 공동의 노력이 개별 기업 차원을 넘어 지역 및 업종 단위로 확대되고 효과적으로 발휘될 수 있도록 세밀한 관리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 LMO 면화씨 유출, 관리체계 허점에 정부 비판 직면…농식품부, 대책 마련 나서

    식품 및 사료용으로 수입 승인된 유전자변형생물체(LMO) 면화씨가 확인되지 않은 경로로 유출되어 소비자에게까지 흘러 들어간 정황이 포착되면서, 정부의 관리체계에 심각한 구멍이 뚫렸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는 LMO의 잠재적 위험성과 국민의 높은 민감도를 고려할 때,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문제로 지적된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농림축산식품부는 LMO 면화씨의 불법 유통 및 오용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우선, 사료용 LMO가 다른 용도로 사용되지 않도록 수입·운송업체 등의 LMO 취급관리 기준 준수 여부를 철저히 점검할 방침이다. 더불어 LMO 목화씨를 급여받는 축산농가 주변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민·관 합동으로 사료용 LMO의 환경 방출 여부를 지속적으로 감시할 계획이다. 또한, 사료용 LMO 취급관리자를 대상으로 안전 관리 교육을 실시하여 관련 종사자들의 인식을 제고하고 전문성을 강화할 예정이다.

    특히, LMO의 환경 방출 위험성과 국민적 우려를 반영하여 사료용 LMO 취급업체에 대한 관리·점검 주기를 대폭 강화한다. 기존 분기 1회 이상이던 수입·판매·운반·보관업체에 대한 점검을 3회 이상으로 늘리고, 반기 1회 이상이던 사료업체에 대한 점검 역시 분기 1회 이상으로 단축하여 관리 감독을 강화한다. 이와 함께 축산농가와 관련 업체를 대상으로 LMO의 불법 유출 및 타 용도 사용 방지를 위한 맞춤형 홍보를 추진하여 자발적인 협조를 이끌어낼 계획이다.

    농식품부는 앞으로도 국경 검역을 한층 강화하고, 유통되는 종자 및 재배지에 대한 모니터링 대상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사료용 LMO뿐만 아니라 종자용, 축산업용 미생물, 동물의약품용 등 농림축산업 전반에 걸쳐 사용되는 모든 LMO가 불법적으로 국내에 유입되거나 유통되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이러한 관리 강화 조치들이 성공적으로 이행된다면, LMO의 안전한 관리를 통해 국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관련 산업의 신뢰도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 영농형 태양광, 수확량 감소 논란 속 농가 피해 최소화 방안 모색

    최근 동아일보의 보도에서 영농형 태양광 사업 추진과 관련하여 벼의 경우 지역별로 최대 71%까지 수확량이 감소한 사례가 파악되었으며, 영농형 태양광 가이드라인(안)에 따르면 설비 철거 비용이 농민에게 전가되고 정부 차원의 사후관리 기준이나 보증제 도입 계획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라는 지적이 제기되었다. 이는 농업 현장에서 영농형 태양광 사업의 실질적인 운영과 관련된 불안감을 증폭시키는 지점이었다.

    하지만 농림축산식품부는 해당 보도에서 언급된 수확량 감소 사례가 일부 파종 후 영농 관리 부실에 의한 것으로, 영농형 태양광 생산 영향에 대한 일반적인 사례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는 13개 기관 41개소에서 추진한 연구 결과 중 일부를 발췌한 것으로, 용역 보고서에서도 수확량 감소율이 큰 격차를 보인 원인이 태양광 모듈 자체의 영향보다는 파종 후 관리 부실로 파악되었으며, 향후 생산량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함을 언급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 농림축산식품부는 향후 정부는 영농형 태양광 제도화 과정에서 위와 같은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관리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영농형 태양광 특별법 제정 이후 ‘영농형 태양광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예정이며, 현재 언급된 ‘영농형 태양광 가이드라인(안)’은 실질적인 가이드라인이 아닌 연구용역 이며, 현재도 연구용역이 진행 중임을 명확히 했다. 이 연구용역은 1차(‘24.9~’25.5)와 2차(‘25.9~’26.2)에 걸쳐 진행된다.

    결론적으로 정부는 다양한 연구와 농업인의 의견을 바탕으로 농업인과 농촌 지역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영농형 태양광 제도가 질서 있게 정착할 수 있도록 최선의 방안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단순히 태양광 설비 설치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농업 생산성과 농가 소득 증대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 기후 위기 시대, 바다를 ‘국민 교과서’로 삼는 K-오션MOOC의 진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대한민국에서 바다는 단순한 지리적 요소를 넘어 삶의 터전이자 문명의 통로로서 오랜 역사를 지녀왔다. 수산업, 해운물류, 관광산업은 국가 경제의 주요 동력이지만, 동시에 기후변화, 해양오염, 해수면 상승과 같은 복합적인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 속에서 바다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이제 선택이 아닌,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필수적인 지식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해양수산부가 운영하는 ‘K-오션MOOC(한국형 온라인 해양 공개강좌)’가 새로운 주목을 받고 있다.

    K-오션MOOC는 해양수산부가 정책 방향과 사업 기획을 총괄하며, 실제 플랫폼 운영과 강좌 개발 및 관리는 산하 기관인 한국해양재단이 담당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 온라인 학습 공간은 국민 누구나 무료로 바다의 역사, 과학, 산업, 문화, 진로 등 다양한 분야를 배울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이는 곧 국민의 해양 문해력을 높이기 위한 공공 교육 인프라로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2025년에 들어서면서 K-오션MOOC는 플랫폼 개편과 강좌 확대를 통해 더욱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기후 위기 대응, 해양 안보, 탄소 중립과 같은 국제적 의제가 해양을 중심으로 급부상하면서 국민들의 학습 수요가 크게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또한, 해양수산부의 정책 전환 논의와 맞물려 온라인 학습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면서 K-오션MOOC의 역할이 재조명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해양수산부는 신규 강좌를 대폭 확대하고, 모바일 환경에서의 자막 지원, 교안 다운로드, 재생 속도 조절 등 사용자 학습 편의성을 개선하는 데 집중했다. 이는 K-오션MOOC가 단순한 교육 플랫폼을 넘어, 국민 누구나 해양을 이해하고 참여할 수 있는 디지털 평생학습 채널로 도약했다는 평가를 가능하게 한다. 정부가 추진하는 평생교육 디지털 전환 정책과 맥을 같이하며, K-오션MOOC는 “바다를 국민의 일상 속 교과서로 만든다”는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기자가 직접 회원가입 절차를 경험해 본 결과, 회원가입 과정은 매우 간편하고 직관적이었다. 회원가입 후 즉시 강의에 접속할 수 있었으며, 모든 강좌를 이수하면 자동으로 디지털 수료증이 발급되는 시스템은 학습 과정을 더욱 용이하게 만들었다. 기자 역시 새롭게 추가된 강의 중 「해양 네트워크의 발전과 해양의 미래」(주경철 교수)를 수강하며 이러한 편리함을 직접 체감했다. 강의 은 19세기 세계화와 기술 발전이 해운 혁신을 이끌고, 제국주의 팽창이 바다를 ‘기회의 공간’에서 ‘패권의 전장’으로 변화시켰다는 역사적 사실을 깊이 있게 다루었다. 주경철 교수는 “바다는 인류의 연결이자 갈등의 무대였다”고 말하며, 과거의 제해권 경쟁을 통해 오늘날 인류가 지향해야 할 ‘공존의 바다’에 대한 성찰을 이끌어냈다.

    K-오션MOOC의 진정한 가치는 그 강의의 다채로움에 있다. 주경철 교수의 역사 강의 외에도, 바다를 과학, 문화, 예술의 언어로 풀어낸 다양한 강좌들이 마련되어 있다. 예를 들어, 「인류 생존의 열쇠, 극지 연구 이야기」(이원영 박사) 강의는 북극과 남극 연구를 통해 기후 위기 속 해양의 역할을 조명하며, 극지에서 관측되는 미세한 변화가 지구 전체의 기후 시스템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보여주어 해양 과학의 중요성을 실감하게 한다. 「바다를 지키는 플라스틱 재활용」(김정빈 연구원) 강의는 해양 쓰레기 문제를 ESG 실천 사례로 제시하며, 미세 플라스틱의 순환 구조와 이를 줄이기 위한 시민 실천 및 산업 혁신을 다루어 환경 보호가 생활 속 행동으로 이어져야 함을 강조한다. 또한 「수산 식품 명인이 들려주는 멸치액젓 이야기」(김헌목 명인) 강의는 바다 자원이 식탁에 오르는 과정을 문화적으로 조명하며, 전통 수산 식품의 과학적 원리와 지역 공동체의 지혜가 결합된 을 통해 바다와 생활의 밀접한 연결성을 보여준다. 「제주 해녀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현재」(이유정 연구자) 강의는 바다를 삶으로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며, 이처럼 K-오션MOOC는 과학, 예술, 산업, 역사, 지역, 환경 등 다양한 주제를 ‘바다’라는 하나의 키워드로 엮어낸다. 이는 단순한 강의의 나열을 넘어, 국민들이 바다를 여러 각도에서 이해하고 사유할 수 있는 공간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가장 큰 특징을 가진다.

    K-오션MOOC는 단순한 교육 사이트를 넘어 국민과 정책을 잇는 공공 소통 플랫폼으로서의 의미를 지닌다. 국민들이 온라인에서 해양 지식을 습득하고 환경, 산업, 문화적 맥락을 함께 이해할 때, 정부의 해양 정책은 더욱 깊은 공감대를 형성하며 뿌리내릴 수 있다. 이 플랫폼은 해양 교육의 지역적 불균형을 완화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대한민국 어느 곳에 있든, 혹은 해외에 체류하더라도 누구나 동일한 수준의 강의를 접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이다. 또한, 강의 주제가 해양 쓰레기 저감, 해양 탄소 중립, 수산 자원 보전 등 정부의 핵심 정책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어, 청년층에게는 해양 분야 진로 탐색의 기회를, 일반 국민에게는 바다를 둘러싼 국가 전략의 맥락을 이해하는 계기를 제공한다. 기후변화 시대에 바다를 이해하는 것은 곧 미래를 준비하는 행위와 같다. 이에 K-오션MOOC는 공공 해양 교육의 보편적인 진입로로서, 해양 문해력 향상, 진로 탐색 지원, 그리고 정책 체감도 증진이라는 세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 농업의 미래, 박람회를 통해 본 ‘문제’와 ‘솔루션’

    매일 당연하게 소비하는 농산물이지만, 그 뒤에 숨겨진 어려움과 해결 방안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는 부족하다. ‘2025 대한민국 농업박람회’는 이러한 간극을 메우고, 우리 농업이 직면한 다양한 문제와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을 한눈에 조망할 기회를 제공한다. 박람회는 단순히 농산물을 전시하는 것을 넘어, 국민들의 삶과 농업의 미래를 연결하며 그 가치를 재확인하는 장이 되었다.

    이번 박람회의 핵심은 농업이 직면한 현재의 ‘문제점’들을 명확히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다각적인 ‘솔루션’을 제시했다는 점이다. ‘농업과 삶’ 주제관에서는 국민 생활과 밀접한 농업의 가치를 조명하며, 올해의 농산물인 감자의 다양한 품종과 이를 활용한 가공품, 그리고 올바른 보관법까지 소개했다. 또한, 농업인의 소득 안정과 지속 가능한 영농 활동을 지원하는 공익 직불제와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농축산물을 구매할 수 있도록 꿀 등급제, 단일 품종 쌀 정보 제공 등 구체적인 제도를 설명하며 정보 불균형이라는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보여주었다.

    ‘농업의 혁신’관은 첨단 기술이 농업 현장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상처 난 과일을 순식간에 선별하는 인공지능 로봇과 셰프의 손맛을 재현하는 조리 로봇은 미래 농업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특히, 품종 개발을 위한 과실 특성 조사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과일의 당도를 과학적으로 측정하는 과정은, 소비자들이 원하는 품질의 농산물을 얻기 위한 기술적 지원의 중요성을 실감하게 했다. 이는 농산물의 품질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소비자의 신뢰를 얻는 데 기여할 것이다.

    ‘색깔 있는 농업’관은 K-푸드를 중심으로 도시 농업, 화훼 등 농업의 다양한 잠재력을 보여주며, 농업이 단순한 생산을 넘어 문화와 산업으로 확장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활기찬 농촌’관은 농촌 소멸 위기라는 심각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했다. 귀농·귀촌을 희망하는 이들에게 지자체의 적극적인 홍보와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특히 ‘농촌 빈집은행’ 정책은 7만 8천 95곳에 달하는 농어촌 빈집을 활용하여 귀농·귀촌 희망자와 연결하고 기관이 관리와 운영을 돕는 혁신적인 방안이다. 이를 통해 농촌은 더 이상 떠나는 곳이 아닌, 새로운 기회를 찾아 ‘돌아오는 곳’으로 변화할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정책적 노력들이 성공적으로 적용된다면, 소비자는 더욱 신뢰할 수 있는 농축산물을 선택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농업인은 안정적인 소득 기반을 마련하고 지속 가능한 영농 활동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농촌 지역은 새로운 활력을 되찾아 인구 감소와 지역 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돌아오는 농촌’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025 대한민국 농업박람회’는 농업이 직면한 문제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과 함께, 이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과 긍정적인 미래 전망을 제시하며 우리 농업의 희망찬 발걸음을 보여주었다.

  • ‘견디는 더위’에서 ‘대응하는 재난’으로: 폭염, 첨단 기술과 공동체 의식으로 맞서야 할 국가적 과제

    여름이 다가오면서 설렘보다는 두려움이 앞서는 시대가 되었다. 한낮 기온 35도를 넘어서고 밤에도 열대야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폭염은 더 이상 참아야 할 계절 현상이 아닌, 생명을 위협하는 ‘재난’으로 인식해야 할 수준에 이르렀다. 지난 2023년 여름, 온열질환으로 2800여 명이 고통받고 32명이 목숨을 잃은 비극적인 경험은 폭염이 단순한 더위를 넘어 국가적 위기 상황임을 명확히 보여준다. 기상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을 과거의 경험치를 뛰어넘는 극도로 이례적이고 파괴적인 ‘극한기후’로 규정하고 있다. 지구온난화 심화로 한반도의 여름은 길어지고 폭염은 더욱 빈번하고 강력해지고 있으며, 이는 우리가 일상화된 폭염의 시대를 살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폭염의 피해는 사회적 약자에게 더욱 가혹하게 집중된다. 노인, 만성질환자, 어린이, 야외 근로자, 그리고 농촌의 고령 농업인들이 가장 심각한 위험에 노출되어 있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는 폭염을 심각하게 인지하지 못하고 ‘침묵의 살인자’와 같은 위협을 간과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재난행정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졌다. 과거의 재난 발생 이후 수습에 초점을 맞추었던 방식에서 벗어나, 이제는 소프트웨어적인 위험 예측과 피해 예방에 중점을 둔 적극적 행정으로의 전환이 절실하다.

    정부와 지자체는 무더위쉼터 확대, 폭염 알림 서비스, 방문 점검 등 점진적인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여전히 무더위쉼터 접근의 어려움이나 스마트폰 미보유 취약계층에 대한 정보 접근성 부족 등 현장의 사각지대가 존재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민관 협력을 넘어선 첨단 기술 기반의 하드웨어적 재난 대응 강화가 필수적이다. 중앙정부, 지자체, 민간기업이 협력하여 AI와 빅데이터 등 첨단 기술을 적극 활용하는 선제적 대응 시스템 마련이 시급하다. 이미 일부 지역에서는 AI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폭염 관리시스템이 도입되어 취약지역의 폭염 위험도를 실시간으로 예측하고 위험군을 사전에 파악하여 적시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등 행정기관과 민간의 신속하고 정확한 예방 대책 추진을 지원하고 있다.

    더 나아가 문화체육관광 분야에서도 여름철 각종 행사들이 폭염 속에서 진행됨을 고려하여 적극적인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 축제 및 행사 주최 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행사장 내외에 충분한 무더위쉼터와 쿨링존 등 첨단 냉방시설을 설치하고, AI 기반의 스마트 모니터링을 통해 관람객의 안전을 실시간으로 관리해야 한다. 또한, 행사 시간을 폭염 위험 시간대를 피해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구체적인 가이드라인 마련도 요구된다. 체육시설과 경기장에도 AI 기반의 냉방시스템을 도입하고, 야외 체육 행사 시에는 무더위 휴식 시간을 의무화하여 국민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

    하지만 아무리 기술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도 국민 개개인의 관심과 책임 의식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실질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국민은 폭염 특보와 경보 등 재난 정보를 적극적으로 확인하고, 주변 이웃의 상황을 살피는 ‘공동체 의식’을 회복해야 한다. 폭염으로 가장 큰 고통을 겪는 이들이 우리 주변의 가족과 이웃임을 잊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기후변화가 심화되는 오늘날, 폭염과 같은 극한기후 현상은 앞으로 더욱 빈번하게 발생할 것이다. 정부와 민간, 시민사회가 긴밀히 협력하고 AI 등 첨단 기술을 선제적으로 도입하여 대응하지 않는다면 매년 여름 같은 비극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폭염이 일상화된 지금, 문제의 심각성을 명확히 인식하고 적극적인 예방 및 대응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더위는 참으면 된다’는 구시대적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폭염을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예방해야 하는 국가적 재난으로 인식해야 한다. 정부와 민간은 기술과 정책을, 국민은 작은 실천을 통해 서로의 안전을 지키며 더 이상의 희생자를 만들지 않기 위해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한다. 정부와 국민이 함께 손잡고 극한기후 시대를 지혜롭게 헤쳐 나가야 한다. 올여름, 우리 모두의 작은 관심과 적극적인 대응이 더 안전하고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 명절 음식물 쓰레기 폭증, ‘쓱싹 줄이기’ 캠페인으로 해결책 제시

    매년 명절이 다가오면 음식물 쓰레기 문제는 어김없이 도래하는 골칫거리로 떠오른다. 명절에는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평소보다 풍성한 음식을 준비하며 따뜻한 시간을 보내지만,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양의 음식물 쓰레기는 심각한 환경 문제와 경제적 손실을 야기한다. 이러한 문제 인식 속에서 한국환경공단은 추석 연휴를 맞아 음식물 쓰레기 감량을 위한 ‘추석 명절 음식물 쓱싹 줄이기’ 캠페인을 10월 1일부터 14일까지 2주간 진행하며 해결책을 제시하고 나섰다.

    이번 캠페인은 명절 기간에 평소보다 급증하는 음식물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고, 낭비 없는 음식 문화 정착을 유도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특히, 무선인식(RFID) 종량기 후불제를 사용하는 세대를 대상으로 하며, 행사 포스터에 있는 QR 코드를 통해 인쇄 번호를 입력하면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다. 캠페인 참여를 통해 환경 보호와 음식물 낭비 감소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환경공단에 따르면, 2023년 기준으로 국내에서 하루에 발생하는 음식물 쓰레기는 약 1만 4천 톤에 달하며, 이는 전체 쓰레기 발생량의 28.7%를 차지한다. 또한, 음식물의 7분의 1이 쓰레기로 폐기되면서 연간 20조 원 이상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집계되었다. 이러한 통계는 명절 기간의 음식물 쓰레기 문제가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심각한 사회적, 경제적 문제임을 명확히 보여준다.

    이번 ‘추석 명절 음식물 쓱싹 줄이기’ 캠페인은 무선인식 음식물 쓰레기 관리시스템을 활용한다. 캠페인 기간인 10월 1일부터 14일까지 세대별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을 분석하고, 평상시 배출량과 비교하여 감량에 성공한 50세대를 추첨하여 10월 30일에 모바일 상품권을 지급할 예정이다. RFID 종량제 도입 이후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이 실제로 감소했다는 경험은 이러한 시스템의 효과를 입증한다. 이전에는 일반 수거 용기를 사용해 정확한 배출량 파악이 어려웠지만, RFID 가 부착된 전용 기기를 사용하면서 무게 측정과 배출량 자동 체크가 가능해졌다. 쓰레기 1kg당 63원의 배출 요금이 부과되는 시스템은 자연스럽게 음식물 쓰레기 감량 노력을 이끌어낸다. 실제로 캠페인 참여 가정에서는 평소 160원 정도의 수수료가 발생했던 것에 비해 명절 연휴에도 불구하고 120원 정도로 배출량을 줄이는 성과를 거두었다.

    한국환경공단은 지난 3년간 명절 연휴에 RFID 종량제 사용 가정을 대상으로 진행한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캠페인을 통해 총 6,200톤의 쓰레기를 감량하는 성과를 거두었다고 밝혔다. 이번 추석 연휴에도 많은 가정의 적극적인 동참을 기대하고 있다. 또한, 공단 측은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방법으로 장보기 전 냉장고 재고 확인 및 구매 목록 작성, 남은 음식 재활용 요리 만들기 등을 제시하며, 이러한 사소해 보이는 습관들이 모여 큰 변화를 만들 수 있음을 강조했다. 이러한 노력은 추석 연휴를 넘어 지속적인 음식물 쓰레기 감량 문화 정착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 기업 경쟁력의 딜레마, 강화되는 기후-통상 연계 속 한국 기업의 돌파구는?

    글로벌 경제의 패러다임이 기후변화 대응을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기업 제품의 경쟁력 자체가 탄소 감축 노력과 직결되는 시점에 이르렀다. 국제 사회의 기후 규범이 느슨한 협력에서 벗어나 강력한 통상 정책과 연계되는 흐름이 가시화되면서, 한국 기업들은 전례 없는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특히 미국과 EU를 중심으로 강화되는 기후-통상 연계 정책은 단순히 환경 규제를 넘어 수출 시장에서의 생존과 직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들의 심각한 고민을 야기하고 있다.

    기존의 국제 사회는 각국의 사정을 고려하여 기후변화 대응 속도를 자율적으로 조절해왔으나, 기후 위기의 심각성과 미·중 갈등, 러·우 전쟁 등으로 인한 국제 협력 기반 약화는 기후변화 규범의 파편화를 초래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2024년부터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으로 인한 본격적인 투자 실행, 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보고 의무 시행 등은 기후 대응과 통상 정책의 연계를 더욱 분명히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올해 1월부터 시행된 프랑스의 ‘전기차 보조금 개편안’은 전기차 부품 생산 및 완성차 조립 과정에서의 탄소 배출량 감축 여부가 보조금 지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수출 제품의 가치 사슬 전반에 걸쳐 탄소 배출량을 측정하고 줄이는 노력이 기업의 가격 경쟁력과 직결됨을 의미한다.

    이러한 글로벌 흐름 속에서 기후 기술 확보는 기업 생존을 위한 필수적인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초불확실성 속에서도 에너지 전환 투자를 유지하거나 오히려 집중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는 기술 가격 하락과 보급 확산이라는 선순환 구조, 각국의 산업 정책 확산, 그리고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려는 강한 의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실제 2022년 설문조사에서는 전 세계 투자회사 및 에너지 기업 고위 경영진의 42%가 향후 18개월 내 탈탄소/저탄소 기술에 투자할 것이라고 응답했으며, 2023년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90%가 에너지 전환 전략에 오히려 더 집중하거나 유지하겠다고 밝혀, 불확실성 속에서도 에너지 전환 투자가 지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하지만 한국 기업들은 이러한 글로벌 흐름에 발맞추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은 전력망이 다른 국가와 연결되지 않은 고립된 환경, 개방되지 않은 유연성 부족한 전력 시장, 그리고 제한적인 자연자원 등으로 인해 글로벌 기술 가격 하락의 혜택을 충분히 누리기 어려운 구조다. 또한, 수출 지장 최소화를 위한 방어적 대응에 집중하는 경향은 탄소 중립 투자 활성화로의 연계에 둔감하게 만들고 있다. ‘first mover’보다는 ‘fast follower’ 전략에 익숙한 한국 기업에게 새로운 시장 선점을 위한 투자는 먼 이야기처럼 느껴질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 기업들은 단기 감축 규제 및 기술 지원에 대한 정책 신호가 명확하지 않은 가운데, 기후 기술 확보를 위한 투자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는 어려운 과제에 놓여 있다. 해결책으로는 데이터 기반의 특허 빅데이터 분석을 활용하는 방안이 제시된다. 전체 기술 정보의 80%를 설명하는 210만 건 이상의 기후 기술 특허 데이터를 기반으로 유망 분야 선정, 핵심 기술 파악, 접목 기술 색인, 기술 벤치마킹, M&A 타겟팅, 기술 가치 평가 등에 객관적인 데이터를 활용한다면, 투자 의사결정의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다. 특히, 2050년 탄소 중립 달성을 위해 필요한 기술 중 35%는 아직 시장에 출시되지 않았거나 시장 경쟁력을 갖추지 않은 상태이므로, 새로운 시장 선점의 기회는 여전히 열려 있다.

    이와 더불어, 2023년 12월 개최된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 결과에 따른 국내외 후속 조치를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것이 중요하다. COP28 결정문에 따라 한국 정부는 2030년 국가 감축 목표 달성 경과를 포함한 격년 투명성 보고서를 2024년까지 제출하고, 2025년까지 더 야심 찬 2035년 국가 감축 목표를 UN에 제출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2024년 내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확정, 제4차 배출권거래제 계획기간(2026년~2030년) 동안의 배출 허용량 확정 등 국가 법정 계획 수립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이는 곧 기업들에 대한 기후변화 대응 요구 증가로 이어질 전망이다. 따라서 한국 기업들은 국제 사회의 합의와 정부 정책 변화를 주시하며 전략을 지속적으로 갱신해야 한다. 나아가 국내외 정책 및 전략 형성 과정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이해관계자와 소통을 강화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시점이다.

  • 빈번해지는 국지성 폭우, 침수 피해 막기 위한 ‘사전 대응 시스템’ 구축 절실

    기후변화로 인해 국지성 폭우의 발생 빈도가 일상화되면서 예측 불가능한 집중호우로 인한 침수 피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급격한 도시화는 인구 집중과 함께 지하시설 활용도를 높여 침수 취약성을 더욱 증대시키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재발 방지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지난 20세기 전 세계 평균 기온이 0.74°C 상승하는 동안, 한반도는 1.5°C 상승하며 기후 변화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바다 표면 온도와 해수면 상승 역시 전 세계 평균보다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며 한반도 주변 환경의 변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이러한 기후 환경 변화는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 국민의 안전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현실적인 문제로 다가오고 있다.

    2023년 발생했던 오송 지하도 침수 참사는 이러한 현실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14명의 안타까운 인명 피해를 낳은 이 참사 이후에도 여름철 우기마다 침수 사고가 반복되고 있어, 이에 대한 사전 대비책 마련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오송 참사의 경우, 제방 붕괴 및 침수 위험 경고에 대해 조금 더 신속하고 체계적인 대응이 이루어졌다면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안타까운 사고였다. 사고 발생 당시, 제방 붕괴 보고 후에도 관련 기관들의 대응은 미흡했다는 지적이 있었다. 금강홍수통제소로부터 침수 위험 정보를 전달받은 기초자치단체는 광역자치단체에 이를 전달하지 않았고, 자체적인 대응 또한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었다. 도로 통제 권한을 가진 광역자치단체 역시 여러 기관으로부터 홍수 위험 정보를 받았음에도 지하차도 통제를 시행하지 않았다. 경찰 역시 지하차도 침수 위험에 대한 112 신고를 접수했지만, 현장 출동 여부는 불분명한 상황이었다. 더욱이 미호강 둑이 터지기 1시간 40분 전에는 굴삭기 작업 없이 인부 6명이 삽으로만 보수 공사를 진행하는 수준의 안일한 대응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돌이켜보면, 궁평2지하차도 침수 사고는 재난안전 관련 기관들의 신속하고 유기적인 행정 조치가 이루어졌다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거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던 사고였다. 예를 들어, 임시 제방 보강 공사가 더욱 철저하게 이루어졌거나, 홍수 경보 발령 시 재난관리책임기관에서 지하차도를 미리 통제했다면 사고를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다.

    홍수 발생 시 빈번하게 발생하는 지하차도 침수 사고를 막기 위한 구체적인 해결책으로는, 폭우 및 홍수 경보가 발령되면 지하차도의 차량 진입을 자동 차단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이러한 자동 차단 시스템 구축이 어려운 경우에는, 경찰 또는 지방정부의 차량 통제가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작동될 수 있도록 명확한 매뉴얼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도시 집중으로 인한 지하 시설물과 인명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도시의 재난·안전 취약성에 대한 대비가 미리 이루어져야 한다. 도시 집중으로 인한 공간 부족으로 지하 및 저지대에 설치되는 교통, 주거, 전기 설비 등 각종 시설물들의 침수 취약성을 고려하여 펌프 시설 및 배전 시설의 지상화 등 전반적인 침수 대비 설비를 개선하고 보강해야 한다. 재난관리책임기관은 여름철 폭우에 대비하여 풍수해 방재 시설에 대한 점검, 보수, 보강을 강화하고, 재난 발생 대비 비상 대처 계획 수립 여부를 진단해야 한다. 주요 관리 대상 시설로는 하천 시설, 농업 생산 기반 시설, 공공 하수도시설, 하수 저류시설, 빗물 펌프장, 항만 시설, 어항 시설, 도로 시설, 산사태 방지 시설, 재난 예·경보 시설 등이 포함된다.

    현대의 풍수해 피해를 경감시키기 위한 방안으로는, 첫째, 중앙 정부 차원의 기후 위기 시대에 걸맞은 사전 대책 수립 및 운영, 그리고 지방 자치 단체의 재난 역량 강화가 매우 중요하다. 둘째, 재난관리기관은 침수 위험 예상 지역에 대한 예방, 대비, 대응 전략을 체계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셋째, 지속적인 하드웨어적 물 관리와 더불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정보 전달 시스템 구축 및 운영과 같은 소프트웨어적인 접근이 병행되어야 한다. 넷째, 이러한 자연 재해에 대한 최선의 대응책은 한발 앞선 대응 시스템을 구축하고 현장에서 효과적으로 운용될 수 있도록 대비하는 것이다. 미리 준비하면 분명 안전할 수 있다.